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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겨울엔 산타, 봄엔 백두산호랑이… 상상 그 이상의 짜릿함

‘경북의 오지(奧地) 중 오지’로 불리는 봉화군. 코로나19 사태가 있기 전에도 봉화는 한적한 여유로움을 추구하는 여행자들이 즐겨 찾는 곳이었다.북적거리는 인파와 현란한 네온사인을 피해 유년의 기억 속에 아름답게 남아 있는 ‘시골 마을에서의 며칠’을 꿈꾸던 관광객들은 봉화군의 피할 수 없는 매력에 빠졌다. 기자도 마찬가지였다.부산과 서울, 대구와 광주 등 인구가 최대 1천 만 명에서 최소 100만 명이 넘는 대도시에서만 살아본 이들에게 겨우 몇 만의 주민들이 1970~80년대의 따스한 공동체적 정을 나누며 살아가는 봉화군은 그 자체로 신비한 공간이다. 접촉과 대면을 가능하면 줄이자는 게 여행의 대세로 자리 잡은 지난해와 올해.봉화군이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최고의 언택트 관광지’로 주목받고 있다. 그 중심에 ‘국립 백두대간수목원’과 ‘분천역 산타 마을’이 자리한다.코로나19로 인해 전국을 거미줄처럼 잇던 여행 경로가 끊기기 이전인 2019년 봉화군을 찾아 이틀을 머물렀다. 그때의 기억이 아직 선명하다. 먼저 국립 백두대간수목원 이야기다.◆ 백두대간수목원에서 선물 받는 즐거움과 치유의 시간사람들 상상의 영역을 훌쩍 비껴난 5천179ha의 광대한 땅에 2천200억 원이 넘는 대규모 예산을 투입하고, 7년의 시간을 들여 조성한 백두대간수목원은 누가 뭐래도 봉화군을 대표하는 관광지.도시에선 쉽게 보기 힘든 동물과 식물을 보며 느끼는 즐거움과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제공하는 교육적 효과, 여기에 탁 트인 숲에서 느끼는 ‘힐링의 시간’까지 함께 하는 공간. 봉화군청 홈페이지는 이곳을 다음과 같이 소개하고 있다.“2008년 9월 대통령 주재 국토균형발전위원회의 결정으로 백두대간을 체계적으로 보호하고 산림·생물자원의 보전과 관리를 위해 백두대간수목원 조성의 역사가 시작됐다. 기후대별·권역별 국립수목원 확충 계획의 일환으로 기후 변화에 취약한 산림생물 자원의 안정적 확보와 보전, 연구를 목적으로 설립된 게 바로 백두대간수목원. 이는 국가 광역 경제권 30대 선도 프로젝트 중 문화·생태·관광기반 조성의 핵심 사업이기도 하다. 다가올 2030년엔 아시아 최고의 수목원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금도 여러 가지 노력이 지속되고 있다.”식상한 표현이지만 ‘광활한 땅’에 세련되게 조성된 각종 숲과 정원, 거기에 식물원과 휴게 공간까지 들어선 백두대간수목원은 편안하게 트램에 올라 한 바퀴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관광객들에게 작지 않은 만족감을 선물한다.◆ 백두산 호랑이, 기다림을 주는 존재가 있다는 행복감여기에 더해지는 즐거움이 ‘호랑이 숲’이다. 쇠창살이 시야를 가리는 좁은 우리에 갇힌 호랑이가 아닌 드넓은 초지 안에서 어슬렁거리는 호랑이를 볼 수 있는 곳이 한국에 몇 곳이나 있을까?게다가 백두대간수목원에서 만나는 호랑이는 몸집이 작고 볼품없는 인도나 방글라데시 호랑이가 아닌 ‘백두산 호랑이’다. 백두산 호랑이는 여타 호랑이와 어떻게 다르냐고? ‘시사상식사전’을 펼쳐보자. 이런 설명이 나온다.“한국 호랑이를 가리키는 말로, 조선범·시베리아 호랑이·아무르 호랑이·동북호라고도 불린다. 백두산 호랑이는 육중한 체구, 둥근 머리, 작고 동그란 귀가 특징. 앞발과 어깨의 근육이 매우 발달했으며 힘이 세다. 19세기 중엽 동북아시아 일대의 사냥꾼들은 백두산 호랑이를 가장 용맹하다고 증언했다. 20세기에 들어서며 총기를 이용한 사냥이 보편화되었고, 다른 야생동물처럼 감소세를 보였다. 현재 백두산 지역·자강도 와갈봉·강원도 고산군 일대 호랑이 서식지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보호되고 있다.”기자는 소규모 동물원 창살 안에 고양이처럼 웅크린 호랑이가 아닌 널찍한 평지에서 사방 백 리를 장악하며 포효하는 호랑이를 본 적이 없다.그래서였다. 지난번 봉화 여행에선 1시간 넘게 백두대간수목원의 호랑이를 지켜봤다. 지금 생각해도 그 시간이 아깝지 않다.그리고, 그 와중에 40년 전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호랑이 이야기’를 떠올렸다. 이런 것이다. 현실감을 더하기 위해 사투리를 그대로 옮긴다.“이거는 내가 동네 아지매한테 들은 이야긴데... 일제시대 때 왜놈들이 조선 사람들을 사가꼬(고용해서), 오만 좋은 물건들을 가지고 부산으로 갔다카대. 그란데 해가 뉘엿뉘엿 할 때 산을 넘어가는데 호래이(호랑이) 한 마리가 나타난기라. 스무 명도 넘는 장골(성인 남성)이 모조리 바지에 오줌을 지맀다카더만. 그날 딱 여섯 명이 죽었는데, 모조리 왜놈들인기라. 조선 사람들은 하나도 안 죽있다카데. 그 호래이가... 조선 호래이는 다 아는 기라. 냄새만 맡아도 안다. 왜놈인지 조선 사람인지.”조모는 1915년에 태어났다. ‘매일신보’ 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호랑이가 마지막으로 포획된 게 1924년 강원도에서라고 하니, 이 땅에서 호랑이와 함께 살아본 경험이 있는 할머니 말에는 신뢰성이 담긴 게 아닐까? 어쨌건.한 가지 매우 아쉬운 점이 있다. “호랑이가 살고 있는 공간의 이동로 확장과 보수를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이니, 호랑이와의 재회는 4월 1일이 될 듯하다”는 게 백두대간수목원측의 설명.여기에 웃으며 이런 말을 덧붙였다.“이번 설 연휴엔 수목원에서 식물들과 만나고, 봄이 오면 한 번 더 봉화를 찾아 백두산 호랑이와 인사 나눠주면 좋겠다. 기다림은 만남의 기쁨을 더 크게 해주는 것 아닌가?” 맞다. 틀린 말이 아니다.◆ 즐거움 넘치는 공간으로 진화하는 분천역 산타마을백두대간수목원에서 청정한 공기를 마음껏 맛봤다면, 이제 발길을 분천역 산타마을로 옮길 시간이다.여기선 아이들은 물론 어른도 너나없이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선물이 가득 든 커다란 자루를 멘 흰 수염 할아버지 산타클로스를 믿었던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 때문일 터.여기에 눈까지 내리는 날이면 핀란드나 노르웨이 같은 북유럽 어느 한적한 산골 마을 풍경이 봉화군에서도 그대로 연출된다. 눈싸움을 하며 뛰어다니는 가족 단위 여행자들의 웃음이 그치지 않는다. 산타마을 방문을 권하는 봉화군 관계자의 자랑을 들어보자.“백두대간 협곡열차, 낙동강 세평하늘길, 분천역 인근 빼어난 경치 등을 유기적으로 연결해 새로운 관광명소로 만들 목적으로 2014년 조성이 시작됐다. 산타열차와 눈썰매장, 레일바이크와 산타우체국 등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인기다. 코로나19가 창궐하기 이전 겨울이면 정말 많은 분들이 찾아줬다. 그 결과 한국관광공사 주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됐고, 2015~2016년 한국지역진흥재단의 겨울 여행지 선호도 조사에서 2위에 올랐다. 또한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성화 봉송지이기도 하다. 코로나19가 빨리 진정 국면에 들어서서 그런 영광이 재현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기자가 봉화군을 여행한 때는 지지난해 늦여름. 그때도 분천역 산타마을은 ‘여름 무더위를 이기게 해줄 산타마을의 겨울 풍경’이란 콘셉트로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었다.그 여행에서 ‘겨울이 오면 또 한 번 분천역을 찾아 산타마을의 진면목을 보고 싶다’는 바람을 가졌다. 동행한 선배 역시 같은 생각이었다. 이곳은 여름과 겨울 구분 없이 가족과 연인이 즐거움과 웃음을 나눌 수 있는 관광지다.최근 봉화군은 산타마을을 볼거리와 즐길거리가 더욱 많은 곳으로 진화시키려는 청사진을 사람들 앞에 내놓았다.앞으로 3년간 25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분천역 산타마을을 ‘한국의 겨울왕국’으로 자리매김 시키겠다는 게 봉화군의 계획. 이를 위해 올해는 산타의 집, 대형 크리스마스트리, 산타클로스의 길, 순환산책로 등의 시설이 들어선다.이어 다양한 세대의 입맛을 고려한 식당들이 영업을 시작하고, 기념품 가게를 포함한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될 예정. 여기에 더해 “가상현실 체험관이 신설되고, 주차장도 넓힐 것”이란 게 봉화군청의 설명이다.보다 편하고 안전한 환경에서 봉화를 즐길 수 있도록 관광 관련 인프라는 오늘도 진화 중이다. 봉화 여행을 준비하는 이들에겐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2-09

온 가족 모여하던 윷놀이 온택트로 즐겨볼까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확산 속에 민족 대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코로나19 확산 차단을 위해 정부가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를 시행하면서 예년과 다른 설연휴 풍경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온 가족이 모여 안부를 전하고 정성껏 준비한 음식을 나눠먹고, 윷놀이 같은 놀이도 하며 흥겹게 보냈던 설날이었는데 코로나로 인해 어려울 것 같다. 실내에서 아이들과 놀 수 있는 블록 놀이와 실내 완구, 보드게임, 유아동 도서 등의 판매량도 덩달아 늘고 있다. 온택트로 즐길 수 있는 놀이와 보드게임을 소개한다.1. 진진가진진가는 ‘진짜 진짜 가짜’라는 뜻으로 무엇이 진짜인지, 가짜인지 가리는 게임을 말한다.① 문제출제자를 정한다.(예 : 할아버지)② 문제를 낸다. (예: 할아버지께서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일까요?)③ 보기 3가지를 말한다. 이중에 진짜 2개, 가짜 1개를 섞는다.(예: 1. 과메기 2. 버섯 3. 사탕)④ 나머지 사람들은 할아버지가 말씀하신 것 중 가짜 하나를 고른다.⑤ 정답을 공개한다.가족이 돌아가면서 문제출제자가 되고 가장 많이 맞춘 사람이 승리하는 걸로 하면 재미있다. 진진가게임을 통해 가족에 대해 더 알게 되는 시간이 될 수 있다.2. 라온라온은 한글 자모음을 이용하여 단어를 만드는 보드게임이다. 30여가지가 넘는 방법으로 라온을 즐길 수 있고 한글을 읽기 시작하는 어린이부터 할 수 있다.최근에는 라온 보드게임을 이용하여 온라인으로 ‘라온재결합 최강가전’이 열리기도 했다. 100여명의 선수들이 참가했고 예선 본선 준결승전 결승전까지 치루었다. 주목할 점은 각자 온라인으로 접속해 보드게임 대회를 했다는 점이다. 선수에게 배정된 타일을 보고 자기 차례가 되면 단어를 재결합하여 말하면서 채팅창에 남기는 방식으로 진행하고 심판은 선수가 말한 것대로 타일을 놓는다. 자신의 타일을 먼저 털어내는 사람이 이기는 방식이다. 라온 보드게임 역시 간단한 준비물(종이, 매직, 가위)만 있으면 집에서도 쉽게 즐길 수 있다.A4용지를 가로 5칸 세로 5칸이 되게 접고 자음 중 12개만 모음 중 8개를 적고 칸대로 오린다. 게임준비는 이것으로 끝. 게임을 진행하는 사람이 주제를 말하면 나머지 사람들은 자음모음 종이타일을 이용해 단어를 만든다. 단어를 만들 때 마다 점수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3. 빙고게임종이와 펜을 준비, 가로·세로로 몇줄을 치고(보통 5x5가 많이 쓰인다) 거기다가 숫자나 특정 주제의 단어 등을 아무렇게나 써 넣은 후 서로 번갈아가며 숫자나 단어 등을 불러서 자기가 적은 것일 경우 동그라미를 친다. 그렇게 해서 가로, 세로, 대각선으로 한 줄(또는 여러줄)을 만들면 이기는 게임으로 완성시 빙고를 외치면 된다. ‘설날’ ‘코로나’ 등 공통의 관심사나 이슈들을 주제로 빙고게임을 즐길 수 있다.4. 도전!골든벨티비 프로그램 ‘도전! 골든벨’은 학교를 방문하여 100명의 학생들이 50문제에 도전하는 퀴즈 프로그램으로, 단 한 명의 학생이라도 50문제를 모두 맞힐 경우 골든벨을 울리게 되며 골든벨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새겨진다. ‘도전 골든벨!’이라는 보드게임도 있다. 초등학교 교과서에 나오는 문제들이 담겨진 ‘도전골든벨 주니어 버전’과 도전골든벨 프로그램에 나왔던 기출문제가 담긴 ‘도전골든벨 ox퀴즈게임’ 두 종류가 있다. 직접 보드게임을 구매하지 않더라도 좋아하는 책이나 관심 있는 분야(예: 동물, 인물, 세계여러나라 등등)의 문제를 출제해서 아나운서처럼 퀴즈를 내어보기도 하고 맞춰보기도 하는 등 가족 골든벨 게임을 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5. 카드라인동물카드라인 동물은 동물카드를 보고 수명, 길이, 무게 등의 기준으로 나열하는 게임을 말한다.게임을 시작할 때 어떤 기준으로 게임을 할지 정하고 시작하게 된다. 수명을 기준으로 게임을 한다고 예를 들어보겠다. 각자 동물카드 3장씩 나눠갖고 테이블 가운데 동물카드 한 장을 내려 놓는다. 게임이 시작되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가진 카드 중 한 장을 골라서 기준카드의 동물보다 수명이 짧을 것 같으면 기준카드의 왼쪽, 수명이 길 것 같으면 기준카드의 오른쪽에 내려놓게 된다. 뒤집어서 정답을 확인하고 맞으면 자신의 차례가 넘어가고 틀리면 카드더미에서 카드를 가져오게 된다. 게임이 진행되고 가장 먼저 자신의 카드를 내려 놓는 사람이 이기게 된다.기준에 따라 예측하여 오름차순으로 나열하는 게임이라고 할 수 있다. 유아, 저학년 아이들과 할 때는 친척들이 사는 곳을 가까운부터 먼 곳까지 말해보기, 가족, 친지들의 나이순서대로 예측해서 나열해보기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 같다.6. 브레인스틱을 할용한 윷놀이설날에 윷놀이가 빠지면 섭섭하다. 온라인으로 윷놀이를 어떻게 할 수 있을까? 우리가 윷놀이 할 때 사용하는 윷가치는 4개이고 던져서 나온대로 말을 움직인다. 하지만 10개의 나무젓가락이 있으면 윷가치를 던지지 않고 뽑는 방식으로 윷놀이를 진행할 수 있다. 필자가 시각장애인 윷놀이 대회의 진행을 도우면서 알게 된 윷놀이 방식이다. 시각장애인 윷놀이의 윷가치는 브레인스틱이라는 것을 주로 활용한다. 하지만 가정에서 할 때는 사지 않고 나무젓가락에 숫자를 적어서 할 수 있다. 나무젓가락 10개에 1~10까지 적어주고 자신의 차례가 되면 섞은 다음 3개를 뽑는다. 3개의 숫자의 더해 나온 합의 끝자리수가 1·6·9이면 도, 2·7·0이면 개, 3·8이면 걸, 4면 윷, 5는 모가 된다. 윷놀이하는 방법은 똑같고 윷놀이판은 말을 놓는 곳마다 이름이 적혀 있어(간 칸마다 이름이 적혀 있는 윷놀이판을 참고한다) 말로 어느 칸까지 갈지 정확한 자리를 말할 수 있다.자세한 내용이 궁금하면 네이버에 ‘보드게임 키키쌤’이라고 검색하면 된다. 보드게임 키키쌤이 운영하는 블로그에 Zoom을 활용한 보드게임에 들어가면 위 게임들의 방법이 사진과 함께 자세히 설명돼 있다.

2021-02-09

새생명을얻고태어나는헌옷사랑

60년대 70년대만 해도 집집마다 아이들이 대여섯 명 이상이었다. 칠 남매, 팔 남매, 아이가 더 많은 집은 십남매도 예사로웠으니 그야말로 베이비붐 시대였다. 온 나라가 가난에 허덕이는 것이 마치 아이들 때문이라는 듯 정부는 산아제한 정책을 내세우며 ‘둘만 낳아서 잘 기르자’는 캠페인을 벌이기에 앞장섰다. 나중에는 둘도 많다며 하나만 낳아서 잘 기르자고 외치는 사이, 사회 전반에 아이가 급격히 줄어들었다. 먹을 입이 많아서 생활은 곤궁하고 옷차림은 남루하기 이를 데 없었다. 엄마들은 틈만 나면 양말 꿰매는 게 일이었고 첫째가 입던 옷을 둘째와 셋째가 물려받는 게 예사였다. 오죽하면 옷 도둑이 다 설치고 다녔을까.헌옷 수거업체를 찾았다. 사람 좋은 얼굴을 한 김재원 대표님이 따끈한 믹스커피를 주었다. 아파트나 주택, 혹은 의류상가와 공장에서 밀려나온 옷들이 넓은 공장에 태산처럼 쌓여 있었다. 롤러가 돌아가며 헌옷을 실어 나르자 헌옷을 종류별로 분류하는 직원들이 바지는 바지대로, 점퍼는 점퍼대로, 가방은 가방대로 골라내어 제각각의 박스에 나누어 담았다. 종류별로 분류된 의류들이 네모반듯한 모양으로 포장되어 지게차에 실려 가고, 공장 한편에 포장된 물건들이 블록처럼 차곡차곡 쌓였다.믹스커피를 마시며 언제부터 그 일을 했느냐고 물었다. 대표님은 헌옷수거만 15년이라며, 소줏잔 기울여가며 해야 할 얘기를 맨숭맨숭한 정신으로 하자니 말문이 막힌다며 웃었다. 양복 만드는 기술을 배우겠다고 해동라사를 찾아갔던 스무 살의 청년이 파란만장한 인생의 고비를 다 넘기고 재활용업체에 앉아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니까 옷으로 시작된 삶이 이순에 이르도록 옷을 만지고 있다는 얘기다. 15년 동안 마시고 산 먼지가 얼마일까. 옷 도둑이 설치고 형제들의 옷을 물려받아 입던 시절이 그리 멀지 않은데 이제는 옷이 가장 싼 시대가 되었다. 옷이 떨어져서 못 입는 게 아니라 싫증나고 유행이 지나서, 작아서 못 입게 된 옷이 멀쩡한 채로 버려진다. 이런 변화가 어디서 비롯된 것인지. 수요보다 공급이 많아서?“우리 주위에 헌옷수거함이 생긴 게 언제예요?”“1997년에 외환위기를 맞으며 주위에 어려운 사람이 많이 생겼고, 헌옷이라도 모아서 불우이웃을 돕자고 시작한 것이 헌옷수거였어요.”아파트와 주택가에 철판으로 만든 사각형 수거함이 놓이고, 주부들은 아이들이 자라서 더 이상 입을 수 없게 된 옷과 장롱을 비좁게 하는 헌옷을 정리해서 비닐에 차곡차곡 담아냈다. 어차피 버려야 할 옷이 재활용되어 누군가를 도울 수 있으니 멀쩡한 옷을 버려도 흰밥을 버리는 것처럼 마음이 무겁지 않았다. 그렇게 아 름다운 취지로 시작된 헌옷수거가 민간업체로 넘어가며 재활용업체가 생기고 헌옷을 외국으로 수출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 형성되었다. 이제 헌옷은 다른 나라로 가서 새 주인을 만나 새롭게 태어나고, 외화를 벌어들이는 주요한 물자가 되었다. 옷을 나눠 입는다는 아름다운 취지가 글로벌화 되어 가난한 나라를 돕는다는 얘기가 될 것 같다. 먼지가 풀풀 나는 일이지만 누군가는 해야 할 일이고, 자원을 재생산하는 일이고, 사람들은 자신이 입다 버린 옷이 재활용되는 걸 당연하게 생각한다. 자원은 매우 중요한 것이니.“어떤 연유로 헌옷에 눈을 돌리게 되었어요?”“유아용 의료총판을 하다 부도를 맞았어요.”김재원 대표는 커피를 한 모금 마시곤 곡절 많은 삶의 여정을 들려주었다. 고급 양복을 만들겠다고 해동라사를 찾았던 꿈 많은 청년이 기성복에 눈을 뜨며 유아복 의류판매를 하게 되었고, 대구 경북 총판의 일을 하다 보니 대리점이 40여 개로 불어나 있더란다. 인생이 무난하게 만 흘러가는 게 아녀서 본사가 부도를 맞으며 그에게도 직접적인 피해가 들이닥치더라고 했다. 40여 개의 대리점에서 반품이 들어오기 시작하는데, 오래 거래를 해오던 대리점 점주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고 반품을 받다 보니 나중에 빚이 산더미처럼 불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되더라고 했다. 그때 대리점에서 받아야 할 외상값도 많았는데 대표님은 수금 장부를 찢어 없앴다고 한다. 왜 그랬느냐고 물으니 서로가 어려운 시점이어서 차마 점주들에게 외상값 내놓으라는 말을 못 하겠더라고 했다. 부도를 낸 본사 잘못이지 대리점 점주들은 아무 잘못이 없다고. 어려운 지경에 처하고도 남의 입장을 먼저 생각하는 그 마음이 세상을 살고 싶은 곳으로 만들지만, 정작 그가 짊어진 어려움은 누가 구해줄지.“빚도 많고 일자리도 잃고, 난감했겠어요.”“기가 막혔죠. 생각다 못해서 의류업체인 동해섬유를 찾아갔어요.”생전 처음 가는 곳이었고, 동해섬유의 사장님도 처음 본 사람이었다. 그런데도 초면의 사장님에게 부도를 맞고 다 털어먹었는데 재고라도 있으면 팔아보겠다고 했다. 그랬더니 사장님이 8톤 트럭을 부르더니 차량 가득 물건을 싣고는 가져가서 팔아보라 하더란다. 남자 사각 팬티를 수입했는데 팔지 못하고 쌓아둔 물건이라며. 이름도 모르고 물건값도 없는 사람인데 뭘 믿고 물건을 주느냐고 물으니 사장님 하시는 말씀이, 다 털어먹었으니 물건값 줄 여력도 없지 않느냐며 팔아서 갚으라고 하더란다. 유유상종(類類相從)이라고, 외상 장부를 찢어버린 사람의 심성을 알아보신 것인지.김재원 대표는 동해섬유 사장님이 아무 조건 없이 내준 물건을 싣고 시장으로 갔더란다. 다행히 장사 물을 먹고 산 관록이 있어서 대표님은 사각팬티 한 차를 일주일 만에 다 팔았다. 사람이 죽으란 법이 없는지, 정신만 차리면 살아날 방법을 찾을 수 있는지. 동해섬유 사장님의 배려로 사각팬티를 두 차나 더 팔고 나서야 겨우 물건값을 치르고 생활비가 생기더라고 했다. 놀라운 실적이었다.“일자리가 안정된 것이 그때부터인가요?”“고군분투하며 뛰어다니다 보니 표 안 나게 조금씩 나아지더군요.”사각팬티를 팔던 중, 일을 도와달라는 지인의 부탁을 받고 보루 공장으로 갔더란다. 보루를 만지며 내내 했던 생각이 헌옷이었는데, 장사를 하던 기질과 다져진 바탕이 있어서 김재원 대표는 작게나마 독립해서 자신만의 일을 하기로 마음먹었다. 외국으로 수출을 하면 헌옷장사도 해봄직한 사업이 될 것 같다는 결론을 내리고 그는 구청과 시청, 부녀회의 모임을 찾아다녔다. 부녀회 회원들에게 외국으로 수출한다며 헌옷을 자신에게 달라고 부탁했다. 그의 진심 어린 호소가 통했던지 부녀회의 승낙을 받고 헌옷을 수거하게 되었다. 헌옷 수거함인 철통을 살 돈이 없어서 번개시장에서 얻어온 냉장고 박스에 헌옷을 모았다. 수출의 길을 열려니 자본이 필요했다. 가까이 지내는 형이 대출을 받아와서 동업을 하다 나중에 각자 독립하게 되었다.그 숱한 어려움을 겪고도 고난이 끝나지 않았던지 재활용업체의 일이 겨우 안정될 무렵에, 대표님은 너무도 큰 슬픔을 겪고 말았다. 여섯 살배기 막내가 짐을 운반하는 지게차에 부딪쳐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사고를 낸 사람이 직원이어서 대표님은 막내 잃은 슬픔을 뒤로 하고 그 사람을 감옥에서 빼내기 위해 탄원서를 썼다. 자신이 읽어도 눈물이 흐르더라는 그 마음의 아픔을 누가 알까. 자신보다 남을 더 생각하는 대표님의 진실함이 여러 번의 좌절을 겪으면서도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이 되었다. 삶이 제 아무리 고단한 역경을 안겨준다 해도 열심히 살려는 사람을 이기지 못하는 법이니.“이제는 위기를 다 건넌 셈인가요?”“아직도 불안하죠. 나라의 정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모르니.”폐기물에 해당하는 헌옷을 상품화시켜서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등, 옷을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수출을 하니까 세계정세에 귀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다고 긴장을 살짝 드러냈다. 사는 게 늘 그렇지. 한 치 앞을 모르는 게 인생이고, 간혹 삶은 잔인할 정도로 가혹하게 사람을 몰아붙이기도 하니 사회의 변동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고말고. 이 시대의 혼돈이 그렇지 않은가. 가게를 얻어서 장사를 시작한 소상공인들이 설마하니 코로나가 덮쳐서 그들을 초토화시켜버릴 거라고 짐작이나 했을라고.대표님의 얘기를 듣고 있으려니, 인간의 삶이란 게 도무지 피해갈 수 없는 것이 있나 보다는 생각이 든다. 해동라사에서 시작된 옷에 대한 인연이 유아복 총판으로 이어지고, 걸레를 취급하는 보루 공장에서 동해섬유 사장님이 내주신 사각팬티를 파는 상황에 이르다 헌옷 수거업체로 정착한 그의 파란만장한 삶의 중심에 옷이 놓여 있다는 사실이 기이한 운명 같다. 옷과 맺어진 그 질기고도 기막힌 인연을 우연이라고 해야 할까 필연이라고 해야 할까. /글 장정옥 소설가(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19년 김만중문학상 수상)

2021-02-09

소설·수필·시… 떠나고 싶다면 책장을 넘겨라

어릴 적, 설이 다가오는 시기에는 집집마다 설 준비로 바빴다. 엿을 고고, 가래떡을 뽑고, 집안 대청소도 했다. 고향 떠나있던 자식들이 돌아오고, 친척들이 인사를 올 것이기에 미리 준비를 하는 것이다. 올 설은 거리두기 하는 시기이다. 소설과 수필로 연휴를 채우고 백석의 시로 그날의 분위기를 대신 느껴보길 바란다.△‘여우난골족’/ 백석 시·홍성찬 풀어쓰고 그림이 그림책은 1935년 잡지 ‘조광’에 처음 발표된 백석의 대표시를 그린 것이다. 명절날 엄마, 아빠를 따라 큰집에 가 친척들을 만나 음식을 나눠먹고 즐겁게 밤을 보내고 아침을 맞는 풍경이 그려진다.어린 ‘나’의 시점으로 구수하게 풀어낸 이야기가 대하드라마처럼 느껴지는 것은 시인이 선택한 평안북도 정주 사투리 덕분이다.백석의 고향 정서와 풍습이 잘 드러나도록 홍성찬 작가는 연변산골마을에서 설을 쇠며 그림책의 뼈대를 잡았다. 그래도 부족한 부분은 평안도 실향민들의 도움을 받았다. 판소리 사설처럼 구성지게 넘어가는 장단으로 평범한 우리 어른들의 삶과 고향의 밤을 잘 보여준다.사실 백석의 시에 나오는 평안도사투리를 읽을 때는 다 이해하지 못한 느낌들이 그림책으로 펴내며 풀어놓아서 또 그림과 함께 읽으니 다 이해가 됐다. 그래도 어린이들이 다 이해하지 못 한 낱말은 뒷장에 사투리 사전처럼 적어두어 친절하게 찾아보도록 했다. 송기떡과 무이징게국, 텅납새는 처음 듣는 말이라 설명을 읽고 나서야 고개를 끄덕였다. 코로나로 북적거리지 못 할 이번 설 분위기를 그림책을 통해 느껴본다.△ ‘행복한 고구마’/ 목성균 수필선목성균 작가는 글이 한창 피어날 즈음 돌아가셨다. 본인도 놀라셨겠지만 그분의 1집을 받아들고 좋아했던, 곧 뵈러 가자고 했던 우리들의 말들이 허공에 뿌려지게 되어 참 많이 놀랐었다.‘행복한 고구마’는 작가의 1집, 2집, 유고집에서 골라 따로 엮은 수필이다. 어떤 이는 목성균의 수필을 소설이라고도 한다. 그림이 훤히 그려지고 이야기의 힘이 있어서 그럴 것이다. 세한도가 딱 그런 글이다. 사기등잔은 수필의 정석이라 처음 글을 배우는 이들에게 교과서처럼 읽히고, 어떤 직무위기는 드라마의 한 장면을 보는 듯하다.수필가들 속에서만 불려지던 목성균이란 이름이 전국에 알려지게 된 것은 KBS ‘아침마당’ 덕분이다. 어느 날 아침에 그 프로그램에 나와서 강의를 하던 분이 자신이 좋아하는 글이 있다고 잠시 언급한 것이 누비처네였다. 작가의 젊은 시절, 아버지가 부친 아기 포대기 값에 얽힌 이야기이다. 그 누비처네로 첫 아이를 업고 처가댁에 다니러 가던 달밤을 눈에 선하게 표현해놓았다. 목성균의 글 속엔 우리네 고향이 살아 흐른다. 설날에 읽으면 더없이 좋은 글이다.△‘안녕 주정뱅이’/권여선 단편소설집서울 사는 수정이가 집 근처 강가에 그늘막을 치고 한나절 이 책을 읽는다고 올렸길래 ‘제목이 익숙한데 우리 집에 있는 책 같아.’라고 말하고, 그 날 밤 침대에서 읽으려고 꺼내와 폈다. 첫 장을 넘기는데 어째 익숙한 듯 한 배경과 인물들, 몇 장 더 넘기자 밑줄이 좍좍 그어져있다. 내가 읽었던 책이었다.권여선의 글은 문장이 참 좋다. “분자에 그 사람의 좋은 점을 놓고 분모에 그 사람의 나쁜 점을 놓으면 그 사람의 값이 나오는 식이지. 아무리 장점이 많아도 단점이 더 많으면 1보다 작고 그 역이면 1보다 크고.” 모든 인간은 1보다 크거나 작게 만드는 단순함, 그러나 절묘한 문장이 마음을 친다.사람의 얼굴을 이렇게 표현하다니 또 놀랍다. ‘작은 눈, 작은 코, 작은 입에 광대뼈가 조금 도드라져 작은 언덕 사이에 있는 작은 마을 같은 느낌을 주는 얼굴이었다.’ 그러다 몇 장 넘기면 ‘문정은 그토록 이상한 눈빛을 누구에게서도 본 적이 없었다. 작은 언덕이 있는 작은 마을에 이제 아무도 살지 않아요, 하고 말하는 눈빛이었다.’‘삶에서 취소할 수 있는 건 간 한 가지도 없다.’라고 썼다. 우린 살면서 약속도 얼마나 쉽게 취소하는가. ‘안녕 주정뱅이’ 속에 단편 하나하나가 조곤조곤 속삭인다. 읽는 내내 행복했다.△‘악마의 사전’/엠브로스 비어스 지음이 책은 다년간 잡지에 발표한 것을 모아 1906년에 간행한 책이다. 세상에 나온 지 100년도 더 된 책이다. 아직도 살아서 팔리는 책이니 고전의 반열에 올려야 하겠지만 고전목록에 이 책을 끼워 넣은 것을 보지는 못 했다.이 책과 만나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큰아이가 중학생이 되던 해에 나도 다시 대학생이 되기로 했다. 편입을 하고 강의를 들으며 조카뻘 되는 학우들과 공부를 하니 더 열심히 해야만 했다. 교수님이 하는 모든 말에 귀 기울이고 받아 적었다. 간간이 언급한 책 제목도 적어뒀다가 사서 읽었다. 그 중에 이 책의 제목도 있었다.그날 집에 돌아와 얼른 검색해보고 주문했다. 작은 크기만큼 값도 저렴했다. 하지만 내용은 가격처럼 가볍지 않았다. 작가의 냉소적이고 예리한 시선으로 세상을 풍자한 낱말 풀이 책이었다.지금에야 자신만의 사전이 넘쳐나지만 100년도 더 전에 이런 책을 썼다니 시대를 많이도 앞선 사람이었다.단숨에 읽고는 다음 수업시간에 교수님께 좋은 책 소개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를 드렸다. 자신이 말을 했었나 하시며 웃으셨고, 강의하면서 수많은 책을 말했을 텐데 그 책을 사서 읽었다고 감사인사를 하는 학생은 처음이라며 밥을 사주셨다.그 후 나도 독서회 수업마다 이 책을 학생들에게 전파했다. 좋은 것은 많은 이들과 나눠야 더 좋은 법이니까.△ ‘일생에 한번은 스페인을 만나라’/최도성 지음10년 전 즈음, 스페인에 가고 싶어서 이 책을 읽었더랬다. 여행가이드북일 거라고 생각하고 샀다가 책장을 넘기면서 스페인과 세계의 역사가 들어있어서 놀랐다. 특히 내가 사실이라고 믿었던 일들이 사실이 아닌, 그래서 새롭게 알게 된 사실이 있어서 더 재밌었다.그 중에 우리나라와 스페인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우리는 흔히 한국을 처음 방문한 사람이 풍랑을 만나 표류 중에 한국을 찾은 박연이나 하멜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나 실은 스페인 신부로 일본에서 포교활동을 하던 중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일본군을 따라 1593년 조선 땅을 밟은 세스페데스 일행이다.그는 편지로 로마교황청에 임진왜란과 거북선에 대한 기록을 남겼다. 철갑을 두르고 입에서 불을 뿜는 거북선이 백전백승하면서 일본군을 꼼짝 못하게 하며, 이순신 장군의 위업과 활약상이 역사적 사실이라고 증명했다. 세스페데스의 고향인 스페인 라만차 지역 톨레도 근교의 비야누에바 데 알카르데테라는 마을에 가면 그의 기념비가 세워져 있고, ‘진해로’라는 거리도 있다.스페인에 가 보고 싶다는 생각이 책을 읽게 했고, 책을 읽으며 그 마음을 다지자 드디어 나는 2017년 봄에 스페인 여행을 하게 되었다.코로나도 곧 지나가리니, 그대 어디든 가고 싶다면 가고 싶은 곳에 관한 책을 사라. 곧 그곳에 가게 될 것이니./김순희(수필가)

