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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피아니스트 서주희의 깊어진 성숙과 음악 세계로 초대

섬세한 해석과 단단한 음악적 개성을 갖춘 피아니스트 서주희가 오는 21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에서 독주회를 연다. 국내외 무대를 넘나들며 솔리스트·실내악 주자로 활발한 활동을 이어온 그는 이번 공연에서 바로크 이후 현대에 이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통해 자신만의 해석을 선보일 예정이다. 독일 알게마이네 차이퉁은 그를 두고 “매우 음악적이며 응집력 있고 에너지 넘치는 개성 있는 연주”라고 평했고, 피아니스트 알프레도 페를은 “높은 수준의 테크닉과 음악적 지성, 성숙미를 갖춘 예술가”라고 호평했다. 독일 프라이부르크 국립음대 전문연주자과정과 데트몰트 국립음대 최고연주자과정(Konzertexamen)을 거친 그는 ARD 국제콩쿠르 본선 진출, 데트몰트 리스트 국제콩쿠르 2위 등 유럽 주요 무대에서 주목받아왔다. 귀국 후에도 그의 행보는 꾸준히 이어져 왔다. 예술의전당과 세종문화회관 독주회, 대구음악제, KBS-FM 실황 연주, 야나첵 현악 4중주단과의 협연 등 다양한 무대에서 존재감을 드어내고 있다. 2016년부터는 대구청년클래식음악제 예술감독으로 활동하며 지역 음악계 저변 확대에도 힘을 쏟고 있다. 현재 이화여대·경북대 등에서 후학을 양성 중이다. 이번 프로그램은 파르트의 Variations for the healing of Arinushka로 문을 연다. 이어 베토벤 소나타 ‘열정(Appassionata)’로 고전적 긴장미를 드러낸다. 휴식 후에는 지역 작곡가 이철우의 독주곡 ‘내 안의 아름다운 세상’ 중 ‘위대한 신의 선물’ 네 악장을 국내에서 처음 선보인다. 마지막은 슈만의 Fantasie Op.17로 장대한 감정의 흐름을 완성한다. 공연은 오후 7시 30분. 전석 2만 원이며 예매는 티켓링크에서 가능하다. 주최는 뮤직플러스, 후원은 이화여대 음악대학 동창회와 독일 프라이부르크·데트몰트 국립음대가 맡았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7

“새로운 언어와 기법 탐구···내 자유의 영역”

대구시 중구 이천로 206에 위치한 갤러리CNK에서 오는 12월 27일까지 프랑스 파리 출생의 스트리트 아티스트 출신 추상화가 탕크(TANC·Tancred Perrot·46)의 개인전이 열린다. 유럽과 아시아 등지에서 활동해온 탕크는 과감한 색감과 즉흥적인 터치로 유명하다. 탕크의 작품은 기계 음악의 비트와 자연의 색감에서 영감을 받아 즉흥적 상태에서 밀도와 정확성을 동시에 표현한다. 아시아 여러 미술관에서도 전시를 가진 그는 동양 철학과 서정성을 담아내 평론가들로부터 ‘동양화의 재해석’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탕크는 어린 시절부터 예술가 집안에서 자라면서 다양한 도구와 재료로 판타지 피규어를 칠하며 예술적 감각을 키웠다. 청소년기에는 장 미셸 바스키아의 영향을 받아 감정을 표현하는 법을 배웠고, 그래피티와 레터링을 시작했다. 그래피티는 그에게 자신을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었고, 이는 그의 작품에 힘과 리듬, 감정을 더하는 계기가 됐다. 탕크는 최근 자신의 작업의 핵심이 ‘회화의 적용에 대한 탐구’임을 깨달았다고 한다. 그는 매체를 길들이고 통제하며, 동시에 우연이 스며드는 과정을 즐긴다. 그는 위험을 감수하고 새로운 언어를 탐구하는 과정이 자유의 공간이라고 믿는다. 이번 전시에서는 탕크의 매체 실험의 결과를 볼 수 있으며, 유화에서 스프레이 페인트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법을 사용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한국에서 처음으로 선보이는 이 시도들은 매끄럽게 다듬어진 회화와 조각처럼 깎아낸 표면, 긁어낸 질감들로 구성돼 있다. 2019년에는 서울 한남동 갤러리조은에서 국내 첫 개인전을 열어 역동적 질감이 돋보이는 오일 페인팅을 포함한 25점의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잭슨 폴록의 액션 페인팅 기법과 잉크를 캔버스에 직접 분사하는 방식을 사용하는 탕크는 나비가 화면에 날아들어 서클을 그리듯 손짓을 따라 캔버스 안에 점들을 남긴다. 동양의 절제미를 연상케 하는 여백 또한 하나의 작품으로, 작가의 의도가 담겨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층마다 조금 다른 액션의 작품들로 배치된다. 전시장 1층에는 그의 대표적 작품 경향이기도 한 퍼포먼스적인 행위의 작품에 그 이미지들을 다시 재배치하여 또 다른 차원의 공간감을 보여주는 신작들로 채워진다. 전시장 2층과 3층 공간에서는 물감을 흘려내리듯 뿌려서 색의 폭포수와 같은 대형 작품들과 수업 시간 낙서에서 영감을 받아 글을 쓰듯 무의식적인 행위를 반복하며 제작된 그의 또 다른 대표작들이 전시된다. 그리고 그의 액션으로 끝없는 공간감과 깊이를 보여주는 블루 추상 풍경 작품들이 마치 예술 작품이 펼쳐지는 파리의 거리를 거니는 듯 설치돼 있다. 탕크는 “새로운 언어와 기법을 탐구하는 것은 내 자유의 영역이자 위험을 감수하는 행위다. 반복적 작업은 감금으로 느껴지며, 게르하르트 리히터의 말처럼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만 그린다’는 생각이 늘 맴돈다. 이번 전시는 유화부터 스프레이 페인트까지 다양한 매체 실험을 통해 한국 최초로 선보이는 독창적 기법들을 담았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7

최정상급 솔리스트 앙상블 감상 기회

대구콘서트하우스의 대표 공연 시리즈 ‘명연주시리즈’가 오는 23일 오후 5시 그랜드홀에서 ‘정명훈 실내악 콘서트’로 올해의 대미를 장식한다. 이번 무대는 피아니스트 정명훈을 필두로, 바이올리니스트 양인모, 첼리스트 지안 왕,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 등 세계 클래식계가 주목하는 최정상급 솔리스트들이 함께해 기대를 모은다. 정명훈은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의 초대 수석 객원지휘자, 도쿄 필하모닉과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의 명예 음악감독 등 오랜 기간 오케스트라 지휘자로 활약해왔다. 동시에 그는 세계 각지의 무대에서 실내악 공연을 꾸준히 선보이며 음악적 역량을 확장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봉을 내려놓고 지휘자이기 이전의 음악 인생을 시작한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올라, 오랜 음악 동반자인 지안 왕과 함께 호흡을 맞춘다. 또한 2015년 파가니니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와 2022년 시벨리우스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주목받은 양인모와의 협업을 통해 해외 유명 페스티벌에서도 만나기 어려운 특별한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여기에 벨기에 출신의 비올리스트 디미트리 무라스(뉴잉글랜드 콘서바토리 교수 역임)가 합류해 앙상블의 깊이를 더한다. 이번 공연은 모차르트, 베토벤, 브람스의 정통 실내악 명곡으로 구성되며, 각 시대를 대표하는 작곡가의 음악적 깊이와 인간적 고뇌가 어우러진 무대가 될 예정이다. 1부는 모차르트의 ‘바이올린 소나타 21번’으로 문을 연다. 이 곡은 모차르트가 어머니를 잃은 직후 작곡한 것으로 추정되며, 슬픔과 고뇌가 담긴 유일한 e단조 기악 작품이다. 양인모의 섬세한 해석으로 모차르트의 내면을 전달할 예정이다. 이어지는 베토벤 ‘피아노 삼중주 D장조’는 ‘유령’이라는 별칭이 붙은 곡으로, 베토벤의 원숙기 걸작 중 하나다. 2부에서는 브람스의 ‘피아노 사중주’가 연주된다. 이 곡은 괴테의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서 영감을 받아 ‘베르테르’라는 부제가 붙었으며, 브람스가 평생 품었던 클라라 슈만에 대한 감정을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피아니스트로서 무대에 서는 정명훈과 세계적 솔리스트들이 빚어낼 음악적 교감이 관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것”이라며 “듀오부터 콰르텟까지 다채로운 편성의 실내악을 한자리에서 감상할 기회”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6

