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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우리가 함께 살아온 30년’ 포항시민 삶의 궤적 음악으로 풀다

‘뮤지컬 디바 최정원과 함께하는 경북도립교향악단의 무대’. 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은 오는 5월 2일 오후 7시 30분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경북도립교향악단과 함께하는 세대공감 음악회 ‘WISH(위시)’를 개최한다. 포항문화예술회관 개관 30주년과 가정의 달을 기념해 마련된 이번 공연은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수준 높은 연주와 시민참여가 어우러지는 특별한 무대다. ‘우리가 함께 살아온 30년’을 테마로 한 이번 공연은 포항문화예술이 개관한 1995년부터 2025년까지 각 세대가 걸어온 포항시민의 삶의 궤적을 음악으로 풀어낸다. 어린이와 부모, 부부, 인생 2막을 시작한 어른 등 다양한 세대를 대표하는 시민들이 직접 무대에 올라 자신의 삶을 음악으로 표현하며, 세대는 다르지만 삶의 정서와 감정은 서로 닮아 있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특히 경북도립교향악단의 정기연주회로 함께 기획돼 음악을 통해 시민과 예술이 더욱 밀접하게 만나는 장이 될 예정이다. 1부는 레너드 번스타인의 ‘캔디드 서곡’과 엔니오 모리코네의 ‘가브리엘의 오보에’ 등 감성을 자극하는 클래식 명곡들로 공연의 서막을 연다. 이어 포항소년소녀합창단과 시민이 함께하는 서정적인 무대가 이어지며, 각 세대의 기억을 담은 곡들이 관객들에게 잔잔한 울림을 선사한다. 2부에서는 경북도향의 웅장한 연주와 뮤지컬 배우 최정원의 협연으로 꾸며진다. ‘캐리비안의 해적’, ‘사운드 오브 뮤직’, ‘플라이 미 투 더 문’ 등 대중에게 친숙한 곡들을 오케스트라 편곡으로 재해석돼 무대를 한층 풍성하게 완성한다. 최정원은 1989년 뮤지컬 ‘아가씨와 건달들’로 데뷔한 뒤 다수의 작품에서 활약해왔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이번 음악회는 단순한 감상의 자리를 넘어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를 살아가는 모든 세대가 서로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공감할 수 있는 세대 간의 기억과 감정을 나누고 지난 시간을 되돌아보는 감동의 여정”이라며 “철강산업 경기 침체와 산불 등으로 최근 사회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포항 시민들에게 예술을 통한 위로이자, 다시 함께 나아갈 힘을 얻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티켓은 전석 1만 원이며, 경북도민은 10% 할인, 조기 예매 시 30% 할인, 포항시 자원봉사자 30% 할인 혜택이 제공된다. 예매 및 자세한 정보는 포항문화재단 홈페이지 또는 전화(054-289-783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1

자연과 인간의 흔적, 그 경계에서 만난 사유 ‘포커스’

“ "사진은 빛과 구도, 감정이 완벽히 조화를 이루는 찰나에 완성됩니다. 그림과는 다른 매체적 특성이 오히려 나에게 더 깊은 창작의 동기를 제공합니다.” 사진작가 이지영의 세 번째 사진전 ‘Earth in Focus’ 테마로 열리는 ‘누구나도 그러하듯이’가 오는 30일까지 예술상회토마(대구 김광석거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자연 풍경과 인간의 흔적이 교차하는 지점을 섬세하게 포착한 이지영 작가의 작품을 통해, 일상 속에서 흔히 지나칠 수 있는 존재의 아름다움을 재조명한다. 이 작가는 1987년 대구 효성여자대학교(현 대구가톨릭대학교) 서양화과에 입학하며 예술의 길에 들어섰고, 이후 독일 칼스루에 조형예술대학에서 사진과 미디어 아트를 전공했다. 귀국 후에는 대구가톨릭대학교에서 후학을 양성하며 학문과 창작을 병행해 왔다. 2004년과 2021년에는 각각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올해의 청년작가’, ‘올해의 중견작가’로 선정되며 지역 예술계에서 주목을 받아왔다.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작가는 나무, 꽃, 돌, 풍경 등 자연을 주요 소재로 삼아 사진 매체의 특성을 극대화하며 시각적 탐구를 이어간다. 토마갤러리 유지숙 관장은 “이지영의 사진은 단순한 재현을 넘어, 이미지 안에 감각과 시간, 그리고 ‘유혹’이라는 본질에 포커스를 맞춘다”며 “이미지와 소리, 빛과 시간, 회화와 사진이라는 경계를 넘나들며 융합적인 표현 방식을 실험한 작가의 예술 세계와 만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21

