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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AE, OPEC 탈퇴··· 유가질서 흔들

김진홍 기자
등록일 2026-04-29 05:57 게재일 2026-04-30 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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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충돌 속 결속 균열··· 시장 변동성 확대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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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전격 탈퇴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UAE 아부다비 셰이크 자이드 그랜드 모스크 전경. /클립아트 코리아 제공

아랍에미리트(UAE)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전격 탈퇴하기로 하면서 국제 원유시장에 구조적 변화가 불가피해졌다.

 

로이터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UAE는 28일 OPEC 및 러시아 등이 참여하는 OPEC플러스(OPEC+)에서 탈퇴해 오는 5월 1일부터 독자 노선을 걷겠다고 발표했다. 중동에서의 이란 관련 군사 충돌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등으로 글로벌 에너지 공급 불안이 확대되는 가운데 나온 결정이다.

 

이번 탈퇴는 사우디아라비아가 주도해온 OPEC 결속에 균열을 내는 동시에, 국제 유가 조정 기능 약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UAE는 장기적인 에너지 전략과 시장 대응력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그동안 OPEC의 생산쿼터 체계에 대한 불만이 누적된 결과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UAE는 “변화하는 수요에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결정”이라며 향후에도 책임 있는 공급 역할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특히 OPEC을 벗어나면 생산량 제한 없이 시장 상황에 맞춰 공급을 확대할 수 있어, 저비용·저탄소 원유 생산국이라는 경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실제 UAE는 과거에도 생산쿼터를 둘러싸고 사우디와 갈등을 빚어왔다. 2021년에는 감산 연장에 반대하며 협상이 장기간 지연됐고, 이후에도 할당량을 초과 생산하는 사례가 이어졌다.

 

최근 상황은 탈퇴 결정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충돌 이후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UAE의 원유 생산은 3월 기준 하루 190만 배럴로 급감했다. 이는 전월 대비 약 45% 감소한 수준으로, 사우디보다 낙폭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기적으로는 공급 차질 영향에 묻혀 파급력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중장기적으로는 OPEC의 구조적 약화를 초래할 것으로 보고 있다. UAE의 탈퇴로 OPEC의 여유 생산능력은 약 20% 감소하고, OPEC플러스의 글로벌 생산 비중도 40%대 중반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특히 가격 변동성 확대를 우려하고 있다. OPEC의 공급 조절 기능이 약화되면 유가 급등·급락을 완충하는 장치가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유럽 에너지 컨설팅업체 라이스타드에너지는 “UAE 탈퇴는 OPEC의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지정학적 리스크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단기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안정성이 약화되고 변동성이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UAE 입장에서는 시장 점유율 확대 기회가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생산 제한에서 벗어나 고유가 환경에서 공급을 늘릴 경우 수익성을 높이고 외국인 투자 유치에도 유리하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이란의 공격에 대한 걸프 지역 국가들의 공조가 미흡했다는 점도 배경으로 거론된다. UAE 고위 당국자는 최근 걸프협력회의(GCC)의 대응이 기대에 못 미쳤다고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이라크는 OPEC 및 OPEC플러스에 잔류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안정적인 유가 유지를 위한 협력 체제를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김진홍기자 kjh25@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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