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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관리당국 안전불감이 부른 `人災`

“저수지 제방이 터지는 징후가 있어 수 차례 농어촌공사 경주지사에 신고를 했는데도 이를 무시한 결과 제방이 붕괴된 것이지요”지난 12일 오후 경주시 안강읍 산대저수지(저수량 24만5천t. 몽리면적 25.5ha) 제방이 붕괴돼 이 일대가 물바다로 변하자 인근 주민 김모씨(65)가 흥분하면서 한 말이다.산대저수지 붕괴사고는 관리당국의 부실 관리와 안전 불감증이 가져온 명백한 인재(人災)임이 입증됐다.이 날 오후 2시 5분께 산대저수지 제방(길이 210m.높이 12.2m.폭 3m) 가운데 부분이 붕괴되면서 2시간 동안 23만4천여 t의 농업용수가 쏟아져 나왔다.사고 당시 이 저수지는 농어촌공사측이 오는 농번기를 대비해 전체 담수량의 99%를 채워둔 상태였고, 이 중 95%가 방류된 것이다.이 물로 저수지 인근 500m 떨어진 산대리 주택 20채와 상가 20채, 차량 5대가 침수됐고, 농경지 1.5ha가 침수됐다.다행히 저수지 인근 우방타운, 삼도타운 등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고지대에 있어 인명피해는 없었다.사고가 나자 경주시 안강읍 사무소는 주민 대피를 위한 `긴급방송`을 했고, 경주시청도 공무원 400여명을 긴급소집해 현장으로 출동시켜 주민대피와 복구를 지원했다.1964년 준공된 이 저수지는 준공 후 49년 동안 단 한번도 개보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농어촌공사 경주지사에 따르면 지난 해 상반기 이 저수지에 대한 점검을 한 결과 노후로 인한 문제가 발견됐고, 특히 올해 정밀안전진단에서도 주의가 요망되는 C등급을 받았다.또, 지난 달 13일 경주지사 점검에서도 D 등급을 받은 노후 저수지였다.그런데도 농어촌공사측은 전혀 대응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농어촌공사 경주지사 정희진 차장은 “제방 붕괴는 일부 언론에서 보도된 통수관 붕괴가 아닌 토사 제방이 수압을 견디지 못해 무너진 것이고, 제방 건설 당시 점토가 전혀 보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고 해명했다.앞서 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지사장 이진상)는 사고 전날인 지난 11일 경주시의회 정석호의장과 경주시의회 의원에게 금년도 주요사업 추진계획을 설명하면서 공사가 추진하는 지역 농어업 분야 개발사업과 농업생산기반시설 유지관리에 대한 경주시의회의 적극적인 지원을 요청한 바 있다.□사고수습 및 복구 대책농어촌공사 경주지사측은 사고 이후 응급복구와 함께 본사 기술본부측이 지난 13일 정밀진단을 실시했다.이 결과에 따라 이 저수지 제방이 항구 복구 또는 부분 복구가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현재 경주지역 관내 76개 저수지 중 30개소가 노후돼 사고위험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농어촌공사 경주지사 관계자는 “대부분의 저수지가 해방 후 건설됐고, 당시 건설 공법 수준이 낮아 총제적인 재시공이 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이와관련 경주경찰서는 저수지 등 안전관리 및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 위반 여부에 대해 농어촌공사관계자를 소환할 계획이다.경찰 관계자는 “사고 경위 등 사실관계와 점검 부실여부에 따라 사법처리를 할 계획이다”고 말했다.경주/윤종현기자 yjh0931@kbmaeil.com