시대적 예술, 상상 속 ‘괴물’과 마주하다

익숙하면서도 낯설다. 무서우면서도 우습다. 대구문화예술회관이 오는 24일부터 6월 7일까지 미술관에서 진행하는 특별기획전 ‘괴물 소환’ 이야기다. 이 전시에는 고려부터 일제강점기까지의 괴물 관련 유물 35점과 함께 근현대 작가들의 회화, 공예, 사진 작품 등 다양한 괴물 소재 작품들을 선보인다. 특히 ‘법고대(18세기)’, ‘게발도(조선)’, ‘기린도(조선)’ 등 평소 접하기 어려운 희귀 유물들이 공개된다. 이 유물들은 예술적·역사적 가치는 물론, 신성(神性)과 두려움이 공존했던 당시의 괴물 인식을 보여준다. 관람객들이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돼 있다. 이번 전시는 괴물이 인간의 감정과 시대를 비추는 거울이라는 관점에서 기획됐다. 전통에서 현대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조망한 괴물 작품들을 통해, 도덕적 경계를 경고하는 괴물, 우리의 내면과 사회를 비추는 괴물, 그리고 인간의 행동이 낳은 새로운 위험으로서의 괴물 등 괴물의 다층적인 면모를 살펴볼 수 있다. 또한 괴물을 통해 시대적 불안과 욕망, 그리고 집단의 기억을 조명하며, 전통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작품을 통해 이를 탐구한다. 전시 전반부에서는 고려부터 일제강점기까지 괴물 관련 유물 35점이 소개된다. 회화, 공예, 사진 등 다양한 시각 자료를 통해 괴물 형상의 의미와 상징을 풀어낸다. ‘삼국사기’, ‘열하일기‘ 등 고전 문헌에 기록된 괴물의 모습 또한 함께 소개되며, 선조들의 인식과 상상력 속 괴물의 의미를 다층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전시 후반부에서는 근현대 작가 18명의 작품 40점을 통해 괴물의 개념을 현대인의 내면, 기술, 생태, 사회 시스템 등 동시대적 맥락으로 확장해 탐구한다. 박생광, 이불, 최우람, 김기라, 정지숙, 양쿠라, 백재중, 소현우, 방정호 등 작가들의 회화, 조각, 설치, 영상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특히, 한국인 최초로 미국의 권위 있는 현대미술상인 ‘도로시아 태닝 상(Dorothea Tanning Award)’을 수상한 이피 작가의 ‘미래 생물’ 시리즈가 소개된다. 또한, 사운드 디렉터 준곽의 사운드스케이프가 더해지며, 전시장은 마치 하나의 생명체처럼 호흡하는 공간으로 변모하고, 관람객에게 다감각적인 몰입 경험을 선사한다. 특별기획전 ‘괴물소환’은 관람객의 흥미와 이해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부대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전시의 마지막은 관람객 참여형 공간으로 꾸며진다. 관람객은 클레이를 활용해 자신만의 괴물을 만들고 직접 전시할 수 있으며, 단순한 감상을 넘어 창작의 과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체험비는 3000원이다. 어린이날에는 특별 프로그램 ‘SOS: 해양괴물 소환 대작전‘을 진행한다. 5월 5일 오후 1시와 3시, 총 2회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참여 작가 양쿠라의 진행으로 해양쓰레기를 활용해 나만의 개성 있는 몬스터를 만들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전 연령 참여 가능하며, 만 12세 이하는 반드시 보호자를 동반해야 한다. 참가비는 무료다.   이어서 인기 SF작가 곽재식을 초청해 특별 강연 ‘곽재식의 도깨비 소환’을 개최한다. 5월 6일 오후 2시에 열리는 이번 강연은 MBC ‘심야괴담회’, tvN ‘유퀴즈 온 더 블록’ 등 방송 출연과 ‘괴물, 조선의 또 다른 풍경’ 등 저서로 친숙한 곽재식 작가가 기록을 통해 바라본 도깨비 이야기를 풀어낼 예정이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가비는 무료다. 두 프로그램은 4월 24일부터 대구통합예약시스템을 통해 참가 신청이 가능하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회관장은 “이번 전시는 ‘괴물’이라는 흥미로운 주제를 바탕으로 박물관과 미술관의 경계를 자유롭게 넘나들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의 차별화된 기획력을 선보이는 상징적 프로젝트가 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20

전국 젊은 탈춤꾼들 포항으로 모인다

전국 각지의 가장 실력 있는 젊은 탈춤꾼들이 포항에서 모인다. 포항문화재단은 천하제일탈공작소의 ‘가장무도’ 탈춤 공연을 오는 5월 10일 오후 3시 포항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선보인다. (재)예술경영지원센터의 2025 공연예술 지역 유통 지원 사업에 선정된 작품인 이 공연은 전통 탈춤의 매력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다. ‘가장무도’는 팔도강산에 전해지는 다양한 탈춤을 한데 모아 젊은 탈꾼들의 재담과 연행을 통해 누구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공연이다.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황해도, 경상도, 경기도, 강원도 등 다양한 지역의 대표적인 탈춤 8가지를 한 무대에서 만날 수 있다. 북청사자놀이의 사자와 꼽추, 봉산탈춤의 목중, 강릉관로가면극의 장사마리, 안동하회별신굿탈놀이의 할미춤, 고성오광대의 문둥북춤, 가산오광대의 할미춤 등을 젊은 탈춤꾼들이 새롭게 해석해 독특한 매력을 선보인다.  또한, 공연의 신명을 돋울 연주자들은 국가무형문화재 남해안별신굿 이수자인 황민왕의 타악, 대금 연주자 이아람, 국가무형문화재 제46호 피리정악 및 대취타 이수자 성시영의 태평소 연주 등으로 구성돼 있어, 탈춤의 흥을 극대화하는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천하제일탈공작소는 탈춤의 원리와 정신을 기반으로 동시대의 관객과 함께 어울리는 공연을 만들고 있는 젊은 탈춤꾼들의 예술단체다. 전통 탈춤의 예술성과 우수성을 알리고 여러 지역의 탈, 움직임, 음악, 언어를 확장하고 현시대의 이야기와 함께 지속적인 창작활동으로 새로운 작품을 만들어 가는 국내의 대표적 탈춤 단체다. 포항문화재단 측은 “이번 포항 공연에서는 전국 13개 지역의 대표 탈춤인 봉산탈춤, 은율탈춤, 강령탈춤 등이 무대에 오른다. 각 지역의 독특한 춤사위와 이야기가 어우러져 관객과의 소통을 이루며, 전통 인물들이 현대적 메시지를 전달한다”며 “젊은 예술가들의 에너지 넘치는 춤과 음악이 관객들을 매료시킬 예정이다.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이 공연은 관객 참여형으로 진행되며, ‘여는 마당’에서 탈춤 기본 동작을 배우고, ‘뒤풀이 마당’에서는 출연자와 관객이 함께 춤을 추며 마무리한다. 탈춤은 오랜 세월 민생의 고단함과 아픔을 해학과 웃음으로 풀어내며 공동체의 안녕을 기원했던 민중 예술이다. 이번 공연은 특히 전국에서 발생한 산불로 힘든 시간을 보낸 시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달할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15

