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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미곶 개발 1744억 프로젝트… ‘상생’과 ‘보전’ 시험대에 서다

임창희 기자
등록일 2026-04-19 15:54 게재일 2026-04-20 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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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남구 호미곶 골프앤리조트 현장 위치도. / 포항시제공


포항 남구 호미곶면 구만리 일대 127만 3830㎡(약 38.5만 평) 부지에 추진되는 ‘포항시 골프앤리조트 조성사업’이 본격화되면서 지역 개발 지형에 중대한 변곡점이 형성되고 있다. 

 

총사업비 1744억 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체육시설을 넘어 체류형 관광 인프라 구축을 목표로 하는 대형 복합 프로젝트다.

그간 포항 지역 골프 인프라는 북구 중심으로 형성돼 왔다. 운영 중인 골프장이 3곳에 불과한 상황에서 남구 지역은 산업단지 배후 수요에도 관광·여가 시설이 부족해 ‘경유형 도시’에 머물러 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POSCO와 현대제철 등 대규모 산업 기반을 갖춘 남구의 잠재 수요를 고려할 때, 체류형 리조트 개발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온 배경이다.

사업 시행사인 마스턴제148호 호미곶피에프브이(주)는 골프 수요 구조 변화에 주목했다. 주 52시간 근무제 정착과 코로나19 이후 증가한 MZ세대 및 여성 골퍼 유입을 기반으로, 대중제 골프장과 숙박·휴양 기능을 결합한 복합 리조트 모델을 제시했다. 호미곶 관광지와 영일만 관광특구, 울릉도를 연결하는 해양 관광 벨트의 거점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사업의 성패는 환경 검증 문턱을 넘을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대상 부지는 해안 인접 임야로, 대규모 개발에 따른 지형 훼손과 생태계 영향 우려가 상존한다. 이에 따라 사업주 측은 ‘친환경 에코 리조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전략환경영향평가와 기후변화영향평가를 병행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100만㎡ 이상 개발사업에 적용되는 고강도 기준에 따라 온실가스 배출량 산정, 에너지 효율화, 원형 보전지 확보 등이 핵심 평가 항목으로 제시된다. 대구지방환경청을 비롯해 학계, 시민단체 등이 참여하는 환경영향평가협의회는 총 11인으로 구성돼, 사업 전반에 대한 정밀 검증을 예고하고 있다.

지역 수용성 확보 역시 주요 변수다. 골프장이 특정 계층 중심 시설이라는 비판을 의식한 사업 계획에는 체육공원, 파크골프장, 상생형 상업시설 조성 등이 포함됐다. 주민 이용 공간을 병행 확보함으로써 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 구조를 만들겠다는 구상이다.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도 주민과의 협의 절차가 병행돼 왔다. 2021년 법인 설립 이후 주민대책위원회와의 협의가 지속됐으며, 환경영향평가협의회에도 지역 주민 대표가 참여하고 있다. 폐쇄형 회원제가 아닌 대중제 중심 운영 방식을 통해 지역경제 파급효과를 확대하겠다는 점도 강조된다.

현재 사업은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제출과 주민 의견 수렴 절차를 앞두고 있다. 계획대로 2026년 상반기 내 평가 절차를 마무리할 경우 착공이 가능하며, 2027년 완공이 목표로 제시됐다.

포항시는 이번 사업을 ‘2030 도시기본계획’의 핵심 축인 정주형 관광 클러스터 구축 전략과 연계해 지역 성장 동력으로 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대규모 토목공사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토사 유출, 지하수 오염, 해안 경관 훼손 등 구체적 리스크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요구된다.

호미곶 개발 사업은 단순한 관광시설 조성을 넘어 지역 균형 발전과 환경 보전이라는 상충 과제를 동시에 떠안고 있다. 개발 이익의 지역 환원과 자연 훼손 최소화라는 두 축이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이번 프로젝트가 포항 개발 정책의 방향성을 가늠하는 시험대가 되고 있다.

호미곶 지역 한 주민은 “지역이 오랫동안 소외돼 온 만큼 개발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지만, 난개발로 이어지거나 자연이 훼손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관광객만을 위한 시설이 아니라 주민 삶의 질을 함께 높이는 방향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포항시 관계자는 “환경 보전과 지역 상생을 전제로 사업 전 과정을 면밀히 관리할 것”이라며 “주민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지속 가능한 관광 모델로 자리 잡도록 행정적 지원과 관리 감독을 병행하겠다”고 밝혔다.

/임창희 선임기자 lch8601@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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