일상의 잔재에서 피어나는 기억의 미학 — 나인경 사진전 ‘Still Remains’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 프린지포토페스티벌에 참여한 사진작가 나인경이 개인전 ‘Still Remains’를 열고 있다. 전시는 11일부터 16일까지 대구 중구 달구벌대로450길의 예술상회토마에서 진행된다. 이번 전시는 제목처럼 ‘여전히 남아 있는 것들’을 주제로, 우리가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친 흔적들—냉장고 속 남은 음식, 식기, 말라버린 채소 등—을 통해 기억과 감정의 층위를 탐구한다. 작가는 이러한 오브제를 단순한 잔재로 보지 않고, 삶의 흔적이자 기억을 환기시키는 감각적 단서로 바라본다. 나인경은 주부이자 학원 운영자로서 빠듯한 일상 속에서 놓친 시간과 감정을 시각화한다. 썩어가는 과일이나 시든 채소는 돌보지 못한 시간의 상징이자, 과거의 감각이 여전히 현재에 머무는 존재다. 작가는 이러한 대상들을 응시하며 “사라져가는 순간을 다시 붙잡는 행위”로 카메라를 들었다고 말한다. 작업은 기억이 떠오르는 과정을 세 가지로 분류해 보여준다. △무의지적 기억은 감각 자극을 통해 불현듯 떠오르는 기억으로, 중첩된 이미지와 흐릿한 초점으로 표현된다. △의지적 기억은 스스로 과거를 떠올리는 과정으로, 구도와 시선의 의도가 분명하다. △감정 기억은 사건보다 정서가 중심이 되는 기억으로, 명암 대비와 겹침을 통해 감정의 잔향을 시각화한다. 예술상회토마 관계자는 “나 작가는 여러 각도와 거리에서 촬영한 이미지를 겹쳐 구성하는 ‘레이어링(layering)’ 기법을 활용, 기억이 단선적으로 흐르지 않고 여러 시간과 감정이 교차하는 과정을 섬세하게 드러낸다”고 평가했다. 나인경은 이번 전시를 통해 “사진은 과거를 단순히 재현하는 수단이 아니라, 현재 속에서 다시 살아나는 기억의 흐름을 기록하는 방식”이라 정의한다. 일상의 사소한 흔적이 예술로 전환되는 이 순간, 관객은 ‘여전히 남아 있는 것(Still Remains)’의 의미를 새롭게 마주하게 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1-12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박창근)는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하나로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18세기 고전음악부터 현대음악, 북유럽 민요, 그리고 팝 음악까지, 시대와 장르를 넘나드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꾸며져 관객에게 폭넓은 음악적 항해를 선사한다. 1977년 창단한 노르웨이 챔버 오케스트라는 북유럽 최고의 연주자 26명으로 구성된 대표적 챔버 오케스트라로, 정교한 음색과 혁신적인 무대 구성으로 클래식계의 찬사를 받아왔다. 이번 월드오케스트라 페스티벌에는 6명의 연주자들이 참여해, 바로크부터 현대음악까지 시대를 아우르는 폭넓은 레퍼토리를 자신들만의 감성과 에너지로 해석해 선보일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는 바이올리니스트 카타리나 첸, 사라 로즈 앙젤리크 외빙에, 비올리스트 한네 모에 셸브레드, 마르테 그림스루드 후숨, 첼로 아우든 산비크, 올레 에이리크 레에가 무대에 올라 현악기의 풍부한 질감과 정교한 앙상블을 선사한다. 1부는 첼로 독주로 아벨의 ‘아르페지오 d단조’로 문을 연다. 이어 퓰리처상 수상 작곡가 캐롤라인 쇼의 ‘석회석과 펠트’, 베토벤의 ‘현악 3중주 3번 G장조-스케르초’가 비올라와 첼로, 그리고 바이올린의 절묘한 호흡으로 연주돼 고전적 균형미를 전한다. 이후 색다른 변주가 펼쳐진다. 덴마크 민요 ‘Stædelil’와 그리그의 ‘홀베르그 모음곡’, 쇤베르크의 ‘정화된 밤’을 통해 북유럽의 서정성과 낭만주의의 깊은 정서를 선사한다. 공연의 후반부에서는 클래식의 경계를 넘어선 색다른 선율이 이어진다. 팝의 거장 마이클 잭슨의 ‘Smooth Criminal’, 세계적인 K-POP 그룹 BTS의 ‘Dynamite’가 현악 6중주 편곡으로 새롭게 탄생하며 무대에 활력을 더한다. 아벨에서 베토벤, 그리그, 쇤베르크를 거쳐 BTS까지,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허물며 시대를 잇는 음악 여정을 선사하는 이번 무대는 이건(EAGON) 기업과의 공동 기획으로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1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첫 내한 공연… 손민수 협연

대구콘서트하우스(관장 박창근)는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그랜드홀에서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손민수 &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공연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유럽 전통의 오케스트라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의 사상 첫 내한 무대이자, 세계적 피아니스트 손민수가 협연자로 나서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슬로베니안 필하모닉은 1701년 설립된 아카데미아 필하모니코룸을 모태로, 1947년부터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 중인 유럽 최고(最古) 오케스트라 중 하나다. 324년간 카를로스 클라이버, 리카르도 무티, 샤를 뒤투아 등 거장들이 객원 지휘자로 참여했으며, 슬로베니아와 해외 연주자들의 조화로 유럽 클래식 음악계를 이끌어왔다. 이번 공연에서는 카키 솔롬니쉬빌리 수석 지휘자가 지휘봉을 잡는다. 1990년생 젊은 거장인 그는 샤를 뒤투아의 조수로 경력을 쌓았으며, 최근 슬로베니안 필하모닉과 긴밀한 협업으로 리더십을 인정받았다. 손민수는 섬세한 해석과 강렬한 테크닉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는 연주자다. 대구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그는 2024년 솔라시안 유스 오케스트라 협연 등 지역 관객과의 인연을 지속해왔다. 2006년 캐나다 호넨스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 우승을 차지한 뒤 북미·유럽·아시아 무대를 누비며 활약 중이며, 2023년 미국 뉴잉글랜드 음악원 교수로 임용되어 후학 양성에도 힘쓰고 있다. 특히 반 클라이번 콩쿠르 우승자 임윤찬의 스승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교육자와 연주자로서의 경험을 대구 무대에 녹여내겠다”고 전했다. 공연은 슬로베니아 출신 작곡가 조르주 미체우즈의 오페라 ‘The Fairy Child’ 서곡으로 문을 연다. 동화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곡은 섬세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이어서 손민수가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한다. 이 작품은 교향곡 1번의 실패 후 깊은 우울증을 겪었던 라흐마니노프가 의사 니콜라이 달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하며 완성한 곡으로, 희망과 사랑의 메시지를 담고 있다. 마지막으로 브람스 ‘교향곡 1번’이 연주돼 웅장하고 치열한 브람스의 역작을 슬로베니안 필하모닉 특유의 깊이 있는 사운드로 감상할 수 있다. 공연 당일 오후 6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뮤직카페에서 작가 정은주가 진행하는 사전 해설 프로그램 ‘비포 더 콘서트’가 열린다. 지휘자, 협연자, 오케스트라에 대한 깊이 있는 해설을 통해 관객들의 감상 이해도를 높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0

몽환적 풍경 속으로… 임현오 초대전 ‘영원의 선상’

자연과 빛, 내면의 정서를 융합한 독특한 회화 세계를 펼치는 임현오 작가의 초대전 ‘영원의 선상’이 안동 송강미술관 별관 갤러리송강에서 오는 12일까지 열린다. 이번 전시는 경북도와 안동시가 주최하고 송강미술관이 주관하는 지역 예술가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서, 매월 지역 작가를 선정해 창작 활동을 지원해 시민과 소통하는 장을 마련한다는 취지로 기획됐다. 공공 미술관이 부족한 안동에서 송강미술관은 예술가와 시민을 잇는 문화 허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임현오 작가의 작품 속 풍경은 단순한 재현이 아닌 심상의 풍경이다. 2011년부터 시작된 ‘자작나무 그늘-내 마음의 풍경’ 연작을 통해 몽환적이면서도 명상적인 분위기를 전달한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자작나무 오브제를 활용한 부조회화 기법이 돋보인다. 작가는 생명이 다한 자작나무를 캔버스에 입체적으로 부착한 뒤, 다양한 질감으로 표면 처리하고 세밀한 드로잉을 더해 3차원적 부조 효과를 구현한다. 빛의 각도에 따라 변화하는 그림자의 대비는 작품에 다채로운 표정을 부여하며, 이는 삶의 긴장감과 정서를 극대화하는 장치로 작용한다. 임현오에게 자작나무는 단순한 소재가 아닌 생명력의 은유다. 그는 죽어가는 나무를 오브제로 활용해 메마른 생명에 대한 기억을 보존하고, 이를 통해 소생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하얀 껍질이 특징인 자작나무는 순결과 재생의 상징으로, 작가의 화면에서 빛과 그림자로 재해석되며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한다. 특히 자작나무의 자웅동주(암수한그루) 특성은 성별 구분 없이 공존하는 생명의 순환을 상징한다. 작가는 “나무의 뿌리는 땅을, 줄기는 하늘을 향해 뻗으며 삶과 죽음, 현실과 초월의 경계를 넘나든다”고 말한다. 이처럼 그의 작품은 허구와 실재의 공존, 조각과 회화의 결합을 통해 독창적인 예술 언어를 구축해왔다. 임현오 작가는 국립안동대 미술학과와 계명대 대학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으며, 개인전 13회 및 단체전 100여 회를 통해 활발히 활동 중이다. 김명자 송강미술관장은 “임현오 작가의 작품은 감성적 몰입을 이끌어내며, 일상의 번잡함에서 벗어나 자연의 정서를 느낄 수 있는 시간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0

운담 이복연 서예가 첫 개인전

71세의 현역 서예가 운담 이복연의 생애 첫 개인전 ‘운담 이복연 서예전’이 11일부터 16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44년간 서예와 한문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예술적 정진을 거듭해 온 이복연 서예가는 이번 전시에서 ‘서예의 철학적 깊이와 미학적 확장성을 동시에 구현한 작품 세계’를 집약적으로 보여줄 예정이다. 그의 작품은 ‘전통 서체의 골격을 유지하면서도 점 하나 획 하나에 생명의 숨결을 불어넣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구예술대학교 서예과를 졸업하고 영남대학교 대학원에서 한문학을 수학한 이복연 작가는 전통 서법의 뿌리를 지키면서도 현대적 감각을 융합한 독창적 작품으로 주목받아 왔다. 한국미술협회 경산지부장으로도 활동 중인 그는 “당나라 시인 왕지환의 ‘경상일층루(更上一層樓·더 높은 누각에 올라 멀리 보라)’ 정신을 화두로 삼아 예술적 경지를 끊임없이 개척해왔다”고 말한다. 이번 전시에는 이 같은 철학을 담은 50여 점의 대표작을 선보인다. 특히 예서와 행초서를 주축으로 삼은 작품들은 유려한 필선과 대비의 미학을 통해 전통과 현대의 경계를 허물었다. “점 하나하나에 숨결을 불어넣고, 획의 유려함 속에 현대적 감각을 녹여낸다”는 그의 작업 방식은 서법적 틀을 넘어선 자유로운 예술 언어로 재탄생했다. 이복연 작가는 서예계에서 ‘성실과 겸손으로 제자를 길러내는 교육자’로도 이름을 알렸다. 그는 전통의 본질을 전수하면서도 현대적 해석을 접목하는 교육 철학을 실천해왔다. 대구예술대학교 최민렬 교수는 이복연 작가에 대해 “글자의 뜻을 넘어 점과 획의 생동감으로 서예의 본질을 구현하는 예술가”라며 “고(故) 백영일 교수의 제자로서 전·예·해·행·초서의 다채로운 필체를 섭렵했으며, 겸허한 자세가 작품에 고스란히 묻어난다”고 평했다. 실제로 그는 대한민국미술대전, 매일서예대전 등에서 초대작가 및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며 서단에서 확고한 위상을 다져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10