2021-02-09

아름다운 경북의 명소 언택트 관광으로 즐겨요

1년 넘게 지속하고 있는 코로나19와의 싸움에서도 여전히 시계는 돌고 돌아 2021년, 하얀 소의 해가 찾아왔다.‘신년소망’. ‘새해다짐’. 항상 우리는 무엇인가를 바라고, 또 목표를 정하는 것으로 설을 맞이해 왔다.이번 신축년 역시 설 자체가 가져다주는 설렘과 희망이라는 감정은 사그라지지 않는듯하다. 평온한 가정, 건강한 몸과 마음, 성공적인 취업과 진학, 금연, 금주, 저축 등 각양각색의 소망과 다짐은 얼핏 비슷해 보이면서도 어느 것 하나 쉽게 우위를 점하지 않은 채 모두의 맘 속에 자리를 잡았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다른 점도 있는 것 같다.이는 아마 ‘코로나19의 퇴치’가 신년 소망의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비슷한 이유에서 ‘5인 이상 사적모임 금지’로 인해 가족 및 친지와의 만남이 막혀버리며 생겨버린 고민 “이번 설 기간을 어떻게 보내지?”란 물음도 시민 대부분이 가지는 생각일 것이다.물론 설에도 쉬지 못하고 코로나19와 사투를 벌이는 의료진들을 비롯해 사회 곳곳에서 자신의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분들에게는 존경, 또 존경한다는 말씀을 드린다. 그럼 최선은 뭘까. 가장 좋은 것은 모두를 위해 거리두기를 준수하고 만남을 자제하는 등 방역수칙을 따르는 것. 다만 설을 맞아 야외를 찾아 답답한 마음을 풀고 싶다면, 경상북도문화관광공사가 꼽은 비대면 관광지 23선을 추천한다.□ 동해안권포항 ‘이가리닻 전망대’서 인생샷을걷는 재미는 경주 ‘감포 깍지길’서동해와 맞닿아 있는 포항·경주·영덕·울진·울릉은 대부분 바다와 연관된 곳이 언택트 관광지로 꼽혔다.먼저 포항은 ‘이가리닻 전망대’. 정확한 주소는 포항시 북구 청하면 이가리 산 67-3이다. 포항 칠포해수욕장을 지나 북쪽으로 해안길을 따라가다 보면 나온다. 닻 모양을 한 바다 전망대로, 이가리 간이해수욕장 인근에서 노지캠핑이 가능하다. 숨겨진 일출 및 인생샷 명소로 꼽힌다.경주는 ‘감포 깍지길’이 선정됐다. 탁 트인 겨울 바다와 힐링을 부르는 숲이 함께하는 바닷길로, 전촌항부터 송대말등대까지를 잇는 둘레길을 걷다 보면 마음에 휴식을 얻을 수 있다. ‘사람과 바다가 깍지를 낀 길’이라는 뜻을 지녀 붙여진 이름으로 8개 구간이 있으며, 코스마다 독특한 절경으로 걷는 재미가 일품이다.영덕은 영해면 괴시리 상대산에 자리한 정자인 ‘관어대’를 추천한다. 발아래 대진해수욕장과 고래불해수욕장을 내려다볼 수 있으며, 푸른 바다와 함께 소나무 정기를 받은 강과 드넓은 들판도 전망할 수 있다.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삼은(三隱)의 한 사람인 목은 이색이 직접 이름을 붙인 곳으로도 유명하다.울진은 촛대바위. 바다와 강이 만나는 풍경이 절경을 이루는 망양정과 체험콘텐츠가 많은 엑스포공원이 인근에 있다. 길쭉한 바위 꼭대기서 자라는 소나무가 마치 불타는 촛불과 닮아 촛대바위라는 이름으로 불린다. 도로변이라 차를 타고 지나며 보면 딱이다.울릉은 신령수길이 선정됐다. 울릉도에서 유일하게 평지를 이루고 있는 나리분지에 자리한 힐링로드다. 원시림 속 기이한 나무들을 바라보고 걷고 있으면 이 세상의 풍경이 아닌 듯하다. 신령수길 끝에는 길 이름과 똑같은 신령수라는 약수터가 있다.□ 중·남부권구미 ‘연악산 산림욕장’서 자연 만끽김천 ‘사명대사공원’엔 볼거리 가득중·남부권은 자연을 흠뻑 느낄 수 있는 곳 위주로 선정됐다. 우선 구미는 ‘연악산 산림욕장’을 가면 된다. 지난해 11월에 개장한 친환경 숲속 쉼터로 해먹, 황토풀 등이 완비돼 있어 지친 몸과 마음을 휴식하는데 제격이다. 역사와 문화·자연자원적 가치가 높은 무을면 상송리 연악산 일원에 있으며, 지척에 수다사라는 절이 있다.구미 연악산 산림욕장과 동일하게 지난해 11월 개관한 삼성현역사문화공원 인근 ‘동의한방촌’은 경산의 언택트 관광지로 꼽혔다. 휴양형 관광지로 한방문화체험관과 약초정원, 치유숲, 명상원, 치유산책로 등 힐링시설이 가득하다.다음으로 김천은 ‘사명대사공원’. 직지사 아래 자리한 김천의 뉴 랜드마크 문화 복합 공간으로, 시립박물관과 함께 5층 목탑 평화의 탑 등 야외 볼거리가 풍성하다.이어 영천은 실외 위주의 다양한 관광 및 체험이 가능한 ‘임고서원’이, 칠곡은 완만한 임도로 겨울 산행도 안전하게 즐길 수 있는 비대면 여행지인 가산산성이 선정됐다.청도에는 ‘신화랑풍류마을’이 있다. 힐빙(힐링+웰빙) 문화를 즐길 수 있는 오토캠핑장과 산책로 등이 조성돼 있다.고령에서 선정된 지산동고분군은 다른 곳과는 차별화를 꾀했다. 야외에서 비대면으로 청정한 자연과 함께 대가야의 역사와 문화유산을 함께 느낄 수 있다.교육적인 느낌과 함께 역사 트레킹으로 눈길을 끈다. 마지막으로 성주에는 ‘성주호둘레길’이 선정됐다. 개방형 관광지로 성주호 주변 한적한 길을 따라 걸으며 산책할 수 있다.□ 북부권안동 ‘예끼마을’서 다양한 체험 즐겨800m 고지 군위 ‘화산마을’ 차박 가능도청 소재지 안동의 언택트 관광지는 ‘예끼마을’이 뽑혔다. 예술과 끼가 있는 마을로 밀폐공간이 아닌 트래킹 위주의 여행이 가능하며 선성수상길, 선성현문화단지 등 다양한 체험공간이 있다.안동과 인접한 예천은 ‘소백산 하늘자락 공원’으로 가면 된다. 예천 상부댐 주변에 조성된 신규 공원으로 23.5m의 하늘자락 전망대에서는 소백산의 자연경관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다.상주는 백화산 옆을 흐르는 구수천을 따라 반야사 옛터로 이어지는 산길인 ‘백화산 호국의길’이 선정됐다. 세심석, 출렁다리, 임천석대, 농다리를 지나 반야사로 회귀하는 약 10㎞의 등산길이다.‘소백산국립공원’은 영주의 대표 언택트 관광지다. 겨울 설경이 특히 유명하며 자연을 즐길 수 있어 젊은층도 많이 찾고있다.문경의 경우는 탁 트인 야외 관광지이자 인근 오미자테마터널 포토존에서 인생샷도 남길 수 있는 ‘고모산성’이, 군위는 해발 800m 고지에 위치한 마을로 환상적인 운무를 내려다볼 수 있고 차박 스팟으로도 유명한 ‘화산마을’이, 의성은 천년숲길을 따라 걸으며 보는 설경이 아름다운 ‘고운사’가 이름을 올렸다.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 명소로 그 자체가 힐링 여행지인 청송. 청송에서는 그중에서도 얼음골이 겨울철 비대면 관광지로 이름을 올렸다.영앙은 30년생의 국내최대 자작나무 숲 군락지로 사람의 손이 거의 닿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볼 수 있는 ‘죽파리 자작나무숲’이, 마지막으로 봉화는 백두대간탐방열차와 산타레일바이크, 산타우체국 등으로 유명한 ‘분천 산타마을’이 선정됐다./전준혁기자 jhjeon@kbmaeil.com

2021-02-09

면역력 강화에 탁월한 풍기인삼으로 마음 전해

코로나19로 인해 개인 건강과 면역력 강화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역력 강화에 도움이 되는 다양한 식품들이 거론되고 있지만 이중 으뜸으로 꼽히는 것은 바로 인삼이다.인삼은 과학적으로도 약리적 효과, 건강증진에 도움이 된다는 기능 식품으로도 널리 알려진 상태다.이 가운데 국내 최초 재배인삼 시배지인 풍기인삼에 대한 관심이 높다.풍기인삼은 수삼을 비롯해 홍삼 등 현대 소비자들의 기호에 맞는 다양한 가공식품을 생산해 소비자들의 마음을 훔치고 있다.코로나19 시대 최적의 선물로 부상한 풍기인삼에 대해 알아본다.◇인삼(人蔘)의 우리말과 한자 명칭인삼의 우리나라 고유 명칭은 심이다.현재 이 명칭은 심마니의 은어 속에 남아 있을 뿐이다. ‘심봤다’, ‘심마니’, 여성 산삼 채취인 ‘심메마니’ 등이다. 우리나라의 대표적 한의학서인 동의보감, 제중신편, 방약합편에서는 인삼을 심이라 표기하고 있다.최초로 인삼이란 명칭이 기록된 것으로 알려진 서적은 한나라 위서의 춘추위운두추, 예위두위에 인삼이란 기록이 나오고 있다.◇풍기인삼 역사풍기인삼은 조선 중종조 신재 주제붕 선생이 산삼에만 의존하던 것을 인위적으로 재배, 그 수요를 충족하고자 전국에 인삼이 자생하는 토양과 기후가 비슷한 곳을 찾아다녔다.1541년 풍기군수로 부임한 뒤 풍기의 토양, 기후를 조사한 결과 산삼이 많이 자생할 뿐 아니라 인삼재배로서 가장 적합한 곳임을 발견하고 산삼종자를 채취해 인삼재배를 시작한 것이 재배인삼의 시작이다.◇풍기인삼 특징영주 지역은 소백산 기슭의 풍부한 유기물과 대륙성 한랭기후와 배수가 잘되는 사질양토로서 인삼이 생육하기 좋은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풍기인삼이 미국의 화기삼, 중국의 전칠삼 등 다른 나라 삼 보다 우수한 것은 인삼 생육에 적합한 지리적 여건 때문이다.풍기인삼이 많이 재배되는 경작지의 위도는 북위 36°∼38°로 타국 삼의 생육기간 120일에서 130일보다 긴 180일간으로 인삼 발육을 충분하게 해 주기 때문에 내부조직이 단단하고 치밀해 인삼 고유의 향을 오래도록 간직할 수 있다.◇풍기인삼 자연환경적 특성풍기지방 해발은 약 200m로 인삼의 생육에 가장 적합한 20도 이하의 신선한 날씨가 이어진다. 지하 30cm정도에는 자갈과 모래가 많아 배수가 잘돼 생육에 적합하다. 풍기지방은 죽령을 통해 일년내내 바람이 불어 시설에 따른 통풍 문제점이 자연적으로 해결되는 것이 특징이다.◇인삼 효능많은 연구결과 인삼을 장기적으로 복용하는 사람은 체내에서 병 발생에 대한 위험도를 감소시켜 효과적으로 병을 예방 할 수 있다.현대 의학적 효능을 살펴보면 당뇨병, 암, 동맥경화 및 고혈압, 빈혈, 노화방지, 피로 및 스트레스 해소 등에 효능이 있다.한방적 효능으로 신체허약 개선, 강장효과, 간 기능강화, 체력증진 등이 있다.◇풍기인삼 종류△수삼(水蔘)수삼은 밭에서 캐내 말리지 않은 인삼으로 70∼75% 내외의 수분을 함유하고 있다. 모든 인삼제품의 원료가 되는 것으로 대개 4∼6년근에 채굴 수확하고 있다.△홍삼(紅蔘)수삼을 장기간 저장할 목적으로 수증기로 찐 다음 건조시킨 담적황갈색 제품이다. 증삼 건조 과정을 거쳐 수분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가공한다.△미삼(尾蔘)백삼, 태극삼 등 제조 과정에서 나온 잔뿌리를 말린 것으로 사포닌 함량이 가장 풍부하다.△백삼(白蔘)4∼6년근 수삼을 원료로 대부분 껍질을 살짝 벗겨 내고 햇볕에 말려 제조한 것으로 수분 함량이 14% 이하가 되도록 가공한 원형유지 인삼 제품이다.△태극삼(太極蔘)원형유지 가공인삼 제품으로 홍삼과 백삼의 중간제품이다. 직립형태며 수삼을 뜨거운 물 속에 일정시간 담구어 표피로부터 동체 일부를 호화시켜 건조한 것이다.◇인삼가공 제품절편삼, 홍삼절편삼, 홍삼차, 홍삼정과, 홍삼정, 홍삼타브렛, 홍삼액, 홍삼분말, 인삼분말, 홍삼정, 홍삼캡슐, 황금홍삼비누, 홍삼벌꿀비누, 홍삼제리, 홍삼캔디 등이 있다.인삼가공식품 홍삼진액.◇홍삼이란홍삼은 품질인증을 받은 6년근 인삼을 특수제조 가공 기술인 Bio Red Ginseng System으로 72시간 이상을 숙열해 원액을 추출하는 과정에서 인삼의 주 약리 작용을 하는 Ginsenoside가 열분해에 의한 부분 구조 변화로 인체에 유익한 체력증강, 노화억제성분, 항암작용, 항당뇨성분, 간 기능 해독성분, 중금속 해독성분 등 10여종 이상의 새로운 성분이 생성된다.◇홍삼 약리효능, 인삼과 차이① 제조과정에서 인체에 유해한 새로운 특수 성분 생성. ② 홍삼은 인체에 유익한 성분 함량이 인삼보다 높다. ③ 홍삼은 약리 효능이 우수하다. ④ 홍삼은 중성화된 성분으로 인삼복용시 발열성에 의한 부작용이 없고 소화 흡수가 잘된다.◇현대과학에서 본 인삼 효능 효과인삼을 신비의 영약이라고 부르는 것은 예로부터 여러가지 질병 치료와 병 회복 촉진에 놀라운 효험을 발휘하는 효능 때문이다.이러한 인삼의 효능에 대해 세계 각국 과학자들이 인삼 약효성분과 약리적 효능을 탐구하기 위해 여러 측면에서 광범위한 연구를 하고 있다.지금까지 과학적으로 밝혀진 대표적 효능에는 신체조절기능의 항상성 유지작용이라 할 수 있다. 이러한 작용에 근거해 항피로 및 항스트레스 작용, 항당뇨 작용, 혈압조절 작용, 항암작용, 동맥경화 및 고혈압의 예방, 두뇌기능 강화, 위장 기능 강화, 면역기능 강화, 항바이러스 작용 등이 보고되고 있다.◇풍기인삼의 미래 가치성영주시는 미래 인삼산업의 가치 향상과 미래 먹을거리를 위해 2021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를 준비 중이다.엑스포는 인삼의 생명력 가치, 인삼의 인류 행복 가치, 인삼의 미래산업 가치 등 3가지의 기준을 두고 있다.인삼의 생명력 가치는 인류 에너지원으로써 인삼이 가지는 가치를 재조명하는 생명 엑스포, 인삼이 가지고 있는 생명력을 다각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체험 엑스포에 두고 있다. 인삼의 인류 행복 가치는 인류의 건강과 행복한 삶의 희망을 제시하는 힐링 엑스포, 인삼을 통해 포용적 가치를 실현하는 사회적 엑스포다. 인삼의 미래 산업 가치는 첨단 기술로 점차 진화하는 인삼을 체험할 수 있는 과학 엑스포, 인류를 위한 미래 인삼관련 기술과 정보를 공유하고 확산시키는 산업 엑스포를 개최해 영주시를 세계속의 인삼 도시로 성장시킨다는 목표를 두고 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1-02-04

“세상에 절대 굴복하지 않고 음악의 한 길 걸어갈 겁니다”

쓰레기가 굴러다니고, 벽과 바닥엔 세월의 때가 덕지덕지 묻어 있다. 두 청년이 입은 옷도 얼핏 보기에 비싼 건 절대 아니다. 그럼에도 밝고 환하다. 꿈이 있기에 가질 수 있는 미소다. 월세가 15만 원이라는 포항 꿈틀로의 허름한 ‘뮤직 테라피(Music Therapy·음악을 통한 치유)’ 작업실. 하지만 거기선 15억 원, 아니 150억 원의 원대한 꿈이 움트고 있다.김명진(29)과 윤관(28)은 그럴듯한 학력도, 사회적·문화적 배경도 갖추지 못한 젊은 뮤지션이다. 그럼에도 자긍심과 자존심은 어지간한 유명 음악인도 흉내 내기 어려울 정도로 단단하고 높다.지금은 수조 원의 재산을 가진 세계 최고 부자이자 유명인 빌 게이츠(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의 꿈이 시작된 곳도 버려진 낡은 창고였다.한때 전 세계 청춘들의 심장을 들었다 놓았다했던 불세출의 영국 밴드 ‘비틀스’ 역시 그 출발은 항구도시 리버풀의 조그만 선술집 무대였다.미리부터 몸을 사리며 안전한 주식을 사서 안정적인 미래를 꿈꾸는 건 예나 지금이나 청춘의 몫이 아니다.무릇 스스로를 젊은이라고 믿는다면 불안정한 앞날을 두려워하지 않고 거친 바다로 위험한 항해를 떠날 용기가 있어야 한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은 바로 그런 용기를 가진 사람들이 만들어왔다.음악을 통해 희망과 용기를 얻고, 그 힘으로 노래를 만들어 세상 사람들을 위무하고 싶은 청년 김명진과 윤관. 그들이 노래한다.지나칠 수 있는 거리지만알게 되면 내가 보일 거야거리의 노래가 들릴 거야…-뮤직 테라피의 ‘꿈틀로’ 중에서김명진과 윤관의 노래를 듣다보니 그들의 삶도 궁금해졌다. 그럴 때는 만나야 한다. 청춘을 만난다는 건 청춘의 에너지를 선물 받는 것이기도 하기에. 아래는 오래 지속될 ‘젊음의 힘’을 간직한 두 사람의 이야기다.-먼저 간단한 소개를 부탁한다.△둘 모두 포항에서 태어났다. 중학교 시절부터 친구다. 우리는 체계적으로 음악을 공부한 적이 없다. 대학도 다니지 않았다. 그랬기에 스승이 없다. 하지만, 무엇이건 진정으로 좋아한다면 독학도 가능하지 않은가?-음악을 좋아하기 시작한 시기는.△10대 때다. 그때 이미 ‘나중에 우리가 크면 함께 음악을 하자’고 약속했다. 의기투합한 것이다. 하지만 생활인으로 살다보니 약속의 실현이 늦어졌다. 더 늦어져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지난해 5월 꿈틀로에 조그만 작업실을 얻었다.-음악하면서 밥을 번다는 게 쉽지 않을 것 같다.△물론이다. 음악 활동만으로 좋은 자동차 사고, 좋은 집을 산다는 건 소수 뮤지션에 해당되는 이야기다. 우리도 음악을 계속하기 위해 막노동, 부동산 영업, 전단지 배포, 어린이 대상 관광가이드, 조선소 근무, 심지어 포항 도구에서 말똥 치우는 일도 했다. 농담처럼 그렇게 말한다. 도둑질 빼곤 다 해봤다고.(웃음)-꿈틀로에 정착한 과정을 간단히 설명한다면.△(윤관) 고등학교 때부터 영일대해수욕장에서 2년간 거리공연을 했다. 노래 연습을 위해 명진이와 1주일에 7번, 그러니까 매일 노래방에 가서 영업이 시작될 때부터 끝날 때까지 노래를 불렀다. 제대로 된 연습실을 빌릴 처지가 되지 못했으니까. 그래도 음악이 좋았다.△(김명진) 서울에서 영업 일을 하고 있을 때 CCM(기독교 정신을 담아낸 대중음악) 콘테스트에서 작곡 부문 2위를 했다. 잊었던 약속과 꿈이 떠올랐다. 부랴부랴 하던 일을 정리하고 포항으로 내려와 작업실을 계약했다. 이제 9개월이 됐다.-지방자치단체나 문화재단 차원에서 어떤 지원이 있었으면 하는가.△음악인들이 조금 나은 환경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녹음실을 갖춘 스튜디오를 만들어 저렴하게 대여해주면 좋겠다. 그런 시스템이 우리 같이 가난한 뮤지션들의 의욕을 북돋아줄 것이라 생각한다. 사실 포항만 해도 학원 운영이나 막노동, 오토바이를 이용한 배달 일 등을 하며 음악과의 인연을 놓지 않고 사는 이들이 적지 않다.-꿈틀로 일대 상인들의 삶을 노래에 담고 있다고 들었다.△발라드 등의 기존 장르를 답습하기보단 우리만의 음악을 해보자는 뜻이 강했다. 그래서 사람들의 사연을 듣고 그걸 노래로 만드는 작업을 지속해왔다. 현재까지 10명 이상 사람들의 인생이 우리 손에서 음악으로 탄생했다. 이를 알게 된 포항문화재단이 ‘꿈틀로 상인들의 삶을 노래로 제작해보면 어떻겠냐’는 요청을 해왔고 이에 응했다.-노래로 만든 꿈틀로 상인의 인생 중 기억에 남는 것은.△‘더 신촌스 덮죽’ 주인 아주머니의 사연이다. 그 아주머니는 음식에 관해서라면 엄청난 연습벌레이자 공부벌레다. 자신이 원하는 맛이 나올 때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다. ‘내게 가장 소중한 사람이 손님인데, 그들을 위해 시간과 땀을 아끼지 않는 게 뭐 어려운가?’라는 생각을 가진 분이다. 그 성실함과 열정을 보면서 우리도 많은 것을 느꼈다. 우리가 음악을 대하는 태도도 그래야하지 않겠나?-좋아하는 뮤지션은 누군가.△(김명진) 가수보다는 작곡가를 좋아한다. ‘테디’와 ‘블랙아이드 필승’은 현재 한국의 트렌드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목하고 있다.△(윤관) 어릴 때부터 김광석을 좋아했다. 그의 담담하고도 슬픈 서정이 마음에 들었다. 그래서 김광석 노래 부르는 것도 즐긴다. 그의 전달력과 표현력은 정말이지 최고다.-당신들이 지향하는 음악은.△음악 그 자체가 우리 지향점이다. 트로트부터 클래식까지 가리지 않고 듣는다. 판소리와 창(唱)도 좋아한다. 오페라와 팝페라(오페라에 대중음악 형식을 결합한 장르)도 관심 영역이다. 수천만 원짜리 스피커와 앰프, 최고급 턴테이블에 집착하는 것도 나쁠 건 없다. 그것도 하나의 취미일 수 있으니까. 그러나 우린 싸구려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도 진실한 마음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뮤직 러버’(음악을 그 자체로 사랑하는 사람)가 되고 싶다.-음악이 왜 좋은가.△인간을 상상 속으로 이끌어준다. 또한 일상을 사는 소시민들에게 ‘저 너머 세계’를 꿈꾸게 해준다. 또한 음악은 세상과 우리를 이어주는 메신저 역할을 해준다고 믿는다. 노래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만나고 싶다. 그 열망이 우리를 포기하지 않게 만들어준다.-향후 당신들이 그려갈 미래는.△20년, 30년 꾸준히 하다보면 빌보드 차트(Billboard chart)에도 오를 수 있지 않겠나.(웃음) 대기업에 취직하지 않아도 좋고, 주식으로 큰돈을 벌지 않아도 좋다. 가난해도 좋다. 오십 살, 아니 육십 살이 될 때까지 음악을 하며 살 것이다. 왜냐고? 그게 어떤 일보다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니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2-03

역사 공부하듯… 고대왕국의 옛 흔적 따라 떠나볼까

인간에겐 지금 자신의 앞을 가로막은 고난이나 어려움이 세상 무엇보다 크고 아프게 느껴진다. 그건 사람의 한계이기도 하다.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코로나19 사태’. 2021년 오늘을 사는 우리에겐 그보다 더 큰 비극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당연하다.그러나 과연 그럴까? 지금 숨 쉬며 살아가는 누구도 알 수 없는 아득한 먼 옛날. 문자로 기록되지도 못한 시절부터 인간은 언제나 고통과 수난 속에서 살았다. 그걸 당신이 인정하건 그렇지 않건.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더 멀리는 중동과 아프리카에 고대국가가 존재했다. 의학기술이 현대처럼 발달했을 턱이 없다. 그래서다. 같은 물을 마시던 마을과 도시 전체가 요즘이라면 가볍게 넘어갈 수 있는 수인성 전염병으로 ‘몰살’당하기도 한다.이른바 의료선진국이라 불리는 미국과 서유럽, 한국과 일본이라면 콜레라와 장티푸스 따위야 지금은 병이라고 부를 수도 없다. 그러나 고대엔 그 병으로 인해 왕과 왕비도 죽었다.그럼에도 인간은 그러한 병(病)들에게 굴복하지 않고, 그것들에 대항할 백신을 만들고 치료제를 개발해왔다. 그게 인류의 역사다. 어떠한 병원균과 바이러스에게도 온전히 항복하지 않았던.고대왕국의 유적지를 어슬렁거려본 여행자는 안다. 거기서 보고 듣게 되는 건 장구한 역사가 선물하는 낭만만이 아니라, 각종 질병으로 고통 받던 백성들의 비명까지란 걸. 그런데, 그게 마냥 고통스럽고 아프기만 한 기억이고 기록일까?◆ 의성, 조문국의 옛 흔적 사이를 거닐며….의성엔 사라진 고대왕국의 흔적이 오늘날까지 남아 있다. 대부분의 영남 사람들 기억엔 고대왕국이라 하면 신라만이 뚜렷하게 떠오를 터. 하지만 때론 사라진 것들도 아름다울 수 있는 법. 강력했던 인근 국가 신라에 2천 년 전 복속(服屬)된 의성 일대의 조문국(召文國)을 ‘두산백과’는 이렇게 설명하고 있다.“삼한시대 초기 경북 의성군 금성면 일대에서 세력을 형성했던 부족국가로 규모가 작은 나라였다. ‘삼국사기(三國史記)’에는 185년 신라 벌휴왕 때 파진찬 구도와 일길찬 구수혜가 조문국을 정벌해 군(郡)으로 삼았다고 기록하고 있다. ‘고려사’와 ‘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조문국에 대한 기록이 전해진다. 금성면 일대에는 조문국 지배자들의 묘로 추정되는 대형 고분들이 있다.”‘코로나19’가 경상북도 일대를 침탈해 들어오기 직전이다. 의성을 찾아 찬바람 부는 금성산 고분군 일대를 거닐었다. 혼자였고 쓸쓸했다.‘내 눈앞에서 나타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는 크고 작은 저 무덤들의 주인은 누구였을까?’라는 물음이 절로 떠올랐다.아무도 정확한 답을 줄 수 없기에 막막하고 허망해 보이는 질문 앞에 선 기자의 머릿속으로 김천에서 태어나 대구 영남대에서 오랫동안 학생들에게 문학을 강의했던 이동순(71) 시인의 시 한 편이 흘러갔다. 멀지 않은 강원도를 여행하며 썼을 것으로 보이는 ‘아우라지 술집’이었다.그해 여름 아우라지 술집 토방에서우리는 경월소주를 마셨다구운 피라미를 씹으며 내다보는 창 밖에종일 장맛비는 내리고깜깜한 어둠에 잠긴 조양강에서남북 물줄기들이 서로 어울리는 소리가 들려왔다.수염이 생선가시같이 억센뱃사공 영감의 구성진 정선 아라리를 들으며우리는 물길 따라 무수히 흘러간그의 고단한 생애를 되살리고 있었다.사발 그릇 깨어지면 두셋 쪽이 나지만삼팔선 깨어지면 한 덩이로 뭉치지요한순간 노랫소리가 아주 고요히강나루 쪽으로 반짝이며 떠가는 것을 우리는 보았다흐릿한 십 촉 전등 아래 깊어 가는 밤쓴 소주에 취한 눈 반쯤 감으면물 아우라지고사랑 아우라지고우리나라도 얼떨결에 아우라져 버리는강원도 여랑 땅 아우라지 술집.◆ 기록된 역사와 기록되지 못한 옛이야기 속에서남한의 강과 북한의 강이 어우러져 함께 흐르는 통일세상을 꿈꾸던 노시인의 간절한 바람이 가감 없이 전해지는 절창 ‘아우라지 술집’은, 조문국이란 나라가 존재했던 1천900년 전 고대와 21세기 현대도 결국은 어떤 사슬과 관계망으로 어우러져 우리의 인식 속에 함께 존재한다는 걸 알게 해줬다.아주 미세한 흔적만을 남긴 채 사라진 고대왕국. 그 왕국에서 울고 웃었던 사람들이 묻힌 고분 위에 하얀 눈이 쌓였다.봄이 턱밑까지 다가온 늦겨울. 존재와 소멸, 고대와 현대, 기록된 역사와 기록되지 못한 옛이야기를 떠올리며 걷기에 이보다 더 좋은 여행지가 있을까?의성군청 관계자는 아래와 같은 말로 금성면 고분군 방문을 제의한다.“금성면 대리리, 학미리, 탑리리 일대엔 조문국의 370여 기 고분들이 관광객들을 반깁니다. 제1호 고분인 경덕왕릉 앞엔 ‘고분 전시관’이 있어 역사에 관심 있는 학생들의 궁금증을 해소해 줄 겁니다. 지난 2009년 발굴된 대리리 2호분 내부엔 출토 유물도 전시돼 있습니다. 지금도 아름답지만 작약 활짝 피는 봄에도 좋으니 꼭 한 번 와주세요.”◆ 가야산 만물상과 ‘성밖숲’이 손짓하는 성주군으로대구에서 지척인 성주군이라고 하면 많은 사람들이 ‘참외’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이다. 당도가 높고 아삭거리는 식감으로 전국 미식가들에게 사랑 받는.그런데, 성주엔 대면과 접촉을 최소할 할 수 있는 빼어난 여행지도 적지 않다. 초여름엔 맛좋은 참외로 전국을 매료시키는 성주군. 이 계절엔 최상의 ‘언택트 관광지’로도 역할하고 있다. 성주군이 ‘성주 8경’ 중 하나로 내세우는 ‘성(城)밖숲’의 설경은 겨울 여행을 선택한 이들에게 놀라움과 평화로움을 동시에 선사한다. 성주군청의 이야기를 들어보자.“경산리 성밖숲은 성주읍성 밖에 조성한 숲이다. 수령이 300~500년에 이르는 왕버들 53그루가 웅장함을 자랑한다. ‘경산지(京山志)’와 ‘성산지(星山誌)’의 기록에 따르면 이곳 아이들이 이유 없이 죽어가는 등 흉한 일이 이어지자, 사람들이 정성을 모아 이를 방지하기 위해 조성됐다고 한다. 성밖숲은 노거수 왕버들로만 구성된 단순림(單純林)으로 학술적 가치도 있다.”왕버들이 하늘거리는 성밖숲은 여름엔 커다란 그늘을 만들어줌으로써 사람들에게 휴식의 공간을 제공한다. 보랏빛 맥문동에 반하는 여행자도 적지 않다.하지만, 겨울날 왕버들도 관광객들에게 서정과 낭만을 안겨준다는 차원에서 보자면 여름날의 역할 못지않다. 취향에 따라 방문 시기를 선택할 수 있기에 오히려 더 좋다.성밖숲에서 늦겨울 운치를 즐겼다면, 이제 좀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가보자. 경치 좋은 성주군에서도 군민들이 엄지를 보여주며 최고로 손꼽는 가야산 만물상이다. 성주군청 문화관광 홈페이지의 설명부터 읽어보자.“만물상은 북녘 금강산에만 있는 게 아니다. 성주 가야산 만물상은 2010년까지 약 40년간 일반인의 출입이 금지됐던 탓에 알려지지 않았을 뿐, 금강산 만물상에 결코 뒤떨어지지 않는다. 오랫동안 사람들의 발길이 닿지 않아 원시의 신비로움을 간직한 절경이 겨울 산행객들에게 반긴다.”말 그대로 ‘기암괴석(奇巖怪石)’ 가득한 가야산에선 고래와 두꺼비, 불상(佛像)과 코끼리를 닮은 바위를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등산을 좋아하는 아버지와 딸, 어머니와 아들이라면 손잡고 함께 올라보는 게 어떨까?/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2-02