연극 ‘북성로 이층집’ 앙코르 무대'

대구 북성로를 배경으로 한 연극 ‘북성로 이층집’이 2024년에 이어 앙코르 공연으로 펼친다. 지난 8일부터 오는 20일까지 대구 꿈꾸는씨어터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극단 정X비사이드의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모든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해 아날로그 음악이 주는 감성적 자극을 더 강화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연주가 극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뮤지컬로 선보였다가 작년에는 연극으로 장르를 전환해 공연됐다. 이야기는 북성로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본인 학생 류지와, 그의 짝사랑 상대인 조선인 여학생 분이, 그리고 분이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인물 현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랑과 갈등, 그리고 자아와 현실 사이에서 갈림길에 선 세 주인공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류지와 분이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감정선과, 분이와 현태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는 다양한 시각에서 사랑을 탐구하게 한다. 이와 함께, 분이 마음의 흔들림과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들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배우 이미정 씨는 “이 작품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시간 속에 묻힌 옛 추억을 되새기고자 하는 관객들에게 큰 위로를 전한다”며 “특히, 쇼츠 같은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현대의 젊은 세대에게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대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들로 구성된 극단 정X비사이드의 프로젝트로, 박상호, 하연정, 성창제, 이미정 등 지역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로 무대가 가득 채워진다. 15~18일까지는 오후 8시, 19~20일은 오후 1시와 3시 30분에 공연된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15

대구 북성로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세 남녀의 ‘러브 스토리’

연극 ‘북성로 이층집’ 연습 장면.  /극단 정X비사이드 제공 연극 ‘북성로 이층집’ 연습 장면.  /극단 정X비사이드 제공 대구 북성로를 배경으로 한 연극 ‘북성로 이층집’이 2024년에 이어 앙코르 공연으로 펼쳐진다. 8일부터 20일까지 대구 꿈꾸는씨어터에서 펼쳐지는 이 작품은 극단 정X비사이드의 프로젝트로 기획됐다. 모든 음악을 라이브로 연주해 아날로그 음악이 주는 감성적 자극을 더 강화했다. 피아노, 바이올린, 기타 연주가 극의 분위기를 더욱 돋보이게 할 예정이다. 이 작품은 처음에는 뮤지컬로 선보였다가 작년에는 연극으로 장르를 전환해 공연됐다. 이야기는 북성로에서 태어나고 자란 일본인 학생 류지와, 그의 짝사랑 상대인 조선인 여학생 분이, 그리고 분이를 사랑하는 또 다른 인물 현태를 중심으로 펼쳐진다. 사랑과 갈등, 그리고 자아와 현실 사이에서 갈림길에 선 세 주인공의 이야기는 관객에게 깊은 감동을 선사한다. 특히, 류지와 분이의 관계에서 드러나는 복잡한 감정선과, 분이와 현태의 현실적인 사랑 이야기는 다양한 시각에서 사랑을 탐구하게 한다. 이와 함께, 분이 마음의 흔들림과 선택, 그리고 그 선택이 가져오는 결과들은 관객들에게 큰 울림으로 다가온다. 배우 이미정 씨는 “이 작품은 빠르게 변화하는 세상에서 느끼는 공허함과, 시간 속에 묻힌 옛 추억을 되새기고자 하는 관객들에게 큰 위로를 전한다”며 “특히, 쇼츠 같은 짧은 콘텐츠에 익숙해진 현대의 젊은 세대에게는 내면의 소리에 귀 기울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공연은 대구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배우들로 구성된 극단 정X비사이드의 프로젝트로, 박상호, 하연정, 성창제, 이미정 등 지역 배우들의 열정적인 연기로 무대가 가득 채워진다. 화~금요일까지는 오후 8시, 토~일요일은 오후 1시와 3시 30분에 공연된다. 단, 12일 토요일 오후 1시 공연은 없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09

1950년대 미술품 컬렉터 윤상 그가 선택한 작품들 한자리에

‘털보 윤상이 사랑한 현대화가들’ 전시가 오는 15일까지 포항문화예술회관 2층 전시실에서 열린다. OCI홀딩스와 OCI가 공동으로 주최하며, OCI미술관(관장 이지현)이 주관하는 이번 전시는 OCI미술관 개관 15주년 전시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전’을 재구성한 것이다. 서울 종로구 우정국로 45-14에 위치한 OCI미술관의 2025년 소장품 지방 순회전의 일환으로 마련된 이번 전시에서는 한국전쟁 이후 기록이 드문 1950년대 한국 현대 미술사의 공백을 메꾸고 그 의미를 되새길 수 있다. 근현대 회화 및 아카이브, 미디어 아트, 임응식 사진 아카이브 등 OCI미술관의 소장품 40여 점이 선보이며, 특히 한국 미술품 수집가였던 윤상(1919~1960)이 약 70년 전에 열었던 전시회의 기념서화첩이 처음으로 지역에서 공개돼 많은 미술 애호가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기념서화첩은 출품 화가들뿐만 아니라 당대의 배우, 문인, 서예가, 음악가, 영화감독 등 104명의 유명 인사가 남긴 그림과 글, 관련 신문 기사 스크랩 등을 포함하고 있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2010년 국내 경매에서 이 서화첩을 입수한 OCI미술관은 지난 1월 개관 15주년 전시 ‘털보 윤상과 뮤즈의 추억전’을 통해 최초 공개한 바 있으며, 2020년 국립현대미술관의 ‘공사립미술관 보존지원 사업’에 선정돼 7개월여에 걸쳐 클리닝, 표지 배접, 재장정 등의 보존처리를 받았다. 윤상은 평양 출신의 개인 소장가로, 과수원을 운영하던 인물로 알려져 있다. 그는 41세의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나 단 한 번의 전시만을 열었지만, 그 전시는 한국전쟁 이후 미술계의 새로운 경향을 보여줬고 현대미술관의 필요성을 제기할 만큼 큰 의미를 가졌다. 1950년대는 한국 화단이 변화와 갈등을 겪던 시기였으나, 세대나 계파에 구애받지 않고 작품을 수집하고 전시한 윤상의 행적은 오늘날에도 큰 시사점을 제공한다. OCI미술관은 “윤상의 기념서화첩은 1950년대 한국 현대 동서양 화단 뿐만 아니라 당시 문화예술계의 미술에 관한 관심과 애정을 재조명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라고 설명했다. 이지현 OCI미술관장은 “이번 지방 순회전을 통해 한국 미술사에서 잊힌 컬렉터 윤상과 관련된 쟁쟁한 근현대 화가들의 작품을 소개할 수 있게 되어 기쁘게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OCI미술관은 지역의 문화향유권을 강화하고 국내 신진 작가들에 대한 후원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OCI미술관은 2010년부터 전국 주요 사업장 인근의 주민들에게 문화, 예술 경험의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격년으로 지방 순회전을 개최해 왔으며,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열리지 못하다가 2023년 재개됐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8

