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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럭키비키잖아~” MZ세대의 시대정신 다각도 조명

‘럭키비키(Lucky Vicky)’라는 신조어가 요즘 젊은 세대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다. 이들은 이 단어를 읇조리며 자신을 응원한다고 한다. 이 표현은 걸그룹 ‘아이브(IVE)’ 멤버 장원영이 ‘행운’을 뜻하는 럭키(lucky)와 자신의 영어 이름인 비키(vicky)를 합쳐 사용했다. 맞닥뜨린 현실을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마음가짐 등을 비유하는 유행어로 온라인상에 퍼졌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이 지난달 29일부터 오는 31일까지 특별 기획전으로 진행하고 있는 ‘예술통신사 : 시대를 진단하는 예술 담론 #럭키비키’전에서 만난 작품들도 그랬다. 이번 전시에 참여하고 있는 김서울, 박두리, 윤보경, 윤윤재, 이양헌, 이현우, 임장순, 허태민 총 8인의 작가들은 ‘럭키비키(Lucky Vicky)’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현대인의 주체성을 상실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 그에 대한 반응, 긍정적 사고의 부상과 한계, 그리고 대안적 사고에 이르기까지 청년 세대가 살아가는 현실을 5개의 섹션으로 나누어 다각도로 조명한다. △섹션 1 상실의 시대 - #변신 / 프란츠 카프카 프란츠 카프카의 ‘변신’에서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Gregor Samsa)는 어느 날 벌레로 변해버린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며, 인간적 가치와 정체성을 박탈당한다. 주인공의 변신은 단순한 신체적 변화가 아닌, 자본주의 사회가 만들어낸 소외와 비인간적 모습을 서술한다. △섹션 2 도피로부터 찾은 단서 - #데미안 / 헤르만 헤세 헤르만 헤세의 ‘데미안’에서 주인공 싱클레어는 사회적 규범과 도덕적 질서에 갇혀 살아가던 중, 데미안이라는 신비로운 인물의 영향을 받아 주체성을 상실한 개인이 내면의 목소리를 찾기 위해 현실의 규범과 질서에서 벗어나 자신만의 길을 탐구하는 과정을 그린다. ‘예술통신사 : 시대를 진단하는 예술 담론 #럭키비키’전 포스터 △섹션 3 판단을 위한 해석 - #햄릿 / 윌리엄 셰익스피어 셰익스피어의 ‘햄릿’은 ‘To be, or not to be, that is the question’이라는 문장을 통해 존재와 선택의 갈림길에 선 인간의 내적 갈등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햄릿의 고민은 단순히 사느냐, 죽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자신이 마주한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고 받아들일 것인가에 대한 질문이다. 햄릿의 독백은 오늘날 우리에게도 유효하다. △섹션 4 환상이라는 그림자, 현상이라는 빛 - #돈키호테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 미구엘 드 세르반테스의 ‘돈키호테’는 현실을 부정하고 이상적인 세계를 꿈꾸는 한 남자를 통해 긍정적 사고가 현실과 충돌할 때 발생하는 갈등을 이야기한다. 돈키호테의 순수하고 긍정적 태도, 즉 이상은 냉혹한 현실에 의해 비참한 결과로 이어진다. △섹션 5 남겨진 질문 - #고도를 기다리며 / 사무엘 베케트 사무엘 베케트의 ‘고도를 기다리며’는 불확실성과 무의미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삶의 의미를 탐구하려는 질문을 던진다. 주인공 에스트라공과 블라디미르는 ‘고도’라는 미지의 존재를 기다리지만, 끝내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 두 사람은 주변의 풍경이 변화하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으려는 태도로 끊임없이 의미를 탐색하며 기다린다. 장원영으로부터 시작돼 대중적으로 확산된 ‘럭키비키’는 일상 속에서 겪게 되는 다양한 상황에서 사용된다. 예를 들어, 구매하려고 했던 빵이 매진이 됐으나 그로 인해 새로 갓 구운 빵을 맛볼 수 있게 된 순간이라거나, 갑작스러운 비로 인해 계획이 취소됐지만, 휴식이라는 또 다른 기회를 얻게 되는 상황처럼 예상치 못한 사건에서 긍정적인 가능성을 발견하는 사고방식을 ‘럭키비키’라고 표현한다. 시안미술관 측은 “이번 전시는 긍정적 사고가 현실을 외면하는 것이 아니라, 이를 바탕으로 창의적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이라는 점을 전달하고자 한다”면서 “‘예술통신사-럭키비키’라는 전시 안에서 이 작품들이 어떻게 현대 사회를 진단하고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담론을 형성하는지 살펴보는 것도 흥미로운 접근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그곳 대구시립무용단 ‘대구 낙원’

대구시립무용단(예술감독 최문석)의 제86회 정기공연 ‘대구 낙원’(Daegu Paradise)이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과 14일 오후 5시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공연된다. 이번 작품은 최문석 예술감독이 대구시립무용단과 함께 선보이는 ‘대구 춤 시리즈’의 세 번째 작품으로, 지역의 지형적 요소와 확장된 자연, 기후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 관객들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대구 낙원’은 자연과 인간의 관점에서 세상을 재해석하고 관계를 재설정하는 데서 시작한다. 인간 중심적 관점에서 벗어나 비인간적 존재(자연, 환경)에 대한 전환적인 열린 시선과 태도로 영역과 경계를 넘나든다. 현실감 있는 상상력은 인간의 몸으로 드러나고, 무경계 상태의 존재들이 여러 생명체들의 몸을 이동하며 결국 모든 것이 ‘연결’돼 있음을 시사한다. 인간 역시 다양한 비인간 존재들과 함께하는 하나의 생물일 뿐이며, 더 나은 존재자가 아니라 그저 다양한 관계들 속에 놓여 있음을 이야기한다. 작품은 시간의 흐름과 사계절이 주는 시각적 변화와 감수성, 천진난만한 어린 시절, 인간의 몸이 아닌 감각적인 무형적 형체들이 자연과 함께 그 속에서 뛰고, 놀고, 부딪히고, 짓눌리며 변화되는 과정들을 담아낸다. 대구의 지형을 형상화한 무대 세트는 작품의 메시지를 명확하게 하는 상징적 오브제 역할을 한다. 여기에 더해진 라이브 음악은 마치 작품과 관객들 사이의 메신저 역할을 하듯 무용수들의 움직임의 의미를 전달해 낸다. 대구시립무용단과 오랜 시간 작업해 온 작곡가 서영완이 사운드 디자이너로 참여하고, 국내외 무대에서 실력을 인정받아 활발히 활동 중인 소프라노 강수연이 출연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9

고난과 역경 뒤 마주한 환희… 청중들 깊은 감동

155명의 오케스트라와 합창, 성악가 등이 베토벤 클래식 음악의 장엄하면서도 감동적인 역사적 걸작 공연으로 ‘대화합’의 메시지를 선사했다. 지난 5일,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 포항시립교향악단의 2024년 송년음악회이자 제211회 정기연주회는 포항시향 예술감독 차웅 상임지휘자의 리드 아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이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강혜정 이아경 김경호 강형규 등 정상급 성악가들의 협연으로 일찌감치 기대를 모았다. 클래식 음악의 거장인 작곡가 베토벤의 대작이 풍기는 짙은 향기를 상상하며 공연장을 찾은 시민들의 얼굴에는 들뜬 기대감이 역력했다. 음악이 가진 선한 영향력을 더 많은 청중에게 전하겠다는 포항시향의 이번 공연 목표처럼 공연장엔 어린아이부터 어르신, 외국인까지 다양한 관객들이 넘쳐났다. 2008년 이후 16년 만에 전악장으로 진행된 무대는 1시간 20여 분 동안 베토벤이 청각을 완전히 상실한 이후 작곡한 그의 생애 마지막 교향곡인 ‘9번 합창’이 차웅 상임지휘자의 뜨거운 연주로 펼쳐졌다. ‘교향곡 제9번 합창’은 기악의 전유물이었던 교향곡에 합창을 결합한 혁신적인 작품이다.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에 등재된 이 곡은 고난과 역경을 이겨내고 환희를 맞는 인류애의 메시지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이 곡은 인류애와 화합의 메시지를 담고 있어, 역사적으로 중요한 행사에서 자주 연주돼 왔다. 특히 인간성에 대한 통찰과 공감을 바탕으로 한 이 작품은 위대한 예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베토벤은 정신적 위기에서 벗어나 아홉 번째 교향곡에서 쉴러의 시 ‘환희의 송가(An die Freude)’를 가사로 선택해 자유와 화합, 인류애를 표현하며 고차원적 가치를 대중에게 호소했다. 자신에게 주어진 고난과 불행의 운명을 극복하고 빛을 향해 나아가는 베토벤의 인생관이 담긴 이 작품은 역경을 이겨내려는 의지 끝에 맞이한 인간 승리라는 베토벤의 자기 고백적 서사와 환희와 화합, 형제애라는 가치 추구의 메시지가 결합해 연주자와 감상자 모두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이번 공연에서도 이러한 메시지는 관객들에게 진한 감동과 여운을 전했다. 차웅 지휘자는 각 악장마다 섬세한 해석과 열정적인 지휘로 관객들을 매료시켰다. 특히, 제4악장에서는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들에게 화합과 평화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66명의 소편성 오케스트라임에도 불구하고, 포항시향은 폭발적인 에너지와 생동감 넘치는 리듬, 치밀한 다이내믹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제1악장의 신비스러운 도입부는 많은 흥미를 끌었다. 세계 최고의 지휘 경연으로 손꼽히는 아르투로 토스카니니 국제 지휘콩쿠르에서 동양인 유일, 한국인 최초로 우승(1위 없는 2위)한 차웅 포항시향 상임지휘자는 1악장에서 태초의 혼돈과 우주의 생성으로 시작해 비탄으로 끝나는 해당 악장을 구조감을 중시하며 안정적으로 연주했다. 밝고 활기찬 팀파니의 옥타브 음정 연주 등 큰 소리로 연주하며 열광적인 무곡으로 2악장이 끝나고 사랑으로 넘치는 3악장 아다지오가 뒤따랐다. 차웅 지휘자는 느린 템포에서 서정성과 긴장감을 동시에 유지하도록 연주자들의 집중도를 최대한 요구하며 신의 숭고한 세계, 천국에서의 삶을 동경하면서 동시에 속세에서의 삶을 추억하는 듯한 풍부한 낭만적 표현력을 아낌없이 발휘했다. 마지막 4악장에 이르자 터키풍의 행진곡과 느리고 장중한 음악, 환희의 멜로디를 기반으로 한 변주, 소나타와 협주곡 형식 등이 합쳐지며, ‘모든 인간은 한 형제’라는 환희의 송가를 통해 청중들에게 모두 하나가 되는 느낌을 전했다. 포항시향은 소편성 오케스트라라는 사실이 믿기 어려울 만큼 폭발적인 에너지와 펄떡거리는 듯한 생동감 넘치는 리듬, 치밀한 다이나믹으로 청중들을 매료시키는 데 성공했다. ‘합창 교향곡’은 대개 오케스트라 단원을 100명 정도로 편성하지만, 포항시향은 66명의 단원만으로 4악장의 다이나믹을 최대한 완성했다. 리듬감, 탄력, 앙상블 세 박자가 모두 완벽했다. 정상급 솔리스트 소프라노 강혜정,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경호, 바리톤 강형규와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은 쉴러의 송가 ‘환희에 붙임’을 부르며 형재애와 인류의 화합, 평화를 노래하며 우리나라가 앞으로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듯 관객들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돌개바람 속에 온 나라가 갈라지고 흩어지고 있다. 포항에서 울려 퍼진 베토벤의 음악이 다시 한번 희망과 화합의 메시지가 되길 바란다. “친구여, 이 선율이 아니고, 더 편안하고 기분 좋은 그리고 기쁨에 넘치는 소리를 우리가 노래하자!”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8