이상화 시인의 시심 재조명 창작오페라 ‘약속의 봄’

광복 80주년을 맞아, 일제강점기 어둠 속에서도 민족의 아픔을 시로 승화시킨 이상화 시인의 혼을 담은 창작오페라 ‘약속의 봄’이 오는 11일 오후 7시 30분 대구 달서아트센터 청룡홀에서 첫선을 보인다. 이번 공연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로 잘 알려진 이상화 시인(1901~1943)의 삶을 무대 위에서 생생하게 재현할 예정이다. 이상화의 뜨거운 시혼은 암울했던 시대적 상황과 맞물려 민족의 한을 어루만지는 감동이었다. 이번 작품은 대구·경북지역을 대표하는 젊은 성악가들로 구성된 혼성중창단인 인칸토 솔리스트 앙상블(대표 안성국)이 2025 대구문화예술진흥원 지속연주활동지원 사업에 선정돼 무대에 올리게 됐다. 대본은 이상화 생가터를 복합문화공간 ‘라일락뜨락1956’으로 변모시킨 화가 권도훈 대표가 집필했으며, 작곡은 창작음악연구소 ‘봄은’의 대표 김보미가, 연출은 인칸토솔리스트앙상블 대표 안성국과 박지훈이 공동으로 맡았다. 각색 작업에는 손수민과 박지훈이 참여했고, 예술감독은 윤혁진, 음악감독은 문준형이 각각 담당했다. 출연진으로는 이상화 역에 테너 김동건, 나무 정령 역에 바리톤 박상현, 유보화 역에 소프라노 김태인, 백기만 역에 베이스 한준헌, 순사 역에 테너 이상규, 남학생 역에 테너 김윤중, 여학생 역에 메조소프라노 정지윤, 박종화 역에 바리톤 유광준, 그리고 제문 읽는 남자 역에는 이상화 시인의 집안 종손인 이원호가 출연한다. 2025년 현재, 이상화 생가터(대구시 중구 성정로 13길 7-20)에는 200여 년을 살아온 라일락 나무가 자리 잡고 있다. 이 나무는 일제강점기 조국을 사랑했던 민족시인 이상화의 혼과 시심이 깃든 상징으로서 매년 봄 이상화를 그리워하며 꽃을 피운다. 오페라는 1919년 대구 3·8만세운동을 배경으로 젊은 이상화가 시로 민중을 깨우고 독립의 함성을 외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1막에서는 대구 3·8만세운동을 배경으로, 이상화와 그의 친구들이 만세운동을 준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2막은 일제의 검열 속에서 절망에 빠진 이상화가 시인으로서의 사명을 되새기는 과정을 다룬다. 3막은 동경 대지진 당시 조선인으로 몰려 체포된 이상화가 시로 민족의 자존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준다. 4막은 귀국 후 옛 연인 유보화와의 재회와 이별을 통해 사랑과 약속의 의미를 되새긴다. 마지막 5막에서는 모든 것을 잃은 이상화가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라는 시를 완성하며 조국의 봄을 염원하는 장면이 펼쳐진다. 에필로그에서는 현재의 이상화 생가로 돌아와 만개한 라일락 나무 앞에서 한 남자와 여자가 그의 시비를 바라보며 시를 읊는다. 이 목소리는 곧 합창으로 번져 무대 위 모든 인물이 함께 노래하며, 이상화의 시와 정신이 우리 시대의 봄으로 다시 살아난다. 안성국 인칸토 솔리스트 앙상블 대표는 “오페라 ‘약속의 봄’은 시대를 초월한 저항의 목소리이자 노래로 되살아나는 찬란한 봄날의 기록”이라며 “민족시인 이상화 선생의 시와 정신을 통해 오늘날 우리에게 필요한 용기와 희망을 전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9

이화영 개인전 ‘옻이 피다’ ··· 경주예술의전당 라우갤러리

도예가이자 화가인 소헌 이화영 작가의 개인전 ‘옻이 피다’가 오는 9일까지 경주예술의전당 라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이화영 작가의 40년 예술 여정을 집대성한 자리로, 고타마 싯다르타(석가모니)의 깨달음을 주제로 한 도예 및 옻칠 회화 작품 30여 점을 선보인다. 이화영 작가는 작품의 근간을 ‘연기’(모든 존재의 상호관계), ‘무자성’(고정된 실체의 부정), ‘공’(궁극적 진리)이라는 불교 사상에 두고 있다. 특히 이번 전시에서는 도태칠(陶胎漆) 기법을 활용한 작품이 주목받는다. 흙의 견고함과 옻의 깊은 색감이 결합된 도태칠 작품은 시간이 흐를수록 색이 투명해지는 ‘옻이 핀다’의 미학을 담아내며, 자연과 시간의 흐름 속에서 완성되는 예술의 생명력을 표현한다. 또한 경주에서 민화를 접하며 시작한 회화 작업은 한국적 심성과 불교적 세계관을 융합한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발전했다. 대표작 ‘시방불’과 ‘불이(不二)’는 만다라 형상과 불경 문구를 통해 생로병사의 순환과 깨달음의 경지를 상징적으로 구현했다. 이화영 작가는 “덧없는 인생에서 반나절의 여유를 얻다는 의미의 ‘부생우득반일한(浮生遇得半日閑)’의 마음으로 관람객을 초대한다"며 “잠시나마 고요와 미소를 나누는 시간이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4

포항 전통 설화 현대적 재해석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스페이스298에서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 주최로 특별기획전시 ‘명불허 어전(어촌의 전설)’이 개최된다. 오는 6일부터 20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포항 지역의 대표 설화인 연오랑세오녀 이야기를 비롯해 동해안의 전설과 문화를 현대 예술로 재해석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지역 고유의 서사와 문화적 소통을 모색한다. 기획을 총괄한 이진희 꿈틀로작가연합회 회장은 “전설은 과거의 유산이 아닌 현재의 삶 속에 스며드는 생명력”이라며 “전통 설화를 시각예술과 문학으로 재탄생시켜 지역민의 이야기를 새로운 시선으로 조명하고자 했다”고 강조했다. 총 30여 점의 작품은 시각예술과 문학 분야의 협업으로 완성됐으며, 고대부터 전해온 연오랑세오녀 설화가 현대 지역문화와 어떻게 교감하는지 탐구하는 장으로 기대를 모은다. 시각예술 부문에는 권미분·조영미(도예), 최수정·손정원·김미숙(회화), 금보경·윤정운·노영이(공예), 배정선(플라워 아트), 이귀정(포슬린아트), 임형순(도자회화) 등 11명의 작가가 참여해 도예, 공예, 회화, 압화, 플라워 디자인 등 다채로운 매체로 동해안의 자연과 전설, 민담을 풀어냈다. 특히 바다의 파도 소리를 모티브로 한 설치 작품과 설화의 서사를 결합한 실험적 작업이 관람객의 시선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권미분 도예가의 ‘등대와 해녀’는 거친 파도 속에서도 삶을 이어가는 해녀들의 강인함을 등대에 투영했다. 조형토와 불의 조화로 빚어진 이 작품은 바다와 인간의 상호작용을 은유적으로 표현한다. 이귀정 포슬린아티스트의 ‘바다의 약속’은 흩어짐과 만남의 순환을 공작새 이미지로 상징화하며, 파도와 석양의 빛을 도자기에 담아내며 귀향의 서정을 전달한다. 배정선 플로리스트의 ‘머물러 있는 시간’은 세오녀의 베짜기를 압화 기법으로 재해석해 시간의 반복성과 기억의 축적을 시각화했다. 조영미 도예가의 ‘바다 사막화’는 기후 위기로 변모한 해양 생태계를 도예로 구현하며 인간과 자연의 공존을 묻는다. 문학 부문에서는 허용호(만화), 최미경(시), 김강·김도일(소설), 박형철(동화) 등 5명의 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경북 어촌의 전설을 현대적 감각으로 재창조한 시와 소설, 동화 작품을 통해 전설 속 인물과 장소에 깃든 감성적 서사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전시는 전통과 현대의 접점을 모색하는 창의적 시도로서, 지역 주민과 방문객 모두에게 포항의 문화적 뿌리를 체험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진희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 대표는 “예술을 매개로 지역 고유의 이야기를 공유하며 문화적 공감대를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꿈틀로사회적협동조합은 지난 2020년 공익법인으로 출범한 조직이다. 조합은 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 14-4 일대 문화예술창작지구에서 활동하는 꿈틀로작가연합회 소속 예술가 31명으로 구성됐다. 조합원들은 개별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마케팅, 기업 및 공공기관 판매 등을 공동으로 추진하며 효과적인 유통 환경 조성에 기여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3