무지갯빛 연연(鳶鳶)마다 희망을 싣고…

할레드 호세이니의 소설 ‘연을 쫓는 아이’에 연싸움하는 장면이 나온다. 주인집 아들인 아미르가 연을 날리고 하인의 아들 하산은 수십 리 길을 달려가서 줄이 끊긴 연을 찾아온다. 하산은 ‘도련님을 위해서라면 천 번이라도!’ 연을 찾아올 수 있다고 한다. 아미르에게 있어서 하산은 친구이면서 하인이고, 하산에게는 아미르가 도련님이면서 친구다. 신분의 차이가 사람의 입장을 만드는 교훈을 보여주는 소설이다. 마을에 연 날리기 대회가 열리고 아미르와 하산이 한 조가 되어서 참가한다. 바람을 따라 연이 새처럼 하늘 높이 날아오른다. 하산의 기지로 그들은 연싸움에서 승리한다. 어느 날 실이 끊긴 연을 찾으러 간 하산이 아쉐프 일당에게 성폭행을 당한다. 숨어서 그 장면을 지켜보던 아미르는 두려움에 질려 곤경에 빠진 하산을 모른 척하고 자리를 피한다. 그 일이 두고두고 아미르를 괴롭히며 죄책감을 갖게 한다. 아미르는 죄책감을 벗어던지기 위해 생일선물로 받은 시계를 하산의 침대에 감추고 모함을 한다. 그 일로 하산과 그의 아버지가 쫓겨나고, 그 일이 아미르에게 영원히 씻지 못할 고통과 죄의식으로 각인된다.연 날리기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시작된 우리 민족의 전통적인 세시풍속이다. 식구들과 둘러앉아 연을 만들어서 천변이나 강가의 모래밭 같은 넓은 곳으로 나가서 연싸움을 벌이거나 연 묘기를 선보이며 가족들의 건강과 꿈, 희망을 기원하며 소망을 빌었다.이렇듯 우리 민족의 정서를 아름답게 수놓은 ‘연(鳶)’을 만드는 명인이 있다. 세계 연 날리기 대회를 통해서 한국 전통 연의 우수성을 알리고 세계 각국의 연을 소개하는 일에 앞장서는 그의 사무실에는 연을 보관한 방이 따로 있다. 그 방에는 태극무늬와 나비문양이 그려진 연과 달구벌의 시조인 독수리연 등, 여러 형태의 문양이 담긴 많은 방패연이 걸려 있다. 댓살과 한지를 이용하여 전통 기법으로 만든 연이었다. 탁자에 놓인 독수리연의 한가운데 둥근 구멍이 뚫려 있었다. 그것은 특이하게 방패연에만 있는 방구멍이라고 했다.“저 구멍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설명해주세요.”“방구멍은 바람의 저항을 줄여서 연을 잘 날게 하는 우리나라만의 과학적인 기법입니다. 하늘 높이 솟아오른 연이 바람과 잘 융화되어 가볍게 날 수 있는 것도 그 방구멍이 바람의 길을 내주기 때문입니다.”연 한가운데 자리 잡은 방구멍이 바람에게 길을 내주며 맞바람의 저항을 줄이기 때문에 강풍에서도 연이 상하지 않고 유연하게 날 수 있다던가. 유선형으로 휘어진 머릿살과 바람이 잘 타는 한지, 댓살의 탄성이 바람의 강약을 조절해서 연을 자유롭게 날도록 해준다며, 명인은 방패연이 매우 과학적으로 만들어졌다고 칭송을 아끼지 않았다.연놀이는 고려시대 이전부터 전해온 우리의 전통 민속놀이이다. 고려시대 백운거사 이규보의 한시에 ‘유월의 염천에는 연을 보기 어렵더니/가을에 접어든 지 사흘 만에 쌀쌀해졌네/이웃 아이들 모여서 부산하게 떠들며/좋아라 하늘 높이 지연을 날리네.’ 연놀이는 군사적으로 활용되기도 했는데, 이순신 장군이 섬과 육지를 잇는 통신 수단으로 비연을 이용했다고 한다. 장군이 들쭉바지기연을 날리면 군수품 조달을 뜻하고, 까만 외당가리연을 날리면 새벽 공격명령을 알리고, 삼봉산의 문양이 있는 연을 날리면 삼봉산에 집결하라는 명령이라고 한다. 통영은 물론이고 연날리기 고수들이 그 방법을 많이 응용한다고 전한다.“연이 우리 민족에게 어떤 의미일까요?”“연에 실은 꿈과 희망을 하늘 높이 띄워서 자연에게 물어보는 것이죠.”그러면서 명인은 “날아라 훨훨, 하늘 높이 훨훨 날아라, 연실에 매달려 양귀 휘날리며 날으는 방패연아~” 하고 동심 어린 노래를 불렀다. 직접 작시를 했기 때문에 저작권료도 나온다고 슬쩍 자랑을 한다.연은 일 년의 무사고를 비는 액막이나 풍요의 기원과 복을 불러들이는 기복의 의미를 담기도 한다. 명인의 저서 ‘한국전통 지연(紙鳶)’에 의하면, 액막이연의 유래가 특히 재미있다. 매년 정월 초하루부터 연놀이를 하다 열나흗날 밤에 액막이연을 띄우는데, 연에 ‘액(厄)’자를 쓰거나 주소와 성명, 생년월일, 혹은 송액의 한시를 쓰기도 하고, 동전이나 솜뭉치를 매달아서 불을 붙여 띄우는 것으로 나쁜 액을 날려 보내며 한해의 풍요를 빌었다. 이는 달집태우기와 같은 맥락이다. 이렇듯 우리 민족은 끊임없이 외세의 침입에 시달리면서도 연놀이 같은 민속놀이로 복을 빌 줄 아는 낭만을 간직하고 있었다.“대구는 연놀이 행사를 어디서 합니까?”“금호강변으로 가야죠. 대구는 연 날릴 곳이 없으니.”황의습 명인은 대구가 분지이고 아파트 단지로 둘러싸여 있어서 연 날릴 곳이 없다고 한다. 그래서 연 날리기 세계대회를 들판이 넓은 의성에서 치른다고. 연간 300-400개의 연을 만들어 학교 교육을 통하여 전통지연의 유래를 알리는 것과 동시에 각종 연 날리기 행사 시연과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으로 지연 전승자들을 배출한다.“연을 만들며 어떤 기원을 담으시는지 궁금합니다.”“연 날리기를 통해서 사라져가는 우리 전통의 얼을 되살리고 계승 발전시켜서, 후세대대로 전해졌으면 하는 바람을 담습니다.”자라나는 세대들이 우리의 전통지연에 관심을 갖고 호연지기를 키웠으면 하는 마음을 방패연에 담아서 하늘 높이 띄우는 명인에게는 연 날리기만큼 열심히 해온 일이 또 있다. 그게 바로 교도소 교정교화 활동이다. 명인은 연을 만드는 장인임과 동시에 재소자와 출소자들의 교화와 봉사에 힘쓰는 법무부 교정 자문위원장이고, 대구가톨릭대학교 경찰행정학과 산학협력 교수이기도 하다. 청소년유해환경감시단 회장으로 자원봉사를 했다. 연과 쉽게 연결되지 않는 교도소라는 공간성이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다.“거기서 어떤 일을 하세요?”“법무부 교정위원, 교정자문위원, 징벌위원, 교정옴부즈만 활동을 했어요. 재소자들과 상담도 하고, 정신교육도 하고 대구, 경주, 청송 안동교도소 등, 재소자들이 필수적으로 받게 되어 있는 교육 과정에서 강의도 하고, 수용자를 위한 문화공연을 합니다.”교도소로 친구 면허를 갔다가 우연히 시작한 일이 무려 30여 년간 일을 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한다. 전통지연 명인이 되면서 촉박한 시간 때문에 교도소 활동을 줄이고 ‘보은의 집’만 운영하고 있다. 무연고 출소자들이 머물 수 있는 ‘보은의 집’은 형량을 마치고 사회에 나온 이들을 잠시 머물게 해주는 곳이다. 단순하고 순수해서 사회성이 더 어두웠던 그들이 다시 사회로 복귀할 수 있도록 취업을 알선하고, 정신교육도 한다던가. 대학에서 교정학을 전공했고 재소자들을 위한 봉사가 본업이었던 명인의 삶이, 전승자들과 아이들에게 연 만드는 법을 가르치는 것으로 바뀌고 있다.“연을 만난 게 언제였어요?”“1981년입니다.”일본인이 쓴 책을 읽고 연을 만났다. 세계적인 석학인 그 작가는 21세기가 오면 그 나라의 문화를 계승 발전시켜서 성장해야만 국제경쟁력이 생긴다며 한국을 문화적인 은혜의 나라이고, 스승의 나라라고 표현했더란다. 그 말에 감화를 받아서 명인은 연을 만들게 되었다. 명인은 오방색을 갖춘 호랑나비와 우주로 음양의 조화를 이룬 연을 만들어서 한국예술문화 전통지연 1호의 명인으로 인정받았다.“연을 하나 만드는데 시간이 얼마나 걸립니까?”“열흘에서 보름쯤.”한지를 먼저 다듬질해서 연을 만들어 그림을 그리는데, 수십 번 반복해서 색칠을 한 후에야 연이 완성된다. 형태적 분류에 따라 호랑나비 태극방패연과 송액영복 가오리연, 호랑나비 줄연과 같은 창작연이 있고, 문양적 분류에 따라 꼭지연과 반달연, 치마연, 동이연, 초연, 박이연, 발연, 방패연이 있다. 연 날리기 대회에서는 줄연을 많이 날린다. 조선 후기 학자인 홍석모의 『동국세시기』에 의하면 연싸움을 위해 비단실과 무명실로 만든 연줄에 돌가루와 구리가루로 가미를 먹였다는 기록이 있다.문방구에서 산 가오리연에 공책이나 만화책을 오려서 꼬리를 잇던 날이 있었다. 연을 높이 들고 뛰어간다. 꼬리가 길어서 날아오르지 못하나 해서 꼬리를 떼어버린다. 그러자 연이 기다렸다는 듯 사뿐 떠오른다. 연은 풍속 5m의 바람만 있어도 날아오른다고 한다. 연이 그렇게 가벼운 바람으로도 높이 날 수 있는 것은 제 몸이 그만큼 가볍기 때문일 것이다. 연이 사람들에게 주는 교훈은 바로 제 몸을 가벼이 하라는 말없는 가르침일지도 모른다./글 장정옥 소설가(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19년 김만중문학상 수상)

2021-02-02

“포항 숙박문화 새롭고 젊게 바꿔 볼래요“

서른셋. 어린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많은 나이도 아니다.청년의 도전의식을 가진 33세 여성이 자신이 태어나기 훨씬 전부터 영업해온 낡은 숙박시설을 깔끔하게 리모델링해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신세대 숙박업소를 만들었다.포항을 대표하는 전통시장인 죽도시장 안에 자리했던 대구여인숙을 ‘오다가다 게스트하우스’로 탈바꿈시킨 이현진 대표가 바로 그 사람.21세기를 사는 20~30대 한국 청년들 중 해외여행 한 번 해보지 않은 이들을 이제 찾아보기 쉽지 않다.그들이 유럽 여행에서 주로 이용하는 숙박시설이 바로 게스트하우스. 가격이 저렴하다는 장점을 지녔고, 또래 여행자들을 만나 우정을 나누는 매력 가득한 공간이다. 유용한 여행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건 또 다른 덤.2000년대 들어서며 한국에도 다양한 형태의 게스트하우스가 등장했다. 서울과 제주도는 물론, 그 외의 도시에서도 호텔이나 모텔, 여관과는 구별되는 독특함을 지닌 게스트하우스가 생겨나기 시작한 것.포항에도 ‘오다가다’를 포함한 몇 군데 게스트하우스가 있고, 이 숙소들은 전국 각지에서 포항으로 여행 온 청년들의 편안함 쉼터가 돼주고 있다.겨울비가 내리던 지난주. ‘오다가다’ 이현진 대표를 만났다. 아래 그날 오고간 이야기의 알맹이를 옮긴다.□ 젊은 여행자 이현진, 포항과 만나다이현진 대표는 대학 시절부터 혼자서 기차를 이용해 전국일주를 다니던 ‘용감한 여행자’였다. 스쿠버 다이빙을 하러 동해는 물론 남해와 제주도까지 종횡무진하기도 했다. 시간이 흐르면서는 필리핀 등 아시아 여러 국가와 멀고먼 북유럽 덴마크까지 이 대표의 다녀온 여행지 리스트에 올랐다.그랬던 그녀가 2007년 포항과 만난다. 구룡포 바닷속 풍경이 단숨에 이 대표를 매료시켰다. 그 기억을 잊지 못해 2012년 포항에 직장을 잡았다. ‘해양 생태복원’과 관련된 회사였다.그게 포항 정착이었으니 벌써 9년째다. 회사를 그만두고도 포항에 머물고 싶었던 이현진 대표는 결국 게스트하우스 창업을 계획한다. 그녀가 말하는 포항의 매력을 들어보자.“바다가 너무 아름답다. 또한 바닷가 어디서라도 서울보다 훨씬 싼 비용으로 주거를 해결할 수 있다. 거기에다 인근 산들도 근사하다. 포항에서라면 출퇴근길도 여행처럼 느껴진다. ‘삶이 곧 여행’이란 말이 실감으로 다가오는 도시다.”□ 허물어져가는 여인숙, 매력적인 게스트하우스로 변신30대 초반의 이 대표에겐 많은 돈도, 건축과 관련된 전문 지식도 없었다. 그러나 좋아하는 일에 열정을 바칠 태도가 있었다. 그렇게 시작된 게 죽도시장 내 대구여인숙을 오다가다 게스트하우스로 새롭게 탄생시키는 작업.그녀에겐 필리핀에서 다이빙 강사로 생활하며 게스트하우스를 관리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 대표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3가지를 일, 휴식,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게스트하우스 운영은 그 세가지와도 맞아 떨어지는 부분이 있다.죽도시장 오거리 뒷골목. 세월의 흔적이 역력한 대구여인숙 앞에 섰다. 처음엔 낡고 오래된 건물을 새롭게 재탄생시킨다는 기대감이 컸지만, 리모델링이 진행되면서 현실적인 난관에 부딪치기도 했다. 건물 안팎에서 물이 샜고, 전기가 차단되는 일까지.그러나 앞서 말한 젊음의 열정과 땀방울을 아끼지 않는다면 못해낼 일이 있었겠는가? 당연한 답변이지만 없었다.적지 않은 어려움과의 싸움 끝에 2019년 겨울에 오다가가 게스트하우스가 문을 열었다. 허물어져가는 여인숙을 감각적 인테리어로 꾸며진 게스트하우스로 변모시킨 이현진 대표는 ‘게스트하우스의 매력이 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한다.“여관이나 모텔과 달리 여행자들이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거죠. 이전 세대의 숙소는 주로 잠을 자는데 사용됐지만, 오늘날 게스트하우스는 그 공간 안에 문화적인 요소를 결합할 수도 있고, 홀로 떠나온 여행에서 일행을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여행에서의 낭만이 최대화될 수 있는 숙소 아닐까요?(웃음)”오다가다 게스트하우스에 묵어간 손님들은 개성 넘치는 인테리어와 소품 칭찬에 입을 모은다. 전체적 분위기나 장식품 등의 아이디어는 이 대표의 여행 경험에서 나왔다. 덴마크에 살고 있는 동생의 아이디어와 아기자기한 소품 공수(空輸)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됐다.요즘도 청년층에게 어필할 수 있는 빈티지 스타일(Vintage style)의 소품을 적절하게 활용하기 위해 계속 고민 중이다. 여기에 몇몇 공간은 옛 모습을 그대로 살려 혹시 모를 중년층 손님의 방문 시 추억까지 되살려준다는 게 이현진 대표의 복안.그래서일까? 오다가가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문 여행자들은 드라마 ‘호텔 델루나’나, ‘알함브라 궁전의 추억’ 촬영장 같은 분위기가 난다며 좋아한다고. 커튼 하나에도 세심하게 신경 쓴 보람은 손님들의 이런 반응에서 빛을 발한다.□ ‘포항 사랑꾼’이 알려주는 알짜 포항여행 정보포항이 좋아 삶의 3분의1을 동해 곁에서 살아온 사람. 오다가다 게스트하우스의 젊은 주인 이현진은 누가 뭐래도 포항 사랑꾼이다.만약 젊은 연인이 낭만을 찾아 포항에 왔다면 ‘요트 투어’와 ‘운하 산책’을 추천하고 싶다고 이 대표는 말한다. 특히 석양 무렵의 요트 투어가 좋단다. 포항운하를 따라 걸어보는 것도 연인간의 정을 더욱 애틋하게 만들어준다.길 따라 곳곳에 자리한 포토 존에서의 사진 촬영은 청춘남녀에게 주어지는 보너스. 형산강 둑길을 따라 철마다 피어나는 유채꽃과 핑크뮬리, 국화와 코스모스도 근사하다.포항이 ‘다시 찾고 싶은 여행지’가 될 수 있도록 관광 인프라를 개선하는 건 이현진 대표의 바람. 아직은 포항 여행의 진면목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아 안타깝다는 것은 이 대표가 전하는 아쉬움이다.현재 이현진 대표는 ‘코로나19 사태’ 종식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게스트하우스 옥상에서 조그만 공연을 열고, 나이 지긋한 주변 상인들을 위한 이벤트도 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오다가다 게스트하우스가 ‘문화 콘텐츠 개발자’가 되기를 꿈꾼다. 작지만 오래 기억될 여행 기념품 제작·판매도 그 연장선에서 나온 아이디어다. 아래와 같은 옹골찬 비전을 들려주는 그녀의 미래가 주목된다.“이제 겨우 1년 된 게스트하우스지만, 앞으로의 10년을 기대해주면 좋겠다. 지금처럼 우리 숙소를 찾는 여행자들이 행복해지고, 더불어 나도 행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갈 것이다. 코로나19는 빨리 사라지고, 여행자들이 어서 왔으면 좋겠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1-27

올해 농업예산 757억원 파격 편성… ‘부농도시’ 영천 만든다

영천시는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인 757억원의 농업예산을 편성해 농가소득 향상에 박차를 가한다.지난해에는 코로나19 팬데믹과 이상저온, 긴 장마, 연이은 태풍 등 자연재해 속에도 사상 첫 경북도 시·군 농정평가 대상, 도 농기계임대사업 평가 1위, 도 채소특작분야 시책평가 대상, 도 과수산업 육성시책 평가 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부자농촌 실현의 부푼 꿈을 키워왔다. 최기문 영천시장은 “지난해 코로나19와 냉해, 태풍까지 3중고를 겪었던 농가에 다시 활력을 불어넣고자 농업예산을 지난해 대비 92억원을 늘린 757억원을 확보했다”며 “개편된 기본형 공익직불금 지급과 향후 기후변화에 대응해 아열대 작물 스마트팜 단지 확대, 영천 한방·마늘산업특구 지정, 조교동 농산물 도매시장 현대화 사업 추진 등을 통해 영천의 특화품목의 경쟁력을 확보하며, 변화하는 농업 환경에 발맞춰 농가 소득 증대를 이루고자 한다”고 밝혔다.또 “온라인과 대도시권을 대상으로 농산물 판매망을 구축해 농가소득을 높이고, 농가 일손부족 문제 해결을 위해 농촌인력지원 참여자에 교통비 지원과, 북부권 농기계 임대사업소 조성 등 다양한 지원책으로 지난해 어려움을 겪었던 농가에 힘을 실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최 시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농업이 미래 먹거리 산업의 중심으로서 국가경쟁력 향상의 디딤돌이 될 것이다”며 “기존 농업·농촌을 보호해나가면서, 새로운 시대의 다양한 농촌자원 부가가치를 높여 다양한 수익과 일자리 창출로 지역경제를 활성화하며, 지역농산물의 브랜드가치를 높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어 찾아오는 부자농촌을 만들겠다”고 했다.분야별 주요 사업 예산은 농가경영안정을 위한 공익형 직불제 지원 약 190억원, 기후변화·고령화에 대응한 미래형 스마트팜단지 조성사업 10억원, 유기질비료 공급 지원과 채소류생산안정 지원 사업 및 FTA기금 과수고품질시설현대화 사업 등에 93억원을 편성했다.□ 기본형 공익직불금 지급올해는 약 190억원을 지원한다. 전체 사업량은 9천161ha(약 1만3천호)이다.소농직불금과 면적직불금으로 구분해 지급된다.소농직불금은 1천820ha(약 5천300호)에 64억원을 지급할 계획이다. 경작 면적(0.1㏊ 이상 0.5㏊ 이하), 농촌 거주기간(3년 이상) 등 일정 지급 요건을 충족하는 농가에 대해 연 120만 원을 지급하는 것이다.그 외 농업인에게는 신청 면적의 구간별 ㏊당 100만~205만 원의 지급단가를 적용한 면적직불금이 지급된다.□ 공모사업 선정으로 농식품 가공산업 발전 가속화시는 활발한 공모사업 신청을 통해 농식품 가공산업의 발전을 가속화 하고자 한다.‘농촌자원복합 산업화 지원사업’의 제조가공분야에 총 35억원, ‘치유농장 육성지원 사업’에 3억원, ‘농식품 가공산업 육성 사업’에 3억원 규모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소비자소통 유통구조 개선·특화품목 생산기반 구축민선 7기 공약사업인 한방마늘특구 지정과 농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의 추진으로 영천의 과수산업과 마늘산업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유통활성화로 지역 농가소득 증대를 추진하고 있다.영천 한방 마늘 산업특구 지정은 상반기에 예정돼 있다. 농산물도매시장 현대화사업은 현 부지에 총사업비 125억원을 투입해 3천801㎡(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11월 완공할 계획이다.2019년과 2020년에 공모사업으로 선정된 와인의 농촌융복합산업지구조성사업과 한방의 신활력플러스사업은 와인의 6차산업 활성화와 농촌활력 증진, 한방산업 활성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 말문화체험관·승마숲길 조성으로 승마인구 확대말산업 특구도시 이미지 제고와 운주산승마조련센터 활성화를 위해 말문화체험관과 말문화승마숲길이 3월 개장 할 예정이다.말문화체험관은 복합시설로 패밀리 카페, 전시·교육실 등 말과 관련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며져 있다.실외에는 유아에서 어린이까지 안전하게 기승체험이 가능한 어린 전용 승마장을 갖추고 있다.말산업특구지원사업의 ‘아름다운 에코승마공원’은 8억원을 들여 연내 추가 조성 할 예정이다.운주산승마조련센터는 말(馬)과 자연(自然) 그리고 사람(人)이 어울릴 수 있는 친환경 승마 테마공원으로 발돋움할 것으로 전망된다.□ 기후변화대응 미래형 스마트팜 단지 조성올해부터 3년간 120억원을 투자해 1만평 규모의 스마트팜 단지 조성을 계획하고 있다.신소득작목으로 지역에 맞는 아열대 작물 재배기술 연구와 스마트팜을 배우고 싶은 청년농을 위한 청년농 창업보육센터, 지역특화작목인 샤인머스켓 노지 시설 등 일반 농업에서 첨단 농업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발판을 마련한다.스마트팜은 농업 전반에 정보통신기술(ICT)을 접목해 스마트폰으로 시설 내 환경을 생장에 유리하게 제어, 작물의 생육환경을 관리하고 생산효율성을 높일 수 있는 농장이다.□ 농기계임대사업소 확대·농촌인력지원센터 운영영천시는 2015년 청통면 호당리에 농기계임대사업소를 확장 이전을 시작으로 동부, 남부, 서부권 지역에 100종 655대의 다양한 농기계를 확보해 활발히 운영하고 있다.올해 8월 북부권 임대 사업소가 개소되면 모든 권역에서 임대농기계 사용이 편리해진다.또 현장에서 농기계를 수리·정비해 농기계 사용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하는 농기계 순회수리사업을 통해 고령화된 농촌지역의 농업 복지영역을 넓혀나간다.시는 농촌인력지원사업을 추진해 연간 1만여명의 인력 알선을 목표로 중앙농업인상담소에 농촌인력지원센터를 설치한다.이곳에서 인력이 필요한 농업인과 구직자의 희망 작업유형과 영농작업 기간 등의 자료를 모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 일손을 구하는 농업인과 일자리가 필요한 구직자 모두가 윈윈(Win-Win) 할 수 있도록 확대할 방침이다./조규남기자nam8319@kbmaeil.com