국내외 유명 작가들이 전하는 겨울인사

갤러리신라 대구가 2024년 마지막 전시로 소장전 ‘Winter Greetings(겨울 인사)’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며,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특별한 기회다. 갤러리신라가 오랫동안 수집해온 가치 높은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번 소장전에는 회화, 조각, 설치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들이 전시되며, 특히 갤러리신라가 대구와 서울에서 개인전으로 소개했던 국내외 작가의 대표작을 중심으로 구성돼 있다. 리처드 롱, 알란 찰톤, 로버트 배리, 제인 벤슨, 타다아키 쿠와야마, 아키오 아기라시, 키시오 스가, 마에다 노부아키, 타카시 스즈키, 김용익, 서승원, 최명영, 심문필, 성능경, 김영진, 이명미, 박두영, 신수혁, 박창서, 윤상렬, 김치 앤 칩스 등의 작품이 전시될 예정이다. 리처드 롱은 사진, 설치, 드로잉 등을 통해 비물질적이거나 비영속적인 행위도 예술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줬다. 그의 작업은 개념미술과 대지미술의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하며, 초기에는 사진 기록에 의존했지만 이후 야외 대지에 표시하거나 변화시키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됐다. 알란 찰톤은 영국 출신의 화가이자 조각가로 40여 년 동안 회색만을 사용해 작품을 만들어왔다. 그는 자신을 ‘회색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라 소개하며, 가장 평범하고 기초적인 물질로 만든 회화를 통해 정직하고 압축적이며, 직접적이고 도시적이며, 순수하고 단순하며, 조용하고 절대적인 작품을 추구한다. 키시오 스가는 1970년대 일본 모노하 운동의 중심인물로 그동안의 전시와 작품들을 재평가받으며 세계 유수의 미술관과 갤러리에서 성공적인 전시를 개최하고 있다. 다양한 소재들인 나무, 돌, 쇳조각 혹은 유리 조각 등 자연물과 인공물을 자유롭게 활용한다. 이들 사물 간의 조합과 배치를 통한 작업들로 특정한 전시 공간 내에 서로 다른 소재들을 의도적으로 대립 구도로 배치하거나 하나의 작품으로 만든다. 서승원은 한국 추상미술의 2세대 작가이자 단색화의 주요 작가로 ‘동시성’이라는 개념을 화폭에 담아냈다. 그는 1960년대 국내 화단의 전환점인 비구상 단체 ‘오리진’과 전위 미술 운동을 주도한 ‘한국 아방가르드 협회’의 창립 멤버로 활동하며, 1975년 도쿄 화랑의 ‘한국 5인의 작가, 다섯 가지의 흰색’ 전시 이래로 단색화 역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작가가 됐다. 초기에는 기하학적이고 선이 분명한 형태를 추구했지만, 1990년대를 기점으로 완고함이 해체되며 현재는 부드럽고 따뜻한 화면 구성을 보여준다. 최명영은 홍익대학교 미술대학과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홍익대 서양화과 교수를 역임했다. 그는 오리진 협회 창립멤버로서 파리 비엔날레(1967), 상파울루 비엔날레(1969) 등 다수의 기획전과 국제전에 출품해왔으며, 최근 도쿄 오페라시티 갤러리(Museum)에서 기획한 ‘Rhythm in Monochrome Korean Abstract Painting’(2017) 전시 참여 등을 통해 한국 화단의 주요 작가로 국제적인 자리매김을 하고 있다. 2023년 파리 알민 레슈 갤러리와 2024 동경화랑에서 개인전을 개최했으며, 물질과 비물질의 경계를 ‘중첩’과 ‘반복’에 의해 형성된 물감의 다층적 Layer(층)를 통해 표현하는 작품으로 유명하다. 심문필은 대구 출신 작가로 프랑스 파리에서 30여 년간 활동 중이다. 그는 전통 회화의 색과 면의 관계에서 가상의 빛을 시각화하여 자신만의 리듬적 감각을 표현한다. 1995년 갤러리 신라에서 열린 전시에서는 자기테이프의 줄을 이용해 직선과 소리, 리듬을 탐구했고, 2005년부터는 플렉시글라스를 활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그의 작품은 일률적인 색면을 가로지르는 가느다란 띠 형태의 선들로 구성되며, 이 선들은 단색면을 자르고 조정하여 색과 면의 관계에 리듬을 부여한다. 박창서는 2000년 계명대 졸업 후 파리 제1대학 팡테옹 소르본에서 예술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그의 박사 논문 ‘예술적 과정의 모호성과 투수성:언어, 창조, 평가’는 심사위원들로부터 만장일치로 최고 논문으로 인정받았다. 그는 사진, 설치, 퍼포먼스, 비디오, 회화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현대미술의 다양한 맥락을 탐구하는 개념 미술가로서 2016년 갤러리 신라 개인전, 2017년 대만 예술대학교 개인전과 대만 국제 전시 참여 등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론과 실무 능력을 겸비한 대구 지역의 대표적인 작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4

포항시향, 오늘 제211회 정기연주회 ‘대화합’

포항시립교향악단이 5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11회 정기연주회 ‘대화합’을 연다. 올해 마지막 정기 연주회인 이번 공연은 연말을 맞아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에게 따뜻한 화합과 인류애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해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을 준비했다.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린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은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린 곡으로, 해마다 연말이 되면 세계 각지에서 평화를 노래하는 곡으로 자주 연주되는 작품이다. 또 베토벤의 자필 악보는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선정될 만큼 그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이 곡은 인류가 하나가 되는 이상적인 세상을 그리며, 음악을 통해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는 희망을 전해준다. 베토벤 ‘교향곡 9번’은 기존의 교향곡들과 같이 4악장으로 구성돼 있지만, 느린 악장을 2악장에 뒀던 기존 곡들과 달리 3악장에 배치한 것은 매우 혁신적인 시도로 평가된다. 이 곡의 하이라이트라 할 수 있는 4악장 ‘환희의 송가’가 청중들에게 더욱 강렬하게 다가올 수 있도록 강조한 부분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웅 포항시립교향악단 상임지휘자의 지휘로 베토벤 ‘교향곡 9번 합창’의 4개 악장이 모두 연주되며 포항시립교향악단의 연주에 맞춰 포항시립합창단, 경주시립합창단, 소프라노 강혜정, 메조소프라노 이아경, 테너 김경호, 바리톤 강형규 등 성악가 4명이 출연해 화려한 합창으로 물들이는 웅장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4