대구시향 ‘2025 교향악축제’ 무대 미리본다

대구시립교향악단은 ‘새로운 음악의 기수’라 불린 20세기 독일 현대음악가 파울 힌데미트(1895~1963)의 탄생 130주년을 기념해 오는 17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그의 오페라 ‘오늘의 뉴스’ 서곡과 교향곡 ‘세계의 조화’를 국내 초연한다. 이번 공연은 ‘제514회 정기연주회’로, 대구시향이 19일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초청받아 선보일 작품을 대구에서 미리 만나는 자리이기도 하다. 백진현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가 지휘하고, 세계 명문 단체인 런던 심포니 오케스트라에서 종신 단원으로 활동 중인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이 로타의 ‘디베르티멘토 콘체르탄테’를 협연하는 이색 무대도 예정돼 있다. 1895년 독일 하나우에서 태어난 파울 힌데미트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비올리스트,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했다. 초기에는 복잡한 불협화음과 불명확한 조성을 사용했으나, 이후 실용적이고 낭만적인 선율을 담은 작품을 만들었다. 그의 교향곡은 국내에서는 거의 공연되지 않아 실연을 접하기 어렵다. 따라서 대구시향이 연주할 ‘세계의 조화’ 교향곡은 특별한 주목을 받을 만하다. 교향곡 ‘세계의 조화’는 힌데미트가 천문학자 케플러의 저서 ‘세계의 조화’를 읽고 영감을 얻어 동명의 오페라를 구상하던 중, 바젤 체임버 오케스트라로부터 25주년 기념 작품을 위촉받아 작곡됐다. 전 5막의 오페라보다 6년 먼저 세상에 나온 ‘프리뷰 모음곡’ 형태로, 삶의 고뇌, 사랑과 신념, 형이상학적 조화까지 다양한 이미지를 고전 양식 속에 현대적인 선율의 조화로 펼쳐낸다. 이날 첫 무대는 힌데미트의 오페라 ‘오늘의 뉴스’ 서곡으로 시작된다. 1929년 작곡 당시 유행처럼 번지던 불륜과 이혼 문제를 어느 신혼부부의 이혼 소동으로 풍자한 곡이다. 작곡가 자신은 이를 ‘유쾌한 오페라’라고 했지만, 초연은 실패했고 나치 시절에는 ‘타락한 예술’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혀 1954년 일부 장면이 수정됐다. 서곡에서는 목관악기의 빠른 선율과 카바레 풍의 멜로디가 등장해 오페라 전반에 흐르는 우스꽝스럽고 은밀한 분위기를 전달한다. 이어서 더블베이시스트 임채문은 니노 로타의 ‘디베르티멘토 콘체르탄테’를 협연한다. 영화 ‘대부’로 잘 알려진 로타는 다양한 클래식 작품을 남겼으며, 이 곡은 선율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20세기 음악이다. 전체 네 개의 악장이 연주되는 동안 현악기의 가벼운 리듬과 목관악기의 산뜻한 음향을 즐길 수 있다. 독주자는 고난도 기교를 요구하는 부분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기량을 발휘하며, 특히 마지막 악장에서 더블베이스는 화려하고 민첩한 고음을 선보이며 돋보인다. 백진현 대구시립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 임채문은 세계적인 지휘자 대니얼 하딩으로부터 “따뜻한 소리와 확고한 음악적 방향성을 가진 베이시스트”라는 찬사를 받았으며, 2022년 독일 안톤 루빈시테인 국제콩쿠르에서 한국인 최초로 더블베이스 부문 준우승을 차지해 주목받았다. 그는 한국예술종합학교와 베를린 국립예술대학 석사 과정을 졸업하고, 쾰른 국립음대에서 최고연주자과정을 수료했다. 또한, 독일 바이에른 방송교향악단 아카데미 단원, 예술의전당 국제음악제 SAC 페스티벌 오케스트라 수석, 로열 콘세르트허바우 오케스트라, NDR 엘브필하모니 등의 객원 단원으로 활동했으며, 솔리스트로서 바덴바덴 필하모닉, 울산시향, 제주도향, 포항시향 등과 협연했다. 대구시향은 이번 정기연주회 후, 같은 프로그램으로 이틀 뒤인 19일 오후 5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열리는 ‘2025 예술의전당 교향악축제’에 참여한다. 올해로 37회를 맞는 이 축제는 국내 최대 클래식 음악 축제로, 4월 1일부터 20일까지 총 18개의 교향악단이 함께한다. 특히 이번 축제에서 대구시향의 힌데미트 작품이 어떤 사운드를 선사할지 전국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의 관심과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8