2021-01-26

자작나무 숲길 걸으며… 봐요, 밤하늘 수놓은 별들의 낭만을

지난해 초. 갑작스레 출현한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전 인류에게 환멸과 공포를 가져다줬다. 동시에 지구의 주인인 것처럼 오만하게 행세했던 인간이 실상은 얼마나 무력한 존재인지를 무섭게 가르쳤다.그러나 100가지 나쁜 점 속에서도 굳이 찾아내자면 그 가운데 한두 가지 좋은 점은 반드시 있는 법. 코로나19는 우리에게 조용히 사색하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한 해에 수백 만 명이 해외여행을 떠나고, 그보다 몇 배 더 많은 숫자가 국내관광을 하는 한국. 하지만, 지난해부턴 외국은 물론이고 이웃 동네로 가는 것조차 조심스럽다. 2020년 봄에는 전국 대부분의 사람들이 ‘코로나19 감염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경북 거주민들을 꺼렸고, 이후 여름엔 서울, 이어서 올 겨울엔 수도권에서 생활하는 사람들이 타 지역의 친척과 친지들을 방문하려면 눈치를 봐야했다.관광산업의 흐름도 크게 바뀌었다. 버스를 대절해 봄엔 꽃놀이, 여름엔 물놀이, 가을엔 단풍놀이를 다니던 패턴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혼자 또는 연인이나 가족이 단출하게 떠나는 여행이 증가하고 있다.변화한 그 흐름에서 새롭게 주목받는 경북의 ‘언택트 관광지’도 늘고 있다. 영양군과 영천시도 그런 도시다. 두 지역이 가진 공통적인 매력은 차가운 겨울밤 하늘에서 꿈처럼 빛나는 수많은 별을 바라볼 수 있다는 것.여기에 더해 눈 쌓인 인적 드문 산 속 숲에서 유유자적 산책과 묵상을 즐길 수 있다. 사람들간 접촉을 최소화해야 할 코로나19 시대에 맞춤한 여행지가 아닐 수 없다.◆ 영양, 밤하늘과 자작나무가 선물하는 치유의 시간2년 전이다. 영양을 여행하며 산나물로 차려진 늦은 저녁을 먹고 홀로 숲길을 걸은 적이 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탠다면 올려다본 하늘에서 주먹만한 별들이 당장 눈앞으로 쏟아질 것 같았다.그보다 몇 해 전. 이란의 중부 사막도시 야즈드(Yazd)의 숙소 옥상에서도 큼지막한 별들의 군무(群舞)에 기가 질린 기억이 있다. 영양이나, 지금은 여행하기가 더욱 어려워진 이란의 야즈드나 별이 전해주는 낭만은 유사했다. 그때 자연스레 떠올린 정호승(71)의 시 한 편이 있다. 시도 그렇지만 감수성 넘치는 안치환과 시니컬한 목소리를 가진 장필순의 노래로도 유명한 ‘우리가 어느 별에서’다.우리가 어느 별에서 만났기에이토록 서로 그리워하느냐우리 어느 별에서 그리워하였기에이토록 서로 사랑하고 있느냐사랑이 가난한 사람들이등불을 들고 거리에 나가풀은 시들고 꽃은 지는데우리가 어느 별에서 헤어졌기에이토록 서로 별빛마다 빛나느냐우리가 어느 별에서 잠들었기에이토록 새벽을 흔들어 깨우느냐해 뜨기 전에가장 추워하는 그대를 위하여저문 바닷가에 홀로사람의 모닥불을 피우는 그대를 위하여나는 오늘밤 어느 별에서떠나기 위하여 머물고 있느냐어느 별의 새벽길을 걷기 위하여마음의 칼날 아래 떨고 있느냐.◆ ‘슬로시티 영양’에서 옛 추억을 불러내보면 어떨까?‘슬로시티(Slowcity) 운동’이란 게 있다. 1999년 이탈리아에서 시작된 이 운동은 청정한 자연을 친구 삼아 전통적인 문화를 보호함으로써 공해와 오염에 찌든 현대인들을 치유하자는 뜻에서 출발했다.영양군은 이 슬로시티 운동의 회원으로 가입된 고장. 그 중심에 영양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이 있다. 영양군은 이곳을 아래와 같이 소개한다.“영양에서 가장 깨끗한 하늘을 만날 수 있는 곳.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은 수비면 수하계곡 왕피천 유역 자연경관보존지구 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반딧불이 생태공원 일대 390만㎡가 국제밤하늘협회(IDA)로부터 2015년 아시아 최초로 국제 밤하늘 보호공원으로 지정받았다.”당연한 이야기지만 꼭 이 공원에서만 별들이 보이는 건 아니다. 영양 어디에서도 소년·소녀시절의 애틋하고 아름다웠던 기억을 소급하는 낭만적인 별과 만날 수 있다. 이는 영양군에 가봐야 할 이유이기도 하다.그리고 하나 더. 영양 관광의 ‘새로운 별’로 떠오르고 있는 자작나무숲을 빼 놓으면 섭섭하다. 큰길에서 한참 떨어진 한적한 지역에 북유럽 동화 속에 등장할 듯한 풍경으로 존재하는 숲.찾아가는 것부터가 ‘작은 모험’에 가까운 영양군 죽파리 자작나무숲을 걷노라면 겨울 찬바람에 손과 발이 시릴 수 있지만, 그것조차도 쉽게 경험할 수 없는 여행의 즐거움으로 받아들여진다. 가보면 이 말이 사실임을 알게 된다.영양군청 관계자 하나가 자부심 가득한 눈빛으로 죽파리 자작나무숲에 관해 이야기한다. 들어보자.“1993년부터 식재한 30.6ha 규모의 자작나무숲이다. 2km의 산책로가 만들어져 있고, 한 번 온 사람은 반드시 다시 찾는 매력을 지녔다. 찾아가기가 쉽지 않지만 일상을 떠난 여행에선 그것도 재미 아닌가? 깊은 숲 속에선 핸드폰도 작동하지 않는다. 그러나 복잡한 일상을 떠나 세상사 시름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는 매력이 불편함을 충분히 감수할 수 있게 해준다.”◆ 한 번 보면 잊을 수 없는 영천 보현산의 별과 설경(雪景)한때 세계 곳곳에 식민지를 가졌던 영국은 자신들 나라의 문화·예술적 자존심을 이렇게 표현하곤 했다.“가장 큰 식민지 인디아도 셰익스피어(William Shakespeare·영국 극작가)와 바꾸지 않겠다.”영천시 보현산에서 눈 쌓인 겨울밤 별을 올려다본 적이 있는 사람이라면, 약간의 오만함마저 묻어나는 영국 사람들의 말을 이렇게 바꿔볼 용기가 생길 것 같다.“영천 보현산의 설경과 그 위에서 빛나는 별들이 만들어낸 경치는 영국과도 바꾸지 않겠다.”아래 보현산에 관한 ‘한국 민족문화대백과’의 설명을 인용한다.“경북 영천시 화북면과 청송군 현서면에 걸쳐 있는 산이다. 높이는 1천124m. 모자산(母子山)이라고도 불린다. 중앙산맥 중앙부에 자리했고, 이 산이 하나의 맥을 이루기에 그 자체를 보현산맥이라 칭한다. ‘화산지(花山誌)’엔 ‘중턱엔 중복에 생겨 말복에 없어진다는 빙혈(氷穴)이 있다’고 기록돼 있다. 산삼을 캐내 남편의 병을 고친 아내가 평생 모은 재산으로 산삼을 캤던 자리에 지었다는 법룡사도 보현산에 위치했다.”이처럼 건조하고 짤막한 문장만으론 보현산의 겨울 풍경이 여행자들에게 전하는 위로와 위안을 설명하기엔 턱없이 모자란다. 여러 차례 직접 가본 기자이기에 서슴없이 이렇게 말할 수 있다.영천은 해마다 여러 차례 폭설이 쏟아지는 강원도나 경기도 북부에 비해 눈이 자주 내리지는 않는다. 그래서다. 보현산의 설경은 더욱 귀하게 관광객들에게 다가선다. 흔하게 볼 수 없는 풍광이기 때문이다.하얀 눈이 만들어낸 동양화 화폭 속에서 천천히 산길을 오르며 초롱초롱한 별과 향기를 뿜어내는 갖가지 나무와 만난다는 건 재론의 여지없이 행복한 일이다.보현산에서라면 프랑스 시인 로트레아몽(1846~1870)의 “나무는 자신의 위대함을 모른다”는 문장이 어떤 의미인지를 해석할 수도 있을 듯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1-26

“유도와 기업, 당연히 유도가 먼저죠”

예전에 내가 살던 반고개에는 통근차가 많았다. 반고개는 성서로 가는 길목이고, 성서에는 섬유공장이 많았다. 아침마다 동네의 언니 오빠들이 도시락 가방을 들고 구두소리 또각또각 울리며 섬유공장으로 출근했다. 요란하게 구두소리 울리는 언니 오빠들의 싱그러운 젊음으로 골목이 온통 수다스럽고 생기가 펄펄 넘쳤다. 한 사람이 뛰면 덩달아서 너도나도 뛰기 시작하는데, 구두 뒤축소리가 골목 가득 울려 퍼졌다. 숨을 헐떡이며 반고개에 이르면 통근차가 줄 지어 서 있었다. 식구들이 문 밖까지 나와서‘잘 갔다 온나~’하고 배웅하던 아침 풍경이 정겨웠다. 아이도, 노인도, 출근하는 청년도 많을 때였다. 1970년대 80년대의 골목 풍경이다.그저께 만난‘기풍섬유’와 김진도 회장님이 그 아련한 추억을 되살려 주었다. 섬유공장 마당에 발을 딛는 순간, 또각거리며 골목을 울리던 구두소리가 들렸다. 아침마다 직물공장으로 출근한 형제가 있었다. 예전에는 2교대였는데 지금은 4교대라는 회장님의 말씀을 들으며 밤일하고 와서 해가 기울도록 고단한 잠에 빠져 있던 형제를 생각했다. 시간은, 너나없이 궁핍했던 그 서글픈 추억조차 애틋한 그리움으로 돌아보게 한다. 배운 사람보다 못 배운 사람들이 더 많았고, 직물공장으로 출근하는 사람도 많았고, 집 가진 사람보다 셋방에 사는 사람이 훨씬 더 많을 때였다. 누구나 가난했던 시대의 중심에 섬유산업이 굳건히 자리 잡고 있었다.기업인과 유도인, 두 가지의 막강한 레벨을 보유하고 있는 김진도 회장님을 진량공단에서 만났다. 기풍섬유를 창업한 것이 1977년이었으니, 무려 45년 동안 꿋꿋하게 한 길을 걸어오신 셈이다. 기업을 인수하자마자 쓰나미처럼 들이닥친 2차 에너지 파동으로 지게꾼과 막일꾼들이 부러울 정도로 심각한 경영난을 겪었다고 한다. 현장에서 쌓은 실전경험이 있다고 하나, 섬유시장의 동향을 읽는 사회적 안목이 어두워서 하청이 중단되고 자금 압박을 받는 심각한 상황에 몰렸다고.“그 어려움을 어떻게 극복하셨어요?”“경영학 공부 말고는 다른 길이 없다는 걸 깨닫고 용인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에 등록했어요. 배우지 않고는 알 수 없으니까요.”회장님은 올바른 기업운영을 위하여 용인대학교 경영학 박사 과정에 등록하고 ‘기업의 조직문화가 조직 유효성과 노사관계에 미치는 영향에 관한 연구’라는 논문으로 졸업했다. 자승자강(自勝者强)이라던가. 스스로를 이기는 사람이 강한 사람이다. 역사적으로 급격한 변화가 일던 과도기여서 어려움이 무시로 들이닥쳤지만 회장님은 문(文)과 무(武)를 겸비하는 것으로 위기를 이겨냈다. 에너지 파동, 10. 26 사태, 5.16 민주화 운동 등, 굵직굵직한 사건으로 사회가 지진을 만난 듯 통째로 흔들렸고 경제 주역으로 자리매김하던 섬유산업조차 맥없이 휘청거렸다. 회장님은 위기에 봉착한 사업을 회생시키기 위해 워터제트와 에어제트 같은 최신형 직기를 도입하는 과감한 설비투자로 맞섰다.기적 같은 회생 능력을 발휘한 덕분에 생산성을 높이고 고용을 창출하는 놀라운 효과로 기업의 발전은 물론이고, 산업에 종사한 근로자들의 정신적 경제적 안정과 국가의 경제발전에 크게 기여했다. 회장님은 기업을 살리고 흑자를 끌어올린 공로를 인정받아서 제 24회 섬유의 날에 대통령 표창을 받았다. 그 밖에도 1977년 수출의 날에 ‘2000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고, 2003년 납세의 날에 재정경제부 장관 표창까지 받는 기염을 토했다.“참된 기업인의 길을 걸어오신 삶의 역사가 45년인데도 회장님을 검색하면 유도인이 더 부각됩니다. 유도와 기업 중 어느 쪽이 먼저였어요?”“당연히 유도가 먼저죠. 허허허!”유도와 기업이 모두 회장님에게 천직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기업은 삶의 터전을 닦는 발판이어서 죽을 때까지 함께 가야 할 일이고, 유도는 온 마음을 기울여 맡은바 책임을 다 해야 하는 일이었다고 명확하게 구분한다. 더구나 이제는 후배들에게 자리를 물려줘야 할 시점이라며 세월의 무상함을 솔직히 인정했다. 젊은 시절에 회장님은 미국으로 가는 것이 꿈이었다. 미국의 프로모션 모자회사에 고종형이 있어서 미국으로 가려고 했는데 ‘섬유를 사랑하는 모임’의 초대회장이신 이지철 텍스밀 회장님의 부탁으로 3년 동안 공장장이 되었다. 77년 3월에 부모님의 도움을 받아서 독립하며 본격적으로 섬유산업에 뛰어들었다. 섬유산업의 위기를 탈피하려고 기계업에도 뛰어들었지만 직접 설계하지 않으면 성공하기 어려운 분야인 것을 깨닫고 일찌감치 정리했다. 지금은 주식회사 기풍산업과 기풍섬유 두 곳만 운영하고 있다.45년간 외길을 걸어온 기업인이어서 줄곧 사업만 하고 산 것 같지만, 놀랍게도 회장님은 용인대학교 유도학을 전공한 공인 유도 9단의 입신이다. 입신이란 지혜나 기예 등이 뛰어나 신묘한 경지에 들어감을 이르는 말이다. 9단에 이르기 위해서는 어릴 때부터 긴 세월 오랜 단련의 과정을 필요로 함은 물론이고, 단순한 기예만 닦는다고 이룰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당당하게 실력으로 인정받아야만 입신이 가능하다. 그에게는 기업 외에도 유도가 삶의 근간이었다.“결코 쉽지 않은 두 길을 걸어오셨는데, 어떤 각오로 살아오셨어요?”“그저 묵묵히 저만의 방식으로 살아왔을 뿐입니다.”회장님은 어려운 시절에 망설이지 않고 최첨단 기계를 도입해서 질 좋은 제품 생산 능력을 키움과 동시에 국제적인 경쟁력과 튼튼한 자본 능력으로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 세웠다. 그와 동시에 고단자다운 책임감으로 우리나라 유도의 경쟁력을 키우는데 앞장섰다. 미국으로 진출하기 위해 유도를 전공한 꿈나무가 대한유도회의 수석부회장이 되어 전국의 세계대회란 대회를 빠짐없이 다녔는가 하면 부회장 18년, 직무대행 두 번, 36대 37대 대한유도회 회장으로 봉사를 하고 이제 명예회장으로 넘어갈 시점에 있다. 그 동안 유도선수들과 함께 세계대회를 누비며 유도 활성화에 힘쓴 이력이 화려하고 충실하다. 그에게 유도는 기업인으로 살아온 유구한 세월만큼이나 창대해서 삶의 역사와 맞먹는다고 해도 무방하다. 이쯤 되면 고향 영덕에서도 자랑스러운 영덕인으로 칭송을 받을 것 같다.“고향 후배들 중에도 유도를 하는 사람이 여러 명이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 얘기 좀 해주세요.”“대한민국 유도회에 입문하고 보니 저절로 고향 후배들을 만나게 되더군요.” 지도자의 자리는 스포츠 정신처럼 공명정대해야 하는 것이어서 고향 까마귀가 아무리 좋아도 실력이 안 되면 키워주고 싶어도 키워줄 수가 없다고 한다. 지도자는 어떠한 순간에도 편협해서 안 된다는 철칙을 부러지게 지켜왔다고 자신한다. 그런 와중에 고향 후배 권용달과 최창석, 조수희 같은 몇몇 후배는 당당하게 제 실력으로 등극해서 인정받았다. 후배 조수희는 아시안게임 여자 유도 국가회장으로 나가서 금메달을 땄고, 지금은 국제심판 국가회장 코치로 활동하고 있다. 계명대학교 감독이었던 권용달은 유니버시아드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국제심판 BA를 받았고, 대학연맹에서 심판 위원장과 부회장을 지냈고, 또 다른 후배인 최창석은 고등학교에서 교편을 잡으며 대한유도회 감독도 하고, 선수보호 위원장과 중고교 연맹 부회장을 했다고 몹시 자랑스러워한다. 이제 그 후배들도 나이가 들었지만 그들은 여전히 회장님과 연결된 소중한 인맥이고 자원이다. 유도인으로서 고향에 유도를 보급하자는 정통영 선생의 취지 아래 유도인 양성에 힘을 쓴 결과였다.대한유도회에 몸담고 있는 동안 회장님은 일 년에 전국대회가 25번, 세계대회까지 35번이나 되는 그 많은 대회를 빠짐없이 다녔다. 외국으로 나가면 일주일이나 열흘쯤, 지방으로 가도 사나흘이 걸리는 일정을 모두 소화했다. 회장을 맡고 있는 동안 유니버시아대회에서 금메달 8개를 땄고, 아시안게임 때에 금메달 6개, 브라질올림픽 결승에서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땄다고 자랑이 대단하다. 36대 37대 두 번의 회장을 지내는 동안 유니버시아드, 아시안게임, 브라질올림픽의 그랜드슬램을 이루었는데, 동경올림픽을 치르지 못한 것과 올림픽에 심판을 한 명도 올리지 못한 것을 몹시 아쉬워한다. 두툼한 양장표지의 ‘유도백년사’를 내놓으며 회장님은 자랑할 거라곤 이것 하나뿐이라고 겸손해하신다. 우리나라 최초의 ‘유도 100년사’이고, 우리나라 유도의 역사가 알알이 담긴 책의 가치 앞에 저절로 숙연해졌다. 책은 단순한 기록의 차원을 넘어 후세대대로 전해질 보물이어서 그 가치를 더한다. ‘유도백년사’를 출간한 것으로 회장님의 유도 역사는 완벽하게 마무리 된 듯하다. 할 일을 다 하고 뒤로 물러앉는 사람에게 우리는 아름답다는 말을 아끼지 않는다. 어떤 분야에서 ‘자리’의 가치는 이렇듯 참된 마음으로 성심성의껏 일을 하라고 주어지는 것임을 회장님은 말을 아끼는 신중함으로 대신한다. /글 장정옥 소설가(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19년 김만중문학상 수상)

2021-01-26

남녀노소 맞춤형 복지 실현… ‘살맛나는 행복 청도’ 만든다

청도군의 2021년 군정 운영방향은 △미래를 선도하는 스마트 농업생태계 조성 △군민 중심의 촘촘한 복지 실현 △지역경제 융·복합 혁신 동력 확보 △청도형 뉴딜정책을 통한 지역개발 가속화 △매력 있는 교육·문화·관광산업 육성 △군민 안전과 공감의 감동행정 구현 등이다.□ 미래 선도 스마트 농업생태계 조성청도군은 농촌자원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하기 위해 농산물 안전 분석실 건립과 청년 임대형 스마트 팜 단지 조성, 드론 방제단 운영, 농산물 가공 부가가치 향상, 고품질 과실 생산기반 지원, 신소득 작물 및 특화작물 확대 육성 등 스마트 농업 인프라를 적극 구축한다.또 통합마케팅 출하조직 육성과 농산물 수출 확대 기반조성, 농축산물 가격안정기금 운용, 농특산물 온·오프라인 마케팅 강화, 친환경 축산경영 지원 등 지속 가능한 농업생태계 기반도 조성한다.농업인의 복지와 경영안정을 최우선으로 귀농·귀촌 지원, 청년 창업농 육성, 농업 전문가 양성, 농작물 재해보험 및 농업인 안전보험료 지원, 여성농업인 특수 건강검진 지원으로 안정적인 농업 생활기반 조성에도 행정력을 집중한다.□ 군민 중심 촘촘한 복지 실현수요자 중심의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장애인복지회관 리모델링, 장애인복지관 나눔 숲 조성, 국가유공자 복지 향상, 청도군 가족센터 및 청도 드림생활봉사센터 건립으로 누구나 소외 없는 맞춤형 서비스의 포용적 복지를 실현한다.저출산 극복과 인구증가 시책 확대, 건전한 청소년 육성, 치매센터 운영, 경로당 운영 지원, 행복 도우미사업 추진 등 군민이 편안하고 행복한 복지 실현으로 살맛나는 행복 청도 조성에도 적극 노력할 계획이다.행복택시와 행복버스 운영, 긴급복지와 찾아가는 복지서비스 제공, 건강생활지원센터 건립, 보건소와 풍각보건지소 신축으로 감염병 예방과 감시체계를 강화해 군민이 건강한 촘촘한 선진 복지서비스 시스템도 구축한다.□ 지역경제 융·복합 혁신 동력 확보청도의 새로운 변화와 발전을 가져올 청도 자연드림파크 조성에 총력을 다하고 청도 수제맥주센터 건립, 농촌 신활력플러스 사업 본격 추진 등 경쟁력 있는 미래 신성장 산업을 유치·지원해 지역 경기를 살리는데 최선을 다한다.공공일자리 창출과 사회적 경제기업 육성, 중소기업 운전자금과 소상공인 특례보증 지원, 중소기업 제품 홍보 마케팅으로 지역에서 일할 맛 나는 분위기를 적극 조성한다.지역경제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청도시장 주차장 조성, 청도사랑상품권 특별할인과 사용 확대, 청도 맛집과 안심식당 발굴, 음식점 문화 환경개선사업도 추진한다.□ 청도형 뉴딜정책 통한 지역개발 가속화청도읍 도시재생뉴딜사업을 본격 추진하고 청도읍 도시재생 추가 인증사업과 화양읍 도시재생뉴딜사업도 사전 행정절차를 거쳐 공모사업에 선정될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한다.고수7리 새뜰마을 조성과 이서 문화소리마당과 청도 설레임마당 조성, 농촌중심지 활성화사업(화양, 각북, 이서), 기초생활거점 육성사업(각남, 운문, 매전), 도시계획도로 개설, 농촌생활용수 개발, 노후상수도 정비, 운문댐 맑은 물 공급 등 경쟁력 있는 균형개발로 활기 넘치는 도시환경도 조성한다.청도교 및 고수8리 강변도로 확장, 범곡네거리~모강교차로 국도 확장, 마령재터널 건설, 청도~밀양2 및 매전~건천 국도, 운문~도계 국지도 시설개량 등 광역도로망 구축사업 추진에도 속도를 높일 예정이다.아울러 지역개발의 가속화를 도모하기 위해 수월~화산2리, 유등~칠곡리, 동산~덕정간 도로 확포장, 고평·학산 교량공사, 종합스포츠파크 기반시설 및 접근로 개설, 남산 13곡 기반시설 정비사업 등 사통팔달의 도로망도 구축한다. 각종 재난과 재해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 수리시설 개보수, 노후 위험저수지 정비,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정비, 청도천과 동창천 하천정비, 풍각천 생태하천복원, 유호지구 우수저류시설 설치, 가금·예리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사업 등 선제적인 재해 대응체계 구축도 지속 추진한다.어린이집과 보건지소 그린 리모델링 추진, 전기자동차 보급, 가축분뇨공공처리시설 설치, 시가지 노면 청소차량 운영, 신재생 에너지 융복합 지원, 소형 LPG 저장탱크 보급사업 등 청도형 뉴딜사업으로 청정도시 청도 구현에 총력을 기울인다.□ 매력 있는 교육·문화·관광산업 육성새마을대학 운영, 새마을유물관 조성과 시대촌 정비, 신화랑정신 함양사업, 어린이도서관 운영 활성화, 인재육성장학회와 평생학습센터 확대 운영 등 청도정신의 브랜드화와 평생교육 실현으로 청도의 자긍심을 드높일 계획이다.청도읍성과 유등연지 관광자원화, 유천 문화마을 조성, 생태테마관광산업 육성, 여행자센터 운영, 레일바이크, 한국코미디타운, 신화랑풍류마을 시설과 프로그램의 지속적인 업그레이드로 많은 관광객 유치에도 적극 나선다.생활문화복합센터 건립 추진과 영남알프스 생태탐방로, 운문산 둘레길, 신화랑 달빛수련길, 국도변 가로수길 조성, 롤러코스터 짚라인 시설 구축, 청도자연휴양림과 청도루지 개장 등 고품격 문화관광 콘텐츠 개발과 언택트 관광산업 육성에도 최선을 다한다.□ 군민 안전과 공감 통한 감동행정 구현사회재난과 자연재난의 대응역량 강화를 위한 조직체계 개편과 스마트시티 통합플랫폼 구축, 재난구호와 범죄예방 안전서비스 강화, 산불방지센터 건립, 군민안전보험 가입 등 선제적인 군민 안전 대응체계를 확립한다.고지서 모바일 전자송달서비스 제공, 찾아가는 현장민원실 운영, 카카오톡 민원안내시스템 구축, 현장 중심의 소통행정으로 군민으로부터 신뢰받는 적극행정과 혁신행정 추진에 최선을 다하며 군민 눈높이에 맞춘 휴먼시티 청도 조성을 위해 주민 참여형 특색 있는 마을 가꾸기, 공영주차장 조성사업 추진, 화양읍 청사와 청도군의회 복합청사 건립도 추진한다.군민이 희망하는 군정과 젊은 층을 유입할 수 있는 정책, 농사만 지어도 부자가 되는 청도를 만드는 전략사업을 발굴해 예산 확보와 시행에 모든 정성을 기울인다.이승율 청도군수는 “모두가 한마음 한뜻으로 함께하고 고민한다면 청도군의 미래는 밝다”며 “우보천리(牛步千里)의 마음으로 항상 한걸음 더 다가서고 정성을 다하는 신뢰와 감동 행정으로 ‘군민이 편안하고 행복지수가 높은 살맛나는 희망청도 조성’을 위해 5만 군민들과 600여 공직자들이 모두 손을 맞잡고 힘차게 전진할 것이다”라고 밝혔다./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21-01-25

예천군, 올해 예산 첫 5천억 시대… 변화와 도전정신 통했다

지난해 예천군은 코로나19와 긴 장마, 태풍으로 시름이 깊었던 한해였다.하지만 김학동 예천군수와 700여 공직자들이 변화와 도전정신으로 지역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 했다. 그 결과, 처음으로 세출예산 5천억 원 시대를 열었다. 지방교부세가 줄었음에도 불구하고 적극적인 국·도비확보와 공모사업 도전의 결과다.2022아시아U20육상선수권대회와 대한육상연맹의 육상교육훈련센터를 유치해 매년 16만5천여명의 선수들과 지도자들이 예천을 방문하게 되고, 이에 따른 경제적 파급효과는 연간 3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농정대상 10년 연속 우수기관, 농산물 수출정책 최우수 등 농정분야 6개 평가에서 모두 최우수상을 수상하는 등 40여개의 다양한 분야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는 영예를 얻었다.김 군수와 공직자들은 2021년 새해를 맞아 군민의 복리증진과 지역발전을 위해 더욱 더 열심히 뛰겠다는 의지를 다지고 있다.◇ 원도심 활성화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예천군은 도시재생뉴딜사업과 전선지중화사업, 간판개선사업, 공영주차장 확보 등 원도심 활성화사업에 속도를 더할 예정이다.도시재생뉴딜사업 1년차인 올해 옛 119센터 자리에는 ‘아이사랑안심케어센터’를, 상설시장 인근에 마련한 부지에는 ‘예천한우실비체험센터’를 건립한다. 전선지중화 사업은 현재 시공 중인 1단계 구간이 완료 되는대로 2단계인 시장로 동서방향 1.1㎞ 구간을 시행하고, 마무리되는 공영주차장과 노상주차장을 유료화해 무분별한 주정차질서를 개선하고 선진 교통문화가 정착되도록 할 계획이다.아직까지 정비되지 않은 효자로 118개 점포의 간판 정비도 마무리한다.이 밖에도 예천사랑상품권 발행을 확대해 지역자금 유출을 방지하고, 상가시설 개보수, 소상공인 특례보증지원으로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지역상가 품질 및 서비스 개선으로 지역경기활성화에 주력한다.◇ 도청 신도시 정주여건 개선근린공원과 둘레길, 송평천 산책로, 숲속 놀이터, 숲속명상원 등의 공간을 정비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생활폐기물 수거체계를 개선해 깨끗한 거리환경을 조성한다.신도시민들의 문화 복지 거점시설이 될 복합커뮤니티센터의 2022년 5월 완공에 차질이 없도록 할 예정이며, 다함께돌봄센터, 공립유치원, 국공립어린이집을 더 확충한다.지난해 11월에 문을 연 호명 주민자치센터는 신도시 주민들에게 다양한 체험과 교육의 장이 되고, 신속한 민원업무 처리를 위한 행정 출장소 기능을 하도록 한다.아파트 단지마다 공동체 활성화 프로그램으로 주민들 간의 갈등해소와 화합을 도모하고, 민간 전문 감사관제를 운영해 투명하고 민주적인 공동체 문화가 정착 되도록 한다.◇ 농축산업 경쟁력 강화로 농가소득 증진어려운 재정 여건 속에서도 전체 예산의 20%정도에 달하는 930여억 원을 농업분야에 투자해 농가소득 증대를 위한 다양한 시책을 펼친다. 안정적인 영농활동 지원을 위해 농업인 맞춤형 3대 보험가입(농작물재해보험, 농업인안전보험, 농기계종합보험)을 지원해 자연재해와 불의의 사고에 대비하고, 미래농업을 이끌어 나갈 청년농부와 강소농을 육성해 농촌에 활력을 불어 넣는다.친환경, 고품질, 명품화 전략에 주력해 지역 농산물의 인지도를 높이고, 예천장터의 온·오프라인 판매와 수출확대로 국내외 판로를 확장해 나간다.예천한우 브랜드화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예천한우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한우를 예천군 대표 먹거리로 육성한다.5월에 농산물가공센터를 준공해 부가가치가 높은 농산물 가공과 창업을 지원하고, 밭작물 칼슘유황 비료와 미생물 공급, 시설원예 현대화를 위한 지원을 확대한다.그 동안 코로나19로 인해 연기됐던 곤충엑스포는 취소가 불가피해 곤충페스티벌로 대체하고, 실질적인 농가소득으로 연계될 수 있도록 곤충의 본격적인 산업화에 주력할 방침이다.◇ 행복과 건강한 삶 위해 맞춤형 복지와 교육사업 지원아이돌보미 지원사업과 다함께돌봄센터 확대운영으로 출산과 양육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해 젊은 여성들이 경력단절 없이 경제활동을 할 수 있도록 한다. 도내 유일하게 선정된 미래교육지구 사업과 교육여건 개선사업, 예천군민장학회 운영, 군립 도서관 건립 등으로 청소년들에게 최고의 교육환경을 제공해 예천군이 최고의 대입진학실적을 자랑하는 교육명품 도시가 되도록 한다.청년 유입과 일자리 창출을 지원하기 위한 청년회관과 희망키움센터를 건립해 창업 준비와 교육, 실습 공간 마련 등을 통해 청년 창업자들이 자립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해 나간다.노인일자리 전담기관인 시니어클럽을 설치해서는 어르신들에게 일자리와 사회활동의 기회를 제공하고, 여성과 장애인 등 사회적 약자들이 소외되지 않도록 맞춤형 복지정책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역사·문화·예술 도시로의 관광자원 개발올해 말에 준공될 중부내륙고속철도와 중앙선 전철화, 대구경북통합신공항 이전 등의 사업으로 사통팔달의 교통체계가 구축되는 것이 예천군의 관광산업을 위한 절호의 기회가 돼야 한다.삼강문화단지, 회룡포와 용궁역이 있는 서남부 권역과 초간정, 하늘자락공원 그리고 태실과 천년고찰이 있는 백두대간권역, 곤충생태원과 천문우주센터, 석송령과 예천온천이 있는 체험관광권역의 관광상품 완성도를 높인다.기존의 여러 관광지가 외곽지역에 위치한 것을 보완하기 위해 예천박물관 개관과 개심사지오층석탑 역사공원 조성, 공공미술관 건립 추진으로 예천군을 역사·문화·예술도시로 자리매김 하도록 해 예천읍 원도심이 예천 관광의 허브가 되도록 한다.◇ 지속적인 스포츠 마케팅으로 침체된 지역경기 활성화육상과 양궁 중심의 적극적인 스포츠 마케팅을 펼쳐 전국대회와 전지훈련을 적극적으로 유치하고, 2022아시아U20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를 위한 조직위원회 발족과 공설운동장 리모델링 등 대회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한다.지난해 유치한 대한육상연맹 육상교육훈련센터는 찾아오는 선수들과 관계자들이 불편함이 없도록 지원, 지역 경기에 실질적인 보탬이 되도록 한다.◇ 군민화합 토대로 참여행정 실현‘예천사랑운동’을 전개해 예천군민 모두가 행정에서 추진하는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하고 군민 스스로 주인의식을 가지고 지역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갈 수 있도록 좌담회와 공청회를 통해 주민들과 소통하는 열린 행정을 실천할 예정이다./정안진기자 ajjung@kbmaeil.com