빛이 만드는 새로운 세계

행복북구문화재단(대표이사 박정숙)은 오는 31일까지 대구 북구 어울아트센터 갤러리 금호와 갤러리 명봉에서 기획전시 ‘LIGHT UP’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빛을 주제로 한 작품들을 통해 가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드는 새로운 예술 세계를 창조한다. 관람객은 빛과 예술이 결합한 독창적 공간 속에서 초현실적인 경험을 하며, 일상적 관점을 벗어나 새로운 감각과 가능성을 탐구할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쑨지, 이우수, 조민선 세 명의 작가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빛을 매개로 한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펼친다. 이들은 작품을 통해 현실과 상상의 경계를 허물고, 관람객이 일상에서 벗어난 시각적 경험을 하도록 유도한다. 쑨지 작가는 작품 ‘As We Breathe(우리가 숨 쉬는 대로)’에서 어둠 속 빛나는 안료를 사용해 관람객을 초현실적인 공간으로 안내한다. 작가는 보이지 않는 본질을 탐구하며, 일상 속에 숨겨진 환영의 가능성을 상기시킨다. 이 작품은 현실 속에서 무심히 지나쳤던 부분들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한다. 이우수 작가는 ‘96.5%’를 통해 바다의 정체성을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를 탐구한다. 이 작품은 바다라는 자연이 지닌 변하지 않는 상수를 표현하며, 흰색 오브제들이 바다처럼 고요하게 조화를 이뤄 인간과 자연의 깊은 유대감을 형상화 한다. 이 작품은 바다의 순수성과 영속성을 통해 삶과 자연의 본질적 연결성을 탐구한다. 조민선 작가는 ‘re-flection’에서 거울 조각과 빛의 반사를 통해 현실과 이상의 경계를 흐린다. 거울이 만들어내는 왜곡된 빛의 반사를 통해 관람객은 유토피아적인 초현실의 공간에 들어선 듯한 느낌을 체험하며, 현실과 상상의 간극을 자유롭게 넘나든다. 이 작품은 관람객을 이상적인 세계와 현실의 경계에 서게 하여 현실의 새로운 면모를 탐색하게 한다. 이번 전시에는 관람객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연계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형광 안료로 자신만의 카드를 만들어보는 ‘Glow in the dark’ 프로그램은 전시 기간 내내 갤러리 금호 로비에서 운영된다. 또한 12월 14일에는 이우수 작가와 함께 3D펜으로 빛나는 행복 나무를 만들어보는 ‘주렁주렁 빛나는 행복나무’ 체험이, 12월 21일에는 야광액을 활용해 별빛처럼 빛나는 오너먼트를 만드는 ‘별빛 오너먼트’ 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이다. 모든 프로그램은 행복북구문화재단 홈페이지에서 사전 신청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 경주서 새해 첫 포문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가 2025년 새해 첫 공연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립니다.” 국내 최고의 뮤지컬 ‘시카고’ 가 2025년 1월 4일과 5일 양일간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공연된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프리미어의 일환으로 열리는 이번 공연은 경주예술의전당의 2025년 첫 공연으로 선보인다. 올해로 17번째 시즌을 맞는 뮤지컬 ‘시카고’는 2000년 한국 초연, 누적 공연 1500회, 누적 관객 154만명에 이르는 24년간 대한민국 뮤지컬 정상을 지켜온 스테디셀러로 손꼽힌다. 뮤지컬 ‘시카고’는 1920년대 시카고를 배경으로 살인과 배신, 욕망을 녹여낸 위트와 풍자가 가득한 이야기로, 토니 어워즈, 올리비에 어워즈 등 최고 권위의 55개 부문 이상 수상하며 미국 브로드웨이의 대표 뮤지컬로 자리매김했다. 이 작품은 부패한 사법 시스템과 유명세를 좇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여성들이 자신의 무죄를 주장하며 벌이는 법정 공방을 중심으로 전개된다. 주인공 록시 하트와 벨마 켈리는 서로 다른 방식으로 유명세를 추구하며, 그 과정에서 사랑과 배신, 그리고 용서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All That Jazz’, ‘Cell Block Tango’, ‘Roxie’ 등의 넘버들은 강렬한 재즈 음악과 함께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며, 뮤지컬 ‘시카고’는 시대를 초월해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이번 공연은 최정원, 윤공주, 정선아, 아이비, 티파니 영, 민경아, 박건형, 최재림, 김영주, 김경선 등 국내 최고 배우들의 명연기와 15인조 라이브 빅밴드의 감성 넘치는 재즈 연주, 그리고 브로드웨이 전설적 안무가 밥 파시(Bob Fosse)의 스타일 가득한 역동적인 안무는 놓칠 수 없는 포인트다. 공연 입장권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재)경주문화재단 주낙영 이사장은 “지난 10년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발전을 위해 노력해준 한수원에 감사드린다”며 “특히 2025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는 뮤지컬 ‘시카고’ 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과 감동을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한편, 국내외 최정상급 작품을 만날 수 있는 ‘한수원 프리미어’는 2016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 업무협약에 따라 진행하는 경주예술의전당의 고품격 프로그램으로서 한수원과 경주문화재단은 지난 10년간 매월 다양한 장르를 즐길 수 있는 ‘한수원과 함께하는 문화가 있는 날’, 예술인 상생프로젝트 ‘쌍쌍경주’ 등과 함께 지역 문화예술 진흥과 문화격차 해소를 위해 노력해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3

연말연시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공연

연극 ‘패밀리 21’ 공연 모습. /대구 아트플러스씨어터 제공 연말연시를 맞아 극단 돼지는 가족의 의미를 되새기는 따뜻한 공연을 마련했다. 대구시 중구 동성로 아트플러스씨어터(극단 돼지 운영)에서는 연극 ‘패밀리 21’을 내년 1월 19일까지 무대에 올린다. 이 작품은 먼저 세상을 떠난 아내의 기일 준비에 여념이 없는 허학봉 할아버지와 그의 집을 찾은 가족들의 이야기를 그린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등장하며 벌어지는 소동 속에서 가족들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근래 결혼식 하객 도우미, 장례식 상주 가족 아르바이트 등 역할 대행 서비스가 유행하고, 일본에는 가족을 빌려주는 대여업체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러한 역할대행서비스들이 물리적인 가족의 빈자리를 채워줄 수 있는 있어도, 정서적인 가족의 빈자리까지 채워주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극단 돼지 이홍기 대표는 이런 풍토에서 “‘가족이 해체된다면 미래의 가족은 어떤 형태일까’ 라는 가벼운 상상에서 출발했다”며 “현대 가족 세태 변화를 한번 되새겨 보자는 의도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극장에서 만난 황 모(61, 대구시 대봉동) 씨는 “감동과 웃음 속에서 가족의 의미와 본질을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며 “나만의 시간을 보내는데, 익숙해진 젊은 세대들에게 ‘가족’을 되새겨보는 기회가 될 것 같다”고 감상평을 말했다. 평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6시/ 일요일 및 공휴일은 오후 2시, 5시. 월요일은 휴관이며, 12월 24일은 오후 4시 30분과 7시 30분에 특별 공연이 예정되어 있다. ◆시놉시스=먼저 떠나보낸 부인의 기일(忌日) 준비에 여념이 없는 허학봉 할아버지. 제사를 위해 자택을 방문한 큰 아들, 며느리, 딸, 사위, 그리고 손녀. 허 노인을 대하는 자식들의 행동에는 뭔가 분주하고 부자연스러운 기색이 역력하다. 정체불명의 사내가 등장하여 한바탕 소동이 벌어지고 멀리 이민 간 막내아들까지 갑자기 도착하자 제사를 위한 만반의 준비는 클라이맥스로 다다른다. 치밀하게 짜여 진 구성으로 60여분은 쉴 새 없는 웃음과 의문으로 구성이 되고 마지막 10분, 그 모든 것들을 대변해줄 눈물이 있다. 과연 허학봉 노인은 제사를 지낼 수 있을까.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4-12-03

황연화 중원대 교수 ‘삶+자연’ 주제 22번째 개인전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은 고찰을 바탕으로 하는 작품을 발표해온 여류 한국화가 황연화(57·문경시·사진) 중원대학교 교수의 22번째 개인전이 열리고 있다. 2일부터 6일까지 문경시에 위치한 ‘아름다운선물101갤러리’(문경시 점촌로 47)에서 초대전 형식으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의 주제는 ‘삶+자연’이다. 문경에서 나고 자라난 황 교수가 경험한 유년 시절의 기억을 소환해 아름다운 추억을 담아낸 작품들과 더불어, 현실 속의 느낌을 마치 기록하듯 화풍으로 풀어낸 감성적인 작품 총 20여 점을 선보인다. 출품작들은 동양적 미감을 담기 위해 캔버스 채색 위에 선과 면, 여백과 생략을 통해 시각적 사유와 여운을 느끼게 하는 것이 특징이다. 유년 시절부터 겪은 기억을 소환하며 아름다운 추억을 담은 작품들이 전시된다. 캔버스에 추상적 효과를 바탕으로 해, 그 위에 다양한 유년 시절의 추억들을 형상으로 표현했다. 어린 시절의 종이배, 종이비행기를 그려 꿈을 나타냈고, 화병에 꽃의 향기를 담은 다소 고태미가 나는 항아리나 연, 산수, 화조 등을 통해 전통적인 향기가 가미된 현대 회화로서의 변모를 보여 준다. 황연화 교수는 “유년 시절을 기억하고 소환하기도 하지만 나에게 2024년은 또 다른 기억을 간직하게 하는 소중한 해이다. 늘 받기만 하던 유년의 공간, 나 또한 그리움이 가득한 공간에서 또 다른 유년을 그리워할 아이들에게 선물하는 해가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창식 아름다운선물101갤러리 관장은 “올해를 되돌아보며 작가의 세련되고 밀도 높은 회화 정신을 감상해 볼 기회가 될 것으로 믿는다”라고 전했다. 황연화 교수는 대구가톨릭대학교와 대학원에서 동양화와 민화를 전공하고 중국 옌벤대에서 미술사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틈틈이 규방 공예에도 심취해 권위 있는 공모전에서 수상하기도 했다. 문화 예술 심사위원으로 활약하는 동시에 아트페어나 그룹전, 개인전으로 해외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특히 2019년에는 미국 대통령상 금상을 받아 화제가 됐다. /윤희정기자

2024-12-02

청년작가 권효민 ‘실험적 부조작업’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3일부터 12일까지 대안공간 스페이스298(포항시 북구 중앙로 298번길)에서 2024 출향 청년작가 기획전 II ‘상자 속 섬(Island In the Box)’전을 개최한다. 지난해부터 포항문화재단은 지역 예술 생태계 활성화와 예술가 간의 소통 증진을 위해 ‘U-turn 프로젝트’라는 이름으로 출향 청년 작가들의 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기획전에 참여하는 권효민 작가는 포항 출신으로 대구대 회화과와 성신여대 대학원 서양화과, 미국 뉴욕 프랫 인스티튜트(Pratt Institute)에서 석사 과정을 마친 후 현재 서울에서 활발히 활동 중이다. 대구 옥션M 경매와 분당 꼬모옥션 프리뷰 경매, 뉴욕 훈갤러리시카고 중앙일보 ‘뉴욕 훈갤러리중앙일보 시카고 순회전’ 등 국내외 주요 아트페어와 전시회에 참여하면서 젊은 예비 스타 작가 대열에 합류했다. 이후 권 작가는 서울 윤갤러리·대구 대백프라자 갤러리, 대구예술발전소, 이목화랑, Dekalb Gallery 등에서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며 예술과 사회의 새로운 관계 형성을 부분적으로 실현한 실험적 부조 작업으로 주목받았다. 이번 전시에서는 사회와 개인의 관계를 독특한 시각적 언어로 탐구한 부조 작품 10여 점을 선보인다. 이 작품들은 드로잉과 3D 프린팅 등 다양한 매체를 활용해 제작됐다. 권효민 작가는 “왜 때때로 사회가 개인의 주체성을 통제한다고 느끼는가?”라는 질문을 던지며 작업을 시작했고, 자유에 대한 갈망과 사회적 규범에 대한 두려움 사이에서 발생하는 모습을 작품을 통해 표현해 왔다. 그의 작품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율성 사이의 균형을 찾기 위한 여정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대표작 ‘Grayish’ 시리즈에서 작가는 사회적 상징과 기호를 수집해 불규칙하게 중첩하고 배열하며, 개인의 자유와 사회의 통제 관계를 시각적으로 나타낸다. 선형 그물망을 활용해 사회 이념을 입체적으로 엮어 현실을 상징화하고, 개인과 사회의 상호작용을 다채롭게 보여준다. 또한 신작 ‘Crowded Pattern’은 사회의 통일성과 개별적 복잡성을 표현한 작품이다. 작가는 약 10년 동안 촬영한 이미지들을 모아 디지털로 편집하고, 이를 프린팅해 드로잉, 채색, 덧칠 등의 다양한 회화 기법을 더해 완성했다. 이 과정에서 현실의 복잡함과 혼란을 극대화하려는 작가의 시도를 엿볼 수 있다. 포항문화재단 관계자는 “권효민 작가의 작품은 사회적 규범과 개인의 자유 간의 갈등을 탐구하며, 현실을 직시하는 독창적인 시각을 제시한다. 그의 정교한 작품 세계를 통해 관객들이 깊이 있는 사고의 여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전시는 오전 10시에서 오후 6시까지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으며, 일요일은 휴관이다. 6일 오후 4시에는 작가의 작업 세계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작가와의 대화가 진행될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2-02