현대 도시인들의 다양한 모습 화폭에 담아

현대 도시인들의 다양한 모습을 담아내는 신흥우 작가의 개인전 ‘행복한 사람들’ 전이 오는 30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열린다. 신흥우 작가는 실리콘 주사기를 사용해 자동 기술적으로 사람 형상을 그리며, 누구나 아무 구분 없이 머릿속에 떠오르는 대로 작업한다. 파리 유학 시절부터 전 세계에서 모인 사람들의 자유로운 표정과 다양한 얼굴 군상에 관심을 가진 그는, 이후 모든 미술 인생에서 ‘얼굴’에 대한 일관된 취향을 선명한 색채로 유지해왔다. 신흥우 작가는 프랑스 파리제8대학교 대학원과 학사를 졸업하고, 프랑스를 비롯한 전 세계적으로 활동 중인 중견 작가다. 그는 회화의 한계를 넘어 다원적 관점에서 인간의 모습을 담아낸다. 도시의 바쁜 일상과 다양한 사람들이 길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는 모습, 자동차가 늘어선 풍경 등을 강렬하면서도 따뜻한 색채로 표현한다. 거친 질감은 입체적인 효과를 내며, 현대 도시의 분주함과 활기찬 분위기를 묘사하면서도 개개인의 고유한 움직임을 강조한다. 신흥우 작가의 작품은 뉴욕 크리스티 경매에서 낙찰된 바 있으며, 이번 전시에서는 총 2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작품 속 인물들은 악기를 연주하거나 춤을 추고, 구름을 타고 날아가는 등 다양한 행복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람들은 서로 겹치고 충돌하지만, 얼굴과 몸짓의 리듬감이 가벼운 색채와 조화를 이루며 독특한 시각적 효과를 창출한다. 이러한 작품들은 사회적 다양성과 꿈, 희망을 상징하며, 현대 회화를 전공한 작가의 개성 넘치는 작품들로 관람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7

범상치 않은 별난 가족의 별난 이야기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어머니, 삼촌, 딸, 안경에 비밀을 가진 손님, 그리고 이들의 집에 들어선 도둑까지. 일상,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범상치 않은 별난 가족의 별난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웃음과 전율을 함께 선사할 명품 가족 뮤지컬 ‘점프’가 대구를 찾아온다. 고도예술기획은 넌버벌 뮤지컬 ‘점프’를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코믹 마샬아츠 넌버벌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짜릿한 액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점프’ 공연은 지난 2003년 7월 초 연 이후 87여 개국 152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치며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대통령상 수상’, 공연 최초 한국무역협회 ‘100만 달러 수출탑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지역 공연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이 작품은 2007~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 장기공연 350회 공연 및 100만 관객 관람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도예술계획 김종성 대표는 “태권도와 태껸을 비롯한 동양무술과 공중을 차고 오르는 화려한 아크로바틱은 보는 이에게 소름 돋는 전율을 안겨 준다”고 말하고 “탄탄한 드라마 구성과 곳곳에 넘쳐나는 코믹한 에피소드는 나이와 국적을 넘어 모든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공연 시간 18일 오후 7시 30분. 19일 오후 3시. 20일 오후 3시. /한상갑기자

2025-04-07

경주 ‘고분 품은 미술관’ 현대미술과 첫선

‘고분 옆 미술관’으로 유명한 경주 오아르미술관(관장 김문호)이 8일 개관 전시의 첫선을 보인다. 오아르미술관은 금관총, 서봉총 등 4~5세기 고신라 왕족의 크고 작은 무덤들이 옹기종기 모인 경주 노서동 고분군 공원 입구에 자리해 전례 없는 독특한 입지가 특징이다. 국내 최고의 건축가로 꼽히는 유현준 교수(홍익대 건축학부)가 설계를 맡아 화제가 됐다. 이번 개관기념 전시는 총 3개의 전시로 구성됐다. 미술관 층마다 에가미 에츠의 신작, 문경원·전준호 듀오 작품, 미술관 대표 소장품 컬렉션 등으로 장식된다. 1층 제1전시실에서는 김문호 관장이 20년간 수집해 온 소장품을 선별한 ‘오아르 컬렉션(OAR Collection)’ 전이 오는 23일까지 진행된다.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수집한 10여 점의 현대미술 작품으로 구성된 이번 전시는 ‘열린 미술관’이라는 미술관의 미션에 따라 일반인도 쉽게 즐길 수 있는 팝 아트와 스트리트 아트 위주의 작품으로 구성된다. 미국 현대미술 작가 마이클 스코긴스(Michael Scoggins)의 작품은 뉴욕현대미술관(MoMA)이나 해머뮤지엄 등에서 감상할 수 있으며, 한 점당 가격이 3000만 원 이상인 고가의 작품들이다. 2층 제2전시실은 ‘지구의 울림(Echoes of the Earth)’의 주제로 떠오르는 세계적인 작가 에가미 에츠의 신작 17점을 국내 최초 공개한다. 에가미 에츠는 포브스(Forbes) 선정 2020년과 2021년 ‘세상을 바꾸고 있는 30세 이하의 젊은 리더 30인’에 뽑힐 만큼 주목받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현대미술 작가다. 이번 전시는 전 세계 젊은이들을 열광시켰던 과거의 스타 마이클 잭슨, 비틀즈, K-POP 가수 등의 초상을 추상적인 화법으로 풀어낸 작품들이 오는 9월 21일까지 전시된다. 지하 제3전시실에서는 ‘팬텀 가든(Phantom Garden)’을 주제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미디어아트 작가 문경원전준호 듀오의 몰입형 미디어아트 작품을 내년 3월 31일까지 선보인다. 전시관 입구에 들어서면 관람객을 마주하고 있는 화면을 통해 현실과 비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지구의 환경 변화와 다양한 생명들의 모습을 섬세한 영상미로 그려낸다. 이번 전시를 통해 자연과 환경 그리고 지구에 관해 새롭게 고민하고, 나아가 기존의 시각에서 탈피해 또 다른 접근 방식을 제안하고자 하는 의미가 담겨있다. 이번 개관 전시를 기획한 김문호 오아르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미술관이 확립하고자 하는 정체성의 방향을 제시하고, 소장작품을 다양한 주제로 배치해 관람객들에게 특별한 경험을 선물하고자 했다”고 전했다. 오아르미술관은 경주시 노서동 고분군 공원부지에 지상 2층, 지하 1층으로 연면적 1594.06㎡ 규모로, 지난 1일 문을 열었다. 경주에서 세계적인 현대미술을 만날 수 있는 새로운 예술적 랜드마크로서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경주의 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6