2021-01-24

올해 ‘경제·민생·미래’ 방점… 김천시민 행복한 삶 지킨다

2021년은 실질적인 민선7기의 마무리를 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다. 그러나 세계경제의 침체와 더딘 경기회복 속에서 수출과 내수 부진으로 지역경제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 김천시는 2021년도에는 시민의 삶의 최우선으로 살피고 무엇보다도 미래을 위한 준비에 중점을 두고 있다. 김천시의 시정방향은 오늘의 행복을 지키는 생활정책과 미래 자족도시로 가는 희망정책을 더해 ‘경제’, ‘민생’, ‘미래’에 방점을 두고 있다.□ 지역경제의 체질을 튼튼하게 개선올해에는 총 400억원의 예산을 일자리 정책에 투입하고,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계층별 세대별 맞춤형 일자리를 많이 만들 계획이다. 마무리에 접어든 3단계 일반산업단지에 이어 신산업단지 조성을 준비하고, 산업단지 대개조 사업을 통해 최적의 기업입주 환경을 조성한다.스마트공장 구축 등 생산기능을 고도화하여 디지털시대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글로벌 수출 강소기업 육성을 위한 해외시장 개척사업의 지원을 늘려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할 방침이다. 소상공인 지원, 김천사랑 상품권 확대발행, 전통시장 활성화 지원 등 골목상권 활성화로 서민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계획이다.관광과 스포츠를 연계한 컨텐츠를 발굴해 적극적인 도시 마케팅을 추진한다. 직지사 권역, 부항권역, 증산권역, 도심권역 등 경쟁력 있는 체류형 관광벨트를 구축해 실질적인 지역주민의 소득 향상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사명대사공원은 시설과 프로그램을 보완해 명실상부한 김천의 대표 관광지로 만들고, 교동 연화지 일원 특화거리 조성으로 볼거리, 즐길 거리를 강화할 계획이다.스포츠 특화도시로서 스포츠 인프라와 관광, 이벤트를 융·복합하여 지역경제 활성화를 견인하는 스포노믹스를 추진한다. 제2 스포츠타운과 복합운동장 및 야구장 조성, 실내사격장 등 다양한 시설을 확충한다. 대규모 종합대회와 전지훈련 유치로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고 시민 여가활동과 건강증진도 지원하고 새롭게 출범하는 김천상무FC를 통해 김천의 브랜드와 지역 특산물을 전국에 알릴 계획이다.□ 민생안정과 일상의 삶이 편리하고 행복한 지역사회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저소득층을 더욱 자세히 살피고 장애인, 노인 등 소외계층을 위한 복지시설 확충과 맞춤형 서비스를 확대하여 건강한 사회활동을 지원한다. 심화되고 있는 저출산 문제는 보다 전향적으로 대처해 공공산후조리원 건립, 산모·아기 돌봄사업 확대와 직장맘 지원센터 구축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사회적 환경을 조성해 나간다.유치원부터 고등학교까지 전면 무상급식 확대로 교육경비 부담을 줄이고, 진학·진로 컨설팅 및 진로적성체험센터 운영으로 대도시에 비해 부족한 맞춤형 교육지원시스템도 확대한다.편리하고 안전한 교통망은 지역의 역동성과 경쟁력을 높여 준다. 김천-거제 간 남부내륙철도, 김천-문경 간 중부내륙철도, 김천-전주 간 동서횡단 철도 등 십자축 광역철도망 완성에 탄력을 붙여 나가고, 국도 3호·59선 확장 등 광역도로망 확충과 함께 시청-혁신도시 간 강남북 연결도로, 교통택지-산업단지 간 도로 개설을 통해 시가지 내 교통체계를 개선한다.코로나 확산 방지를 위해 필요한 모든 수단을 총동원해서 대응하는 한편 체계적인 가축방역 시스템도 구축하여 조류인플루엔자, 구제역으로부터 청정지역으로 지켜나갈 방침이다.첨단 정보통신기술을 적용한 스마트 홍수관리시스템과 스마트 관망관리 인프라를 구축하여 재난 대응능력을 높이고, 관내 학교 CCTV 영상을 통합관제센터로 연계 운영하고 방범용 CCTV 설치도 늘려 범죄로부터 시민의 안전을 지킬 계획이다.□ 미래 먹거리 산업육성, 미래지향적 도시개발민선7기 출범 이후 새로운 미래 먹거리 산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는 자동차튜닝, 드론, 초소형 전기차 산업이 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12만평 규모의 자동차 서비스 복합단지는 자동차 튜닝의 메카로 만들고, 비수도권의 대표적인 국가 드론실기시험장과 융·복합드론 인프라 구축을 통해 김천을 드론산업의 거점으로 육성할 계획이다.초소형 전기차, 자율주행 셔틀부품 개발 및 고도화와 플랫폼 등 지능형 모빌리티 생태계를 구축하여 관련기업을 많이 유치하고, 한국도로공사와 연계한 첨단물류센터 및 스마트물류 테스트베드 구축 사업을 추진해 남부권 스마트물류 거점도시로 만든다.김천시는 지역의 양대 발전축인 혁신도시와 원도심은 골고루 발전시켜 나가기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 있다. 복합혁신센터에 이어 혁신도시에 어울리는 특색 있는 어린이·가족 생활문화공간을 추가로 조성하여 주민 만족도를 높일 수 있는 정주여건을 만든다.가시적인 성과를 내고 있는 원도심 재생사업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3개 지구의 도시재생 사업과 함께 남산지구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도 추진하여 사람과 자본이 모여드는 매력적인 도시공간으로 재탄생시킬 계획이다.“코로나 충격서 벗어나 새로운 미래 100년 본격 준비”▒ 김충섭 김천시장 신년사2021년 시정추진 방향은 ‘민생과 경제, 그리고 미래’에 중점을 두었습니다. 민생의 최고 복지는 일자리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려운 경제와 코로나19라는 한파의 경제적·사회적 충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우량기업을 많이 유치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야합니다. 이를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인 산업용지 확보입니다.현재 85%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는 3단계 산업단지는 준공하기도 전에 21개 기업에 65%의 분양률을 보이면 용지분양이 순항하고 있습니다. 이에 시에서는 3단계 산업단지의 준공 및 분양 완료에 이어 신규 산업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준비에 이미 착수를 했습니다.그리고 평화의 탑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사명대사 공원을 전국적인 관광명소로 만들고, 부항댐, 추풍령 관광자원화 사업을 통해 가족형 테마 관광지를 만들어 나가고 있습니다.또한 스포츠와 관광, 이벤트, 축제를 연계시키고, 기존 스포츠타운 옆 4만평 부지에 제2 스포츠타운을 건립하여 지역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올해 우리시를 연고지로 새롭게 출범하는 김천상무FC를 통해 김천의 브랜드와 지역 특산물을 전국에 적극 홍보해 나갈 계획입니다.자동차 튜닝, 드론산업, 초소형 전기차를 미래 먹거리 3대 산업으로 육성해서 김천의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신성장 동력으로 삼겠습니다.김천시가 국가혁신 융·복합단지로 지정됨에 따라 미래차 육성 플랫폼 구축, 자동차 부품 고도화 등 초소형 전기차 산업육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첨단자동차 검사연구센터 개소에 이어 튜닝카 성능·안전 시험센터, 국가드론 실기시험장 등 첨단산업의 기반을 조성하는 한편, 초소형 자동차, 튜닝산업, 드론산업을 4차 산업혁명 시대의 미래 먹거리 3대 산업으로 삼아서 김천의 미래 100년을 준비해 나가겠습니다./나채복기자 ncb7737@kbmaeil.com

2021-01-21

첨단베어링 국가산단 조성으로 확고한 미래 먹거리 확보

영주시는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신규투자사업 타당성 검토를 통과하면서 지역의 백년 미래 먹을거리 마련을 위한 추진 동력을 확고히 했다.더욱이 한국철도공사 대구·경북본부 통합 출범으로 대구·경북 전체 철도교통을 담당하는 중심도시로 도약하고 중앙선 복선 전철의 성공적 추진으로 수도권과 1시간대 생활권이 됐다. 언택트 농업정책으로 코로나19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결과도 만들었다.□ 첨단 미래산업 육성 더 나은 일자리 창출.영주시는 미래세대에게 물려줄 자산으로 첨단 산업 육성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 첨단사업의 육성은 미래 먹을거리를 만들어가는 과정으로 모두의 책임이자 의무이며 핵심과제의 중심에 두고 있다.이런 가운데 첨단베어링 국가산업단지 조성은 문재인 정부 임기 내, 국토교통부 최종 승인까지 완료될 수 있도록 속도감 있는 추진과 정부의 소재·부품·장비 산업 국산화 정책에 발맞추어 베어링 제조지원과 경량소재 기반구축으로 신산업 분야 경쟁력에서 우위를 선점한다는 계획이다.지역 내 항공 관련 학과 개설, 항공정비인력 양성원 설립 등 새로운 성장 동력 인프라 구축으로 대구·경북 통합 신공항 건설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계획도 세우고 있다.□ 지역경제의 뿌리 소상공인 지원.영주시는 뿌리가 튼튼한 소상공인 생태계를 조성해 지역 경제 활력을 선도하는 계기를 마련한다. 소상공인을 위한 지원과 연계협력 공간인 공유플랫폼 조성, 사회적 경제 지원센터 운영으로 기업 간 네트워크 구축과 교육 및 인재육성, 창업지원, 예비사회적 기업 발굴 또한 뒷받침 한다. 영주사랑 상품권 카드형 도입, 소상공인 경영지원 확대, 인삼제품 소상공인 지원센터 구축, 전통시장 클린5일장 조성 등 소상공인 지원책을 적극 마련할 계획이다.□ 전통과 선비문화 영주의 가장 강력한 경쟁력2021년 대한민국 한(韓) 문화의 중심지가 될 선비세상은 한복, 한식, 한옥, 한글, 한지, 한음악 등 6가지 테마의 매력 있는 한 스타일을 담아내고, 전통문화와 선비정신의 세계화, 관광화, 산업화를 이루어 영주의 백 년 미래 문화산업으로 키워나가게 된다. 영주가 가진 유네스코 세계유산 소수서원과 선비촌을 활용한 인성 프로그램 활성화와 세계인성 포럼 개최, 선비대상 시상, 국립인성교육진흥원 유치로 인성교육의 중심도시로 성장시켜 나갈 예정이다.KTX 이용 관광객을 위한 영주역 순환교통 체계 마련, 광복로 근대 역사 문화공간 조성, 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연계한 관광 프로그램 구성으로 원도심 관광 활성화 기반을 마련하게 된다. 영주호 오토캠핑장 활성화, 영주댐 복합 어드벤처조성, 스포츠컴플렉스, 패러글라이딩 시설 조성으로 남부권역 관광 인프라를 강화하고 머무르고 싶은 체험 관광도시 영주를 완성하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시민이 따뜻한 행복 도시 영주 건설.영주시의 행정 최고 목표 가치는 시민 행복이다. 시는 이를 위해 어울림 가족센터 건립으로 모든 세대와 가족이 자유롭게 이용하는 새로운 유형의 시민공동체 공간을 조성한다. 어린이와 함께 만들어가는 창의적인 놀이터 조성 등 도심 속 가족 여가 활동 공간을 확충하고 아동친화도시 영주 도시브랜드를 확고히 하는 계기를 마련한다.올해부터 어린이집까지 급식비를 확대 지원하고, 다 함께 돌봄 센터 확대, 국공립 어린이집 확충, 거점형 공공직장 어린이집 개원 등 편안하고 부담 없는 보육환경을 조성해 아이 낳기 좋은 으뜸도시로 성장시키게 된다. 호흡기 전담 클리닉 운영으로 감염병 대응 능력을 높이고, 치매프로그램 통합 운영, 치매 전담형 노인 요양시설 설치와 주간보호 센터 신축으로 공공의료 안전망을 구축하게 된다.□ 안전한 도시 인프라 구축선비도시 영주의 정체성을 담은 선비 건축경관으로 차별화된 도시브랜드를 만들어 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중앙선 KTX 전면 개통과 영주역사 신축에 연계한 대중교통노선 체계 개편과 어린이테마공원·지하주차장 복합시설 조성, 원도심 시립도서관 건립의 차질 없는 진행으로 생활밀착형 SOC 시설을 체계적으로 공급해 나가게 된다. 부족한 쓰레기 위생매립장 증설, 미세먼지 휴게쉼터 조성, 대기오염측정소 신규 설치, 영주시 화장장건립 추진, 가축분뇨 공동자원화시설 건립 등 생활 환경개선 인프라를 구축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부자농촌 건설풍기인삼축제 역사 23년 만에 열리는 첫 국제행사인 2021년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를 통해 생산·판매·서비스를 연결한 인삼산업의 6차 산업화를 가속화하고 새로운 해외 진출 교두보를 마련해 500년 고려인삼 시배지 영주의 위상을 세계 속에 심게 된다. 스마트 농업 정책으로 급변하는 농업의 미래 유통구조에 적극 대응해 영주장날 온라인 쇼핑몰 운영의 전문성 확대, 글로벌 B2C 온라인 플랫폼 판매, 농업인 크리에이터 양성, 언택트 농업교육 서비스 제공, SNS 홍보 강화를 통해 온라인 유통 판매 채널을 확장시키기 데 적극 나서게 된다.농촌 신활력 플러스사업, 소공인 복합지원센터구축, 영주농산물 1등 브랜드 프로젝트 추진으로 농업 6차 산업 혁명의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계획이다. 이 밖에도 다양한 사회문제를 스마트 기술로 해결하는 스마트시티 영주를 열어나간다는 방침을 세우고 시스템을 강화해 나가고 있다.장욱현 영주시장 새해 인사“상생과 혁신, 협력·소통으로 새로운 미래 백년 열어갈 것”새로운 영주 100년을 위해 시민과 출향인 모두의 뜻을 모아 담대한 변화와 지속가능한 혁신을 이뤄 경북의 중심, 대한민국의 심장으로 다시 한 번 도약하겠습니다.새해는 상생과 혁신, 협력과 소통으로 새로운 미래 백년의 영주를 열어가는 희망찬 한 해가 되길 소망하며 2021년 7대 분야 시정 방침과 비전을 바탕으로 역량을 집중하겠습니다.신년 화두로 동심동덕(同心同德)을 선정하고 새로운 영주 100년이라는 목표를 위해 시민 여러분과 함께 힘을 합치고 뜻을 모아 더 큰 성장의 바다로 나아갈 계획입니다.새로운 환경에 적극 대응하는 상생과 변화를 위한 혁신은 그 시작이 될 것이며, 시민과 함께하는 협력과 소통은 새로운 100년 미래 희망의 문을 활짝 열 것입니다.주민참여예산 참여주체를 확대 시행해 지방재정 운영의 시민 참여를 확대하고 민·관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찾아가는 현장·소통 행정 운영으로 현장에서 소통하며 답을 찾겠습니다.영주시는 새해 첨단 미래산업 육성을 근간으로 하는 지속가능한 경제도시의 기반을 마련하는데 시정 역량을 집중할 방침입니다.특히 올해부터 어린이집까지 급식비를 확대 지원하고 새로운 유형의 시민공동체 공간 어울림 가족센터 건립으로 아이 키우기 좋은 으뜸도시 영주를 만들어 편안하고 부담 없는 보육환경 조성에 노력할 것 입니다.2021 영주세계풍기인삼엑스포 개최, 선비세상 개장 준비, KTX 개통 등 변화하는 지역 여건에 맞춘 인프라 시설과 교통체계 구축으로 지역브랜드 가치를 높이고, 세계 속의 힐링문화관광도시 영주를 확고히 하기 위한 새로운 비전을 위해 행정력을 집중할 것 입니다. 가능성 있는 새로운 경제도시, 세계가 주목하는 문화관광도시, 함께하는 복지와 교육의 도시, 시민과 소통하는 행복도시 영주 시대를 시민들과 함께 맞이하고자 합니다./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21-01-20

“국민의 이익 대변하는 국민의 노조 만들고파”

국토교통부 노동조합 위원장 최병욱(49)씨의 고향 사랑은 유별나다. 그의 ‘카운터 파트너’라 할 전·현직 장관들은 한 명 빠짐없이 포항 호미곶의 일출을 찍은 사진을 취임 선물로 받았다. 최병욱 위원장의 고향은 포항이다.최 위원장은 직장이 있는 세종시에서 계속 살지는 않을 생각이다. 항상 일에 쫓기면서도 거의 매주 빼놓지 않고 포항행 KTX 열차에 오른다. 부모님과 자식 셋이 생활하는 고향에 오면 “마음이 편해지고, 머리 아픈 문제도 잠시나마 잊을 수 있다”고 한다.만 19세에 군대에 갔고, 만 21세에 공무원이 됐다. 그로부터 28년 세월. 8년 전부터는 공무원노조 활동을 시작했다.마흔을 넘긴 나이에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사이버대학에서 법학 공부도 시작했다. 지금도 틈틈이 노동법 관련 책들을 읽는다. 부지런하고 열정적이다.그는 공무원노조 조직이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민의 노동조합으로 역할 해야 한다”고 말한다. “철밥통을 끼고 앉아 무슨 노조냐”라고 힐난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바꾸고 싶다고 했다.“부동산 관련 업무는 국토부가 하는 일의 10%에도 못 미친다. 그럼에도 천정부지로 오른 집값 탓에 장관 이하 모든 직원이 지탄의 대상이 된 현재 상황이 안타깝다”고도 했다.그가 낼 수 있는 시간은 짧았고, 기자가 듣고 싶은 말은 많았다. 이런 불협화음을 넘어설 수 있었던 건 최병욱 위원장의 간명하면서도 명확한 어법 때문이었다.아래는 지난주 본사 편집국을 찾은 최 위원장과 1시간가량 흉금을 터놓고 나눈 이야기의 핵심을 정리한 것이다.-유년을 보낸 포항에서의 기억은.△아버지가 공무원이었다. 평범한 소년 시절을 보냈다. 그런데 고등학교 가면서는 말썽도 부리고 가출도 하고 그랬다. 부모님이 걱정을 많이 했다.(웃음) 3남매 중 장남인데, 다행히 동생들은 모범생이라 아버지를 기쁘게 해줬고.-공무원이 된 시기와 그 직업을 택한 이유는.△고교 졸업 후 바로 입대했다. 제대 후 경찰관이나 소방관이 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1994년 성수대교 붕괴 후 건설교통부(현 국토교통부)에서 공무원을 특채한다는 소식을 접하고 응시해 합격했다. 만 21세 때다.처음 공무원 생활을 시작한 건 부산지방국토관리청 포항국토관리사무소다. 포항, 울진 등에서 근무하다 국토교통부로 간 건 2014년이다.-공무원 노동조합 운동을 시작한 시기와 계기는.△2011~2012년경 특별사법경찰 업무를 하던 중 화물차 관련 업무를 맡게 됐다. 그즈음 화물차량에 불법이 있을 경우 형사처벌이 아닌 행정처분을 하는 것으로 시스템이 바뀌었다. 그런데, 화물차 운전사들이 억울한 경우를 많이 겪는 것 같았다. 직업의 특성상 등록 주소지와 실제 거주지가 다른 경우가 많은데 벌금고지서를 전달받지 못하기도 하고…. 그들의 사연을 세상에 알리고 불합리한 제도를 바꾸고 싶었다. 그런데 하위직 공무원의 입장에선 한계가 너무 분명했다. 내 의견이 묵살되는 경우가 흔했다. 그때 알게 됐다. 현장 공무원들의 의견을 제대로 전달하려면 부처의 장관과 정책을 설계하는 실·국장을 직접 만나야 한다는 걸. 이것이 내가 공무원노조에 관심을 가지게 된 이유다.-공무원노조가 사기업노조와 다른 점은.△사회공공성 강화를 특징으로 한다. 정부에서 내려오는 정책의 현장 집행자는 공무원이다.그 정책의 장단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걸 국민들에게 알리는 게 우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공공성을 띤다는 게 사기업 노조와 다른 점이다.-2021년 현재 공무원노조의 현황과 당면 과제는.△대표적인 공무원노조는 대한민국공무원노동조합총연맹(조합원 18만 명), 전국공무원노동조합(조합원 10만~11만 명), 전국교직원노동조합(조합원 5만~6만 명)이다. 작은 단체는 100개가 넘는다. 노조 가입률은 대략 70~80%다. 2006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 즈음에 공무원노조법이 제정됐다. 그런데 이후 10년 넘게 개정이 안됐다. 시작부터 노동3권 중 핵심인 단체행동권이 없었다. 단결권도 6급 이하 공무원으로 제한했다. 회계, 감사, 인사 담당자들은 6급 이하도 단결권이 없었다. 지난해 마지막 정기국회 때 국제노동기구(ILO)의 권고를 받아들여 부처의 장차관을 제외하곤 누구나 노조 가입이 가능해졌다. 그러나 현실은 다른 공무원을 관리·감독하는 사람의 가입이 불가능해 실제 노조원은 5급 이하가 대부분이다.-가까이서 문재인 정부의 국토부장관 2명을 지켜봤는데.△김현미 장관은…. 국토부의 전체 업무를 놓고 보자면 부동산 관련 업무는 1할 정도다. 그런데, 그걸 잘못했다고 나머지 잘한 사업들도 싸잡아 욕을 먹고 있는 상황에 가끔은 자괴감이 든다. 국토부는 부동산 업무 외에도 국민의 안전과 직결되는 항공, 철도, 도로 관련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홍수 등의 재해 대비도 국토부의 몫이다. 물론 부동산 문제는 사람들의 생활과 직결되는 것이니 국민들이 화를 내는 것도 이해한다. 하지만, 다른 업무에서 우리가 흘린 땀까지 무시당하는 듯해 조금 아쉽다. 변창흠 장관은 취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아직 정확하게 어떤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지만, 만나본 느낌을 말한다면 노조와 소통하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태도는 가진 것 같았다. 나는 언제나 그랬듯 장관에게 현장의 상황을 더하거나 빼지 않고 전달하는 역할을 할 것이다.-공무원노조 활동을 하며 잊을 수 없는 사람이 있다면.△홍남기(현 경제부총리)씨가 박근혜 정부 때 국토부 2차관에 내정됐다. 교통 관련 정책의 책임자가 앉는 자리인데, 노조가 보기엔 전문성이 없어 보였다. 그래서 내정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발표하고, 관련해서 언론 인터뷰도 진행하며 반대했다. 다행히 홍 부총리가 당시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결과적으론 잘 된 일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부총리가 됐으니.(웃음) 권도엽 장관도 잊을 수 없다. 내부 승진으로 장관이 된 경우인데 노조와 소통이 잘 됐다. 지금도 좋은 만남을 이어가고 있다.-올해 국토부 노동조합의 최우선 과제는.△노동운동의 꽃은 단체교섭이다. 단체교섭이 없다면 노동자들이 연대할 이유가 없다. 그렇기에 국토부 노조는 지난 10년간 단체교섭을 요구했지만, 여의치 않았던 게 사실이다. 김현미 전임 장관의 재임 시절에서야 막혔던 교섭의 실타래가 풀리기 시작했습다. 이제 어느덧 교섭 체결이라는 고지가 눈 앞에 다가왔다.국토부 노조가 지향하는 노동운동은 투쟁만을 위한 활동이 아니다. 조직의 구성원으로서 노사가 상생 발전하는 방향을 제안하고, 그 결실이 국민에게 돌아가는 것을 추구한다. 우리 조합원들은 실제 일선 현장에 근무하기에 국민의 목소리를 가장 생생하게 들을 수 있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한다면 정부 입장에서도 고품질 행정 서비스를 제공하는 밑거름이 되리라 믿고 있다.-어떤 공무원, 어떤 공무원노조 간부로 기억되고 싶나.△공무원노조는 자기밖에 모르는 이익집단이라는 선입견을 씻어내고, 국민의 이익을 대변하는 국민의 노동조합이 돼야 한다고 믿는다. 그렇게 진화하는 과정에 힘을 쏟은 사람으로 남고 싶다.-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나는 노동운동 조직의 대리인이다. 노조원의 권익을 대변하고, 앞장서 투쟁하는 역할이 가장 중요하다. 그럼에도 공무원 노동자라는 특수성이 있는 만큼 사회적 가치를 높이는 일도 염두에 두고 노동운동을 전개하려고 힘쓰고 있다. 내가 국토부 노조위원장을 맡은 이후 처음, 아니 10년 만에 단체교섭 체결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이를 최선을 다해 마무리하려고 한다.무엇보다 공무원 노동운동가로서 국민에게 우리 노조가 지탄의 대상이 아닌 사회의 한 구성원으로 존중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에도 힘쓰고 있다. 국토교통 공공기관 노동조합 연대회의가 그것이다. 연대회의는 국민 실생활과 밀접한 건설, 부동산을 비롯해 도로, 철도, 항공 등을 아우르는 공공기관이 모두 참여하고 있다.노조가 국민 생활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균형과 견제 기능을 잘 발휘해 사회 구성원이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노동운동의 공공성 확보에 힘쓰겠다. 이런 변화의 물결이 내 고향 포항까지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 간절하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1-20

눈앞 한폭의 동양화… 산에서는 누구나 예술가가 된다

‘코로나19 사태’가 지구를 덮친 지난해. 사람들은 죽음이 삶과 얼마나 가까운 곳에 도사리고 있는지 새삼 깨닫게 됐다. 동양인과 서양인, 노인과 청년, 여자와 남자 구분 없이 언제든 다가설 수 있는 절멸의 공포.그 속에서 우리는 발견했다. 삶은 죽음 속에, 죽음은 삶 속에 웅크리고 있으며 결국 살아간다는 건 죽음을 향한 과정이란 걸. 슬프지만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었다.그러나, 공포가 모든 일상을 온전히 파괴할 수는 없는 일. 인간이 죽을 줄 알면서도 열심히 살아가는 건 자신이 소멸하는 존재라는 걸 가끔은 잊고, 때로는 의도적으로 잊으려하기 때문이다.여행 역시 일상의 한 부분. 21세기 현대인들의 스트레스와 갑갑함을 풀어준 ‘여행’도 ‘코로나19 시대’가 지속되며 그 패러다임(Paradigm)에 변화가 생겼다. 비접촉, 비대면으로 혼자 떠나거나, 소수와 함께 하는 여행의 대세를 이루고 있는 것.전세버스에 동창과 동네주민들 수십 명이 타고, 또는 비행기 좌석 30~40개쯤을 미리 구매해 우르르 몰려다니던 관광 방식이 큰 변화를 맞고 있다. 이처럼 변화된 여행 패턴은 앞으로도 제법 오랜 기간 지속될 것으로 추측된다.어쨌건 앞서 2주간 경북의 ‘낭만적인 겨울바다’를 소개했다.여행지의 선택은 개인의 취향에 의해 좌우된다. 이를 감안해 포항과 경주, 영덕과 울진의 바닷가를 돌아봤으니 이젠 경북의 산으로 가볼까 한다.◆ 산 자가 바라보는 죽은 자의 영역 ‘지산동 고분’예부터 ‘지자요수 인자요산(智者樂水 仁者樂山)’이라 했다. 그렇다고 바다나 강을 좋아하는 모든 사람이 똑똑한 건 아니고, 산을 좋아하는 사람만 어진 것은 아닐 터. 이는 인간이 여행을 통해 무엇을 배워야 할 것인지를 에둘러 표현한 문장이라고 짐작된다.그렇다. 여행은 인간에게 현명하고 어질게 사는 방법을 고민하게 하고, 때로는 말없이 이를 가르친다.고령군은 인구 3만 명 안팎의 조그마한 소읍이다. 대구에서 멀지 않은. 적지 않은 여행자들은 “그 조그만 도시에 뭐 볼 게 있겠어”라고 생각하기 쉽다.하지만 천만에. 고령 시외버스터미널 인근 야트막한 산에 올라 1천500년 전 조성된 고령 지산동 고분군(高靈 池山洞 古墳群 )을 마주하게 된다면 선입견은 얇은 와인 잔이 깨지듯 단숨에 사라진다.시인 이영진은 25년 전 ‘숲은 어린 짐승들을 기른다’라는 제목의 빼어난 시집을 출간한다. 거기서 이렇게 말한다. 저자 서문을 통해서다.“이러쿵저러쿵 말들이 많지만 세상에 사라지는 건 아무것도 없다. 단지 산 자의 영역보다 죽은 자의 영역이 나날이 넓어지고 있다는 것만이 유일한 진실일 뿐.”우리가 눈 쌓인 지산동 고분을 바라본다는 건 ‘산 자가 죽은 자의 영역을 넘나드는 것’과 유사한 행위다.앞서 말했듯 삶과 죽음의 경계는 너무나 허술하고, 때로 죽음은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시인을 포함한 예술가들은 이 자명한 사실을 알고 있다.◆ 아득한 옛날 만들어진 무덤이 전하는 위로의 말살아간다는 것이 힘겹고 비루하게 느껴져 어떤 것에서도 희망을 찾기 힘든 이들, 아픔과 고통의 시간을 겪고 있는 이들, 허무와 덧없음에 불면증에 시달리는 이들이라면 고령군을 향하는 버스를 타보길 권한다. 높낮이를 달리하며 솟아오른 지산동 고분군은 당신을 이렇게 위로할 것이다.“저 아득한 1천500년 전에도 사람들은 삶 속에서 웃었고, 죽음 앞에서 통곡했다. 그러나, 그렇다고 어느 한순간도 세상이 멈추거나 망한 적이 있는가? 그렇지 않다. 모두가 겪는 일이다. 너만 아픈 게 아니다. 그러니 어깨 펴고 힘을 내라. 네 곁엔 아끼고 사랑해야 할 사람들이 있지 않은가.”봄과 여름, 두 차례 지산동 고분군을 찾은 적이 있다. 인간을 사색의 시간으로 이끄는 힘이 그 공간엔 존재한다. 누구라도 철학자나 시인의 마음을 가지게 하는 지산동 고분군이 지닌 매력을 ‘한국 민족문화 대백과’는 이렇게 요약하고 있다.“고령군 대가야읍 지산리에 있는 삼국시대 대가야의 고분군으로 사적 제79호다. 지산동 고분군에서는 대량의 토기와 함께 금동관, 갑옷, 투구, 긴 칼, 꾸미개류 등이 출토되고 있고, 이를 놓고 볼 때 4∼6세기경에 축조된 대가야 지배 계층의 무덤으로 추정된다. 대가야읍 서편에 위치한 주산(主山) 봉우리에는 대가야의 산성인 주산성이 있고, 남쪽으로 뻗은 주능선과 동남쪽 사면에 대규모로 고분군이 분포한다. 주능선과 지맥의 정상부를 따라 직경이 20m가 넘는 대형분과 10∼15m가량 되는 중형분이 줄지어 분포하고, 경사면엔 그보다 작은 중소형 봉토분들이 밀집·분포돼 있다.◆ 주왕산 눈을 밟는다는 건 ‘꿈’에 다가서는 일“영국은 비틀즈고, 비틀즈는 곧 영국이다”란 말이 있다. 그러니 다음과 같이 말해도 과장은 아닐 듯하다.“청송은 주왕산이고, 주왕산은 곧 청송이다.”세칭 ‘단풍놀이’를 좋아하는 한국 관광객들 중 주왕산을 한 번도 가보지 않은 이가 있을까? 없을 게 분명하다. 그런데, 가을 주왕산이 아닌 겨울 주왕산의 매력을 알고 있는 여행자는 얼마나 될까? ‘그것이 알고 싶다’.기암괴석과 향기로운 나무들이 손짓해 부르는 절경 중 절경 주왕산. 최근엔 눈이 자주 내렸다. 만약 당신이 청송을 여행할 때 눈을 만나게 된다면 조금 춥더라도 반드시 눈 덮인 주왕산 인근 숲길을 산책해봐야 한다.주왕산 눈길을 걷는다는 건 꿈에 보다 가까워지는 경험을 해보는 것과 다르지 않다는 게 기자의 생각. 거기선 이런 시 한 편쯤 읊어보는 것도 좋다. 윌리엄 예이츠(William Yeats·1865~1939)의 ‘하늘나라 옷감’이다.나는 가난하여가진 것은 꿈뿐이니그걸 당신 발아래 놓습니다밟고 가소서 그대거기 부서지는 것은 내 가난한 꿈일지니….주왕산 바위와 소나무 위에 점점이 쌓인 ‘눈’은 예이츠가 말한 ‘꿈’의 은유로 읽힌다. 당신이 대단한 감수성과 시적 감각을 갖추지 않았더라도 짐작만으로 알 수 있지 않은가? 맞다. 청송의 설경(雪景)은 보통 사람도 예술가로 만드는 힘을 가졌다.주왕산은 1976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한국의 3대 암산 중 하나. ‘택리지(擇里志)’를 쓴 이중환은 “돌로써 골짜기 동네를 이뤄 마음과 더불어 눈(目)까지 놀라게 하는 산”이라고 상찬했다.◆ 꽁꽁 언 주산지와 얼음골이 선물하는 청량함청송에 가서 주왕산하고만 인사 하고 돌아선다면 그처럼 우둔한 일이 없다. 왜냐? 지척에 주산지와 얼음골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 주산지는 주왕산이 품고 있는 용모 수려한 자식이기도 하다.주산지는 1721년 조선 경종 때 만들어진 농업용 저수지. 그러나, 현대인들은 이곳을 ‘최고의 사진 촬영지’로 기억할 것이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엔 일 년 내내 사진작가들의 발길이 이어졌다.저수지 안에서 자란 왕버들 20여 그루가 이곳 풍광을 ‘전설 속 공간’처럼 연출하고 있다. ‘아름답다’는 형용사만으로는 그 풍경을 다 묘사할 수 없을 정도.얼음골 또한 겨울에 제맛을 느낄 수 있는 여행지다. 청송군 주왕산면 내룡리에서 동쪽으로 5리쯤 거리에 위치한 얼음골은 여름엔 시원함으로, 겨울엔 깎아 세운 듯한 빙벽(氷壁)이 관광객의 환호와 탄성을 자아낸다.“날씨가 맵찼던 1월 둘째 주 토요일과 일요일엔 적지 않은 사람들이 얼음골을 찾아 방역지침을 지키며, 청량한 겨울 청송의 매력을 즐기고 돌아갔다”는 것이 청송군청의 설명이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1-19