모든 선 아우르는 차계남의 작품 한자리에

포항문화재단은 연오랑세오녀 테마공원 귀비고(전시관·남구 동해면 호미로 3012)와 문화예술팩토리에서 기획전시 ‘선과 선의 우주’를 오는 29일부터 개최한다. 내년 5월 25일까지 진행되는 ‘선과 선의 우주’는 대구를 기반으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원로작가 차계남(71) 작가의 추상미술 작품을 통해 동시대 추상미술을 다각도로 보여주는 전시다. 이번 전시에는 차계남 작가의 평면과 입체의 경계를 넘나들며 시공간의 울림을 전하는 작품 35여 점을 선보인다. 실험적이고 독창적인 작업을 지속해 온 차 작가의 작업은 그만의 독자성으로 한국과 일본, 프랑스, 독일을 무대로 활발히 활동해 왔다. 특히 물성이 지닌 가장 기본적인 요소를 통해 흑과 백의 최소한의 색채와 단순한 구조로 구성된 작품이지만, 작가적인 수행의 과정이 담겨 있음을 드러내고자 하는 조용한 울림을 전한다. 차 작가는 한지에 붓글씨를 쓰고, 1cm 폭으로 자른 뒤, 한 가닥씩 꼬아 노끈과 같이 만든 ‘실’을 평면에 붙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기법을 지속해 왔다. 한지를 잘라 실로 만드는 작업은 오랜 시간 공을 들여야 완성되는 작가만의 재료로써 그 질감과 부피, 촉감은 회화와 공예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 고유의 세계로 자리 잡았다. 이를 통해 작가는, 평면적인 종이를 꼬아 부피감을 만들고 그것을 겹겹이 쌓아 작품으로 구현해 통상적인 개념의 평면작품이 아닌 ‘평면 부조’로 재탄생시킨다. 이러한 작업 방식에 대해 차계남 작가는 “스스로 그리기에 대한 욕구를 통제하고, 무심(無心)의 상태에 들어가 수행적인 행위 자체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입체작품에서 평면작품까지 차계남의 작업에서 가장 눈에 띄는 색감은 단연 검은색이다. 특히 인위적인 염색이 아닌 먹으로 쓴 붓글씨에 의해 탄생한 작품 속 검은색은 작가의 예술세계에 있어서 숙명적인 동반자이자, 보이지 않는 움직임의 상징이 됐다. 이번 전시는 포항 지역의 대표 설화에서 비롯된 ‘연오랑세오녀 신화’에서 신라의 빛을 되살린 세오녀의 비단, 즉 씨실과 날실을 이루는 선에 주목했다. 선을 매개로 과거와 현재, 신화와 현실을 연결하는 깊이 있는 사유를 제시한다. 특이한 점은 동해의 절경과 함께 귀비고 내·외부에서 감상할 수 있도록 구성돼 있다. 또한, 문화예술팩토리에서도 2점의 작품을 전시해 두 공간을 연결한다. 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전시는 모든 선을 아우르는 차계남 작가의 작품을 통해 관람객에게 세오녀 비단이 지닌 귀비고의 정체성인 포용성, 회복성, 창조성의 가치를 돌아볼 기회를 제공한다”며 “신화와 현재가 단절된 것이 아니라, 여전히 연결돼 있음을 보여준다”고 전했다. 차계남 작가는 선과 색이라는 두 축을 중심으로 예술의 경계를 끊임없이 확장해 왔으며, 다수의 개인전과 그룹전에 참여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개인전으로는 2021년 대구미술관에서 열린 ‘d’artist 원로작가 초대전’을 비롯해 2014년 봉산문화회관, 2009년 독일 아트 칼스루에, 1996년 일본 오사카 부립 현대미술센터 등이 있다. 차계남 작가는 대구 효성여자대학교 미술과, 일본 교토시립예술대학교 대학원을 졸업하고, 대구가톨릭대학교 박사를 수료했다. 1984년 교토 소재 갤러리 마로니에에서의 첫 초대전 이후 한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미국 등지에서 42회의 개인전, 167회의 그룹전에 참여했으며 그의 작품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 부산 시립미술관, 오사카 국립 국제미술관, 시가현립근대미술관, 교토문화 박물관 등 국내외 15개 주요 기관에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6

‘바이올린 여제’와 폴란드 대표 오케스트라의 하모니

폴란드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 신포니아 바르소비아의 내한 공연 ‘알렉산더 리브라이히 신포니아 바르소비아’가 26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번 공연에서는 ‘신세대 지휘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알렉산더 리브라이히(56)가 지휘를 맡고, ‘바이올린의 여제’로 불리는 백주영(47·서울대 음대 교수)이 협연해 특별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신포니아 바르소비아는 도이치그라모폰, EMI, 데카, 유니버설 등의 레이블로 300여 장의 음반을 발매했으며, 디아파종상, 에코클래식상 등 권위 있는 상을 받은 오케스트라다. 1984년에 설립돼 40년 동안 꾸준히 클래식 애호가들에게 사랑받고 있으며, 전설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예후디 메뉴인이 첫 번째 객원 지휘자로 발탁되면서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이번 공연에서는 동유럽 대표 작곡가 드보르작의 ‘교향곡 7번 라단조’, 루토스와프스키의 ‘작은 모음곡’, 칼라르의 ‘오바라’를 연주하며, 백주영과는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 Op.77’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라장조’는 베토벤, 멘델스존의 바이올린 협주곡과 더불어 고금의 3대 협주곡으로 높이 평가받으며, 독일 낭만주의 음악을 대표하는 명곡으로 손꼽힌다.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 알렉산더 리브라이히는 1996년 콘드라신 지휘자 콩쿠르 우승, 프라하 방송교향악단, 폴란드 방송교향악단, 뮌헨 챔버 오케스트라의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을 맡았으며, 2022/23시즌부터 발렌시아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을 맡아 다양한 레퍼토리를 선보이고 있다. 그는 고전 작곡가인 바흐, 모차르트부터 현대 작곡가 윤이상, 호소카와 토시오의 음반 작품을 섭렵해왔다. 시벨리우스, 파가니니,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모두 입상한 바이올리니스트 백주영은 최고의 작곡가이자 지휘자인 펜데레츠키로부터 ‘안네-소피 무터를 이을 바이올린의 여제’라는 극찬을 받았다. 2005년 서울대 음대 역사상 최연소로 교수직에 임용된 이후에도 2007년 세계 최초로 바흐와 이자이의 무반주 바이올린 12곡 전곡을 하루에 완주하는 등 왕성한 연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5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

대도시에서 인정받는 대학교수 최덕임이 어느 날, 포항행 열차에 몸을 싣는다. 우연히 발견한 한 권의 책에서 촉발된 조용한 폭발, ‘또 다른 나’를 찾아가는 여정의 시작이다. 생경한 언어를 더듬으며 도착한 낯선 도시에서 최덕임은 의사이자 작가인 강윤이를 만나게 된다. ‘무심의 언어’라는 책을 발견하고 책 속의 문장에 이끌려 저자를 만나기 위해 충동적으로 포항으로 떠난 최덕임에게 과연 어떤 일이 일어날까? 포항시립연극단이 제192회 정기공연 ‘형산강 랩소디’(작가 이가을, 연출 박장렬)를 오는 28일부터 12월 1일까지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선보인다. ‘형산강 랩소디’는 서울을 중심으로 작가, 연출자, 배우로 활발한 활동을 보여 온 작가 이가을의 작품으로, 세계적으로 인기를 모았던 파르칼 메르시어 장편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모티브로 한 창작 초연 작품이다. 작품은 한국의 역사와 전쟁의 기록이 담긴 ‘무심의 언어’라는 책 속의 문장에 이끌려 저자를 만나기 위해 포항으로 떠난 최덕임의 새로운 깨달음 이야기다. 그의 동생을 비롯한 주변 사람들을 통해 일제강점기와 6·25 전쟁, 4·19 혁명이라는 격동의 시대를 살아낸 강윤이를 만나며 흘러간 역사를 생생하게 증언하고 사유의 바다를 지나며 변화해 가는 과정을 그린다. 익숙한 방식으로 정해진 대로만 살아가던 최덕임은 강윤이의 행보를 쫓으며 자신 안의 새로운 자아를 발견해 간다. 도도한 역사의 흐름 앞에서 자신의 신념대로 행동하며 살아간 강윤이를 보며 최덕임은 흔들리는 인생에 몸을 맡기고 선택과 행동으로 이뤄나가는 진정한 삶의 가치를 깨닫는다. 이가을 작가는 소설 ‘리스본행 야간열차’를 모티브로 ‘실존’이라는 주제를 흥미로운 이야기 구조와 두 여성 주인공의 대비를 통해 ‘삶’에 대해 사유하게 한다. 경남도립극단 예술감독, 서울연극협회 회장 등을 거쳐 포항시립연극단 예술감독 겸 상임연출자로 활동 중인 박장렬 연출가는 뛰어난 작품 분석력과 섬세한 연출로 정평이 나 있다. 박장렬 상임연출자는 “단순한 도피에서 인간 내면의 탐구로 부상하는 최덕임의 여정으로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가 어떤 존재인지, 무엇을 위해 살아가는지 생각하게 하는 정신과 마음을 위한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에는 김용화, 하지희, 김나윤, 김용운, 권수정, 장희랑, 최현아, 윤도경, 김민철, 김순남 등 포항시립연극단원 15명이 출연한다. 공연 시간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4시.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24