‘제6회 박동준상 패션•미술부문 수상자 전’ 개최

(사)박동준기념사업회(이사장 윤순영)는 ‘2025 박동준상 패션·미술부문 수상자 전’을 오는 7일부터 12월 12일까지 대구 갤러리 분도에서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올해 수상자인 이슬기 설치미술가와 김재우·김민 디자이너의 대표 작품을 집중 조명한다. 이슬기 작가는 전통과 현대를 미술적 언어로 잇는 작업으로, 김재우와 김민 디자이너는 각각 지속가능성과 문화적 융합을 주제로 한 패션 작품으로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박동준상은 패션과 미술, 문학을 결합해 새로운 디자인 영역을 개척한 고(故) 박동준 선생을 기리기 위해 2020년 제정된 상으로, 패션과 미술 부문으로 나뉘어 시상된다. 올해는 두 부문에서 혁신적인 작품들이 선정됐다. 이슬기(53) 작가는 개인전 ‘니니’를 통해 대표 시리즈 ‘이불프로젝트: U’, ‘현판프로젝트’, ‘모시 단청’의 신작을 공개한다. 전시 제목 ‘니니’는 대구 사투리로 ‘너’를 뜻하며, 프랑스어로 ‘아니’를 의미해 지역성과 글로벌 감각의 조화를 상징한다. ‘이불프로젝트: U’는 통영 누비장인과 협업해 이불 위에 한국 속담을 추상적 그래픽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전통 공예와 현대적 조형미가 결합됐다. ‘현판프로젝트’는 조선 시대 현판에서 영감을 받아 무의미한 의성어를 픽토그램으로 재탄생시킨 작업이다. ‘모시 단청’은 격자 구조를 단청 색상으로 변주해 전통적 그리드를 현대적 설치로 재구성한 작품이다. 이슬기는 파리에서 활동하며 멕시코, 한국 등 다양한 지역의 장인과 협업해 왔으며, 공예와 언어, 사회적 맥락을 연결하는 독창적 접근으로 국내외에서 주목받고 있다. 패션 부문 공동 수상자인 김재우(J WOO)와 김민(SEAEL, 센추리클로)은 각자의 철학을 담은 컬렉션을 선보인다. 김재우(47)는 2011년 컨템포러리 여성복 브랜드 제이우(J WOO)를 설립해 뉴욕, 파리, 상하이 등에서 글로벌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5 F/W 컬렉션 ‘Be nature’를 공개한다. ‘자연과의 연결’을 주제로 유기적 실루엣과 내추럴한 컬러를 활용해 환경 메시지를 전달하며, 미니멀리즘과 고급 소재를 브랜드 정체성으로 삼았다. 김민(38)은 센추리클로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이자 2024년 신규 브랜드 SEAEL을 론칭했다. 뉴욕패션위크 등에서 ‘현재의 순간’을 강조하는 디자인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SEAEL의 시그니처 디자인을 선보인다. 바다와 하늘을 모티브로 문화적 융합을 표현하며, 지속 가능한 패션을 추구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3

‘경북 무형문화유산’ 포항·안동·예천 농요 한자리에

2024년 12월에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포항흥해농요가 안동저전동농요, 예천공처농요를 포항으로 초청해 교류하는 농요축제의 장을 마련한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회장 박현미)는 오는 8일 오전 10시 안동저전동농요보존회 및 예천공처농요보존회를 포항시 흥해읍 북송리 북천수 야외공연장으로 초청해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 농요 교류의 장을 개최한다고 밝혔다. 포항흥해농요보존회는 이번 교류행사에서 ‘지게목발소리’, ‘어사용’, ‘망깨소리’, ‘모찌는소리’,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물푸는소리’, ‘나물캐는소리’, ‘영감소리’, ‘치이야칭칭나네’ 등 흥해농요 10마당을 선보일 예정이다. 1980년 12월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안동저전동농요는 안동시 서후면 저전리에서 전해 내려오는 농요로 ‘모찌기소리’, ‘모심기소리’, ‘애벌 논매기소리’, ‘두불논매기 소리’, ‘타작소리’, ‘치야칭칭’ 등으로 이뤄진다. 1986년 경상북도 무형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예천공처농요는 예천군 풍양면 공덕2리에서 전승돼온 농요로 ‘모심는소리’, ‘논매는소리’, ‘걸채소리’, ‘벼타작소리’, ‘칭칭이’ 등으로 구성된다. 교류행사가 끝난 오후에는 흥해농요보존회 주최로 향토민요경창대회와 흥해농요시범회가 개최될 예정이다. 박현미 포항흥해농요보존회장은 “이번 안동저전동농요, 예천공처농요와의 교류행사를 통해 흥해농요를 널리 알리고, 흥해농요의 역량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1-02

포항시립미술관 ‘미술관 음악회’, 10월 30일 개최

포항시립미술관(관장 김갑수)이 30일 오전 11시 관람객과 시민에게 감성의 선율을 선사하는 ‘미술관 음악회’를 연다. ‘뮤지엄 & 뮤직(Museum & Music)’ 시리즈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트롬본, 포크기타, 실내악 3중주 무대 등으로 구성돼 깊어가는 가을의 정취를 음악으로 채운다. 첫 무대는 트롬본 연주자 김승언이 맡는다. 그는 신채홍의 ‘슬픈 인연 너머’, 버트 캠퍼트의 ‘L.O.V.E’, 이문세의 ‘난 아직 모르잖아요’ 등을 트롬본 특유의 따뜻한 음색으로 들려준다. 국민대학교를 졸업하고 이탈리아에서 지휘 디플로마를 취득한 김승언은 현재 한국관악협회 이사이자 포항시립교향악단 수석 연주자로 활동 중이다. 이어 무대에 오르는 포크기타 듀오 ‘로얄젤리’(박선아·신두학)는 클래식과 대중음악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드는 연주로 따뜻한 여운을 전할 예정이다. 이들은 김광석의 ‘너무 아픈 사랑은 사랑이 아니었음을’, 남궁옥분의 ‘나의 사랑 그대 곁으로’, 이용의 ‘잊혀진 계절’ 등 세대를 아우르는 명곡들을 두 대의 기타로 풀어낸다. 단순한 재현이 아닌, 섬세한 하모니와 어쿠스틱 특유의 여백을 살린 편곡이 특징이다. ‘로얄젤리’는 “소박한 기타 선율 속에 사람의 마음을 잇고 싶다”는 뜻처럼, 자연과 일상에서 느낀 감정을 음악으로 표현하는 듀오다. 포항과 경북 일대에서 꾸준히 찾아가는 공연과 버스킹 무대를 이어오며 지역 음악가로서 존재감을 쌓아왔다. 공연의 마지막은 피아노, 플루트, 클라리넷으로 구성된 ‘펠리체 트리오(Felice Trio)’가 맡는다. 그리그의 ‘페르귄트 모음곡 1번’과 쇼스타코비치의 ‘플루트·클라리넷·피아노를 위한 왈츠 4곡’, 그리고 쇼팽의 ‘녹턴 C#단조’를 연주한다. 플루티스트 전지선, 클라리네티스트 최민영, 피아니스트 이슬기로 구성된 펠리체 트리오는 서울대와 한국예술종합학교, 한양대 등에서 전문 교육을 받은 실력파 연주자들로, 국내외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이들은 “클래식을 일상 속 감성으로 전하고 싶다”며 “음악으로 미술관이 주는 정적과 감동을 함께 나누겠다”고 밝혔다. 포항시립미술관은 이번 음악회를 통해 예술의 경계를 허물고 시민에게 열린 문화공간으로 다가간다는 계획이다. 김갑수 포항시립미술관장은 “음악회는 전시와 공연이 공존하는 복합예술 프로그램으로, 지역 예술인에게는 무대가 되고 시민에게는 휴식이 되는 시간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미술관 음악회’는 포항시립미술관에서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좌석은 선착순으로 입장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9

포항문화재단, APEC 정상회의 맞아‘ 달과 해의 도시 포항’ 예술로 물들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2025 경주 APEC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염원하며,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및 일월문화공원 등에서 다채로운 문화프로그램을 선보인다. 이번 행사는 경북도의 후원과 포항시의주최, 포항문화재단 주관으로 진행되는 ‘APEC 연계 3대 문화관광 콘텐츠 구축사업’의 일환이다. 가장 주목받는 프로그램은 ‘Moontology-달의 탐구’ 미디어아트 전시다. 지난 25일부터 내년 1월 20일까지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내 귀비고 지하 1층 로비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달’을 매개로 인간·기술·예술이 교차하는 세계관을 탐구한다. 관람객들은 음악과 영상이 결합된 몰입형 공간에서 달빛의 파동을 체험하며 일상 속 명상과 치유의 시간을 경험할 수 있다. 특별 이벤트로는 ‘일요향악: 가무백희’가 APEC 정상회의를 기념해 31일 오후 1시 30분 연오랑세오녀테마공원 신라마을 야외무대에서 펼쳐진다. 전통음악과 무용, 기예를 결합한 이 공연은 지역 설화를 모티프로 삼아 다채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이어 11월 1일 오후 7시 일월문화공원 야외무대에서는 ‘일월요-해의 리듬’ 야간 공연이 열린다. ‘일출-낮-석양-밤’의 4부 구성으로 자연의 순환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현악 4중주, 국악 앙상블, 팝페라 공연이 조화를 이룬다. 특히 마지막에는 ‘아리랑’ 대합주를 통해 해가 다시 떠오르는 상징적 장면을 연출해 관객들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이상모 대표이사는 “해와 달이 상징적인 장소에서 열리는 이번 프로그램은 시민과 관광객 모두에게 열린 축제가 될 것”이라며 “포항의 문화적 정체성과 예술적 감수성을 국내외에 알리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모든 프로그램은 무료로 진행되며, 사전 예약 없이 현장에서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9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대구서 개막… 감동 무대 선사