삶의 언어에서, 언어의삶으로

시조시인이신 문무학 선생님을 만났다. 가끔 출판사에서 마주치긴 했지만 독대는 처음이었다. 시인은 책이 가득 담긴 종이가방을 주었다. 그 중 반려도서 시리즈 두 권에 사인을 받았다. 시인은 반려도서 두 권을 마음에 담고 있던 사람 40명에게 보냈다고 했다. 시인의 마음에 담긴 사람들을 떠올려본다. 누군가의 마음에 담긴 사람이 되는 것도, 누군가를 마음에 담는 것도 매우 중요한 일이다. 어쩌면 삶의 최종목적일지도 모르는데 더러 삶의 가장 기본적인 것을 잊고 산다. 마음을 잊으면 일상의 모든 과정이 단순한 습관으로 굳어지고 마는데. 책을 내는 건 오랜 고군분투 끝의 결실이어서 책을 나누어주는 일에도 마음을 담는 게 지극히 당연한데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단어인 듯 ‘마음’이 낯설다.시인이 문예지에 처음으로 이름을 올린 것이 1981년이니, 시조시인으로 글밥을 드신 지 40년이다. 글이 불혹을 넘기면 옳고 그름을 구별하는 정도를 넘어서서 글의 사회적 기능도 제 길을 찾아가는지 궁금해진 건 선생님이 그 동안 출간하신 작품집의 제목이 범상치 않은 탓이 크다. ‘낱말’ ‘홑’ ‘가나다라마바사’ 등의 작품집이 모두 한글 자모를 바탕으로 한 시집이다. 색다른 작품의 소재에 일관된 실용주의의 시작이 어디일까? 우리가 날마다 읽고 쓰는 ‘한글’을 주축으로 한 글쓰기 방식의 근저를 물어본다.“국어사전 같은 시를 쓰게 된 동기가 궁금합니다.”“내 평생 한글 하나로 먹고 살았어요. 오로지 한글 하나로 교사도 했고, 신문기자도 했고, 시도 썼어요.”사람들이 시를 어려워하더란다. 시를 읽지 않는 이유를 물으면 어렵고 재미없다는 이유가 가장 많더라고. 시인은 시를 재미있게 쓰고 싶어서 한글을 선택했고, 그것이 한글 사랑의 시작이었다. 자칫 몽상적이기 쉬운 ‘시’라는 장르를 실용주의적인 글쓰기를 통해서 독자 사이의 간극을 지우려 한 것이 한글 자모 시집이 나오게 된 동기라고 한다. 그러면서 시인은 토니 모리슨의 말을 예로 들며 ‘정말로 내가 읽고 싶은 것이 있는데, 그것이 아직 쓰이지 않았다면 읽고 싶은 사람이 그것을 써야 한다’는 말에 용기를 얻어서 지금껏 없었던 한글 자모 시로 책을 만들었다고 한다.시인은 한글의 품사와 문장부호를 시로 썼다. 한글 자모가 시로 환치되는 과정을 살필 겸 시를 한 편 읽어본다.‘물음표는 사람의 귀 귀를 닮아 있다 / 물어놓고 들으려면 귀 있어야 된다는 듯 / 보이지 않는 쪽으로 / 열려 있다…’이렇듯 시인은 누구도 생각지 않은 소재로 시를 썼다. ‘낱말’ 시집이 시인에게 큰 보람을 안겨주었다. 중고등학교 교과서, 자습서 등에 시 열두 편이 실려 있다며 저작권료를 받으면 그렇게 기분이 좋을 수가 없다고 털어놓으신다. 남다른 것을 써서 작품화시켰다는 점에서 시인의 글쓰기는 매우 독창적이다. 시를 시 같지 않게, 문법에 접근하기 쉽게, 이해하기 쉽게, 흥미까지 부추기고 있으니 시인의 바람대로 새로움에 더한 즐거운 시 쓰기는 성공적이다. 시인만의 말맛이 담긴 시 중에서 ‘낱말 새로 읽기 ? 13’ -바다라는 소제목이 붙어 있는 시를 읽어본다.‘바다’가 ‘바다’라는 이름을 갖게 된 것은 /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다 ‘받아’주기 때문이다. / ‘괜찮다’ / 그 말 한 마디로 / 어머닌 바다가 되었다시인은 근래에 발표한 문예지의 자서에 ‘삶의 언어에서, 언어의 삶으로’라는 제목을 붙였다. 삶에 근저를 둔 글쓰기. 한글에 대한 사랑 없이는 결코 이뤄낼 수 없는 글쓰기. 시인은 시를 ‘삶의 문자적 표현’이라고 표현했다. 독특한 언어배열 방식으로 자신만의 세계를 창조해낸 서술법이, ‘차이’를 바탕으로 한 구조주의 철학에 뿌리를 둔 것이 아닌지 시인의 심연을 슬쩍 짚어본다.“독서아카데미를 하고 계신 걸로 아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인지 들려주세요.”“그 마저도 코로나 때문에 온라인 활동만 하고 있어요.”세상을 위해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 뭘까 생각해보니 시인이 할 수 있는 일은 글쓰기와 책읽기였다. 한글이 시인을 먹여 살렸기 때문에, 한글을 빚내고 보존하고 정화시키는 일에 기여하는 것으로 미약하나마 사회에 환원하고 싶었다. 대구문협 회장, 대구예총 회장, 대구문화재단 대표 역임 등, 여러 직위를 거쳐 다양한 사회적 활동을 하던 시인이 사회적 독서권장의 일환으로 KBS에서 책 소개를 8년이나 했고, 일간지에서 일 년 육 개월 동안 고시조 연재도 했다. 그렇듯 책을 읽으라고만 했지 책을 제대로 읽는 법을 가르쳐주지 않은 우리나라 독서의 폐단을 깨달은 시인이 늘그막에 애정을 가지고 시작한 일이 독서아카데미였다. 사람들에게 책을 읽게 하고 싶었다. 책도 읽지 않으면서 노벨상을 바라는 모순을 극복하기 위해서라도 책을 읽어야 한다고.그러면서 시인은 독서를 완성하는데 다섯 단계가 있다며 구체적인 예를 들었다. 많이 읽는 건 휘발성 독서에 불과하기 때문에 남는 독서를 해야 한다고 했다. 첫째는 책을 천천히 읽는 것이다. 둘째는 읽은 책에 대해 토론을 해야 한다. 토론을 하면 책을 여러 번 읽는 것이 된다. 셋째, 읽고 토론한 것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는 과정을 거쳐야 한다. 걸으면서 생각을 하면 좋다. 넷째, 자기 생각을 글로 쓴다. 글로 써보는 것이 중요하다. 다섯째, 읽은 책의 내용이나 얻은 지식을 활용하고 실천해야 한다. 단순히 책을 읽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 것이 독서의 완성 단계이다. 내가 없는 삶이 너무 많다. 책 읽기는 ‘내가 있는 삶을 위한‘ 첫걸음이다.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 독서토론을 하고, 90여 명의 회원들이 온라인으로 토론 내용을 공유하는 것이 독서아카데미의 존재 이유이다.김형석 교수의 에세이집 서문에서 뼈를 치는 한 마디를 읽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는 50대 이상의 사람들이 책을 읽지 않는 것이라는 문장이었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시간이 많아지는데 남아도는 시간을 가치 있게 쓰는 방법이 바로 책을 읽는 것이고, 그것이 바로 애국하는 길인 것을. 함께 책을 읽는 모임인 학이사 독서아카데미에서 서평집을 6권이나 발행했고, 서평쓰기 공모전을 개최하여 매년 독서 인구를 늘여가고 있다. 이런 일로 2020 대구 수성 한국지역도서전 조직위원장을 맡게 되었고, 주위의 사람들이 책을 읽는데 기여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참여했다.문득 대구문화재단 대표 시절에 시인이 펼친 ‘청바지론’이 생각난다.“청바지론이라는 낯선 말을 들었는데, 설명 좀 해주세요.”“대구문화재단 대표로 취임하면서 ‘대구문화에 청바지를 입히자’는 슬로건을 걸었는데 그 의도는 세상을 향해 거침없이 내닫자는 것입니다.”청바지는 젊은이들의 표현수단이고 청년문화의 상징이다. 새로운 생각의 모색과 땀으로 연결된 노동, 저항의식, 자유로움, 성별을 가리지 않는 유니섹스를 상징하며, 청바지는 인간을 달리게 하는 열정이기도 하다. 열정을 바탕으로 할 때 사회는 깨어나고 새로워질 수 있다. 넓은 세상을 향해 거침없는 발길을 내딛을 때 비로소 자유로움을 쟁취할 수 있고, 그 열정의 주체인 청바지는 하나의 상징이 된다. 시인은 지역의 출판문화가 살아나서 활기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한다. 지역을 기록하는 일은 매우 중요하다고. 대한민국 헌법 제 3조에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 도서로 한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데 지금 대한민국은 온통 수도권에 집중되어 있고 출판문화 역시 마찬가지다. 서울에서만 책이 나오는 것이 아닌데 지역에서 나오는 책은 무시된다는 시인의 분개 어린 말을 들으며, 그의 실험적인 시 ‘중장을 쓰지 못한 시조 반도는’을 읽어 본다.‘내쳐서 삼천리를 다 못 가고 마는 땅 / ????/가다가 뚝 끊긴 길 끝에 이념만이 선명한’ 중장을 없애는 것으로 시인은 분단된 한반도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드러냈다.코로나를 맞고 보니까 참 많은 생각이 들더라고 한다. 거리두기만 잘 해도 사회에 기여한다고 여겼는데, 어떤 이는 다른 사람을 찾아다니며 기쁨을 주려 애쓰고, 또 어떤 이는 마스크를 보내기도 하는데, 시인은 다른 사람을 생각하지 않는 나쁜 삶을 살고 있더란다.“나쁜 삶이 어떤 거예요?”“나뿐인 삶이 나쁜 삶이죠.”위기 속에서 위인이 나타난다며, 시인이 의문을 던진다. ‘내가 보낸 오늘은 산 것인가 사라진 것인가’ 한낱 기호였던 낱말이 시어가 되고 삶이 되다 마침내 상징이 되기도 하는, 시인의 유희 같기도 한 언어놀이는 지금도 계속된다. ‘예술은 즐기는 것이다.’ 시인의 마지막 말이 여운을 남긴다./글 장정옥 소설가(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2019년 김만중문학상 수상)

2021-01-19

“문화·관광 날개 달고 세계적 친환경 생태관광섬으로 도약”

울릉군은 2021년도 군정 운영방향으로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기반 구축, 풍요로운 지역경제, 세계적인 친환경 생태관광 섬 도약을 위한 ‘문화·관광 기반 조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또 울릉도 관광업을 제외한 주 산업인 농·수산업의 혁신적인 변화와 육성으로 ‘실기 좋은 농어촌 건설’을 추진하고 군민 누구나 삶의 걱정이 없는 ‘함께하는 행복 복지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한다는 목표도 세웠다.이와 함께 울릉군민의 안전한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한 울릉 건설’하고, 군민들과 소통과 참여 행정으로 ‘군민 만족 생활행정’을 적극적으로 펼쳐 나간다는 방침이다.김병수 울릉군수는 특히 올해는 민선 7기 출범과 함께 군민들께 약속한 공약사항 이행과 각종 정책들을 빈틈없이 실천 하고, 군민이 모두가 풍요롭고 행복한, 꿈이 있는 친환경섬 건설을 위해 지속 가능한 경제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울릉공항 개항, 대형카페리선 운항 등으로 관광수요의 급격한 변화가 예상되는 미래에 대비해서 중장기 마스터플랜 계획 수립과 추진전략 및 중점사업을 차질 없이 이행되도록 할 계획이다.김병수 울릉군수는 “올해도 ‘꿈이 있는 친환경 섬’건설과 오직 군민 행복을 위해 열정을 쏟겠다’고 각오를 다졌다.-풍요로운 지역경제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구체적인 방향은.△울릉군의 지속가능한 풍요로운 지역경제는 무엇보다 교통이 가장 중요하다, 그동안 울릉군의 3대 숙원사업이었던 울릉도 섬 일주도로 완전 개동과 울릉(사동)항 2단계 공사가 완공됐다.이제 하늘 길이 열리는 울릉공항 건설이다. 지난해 역사적인 울릉공항 착공식이 진행됐다. 대한민국의 초일류 건설 기술과 축적된 노하우, 저력을 통해 2025년에는 반드시 울릉공항이 완공될 것으로 본다. 울릉군은 2025년 울릉공항개항에 대비 다각적인 인프라 조성 등 지속 가능한 경제 성장 기반 구축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특히 공항이 완공될 경우 울릉도관광객은 100만명시대로 접어 들것으로 예상되지만, 숙박 시설 등 관광인프구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앞으로 5년 뒤의 공항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금부터 철저하게 준비 관광객들이 편안하고 안전하며, 쾌적한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기반을 조성하겠다.-세계적인 친환경 생태관광섬 도약을 위한 문화·관광 기반 조성은.△울릉군 미래 지역발전의 핵심 산업인 관광산업에 활력을 불어넣어 농·수산업을 비롯한 전 분야가 함께 동반 성장할 수 있는 재도약의 기회를 만들겠다. 이를 위해 신 관광정책을 추진, 급변하는 관광패턴에 긴밀히 대응하고 선제적 마케팅을 강화하겠다. 이를 통해 폭넓은 계층의 관광 유치에 힘쓰겠으며 각종 문화, 공연의 성공적인 개최로 관광 진흥 및 주민 화합을 도모하고 우수한 울릉군의 농수산물 판매를 통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하겠다.특히 코로나19 종식 이후 관광산업은 연인, 가족 단위 언택트관광이 활성화 될 것으로 보이며 울릉도는 이 같은 계층의 관광객 유치가 가장 적절한 관광지이기도하다. 맞춤형 관광 상품 개발 등 울릉도 관광활성화에 노력하겠다.-살기 좋은 농·어촌 건설의 구체적인 방향은.△먼저, 농업 환경의 급속한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지속 발전 가능한 농업정책을 추진하겠다. 울릉도는 세계적인 슬로푸드 음식재료가 많고 맛의 방주에 등재된 음식 재료들도 많다. 관광은 보고, 즐기고, 먹는 것이다.울릉도만의 독특한 음심을 개발하고 현재 개발돼 있는 슬로푸드 음식을 대중화 해 관광객들이 즐길 수 있도록 함으로써 울릉도 농업, 농촌의 수입 창출은 물론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울릉화산섬 비즈니스 플랫폼 구축사업과 울릉군 농산물 종합가공센터의 연계 등 각종 향토산업 육성과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귀농ㆍ귀촌을 연계한 도시민 농촌 유치 지원사업 등 청년 농업인 유입도 지속 추진, 농업에 활력을 불어 넣겠다.이와 함께, 활력이 넘치고 살기 좋은 어촌환경 조성에도 최선을 다하겠다. 울릉도 어업인들의 어선 설비 현대화와 어업 기반산업 지원 등 자립기반을 조성, 울릉도 어업인 소득증대에 기여하겠다.또한, 2018년 북면 천부항과 2019년 서면 태하항, 북면 웅포항에 이어 이번에 선정된 서면 학포항 어촌뉴딜 300사업을 차질없이 추진, 어촌 정주여건 향상과 어촌발전을 촉진하겠다.-국민 누구나 삶의 걱정이 없는 함께하는 행복 복지 실현 방안은.△울릉군 내 독거 어르신 등 취약계층에 대한 지원과 고령화 사회에 대비한 어르신들의 삶의 질 향상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으며, 아울러, 국가유공자분들에 대한 보훈정책 구현하겠다. 여성의 사회활동 보장 및 아이들을 위한 각종 사업과 지원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울릉도 청소년들에 대한 지역인재 육성에도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이겠다.-울릉군민의 안전한 삶을 최우선으로 하는 ‘안전한 울릉 건설’ 대책은.△먼저, 지난해 연이은 태풍 내습으로 큰 피해를 입은 군민 여러분 한분 한분께 다시 한 번 진심으로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 앞으로 신속한 예산 투입 및 피해복구에 전력을 다해 이번과 같은 유사 피해가 재발하지 않도록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겠다.울릉도 주민들이 안심하고 살수 있도록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인 병원문제다. 현재 추진하고 있는 울릉소방서를 조기에 유치하고 응급헬기를 울릉도에 반드시 상주시켜 자립적인 소방ㆍ대응체계 구축에 최선을 다하겠다.이와 함께 급경사지 붕괴위험지역을 차질없이 정비하고 울릉군 스마트시티 관제센터의 철저한 24시간 감시체계 운영 등을 통해 모든 영역에 대한 예방적 재난관리체계를 구축해 각종 사고, 재난에 신속히 대응하겠다.-소통과 참여 행정으로 군민 만족 생활행정을 펼친다고 했는데.△울릉군민의 목소리에 더욱 낮은 자세로 경청하겠으며 군민 여러분의 참여를 적극 이끌어 내겠다. 군정의 주요 정책에 대해서는 주민 공청회와 설명회를 적극 개최, 소통과 섬김의 행정, 주민과 함께하는 행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한 울릉군 행정조직의 책임경영 운영, 능력과 성과 중심의 인사 운영으로 군정역량을 강화하고 우리군 발전을 견인하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울릉군민들에게 새해 인사를 해달라.△민선 7기 군수에 취임하면서 군민의 꿈과 행복을 위해 주민들의 삶의 현장에 한걸음 더 다가가 적극적인 현장행정을 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 약속을 꼭 지키기 위해 흔들림 없이 최선을 다해 나가겠습니다. 과거에도 그러하였듯 올해는 또 어떤 외부 여건의 변화와 위기, 그리고 기회가 찾아올지 알 수 없습니다. 행정의 책임 또한 더욱 무거워 질 것이 분명합니다.저를 비롯한 우리 600여 공직자 모두는 이러한 위기를 엄중히 받아들여 울릉군민의 꿈과 희망을 이루어 내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해 나갈 것입니다.지난 한해를 되돌아 보면, 코로나19의 대유행을 시작으로 많은 어려움들이 이어져 군민들의 걱정이 많았던 한해 였습니다. 이러한 여러 악조건 속에서도 결코 좌절하지 않고 더 나은 내일을 위해 묵묵히 사명을 다하신 1만여 군민 여러분, 한분 한분께 위로와 감사를 드립니다. 새해에도 군민 모두와 공직자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가득하시고 소망하는 모든 일들이 다 이루어지는 복된 한해가 되시길 기원 드립니다. /김두한기자kimdh@kbmaeil.com

2021-01-19

새롭게 도약하는 문경… 인구·소득·시민 삶의 질 올린다

지난해 문경시는 코로나19의 어려움 속에서도 시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새로운 희망의 길을 열고, 코로나19를 선제적이고, 창의적으로 대응해 전국적으로 모범이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 우리나라 경제발전에 초석을 다지고 2018년 문을 닫은 문경 쌍용 시멘트 공장 일대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에 선정되는 등 집념과 열정으로 다양한 성과를 거뒀다.올해는 시정 발전을 위해 그려온 큰 그림이 완성돼 가는 중요한 시기다.중부내륙고속철도 종점지역에 10만평 규모의 문경 역세권 개발사업과 관광, 농업, 체험의 벽을 허문 점촌지역 랜드마크 조성 사업 등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시책들을 적극 추진해 인구 증가, 주민 소득 증대로 새로운 희망을 만들어 나갈 예정이다.◇ 코로나19 선제적·창의적 방역 체계 구축문경시가 가장 먼저 뽑은 핵심 성과는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발 빠르고, 창의적인 방역 태세 구축이다. 문경은 코로나19 발생 초기부터 정부보다 한발 앞서 감염병으로부터 시민을 지키기 위해 적극 대응하고 있다.사회복지시설 내 이동형 음압기 설치사업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의 창의적 방역 모범사례로 소개돼 올해 경북도에서도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며, 지자체 최초로 제작한 ‘찾아가는 대인 소독차’도 전국적으로 주목받고 있다.7월에는 감염병 예방을 위한 지원 조례를 제정해 음식점, 학원, 실내체육시설, 노래방, PC방 등 고위험 시설에 30억 원을 투입, 장기적으로 코로나19와 같은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문경을 만들 수 있는 기틀을 마련했다.◇ 쌍용양회 공장 일대 도시재생 뉴딜사업 공모 선정 ‘3천532억 원 확보’대한민국의 근대화와 산업발전을 주도하고 2018년 문을 닫은 국내 최초 내륙형 시멘트 공장 쌍용양회 문경공장이 도시재생의 새로운 플랫폼으로 대변신 한다.문경의 경제기반형 도시재생사업은 국내 최초의 근대식 시멘트공장을 재생하는 사업으로 32만㎡에 2021년부터 2026년까지 6년간 3천532억 원(국비 250억, 지방비 251억, 공기업 2천602억, 민간투자 356억, 기타 73억)이 투입되며, 지자체 단독사업으로 추진하는 전국 최대 규모의 사업이다. 시는 쌍용양회 문경공장에 신재생에너지 공급을 위한 수소연료전지발전소를 건립하고 관광객 유치 등을 위한 문화와 경제 플랫폼을 만든다.도시재생 뉴딜사업 외에도 2020년에는 문희경서 행복센터(69억 원), 상권 르네상스 사업(60억 원), 농어촌 새뜰마을사업(40억 원), 거점산지유통센터 보완사업(30억 원), 국립산림레포츠진흥센터 조성 용역비를 확보하는 등 공모사업 총 19건, 3천837억 원의 예산을 확보했다.◇ 중부내륙철도 종점지역, 10만평 규모의 문경 역세권 개발사업 추진중부내륙과 수도권을 연결하는 중부내륙철도 이천~문경구간(L=93km)은 조기완공을 목표로 추진 중이며, 국비 35억이 반영된 문경~김천 간 내륙철도 사업은 기재부에서 시행 중인 예비타당성 조사가 통과되면 기본계획수립 등 사업이 추진된다. 중부내륙철도 종점지역에 개발할 문경 역세권 개발사업은 농업진흥지역해제에 따른 원안 합의가 완료돼 10만평 규모에 주거시설, 관광시설, 상업시설, 물류시설, 공공시설 등 단지를 조성해 문경의 미래를 이끌 성장 동력을 만들고 있다.◇ 단산 관광모노레일, 미로공원 개장 등 중부내륙 대표적 국민 관광인프라 확충문경시는 ‘위기를 곧 기회’로 여겨 코로나를 극복하는 힐링 관광도시라는 슬로건 아래 문경새재, 선유동천 나들길, 진남교반 등 비대면 관광지의 매력을 한껏 뽐냈다.국내 최장 산악형 모노레일인 단산모노레일은 남녀노소 누구나 산 정상까지 편안히 올라갈 수 있어 큰 인기를 끌었으며, 문경새재 안의 미로공원은 개장 7개월 만에 7만 명을 기록하는 등 짧은 기간에 많은 관광객을 유치했다.◇ 양질의 청년일자리 창출, 골목상권 및 민생경제 살리기에 최선 다해시는 문경시가 지원하는 전국 최초의 지역정착 맞춤형 학과인 문경대학교 미래산업융합과를 개설해 동시에 지원한다.일자리 만큼이나 시급한 것이 민생을 지키고 골목 경제를 살리는 일이다.2021년에도 문경사랑상품권을 발행해 민생경제의 활력을 유도하고, 소상공인을 위한 감염병 예방시설 개선사업에 추가로 20억 원을 투입해 지원을 강화하며 시의 농특산물과 상권 르네상스 사업을 연계해 전통시장, 골목 상권을 활성화해 나간다.◇ 기후변화 대응 신소득 작물과 고소득 특화작물로 부자 농촌 만들기에 집중재배 전문가를 고용해 기술을 표준화하고, 시설을 쉽게 운영하고 관리할 수 있도록 준비해 농촌의 고령화된 인력과 새내기 농업인들을 활용한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해 나간다. 천년초, 생강, 석류, 산마늘 등 읍·면·동 지역 특색에 맞춘 작물도 재배한다.농어촌 새뜰마을사업, 마성면 기초생활거점 육성사업, 농촌 신활력 플러스 사업 등에도 집중해 농업 및 가계 소득을 향상 시킨다.◇ 새로운 미래 견인할 신성장 동력 사업 본격 육성새로운 미래를 이끌 점촌지역 랜드마크 조성 사업은 총 13개 사업을 부문별로 속도감 있게 추진해 진입도로, 주차장, 데크, 용배수로 등 기반시설은 완료했고, 영강 보행 구조물 설치사업과 청정식물원, 송진산 산책로 조성, 바위 공원 등을 조기 준공해 지역발전의 기반을 다진다. 올해에는 한국판 뉴딜과 경북형 뉴딜 종합계획이 본격화 될 전망으로, 더 많은 국·도비 확보를 위해 지속 노력할 계획이다.◇ 매력적이고 감성적인 문화·관광도시 조성으로 도시의 품격 향상올 겨울 비대면 언택트 관광여행은 ‘한국의 알프스 단산’을 추천한다. 올해에는 숲속캠핑장 편의시설과 전망대를 정비하고, 하부승강장에 옥상 하늘쉼터, 키즈카페 등을 설치해 단산 관광모노레일의 인프라를 확충해 나간다.문경돌리네습지는 훼손지 복원사업 2단계를 실시하고, 탐방지원센터 건립에도 박차를 가하며, 하늘재 옛길 복원사업과 문경 세계명상마을 조성사업도 추진한다.코로나19로 잠시 주춤하는 스포츠 분야에서도 필드 하키장을 조성하고, 야외 체육시설을 개보수해 전국의 전지훈련단과 국내·외 대회를 유치할 예정이다.고윤환 문경시장. /문경시 제공◇ 아이 낳아 키우기 좋고, 어르신이 살기 좋은 모두가 행복한 복지도시 조성전국 최고 수준의 출산장려금과 다자녀 생활 장학금 지원 등 저출산 인구문제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차별화된 출산장려정책을 펼친 결과 경북도내 유일하게 문경시의 출생아 수가 2년 연속 증가했다. 올해에는 흥덕 돈달산 도시자연공원구역 내에 근린공원을 조성하고, 모전초등학교 인근에는 어린이 공원을 조성하는 등 아이 낳고 키우기 좋은 도시의 명성을 이어간다. 노인, 장애인, 수급자 등 근로 능력이 있는 이들에게 최고의 복지는 일자리이다.랜드마크 조성사업의 신소득작물 시범 재배와 연계해 생산적 복지를 위한 지원을 강화해 나가며, 경로당 행복도우미 배치, 장애인복지관의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간다.8개 단체, 1천600명 보훈 가족들의 오랜 숙원사업이었던 보훈회관도 38억 원을 투자, 시민과 함께 하는 열린 공간으로 운영해 나간다.◇ 시민과 함께 변화와 혁신으로 활기찬 도시 만들어변해야 살며 준비해야 이길 수 있다. 관습 도로를 건축법상 도로로 지정하고, 축사 악취 민원과 관련된 조례를 개정하는 등 문경시는 적극행정에 앞장 서 왔다. 올해에도 전례답습의 업무 수행 방식은 탈피하고, 방식을 개선해 행정을 혁신해 나갈 계획이다.블로그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 SNS를 통해 시민과의 소통도 강화해 나간다.신북지구 풍수해생활권 종합정비와 경천호 녹색 한반도 공원 조성, 한반도 생태축 여우목고개 연결복원, 하수도 정비 중점 관리지역 지정사업 등 국가투자사업도 권역별로 추진해 균형있는 지역 발전을 도모한다./강남진기자 75kangnj@kbmaeil.com

2021-01-18

신성장 동력 발굴… 새로운 봉화 미래를 디자인한다

전원생활 녹색도시 봉화군은 그동안 침체된 지역사회를 변화시키고 군민의 행복을 염원하는 새로운 도전과 혁신적인 정책으로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지방소멸이라는 오랜 난제와 더불어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 속에서도, 지역발전이라는 대명제를 완수하기 위한 대도약을 다시 한 번 준비하고 있다.급변하는 대외환경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고 봉화군의 미래 성장 동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새로운 2021년을 준비하고 있다.올 한해는 봉화군이 꿈꾸는 전원생활 녹색도시 건설을 위해 보다 혁신적인 사고와 뜨거운 열정으로 군정발전에 총력을 다 한다.봉화의 장밋빛 미래를 향한 여러 사업들을 완벽하게 다져 나가는 의미 있는 한해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오늘의 봉화를 모두가 함께 가꾸어 왔듯이, 봉화의 희망찬 내일도 군민들과 함께 만들어 갈 예정이다.◇ 지역산업 중심, 농업 활성화에 역점봉화 미래인 농업 활성화에 역점을 두고 군정역량을 집중한다. 농업인 경영안정자금을 가구당 80만원으로 상향 지급하고, 농업재해에 대비한 자금 지원과 더불어 재해 신속 대응반을 운영해 각종 재해에 철저한 대비를 준비하고 있다.대규모 농산물 종합산지유통센터 조기 건립을 통해 유통과 판로를 확실히 책임지고, 스마트 팜을 확대해 농업의 생산성을 강화하고 버섯클러스터산업 등 미래 신소득 대체작물 개발에도 힘쓸 예정이다.아울러 다목적 저수지 개발 등 원활한 용수 공급으로 안정적인 농업기반을 마련하고, 구제역과 AI 등 가축전염병 예방에도 심혈을 기울여 걱정 없이 농사짓는 농업환경을 조성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생기 돌고 활력 넘치는 경제도시불금축제를 전 계층이 함께 즐기는 불금 야시장으로 새 단장해 상경기 활성화를 유도하고, 카드형 봉화사랑상품권을 신규 발행해 선순환 경제기반을 강화한다.봉화사랑카드 발행.이를 위해 시장 유통구조와 소비패턴 변화에 대응한 스마트 슈퍼 등 비대면 사업을 통해 소상공인의 경쟁력을 높여나가며 전통시장 주변에 주차타워를 건립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제고한다는 복안이다.노인과 여성, 장애인을 비롯한 취업 취약계층에 대한 일자리 기반을 더욱 확충하고, 중소기업 청년인턴 지원, 청년농업인 육성지원, 사회적 경제기업 육성 등 다양한 일자리 창출과 지원에도 힘써 나갈 예정이다.◇ 군민 모두 누리는 따뜻한 행복공동체 구현공립 노인요양시설 기능보강으로 개선된 의료시스템을 제공하고, 보건시설을 그린 리모델링해 이용객들의 편의를 증진시켜 나간다. 장애인 거주시설 건립을 통해 취약계층의 처우를 대폭 개선하고, 복지 전담부서인 주민복지실을 2개 부서로 분과하는 조직개편으로 업무의 전문성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여성들의 사회 참여 기반을 확대하고, 다문화가정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통해 안정적인 정착을 도우며 국공립 어린이집 추가 확충과 아동학대조사 공공화 사업 등 미래 주역인 아이들에 대한 투자에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관내 학생들을 위한 온라인 강의 확충, 교복지원 사업 등 맞춤형 교육 사업을 확대하고, 국립청소년산림센터를 계획대로 준공해 새로운 교육명소가 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녹색 에너지 사업 추진 박차에너지 전환은 거스를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다. 파리기후협약이 올해 1월부터 전 세계 대부분 국가에 적용됨에 따라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상황에 이르렀다. 봉화군은 민선 7기 시작과 동시에 녹색에너지 사업을 일찍이 시작해 여느 시군보다 한발 앞선 기반과 노하우를 가지고 있다.녹색 에너지사업이 희망찬 미래를 약속하는 핵심사업임을 확신하고 추진에 박차를 가한다. 기존 협동조합형 등 태양광 녹색에너지 사업과 더불어,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 풍력사업 등 다양한 사업을 추진해 군민들의 소득을 높여 나가고 신산업으로 각광받는 수소에너지와 바이오매스 열병합 등 미래 에너지 사업들도 구체적인 로드맵을 마련하는 등 에너지 전환도시의 기반을 다지기 위한 준비를 철저히 해나갈 예정이다.◇ 전국 문화관광 1번지로 도약내성천 경관 전망 인도교와 집라인을 조기 완공해 지역관광에 활기를 불어넣고, 청량산 명승 둘레길의 차질 없는 진행으로 전국은 물론 세계에서도 인정받는 글로벌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애당리 일원 수목원관광기반 시설을 조성해 수목원 주변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리조트 등 대규모 숙박시설을 유치해 체류형 관광의 전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한-베 기념로 조성을 시작으로 베트남 타운 조성사업에 탄력을 붙이고, 문화재수리재료센터가 조기 건립돼 지역문화 산업의 한 축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은어 및 송이축제와 산타마을 등 주요 관광지에 대한 비대면 체험 프로그램을 확충하고, 봉화-안동-영주를 잇는 유교문화 수학여행 코스를 개발해 전국에서 먼저 찾는 문화관광 자원을 개발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더불어 잘사는 균형도시 봉화최근 국토부 공모에 선정된 도시재생 인정사업을 통해 원도심 개발에 물꼬를 튼 만큼, 사업의 원줄기인 봉화군 도시재생사업도 공모에 선정될 수 있도록 준비에 철저를 기할 예정이다.취약지역 생활여건 개조사업, 내성지구 개발사업 등 여러 개발 사업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고 봉화군 약용작물 종자센터를 조기 건립해 미래 먹거리를 확충하고, 테마 전원주택 단지사업도 인구유입 시책의 전국 모범사례가 될 수 있도록 추진에 박차를 가하고, 명호와 재산 행정복합센터 조기 완공으로 다변화되는 행정수요에 적극 대처해나갈 예정이다.◇ 신성장 미래 동력 발굴정부는 국가경제 발전의 핵심 사업으로 뉴딜정책을 구상하고 올해 본격 추진을 앞두고 있다.향후 5년간 총 16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이 투입되는 대형 프로젝트로서, 지역발전을 열망하는 봉화군에는 절호의 기회가 아닐 수 없다.정부 뉴딜사업의 두 축 중 하나인 그린뉴딜에는 봉화군의 녹색에너지 사업들이 상당수 포함돼 있어 사업 추진에 매우 유리한 입장이다.군은 그린뉴딜사업을 정부의 추진방향에 맞게 수정·보완하고, 대규모 신규 사업 발굴에도 적극적으로 나서 지역발전의 호재로 삼을 계획이다.엄태항 군수는 “변화에 한발 앞서 대응하고 주도적으로 봉화의 미래를 디자인 하겠다”면서 “올 한해는 모두가 꿈꾸는 전원생활 녹색도시 봉화 건설을 위해 보다 혁신적인 사고와 뜨거운 열정으로 군정발전에 총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박종화기자 pjh4500@kbmaeil.com

