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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릿지대출 경고등 켜진 포항 새마을금고···흔들리는 건전성, 겹쳐진 내부 통제 논란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3-05 18:00 게재일 2026-03-06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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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지역 새마을금고가 부동산 경기 침체로 브릿지 대출 부실 위험이 증가하고, 상근 임원 운영 및 내부 통제 문제로 조직 신뢰가 떨어지며 감독 체계 강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클립아트코리아 제공

포항지역 새마을금고가 복합 위기에 직면했다. 부동산 경기 둔화로 브릿지(Bridge) 대출 부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일부 금고에서는 상근 임원 운영과 내부 통제 문제까지 도마에 오르며 조직 신뢰가 시험대에 올랐다. 재무 리스크와 거버넌스 논란이 동시에 불거진 형국이다.

지역 금융권에 따르면 포항의 26개 새마을금고 가운데 상당수가 적자를 기록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핵심 요인으로는 부동산 개발 초기 단계에 단기 자금을 공급하는 브릿지 대출의 연체 증가가 지목된다. 브릿지 대출은 본 PF(Project Financing)로 전환되거나 분양 수익으로 상환하는 구조지만, 사업 지연이나 분양 부진이 발생할 경우 곧바로 부실로 전이되는 고위험 여신이다.

문제는 만기 도래 시 차환과 재대출을 반복하는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단기 유동성으로 시간을 벌어온 사업장이 일정에 차질을 빚을 경우, 연체는 순식간에 확대될 수 있다. 특히 여러 금고가 공동 대주단으로 참여한 경우 개별 금고의 리스크 통제력은 제한적이다. 한 곳에서 상환이 지연되면 충당금 부담이 늘고, 이는 곧 손익 악화와 자본 여력 축소로 이어질 수 있다.

포항은 철강·조선·이차전지 등 경기 변동성이 큰 산업 구조를 가진 도시다. 지역 경기 둔화가 길어질 경우 자영업자와 중소기업의 상환 능력 역시 흔들릴 수밖에 없다. 실물경제의 압박이 금융 건전성 악화로 연결되는 구조다. 브릿지 대출 비중이 높은 금고일수록 그 충격은 배가될 가능성이 있다.

이 같은 재무적 위험 위에 내부 통제 논란까지 겹쳤다. 일부 금고에서는 자산 규모에 따라 상근 임원을 1명만 둘 수 있음에도 사실상 2인의 상근 체제가 장기간 유지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형식적으로는 비상임 체계를 취했지만, 실제 근무 형태와 권한, 보수 수준은 상근직에 준했다는 지적이다. 규정 취지를 우회한 운영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상근 임원 확대 운영은 곧 비용 증가로 직결된다. 고액 보수와 조직 운영비 상승이 수익 구조를 압박하고, 이는 결국 적자 전환의 배경이 될 수 있다. 내부 견제와 감시 기능이 충분히 작동했다면 예방 가능했을 문제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정 인물 중심의 의사결정 구조가 굳어질 경우, 고위험 여신 확대와 같은 전략적 판단 오류를 바로잡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온다.

실제로 A새마을금고에서는 회원 정보 관리 문제와 이사장 해임을 둘러싼 법적 공방이 이어지며 내부 갈등이 수면 위로 드러난 바 있다. 대의원 총회에서의 충돌, 해임 효력을 둘러싼 가처분 신청 등 일련의 사태는 조직 내 분열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음을 보여준다. 경영진 간 대립은 리스크 관리 체계를 약화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금융기관의 핵심 자산은 신뢰다. 출자금과 예금은 지역 주민의 생활 자금이자 생계 기반이다. 그러나 고위험 대출 확대, 임원 운영의 적정성 논란, 내부 갈등이 반복될 경우 예금 이탈과 평판 리스크로 이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건전성 지표가 악화되는 상황에서 신뢰까지 흔들리면 회복에는 더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감독 체계의 한계도 도마에 오른다. 새마을금고는 행정안전부 소관 아래 운영된다. 은행권과 같은 상시적 감독·검사 체계와는 차이가 있다는 점에서, 고위험 여신이 급증하는 국면에서는 보다 촘촘한 점검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사후 대응이 아닌 사전 경보 체계가 작동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브릿지 대출 현황과 만기 집중도, 담보 가치 재평가, 충당금 적립 수준을 전면 재점검해야 한다고 제언한다. 동시에 상근 임원 운영 실태와 이사회 구조, 내부 통제 시스템에 대한 외부 진단도 병행돼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재무 건전성과 지배구조 개선은 분리된 과제가 아니다.

포항 새마을금고의 위기는 특정 금고의 문제가 아니라 지역 금융 전반의 신뢰와 직결된 사안이다. 지역 새마을금고들은 더 이상 상황을 낙관해서는 안 된다. 브릿지 대출 구조와 고위험 자산 비중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내부 통제와 임원 운영 전반을 스스로 점검하는 자정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동시에 감독 당국과의 협력을 통해 선제적 건전성 강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지역사회의 요구가 커지고 있다. 지역 금융의 마지막 안전판이라는 책무를 무겁게 받아들이고, 위기에 대한 명확한 대응 방안을 조속히 제시해야 할 시점이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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