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구미 초 16회 동기회, 사비 털어 경로당 잔치 끈끈한 공동체 정신으로 폐교 아픔 달래
봄기운이 완연해진 울릉도 섬마을에서 폐교된 초등학교 졸업생들이 환갑을 넘긴 나이에도 고향 어르신들을 위한 따뜻한 잔치를 열어 훈훈한 감동을 전하고 있다.
지난 13일, 울릉군 서면 통구미 마을 경로당은 오랜만에 활기찬 웃음소리로 가득 찼다. 1999년 문을 닫은 옛 통구미 초등학교의 제16회 졸업생(62년생)들이 뜻을 모아 마을 어르신들을 위한 정성 어린 ‘효(孝) 잔치’를 마련해 고향의 봄 풍경을 더욱 따스하게 물들였다.
이번 행사는 고향을 지키거나 혹은 타지에서 생활하면서도 늘 마음 한구석에 고향을 품어온 16회 동기회원들이 십시일반 사비를 털어 마련했다. 이들은 정성껏 준비한 음식으로 푸짐한 한상차림을 대접해 마을의 뿌리인 어르신들의 건강을 기원하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통구미 초등학교는 지난 1969년 설립돼 약 30년 동안 6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면서 마을의 교육 산실 역할을 해왔으나, 인구 감소 등의 여파로 1999년 폐교의 아픔을 겪었다. 비록 학교 건물은 옛 추억이 됐지만, 그곳에서 배움을 얻은 16회 졸업생들은 인생의 황혼기에 접어든 나이에도 여전히 마을의 대소사를 챙기면서 끈끈한 공동체 정신을 이어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이날 정성이 가득 담긴 상을 받은 한 어르신은 “학교가 문을 닫은 뒤로 마을이 적적할 때가 많았는데, 잊지 않고 찾아와 손수 음식을 대접해 주는 졸업생들의 마음이 너무나 기특하고 고맙다”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김용철 16회 동기회장은 “어린 시절 마음껏 뛰놀던 고향 마을과 우리를 애정으로 키워주신 어르신들께 작은 보답이라도 하고 싶어 친구들과 뜻을 모았다”라며 “비록 학교 건물은 사라졌어도 통구미의 정신과 이웃 사랑은 우리 졸업생들을 통해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소회를 밝혔다.
한편, 통구미는 울릉군 내 유일한 자연 포구로, 지형이 ‘통’처럼 생겼다 해 붙여진 이름이다. 천연기념물인 향나무 자생지와 거북바위 등 수려한 자연경관을 품은 채 해양 레포츠의 명소로도 주목받고 있다.
/황진영 기자 h0109518@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