2013-04-15

일상 되찾아 가는 주민들 판자집 생활 아직 힘겨워

“이런 일이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됩니다”주말 대낮, 화마가 도시 중심을 순식간에 집어삼킨 `포항 용흥동 산불`이 발생한 지도 한 달이 지났다. 38일 째인 지난 14일 다시 찾은 `최대 피해지역` 용흥동 우미골은 언제 그런 일이 있었냐는 듯 고요했다.불에 탄 집을 고쳐 쓰기 위해 남겨 둔 몇 몇 곳을 빼고는 피해 주택 대부분이 철거된 상태였다. 일부분 피해를 입은 주택들은 그사이 도색을 하고 창문을 새것으로 바꾸는 등 예전의 모습을 갖췄다.손수레를 끌고 장을 보러가는 주부, 출근을 준비하는 남성, `삼삼오오` 모여 장기를 두는 노인들까지…. 이날 우미골에서는 여느 마을처럼 평화로운 분위기를 느낄 수 있었다.주민 김모(75)씨는 “불과 한 달 전 일인데 마치 산불이 난 지 오랜 시간이 흐른 것 같은 느낌이다”며 “처음에는 정신적 충격이 컸는데 서서히 회복되더니 이제는 일상생활로 돌아오게 됐다”고 말했다.운 좋게(?) 피해를 면한 주민들은 이렇듯 일상에 적응했지만 보금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대부분 이곳을 떠났다.마을 사람들은 몇 십년 살던 집이 하루 아침에 불에 탔는데 여기서 살고 싶겠냐며 다들 울며 겨자먹기 심정으로 마을을 떠났을 것이라고 짐작했다.포항시는 조례에 따른 보상금과 각계에서 들어온 성금 13억3천200만원을 피해 주민 58세대 118명에게 전달했다.이 돈으로 피해건물을 리모델링해 사용할 예정인 일부 주민을 제외한 대부분이 전·월세를 얻어 정든 마을을 떠난 것이다.이처럼 주민들은 가까스로 몸 하나 뉘울 곳은 마련했다.하지만 세간살이 하나 제대로 갖추진 못한 주민들에게 산불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피해 주민 상당수가 월세 10만~15만원짜리 슬레이트로 만들어진 `판자집`에서 제대로 된 생필품도 갖추지 못한 채로 살아가고 있다.김인순(67·여)씨는 “불이 났을 때 집안에 들어있던 가전제품, 식기, 옷가지 모두를 잃어 빈몸으로 월세 15만원짜리 방에 이사왔다”며 “주변 지인들이 전해준 물품으로 당장에는 그럭저럭 살아가고 있지만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고 말했다.백영식(57)씨또 “27년간 살아 고향처럼 느껴지는 곳을 차마 떠날 수 없어 전소된 집을 리모델링 해 사용할 계획이나 보상금이 턱없이 부족해 답답하다”며 “정부에서는 이번 사고를 계기로 후에 똑같은 일이 발생했을 때 피해를 입게 될 주민들을 위한 보상규정을 마련해 이들의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최소화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포항시 관계자는 “여러 차례 대책회의에서 이재민들에 대한 보상기준이 약하다는 의견이 쏟아진 만큼 보완책 마련을 강구토록 하겠다”고 말했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3-04-15