2021-01-17

“농가소득 창출·지역경제 회복·군민 안전에 행정력 집중”

오도창 영양군수가 신축년 새해 신년사를 통해 “2021년 새해는 농가소득 창출, 지역경제 회복, 군민안전에 중점을 두고 군정의 모든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특히 “지난 한해 코로나 위기 속에서도 많은 변화를 이끌어 냈다”며 “2021년은 상서로운 기운이 물씬 일어나는 ‘흰소의 해’로서 민선7기 영양, 변화의 완성을 위해 매우 중요한 해”라고 말했다.오 군수는 영양군의 재정여건이 열악한 가운데도 사업 우선순위를 정하기가 쉽지 않겠지만 적은 예산으로도 큰 효과를 거두는 정책을 발굴하고 적극 추진하는 등 공공성에 효율성이 가미된 새로운 행정으로 민선7기 영양군을 잘 이끌며 ‘농가소득 창출, 지역경제 회복, 군민안전’을 군정 운영 핵심 목표로 모든 역량을 모아 행복 도시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오도창 영양군수의 2021년 신축년 새해 행복도시를 만들기 위한 구체적인 군정 방향에 대해 들어본다.-올해 군정추진 방향은.△새해는 초심을 잃지 않고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신념을 지켜 나가며 농가소득 창출, 지역경제 회복, 군민안전을 최우선으로 미래 영양의 번영과 도약을 위한 도전으로 민선7기를 완성할 계획이다.미래 신성장동력인 자연을 가진 영양군은 ‘미래를 꿈꾸는 생태도시 영양’을 만들기 위해 풍요를 채우고, 문화를 펼치고, 생활을 담고, 행복을 나누고, 미래를 그려 나가는 군정을 이끌어나가겠다.-중점추진 사업은.△군정 운영 핵심목표 실현을 위해 홍고추 안정적 수매, 농작물 재해보험료 경감, 전통시장 노후시설 개보수, 60억 규모의 지역화폐 발행으로 지역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영양 자작나무 숲, 선바위관광지 명소화, 남자현 역사문화공원조성 등 문화관광 자원을 발굴해 관광객 30만 시대를 열 것이며 영양소방서 신축, 에너지 융·복합지원사업, 마을정비형 공공주택건립, 황용천 정비 등을 통해 쾌적한 정주여건을 조성할 계획이다.-영양군의 특성상 무엇보다 중요한 것이 농업인데, 농업정책 추진방안은.△농업은 영양군 산업의 대부분을 차지하기 때문에 농가 소득 증대를 최우선으로 삼아 군정을 운영할 계획이다.관내 농가의 안정적인 소득 창출을 위해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을 독려하고 재해보험료 부담을 줄이는 것은 물론 농촌 신활력플러스사업 정착과 농산물 공동브랜드 ‘美(미)듬직의 마케팅’에도 힘쓸 계획이다.영양고추유통공사에서 최고가로 홍고추를 수매할 것이며 외국인계절근로자 사업의 대상 국가를 다변화하고 농산물품질관리원 영양분소의 영양사무소 승격을 추진할 계획이다.-핵심 경제정책이 있다면.△지역경제 활성화에 큰 무게를 두고 있다.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60억 규모의 지역화폐를 발행해 침체된 골목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다.전통시장 시설을 개보수해 경쟁력 있는 상권 활성화를 통한 침체된 시장의 자생력을 키우며 전통시장의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고객이 보다 편리하게 영양전통시장을 이용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민선 7기 역점사업인 경관조명 새단장을 통해 아름다운 야간 볼거리를 제공해 영양군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아시아 최초 ‘국제밤하늘보호공원’을 보유한 별천지 영양을 적극 홍보할 예정이다.지난해 10월부터 LED 가로·보안등 교체사업에도 속도를 내고 있으며 전체 4천500여 개의 가로등 등을 LED로 교체하는 등 별을 주제로 한 다양한 마케팅을 진행해 지역경제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청정 영양군의 이미지를 널리 알려 도시 브랜드 가치를 높일 것이다.-정주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은.△영양군은 2019년 무창1리, 상청1리가 ‘새뜰마을사업’ 공모 선정을 시작으로 2020년 산해2리, 기포리가 선정돼 농어촌 취약지역 생활여건을 개선할 수 있게 됐고 2021년에는 화천2리, 연당1리, 화매1리, 동·서부리를 추가로 공모 신청할 계획이다.주택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영양읍 서부리에 마을정비형 공공주택 110가구, 동부지구 행복주택 44가구 건립을 추진하고 하원리 일대에 2023년까지 지상 3층의 영양 소방서를 신축해 군민들의 안전, 재산을 보호할 것이다.그리고 청기·석보면 일원에 신재생에너지 융·복합 사업, 마을단위 LPG가스 보급을 통해 군민들의 에너지 절감에 보탬이 될 것이며 지방상수도 현대화사업, 농어촌 생활용수개발사업, 농어촌마을 하수도 설치를 추진해 주민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생활인프라가 구축될 것으로 기대된다.-문화, 관광 정책방향은.△관광, 문화, 축제 분야에 있어 매력 있는 영양을 선보여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활기 넘치는 영양을 만들어 나가겠다.영양 자작나무 숲, 국제밤하늘보호공원, 금강송을 연계한 관광벨트를 만들고 기존의 선바위관광지에 절벽 야간 경관 조명, 장미터널, 인공폭포와 둘레길 등을 조성해 명소화 할 계획이다.또한 장계향문화체험교육원의 프로그램 운영활성화, 남자현지사 역사문화공원 조성, 포도산 천주교 성지 순례길 조성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영양을 만들 것이다.영양 죽파리 자작나무숲 일원을 ‘자작나무숲 섬(島)’으로 조성하는 자작나무숲 권역 산림관광자원화 기본구상이 나왔다.지난해 6월 국가지정 국유림 명품 숲 지정에 이어 7월 국토교통부 ‘2020 지역수요맞춤지원사업’에 선정되는 등 3개 공모사업에 선정돼 42억5천만원을 확보했으며 축구장 40개에 해당하는 면적에 12만 그루가 올곧게 자라고 있는 영양자작나무 숲은 국내 최고의 체류형 명품 산림관광지로 육성 될 것이다.-올해 보건, 복지정책 방향은.△영양군에서 보건, 복지분야 서비스 제공에 있어서만큼은 군민 중 누구도 소외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코로나19, 독감 등 전염병 확산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호흡기 전담 클리닉’을 운영하고 병원 이용이 어려운 군민들을 위해 오지마을건강사랑방을 지속 운영, 치매안심센터, 비대면 건강관리 시스템, 수영장을 이용한 水클리닉의 내실 있는 운영으로 건강한 영양군을 만드는 데 힘쓰겠다.수영장을 갖춘 청소년수련관, 어르신의 여가공간인 노인복지관이 본격적으로 문을 열게 되는 등 지난해 개소한 공립형 지역아동센터와 더불어 전 연령 맞춤형 서비스가 완성될 것이다.-민선7기 중 가장 중요한 올해 어떻게 마무리할 생각인지.△올해는 민선7기 출범 3년이 도래하는 해다.그 동안 가꾸어 온 민선7기 소중한 씨앗의 결실들이 군민의 삶에 뿌리 내리는 중요한 시기다.군민들과의 약속인 공약사업 추진에 속도를 높이고 주요 역점사업 마무리와 각종 현안 해결에 더욱 노력하는 등 소통과 현장행정을 좀 더 강화해 지금까지 맺은 결실을 바탕으로 영양군의 가치가 한층 높아질 수 있도록 미래 영양의 번영과 도약을 위한 과감하고 용기 있는 도전으로 민선7기를 완성해 나갈 것이다.군정의 중심은 ‘군민’이다. 군수의 역할에서 가장 핵심은 군민과의 소통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수시로 현장을 찾았고 군민들과 만나 끊임없이 소통할 것이다.-군민에게 새해 인사를 해달라.△코로나19라는 유례없는 재난상황은 우리 삶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그동안 일상의 불편함을 묵묵히 감내한 군민 모두의 적극적인 동참 덕분에 위기를 잘 극복해 왔다고 생각한다. 이 자리를 빌려 군민들에게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인사를 전한다.신축년 새해 영양군정 휘호를 ‘평이근민(平易近民)’으로 정했다.‘편안한 행정으로 군민과 더욱 가까워진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저를 비롯한 500여 공직자는 변화에 함께 맞서온 군민들의 저력을 믿고 영양군의 밝은 미래를 향해 나가도록 하겠다.행복영양을 만들어 가는 여정에 군민들도 변함없는 관심과 애정으로 함께 해 주길 바란다./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21-01-14

“시각장애인이 춤과 꿈에 바친 열정 지켜봐주세요”

사실 우리는 이미 잘 알고 있다. 세상은 ‘눈’으로만 보는 게 아니다. ‘마음’으로 볼 수 있는 영역이 더 크고 넓다.인간이 살아가는 공간 곳곳에 존재하는 아름다움은 눈이 아닌 마음으로 느끼는 경우가 흔하다. 오죽하면 바로 그 ‘아름다움’을 만들어내는 예술가의 눈을 ‘심미안(審美眼)’이라고 하겠는가.여기 시각장애인들의 심미안을 열어 눈뜬 사람들이 바라보는 것보다 더 환한 세계와 만날 수 있게 도와주는 안무가가 있다. ‘룩스-빛 무용단’ 김자형 단장이다.포항에서 유년과 소녀 시절을 보낸 김 단장은 대학에 입학하면서 고향을 떠났다.하지만, 그녀는 ‘진정한 아름다움’이란 어떤 것이며 ‘아름답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를 은연중에 가르쳐준 푸른 바다와 정겨운 사투리의 사람들을 기억하고 있다.‘룩스-빛 무용단’은 시각장애인들이 소속된 단체다. 이 이야기를 들으면 누구랄 것 없이 사람들이 놀라며 묻는다. “눈이 보이지 않는데, 어떻게 춤을 추죠?”그럴 때면 김자형 단장은 구구절절한 설명 대신 이렇게 권한다. “우리 무용수들의 춤을 한 번 보실래요?”지난해 세밑. 김 단장과 함께 6개월 이상 힘겨운 연습 과정을 거친 시각장애인 무용수들이 언택트(Untact) 공연을 펼쳤다. 1시간 정도 진행된 공연을 지켜본 기자의 가슴을 친 건 놀라움이 아닌 감동이었다.얼마나 꼼꼼한 트레이닝과 고통스런 수련 기간을 거쳐야 저들처럼 눈뜬 사람과 다를 바 없는, 아니 어떤 면에선 더 뛰어난 몸짓을 표현해 낼 수 있을까? 감동과 더불어 궁금증이 밀려왔다.이튿날 김자형 단장에게 전화를 걸었다. “당신의 삶과, 당신의 춤과, 당신의 무용단과, 당신과 더불어 호흡했을 시각장애인 무용수들에 대해 알고 싶다”고 했다.어렵지 않게 허락을 받을 수 있었다. 아래는 ‘눈에 보이지 않는 더 아름다운 세상’을 향해 손과 발을 맞춰 달려가고 있는 김자형 단장과 룩스-빛 무용단원들 이야기다.-‘춤’이 당신 곁에 온 것은 언제인지.△5살 때부터 무용학원에 다녔다. 그게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증조부모와 함께 대가족으로 살았고, 어릴 적부터 춤추고 노래하는 걸 좋아했다. 대학에선 발레를 전공했다.-현재 단장으로 있는 ‘룩스-빛 무용단’ 창단 이전엔 어떤 일을 했나.△무용학원 강사 등을 직업으로 가졌고, 결혼 후 늦은 대학원 공부를 시작했다.-보통의 상식에선 시각장애인이 무용을 한다는 게 잘 믿기지 않는다.△2009년 대학 조교로 있을 때다. 시각장애인 복지관 팀장이 물었다. “시각장애인의 신체활동 프로그램으로 춤을 출 수 있습니까”라는 질문. 주임교수가 어렵다고 했을 때, 논문 주제를 고민하고 있던 내가 한 번 해보겠다고 말했다. 그게 시각장애인 대상 무용 수업의 시작이었다.심한 장애로 분류되는 우리 무용수들은 빛조차 가늠하기 어렵다. 흰색 지팡이에 의지해야 이동이 가능한 그들이 손끝의 느낌으로 몸짓을 스캔하며 춤을 춘다. 10년 전 내 손을 잡고, 한 발 한 발 마치 어린아이의 첫걸음처럼 조심스레 춤추던 그들이 “걷기도 힘든 내가 춤을 추고 회전도 할 수 있다”고 좋아하며 눈물짓던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이들도 춤출 수 있다. 이들을 춤추게 하자!’란 도전의식으로 2011년 룩스-빛 무용단을 만들었다.-비장애인과 장애인의 춤 교육법은 많이 다를 것 같은데.△시각장애인이 보다 쉽게 이해하고 따라할 수는 커리큘럼으로 수련한다.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을 위한 이미지 트레이닝과 회전량 조작법 등을 가르친다. 한 동작을 익히기 위해 손으로 발동작을 익히고, 제 손을 잡고 익힌 발동작을 이용해 이동해 보고, 제 몸을 손끝으로 스캔해 그 동작의 느낌을 이해하는 단계를 거쳐야 한다.말로는 설명이 쉽지 않다. 우리 무용단원들의 춤을 동영상으로 한 번 봐주길 부탁한다.-장애인무용단의 운영이 순탄치만은 않았을 것 같다.△처음엔 10여 명의 회원들이 내게 차비라도 주겠다며 10만원씩을 모았다. 그게 월급이었다.(웃음) 그 돈을 어떻게 쓸 수 있겠나? 그건 무용단 통장을 만들어 저축했다. 그 저금이 힘이 돼 2013년 첫 정기공연을 열게 됐다. 우리 무용단은 임의단체다 보니 직원 없이 혼자서 교육하고, 공연 준비하고, 무용수들을 살펴야 한다. 변명 같지만 나의 부족함이 항상 아프게 다가온다. 사정을 아는 분들이 도와주겠다고 하면 “지정단체가 되면 그때 도와주세요”라고 거절한 경우도 많았다. 지금은 시각장애인 무용수 교육에 초점을 두고 무용단을 운영하고 있다. 그들이 좋은 무대에 올라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시절이 올 때까지의 준비 과정이라 생각한다. 신생 단체나 열악한 단체를 지원하는 정부 시스템의 필요성이 절실하다.-가족과 친구들은 당신의 일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왜 힘든 일을 굳이 하느냐” 묻는다. 그럼 난 답한다. 비장애인 회원이나 전공학생들을 가르치는 것보다 어렵지만, 내가 손을 놓아 버리면 오늘날까지 함께 해온 순간들이 사라져버리기 때문에 아직은 놓을 수 없다고. 덧붙여 시작장애인 무용수들과의 연습 과정과 공연 무대가 주는 감동은 그 어떤 보상보다 큰 것이라고.-지난달 말 ‘룩스-빛 무용단’의 언택트 공연이 유튜브를 통해 관객들과 만났다.△지난해 정기공연을 열려고 계획했는데 코로나19가 찾아왔다. 복지관이나 서울시가 운영하는 공공기관 연습실이 폐쇄되면서 전반기엔 연습을 할 수 없었다. 이대로라면 2020년이 사라져 버릴 것 같아서 사설기관을 빌려 단원들 중 적극적인 3명의 무용수가 철저한 개인방역 아래 연습을 했다. 더운 여름에도 마스크를 벗지 않았다. 여러분이 유튜브를 통해 본 것은 그 땀의 결과물이다.-장애인들과 함께 눈물과 땀을 흘리며 당신이 깨달은 것은.△사실 난 별다른 어려움 없이 살아서 욕심 많고 교만하기까지 한 사람이었다. 장애가 있음에도 그것을 극복하려는 굳은 의지를 가진 분들과 만나고, 함께 울고 웃으면서 많은 것을 가지고도 감사할 줄 몰랐던 나를 돌아봤다. 세상을 바라보는 눈이 조금씩 달라지는 걸 지금도 느낀다. 장애인무용단 단장이 된 건 내가 한 인생 최고의 선택이었다.(웃음)-시각장애인 무용수에 관한 이야기를 조금 더 해주면 좋겠다.△이번 인터뷰를 준비하며 지난 10년을 돌아봤다. 연습 과정의 어려움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을 터이고…. 같은 숙소 같은 방에서 밤늦게까지 나누었던 이야기들, 제주도 공연 후 바닷가에서 노을을 느끼며 백사장에 앉아 노래 부르던 일, 맛있는 음식 하나에 아이들처럼 행복해 하는 모습들…. 연습할 땐 안무가로서 단호한 단장일 수밖에 없지만, 연습이 끝나면 시각장애인 무용수들의 친구이자 활동도우미가 되고자 했다. 그들과 함께 한 순간 모두가 소중하다.-‘코로나19 사태’로 올해도 공연계가 어려울 것인데.△향후 언택트 공연시대를 준비하려면 투자와 지원 측면 모두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언제나 그랬듯 우리 무용단은 힘을 합쳐 난관을 헤쳐 나갈 것이다.-룩스-빛 무용단이 꿈꾸고 있는 미래는.△올해 계획은 무용단을 비영리법인으로 재설립 해 지정기부단체로 등록하는 것이다. 무용단과 무용수들의 발전을 위해선 경제적 토대도 중요하다. 또한, 시니어 무용수와 실업·청년 무용수들을 합류시켜 월급을 줄 수 있는 인력지원사업을 준비할 생각이다. 더 멀리는 아동·청소년 시각장애인 무용단을 설립하는 게 장기적 목표다.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한 대안학교가 있듯 장애아동이 무용 교육을 통해 미래를 펼칠 수 있게 돕고 싶다. 우리가 춤에 바친 시간과 열정을 따스한 관심으로 지켜봐주시면 좋겠다. /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1-13

‘미래를 향한 날갯짓, 상상실현 청송!’ 군민 체감 행복도시 실현

청송군은 2021년 새해,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용기 있는 변화와 창의적인 혁신으로 ‘군민과 함께하는 행복청송’을 만들어 나갈 계획을 발표했다.이를 위해 새해 군정 운영방향을 ‘미래를 향한 날갯짓, 상상실현 청송!’으로 정하고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가시적 성과를 창출하고자 구체적인 6대 전략과제를 수립해 성공적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농업 경쟁력 향상으로 상존하는 미래농업 만들기지난해 경북도에 반향을 일으키기도 한 농민수당을 올해도 지속적으로 지급해 자긍심 고취와 농업 여건을 한층 개선해 나갈 계획이다.또한 농작물 재해보험료 및 농업인 안전보험료 지원, 공익직불제, 친환경 농업 지원, 농산물산지유통센터 시설 보강, 통합마케팅 조직 지원, 농산물 택배비 지원 등으로 농가 소득 향상을 적극 지원한다.청송사과에 스토리텔링을 더하고 황금진 브랜드 특화발전, 품질보증제 본격 시행 등으로 명품청송사과의 위상을 굳건히 지켜나가며, 황금사과 연구단지를 조성해 가까운 미래에 다가올 기후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스마트 농업 구현에 앞장설 예정이다.□ 군민중심 사회안전망 구축으로 상생하는 밝은 미래구현고령화 시대에 어르신들이 일하는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양질의 노인일자리를 제공하고 천원목욕탕 운영, 노인맞춤돌봄서비스를 지원해 어르신들이 건강하고 행복한 노후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도울 계획이다.출산 양육 지원과 모자 건강관리 지원, 진보키즈카페 운영, 지역아동센터 확충, 드림스타트 프로그램 운영, 청소년 보호 육성 지원 등으로 아이 낳고 기르기 좋은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 인재육성장학회 운영, 우수학생 장학금 지급, 고등학교 무상교육 지원, 중고등학교 신입생 교복비 지원 등으로 교육여건 개선에도 심혈을 기울일 예정이다.지역 방역망을 구축하고 감염병에 대한 선제적 대응역량을 강화하는 데에도 집중할 방침이다.호흡기 클리닉 설치, 선별진료소 운영, 노인복지시설 이동형 음압장비 설치 등으로 방역에 집중하고 보건의료원 의료진 숙소 건립, 치매안심센터·정신건강복지센터·건강생활지원센터 운영, 주민주도형 건강마을 조성사업 등으로 의료사각지대 해소에도 노력할 계획이다.□ 지역경제 선순환구조 실천으로 경기활성화를 위한 생태계 조성내수경기 진작에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할 청송사랑화폐를 확대 발행하며 사회적경제기업 육성·지원, 지역공동체 일자리 사업 확충 등으로 지역자원을 발굴해 경제의 자립기반을 구축하고 공공기관을 적극 유치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전국단위 엘리트 체육대회를 확대 유치해 스포츠의 관광자원화와 지역경기 부양의 두 마리 토끼를 잡을 계획도 세우고 있다.청송사과 황금진 브랜드.□ 현존하는 최고 글로컬 생태관광도시로 도약청송의 유려한 생태지질자원과 유서 깊은 전통문화, 참신하고 다양한 관광 콘텐츠를 잘 엮어 지역관광의 새로운 표준(New Normal)을 만들어 나갈 전략이다.산소카페 청송정원, 청송지방정원을 새로운 언택트 힐링공간으로 자리매김하도록 만들고 유네스코 세계지질공원·국제슬로시티 재인증 등으로 ‘생태문명 속에서 누리는 전통과 자연관광’이라는 글로컬 관광브랜드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산림레포츠 휴양단지 조성사업과 주산지 주변 관광지 조성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해 즐길거리가 있는 체류형 관광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하며 대한민국 대표축제 청송사과축제는 더욱 특화되고 다채로운 볼거리가 있는 프로그램으로 준비해 주민이 주도하는 글로벌 축제로 육성해 나갈 방침이다.□ 청정한 자연과 함께하는 친환경도시 공간 조성저탄소생활 실천운동을 전개해 그린뉴딜을 선도하고 슬레이트처리지원, 전기자동차보급 지원 확대로 군민건강을 보호하고 대기오염 물질을 저감시키고 생활폐기물처리, 하수처리증설, 하수관로정비사업을 통해 ‘산소카페 청송군’에 걸맞은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해 나갈 계획이다.도시공간에는 사람의 숨결을 더해 진보도시재생 뉴딜사업을 추진하고 청송읍 월막지구 도시재생활성화계획 수립에도 문화·사람·공동체의 가치를 우선해 지역의 활력과 통합을 이끌 예정이다.2022년 청송소방서 개청을 위한 차질 없는 지원과 군민안전보험 가입, 범죄예방 CCTV 설치로 자연재해와 사회재난, 범죄로부터 군민들을 지켜나갈 방침이다.□ 양방향 송수신 시스템 마련으로 공감행정 구현주민참여형 거버넌스 체계를 마련해 군민이 체감할 수 있는 공공서비스 혁신을 이루고 청송군 지역발전협의회와 군민배심원단을 더욱 활발하게 운영, 군민과 함께 군정을 완성해 나간다는 복안이다.시의성 있고 정확한 군정홍보로 행정의 신뢰도를 제고하고 SNS를 활용해 흡입력 있는 뉴미디어 콘텐츠를 제공하는 등 양방향 소통행정 구현을 위해 적극 나설 계획이다.윤경희 청송군수는 “‘군민과 더불어 잘사는 1등 청송 건설’의 당찬 포부를 안고 출범한 민선7기도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면서 지난 시간, ‘군민과 함께하는 행복청송’ 건설을 위해 전력으로 달려왔다”며 “새해에는 작지만 긍정적인 날갯짓을 시작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실현되는 한해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산소카페 청송군’ 글로컬 브랜드화 역점”▒ 윤경희 청송군수 새해 인사새로운 미래가 펼쳐질 2021년 신축년(辛丑年) 새해를 맞았습니다.자신의 직분을 묵묵히 행하는 듬직한 소와 같이 올 한해는 군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에서 저마다의 빛을 낼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랍니다.지난 한해는 전 세계적으로 사회·경제 시스템에 지워질 수 없는 강력한 변곡점이 그려졌습니다. 접촉을 통해 전파되는 바이러스로 인해 1년 내내 답답한 마스크 속에서 살아야 했고, 아이러니 하게도 우리는 마스크를 쓰지 않으려면 모두가 함께 마스크를 써야 했습니다. 함께하지 않으면 아무것도 될 수 없었습니다. 코로나19라는 사상초유의 극심한 위기 상황에서 소중한 깨달음을 얻기도 했습니다.군민 모두가 위기 속에서 함께 해야 만이 우리 자신을 지켜낼 수 있다는 공동체 정신의 위대함입니다.군민 여러분들 개인의 자유가 제한되는 일상의 불편함과 경제적 피해를 기꺼이 감내해주시고 자발적인 방역과 감염병 예방에 적극 동참해 주심에 이 자리를 빌려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우리는 지금, 감염병 팬데믹으로 국가적으로 엄중한 위기상황을 맞고 있습니다. 꺼질 듯 꺼질 듯 하면서 다시 재 점화 되는 양상에 세계경제는 침체를 넘어 악화일로를 걷고 있고 회복의 불확실성은 점차 가중되어 평온한 일상은 이제 옛말이 되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 세계 각국에서 코로나 백신에 대한 긴급승인이 이루어지고 있고 일부국가는 접종을 시작했으며 우리 정부도 백신을 확보하였다는 기쁜 소식이 들려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제 우리는 코로나 이전의 일상으로 되돌아 가기 보다는 새로운 시대, 새로운 일상을 준비해야 합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로의 전환에 따라 사회 전반에 급속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습니다.2021년 군정은 새로운 시대의 흐름에 발맞춰 용기있는 변화와 창의적인 혁신을 전방위적으로 이끌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문명이 바뀌는 역사적인 순간에 역사의 바퀴를 앞장서 밀고 가는 우리가 되어야만 합니다.군민들과 공직자들의 작은 변화와 노력이 모이면 한발 앞서 나아갈 수 있습니다. ‘군민과 더불어 잘사는 1등 청송 건설’의 당찬 포부를 안고 출범한 민선7기도 어느덧 중반에 접어들었습니다.지난 시간 동안, 오직 군민 행복증진을 최우선 순위로 두고, 군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군민과 함께 하는 청송”을 위해 전력투구 달려왔습니다.남은 시간도 변함없이 군민들을 위해 쓰여 질 것입니다. 그 흔한 바이러스 하나 정복하지 못하는 나약한 존재였음을 새삼 깨달았고 동시에 지구촌이라는 단어의 참뜻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또한, 우리 인간은 단지 자연의 일부라는 본질을 다시금 상기시킬 수 있었습니다.저는 이 깨달음의 끝에서 ‘나비효과’라는 말을 떠올렸습니다. 나비의 작은 날갯짓이 눈덩이처럼 불어나 엄청난 결과를 불러온다는 의미입니다.청송군의 작지만 긍정적인 날갯짓으로 우리가 상상하는 모든 것이 실현되는 한해를 만들고자 합니다.우리의 날갯짓은 외형에 치우치지 않고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가치를 지향하며, 지역이 주도하는 세계화를 촉발시켜 전세계에 ‘산소카페 청송군’이라는 글로컬 브랜드로 선한 영향력을 미치게 될 것입니다.신축년 새해에는, 주민이 주도하고 꿈꾸는 지역혁신과 군정 전 분야에 걸친 창의적인 체질개선으로 새로운 시대, 청송의 밝은 미래를 열어 가겠습니다./김종철기자 kjc2476@kbmaeil.com