국립발레단, 대구서 ‘호두까기 인형’ 선보여

(재)수성문화재단 수성아트피아는 오는 26일과 27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에서 국립발레단의 ‘호두까기 인형’을 무대에 올린다. 올해 수성아트피아가 마지막 명품 시리즈로 선보이는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겨울 시즌 스테디셀러 공연으로 많은 관객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호두까기 인형’은 ‘백조의 호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 함께 차이콥스키의 3대 발레 명작 중 하나로,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꾸준히 전 세계 관객의 사랑을 받는 작품이다. 독일 작가 E.T.A. 호프만의 동화 ‘호두까기 인형과 쥐왕’을 원작으로 하며, 크리스마스 시즌에 벌어지는 마법과 환상의 세계를 다룬다. 여주인공 마리와 호두 왕자가 함께 마리의 꿈속에서 크리스마스 랜드를 여행하는 내용을 담고 있으며, 동화 원작을 바탕으로 차이콥스키의 음악과 함께 아름답게 재구성됐다. 이 작품은 1892년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린스키 극장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는 발레로 자리 잡았다. 차이콥스키의 아름다운 음악은 발레의 매력을 한층 더해주며, 관객들에게 환상적인 경험을 선사한다.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은 1966년 러시아 볼쇼이발레단이 초연한 유리 그리고로비치의 안무 버전으로, 국내에서는 2000년 초연된 이후 매년 매진을 기록하는 전설적인 공연이다. 크리스마스 이브에 펼쳐지는 마법 같은 이야기를 통해 관객들에게 꿈과 환상의 세계를 선사한다. 공연에서는 크리스마스 파티에서 시작되는 마리와 호두까기 인형의 모험을 생생하게 표현하며, 다양한 춤과 음악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야기는 크리스마스 이브, 마리의 집에서 화려한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면서 시작된다. 마리의 대부 드로셀마이어가 마술과 인형을 선보이며 파티를 즐겁게 만든다. 마리는 호두까기 인형을 선물로 받지만, 형 프리츠의 장난으로 인형이 망가지면서 슬픔에 잠긴다. 밤이 깊어지고, 마리는 망가진 인형을 걱정하며 꿈나라로 빠져든다. 꿈속에서 호두까기 인형은 병정으로 변신해 마리를 구해주고, 함께 크리스마스 랜드로 여행을 떠난다. 그들은 마법의 눈송이들과 함께 춤을 추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인형들과 만나 환상적인 경험을 나눈다. 이야기의 끝에서 마리와 왕자는 행복한 결혼식을 올리며 그들의 모험을 마무리한다. 그러나 마지막에 마리는 모든 것이 꿈이었음을 깨닫고, 호두까기 인형을 품에 안고 크리스마스 아침을 맞이한다. 이번 무대에서는 마리 역에 박예은, 곽화경이 출연하고, 왕자 역에는 양준영, 곽동현이 맡아 뛰어난 기량으로 화려한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예술감독 및 단장 강수진이 이끄는 국립발레단은 1962년 창단된 최초의 직업 발레단으로, 뛰어난 무용수들과 함께 세계적으로 유명한 작품들을 보유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9

화폭에 담아낸 서민들의 희망과 바람

가을에 잘 어울리는 작가, 박수근(1914∼1965년) 화백의 장녀 박인숙(81) 작가가 경주에서 자신의 작품을 선보인다. ‘박인숙 초대전’이 지난 14일부터 오는 12월 20일까지 한 달여 간 경주 라우갤러리(관장 송휘)에서 열린다. 박인숙 작가는 인천에서 미술 교사로 재직하다 2006년 인천여중 교장을 마지막으로 정년 퇴임했다. 산수(傘壽)를 바라보는 나이에도 강원도 양구군에 있는 군립 박수근미술관을 수시로 오가며 관객과 소통하는가 하면 매일 작업을 하며 자신의 작업에도 열정을 기울이고 있다. 최근엔 차남인 천은규 작가, 아버지 박수근 화백의 작품과 함께 여러 지역에서 ‘3대전’을 열어 화제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박 작가는 한국적 정서를 담은 작품들로 아버지의 예술적 유산을 이어나가고 있다. 회백색의 화강암 질감으로 표현되는 한국적 토속성을 살리면서도, 그 위에 서민들의 희망과 바람을 담아내는 것이 박 작가 작품의 특징이다. 특히, 2005년작 ‘그리움’에서는 아버지의 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따뜻한 감성과 함께,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박 작가의 의도를 엿볼 수 있다. 박 작가는 자신의 작품에서 ‘소녀’라는 주제를 자주 다루는데, 이는 작가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영하는 것이기도 하다. 작품 속 소녀는 시간이 지나면서 성장해 나가는 모습으로 나타나며, 이는 작가 자신의 삶과 경험을 작품에 녹여내는 방식이다. 박 작가는 “그림도 나이를 먹는다”며, 자신의 작품이 세월의 흐름을 간직하며 생명력을 얻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박 작가는 아버지를 추억하며 부친의 생전 모습을 담은 연작 시리즈 ‘그리움’을 발표하기도 했다. 그리움에 담긴 것들은 일상의 한 컷을 담은 풍경이다. 특별한 날의 기념일이 아니라 그냥 어제도 오늘도 같았던 무수한 날 중 하나다. 소가 있고 항상 그러듯 아기를 업은 아낙이 있고 먼 산에 구릉이 눈에 잡힐 듯 다가와 있고 염소는 풀을 뜯고 있고 아낙 둘은 나물을 캔다. 빨래를 너는 아낙은 한껏 팔을 치켜올리고 있다. 어디서나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다. 이번 초대전에서는 ‘고향’, ‘속삭임’, ‘고향의 속삭임’, ‘엄마의 나라’, ‘행복’, ‘그리움’ 등 정감 넘치고 향토색 짙은 작품 20여 점을 전시한다. 송휘 라우갤러리 관장은 “박 작가의 작품은 아버지 박수근 화백의 작품과 닮았으면서도, 자신만의 독창적인 색채와 언어를 가지고 있다. 한국적 정서를 담고 있으며, 이를 통해 관객들에게 공감과 위로를 전달한다”고 해석했다. 박인숙 작가는 세종대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대한민국 미술대전 15, 16, 17회 입상했다. 개인전 40회와 미국 뉴욕아트페어,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아트쇼핑 등 수백 회의 단체전을 가졌다. 현재 박수근미술관 명예관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세하철강과 인천시 교육청 등에 작품이 소장돼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9

“전막 오페라, 한층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기세요”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4년 마지막 콘서트 시리즈 ‘프리마 델라 프리마(Ⅴ.라 보엠)’를 오는 21일 오후 7시 30분 대구오페라하우스 극장에서 공연한다. 이탈리아어로 ‘처음에 앞서’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프리마 델라 프리마’는 전문가의 작품 해설과 연출가의 대담, 오페라 아리아와 중창을 연주하는 공연이다. 전막 오페라를 한층 더 쉽게 이해하고 즐길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번에는 12월 푸치니 오페라 ‘라 보엠’ 공연을 앞두고 오페라 평론가 손수연의 해설과 2024년 초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대구오페라하우스 오펀스튜디오 소속의 신인 성악가들의 목소리로 작품을 만들었다. 마페이(Ma Pei), 한승엽, 박예솔, 황준원이 참여해 ‘라 보엠’의 주요 아리아들을 노래하며, 끝 무렵에는 연출가 표현진의 대담을 통해 연출 의도 및 관람 포인트를 설명하며 관객들의 작품 이해를 돕는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관장은 “‘프리마 델라 프리마’ 공연은 오페라 애호가와 초보 오페라 관객에게 유익한 경험이 되고 있다. 이번 오페라 ‘라 보엠’을 앞두고 펼쳐지는 ‘프리마 델라 프리마’ 공연에도 많은 분들이 찾아오시길 바란다”고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8

“아라예술촌 작가들의 ‘결실’ 보러 오이소”

포항문화재단이 운영하는 예술인 창작촌인 구룡포 아라예술촌 3기 입주작가들이 지난 2년 동안 진행한 ‘결실’을 시민들에게 선보인다. 포항문화재단은 오는 20일부터 29일까지 복합문화공간 문화예술팩토리(북구 동빈1가 90)에서 아라예술촌 입주작가 5명의 창작 성과를 선보이는 결과보고 전시‘아라, Check-out’을 연다. 이번 전시에서는 2023년 아라예술촌에 입주한 김민석, 김시준, 문수산나, 표부길, 하현하 등 5명의 작가가 2년간의 창작 활동을 통해 완성한 37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이들 작가들은 구룡포와 아라예술촌에서의 경험을 토대로 자신만의 예술 세계를 표현했다. 김민석 작가는 ‘time of, time in Guryongpo’라는 작품을 통해 구룡포에서 보낸 시간의 기억을 사진으로 담아냈다. 김시준 작가는 ‘눈으로 맛을 느끼다’를 통해 경주 고대 유물인 토우와 토종견 동경이를 모티브로 한 다양한 조형물을 시각적으로 풀어낸다. 문수산나 작가는 ‘복을 부르는 구룡포’에서 전통적인 민화 기법을 활용하여, 구룡포에서 얻은 영감과 위안을 풍경화로 표현한다. 표부길 작가는 ‘스쳐 지나가기’를 통해 구룡포에서의 시간 동안 접촉한 모든 의미와 가치를 회화적으로 소개한다. 하현하 작가는 ‘문(moon)틈사이’를 통해 아라예술촌에서 본 달을 영감으로 표현한 도예 작품을 선보인다. 한편, 아라예술촌은 과거 구룡포 동부초등학교 폐교를 리모델링해 만들어진 문화공간으로 지난 2015년 조성된 이후 지역 예술가들의 창작공간으로 활용되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4-11-18