2025-2026 한·일·중 상호문화교류의 해를 기념해, 아시아를 대표하는 세 나라의 주요 오페라 극장이 공동으로 기획한 특별 갈라 콘서트가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에서 열린다. (재)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오페라하우스(관장 정갑균)는 오는 30일 오후 7시 30분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특별 공연으로 ‘2025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를 선보인다. 이번 공연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KOFICE)의 후원으로 이뤄지며, 동아시아 3국 간의 우호 증진과 지속 가능한 문화 교류의 의지를 담아낸 상징적인 문화외교 행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제22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메인 프로그램으로 해당 무대를 마련함으로써 국내외 오페라 네트워크 강화와 함께, 세계 무대를 향한 성악가들의 교류 플랫폼 역할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또한 지속 가능한 문화외교 실현을 통해 동아시아 예술의 중심지로서 입지를 다지고,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대표 기관으로서의 역량도 발휘할 예정이다. 이번 갈라 콘서트는 한국 대표인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주축이 돼 일본 후지와라가극단, 중국 국가대극원을 초청해 ‘자유’와 ‘화합’을 주제로 협연한다. 1부에서는 푸치니의 감성적 명작 ‘라 보엠’, 도니제티의 비극적 사랑 이야기 ‘람메르무어의 루치아’, 조르다노의 서정적 작품 ‘안드레아 셰니에’의 아리아가 연주되며, 2부에서는 비발디의 곡과 함께 베르디의 ‘일 트로바토레’, ‘시몬 보카네그라’, ‘운명의 힘’, ‘아틸라’, 푸치니의 ‘토스카’가 차례로 펼쳐진다. 특히 대규모 합창과 오케스트라가 어우러진 피날레 무대에서는 한·일·중 대표 예술가들이 함께 참여해 깊은 울림을 선사할 예정이다. 정갑균 대구오페라하우스 관장은 “이번 공연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는 한·일 및 한·중 수교 기념 등 다양한 문화 교류 협력 사업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정기적 교류 프로그램과 공동 제작을 추진해 지속 가능한 문화외교의 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2025 한·일·중 오페라 갈라 콘서트 – 동방의 심장, 하나의 무대’와 관련한 자세한 일정 및 내용은 대구오페라하우스 누리집(http://www.daeguoperahouse.org)과 전화(053-430-7413)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8

‘빛과 쇠’ 주제… ‘철이 예술인 도시’ 새로운 비전 제시

‘철(鐵·steel)’을 예술적 매체로 활용한 국내 유일 순수 문화예술 축제인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올해 주제는 ‘빛과 쇠’(소설가 김훈 작명)다. 지난 25일 오후 4시 동빈문화창고1969에서 막을 올렸다. 14회차를 맞는 이번 페스티벌은 재단법인 포항문화재단이 소설가 김훈, 한글 타이포그래피 안상수 디자이너, 철학자 이섭, 조각가 이웅배·정현 등 인문 예술 거장들과 협력해 빛과 철의 관계를 깊숙이 탐구하는 컨셉으로 열고 있다. 올해 페스티벌은 ‘스틸 아트’의 전통을 계승하면서도 ‘철이 예술인 도시’로의 새로운 비전을 제시한다. 11월 23일까지 복합문화공간 동빈문화창고1969와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열리는 이번 행사는 포항을 ‘철의 도시’를 넘어 ‘예술이 된 철의 도시’로 재정의하기 위한 실험적 시도들로 채워진다. 지난 2012년 시작된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은 ‘철의 도시’ 포항의 정체성을 담아 특성화한 국내 유일의 ‘철 전문 예술행사’다. 문화공간에서 열리는 다른 도시의 미술제와 달리 도시 전체를 무대 삼아 열리는 ‘도시 예술제’로 자리매김해왔다. 지난 13년 동안 포항 곳곳에 자리 잡은 230점의 스틸아트 전시작품은 도심 속 ‘스틸 뮤지엄’을 형성하며 도시에 새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그동안은 조각가 중심이었으나, 올해는 참여의 면면이 많이 달라졌다. 당대의 문예철(文藝哲) 대표작가들이 컬렉티브로 철의 인문을 대신 읽어주는 전시를 열고, 철강기업이 기술을 예술과 견주어 보는 협업 프로젝트는 물론 시민이 직접 ‘쇠질’에 참여하는 참여·체험행사를 여는 등 철판이 한층 달구어지고 넓어진다. 주축이었던 철조각은 지난 13년간 꾸려온 스틸아트 컬렉션 200여점을 대표하는 작가 14명을 꼽아 ‘자 떠나자, 동해바다로’라는 열정형·회심형 해변 전시로 다시 온다. △전시1 ‘철, 읽다’ 동빈문화창고1969에 마련된 기존 철조각 전시에서 한 걸음 나아가, 철의 인문학적 의미를 재해석하는 공간이다. 안상수(한글 타이포그래피 디자이너), 이섭(철학·예술기획), 정현(조각), 이웅배(조각), 김훈(문학) 등 5인의 ‘문예철 컬렉티브’가 포항을 ‘읽고’, ‘묻고’, ‘세우는’ 과정을 입체적으로 구현한다. 안상수 작가는 글(文)·꼴(圖)·얼(像)을 조합해 포항의 정체성을 시각화한다. 정현 조각가는 땅속에서 세상을 받쳐온 철의 흔적을 드러낸다. 김훈 소설가는 ‘빛과 쇠’로 포항이 걸어온 문명사적 길을 서사시로 풀어낸다. 이섭 철학자는 철과 인간의 공존 방식을 질문하며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색한다. 이웅배 조각가는 포항 사람의 일상에 스민 철의 숨결을 조각으로 재현한다. △전시2 ‘철예술, 보다’ 포항시가 13년간 수집한 스틸아트 200여 점 중 대표작가 14인의 최신 작품을 엄선해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선보이는 야외 전시다. 참여 작가인 강대영 김병철 김상균 김연 김태수 노해율 모준석 박성찬 박은생 신옥주 안재홍 이기칠 정정주 최일 작가는 ‘새로 포항, 함께 포항’을 주제로 현대조각의 다채로운 경향을 집약하며, 포항의 해안 풍경과 어우러진 철조각의 도시적 의미를 조명한다. 포항의 핫 스팟인 영일대해수욕장에서의 전시는, 포항의 해경(sea-scape)과 도경(city-scape), 그리고 예경(art-scape)의 ‘신 삼경(三景)’을 보고 즐기는 와유(臥遊)의 기회를 넉넉하게 제공한다. 포스코 제1고로가 또 하나의 작품으로 보이는 곳이기도 한 해수욕장 전시장에서의 전시는 펄펄 끓던 철의 용해와 철 조각가의 열정으로 포항 컬렉션의 과거와 현재를 되돌아보는 한편, 포항 스틸아트, 나아가 한국 현대조각의 나아갈 길을 내다보고자 한다. △전시3 ‘철기술, 펼치다’ ‘철기술, 펼치다’는 기술과 예술의 경계를 넘나드는 실험을 펼치는 철강기업과 예술가의 협업 프로젝트다. 동빈문화창고1969 이벤트홀 입구로 들어서면 시민 워크숍으로 제작한 해와 달 그림이 전시되고, 중앙에는 포항 철강기업 동국제강과 제일테크노스가 제작한 ‘쇠의 숲’이 관객을 맞이한다.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의 독특한 요소 중 하나는 포항 철강기업들이 작품 전시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포항 철강기업은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첫 행사에서부터 예술로 참여해왔는데, 이번에는 그 참여를 기술 본연으로 고도화해 포항의 문화뿐만 아니라 산업, 경제의 에너지로 쓰자고 제안한다. 이웅배 작가와 동국제강은 H형강을 활용한 시민 친화적 조형물 ‘공동체’ 연작을, 이섭 작가와 제일테크노스는 레이저 커팅 기술로 제작한 ‘포항십경철병(浦項十景鐵屛)’을 선보인다. ‘아트펜스’는 예술과 기술의 협업으로 외진 공간을 찰진 공간으로 업그레이드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철강산업단지에서 제일 가까운 학교 중 하나인 대송초등학교, 밋밋한 등굣길을 씽씽한 마실길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예술가(정미솔·이향희)의 창의와 대송초 전교생 33명, 그리고 포스코의 기술지원이 함께 했다. △시민 참여·체험 ‘포항 철예술 시민기획단’은 일정한 교육과 현장 리서치를 거친 시민들이 직접 포항시 공공장소에 설치된 철 예술 작품을 큐레이션해 문화, 교육, 관광의 도시자원으로 제안한다. 함께 ‘쇠맛’을 보고 직접 ‘쇠질’을 해보면서 철과 함께 사는 고유한 포항 라이프스타일을 모색하는 시민 참여·체험 프로그램이다. 작가와의 워크숍, 꿈틀로 공방 워크숍, 철철 공방워크숍을 통한 다양한 공예 체험을 제공하는 ‘철철공작소’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도시 경관, 문화자원과 함께 철예술을 탐방하는 ‘철철 아트투어’는 도슨트투어, 스탬프 투어, 지역 투어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전시장에서 맛보지 못한 역동적인 철 예술 도시 포항을 유람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포럼, 철로 철학하다 철을 매개로 한 철학적 담론의 장인 ‘쇠와 인간의 관계’, ‘포항의 문화적 전환’ 등의 주제강연과 토론이 11월 8일 오후 2시 동빈문화창고1969 2층 라운지에서 진행된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에서 쇠가 갖는 아름다움이 무엇인가’, ‘쇠를 대체하는 새로운 경제활동 중심축으로 전환이 포항 시민을 행복하게 하는가?’ 등 오랜 사유에서 비롯된 이번 페스티벌은 철의 물성을 예술과 기술, 시민 참여로 확장하며, 포항을 ‘살아있는 철 예술 도시’로 재탄생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글·사진/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7

코믹-반전으로 그린 가족의 초상, 연극 ‘살벌한 형제’

연극 ‘살벌한 형제’가 11월 16일까지 대구 아트플러스씨어터에서 관객과 만난다. 작품은 사라진 500억 원짜리 다이아몬드와 암호화된 비밀 노트, 그리고 예기치 못한 한 여인의 등장으로 얽히는 형제의 추적극을 그린다. 추리와 코믹, 반전이 교차하며 이야기는 시시각각 변주(變奏)되고, 형제의 갈등과 애증은 웃음 속에 녹아든다. ‘살벌한 형제’는 제목처럼 자극적인 사건을 내세우지만, 그 이면에는 가족의 진심과 화해의 서사가 깔려 있다. 겉으로는 ‘살벌한’ 다툼이지만, 그 안에는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형제 간 경쟁과 오해, 그리고 이해가 있다. 작품을 기획한 홍재임 예술감독은 “형제라는 관계는 평생의 경쟁이자 가장 깊은 유대”라며 “코믹한 설정 속에서도 가족의 책임과 사랑을 묻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은 단순한 웃음극을 초월해 가족이라는 가장 오래된 관계의 의미를 되새기게 한다. 평범한 일상에서 비롯된 오해와 사고, 그리고 그 속에서 드러나는 인간적인 감정들이 유쾌하게 펼쳐진다. 연극 ‘살벌한 형제’는 10월 17일부터 11월 16일까지 공연되며, 화~금 오후 7시30분, 토요일 오후 3시·6시, 일요일·공휴일 오후 2시에 열린다. 월요일은 휴관.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0-26