웃음과 전율을 함께! ‘점프’의 짜릿한 즐거움에 빠져든다

뮤지컬 ‘점프’ 공연 모습. /고도예술계획 제공 “할아버지부터 아버지, 어머니, 삼촌, 딸, 안경에 비밀을 가진 손님, 그리고 이들의 집에 들어선 도둑까지. 일상, 행동 하나하나가 모두 범상치 않은 별난 가족의 별난 이야기가 펼쳐 집니다.” 웃음과 전율을 함께 선사할 명품 가족 뮤지컬 ‘점프’가 대구를 찾아온다. 고도예술기획은 넌버벌 뮤지컬 ‘점프’를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오페라하우스 무대에 올린다. 이번 공연은 전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얻었던 코믹 마샬아츠 넌버벌 퍼포먼스로, 관객들에게 유쾌한 웃음과 짜릿한 액션을 선사할 예정이다. ‘점프’ 공연은 지난 2003년 7월 초 연 이후 87여 개국 152여 개 도시에서 공연을 펼치며 ‘대한민국 콘텐츠 어워드 대통령상 수상’, 공연 최초 한국무역협회 ‘100만 달러 수출탑 대통령상’ 등을 수상했다. 지역 공연예술계의 한 관계자는 “이 작품은 2007~2008년 오프 브로드웨이 장기공연 350회 공연 및 100만 관객 관람을 기록하는 등 전 세계 관객들과 평단으로부터 높은 관심과 사랑을 받고 있다”고 평가했다. 고도예술계획 김종성 대표는 “태권도와 태껸을 비롯한 동양무술과 공중을 차고 오르는 화려한 아크로바틱은 보는 이에게 소름 돋는 전율을 안겨 준다”고 말하고 “탄탄한 드라마 구성과 곳곳에 넘쳐나는 코믹한 에피소드는 나이와 국적을 넘어 모든 관객들을 포복절도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18~20일. 금요일 오후 7시 30분. 토요일 오후 3시. 일요일 오후 3시.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4-06

오늘 오후 5시 철길숲 오크정원

포항문화재단과 한국예술문화단체총연합회 포항지회(지회장 김동은, 이하 포항예총)가 산불 피해지역 후원을 위해 함께 손을 맞잡았다. ‘예술이 건네는 위로, 희망 플레이’라는 이름으로 4일 오후 5시 포항 철길숲 오크정원에서 열리는 이번 거리 공연은 산불 피해를 입은 지역 주민들에게 위로와 희망을 전하는 행사다. 포항의 예술인들이 중심이 돼 지역 사회와 함께 힘을 모으는 자리다. 이들은 공연을 통해 예술을 통한 기부와 함께 지역 사회에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달하며,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에게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또한 산불 피해지역 주민들을 지원하기 위한 범시민 모금 운동에 동참해, 피해 지역의 신속한 복구와 이재민의 일상 회복을 돕고 예술을 통해 슬픔을 보듬고 시민들에게 따뜻한 위로와 희망을 전하기 위함이다. 이번 행사는 다양한 장르의 예술이 어우러진 풍성한 프로그램으로 진행되며 음악 부문에서는 테너 이경민, 이재현, 바리톤 이의규, 베이스 김창수가 참여해 희망과 위로의 메시지를 담은 곡으로 깊은 울림을 전한다. 무용 부문에서는 손현, 류선, 윤영욱이 참여해 살풀이, 희망의 지전춤으로 예술을 통한 정서적 회복과 응원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국악 부문에서는 권준영의 비나리(축원덕담)를 시작으로 경기민요를 선보이는 박소연, 김홍숙, 박지영, 가야금병창을 연주하는 임종복, 그리고 사물놀이를 펼치는 김준휘와 포항갯메기농악단이 함께한다. /윤희정기자

2025-04-03

멈춤의 순간, 그 깊이와 감각의 기록

오는 6일까지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 B관에서 서양화가 임춘미의 첫 번째 개인전이 열린다. 임 작가는 사색과 명상을 통해 얻은 감각을 자신만의 독특한 색채와 형상으로 표현하며 고유한 예술세계를 선보이고 있다. 이번 전시는 ‘멈춤의 순간, 시간을 그리다’라는 주제로, 30여 점의 작품을 통해 기하학적 추상과 색면 회화를 통해 시간의 깊이와 감각을 탐색한다. 임 작가의 작품은 기하학적 구조를 통해 시간의 축적을 암시하는 조형적 장치를 담고 있다. 정제된 선과 면의 구성은 기억의 단편들이 질서 있게 배열된 듯한 느낌을 주며, 그 안에는 유동적이고 비가시적인 시간의 흐름이 담겨 있다. 이는 칸딘스키와 몬드리안의 조형적 실험을 연상시키며, 임 작가만의 독창적인 조형 언어로 승화된다. 현대사회는 때로는 사랑과 행복으로 다가오지만, 때로는 지루하고 힘겹게도 느껴진다. 임 작가는 이러한 현대인의 삶에 반짝이는 에너지를 채우기 위해 ‘멈춤의 시간’을 제안한다. 그는 사색과 명상을 통해 마음을 차분히 가라앉히고, 찰나의 순간을 평화롭게 느끼며 작품을 제작한다. 임 작가는 “파도가 바다에서 나와 다양한 형상을 만들고 사라지는 것처럼, 인간의 삶도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한다”며 “사색과 명상은 ‘잠시 멈춤’을 통해 존재를 느끼고 쉼을 누리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이러한 ‘잠시 멈춤’의 시간이 그림을 그리는 순간에 가장 소중한 의미를 지닌다고 강조한다. 그는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수많은 생각을 내려놓고 사색과 명상의 세계로 초대하는 마음으로 이번 전시를 준비했다고 덧붙였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4-01