사라 장, 연말 경주서 감동의 무대 펼친다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44·한국명 장영주)이 경주에서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는 리사이틀 무대를 펼친다.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이 오는 12월 21일 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개최된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프리미어 공연으로 마련된 이번 공연은 사라 장이 5년 만에 국내에서 선보이는 무대다. 올해로 데뷔 35주년을 맞은 사라 장은 1990년 만 8세의 나이로 거장 주빈 메타가 지휘하는 뉴욕 필하모닉과 협연하며 세계 무대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이듬해에는 음반회사 EMI 역사상 ‘최연소 음반 녹음’, 1992년 전도 유망한 연주자에게 수여하는‘에이버리 피셔 커리어 그랜트(Avery Fisher Career Grant)’를 최연소 수상했다. 이후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하며 탁월한 기교와 깊이 있는 음악적 해석으로 국제 무대에서 활약하며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로 자리매김했다. 2019년과 2022년 한국 투어에서는 전 도시에서 매진을 기록하며 국내에서도 독보적인 인기를 입증했다. 이번 경주예술의전당 리사이틀에서는 클래식 명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다. 특히 한국 팬들이 선호하는 곡과 사라 장의 강렬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으로 구성돼 있다. 브람스의 ‘F-A-E 소나타’ 중 ‘스케르초 다단조’와 ‘바이올린 소나타 3번 다단조’,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2번 라장조’를 연주한다. 이번 공연에는 이차크 펄만, 레이 첸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협연해온 미국인 피아니스트 훌리오 엘리잘데가 함께한다. (재)경주문화재단 주낙영 이사장은 “내년 한수원 문화후원사업 10주년을 맞아 세계적인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선보이게 되어 매우 기쁘다”며 “2025 APEC 정상회의의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하며, 연말 경주시민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8

공연·전시계 소식

안동 국립극단 연극 록산느를 위한 발라드 (11월 21일 오전 10시 30분, 11월 22일 오후 7시30분) 초연 당시 관객들의 열혈한 매진사례를 기록한 가장 낭만적이고 경쾌한 사랑이야기가 안동에서 펼쳐진다. 진정한 사랑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서로의 진짜 모습을 보게 하는 이야기이다. 이제 막 수능을 마친 청소년들에게 낭만활극을 무료로 선사한다. 안동 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 │ 입장료: 1만원~2만원(수능생 무료-증빙자료 지참) │ 문의: 054-840-3600 포항 포항시립연극단 제192회 정기공연 ‘형산강 랩소디’ (11월 28일~12월 1일 목·금요일 오후 7시30분, 토·일요일 오후 4시) ‘강윤이‘라는 허구의 인물을 통하여 기억되지 않은 조용히 사라진 삶들을 떠올린다. 6·25 전쟁과 4·19 혁명. 커다란 역사의 흐름 앞에서 하염없이 요동치며 살았던 윤이와 그에 비해 잔잔하고 형산강 같은 자신의 삶을 비춰 보는 대학교수 덕임. 박장렬 포항시립연극단 예술감독과 이가을 작가의 창작초연극이다. 포항시청 대잠홀 │ 입장료: 전석 5000원 │ 문의:054-270-5483 김천 김천시립합창단 제36회 정기연주회 ‘변진섭과 함께하는 영화음악가요 콘서트’ (11월 28일 오후 7시30분) 김천시립합창단은 2001년 김천문화예술회관 개관과 함께 60여명의 전문 성악인으로 창단되었다. 이태원 예술감독지휘자와 변진섭의 특별출연으로 다양한 레퍼토리를 통해 시민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할 것이다. 시립율곡도서관 율곡홀 │ 입장료: 전석무료 │ 문의: 054-420-7827 대구 유리상자-아트스타Ⅳ 김경렬展(10월 11일~12월 22일.※매주 월요일 전시 없음) 봉산문화회관 개관 20주년을 맞이하여 김경렬 작가는 “비상하는 나뭇잎 물고기”를 전시한다. 진정한 나를 위한 삶은 어떤 것이 있을지 찾아가며 소통하는 시민참여형 전시이다. 각자의 소망을 적은 나뭇잎을 참여자 간 공유한다. 김경렬 작가는 이번 전시를 통해 삶을 밝게 바라보고 나아가자는 긍정의 메시지가 관람객에게 닿을 수 있는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대구 봉산문화회관 아트스페이스 │ 입장료: 무료 │ 문의: 053-422-6280 /박정은 객원기자

2024-11-17

눈과 귀로 만나는 ‘AI와 클래식’ 앙상블

인공지능(AI) 기술이 예술 분야에서도 새로운 지평을 열고 있는 가운데, 오는 28일 오후 7시 한동대학교 효암 채플에서는 ‘Promenade in AI(인공지능 산책)’라는 특별한 클래식 연주회가 열린다. AI와 클래식 음악 융합을 선보이는 이 연주회는 인공지능 기술이 만들어내는 동화 같은 스토리텔링과 그림이 아름다운 피아노 선율과 어우러져 이색적인 경험과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 이번 연주회에는 포항예술고등학교에 출강하며 음악감독 및 피아니스트로 활약 중인 박현주 피아니스트가 출연한다. 그녀는 프랑스 낭만주의 작곡가 생상스(1835~1921)의 대표작 ‘동물의 사육제’를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특별한 무대로 연출할 예정이다. 각 악장마다 AI가 생성한 독창적 스토리텔링이 더해지며, 스토리와 함께 AI가 그린 그림이 화면에 상영된다. 이후 박현주 피아니스트와 객원 피아니스트 이은총이 한 대의 피아노로 14개 전 악장을 4Hands로 연주하며, 청중에게 시각과 청각이 어우러진 풍성한 예술 경험을 제공한다. ‘동물의 사육제’는 생상스가 오스트리아의 작은 마을에서 휴가를 보내며 쓴 곡으로서, 풍부한 상상력과 번뜩이는 기지로 완성한 관현악 모음곡이다. 흥겨운 축제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진 이 작품은 모두 14곡으로 구성돼 있으며, 다양한 악기를 사용해 각 동물의 특징을 흥미롭게 표현했다. 박현주 피아니스트는 서울 선화예고와 숙명여대를 실기 수석으로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니아 주립대에서 석·박사 전 과정을 전액 장학금을 받으며 마친 실력파 연주자다. 피츠버그 국제 피아노 콩쿠르 심사위원을 역임하고 듀케인 대학교에서 Staff Pianist로 활동했다. 객원 피아니스트 이은총은 연세대, 맨해튼 음악대학, 미네소타 대학에서 학위를 취득했으며, 현재 대구예술대학교와 포항예술고를 비롯한 여러 예술기관에서 강의하며 다양한 무대에 오르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는 지난해 10월 조지 크럼의 천체 역학, 마크로코스모스 4와 드뷔시의 바다를 국내 초연으로 선보이며 포항의 철강산업과 바다의 이미지를 음악과 시각적 연출로 연결해 깊은 인상을 남긴 박현주 피아니스트의 기획력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다. 박현주 피아니스트는 “이번 음악회는 음악을 단순히 듣는 것에 그치지 않고 시각적 예술과 이야기로 음악적 상상력을 확장하는 새로운 시도”라며 “AI가 들려주는 스토리와 그림이 연주와 결합해 청중에게 다면적인 감각을 자극하는 한편, 클래식 음악의 전통적인 아름다움에 혁신적 요소를 더해 신선한 예술적 감동을 전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이번 연주회는 2024 문화도시 조성 사업 및 2024 포항문화예술지원사업으로 추진되며, 한동대학교의 후원으로 개최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7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 경주예술의전당에서 감동의 무대

세계적인 바이올리니스트 사라 장(Sarah Chang, 장영주) 단독 리사이틀이 12월 21일오후 5시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열린다. 경주시와 한국수력원자력(주)이 주최하고, (재)경주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한수원 프리미어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은 세계 최고의 바이올리니스트 중 하나로 손꼽히는 사라 장의 5년 만의 내한공연이다. 사라 장은 1989년 8살에 뉴욕 필하모닉과 데뷔 무대를 가져 세상을 놀라게 한 천재 연주자로서 베를린 필하모닉, 빈 필하모닉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지휘자 그리고 연주자들과 함께 공연해오고 있으며 올해 데뷔 35주년을 맞이하는 바이올린계 최고의 스타다. 이번 공연은 한국 팬들이 선호하는 곡과 사라 장 특유의 강렬한 테크닉이 돋보이는 프로그램을 선보인다. 브람스의 'F-A-E 소나타' 중 '스케르초 다단조'와 '바이올린 소나타 제3번 다단조', 그리고 프로코피예프의 '바이올린 소나타 제2번 라장조'를 연주한다. 이차크 펄만, 레이 첸 등 세계적인 연주자들과 협연해 온 미국인 피아니스트 홀리오 엘리잘데의 강렬한 피아노 연주와 함께 한다. (재)경주문화재단 주낙영 이사장은 “내년 한수원문화후원사업 10주년을 맞이하여 세계적인 '사라 장 바이올린 리사이틀'을 공연하게 되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 며 “특히 2025 APEC 성공개최를 기원하며 연말 경주시민들에게 뜻깊은 선물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공연 티켓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보다 자세한 정보는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www.garts.kr) 또는 문의전화(1588-4925)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4