솔거·우양미술관서 한국 미술 특별전

문화체육관광부는 재단법인 예술경영지원센터와 함께 ‘2025 APEC 정상회의’를 맞아 경주 솔거미술관과 우양미술관에서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특별전을 개최한다. 특별전은 ‘APEC’의 주제어인 ‘지속 가능한 내일’을 예술적 언어로 풀어내며, ‘연결, 혁신, 번영’이라는 국제적 담론과 조응하는 한국 미술의 확장성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솔거미술관에서는 ‘신라한향: 신라에서 펼쳐지는 한국의 향기(10월 22일~2026년 4월 26일)’ 전시를 통해 ‘지속 가능한 내일’을 신라의 문화와 미학에 기반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한다. 수묵화의 거장 박대성 화백, 불화장 이수자 송천 스님, 문화재 복원 전문가 김민 작가, 새활용(업사이클링) 유리공예가 박선민 작가 등 4인이 참여한다. 이들은 신라의 정신과 불교 미학을 각기 다른 시선으로 해석하며 전통과 현대, 물질과 정신의 조화를 선보인다. 1년여의 리모델링을 마치고 올해 7월 재개관한 우양미술관은 ‘백남준: 휴머니티 인 더 서킷츠(7월 20일~11월 30일)’ 전시를 진행 중이다. 고(故) 백남준 작가는 기술을 인간의 확장으로 인식하며 ‘유기적 회로’로서의 예술 세계를 펼쳤다. 이번 전시에서는 복원된 소장품 ‘나의 파우스트–경제학’과 ‘나의 파우스트–영혼성’을 비롯해, 기술과 예술, 인간의 관계를 탐구한 대표작을 집약적으로 선보인다. 솔거미술관이 전통에서 비롯된 현대 미술의 실천을 모색한다면, 우양미술관은 기술과 인간성의 관계를 탐구하며 글로벌 시대의 소통 방식을 제안한다. 이는 APEC의 지향점인 ‘지속 가능한 내일’과 맞닿아 있어, 한국 미술이 국제 사회에서 문화적 교류의 장으로 기능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문체부 시각예술디자인과 한정인 학예연구사는 “이번 특별전이 한국 미술의 전통과 혁신을 조명하는 뜻깊은 기회가 되길 바란다”며 “APEC 정상회의 기간 중 열리는 만큼, 한국 미술의 독창성과 다양성을 세계에 알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2

조선 실존 김설보 여사 일대기 뮤지컬 ‘설보:여인의 숲’ 선보여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조선시대 실존 인물 김설보 여사의 삶과 포항 송라면 하송리에 전해지는 ‘여인의 숲’ 설화를 소재로 한 뮤지컬 ‘설보: 여인의 숲’을 오는 24일 오후 7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쇼케이스 형식으로 공개한다. 뮤지컬은 마을 번영을 위해 사재를 털어 숲을 조성하고 공동체를 위해 헌신한 김설보 여사의 일대기를 중심으로, 혼란한 시대 속에서도 신념을 지켜낸 한 여성의 용기와 희생을 그린다. 이번 쇼케이스는 2026년 10월 예정된 본 공연에 앞서 진행되는 시범 무대로, 낭독극 형식에 라이브 음악을 결합한 실험적 공연이다. 역사적 사실과 전통 설화를 예술적으로 재해석해 ‘읽는 공연’의 감동과 ‘듣는 서사’의 울림을 동시에 전달할 예정이다. 출연진은 주인공 ‘설보’ 역의 배우 오유민을 비롯해 아역배우 정은서(소월 역), 소리꾼 조용주(수 역), 배우 김진철(권진사 역) 등이 참여한다. 이외에도 박희수(최해문 역), 김수연(임막례 역), 김성재(윤기석 역), 옥경민(고분희 역), 안현석(덕구 역), 김시현 등이 합류해 개성 넘치는 연기로 극의 완성도를 높인다. 특히 이번 작품은 공개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신예 배우들과 경험 많은 창작진이 협업해 제작됐다. 포항의 역사와 지명을 바탕으로 한 철저한 조사와 구술 채록을 거쳐 지역 고유의 문화 자원을 공연예술로 재탄생시켰다는 점에서 지역 창작 생태계 확장 차원의 의미 있는 시도로 평가받는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설보:여인의 숲'은 지역 설화와 인물을 예술 콘텐츠로 발전시키는 첫걸음”이라며 “쇼케이스를 통해 본 공연의 가능성을 확인하고, 지역 예술인과 시민이 함께 만드는 문화 기반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뮤지컬 ‘설보:여인의 숲’ 쇼케이스는 티켓링크를 통해 사전 예약이 가능하며, 관람료는 무료다. 공연 일정 및 세부 사항은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와 공식 SNS 계정에서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1

APEC 성공 기원 ‘한국-대만 문화예술 교류전’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념하고, 한국과 대만의 문화예술 교류를 증진하기 위한 ‘한국-대만 문화예술교류전’이 오는 23일부터 11월 1일까지 경주 화랑마을 화랑전시관 1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이번 교류전은 대한민국천진서화협회(회장 김상지)가 주최하고 한국-대만 문화예술교류전 조직위원회가 주관하며, 주한국부산타이베이대표부 사무처가 협력기관으로 참여한다. 또한 한국수력원자력(주) 월성원자력본부와 경주국제교류회가 후원 기관으로 함께한다. 이번 전시는 2024년 한국 경주시와 대만 타이난시의 우호도시 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열리는 교류전으로, 양 도시 간 문화예술 분야 협력의 실질적인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특히 한국과 대만 각각 20명의 작가가 총 40점의 작품을 출품해 더욱 풍성한 교류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 경주 측에서는 서예가 덕봉 정수암(대한민국서예대전 자문위원), 서예가 도홍 김상지(대한민국미술대전(국전) 서예부문 대상), 서각가 최병두(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장), 서양화가 최한규(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 감사), 동양화가 박선영(전 한국미술협회 경주지부장), 문인화가 허필란(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 김락현(국가유산수리기능인 5070호(도금공)), 도예가 하태훈(대한민국공예품대전 대통령상) 등 다양한 장르의 작가들이 참여한다. 대만 타이난 측에서는 정유무(타이난시 서법학회 이사장), 오숙진(예진국제서법교류회 회장), 황지황(대만중국서법학회 여중화홍도서학회 고문), 임륭달(국립대만예술대학교수) 등 여러 우수한 작가들이 대거 참가해 예술적 교류와 상호 이해의 장을 펼칠 예정이다. 김상지 대한민국천진서화협회 회장은 “이번 교류전은 역사 문화가 비슷하고 고도였던 경주와 타이난 양 도시가 우호도시 협정 체결 이후 처음으로 맺는 역사적이고 어느 교류전보다 값진 결실이다. 문화와 예술을 매개로 진정한 우호 관계를 다지는 계기가 될 것”이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교류를 통해 양 지역의 우수한 문화적·역사적 가치를 널리 알리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1

조슈아 벨 &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 10년 만의 내한

독일 함부르크의 명문 오케스트라 NDR 엘프필하모니 오케스트라(이하 NDR 엘프필)가 오는 23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10년 만의 내한 공연을 선보인다.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조슈아 벨과 함께 하는 이번 무대는 클래식 애호가들의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NDR 엘프필은 1945년 북서독일 방송교향악단으로 출발해, 1956년 ‘북독일 방송교향악단’으로 명칭을 변경하며 북부 독일의 대표적인 교향악단으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에는 함부르크 항구에 개관한 세계적 공연장 엘프필하모니 콘서트홀의 상주 오케스트라로 선정되며 현재의 이름으로 활동 중이다. 이번 공연은 2015년 첫 내한 이후 10년 만의 한국 방문으로, 오랜 기다림 끝에 국내 관객과 다시 만나는 뜻깊은 자리다. 지휘는 NDR 엘프필의 상임 지휘자 앨런 길버트가 맡는다. 그는 2009년부터 2017년까지 뉴욕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역임하며 세계적 명성을 쌓았으며, NDR 엘프필과는 2004년부터 2015년까지 수석 객원 지휘자로 호흡을 맞춰왔다. 2019년부터는 공식 상임 지휘자로 활동 중이며, 이번 무대는 2014년 뉴욕 필하모닉과의 내한 이후 11년 만의 한국 공연이기도 하다. 협연자인 조슈아 벨은 약 40년의 연주 경력을 자랑하는 현존하는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한 명이다. 2023/2024년 시즌 NDR 엘프필의 상주 아티스트로 활동했으며, 현재는 ‘아카데미 오브 세인트 마틴 인 더 필즈’의 음악감독으로도 활약 중이다. 소니 클래식 전속 아티스트로서 40장이 넘는 앨범을 발매하며 그래미상·머큐리상·그라모폰상·오푸스클래식상 등 권위 있는 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번 공연에서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 장조 작품번호 77’을 연주한다. 브람스의 고향인 함부르크를 기반으로 하는 NDR 엘프필과의 협연은 단순한 연주를 넘어선 음악적 순례로서 깊은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현대 영국 작곡가 안나 클라인의 작품 ‘요동치는 바다, 2018’의 한국 초연으로 막을 연다.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주제로 한 이 곡은 강렬한 감정적 울림으로 현대음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한다. 이어 2부에서는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 d단조 Op.70, B.141’가 연주된다. 체코 민족주의적 정서와 낭만적 서정이 조화를 이루는 이 작품은 극적인 구성과 서정적인 선율로 관객의 감성을 자극할 전망이다. 특히 이번 공연에는 NDR 엘프필의 한국인 정단원 3인도 함께 무대에 오른다. 제1바이올린 전하림(2011년 입단), 비올라 김영도(2016년 입단), 플루트 수석 한여진(2023년 입단) 등 세계적인 무대에서 활약 중인 이들의 연주는 또 다른 관람 포인트가 될 것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1