경주 산대저수지 둑 터져…상가·농경지 침수

주민 대피령까지…70% 이상 물 빠져높은 저수율·수압으로 둑에 구멍 생긴 뒤 붕괴경주시 산대저수지의 둑이 터져 상가와 도로, 농경지 등이 침수됐다.주민 대피령이 내려지기도 했다.12일 오후 2시 5분께 경북 경주시 안강읍 산대리의 산대저수지 둑이 붕괴됐다.총저수량 24만6천t인 산대저수지의 둑은 길이 210m, 높이 12.2m이다. 둑 중간 부분의 가로 10m, 세로 11m 정도가 유실됐다.◇ 둑 아랫부분 구멍 생겨 = 붕괴사고는 용수로로 물이 빠져 나가는 수문(사통) 주변이 유실되면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됐다. 용수로는 둑에서 논밭으로 물이 이동하는 통로다.둑 아랫부분에 콘크리트로 설치된 용수로 주변의 흙이 유실되면서 둑이 터졌을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저수지 관리기관인 한국농어촌공사의 설명이다.한국농어촌공사 경주지사의 한 관계자는 "물이 빠져나가는 용수로 주변은 다른 쪽보다 다소 약한데 용수로 주변의 흙이 유실된 것 같다"고 말했다.둑 아랫쪽에 작은 구멍이 생긴 뒤 조금씩 커져 둑이 터졌다는 것이다.◇ 주택·상가·도로 덮쳐 = 둑 붕괴로 저수지 물이 쏟아져 나와 도로를 덮쳤다. 400여m 떨어진 주택과 상가, 아파트 등에 물과 함께 토사가 흘러들었다.안강종합운동장 등에도 물이 흘러갔으나 큰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또 농경지 1만㎡가 침수되거나 유실됐다.차량 10여대와 상가 20채의 일부가 물에 잠긴 것으로 알려졌다.경찰의 한 관계자는 "저수지 아래쪽의 아파트와 상가 등은 지대가 높아 완전 침수는 아니고 발목 아래 정도의 물이 흘러들어갔다"며 "현재는 안전조치가 끝났다"고 밝혔다.다행히 지금까지 인명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주민대피령 = 경주시는 둑이 터지자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이날 오후 2시50분께 주민 대피령을 내렸다.대피 대상 7천300여명 가운데 100여명이 어린이집과 상가 등으로 대피했다.물이 논밭 등 광활한 지역으로 분산돼 주민들이 큰 위협을 느끼지 않았고, 다행히 아파트·상가에도 큰 피해가 발생하진 않았다. 시는 주민 대피령을 해제했다.국도 28호선이 침수로 통제됐다.시는 공무원 등 260명과 덤프트럭 3대, 굴착기 3대 등을 투입했으나 많은 물이 흘러나와 별다른 복구작업을 하지 못했다.저수율은 사고 전에 99%에 달했으나 70% 이상의 물이 빠져나간 것으로 추정됐다.경주시는 물이 90% 정도 빠지면 본격 복구에 나설 계획이다.산대저수지는 1964년 준공됐다.◇ 붕괴 원인은 높은 수압 = 경찰은 둑 밑부분에 구멍이 생겨 물이 새다가 둑 중간 부분까지 커진 뒤 붕괴된 것으로 보고 있다.경찰의 한 관계자는 "저수지가 오래된데다 99%의 높은 저수율과 높은 수압 때문에 붕괴사고가 난 것으로 보인다"면서 "흙으로 축조된 저수지여서 수압 때문에 아랫부분에서 물이 샌 것 같다"고 말했다.경찰은 저수지·댐의 안전관리 및 재해예방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저수지 안전관리책임자를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관리 소홀이 확인되면 사법처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일부 마을 주민들은 "관리를 책임진 농어촌공사측이 농한기에는 관리를 맡은 주민에게 임금을 주지 않아 관리 부실로 이어진 것"이라고 지적했다./연합뉴스

2013-04-12

“개통하면 대출” 유혹, 34억 꿀꺽

포항북부경찰서는 8일 신용등급이 낮아 은행 대출이 힘든 시민들을 꼬드겨 휴대폰을 불법으로 개통한 뒤 해외로 빼돌려 34억여원을 챙긴 일당 10명을 검거, 총괄책임자 김모(28)씨, 판매책 석모(36)씨, A통신사 포항 부점장 김모(27)씨, 개통책 서모(34)씨, 중국인 장물책 공모(32)씨 등 5명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사기)혐의로 구속하고, 개통책 남모(43)씨 등 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또 국내에 거주하고 있는 중국인 장물책 2명에 대해 출국정지 조치를 하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검거에 나섰다.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지난해 1월부터 올 3월까지 대구 시내에 사무실을 차려놓고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휴대폰을 개통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해준다`고 광고한 뒤 찾아온 피해자들로부터 개인정보를 습득해 총 4천29대를 불법 개통해 34억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이렇게 개통된 휴대폰은 판매책에게 1대당 50만원에 넘겨진 뒤 중국, 홍콩 등 해외로 밀반출됐다.경찰조사결과 이들은 국내에서 최초 개통된 휴대폰은 국내에 거주하는 다른 사용자의 손에 넘겨질 경우 유심칩을 교환하더라도 사용을 할 수 없으나 해외에 보내지면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신제품이나 다름없는 휴대폰을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A통신사 간부인 김씨는 지난해 6~9월 이들로부터 금품과 향응을 제공받고 불법수집된 개인정보로 휴대폰 307대를 개통 3억원을 받아 챙긴 것으로 밝혀졌다.경찰은 이들을 상대로 여죄를 추궁하고, 판매책 등 추가 가담자 10여명을 추적 중이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3-04-09