2021-01-13

아름다운 풍광·먹거리가 유혹하는 여행의 색다른 맛

한국 사람들에게 ‘해외여행 자유화’가 시작된 때부터 지금까지 대략 50~60개 나라를 여행한 선배와 영덕의 해변을 돌아본 적이 있다.1990년대만 해도 한국인 관광객을 찾아보기 어려운 외국의 여행지가 적지 않았다고 한다. 심지어 이 선배가 필리핀 보라카이의 화이트비치를 찾았던 땐 그 아름다운 섬의 80% 이상 지역이 전기 없이 살았다고 하니. 최근엔 어떠냐고? 필리핀 대부분의 해변은 거의 부산 해운대 수준으로 한국인이 넘쳐난다. 거기에 중국인들까지 합류한 게 이미 오래 전이고.사파이어 색채로 빛나는 태평양의 낭만? 이제 보라카이엔 그런 것 없다. 비단 그곳만이 아니다. 발리, 푸켓, 코사무이, 나트랑, 다낭, 시아누크빌…. 동남아 대부분의 해변 휴양지가 대동소이(大同小異)하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면 다시 그 풍경이 재현될 게 분명해 보인다. 바이러스가 창궐해 각 나라가 국경을 봉쇄하고 있는 이 시기엔 해외여행의 꿈은 잠시 버려둬도 좋을 듯하다. 북적이는 외국 바닷가 이상으로 아름다운 해변이 한국에도 적지 않으니.◆ 지중해가 아름답다고? 그렇다면 영덕 해변에서 보는 바다는?“바다 빛깔만으로 이야기하자면 여기가 지중해보다 더 멋진 걸.”앞서 언급한 선배가 영덕 방파제에 앉아 가장 먼저 던진 말이다. 기자 역시 코발트블루 색채로 반짝이는 이탈리아 아말피와 크로아티아 두브로브니크 해변에서 며칠을 머문 적이 있다.누군가 “그래서? 한국 동해의 바다 색깔은 유럽만 못한 것이냐”라고 묻는다면, 망설임 없이 이렇게 답하겠다. “아니, 그것들 못지않다. 때론 더 아름다운 것 같다.”우열을 가리기 힘든 영덕의 해변들이라 어느 곳을 내세워 먼저 안내해야 할지 어려운 수학 문제를 받아든 중학생의 심정이다. 그래도 할 건 해야지.먼저 대진해수욕장의 일출을 빼놓으면 영덕군민 모두가 서운해 할 터. 그 도시 북쪽에 자리한 영해면 해안 대진리를 중심축으로 펼쳐지는 가슴 탁 트이는 풍경은 현대화 된 거대 도시에서 갑갑한 일상을 견뎌온 여행자를 소풍 앞둔 아이처럼 들뜨게 한다.해수욕장의 경사가 급하지 않고, 수심도 야트막해 여름철엔 가족 단위 피서객들에게 인기가 높다. 물의 맑기? 그런 건 새삼스럽게 물을 필요도 없고, 구구절절 답하기엔 입이 아프다.밝아오는 새벽. 이곳에 차를 세우고 떠오르는 해를 본다면 지난 1월 1일 ‘관광객 통제’로 어느 해변에서도 일출을 쉽게 보지 못한 아쉬움이 단숨에 사라지지 않을까? 6개의 해안마을이 어깨를 맞댄 영덕 병곡면. 여기에 8㎞의 근사한 모래벌판이 존재한다. 사람들은 그곳의 이름을 낭만적이게도 ‘고래불해수욕장’이라 부르고 있다. 이미 전국적으로 이름이 잘 알려져 여름철엔 숙소 예약이 어려울 정도. 그러나 낭만을 아는 여행자라면 ‘겨울 고래불’에서 더 큰 매력을 느낄 수도 있을 터. 당연지사 숙소를 잡기도 수월하고, 식당에서 제대로 대접받기도 더 좋은 시즌이 지금이다.◆ 영덕 바다를 헤엄치던 고래를 본 고려 충신 목은 이색은….‘고래불’이란 명칭은 포은 정몽주, 야은 길재와 함께 끝끝내 절개를 지킨 고려의 충신 목은 이색(1328~1396)이 근처 산에 올라 커다란 고래들이 용의 기세로 헤엄치는 걸 보고 만든 것이라 전해진다.자신의 아들과 딸이 장쾌하고 드넓은 기상을 가지길 원하는 아버지와 어머니라면 꼭 한 번 아이들의 손을 잡고 함께 가보길 권한다. 울울창창 사철 푸른 기상을 간직한 주변 소나무 숲 또한 장관이다.남정면 장사리에 자리한 장사해수욕장은 잊어선 안 될 한국 현대사의 기억이 서린 곳이다.근처 부경온천에서 따뜻한 물에 몸을 담그거나, 모래가 신발에 잘 붙지 않는 해변을 유유자적 산책하는 것도 좋지만, 장사상륙작전을 통해 위기에 빠진 나라를 구해낸 어린 학도병들의 숭고한 뜻을 새겨보지 않는다면 서운한 여행지다.서울과 대전 등에서 기차를 이용해 포항으로 오는 관광객이라면 포항역에서 기차를 갈아타고 40~50분 바닷가 풍경을 만끽하며 장사해수욕장에 가도 좋다. 이 역시 영덕 여행이 주는 색다른 맛이다.이외에도 영덕엔 이름이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바다 빛깔 곱고 사람들 친절하며 맛깔스런 음식이 가득한 해변이 다수다. 오보해수욕장과 경정해수욕장, 하저리해수욕장과 남호해수욕장 등이 그렇다.◆ 신경림의 시가 절로 떠오르는 울진의 바다 풍광영덕에서 좀 더 북쪽으로 올라가면 곧 만나게 되는 게 울진군 후포항이다. 모두가 알다시피 먹음직한 겨울 진객(珍客) 대게와 얼큰한 생선매운탕으로 전국 각지의 미식가들을 유혹하는 공간.그런데 이처럼 아름다운 바닷가에서 먹을거리만을 떠올린다면 좀 아쉽다. 조태일, 이성부, 정희성 등과 함께 한국에서 최고로 손꼽히는 시인 신경림(85)은 그 옛날 후포 바다에 와서 이런 시를 썼다. 함께 읽어보자.동해바다-후포에서친구가 원수보다 더 미워지는 날이 많다티끌만 한 잘못이 맷방석만 하게동산만 하게 커 보이는 때가 많다그래서 세상이 어지러울수록남에게는 엄격해지고내게는 너그러워지나 보다돌처럼 잘아지고 굳어지나 보다멀리 동해 바다를 내려다보며 생각한다널따란 바다처럼 너그러워질 수는 없을까깊고 짙푸른 바다처럼감싸고 끌어안고 받아들일 수는 없을까스스로는 억센 파도로 다스리면서제 몸은 맵고 모진 매로 채찍질하면서.아스라한 수평선이 인간에게 선물하는 귀한 것 중 하나가 ‘용서와 화해’다. 신경림은 자신에겐 너그럽고, 남들에겐 엄격하게 살아온 삶을 돌아보며 “(왜 나는) 동해처럼 너그러워질 수 없을까”라고 자문한다. 망망대해 앞에 선 시인다운 태도가 아닐 수 없다.바로 이 시의 탄생지가 후포다. 울진 가장 남쪽에 자리 잡은 해수욕장으로 비교적 짧지만 서정 넘치는 250m의 백사장은 밀어를 속삭이는 연인들이 손잡고 걷기에 모자람이 없다.데이트의 큰 즐거움이라 할 ‘맛집 찾기’도 걱정할 필요 없다는 게 울진군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게는 물론 생선도 좋고 조개도 맛있단다. 이름난 ‘자장면 맛집’도 있다니 인터넷을 뒤져 찾아보는 재미를 느껴보시길.울진군 북쪽 끝에서 여행자를 기다리는 건 나곡해수욕장이다. 여름에도 사람들이 크게 붐비지 않는 고적한 곳이니 조용하게 자신을 돌아보며 해변을 산책하고 싶은 이들에게 제격이다.“기암괴석이 만들어내는 경치가 멋지고, 왕에게 올린 미역으로도 유명하며, 근사한 다이빙 포인트가 적지 않아 다이버들의 사랑을 받는 해수욕장”이라고 주민들은 입을 모은다.근남면 망양정해수욕장은 관동팔경(關東八景) 중 하나인 망양정(望洋亭)과 왕피천이 어우러져 장관을 이룬다. 2006년엔 전국 최초로 트라이애슬론 경기가 열린 곳이기도 하다.기성면에 숨겨진 보물처럼 빛나고 있는 구산해수욕장은 평해읍에서 10리 북쪽에 위치했다. 우거진 소나무 숲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어째서 울진이 ‘소나무의 고장’인지 절로 깨닫게 된다./홍성식기자 hss@kbmaeil.com

2021-01-12

산에서 그리는 미래 100년… 성주군, 건강한 산림육성 박차

성주군은 산림에서 미래를 창출할 건강한 산림육성과 복지휴양공간 조성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미래세대 위한 밑그림, 경제 특화림 조성지구온난화와 포스트 코로나 시대의 도래로 산림에 대한 기대수요가 더욱 높아졌다. 산림의 경제적·공익적 가치를 높이고 지속가능한 산림자원 육성을 위한 나무심기는 후손에게 물려줄수 있는 크나큰 자산이다.성주군은 2020년 13억의 총사업비로 면적 74.9ha, 15만4천본의 나무를 식재했다.세부적으로 경제적 가치 창출을 위해 목재질이 좋은 낙엽송, 편백 등 9만본을 식재해 경제림 38.1ha를 조성했고, 산림재해 방지와 경관조성을 위한 큰나무공익조림 15ha, 3만7천본, 쾌적한 공기와 미세먼지 차단을 위해 10ha, 8천본 미세먼지저감 조림을 시행했으며, 지속적인 조림사업을 통해 숲의 경제적 가치를 높여나갈 계획이다.성주군은 2019년부터 2023년까지 5개년 계획으로 군유림 내 우산고로쇠 특화림을 조성중이다. 올해 가천면 금봉리와 금수면 무학리에 11.8ha, 우산고로쇠 8천260본을 식재해 성주 미래 100년 숲조성을 위한 초석을 다졌다. 연차별 총 20ha의 우산고로쇠 식재를 통한 산림경영기반 구축으로 임업인의 안정적인 소득창출이 기대된다.△ 도심에서 즐기는 힐링산림에서 주는 힐링 효과를 생활권내 도심에서 즐길 수 있도록 도시숲 조성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2020년부터 2021년까지 10억원을 투자해 성주읍 대황리 일원에 성밖숲과 주민 쉴공간인 ‘이천변생활환경숲’을 조성, 도심주변의 유휴공간을 도시녹지공간으로 확충했다.또한 2019년부터 초전면 용봉리 성주휴게소 뒤편에 2.1ha, 12만본의 산철쭉단지를 조성했으며, 2021년에도 산철쭉을 추가적으로 식재해 성주를 방문하는 관광객들이 봄의 정취를 흠뻑 느낄 수 있게 됐다.앞으로 도시숲 조성을 통한 주민 휴양공간 마련과 관광자원화를 위한 연관된 사업을 발굴해 일상 속 숲, 숲속의 일상을 실현해 나갈 예정이다.△ 국민들의 휴식처 가야산야생화식물원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총 660여종의 나무와 야생화를 식재해 야생화 자원보전과 학술연구발전에 기여하기 위한 야생화 문화공간이다. 코로나19로 지친 군민들의 힐링과 치유의 공간을 제공하고자 다양한 산림문화휴양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먼저 좀더 풍성한 볼거리를 위해 11만여본의 벌개미취 야생화 군락지를 조성했고, 노약자, 장애인 등 교통약자들의 쾌적한 숲길체험을 위해 300여m의 ‘가야산 무장애 나눔길’을 조성했다.또한 실내전시관에 공모사업으로 추진한 ‘화우동산(花雨東山)’ 콘텐츠 개발사업은 야생화 비가 내리는 콘텐츠 정원으로 식물원을 찾는 관람객들에게 야생화의 아름다움을 선사할 것이다.가야산야생화식물원은 성주 가야산의 가치를 재정립하고 편안한 휴식처와 심신을 달래는 산림문화휴양 공간으로서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견인차 역할을 다할 것이다.△ 푸른 자연 속 힐링 휴양지, 독용산성자연휴양림성주군 독용산성자연휴양림은 도지정 문화재인 독용산성과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는 성주호 아라월드 사이에 위치해 산림휴양과 수상레포츠를 동시에 체험할 수 있는 휴양공간으로 총 19객실에 어린이놀이시설과 바비큐장, 편백숲 산책로를 겸비하고 있다.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침체된 지역경제 및 관광 활성화를 위해 모든 이용자들에게 사용료 50%를 감면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으며, 코로나19 종식을 위해 고생한 의료진에게 1박 무료이용 기회도 제공하고 있다.독용산성자연휴양림은 이용자에게 저렴한 시설사용과 함께 다양한 산림복지서비스 제공을 위해 지속적인 시설보완과 수준 높은 서비스 제공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산림에서 단기 소득 창출을 위한 노력조림과 숲가꾸기와 같은 공익적이고 장기적인 산림자원의 육성과 달리 단기 임산물(표고, 참죽, 두릅)생산은 임업인의 소득향상에 직접적으로 기여한다.현재 서부권에서는 고로쇠 및 거제수, 자작나무 수액을 채취하는 등의 소득사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으며, 보다 효과적인 소득 창출을 위해 저온저장고, 물통, 자목배지, 농기계 등을 지원하고 있다.최근에는 표고버섯(자목, 배지), 산양삼 재배 임가들이 늘어나는 추세다.올해는 코로나19로 판매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표고버섯 생산농가의 시름을 덜어주고자 성주군청 공무원, 관내·외 기관, 사회단체가 참여해 ‘임산물 팔아주기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 1만5천160박스 판매해 임업인 소득증대에 일익했다.앞으로 임산물 생산농가에 지원을 확대해 임업인의 경영기반 구축, 생산성 및 품질 향상을 통해 농업에 비해 다소 낙후된 단기 임산물 임업인들의 소득을 증진해 참외에 집중돼 있는 성주군의 소득 다변화에도 이바지 할 것으로 기대된다.성주군은 미래 임업발전을 선도할 임업후계자, 독림가 등 92명의 전문경영인을 육성, 임산업 발전을 견인할 인력 육성에도 적극적이다.△ 소중한 산림! 보전에 전력생명의 숲, 건강한 산림생태계 보전을 위해 산림병해충 방제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성주군 관내 6개 읍·면 72개리를 소나무재선충병 특별관리지역으로 중점 관리하고 있으며, 올해 18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피해고사목 제거, 훈증처리목 수집, 예방나무주사, 지상방제 등을 실시해 재선충 및 일반병해충을 선제적으로 방제했다.산사태 예방을 위해 취약지구 192개소를 지정·관리하고 있으며, 태풍·호우 등으로 인한 피해예방과 복구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또한 겨울철 건조한 날씨와 강풍 그리고 코로나19로 인한 산행인구 증가 등 산불발생 위험이 점점 높아짐에 따라 산불예방을 위한 ‘성주군 산불방지 종합대책’을 추진한다.‘산불ZERO’를 목표로 산불진화용 임차헬기, 산불진화대, 산불감시탑감시원, 읍면 감시원 등 상시 산불감시 및 전문적 진화인력을 구축했으며, 봄철 대형산불 조심기간(3월15일~4월 15일) 읍면 담당구역 책임관제를 운영해 선제적인 산불감시를 시행한다.매년 반복되는 대형 산불을 거울삼아 군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철저한 예방감시 활동과 신속하고 체계적인 대응을 통해 산불로부터 소중한 산림을 지키는 데 총력을 다하고 있다.성주군은 주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건강한 산림생태계 보전과 확대로 산림소득 창출을 도모하고, 국민수요에 부응한 산림치유 힐링공간을 지속적으로 조성해 산림복지증대에 기여해 나갈 예정이다./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21-01-12

“아름다운 목단꽃의 혼수함이 나의 보물 1호”

먼 산에 눈이 하얗게 덮여 있다. 겨울 같지 않게 포근하던 날이 간밤에 내린 눈으로 갑자기 추워졌다. 뺨에 닿는 눈바람이 매섭도록 차갑다. 시원하게 뚫린 월드컵로를 달려 골목에 자리 잡은 갤러리에 닿았다. 찻집을 겸한 규방 공예의 갤러리였다. 자동문이 활짝 열리자 갤러리 곳곳에 자리 잡은 한지공예품의 고고한 자태가 한눈에 들어왔다. 장롱과 뒤주, 찻상 등, 예술성과 실용성을 겸하여 우리의 삶 속 깊숙이 자리 잡은 물품들이 눈 가는 곳마다 품위 있는 모습으로 놓여 있었다. 실내 가득 은은한 차향이 감돌았다. 이층으로 가는 계단 곳곳이 공예품이었다. 안순금 명인이 진홍빛 히비스커스 차를 가져왔다. 새콤한 맛이 살짝 감도는 히비스커스 차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었다.한지공예와 전통차? 고전적이라는 점에서 조합이 잘 맞는 만남이다. 전통차와 한지공예 중 어느 쪽이 먼저였느냐고 물으니 한지공예가 먼저라고 했다.“공방을 운영하며 찻집을 연 이유가 뭔가요?”“사람들이 서먹해하며 공방에 들어오지 못하는 거예요.”공방을 해나가려면 사람을 모아야 하고, 누구나 편안히 들어와서 한지공예에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는데 공방만으로는 사람들을 불러들이기가 어려웠다고 했다. 생각다 못해 명인은 한지공예에 관심을 갖고 있으면서도 공방에 선뜻 발을 들이지 못하는 사람들의 자유로운 출입을 위해 전통차를 생각해냈다. 전통차가 사람을 편안한 마음으로 오게 해주는 구실이 되었다. 공방을 운영해온 것이 30년이란다.“한지공예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뭐예요?”갓 결혼한 새댁 시절에, 일반 공예를 비롯한 여러 가지 강좌를 배우러 다니다 우연히 인사동에 들렀다가 장독 모양의 쌀독을 발견한 것이 한지공예의 시작이라고 했다. 쌀독의 재질이 한지라는 말을 듣고 무척 놀랐단다. 장독 모양의 풍성한 쌀독을 집안에 들여놓으면 복이 가득 담길 것 같은 생각이 들어서 시작한 것이 한지공예였다고. 처음 그 느낌이 맞아 떨어져서 명인은 지금까지 행복한 마음으로 일을 하고 있다며 활짝 웃었다. 세련된 도시풍의 차림새가 한지공예와 전통차에 대한 인식을 현대화시키는 느낌이었다.쌀독을 만난 이후 명인은 서울까지 기차를 타고 다니며 한지공예를 배웠다. 사범자격증을 따고 난 후에 남편과 의논했다. 공방을 열고 싶다는 말에 남편은 손님이 오든지 안 오든지, 잘 되든지 안 되든지, 스트레스 받지 말고 공방을 놀이터로 생각하라며 허락해주더란다. 명인은 그렇게 해서 눈여겨 봐둔 자리에 공방을 열었다. 솜씨도 서툴고 가게도 처음이지만 생각 외로 사람들이 호응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의기소침해졌다. 세상에 쉬운 일이 어디 있는가. 기운이 빠질 때도 있었지만, 손님이 없어도 실망하지 말고 공방을 놀이터로 생각하라는 남편의 말에 힘을 얻었다. 명인은 누가 공방을 찾건 말건 상관하지 않고 날마다 공방에 출근해서 자기만의 작품을 만들었다. 혼자 노는 시간이 많아지며 공예품이 늘어나고 덩달아 자신감도 생겼다.“남편이 적극적으로 지지를 해주셨네요.”“제 인생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사람이라고 해야겠죠.”서울에서 재료를 사오고 작품을 완성하기까지 모든 문제를 혼자 해결하고, 밤을 새워가며 작품을 만드는데 몰두할 수 있었던 것도 남편이 조용히 지켜봐주었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명인의 의식이 매우 긍정적이고 적극적이었다. 명인의 얘기를 듣고 있으니 일을 할 사람과 하지 않을 사람의 차이가 또렷해진다. 일을 할 사람은 매개체를 받아들이는 자세와 하고자 하는 일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의욕이 남다르다. 그 강한 의욕으로 그녀는 대한민국 명인 자격증을 따고, 아시아 웍 페스티벌과 미국 LA 월드페스티벌에서 우수상과 대상까지 따냈다.공방을 연 후 명인은 작품을 만드는 것으로 그치지 않고 스피치 교육까지 받으며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했다. 한지공예 강의를 하려면 세상에 대한 두려움을 떨쳐야 했다. 아무런 확신이 없는 시기인데도 그녀가 흔들리지 않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었던 건 그만큼 자신이 있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 해도 성과 없이 혼자 노는 휴지기를 견디기가 쉽지 않았을 것 같았다. 자신의 선택을 의심하지 않았느냐는 물음에 명인이 눈을 빛내며 말했다.“언젠가는 내가 하는 일을 사람들이 알아줄 거라고 믿었어요.”공방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경험을 나누기 위해 먼 지방까지 강의를 하러 다녔다. 강의를 할 곳이 있으면 그곳이 어디든 서슴지 않고 찾아다니다 보니 그게 삶이 되더라는 말을 듣고, 사람을 살게 하는 것이 바로 자신을 믿어주는 자신감이라고 확신했다. 가끔 전시회에 내놓을 공예품을 의뢰받을 때마다 스승이 있어서 의논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는 생각이 들기도 했지만 혼자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게 익숙한 터라 두려움이 없었다고 한다.“두 시간 강의로 만들 수 있는 작품이 뭐예요?”“부채나 지갑, 휴지케이스 정도?”소품이라고 해도 하루 만에 작품을 완성하기 어려울 텐데, 그 문제를 어떻게 해결했느냐고 물으니 체계적으로 강의를 이끌면 충분히 가능하다고 했다. 주어진 시간 안에 작품을 완성하는 게 관건이어서 재료를 미리 자르고 재단해두는 것을 시작으로, 실기강의를 차질 없이 해나가기 위해 강의 내용을 머릿속에 훤히 숙지한다고.“청송 농협기술센터에서 강의한 적이 있어요.”딸의 산후 구완을 하러 왔던 부인이 어느 날 공방에 온 적이 있는데, 그 부인이 조심스레 가게 문을 열고는 들어가도 되느냐고 묻더란다. 명인은 편안하게 들어와서 구경하라며 문을 활짝 열어주었다. 그날 공방에 한참 머물다 간 부인이 청송에 와서 강의를 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그 말을 듣고 농업시술센터 관계자와 의논한 후 강의시간을 잡았다며, 청송 강의가 고리처럼 연결이 되어 명인을 더 넓은 곳으로 나아가게 해주더란다.손으로 물건을 만드는 실기강의여서 자칫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소품을 완성할 수 없기 때문에 명인은 미리 치밀한 계획을 짜두었다. 준비한 재료를 앞자리의 몇 명에게 나누어주게 했다며, 수강생이 120명이어서 체계적으로 일을 추진하지 않으면 재료를 나누다 시간이 다 가고 만다는 말에 공감했다. 한 명이라도 자신을 쳐다보지 않으면 안되도록 마이크만으로 강의를 했는데도 실수 없이 마칠 수 있었던 게 기적 같았다고 했다. 강의를 마치고 청송 노귀재를 넘어오며 깔끔하게 일을 끝냈다는 자존감으로 너무나 행복해서, 돌아오는 내내 부처님 감사합니다, 라는 기도를 했다고 털어놓았다. 노귀재를 넘어오던 추억을 되새기며 명인이 잠시 아련한 표정을 지었다.“가장 아끼는 작품이 뭐예요?”“혼수함이요.”명인이 가리키는 곳에 삼단으로 포개어 놓은 혼수함이 있었다. 아들을 가진 사람에게 꼭 필요한 물건이라며, 명인은 혼수함이 준비되어 있으면 그게 걸맞은 며느리가 들어온다는 말을 들은 적 있다고 했다. 혼수함은 조상의 얼이 깃든 물품 중에서 매우 중요한 가치를 가진다. 3단 혼수함을 만드는데 두 달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고 한다. 혼수함에 착색되어 있는 목단꽃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혼수함을 만드는 과정에서 가장 어려운 부분이 바로 목단꽃을 찢어 붙이는 것이라던가.“꽃을 찢어 붙여요?”공예품에 한지를 꽃잎처럼 찢어 붙이는 건 예사로이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고 숙련의 기간이 필요한 부분이라며 빙긋 웃는다. 쉬워 보여도 어렵다고. 모든 예술 작품이 그렇듯이 서로 비슷하면서도 다른 것은 작가의 다양성에서 새롭게 재창조되기 때문이다. 문화는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는데서 성장한다. 작가의 손을 거쳐 새롭게 태어나는 규방 공예품의 아름다운 재창조 역시, 완성도 높은 작품을 위해 끝없이 노력을 기울이는 작가의 열정이 끓고 있는 한 계속된다. 자신의 작품이 새로움을 추구한 순수 창작품이라는 사실에 강한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녀의 꼿꼿한 자존심과 용기가 아름답다./글 장정옥소설가(1997년 매일신문 신춘문예로 등단·2019년 김만중문학상 수상)

2021-01-12

4차 산업혁명 대응 지역뉴딜사업 발굴 ‘미래산업도시’ 조성

경산시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그동안의 경기침체와 저성장·양극화와는 비교할 수 없는 충격을 경험하고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역량을 집중했다.빠른 검체 채취와 철저한 역학조사, 자가 격리자 모니터링, 생활치료센터 운영 등으로 지역감염 확산을 차단하고 취약계층의 생계안정 지원과 소상공인·중소기업의 피해복구에 노력한 1년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시는 코로나19 확산차단 노력과 코로나시대 이후를 대비한 행정으로 국비 3천818억원을 확보하고 한국판 뉴딜에 들어맞는 지역뉴딜사업을 지속적으로 발굴·추진했다.경산정수장 고도정수처리시설 준공과 하양지구택지개발 완료, 상방근린공원 보상 착수 등 정주 여건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했다. 국가예방접종사업 우수, 경북사랑의 열매 유공 최우수, 가축방역 시책평가 최우수, 드림스타트 사업 유공 국무총리 표창 등 30여 개 분야에서 성과를 거두고 상생협력을 통한 노사문화 조성으로 단기간에 코로나19를 차단한 공로로 공무원 노사문화 우수행정기관 국무총리 표창을 받는 기쁨도 누렸다.지난 1년 동안 코로나19 위기를 겪으면서 경산시의 가장 큰 자산은 ‘시민 여러분’이라는 것을 매일같이 느꼈다는 최영조 경산시장은 “시민 모두가 각자의 자리를 지켜주었기에 지금의 경산이 있음을, 시민의 평안한 삶 위에 경산의 밝은 미래가 있음을 다시 한 번 깨달았다”고 밝혔다.또 “코로나19라는 지독한 바이러스는 우리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꾸어 놓고 세계 경제·산업구조의 대변화를 불러오며 환경문제로 말미암은 저탄소, 친환경 경제로의 전환압박이 거세지는 등 불확실성이 만연한, 내일을 장담할 수 없는 오늘이지만 시민들과 함께하고 모든 역량을 결집한다면, 막막하고 두려운 시간을 도약의 기회로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휴수동행(携手同行, 손을 잡고 함께 가자)을 2021년 화두로 최 시장이 ‘시민 모두가 행복한 희망경산’을 위해 추진할 2021년 시정방향은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산업도시 조성 △일자리가 넘치고 경제에 활력이 있는 도시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문화·체육도시 구현 △삶의 질과 시민만족을 높이는 품격 있는 도시 △모두가 누리는 따뜻한 복지도시 △시민이 주인 되는 열린 시정 등이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미래 산업도시도심형 자율주행 셔틀, 사물 무선충전 실증 산업의 기반을 공고히 다지는 한편, 데이터 서비스 산업 육성에 박차를 가해 4차 산업혁명 가속화에 선제 대응한다.4차 산업혁명의 필수요소인 청색기술을 위해 청색기술 선도연구센터를 건립해 자율형 자동차 원천 소재부품 및 주행환경 인식 기술을 개발하고 청색기술기반 전문가를 양성해 일자리 창출과 기업경쟁력을 확보한다.역세권에 지식산업센터 건립으로 지역 신성장 스타트업 생태계를 마련하고 산학융합지구 조성을 통해 현장밀착형 산학협력을 지원하는 등 ‘한국판 뉴딜’ 사업을 지속 발굴·추진한다.탄소복합 설계해석기술지원센터와 생활소비재 융복합산업 기반의 안정적 구축으로 지역특화산업을 고도화해 지역뉴딜을 선도하며 글로벌 코스메틱 비즈니스센터 본격 가동, 화장품 특화단지의 성공적 분양으로 ‘K뷰티의 중심, 경산’에 걸맞은 화장품산업 기반을 완성한다.□ 일자리 넘치고, 경제에 활력이 있는 도시공공근로사업 등 고용 취약 계층에 대한 일자리 지원을 확대하고 언택트(untact) 산업분야 청년 일자리 지원을 통해 수요자에게 꼭 필요한 일자리를 제공한다.형식적·일률적 사업 추진에서 탈피해 대학로를 청년 문화·창업의 장으로 만들고 청년 역량 강화 정책을 지속 추진해 청년 문화가 꽃피고 청년의 꿈이 실현되는 젊은 도시를 만든다.경산지식산업지구, 경산4일반산업단지 조성을 차질 없이 추진해 융합과 혁신의 원천이 될 산업 인프라를 완성하고 경산사랑애(愛) 카드 증액 발행으로 지역 내 소비를 촉진하고, 전통시장을 활성화해 지역 경제 회복에 주력한다. 문화와 복지, 편의기능이 집적된 산업단지 복합문화센터 착공, 중소기업 청년 일자리지원 사업, 온라인 수출상담 지원 등 중소기업의 자생력도 강화한다.□ 함께 공감하고 즐기는 문화·체육도시 구현조성될 경산 갓바위 소원 길과 경산 명품대추 테마공원, 조성된 경산동의한방촌을 사람이 찾는 관광 명소로 만들고 임당유적전시관, 한국전통 민속테마공원 등 역사문화 체험공간 조성에도 힘쓴다.문화예술단체를 운영·지원하고 상방근린공원 내에 문화예술회관을 건립해 지역민의 문화욕구를 해결하고 중산지구 공공도서관, 파크골프장, 인공암벽장 등 시민이 체감하는 생활밀착형 문화·체육 인프라를 지속적으로 구축해 나간다. 또 동부동 생활문화복합센터 조성과 한국전통 민속테마공원 조성, 압독국 문화유산의 체계적 정비복원, 임당유적전시관 건립 등으로 지역에 계승된 문화자긍심을 높인다.□ 삶의 질과 시민 만족을 높이는 품격 있는 도시상방근린공원, 경산 치유의 숲 등 일상 속 힐링 공간을 조성해 시민들의 지친 마음을 위로한다.영유아 보육지원을 통한 미래 인재 양성에 이바지할 행복한 안심보육 서비스 제공과 지역의 미래를 책임질 청소년을 위한 청소년수련관도 조성한다.자인노인복지관 건립, 하대~옥천 도시계획도로 개설, 중촌·읍천지구 풍수해 생활권 종합정비로 동남권역 정주 여건 개선 등으로 전 지역이 고르게 성장하는 균형발전을 이룬다.□ 시민이 주인이 되는 열린 시정대구광역시 수성구와 협력사업 추진으로 시민 편의 및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시민포럼, 뉴딜 컨퍼런스 등 주요시정에 대한 시민 의견수렴 창구를 확대해 시정 공감대를 확산한다.효율적인 민원처리를 위한 민원심사관 운영과 동부동 행정복지센터 개관, 남부동 행정복지센터 착공 등 청사환경 개선을 통해 시민 중심, 시민 만족 행정서비스도 제공한다.능력과 실적이 우수한 공무원이 우대받는 공직문화를 정착하고 소통과 협력을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인사운영으로 인사 신뢰성을 높여 행정기관에 대한 만족도를 높인다.시민 눈높이의 민원행정과 인·허가 사전 컨설팅과 시청사를 신축해 시민에게 더욱 편리한 행정서비스를 제공한다.“시민들에 웃음을… 손잡고 함께 갑시다”▒ 최영조 경산시장 인터뷰-2021년은 민선 3선 시장으로 중요한 해다. 어떤 생각으로 새해를 맞았나.△자치단체장의 가장 큰 덕목이 주민을 행복하게 하는 일이다.하지만, 지난해는 코로나19로 시민들이 고생하고 경제적으로도 어려운 해였다. 빨리 이 사태를 해결해 시민에게 웃음을 돌려주어야 하겠다는 생각을 다짐했다.최악의 사태가 발생하지 않도록 모든 행정력을 동원해 시민의 건강을 지킬 것이고 이를 위해 행정과 시민들이 협조하는 최선의 방책을 찾을 것이다.사회적인 문제가 되어버린 부동산문제도 젊은 층과 실수요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할 것이다.-올해 이루고 싶은 소망이 있다면?△상방근린공원의 보상이 원만하게 이루어져 사업에 착수하는 것이다.상방공원은 생활체육시설과 소공원, 주차시설, 문화예술회관 등으로 지역을 대표할 수 있는 공간으로 시민들에게 꿈을 주고 그 꿈이 실현되는 장소가 될 것이다. 휴식공간이 부족한 경산지역에 최근 준공한 동의참누리원과삼성현역사문화공원, 자리지를 휴식공간으로 벨트화해 시민들에게 참 휴식을 선사하는 것이다.-앞으로 경산지역에 지속적으로 추진돼야 할 시책이 있다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지방도 919호의 교통량을 분산시킬 삼성현로의 완공이다. 삼성현로는 수성구 시지 경계에서 자인면 옥천까지를 연결하는 것으로 현재는 하대삼거리까지는 준공됐다. 또 지식산업지구에 추진되고 있는 신세계사이먼 프리미엄 아울렛의 유치다.-올해의 사자성어는 무엇이며 그 이유는.△휴수동행(携手同行, 손을 잡고 함께 가자!)이다. 시민과 행정, 시민과 시민의 동행이 절실한 시기이기 때문이다.-시민과 공직자들에게 부탁이나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격(格)을 갖추는 것이다.양보와 배려, 동행, 신뢰 등을 바탕으로 함께 아름다운 세상을 조성해 나가자./심한식기자

2021-01-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