김경인
그대의 손등에
밤새 맴을 돌다
끝내 녹지 못한
눈송이들이
비로소 봄을 흔들어
겹겹 쌓인 마음 토해내다가,
가시 같은 햇살에 아프게 반짝이다가,
바람 불면 부는 대로 휘청이다가,
하얗게 질려
실핏줄 같은 울음 울먹이다가,
발 디딜 틈도 없이
우 쏟아져버리는
……
4월이 오면 만나게 되는 “우 쏟아”지는 벚꽃. 시인은 이 벚꽃이 봄이 와도 “끝내 녹지 못한” 눈송이라고 생각한다. 그에게 그 눈송이는 밖으로 채 내보이지 못한 “실핏줄 같은 울음”, 즉 울먹임이다. 아직 사라지지 않은, “그대의 손등에” 여전히 맴돌고 있는 “하얗게 질”린 울먹임. 그 울먹임이 “겹겹 쌓인 마음 토해내”며 밖으로 터지는 시간이 있다. 저 벚꽃이 바람 “부는 대로 휘청”이며 떨어질 때가 그 시간이다. <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