최근덕 성균관장, 횡령 혐의 영장

검찰이 횡령 등의 혐의로 기소된 한국 유림의 수장인 최근덕(80) 성균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대구지검 안동지청은 8일 직원에게 국고보조금 유용을 지시하고 공금을 개인적으로 사용한 혐의(특가법상 횡령 등)로 최 관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국내 7대 종단 대표가 사법처리되는 것은 이례적인 것으로 최 관장은 지난 2009년 7월부터 3년간 정부가 `청소년 인성교육` 명목으로 해마다 성균관에 8억원씩 지원한 국고보조금 가운데 일부를 유용하도록 총무부장 고모(53)씨 등에게 지시한 혐의와 부관장 11명으로부터 운영자금 명목으로 수천 만원씩 받아 25억원을 아파트 구입 등 개인적 용도로 사용한 혐의를 받아 왔다.검찰은 교재 제작비 등을 부풀려 지급한 뒤 업체로부터 다시 일부를 돌려받는 수법으로 모두 5억여원을 가로채 비자금을 조성하는 등 지난해 말 성균관이 운영하는 영주 선비촌 내부비리 수사과정에서 최 관장이 개입한 혐의를 포착하기도 했다. 최 관장에 대한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9일 오전 대구지법 안동지원에서 진행된다.이에 앞서 지난달 28일 안동지원은 국고보조금 1억1천여만원을 다른 용도로 전용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성균관 유도회 간부 여모(57)씨에 대한 선고공판에서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 사회봉사 160시간을 선고했다.안동/권광순기자gskwon@kbmaeil.com

2013-04-09

경북 지자체·다른 업체 PC 해킹 290억 상당 관급공사 불법 낙찰

컴퓨터 해킹으로 봉화군 등 경북 소재 지자체의 재무관용 PC와 다른 입찰업체의 PC에 악성프로그램을 침투시키는 수법으로 수백억원 상당의 공사를 불법으로 낙찰받은 일당이 덜미를 잡혔다. 관련기사 4면 서울중앙지검 첨단범죄수사2부(김석재 부장검사)는 낙찰하한가를 조작한 혐의(컴퓨터 등 사용사기) 등으로 프로그램 개발팀 운영자 A(52)씨와 공사브로커 B(55)씨 등 10명을 구속기소하고 15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4일 밝혔다.검찰에 따르면 이들은 봉화군청 등 공사 발주처인 경북권 소재 지자체의 재무관용 PC와 다른 입찰자 건설업체의 PC에 악성프로그램을 침투시키는 수법으로 291억원 상당의 공사 31건을 불법으로 낙찰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이들이 조작한 것은 2002년 조달청이 도입한 관급공사 전자입찰 시스템인 `국가종합전자조달시스템`(나라장터)에서 오가는 입찰 정보다.이들은 보안수준이 높은 나라장터 서버 대신 상대적으로 보안이 허술한 지자체 재무관 PC에 악성프로그램을 심어놓은 뒤, 공사 발주에 따라 15개의 예가가 임의생성되면 자신들이 이용하는 서버로 전송받았다.또 200개가 넘는 입찰업체 PC에도 피싱 이메일을 통해 악성프로그램을 설치해놓고, 이들이 낙찰과정에 따라 선택하는 예가 대신 미리 확보한 15개 예가 중 자신들이 고른 금액으로 바꿔치기해 조달청 서버로 전송했다.이들은 결과적으로 자신들이 조작해 둔 낙찰하한가를 이용, 1만원 안팎의 근소한 차이가 나는 금액을 투찰금액으로 제시해 관급공사를 낙찰받을 수 있었다고 검찰은 밝혔다.검찰은 조달청을 통해 전국 지자체의 재무관PC에 대한 보존조치를 요청했으며, 다른 지역의 불법낙찰 의심업체까지 수사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이창형기자 chlee@kbmaeil.com