이름만으로 설레는 기다림 뮤지컬 ‘돈 주앙’ 대구 온다

그의 이름은 돈 주앙(Don Juan). 오만하고 자신만만한 귀족 청년 ‘돈 주앙(Don Juan)’은 모든 여성이 그에게 빠져 들만큼 매력이 넘치는 남자다. 하지만 그는 여자를 쾌락과 정복의 대상으로만 생각하고 정혼녀인 엘비라까지 버린 채 끊임없이 순간의 정열을 쫓아 방황하고, 그런 그의 자유분방함은 지인들에게도 늘 실망거리일 뿐이다. 어느 날 밤, 돈 주앙은 존경받는 기사의 딸을 유혹하고 기사와 결투를 벌여 그를 죽이고 만다. 육체적인 기쁨만을 쫓아 방탕하게 살아온 돈 주앙에게 죽은 기사의 저주가 내려지는데, 그 저주는 다름 아닌 ‘진정한 사랑’. 사랑은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던 돈 주앙은 기사의 동상 앞에서 우연히 조각가 마리아를 본 후 생애 처음으로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게 되고, 둘의 사랑은 점점 깊어 가는데…. 희대의 바람둥이이자 서양 문화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은 전설적인 인물 돈 주앙의 이야기가 이제 대구에서 펼쳐진다. ‘돈 주앙’은 수 세기 동안 희곡과 소설 등 다양한 형태의 예술 작품에서 다뤄졌다. 오는 18일부터 20일까지 대구 계명아트센터에서 열리는 뮤지컬 ‘돈 주앙’ 오리지널 내한공연은 상반기 유일한 내한공연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으고 있다. 프랑스와 캐나다의 공동 제작으로 탄생한 이 뮤지컬은 프랑스 최대 흥행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의 연출가 질 마으와 프로듀서 샤를 타라, 니콜라스 타라가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대사 없이 노래로 극을 전개하는 독특한 형식의 이 작품은 2004년 2월 캐나다에서 초연된 이후 전 세계적으로 60만 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모으며 큰 성공을 거뒀다. 이번 내한공연에서는 외국인 배우들이 프랑스어로 공연을 펼치며, 한국어 자막이 제공돼 한국 관객들도 작품을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특히, 스페인 세비야를 배경으로 한 화려하고 매혹적인 무대와 정열적인 플라멩코와 41곡의 풍성한 음악은 대중적이면서도 강렬한 라틴풍 선율을 자랑한다. 뮤지컬 ‘돈 주앙’은 주인공 돈 주앙이 처음으로 사랑을 알게 되고, 그 과정에서 자신을 깨닫고 변화해가는 여정을 그린다. 펠릭스 그레이가 각색한 이 작품은 기존의 다른 공연들과 달리 주인공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인간적인 관점에서 묘사한다. 주목할 만한 캐스팅으로는 2021년 뮤지컬 ‘노트르담 드 파리’ 내한 공연 당시 팬덤을 형성한 지안 마르코 스키아레티가 돈 주앙 역을 맡았으며, 마리아 역에는 프랑스 및 유럽 무대에서 활발히 활동 중인 레티시아 카레레가 출연한다. 19년 만에 내한하는 프랑스 오리지널 팀의 무대인 이번 공연은 더욱 진화된 모습을 선보일 예정이다. 공연시간 18일 오후 7시 30분, 19·20일 오후 2시·6시. /윤희정기자

2025-04-01

베토벤 스페셜리스트, 봄을 두드리다

대구 수성아트피아의 2025년 첫 시즌 페스티벌 ‘4월 음악제·Oblivion’이 오는 4일부터 12일까지 수성아트피아 대극장에서 개최된다. ‘망각’을 주제로 다양한 클래식 공연을 선보이며, 피아노를 중심으로 한 10여 회의 공연이 계획돼 있다. 특히, 개막일인 4일 오후 7시 30분 대극장에서는 세계 정상급 실내악단인 유럽챔버오케스트라가 3년 만에 내한 공연을 펼친다. 이번 공연에는 피아니스트이자 지휘자인 김선욱이 함께해 더욱 섬세하고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김선욱은 리즈 국제 피아노 콩쿠르 역사상 최연소 우승자이자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서, 이번 공연에서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3번, 4번과 ‘황제’라고 불리는 5번까지 연주와 지휘를 맡아 완성도 높은 연주를 선보일 예정이다.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들은 독창적이며 베토벤 특유의 음악적 색채가 드러난 곡들이다. 3번은 고전주의에서 낭만주의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작품으로, 극적인 감정과 복잡한 구조가 돋보인다. 4번과 5번은 혁신적이고 파격적인 구조로 주목받으며, 특히 5번 ‘황제’는 웅장한 서사와 혁신적인 형식으로 베토벤의 마지막 피아노 협주곡이자 가장 위대한 걸작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각각의 피아노 협주곡은 각기 다른 매력을 뽐내며, 베토벤의 음악적 성장 과정을 고스란히 담고 있다는 평을 받고 있다. 1981년 창단 이후 클라우디오 아바도를 비롯한 전설적인 지휘자들과 함께 성장해 온 유럽챔버오케스트라는 실내악단으로서 연주자 간의 긴밀한 조화가 돋보이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독주, 협연, 지휘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보여주고 있는 김선욱은 2022년 내한 공연에서 협연자로 참여했으며, 이번 공연에서는 지휘와 협연을 함께 맡아 더욱 기대를 모으고 있다. 2013년 독일 본의 ‘베토벤 하우스’ 멘토링 프로그램의 첫 수혜자로 선정된 이후, 김선욱의 음악 인생에서 베토벤은 중요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 이번 베토벤 프로그램은 그의 음악 인생에 깊은 울림을 줄 것으로 예상된다. 김선욱은 2006년 18세의 나이로 리즈 콩쿠르에서 최연소 우승자로 주목받았으며, 세계 유수의 오케스트라와 협연하며 그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1