포항시향, 정기연주회 ‘첼로 그리고 가을!’ 14일 공연

첼로의 아름다운 선율과 함께 가을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된다.   포항시립교향악단은 14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제210회 정기연주회 ‘첼로 그리고 가을!’을 개최한다.  이번 공연에서는 차웅 포항시향 상임지휘자와 첼리스트 강승민이 협연해 드보르자크의 ‘슬라브 무곡 72의 2 Op.72 No.2’, 쇼스타코비치의 ‘첼로 협주곡 1번’, 드보르작의 ‘교향곡 8번’ 등을 선보일 예정이다. 드보르작‘슬라브 무곡 72의 2 Op.72 No.2’는 슬라브 민족의 민속적인 요소와 유럽 클래식 음악의 전통을 결합한 작품으로, 활기차고 생동감 넘치는 리듬이 특징이다. 총 8곡으로 구성된 슬라브 무곡 중에서도 특히 인기 있는 곡 중 하나다. 쇼스타코비치 ‘첼로 협주곡 1번 Op.107’은 쇼스타코비치의 대표작 중 하나로 꼽히며, 첼로 협주곡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다. 첼로와 오케스트라의 조화로운 연주가 돋보이며, 특히 2악장의 서정적인 멜로디가 매우 아름답다.  드보르작‘교향곡 8번 Op.88’은 드보르작의 9개 교향곡 중 마지막 작품으로, 그의 교향곡 중에서도 가장 대중적인 작품이다. 보헤미아의 자연과 민족성을 담고 있으며, 특히 4악장의 웅장한 마무리가 인상적이다. 몰입감 있는 연주와 비르투오적인 기교로 팬층을 확보하고 있는 강승민은 2015년 차이콥스키 국제 콩쿠르 한국인 최초 입상, 가스파르 카사도 국제 첼로 콩쿠르 한국인 최초 1위, 로스트로포비치 국제 첼로 콩쿠르 특별상 등 국제무대에서 뛰어난 연주력을 인정받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4

포항을 사랑한 ‘푸른 눈의 조선인’

포항을 사랑한 ‘푸른 눈의 아버지’, 루이 델랑드(남대영) 신부의 삶이 뮤지컬 칸타타로 공연된다.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포항시청 대잠홀 상주단체인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와 함께 기획 창작한 뮤지컬 칸타타 ‘푸른 눈의 조선인: Louis Deslandes(루이 델랑드)’를 오는 16일 오후 5시 포항시청 대잠홀에서 초연한다.루이 델랑드(1895~1972, 한국 이름 남대영) 신부는 일제강점기부터 6·25전쟁까지 암흑의 시기 포항에서 성모자애원과 나환자 진료소(다미엔피부진료소), 무료급식소 등을 설치하고 고통받고 버려진 어린이와 노인 등 어려운 이들을 위한 실천적인 사랑과 돌봄을 위해 삶을 헌신했다.또한 전쟁 후 빠른 재건과 미래에 대한 희망을 전하고자 교육과 의료, 문화 등의 발전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치는 등의 희생정신을 인정받아 포항시로부터 ‘지역을 빛낸 6호 인물’로 선정됐다. 정부로부터 문화훈장과 프랑스 정부로부터 ‘정부 레종 드 뇌르 최고훈장’도 수여받았다. 이번 뮤지컬 칸타타 ‘푸른 눈의 조선인: Louis Deslandes’는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에서 창작한 작품으로, 이방인으로서 대한민국 포항 땅에서 베푼 루이 델랑드 신부의 삶과 사랑을 노래와 극으로 담아낸다. 지난 2021년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가 초연한 칸타타에서 연극적 요소를 가미해 장르를 바꿔 공연한다. 달라진 장르와 무대 스케일에 걸맞게 공시온 예술감독이 예술감독을, 임교민 작곡가가 작곡을 맡아 뮤지컬 요소와 스토리, 새로운 곡을 강화했다.제작자인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정하해 대표가 총감독과 지휘를, 연출가인 성홍석이 연출을 맡는다. 특히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구성된 벨라미치밴드세션과 성악가 12명으로 구성된 전문합창단이 함께해 더욱 풍성한 하모니와 다채로운 연주로 관객들에게 특별한 감동을 선사할 예정이다.루이 델랑드 역에는 바리톤 이호준이 노래를 하고 정상급 연극 배우 예병대가 연기를 맡았으며, 떼레즈 마리와 어머니 역에는 소프라노 허은정, 아버지와 경찰대장 역에는 테너 김동녘이 출연한다.정하해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 대표는 “포항문화재단과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가 협업하여 제작한 뮤지컬 칸타타 ‘푸른 눈의 조선인: Louis Deslandes’ 공연은 경북문화재단에서 주관하는 ‘2024 공연장 상주단체 지원사업’ 공모에 선정되어 도비 8000만원을 확보함에 따라 이뤄질 수 있었다”며 “이 작품은 포항의 아버지 루이 델랑드의 삶을 조명하며, 사랑과 희생, 치유와 성장의 의미를 되새기며, 포항을 대표하는 공연 콘텐츠로 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 시민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이번 공연은 시민들이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전석 선착순 무료입장으로 진행되며, 만 7세 이상(초등학생 이상) 관람이 가능하다. 특별한 관객으로 루이 델랑드 신부가 설립한 대구와 포항 예수성심시녀회 수녀 170명을 초대해 공연의 의미를 더할 예정이다.  한편 벨라미치문화예술연구소는 포항지역 청년예술가들이 레퍼토리 개발, 시민음악교육, 사회봉사, 예술가 권익 신장을 위해 2014년 창단됐다. 클래식으로 읽는 명작소설 ‘어린왕자’공연, 시니어들의 일상적 문화향유 제공을 위해 방문예술 교육 등 시민문화예술 향유 제공을 위해 다양한 활동을 펼쳐왔다. 2021년 제8회 전국공연장 상주예술단체 페스티벌에서 경상북도 대표 상주예술단체로 참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2

최상흠의 ‘회화를 통해 회화 벗어나기’

최상흠 작가 하면 무엇보다 눈부시게 아름다운 일명 ‘인더스트리 페인팅(Industry painting)’을 먼저 떠 올린다. 그는 캔버스를 바닥에 뉘어놓고 그 위에 아크릴 물감을 섞은 산업용 투명 레진몰탈을 반복적으로 부은 ‘레진몰탈 캐스팅’ 작업으로 널리 기억되고 있다. 대구 봉산문화회관이 대표적인 기획전시인 기억공작소의 올해 마지막 전시, 4번째 전시로 오는 12월 22일까지 마련하는 ‘최상흠-3개의 에피소드’ 전에 선보이는 그의 작품들은 모든 선입감을 뒤집는다. 봉산문화회관 2층 4전시실인 기억공작소로 들어서면 전시장 바닥에 설치된 화려하고 부드러우며 맑고 밝은 화사한 일종의 ‘파스텔 컬러’의 핑크 사물들이 마치 자석처럼 관객을 끌어당긴다, 최상흠은 그 작품을 ‘분꽃(糞花)’(2024)으로 작명한다. 그는 ‘분꽃’의 ‘분’을 ‘분홍색’이 아니라 ‘똥(糞)’으로 표기해 놓았다. 최상흠 작가는 “‘분꽃’은 소똥으로 제작한 작품입니다. 소똥은 2023년 초여름 서산의 한 방목장에서 채집했습니다. 평소 사용하는 조색 재를 혼합해서 얻은 결과물 중에서 붉은 색조의 쇠똥으로 결정했습니다. 그 시점에 누군가가 ‘꽃 같다’라고 해서 ‘금분(金糞)’이 ‘똥꽃(糞花)’으로 이름이 바뀌게 되었습니다.”라고 소개했다. 관객은 ‘분꽃’을 보고 고개를 들면 거대한 벽면에서 분진(粉塵)을 만나게 된다. 그것은 두루마리 휴지처럼 수직으로 끊어 사용하는, 돌돌이(tape cleaner)에 묻은, 일자와 장소가 적혀 있는 먼지 365장을 벽면에 설치한 것이다. 그는 그것을 ‘먼지 달력’이라고 명명해 놓았다. 작가의 비하인드 스토리는 이렇다. “저의 ‘인더스트리 페인팅’ 작업은 먼지, 송홧가루, 황사, 날벌레, 작업실의 온도와 습도 등에 예민해지기 마련이지요. 레진을 주재료로 사용하는 동안은 감수해야 할 숙제죠. 불편하고 귀찮은 존재라고 여겨지는 것들은 자기중심적 사고의 결과물이고, 보잘것없이 보이는 존재도 실은 각각의 존재 이유가 있습니다.” 최상흠의 ‘먼지 달력’은 ‘분꽃’과 마찬가지로 일종의 ‘캐스팅’ 작업이라고 할 수 있겠다. 일종의 ‘먼지 드로잉’ 혹은 ‘먼지 회화’인 셈이다. 기억공작소의 또 다른 공간에 설치된 작품 ‘흘러내리기’는 폭 2m와 길이 3m에 달하는 물감들이 마치 폭포수처럼 흘러내린 형국이다. 그는 ‘흘러내리기’ 작품을 앞뒤로 일정한 간격을 두고 8점을 설치해 놓았다. “먼저 천이 아닌 비닐을 씌운 패널을 세워놓고 뒤쪽으로 흘러내리지 않게 장치한 후 패널의 위쪽 모서리 면에서 물감을 부어 비닐을 씌운 면으로 ‘흘러내리기’ 한 것이다. 최상흠의 ‘인더스트리 페인팅’은 산업용 투명 레진 몰탈에 아크릴 물감으로 조색한 다음 경화제를 혼합한 물감을 나무패널에 씌운 캔버스 천에 부어서 제작한다. 컬러를 달리해 물감을 수십 번 반복해 부은 캔버스 표면은 오묘한 컬러가 되고, 캔버스 측면은 표면을 만들어낸 물감들의 흔적들을 드러낸다. 그의 신작 ‘흘러내리기’는 바로 측면을 정면으로 전이시킨 작품이다. 인지하지 못하던 것을 사유를 통해 새롭게 인지하게 된 경험을 시각화한 것으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생산되는 糞(분), 8132(뇨), 티의 모양을 빌려온 것이다. 이것은 상상의 스펙트럼을 넓히고 관객 스스로 일상을 깊이 들여다보게 하는 장치가 된다. 최상흠은 기억공작소에 설치한 3점의 작품과 함께 일종의 ‘캡션(caption) 작품’도 첨가해 놓았다. 이번 전시 작품을 완성한 후 은유하는 글을 연필로 적어뒀고, 읽는 순서를 설명해 뒀다. 그리고 작품과 함께 배치해 사유의 깊이를 더욱 강조하고, 관객이 작품과 상호작용하며 생각하게끔 유도한다. 김영숙 봉산문화회관 큐레이터는 “들여다보기를 통해 일상의 단순한 현상들을 상징적이고 의미 있는 사건으로 만든 이번 전시는 아름다움과 추함의 경계를 허물고, 삶 속 의미를 되새기며, 예술의 과정과 결과를 동시에 보여준다. 이를 통해 우리의 사유와 감각을 자극하며, 일상 속에서 간과하기 쉬운 것들을 되돌아보게 만든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2024-11-12