2013-04-05

`취직 시켜줬더니…` 친구 사우나서 일하며 돈 훔쳐

서울 서부경찰서는 친구가 운영하는 사우나에서 일하며 수시로 돈을 훔친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상습절도)로 송모(50·여)씨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4일 밝혔다.송씨는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 중순까지 서울 은평구 녹번동의 사우나 여탕 관리인으로 일하며 카운터의 금고나 서랍에서 현금 3만~7만원을 몰래 꺼내가는 수법으로 총 112차례에 걸쳐 65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송씨는 산악회에서 만나 친구로 지낸 사우나 주인 이모(51·여)씨가 직업이 없던 자신을 여탕 관리인으로 일하게 해주자 `비품을 가지러 간다`, `옷을 갈아입는다`는 등의 핑계를 대고 수시로 카운터에 출입하면서 돈을 훔친 것으로 조사됐다.송씨의 범행은 현금이 조금씩 사라지는 것을 수상히 여긴 이씨가 몰래 카운터 구석에 폐쇄회로(CC)TV 설치하면서 발각됐다.CCTV 분석 결과 송씨는 이씨가 카운터를 비운 사이는 물론 이씨가 손님을 받는 틈을 타고 몰래 금고나 서랍에 손을 넣어 돈을 훔친 것으로 드러났다.송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 없이 혼자 아들 딸을 키우느라 돈이 필요했다”며 “훔친 돈은 아웃도어 등 등산용품을 구입하는 데 썼다”고 진술했다.경찰은 CCTV에 녹화되지 않은 송씨의 범행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여죄를 조사하고 있다./연합뉴스

2013-04-05

75세 `왕년 대도` 또 좀도둑 전락

대도(大盜)` 조세형(75·특수절도 등 10범)이 70대 나이에 서울 강남의 고급빌라를 털다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서초경찰서는 빈집에 침입해 금품을 훔친 혐의(특가법상 상습절도)로 조씨를 검거,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라고 4일 밝혔다.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3일 오후 8시 30분께 서초구 서초동의 한 고급 빌라 1층에 불이 꺼진 것을 보고 침입, 고급시계와 금반지 등 시가 3천만~5천만원 상당의 귀금속 33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조씨는 미리 준비한 노루발못뽑이(속칭 `빠루`)와 펜치 등을 이용해 화단 쪽 유리 창문을 깨고 침입한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집은 비어 있는 상태였다.경찰은 옆집 창문이 깨져 있다는 이웃 주민의 신고를 받고 약 30분 뒤에 출동, 범행 현장에서 조씨를 체포했다.조씨는 만년필을 들고 맞서려 했으나 권총을 든 경찰을 보고 저항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경찰 관계자는 “조씨가 순순히 범행을 인정했다”며 “여죄가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계속 할 방침”이라고 전했다.조씨는 1970~1980년대 부유층과 유력인사를 상대로 대담하게 도둑질을 해 `대도`, `의적`으로까지 불렸다. 1982년 붙잡혀 15년간 수감됐다가 출소, 종교인으로 변신해 새 삶을 사는 듯했지만 일본과 서울에서 `좀도둑` 행각이 연이어 발각돼 다시 철창신세를 졌다.2011년에는 금은방 주인과 가족을 위협해 금품을 빼앗은 혐의(강도상해)로 구속됐다가 무죄를 선고받았다.당시 재판부는 “피고인이 70대 고령에 오른팔과 다리가 불편한 데다 무거운 처벌을 받을 위험을 무릅쓰고 범행에 가담했을 개연성이 떨어진다”고 판단했다./연합뉴스