앙망(仰望)

사진작가 김주영의 개인전 ‘앙망(仰望)’이 21일부터 29일까지 포항시 북구 죽도로 19에 위치한 갤러리포항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꽃’이라는 이름 이전에 존재하는 사물의 본질을 탐구하는 ‘잎꽃’ 시리즈를 중심으로, 일상 속 사물의 숨겨진 생명력과 존재의 의미를 흑백 사진으로 풀어낸다. ‘앙망’은 ‘우러러 바라본다’는 뜻으로, 김주영은 이번 전시를 통해 평범한 사물과 풍경을 경외의 시선으로 재해석한다. 특히 ‘잎꽃’시리즈는 배추, 파, 마늘 등 식재료를 화병에 꽂아 꽃처럼 재탄생시킨 작품들로, “꽃이라는 이름은 어디서 시작되었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했다. 작가는 컬러 대신 낮은 콘트라스트의 흑백을 선택해 사물의 본질에 집중하며, 유리와 물, 빛의 상호작용을 통해 익숙한 대상을 낯설게 만든다. 김주영은 “저녁을 준비하다 문득 배추의 잎맥에서 꽃의 형상을 발견했다”고 말한다. 식재료를 화병에 꽂는 행위는 단순한 장식적 목적이 아닌, 생명의 순환과 존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의식이다. 빗방울이 흙을 적시고, 빛이 잎사귀를 스치는 순간을 포착한 작품들은 “유한한 삶 속에서 모든 것에 감사하며 작업을 이어가기로 했다”는 작가의 성찰을 담았다. 특히 흑백의 질감은 시간의 흐름을 압축하며, 사물의 표면 아래 숨겨진 내면의 소리를 시각화한다. 평론가 박이찬은 ‘앙망(仰望)’을 “삶과 자연의 미묘한 호흡을 느끼게 하는 시각적 명상”이라 평한다. ‘나무의 안부’ 시리즈는 버려진 나무와 화분의 식물을 통해 ‘존재의 자리’를 재확인시키며, ‘잎꽃’ 시리즈는 화병 속 식물과 창밖 풍경이 겹쳐지는 구조로 자연과 인간의 경계를 허문다. 낮은 콘트라스트의 흑백 화면은 강렬한 자극 대신 은은한 여운을 남기며, 관객으로 하여금 사물의 본질에 집중하도록 이끈다. 또 다른 평론가 여국현은 “사진은 죽은 순간의 부활”이라는 바르트의 개념을 빌려, 김주영의 작업이 “유한한 것에서 무한한 것을 포착하는 예술”이라 설명한다. 화병에 꽂힌 파와 배추는 단순한 식재료가 아닌 ‘잎꽃’으로 재탄생하며, 유리창에 비친 빛과 그림자는 생과 사의 교차를 상징한다. 특히 “고사리 뒤에 자리한 유리창과 화병 수면 아래 잠긴 뿌리”는 시간과 공간을 초월한 생명의 순환을 암시한다. 손진국 갤러리포항 관장은 “이번 전시는 일상의 사물이 지닌 숭고한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는 기회다. 김주영의 렌즈를 통해 평범한 채소와 나무가 ‘꽃’으로 호명되는 순간, 관객은 사물의 본질과 존재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20

‘빛과 쇠’…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 25일 개막

전국 유일의 철(鐵·steel) 소재 예술축제인 ‘2025 포항스틸아트페스티벌'이 오는 25일부터 11월 9일까지 영일대해수욕장과 동빈문화창고1969에서 열린다. 올해 14회차를 맞아 ‘철 예술의 도시’에서 ‘철이 예술인 도시’로 도약을 선언한 이번 축제는 ‘빛과 쇠’를 주제로 전시, 참여, 학술 세 분야에서 포항의 산업적 정체성과 예술적 가능성을 재해석한다. 전시1 ‘철, 읽다’ 는 문학, 디자인, 조각 분야의 거장들이 협업해 포항의 역사와 현실을 다층적으로 해석한다. 소설가 김훈은 ‘영일만의 빛과 쇠’를 주제로 1500년 전 신라 시대부터 현대 제철산업까지 2000년 역사를 문명사적 스케일로 풀어낸 ‘영일만의 빛과 쇠’를 선보인다. 디자이너 안상수는 한 글자 감탄사 ‘오’로 포항의 정체성을 상징화한 ‘일자충연(一字充然)’ 작품을, 조각가 정현은 폐침목과 철근 등 산업 폐기물로 만든 역설적 미학의 조각을 전시한다. 이섭과 이웅배는 조각가·철학자의 대화 기록과 배관·철근을 활용한 설치작품으로 ‘쇠와 삶의 관계’를 탐구한다. 전시2 ‘철예술, 보다’ 는 13년간 수집된 포항 스틸아트 컬렉션 중 선정된 14명의 작가들이 해변 설치전을 연다. 강대영, 김병철, 모준석, 최일 등의 작품은 영일대해수욕장과 철강단 풍경을 배경으로 산업 유산과 예술의 조화를 보여준다. 포스코 제1고로가 보이는 위치에서 열리는 전시는 과거와 현재, 도시와 자연, 예술과 산업의 경계를 넘나드는 ‘삼경(三景)’을 선사할 예정이다. 전시3 ‘철기술, 펼치다'는 기술과 예술의 협업을 통해 도시 풍경을 혁신하는 실험적 프로젝트가 진행된다. 동국제강과 제일테크노스는 각각 이웅배, 이섭 작가와 협업해 H형강 조형물 ‘공동체’와 레이저 커팅 작품 ‘포항십경철병’을 제작했다. 대송초등학교 등굣길은 학생·예술가·포스코 기술진의 ‘아트펜스’ 프로젝트로 변모했고, 동빈문화창고1969 입구에는 시민 워크숍으로 제작된 ‘해와 달의 길 Solaris’가 설치됐다. 시민 참여 프로그램으로는 ‘포항 철예술 시민기획단’을 통해 공공미술 큐레이션에 참여하고, ‘철철공작소’에서 공예 워크숍을 경험할 수 있다. 또한 ‘철철 아트 투어’는 도슨트와 함께 철 예술이 담긴 명소를 탐방하며 산업 유산과 문화 자원을 연결하는 특별한 경험을 제공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5

섬세한 여성의 필치로 묘사된 사군자, 그 느낌은?

사군자의 고결한 기상과 여성적 섬세함이 만났다. ‘매일 서예-문인화 대전’ 대상(2022년) 출신 이은실 작가가 22일부터 28일까지 첫 개인전을 연다. 대구시 중구 김광석거리 ‘갤러리 토마’에서 열리는 이 전시회엔 홍매와 석류, 대나무, 능소화 등 총 53점의 작품이 전시된다. 비교적 늦게 서예에 입문한 작가는 매일신문서예대전 대상 외에도 △대구시 서예대전 초대작가 △대한민국 서예대전 입선 △신라미술대전 추천작가 △대구경북 서예대전 특선 등 다양한 이력을 쌓아왔다. 이번 전시회의 테마를 관통하는 사군자는 예로부터 고결한 선비의 절개, 지조를 상징하며 문인화의 화제(畵題)로 널리 쓰여왔다. 작가는 각 소재가 지닌 고유한 생명력과 정서를 다양한 필법으로 표현하며, 한국적 아름다움을 현대적 감성으로 녹여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작가는 전통적인 사군자 외에도 능소화, 나리, 장미, 조롱박 등 다양한 초화(草花)들과 교감하며 동양화 정물의 지평을 넓혀 왔다. 한때 건강이 악화돼 투병 시절을 거친 작가는 힘들었던 그 시절, 비로소 내 안을 들여다보는 자성(自省)의 시간을 갖게 되었고 그 감성을 붓과 한지, 먹으로 풀어냈다. 이 작가는 대구 문인화의 맥을 이어온 석경(石鏡) 이원동에게 사사(師事)했다. 이 작가는 “스승은 과감하면서도 치밀한 선으로 절제된 아름다움을 담아냈다”며 “그 화선(畵仙)일치의 화풍은 자연스럽게 내 작품에 투영되었고, 지금은 자신만의 결로 녹여내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이번 전시회에 임하는 소감을 말했다. 같은 문우(文友)로부터 “석경의 대나무와 홍매가 강렬한 화의(畵意)를 보여준다면, 이 작가의 죽(竹)과 매화에는 부드러운 은유와 절제된 필치가 숨어 있다”는 평을 받을 만큼, 이번 전시는 단아하면서도 깊은 감흥을 자아낸다. 이은실 작가의 첫 개인전은 전통 문인화의 품격과 현대적 감성이 어우러진 사군자의 세계로 관람객을 초대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10-14

웹툰으로 즐기는 경주 시간 여행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하 진흥원)이 운영하는 경북웹툰캠퍼스(이하 캠퍼스)가 ‘2025 경북웹툰캠퍼스 지역 작가 전시 공모’ 세 번째 순서로 경주 황리단길에 있는 캠퍼스 전시홀에서 오는 11월 7일까지 ‘배찌’작가의 개인전 ‘Zeit(시간)-경주’를 선보인다. ‘배찌’작가는 경주를 중심으로 활동 중이며, ‘2023 경주시 청년감성상점 입점 상품 공모전’ 당선 및 2024 아트플랫폼 G-아트마켓 (경주예술의전당 알천미술관) 등 다양한 수상 및 전시 이력을 보유하고 있다. 작가는 자신의 대표 캐릭터를 활용하여 오프라인 행사 및 SNS에서 일상과 상상을 넘나들며 회화, 일러스트, 웹툰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작품을 선보여왔다. 전시 제목인 ‘Zeit(시간)’은 독일어로 ‘시간’을 의미하며, 이번 전시를 통해 옛 문화를 추억하고 새롭게 기억하는 시간, 경주의 문화유산과 자연이 선사하는 아름다움을 눈으로 감상하고 마음으로 음미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하는 작가의 의도가 담겼다. 이번 전시에서는 액자와 아트워크 30여 점, 기획 영상 1점, 경주 굿즈, 기타 작업물과 오브제 등 풍부한 볼거리가 마련된다. 특히 작가의 귀여운 캐릭터와 경주의 상징적 문화유산을 직접 색칠해 보는 ‘컬러링 체험존’을 운영해 관람객의 적극적인 참여를 이끌어낼 예정이다. 배찌 작가의 개인전 ‘Zeit(시간)-경주’는 11월 7일까지 주말과 공휴일을 제외한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캠퍼스 1층 전시홀에서 무료로 관람 가능하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귀여운 캐릭터들과 함께 경주의 문화유산과 자연의 매력을 재발견하며 특별한 추억을 만들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4