라우다떼합창단, 19일 ‘천상의 화음’ 선사

“라우다떼합창단이 천상의 화음으로 특별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정기연주회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천주교 대구대교구 제4대리구 라우다떼 합창단(단장 박영동·지휘 김주자)의 제17회 정기연주회가 오는 19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열린다. 40명 규모의 가톨릭 신자 혼성 순수 아마추어 합창단인 라우다떼합창단은 이날 신자들과 북한이탈주민, 시민들을 초청해 ‘희망과 사랑의 무대’를 마련한다. 이번 공연은 깊어가는 가을을 맞아 만추의 진한 색깔과 무르익음이 깃든 계절에 우리 자신을 되돌아볼 수 있는 성찰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마련됐다. 특히, 이번 공연은 북한이탈주민들의 정착과 안정적 삶을 향상시키기 위한 일환으로 기획됐다. 라우다떼합창단은 2006년 창단 이후 매년 정기연주회, 천주교-불교 상생음악회, 포항합창음악제 등에서 실력을 발휘한 바 있다. ‘라우다떼’는 라틴어로 ‘영광’ 혹은 ‘찬미하다’라는 뜻이다. 이번 공연에서는 교회 전례음악의 유산이자 보물인 그레고리안 성가를 비롯해 클래식 음악, 한국 가곡, 오페라 합창곡, 트롯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선보이며 깊어가는 가을밤, 아름답고 풍요로운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라우다떼합창단 제17회 정기연주회 포스터. 첫 번째 무대는 ‘주님,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로, 그레고리안 천사 미사곡 중 ‘Kyrie’, 알레그리(Allegri)의 ‘Miserere mei Deus’, 모차르트의 ‘대관식 미사곡’ 중 ‘Kyrie’, 베토벤의 ‘장엄 미사곡’ 중 ‘Kyrie’, 글렌 매클루(Glenn MaClure)의 곡 중 ‘Kyrie’ 그리고 강수근의 국악 미사곡 중 ‘자비송’ 등 여섯 곡을 연주한다. 두 번째 무대는 ‘사랑과 낭만의 노래’라는 제목 아래 ‘사랑하는 그대에게’, ‘너는 아느냐’, ‘삶이 그대를 속일지라도’, ‘인생은 60부터야’ 등 우리 가곡과 트롯 네 곡이 소개된다. 세 번째 무대는 특별 출연과 오페라 합창곡 프로그램이 펼쳐진다. 특별 출연에는 ‘4대리구 사제 수녀’ 밴드가 성가곡 ‘사랑의 주여 오소서’,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를 부른다. 또한 네 번째 무대인 오페라 합창곡 섹션에서는 베르디의 ‘노예들의 합창’, ‘아침 기도’, ‘개선 행진곡’ 그리고 헨델의 ‘할렐루야’등 총 네 곡을 선사한다. 박영동 라우다떼합창단장은 “북한이탈주민을 위한 음악회에 후원해 주신 포항시장님, 관계자분들, 그리고 모든 분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삶의 즐거움을 더해주는 소중한 경험을 더할 수 있는 뜻깊은 자리가 되길 기원한다”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1

대구 ‘세계적 오페라 향연’ 환상의 무대

‘대구국제오페라축제, 세계 최고 오페라축제로의 길을 열고 나아가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오페라축제인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길을 열고 나아가다’라는 주제로 지난 10월 4일부터 11월 8일까지 36일간 국내 유일의 오페라전용극장인 대구오페라하우스에서 선보인 축제는 누적관객 수 2만2000여명, 타 지역 관객 수 4114명, 외국인 관객 수 429명을 기록했다. 메인 오페라 ‘장미의 기사’, ‘광란의 오를란도’, ‘264, 그 한 개의 별’, ‘시칠리아 섬의 저녁기도’, ‘라 트라비아타’ 그리고 폐막 콘서트 ‘푸치니 오페라 갈라’까지 메인 프로그램 6건 11회를 개최하고, 콘서트 시리즈 3건 12회, 특별행사 2건 6회를 선보이며 화제성과 작품성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확인했다. 이번 축제의 가장 큰 성과는 수준 높은 작품과 신선한 초연, 소통력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교류가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발산하며 국제적인 오페라 축제로 발돋움했다는 점이다. 축제 개막에 앞서 ‘창의성·작품성·대중성’의 삼박자를 모두 아우르는 축제의 구성으로 기대감을 모았고, 국내외에서 활발히 활동하는 출연진과 제작진이 함께 만들어낸 공연은 대구를 넘어 해외에서도 많은 관객들이 찾아와 관람함으로써 축제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그리고 축제 기간에는 작품뿐만 아니라 축제 전반에 대한 언론과 전문가들의 호평이 잇따라 쏟아졌다. △한국 오페라의 역사를 새로 쓴 개막작 ‘장미의 기사’ 리하르트 슈트라우스 최대 흥행작으로 국내에서 28년 만에 대구에서 초연된 개막작 ‘장미의 기사’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자체 제작한 작품으로, 한국인 성악가들로 공연함으로써 관객들에게 오페라 축제만의 특별함을 선사하고, 대구오페라하우스가 만들어 갈 ‘새로운 오페라 시대’가 열렸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받았다. △세계 초연,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로 지역 문화예술의 가치 확산 이번 축제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성과는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지난 3년간 ‘카메라타 오페라 연구회’를 통해 개발한 창·제작 오페라 ‘264, 그 한 개의 별’을 세계 초연으로 선보이며 관객들의 심금을 울렸다는 점이다. 이번 공연은 대구오페라하우스가 20여 년간 축적해 온 제작극장으로서의 신념과 노하우를 본격적으로 표출하며 창작오페라 제작을 시도한 결과다. 한국의 정서를 담아 모국어로 울려 퍼지는 창작오페라가 지역을 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첫 발자국을 디딘 역사적인 공연으로 의미가 깊다. 특히, 지역을 대표하는 민족시인 ‘이육사’를 소재로 오페라를 제작하며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었고, 대구를 기반으로 활약하는 성악가들이 출연해 지역의 정서가 녹아든 무대를 선보였다. △세계적인 오페라축제로 나아갈 기반이 되는 두 개의 기둥 대구오페라하우스는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인 대구에 뿌리를 두고‘유럽형 오페라 제작극장 시스템’을 도입해 지속적인 오페라 제작을 선보여 왔다. 지난 8월에는 유럽을 기반으로 하는 세계적인 오페라 협회인 ‘오페라 유로파(Opera europa)’에 가입 승인을 받아 오페라 비전(Opera Vision)이라는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제작한 작품을 스트리밍하게 됐다. 오페라 비전을 통해 대구오페라하우스가 세계 유수의 오페라 극장들과 지속적으로 협력하면서 수준 높은 ‘K-오페라’를 유통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하게 된 것이다. 이번 축제 기간 중 대구오페라하우스는 ‘2024년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 대구 국제포럼’과 연계해 국제 행사로서 외연을 확장하고, 지속 가능한 공연예술 교류를 통한 상호 파트너십을 구축함으로써 향후 대구국제오페라축제가 한 단계 발돋움할 수 있는 축제의 숨은 동력을 마련했다. 대구오페라하우스 정갑균 관장은 “이번 제21회 대구국제오페라축제의 값진 성과를 바탕으로 K-오페라의 ‘수준’과 ‘기준’을 만들어 나가며 대구와 한국을 뛰어넘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해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또한 대구오페라하우스의 오페라 제작 역량을 세계적으로 펼치며 유네스코 음악창의도시를 선도하고 글로벌 문화 콘텐츠 도시로서 ‘오페라의 도시, 대구’의 명성을 드높이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11

포항해상공원에 움직이는 대형조각

포항문화재단(이사장 이강덕)은 8일 오후 6시와 9일 오후 6시 30분 송도에 위치한 포항해상공원에서 ‘그랜드 로보틱 퍼포먼스 이아피, 희망이 뛴다!’를 공개한다. ‘그랜드 로보틱 퍼포먼스 이아피, 희망이 뛴다!’는 포항문화재단 문화도시센터의 특성화 사업을 통해 포항과 프랑스 작가들의 협업으로 움직이는 대형 휴머노이드 형태의 조각 ‘이아피(Iahfy)’를 제작했고, 이아피의 탄생과 의미를 ‘희망’이라는 주제의 뮤지컬 퍼포먼스로 구현한 작품이다. 이번 공연은 향후 완성작을 위한 쇼케이스 형태로 진행되며, 공연 종료 후 ‘이아피(Iahfy)’와 2023년 작품 ‘포항 i’가 함께 등장하는 시민 참여 행사도 진행될 예정이다. 또한 공연과 함께 포항 아트테크 문화산업 클러스터 구축을 향한 포항의 비전을 담은 선포식도 함께 진행할 예정이다. 클러스터는 기계예술, 라이트아트, 인터렉티브(반응형)아트, AI/VR 등 예술과 기술이 결합한 ‘융합예술’을 기반으로 영남권 유일의 아트테크 플랫폼을 구축하고, 이를 통해 전 세계 아티스트와 관람객이 포항을 거쳐 가기 위한 목표를 세우고 있다. 또한 융합예술과 포항만의 콘텐츠가 결합한 공연, 축제, AI/VR 콘텐츠, 마이스(MICE) 등의 문화산업 생태계를 조성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확장하는 비전을 담고 있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포항이 문화예술 수신지에서 글로벌 발신지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지역에 대한 깊은 이해와 분석, 그리고 실험의 과정과 투자가 필요하다. 이를 이번 포항융합예술 프로젝트로 진행했으며, 그 과정과 결과들을 ‘제6의섬’에서 펼치고 있다”며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앞으로의 기반을 더욱더 견고히 다져, 글로벌 문화산업 생산지로서의 포항으로 탈바꿈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4-11-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