2013-04-05

해킹 만능시대?… 공사 낙찰액도 뚫렸다

경북도내 일부 시군에서 컴퓨터 해킹을 통해 수백억원 상당의 공사를 불법으로 낙찰받은 사실이 4일 밝혀지자 도내 건설업계는 발칵 뒤집혔다. 설마설마하던 것이 실제 현실로 드러나면서 그동안 공사 한건만이라도 수주할 수 있었으면 하고 애타게 기대했던 업체들은 특정 업체가 범법 행위로 공사를 낙찰받아 배를 불린 행태에 허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또 일부 정보에 빨랐던 건설업체들은 이 사건은 터지는 시간이 지금일 뿐 이미 시중에는 알음알음으로 다 알려졌던 일이라고 태연해 하기도 했다.모 건설업체 대표는 "지자체의 재무관용 PC와 다른 입찰업체의 PC에 악성프로그램을 침투시키는 수법으로 공사를 불법으로 낙찰받는다는 방법만 몰랐을 뿐 업계에서는 브로커가 공사 수주를 해주면 낙찰금액의 10% 내외를 되돌려 달라는 수법으로 접근하기도 했다"고 털어놨다.지역의 건설업계도 “특정업체가 공사를 싹쓸이하다시피할때 시중에서는 행운으로만 그 어마어마한 공사를 수주하기란 사실상 어려운 만큼 전문가 집단을 동원, 수주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공공연하게 퍼지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 이번에 사건이 드러난 곳이 봉화군 등 경북 북부지역이지만 도내 전 지자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라면서 특정 기간에 대형공사를 집중 수주한 업체를 사정당국이 들여다보면 전모를 파헤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실제 특정업체 공사 낙찰 싹쓸이 건은 포항 등 경북 동해안지역에서도 한 때 논란이 일기도 했다.안동의 모 건설업체 대표는 "이번에 밝혀진 사건은 2002년 공사지만 지난해 연말까지 해킹전문가 팀이 전국을 돌아다니며 장난을 치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자 모두 잠적했다"면서 또다른 해킹전담조직이 몇개 더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일설에는 이미 불법으로 엄청난 돈을 번 해킹 조직 수뇌부는 해외로 도피한지 오래됐다”는 이야기도 들었다면서 이런 방법으로 공사가 수주되다보니 선량한 대부분 업체들은 공사 한 건 낙찰받기가 그림의 떡이었고, 상당수는 경영난을 못이겨 도산하기도 했다고 밝혔다.지역 건설업계는 “지방에 있는 업체들은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부분 영세해 그런 방법이 있는지조차 모른다면서 사정당국이 전국적으로 수사를 확대해 엄벌에 처해야 할 것”이라고 분노를 쏟아냈다. 또 “도내 지자체도 이번에 보안이 얼마나 허술한지 돌아보는 계기가 돼야 한다”고 지적했다./사회2부, 본사 종합

2013-04-05

정신지체 초교생, 체육수업 중 쓰러져 사망

정신지체를 앓던 초등학교 남학생이 야외 체육수업중 갑자기 쓰러져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유족들은 학교 측이 무리하게 운동을 시켜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했다.지난 1일 오전 10시25분께 포항시 남구 A초등학교 운동장에서 체육수업으로 달리기 운동을 하던 5학년 B군(12)이 갑자기 자리에 엎드려 호흡곤란을 호소했다.학교 관계자 등에 따르면 담임교사는 B군이 평소 운동을 싫어했기 때문에 자의적인 행동이라고 판단했고 B군에게 “일어나렴, 얼굴에 흙이 묻는단다”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겼다.그러나 고개를 든 B군의 입술이 시퍼렇게 변한 것을 확인한 담임교사는 즉시 119에 신고했다. 이어 심폐소생술이 가능한 보건교사와 스포츠강사를 불러 응급처치를 실시했으나 B군의 상태는 호전되지 않았다.B군은 출동한 119구조대에 의해 인근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고발생 후 1시간10여분만인 오전 11시40께 숨졌다.B군은 정신지체 3급을 앓던 학생으로 이 학교 특수반에 소속돼 교사들의 각별한 관심을 받는 학생이었다고 학교 관계자들은 전했다.이날도 평소 운동이 부족해 동급생들보다 체중이 많이 나가는 B군의 건강을 위해 담임교사가 운동을 권유해 달리기를 했다.경찰은 B군이 갑작스러운 운동에 따른 심장마비로 사망한 것으로 추정하고 3일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할 계획이다.하지만 B군의 부모 등 유가족들은 “지난 주에도 체육시간에 운동을 하기 벅찬 모습을 보였는데 1주일만에 또 운동을 시켜 사망한 것 아니냐”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해당 초등학교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유족과의 마찰이 예상돼 정확한 입장을 밝힐 수 없다”며 입장 표명을 꺼렸다./박동혁기자 phil@kbmaeil.com

2013-04-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