화폭에 담아낸 내면과 자연의 교감

몸과 마음이 쉬어 가는 계절, 가을이 깊어 가고 있다.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에서는 14일부터 19일까지 ‘자연’을 매개로 인간의 내면과 교감하는, 지역에서 주목받는 두 명의 작가 개인전과 초대전이 열린다. 서양화가 김바름의 개인전 ‘Spring Shower’와 문인화가 최영희의 초대전 ‘사군자, 현대적 지평을 열다:연당 최영희의 화업 50년’이 A관과 B관에서 각각 개최된다. △김바름: 자연의 숨결을 캔버스에 새기다 김바름(39) 작가는 장미 한 송이를 100개의 캔버스에 담아낸 ‘장미 100송이’ 시리즈를 비롯해 유화 30점 등 총 1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의 작품은 단순한 자연 재현을 넘어 빛과 공기, 찰나의 감각을 화폭에 녹여낸다. 봄의 상징적인 소재-장미, 개나리, 벚꽃, 유채꽃-는 반복적 붓질과 섬세한 색채로 생동감과 환희의 순간으로 재탄생한다. 특히 ‘봄비’, ‘분분하니’ 등의 작품은 수묵과 유화의 경계를 허물며 관람자의 내면과 마주하는 예술적 공간을 연출한다. 작가는 “물감 냄새가 나는 작업”이라 표현하며, 차분히 쌓은 붓질의 층위에서 솔직한 감정과 치유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이번 전시는 감각적 색채와 서정적 터치로 잊힌 자연의 숨결을 되살리며, 관람객에게 자기 성찰의 기회를 제공한다. 김바름은 2022 대구아트페어, 울산·경주·부산 아트페어 등에 참여했으며, 2018 사군자 미술대전 대상 수상 경력이 있다. 현재 자관회와 고금미술작가회에서 활동 중이다. △최영희: 전통 문인화의 현대적 변주 최영희 작가는 사군자를 중심으로 한 근작 30여 점을 통해 전통 문인화의 현대적 가능성을 탐구한다. 필획의 겹침과 번짐으로 선의 리듬감을 강조한 작품들은 ‘공필화(가는 붓 세밀화)’와 ‘지두화(손가락으로 그린 그림)’ 등 다채로운 기법으로 제작됐다. 광목천과 같은 현대적 재료를 활용해 먹의 스밈과 주름까지 작품의 일부로 수용하며, 비대칭적 구성과 추상적 색채로 전통적 균형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했다. 예를 들어, 수묵 위에 배색(配色)한 매화의 진홍빛과 소나무 배경의 추상적 색채는 문인화의 전통미를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감각적 시각 언어를 구축한다. 작가는 “온고지신의 자세로 전통을 재해석한다”고 설명한다. 2019년 ‘길상화’ 시리즈에서 복숭아·석류 등 상징적 소재를 활용한 바 있다. 이번 전시에서도 묵죽, 연꽃, 석류 등이 현대적 해석으로 재탄생한다. 최영희는 50년간 문인화 교육에 헌신하며 국내외 단체전(러시아, 프랑스 등)과 공모전에서 수상했으며, 현재 대구미술협회·죽농서단 회원으로 활동 중이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김바름 작가는 서양화 기법으로 자연의 순간적 감각을 포착하는 반면, 최영희 작가는 전통 문인화를 현대적 재료와 실험적 기법으로 재해석한다. 두 작가는 자연을 매개로 인간의 내면과 교감하며, 전통적 소재를 현대적 감성으로 풀어내 심리적 치유와 예술적 성찰을 선사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3

옻칠로 생명의 꽃 피워낸 ‘시간의 정원’ 속으로

포항의 중진 옻칠작가 김덕기 작가의 개인전 ‘칠화: 꽃 이야기’ 전이 개최된다. 오는 26일까지 포항시 북구 장량로에 위치한 옻칠아트 려연갤러리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옻칠의 독특한 광택과 질감을 활용해 꽃의 생명력, 시간의 흐름을 표현한 작품 30여 점이 선보인다. 전통 옻칠의 깊이와 현대적 감각이 어우러진 꽃의 생명력을 담은 작품들은 작가의 ‘자연의 본질 탐구’ 테마를 이어가며, 옻칠 회화의 기술적 완성도와 철학적 깊이를 동시에 보여준다. 자연과 삶의 순환, 영원을 탐구하는 서사를 담아낸 것이 특징이다. 김덕기 옻칠작가의 작품은 꽃을 소재로 한국적 미감을 현대적으로 독특하게 재해석한다. 옻칠 특유의 깊고 풍부한 색감 위에 분홍, 보라, 흰색 꽃들이 세밀하게 배열돼 있으며, 자연의 생명력과 화려함을 동시에 담아냈다. 작가는 옻칠의 느린 제작 과정과 층층이 쌓아 올린 질감을 통해 ‘생명의 언어’와 ‘시간의 기록’을 구현해냈다. 대표작인 붉은 바탕 위 연꽃을 담은 칠화 ‘25B03’은 전통 옻칠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연꽃의 고결함과 정신적 숭고함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단순한 구도 속에 강렬한 시각적 울림을 담아 삶의 희망과 깨달음을 상징하며, 표면에 흩어진 금빛 무늬는 신비로운 분위기를 부여한다. 칠화 ‘25B07’ 은 화폭을 가득 채운 작은 꽃들이 찰나의 순간을 초월한 ‘시간의 정원’을 연상시킨다. 반복되는 패턴과 색채 대비를 통해 시각적 리듬을 형성하며, 옻칠의 광택과 질감이 입체감을 더한다. 작가는 전통 공예 기법에 현대적 감각을 접목해 자연의 순환과 아름다움을 강조했으며, 이는 그의 작업 세계관인 ‘생명의 지속성’과도 연결된다. 김덕기 작가는 “옻칠은 기다림의 예술이자, 순간 속에 영원을 새기는 작업”이라며 “관람자들이 작품을 통해 자신만의 이야기를 발견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그는 대학에서 미술을, 대학원에서 옻칠 조형을 전공했으며, 전국 사찰과 목조건축물에서 단청·옻칠 작업을 통해 전통 기법을 익혔다. 2022년부터 포항에서 ‘옻칠아트 려연’ 작업실을 운영하며 독자적인 칠화 세계를 구축해왔다. ‘칠화: 꽃 이야기’ 전 관람 시간은 매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5시까지이며, 월요일은 휴관이다. 관람료는 무료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2

거장 지휘자·스타 협연자 ‘환상의 하모니’

대구를 대표하는 클래식 축제 ‘2025 월드오케스트라페스티벌’의 KBS교향악단 공연이 오는 18일 오후 5시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KBS교향악단이 출연하는 이번 공연에는 70대 거장 지휘자 피터 운지안과 20대 스타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가 협연자로 나서, 세대를 아우르는 특별한 무대를 선보인다. 1956년 창단 이래 수준 높은 연주로 클래식 음악 발전에 기여해 온 KBS교향악단은 교향악부터 실내악까지 다양한 레퍼토리로 관객에게 감동을 전해왔다. 2024년에는 폴란드와 체코 페스티벌에 아시아 오케스트라 최초로 초청받아 세계 무대에서 한국 클래식의 위상을 높였으며, 19만 구독자의 유튜브 채널로도 대중과 소통하며 ‘클래식 힙’을 선도해 왔다. 이번 대구 공연에서도 다채로운 레퍼토리와 무료 공연으로 시민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공연에서 지휘봉을 잡는 피터 운지안은 뉴욕과 시애틀에서부터 암스테르담과 베를린에 이르기까지 세계 주요 콘서트홀에서 정상급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며 국제적인 명성을 쌓아온 지휘자다. 바이올리니스트 랜들 구스비는 재일교포와 아프리카계 미국인의 혼혈 배경을 지닌 줄리어드 출신 음악가로, 클래식계의 다양성과 포용을 상징하는 인물이다. 뉴욕 타임즈와 BBC 매거진이 ‘세대의 바이올리니스트’로 극찬한 그는 이번 대구 공연에서 관객들에게 신선하고 다채로운 음악적 경험을 선사할 예정이다. 공연은 미국 현대 음악의 거장 조앤 타워의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 모음곡’으로 시작된다. 각 악기군이 독주자처럼 활약하며 현대 음악의 혁신적 에너지를 구현하는 이 곡은 KBS교향악단의 정교한 연주로 기대를 모은다. 2025년 1월 뉴욕 카네기홀에서 예일 필하모니아와 피터 운지안의 지휘로세계 초연된 뒤, 아시아에서는 KBS교향악단이 첫 연주를 맡는다. 이어 랜들 구스비의 협연으로 차이콥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연주된다.작곡 당시 난해함으로 연주 불가 판정을 받았으나 현재는 바이올린의 정수로 꼽히는 이 명곡을, 2018년 ‘영 콘서트 아티스트’ 우승자인 구스비가 특유의 음악적 감각과 테크닉으로 생동감 있게 풀어낼 예정이다. 공연의 피날레는 라흐마니노프의 ‘교향곡 제3번 라단조 Op.33’으로 장식된다. 풍부한 오케스트레이션과 유려한 선율의 조화가 관객에게 깊은 여운을 남길 전망이다. 1936년 완성된 후기 걸작으로, 러시아적 정서와 화려한 악기 편성이 결합됐다. 특히 미국 망명 중 고향의 정서를 재구성해 예술적 열정을 응집한 이 작품은 청중에게 강렬한 감동을 전하며 음악사에 빛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1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