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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 휘발유 ℓ당 1700원대 진입⋯정부,석유 최고가격제 이후 효과 체감

황인무 기자
등록일 2026-03-18 16:31 게재일 2026-03-19 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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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오후 대구 북구의 한 주유소에  ℓ당 휘발유 1740원, 경유 1720원을 나타내고 있다.

17일 오후, 대구 북구의 한 주유소 앞.

도로 한쪽 차선이 사실상 주차장처럼 변해 있었다. 주유를 기다리는 차량들이 길게 줄을 서며 좀처럼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주유소 전광판에는 오랜만에 낯익은 숫자가 떠 있었다.

보통휘발유 ℓ당 1700원대 초중반. 불과 일주일 전 1900원대를 오르내리던 가격과 비교하면 확연한 하락이다.

차량 행렬 끝에 서 있던 한 운전자는 창문을 내리고 한숨을 돌리며  “줄은 길어도 기다릴 만하다. 이 가격이면”이라고 말했다.

주유기 앞에서는 ‘가득’ 버튼을 누르는 손길이 이어졌다. 주유를 마친 차량들이 떠난 자리에는 곧바로 다음 차량이 들어섰다.

대구 수성구에 사는 김모 씨(36)는 주유를 마친 후 “부담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지난주보다 확실히 내려간 건 맞다”면서 “다시 오를까 봐 오늘은 그냥 가득 채우고 간다”고 설명했다.

가격 하락이 소비 패턴까지 바꿔놓은 모습이다. 현장의 변화를 이끈 건 정부의 ‘석유 최고가격제’다. 지난 13일부터 시행된 이 제도는 급등하던 기름값에 상한선을 설정한 조치로, 1997년 유가 자유화 이후 처음 도입됐다.

정부가 정한 1차 최고가격은 보통휘발유 ℓ당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기존 평균 가격보다 적게는 100원대, 많게는 400원 이상 낮은 수준이다.

일부 주유소에서는 이미 상한선에 근접한 가격이 표시되며 정책 효과가 빠르게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주유소 안쪽 분위기는 소비자와 사뭇 다르다. 

계산대 뒤편에서 만난 주유소 관계자는 “직영 주유소는 공급가가 바로 반영되니까 빠르게 대응할 수 있지만, 개인 주유소는 그렇게 쉽지 않다. 인건비, 전기료, 임대료도 있는데 가격을 한 번에 크게 내리긴 부담이 크다”고 하소연했다.

문제는 유통 구조다. 현재 주유소들은 ‘사후정산제’ 방식으로 정유사와 거래한다. 제품을 먼저 들여온 뒤, 한 달 뒤 확정된 가격으로 차액을 정산받는 구조다. 결국 지금 팔고 있는 기름의 실제 원가가 아직 확정되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가격을 공격적으로 낮추는 데에는 위험이 따른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소비자 가격은 빠르게 내려가고 있지만, 모든 주유소가 동시에 움직이기 어려운 구조”라고 진단했다. 

그는 또 “정부가 앞으로 2주 단위로 최고가격을 재산정한다는데 가격이 자주 바뀌면 소비자도, 업주도 모두 예측하기 어려워진다”고 호소했다.

글·사진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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