‘건반 위의 구도자’ 백건우 안동 무대

‘건반 위의 구도자’ 피아니스트 백건우(79·사진)가 안동에서 모차르트의 세계를 선보인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은 ‘클래식마스터시리즈 - 백건우와 모차르트’ 공연을 오는 4일 오후 7시 30분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에서 개최한다. 이번 공연은 지난달 발매한 세 번째 모차르트 음반 ‘백건우 모차르트 피아노 작품 3’을 기념해 펼치는 모차르트 리사이틀 순회공연의 일환이다. 백건우는 지난해 5월 음악 인생에서 처음으로 모차르트 앨범을 낸 데 이어 11월 두 번째, 지난달 초 세 번째 앨범을 발매한 바 있다. 백건우의 이번 모차르트 연주 프로그램으로는 ‘피아노 소나타 16번 다장조’(K.545), ‘론도 라단조’(K. 511), ‘피아노 소타나 2번 바장조’(K. 280), ‘글라스 하모니카를 위한 아다지오 다장조’(K.356/617a), ‘작은 장례식 행진곡 다단조’(K.453a), ‘피아노 소나타 10번 다장조’(K.330), ‘환상곡 다단조’(K.475) 등이다. 백건우의 매니지먼트사인 판테온은 “기쁨 속에 내재된 슬픔, 순수하고 맑은 화음 속에서도 시린 아픔을 그려낸 모차르트 특유의 감정선을 단조와 장조 작품이 잘 어우러진 이번 공연 프로그램을 통해 보다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1

전시·공연 동시에 ‘미술관 라이브’ 즐겨요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은 매월 첫째 주 토요일에 ‘미술관 라이브’ 공연을 진행하고 있다. 오는 5일 오후 3시에는 대구문화예술회관 중정홀에서 대구시립무용단의 현대무용 공연 ‘대구 무지개’가 펼쳐진다. 사진 ‘미술관 라이브’는 바쁜 일상 속에서 미술관과 공연장을 찾기 어려운 시민들을 위해 전시와 공연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도록 기획된 프로그램이다. 매회 100명 이상의 시민들이 참여하며 성황리에 개최되고 있다. 지난 3월 1일에는 삼일절을 기념하여 대구시립극단이 준비한 음악극 ‘봄을 기다리며….’가 진행됐으며, 이 공연은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운 투사들의 희생을 기리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해당 공연에는 150여 명의 시민들이 크게 호응했다. 따뜻한 봄날을 만끽할 수 있는 4월의 첫째 주 토요일 무대에는, 1981년 창단돼 국내 최초의 국·공립 현대무용 단체로서 수준 높은 현대무용을 선보이고 있는 대구시립무용단이 출연한다. 대구시립무용단원 30명이 참여하는 현대무용 공연 ‘대구 무지개’(안무 최문석 감독)는 하늘과 땅을 잇는 다리이자 희망을 상징하는 무지개를 주제로 한 희망의 춤이다. 대구시립무용단은 이번 공연을 통해 관람객들에게 행복의 기운을 전하고자 한다. 4월 ‘미술관 라이브’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전시로는 지난 3월 재단장 후 개관한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스페이스 하이브’에서 13일까지 펼쳐지고 있는 ‘한국추상미술 하이라이트’전이 있다. ‘미술관 라이브’는 매월 첫째 주 토요일 오후 3시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층 중정홀에서 진행되며, 대구문화예술회관을 찾는 누구나 공연과 전시를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2025-03-31

중국 상하이서 K패션쇼 열려

중국 상하이서 "K-패션 위상 알려" 프랭커스, 中 상하이 패션위크 빛냈다 지역출신의 글로벌 패션 기업 프랭커스(PRANKERS·대표 박기량)는 ‘2025년 상하이 패션위크’에 참가해 케이팝(K-POP) 아이돌 댄스를 접목한 패션쇼를 선보였다고 31일 밝혔다. 전 세계 패션·유통 기업이 한자리에 모인 이번 행사는 지난 25~30일 중국 상하이에서 열렸다. 이 회사는 이번 행사에서 유아·주니어·시니어 등 18여개 그룹별, 연령별 댄스그룹을 만들어 모델 킹과 아이돌 케이팝 커버댄스를 선보여 무대를 빛냈다. 특히 한국을 비롯해 프랭커스 소속의 일본, 유라시아, 중국 등 다국적 유아와 주니어들이 커버 댄스를 직접 보여줘 관람객들의 박수를 받았다. 프랭커스는 문화사절단의 역할을 수행하며 해외에서 케이(K)-문화를 알리고 있다. 케이팝 교육, 모델 워킹 교육 등 전문화된 서비스를 통해 글로벌 커뮤니티를 형성하고, 선도적인 변화를 주도하는 리더를 양성하는 것을 핵심 가치로 삼고 있다. 이번 패션쇼 참가를 통해 청소년들을 위한 긍정적인 커뮤니티를 형성하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프랭커스는 패션쇼 이외에도 의류와 모자를 생산하는 수출기업으로 대구·경북 지자체와도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 프랭커스는 오는 5월 11일 송도컨벤시아 4홀에서 국내 최대 규모 아이돌 패션쇼도 개최할 예정이다. 박기량 대표는 “해외 패션쇼에 매년 참가하고 있지만 이번만큼 열기가 뜨거운 적이 없었다”며 “패션쇼에 참여한 유아, 주니어들이 아이돌 꿈나무로 자라나 자신의 꿈을 이루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2025 상하이 패션위크’에 참가한 유아, 주니어들이 아이돌 댄스를 선보이고 있다. 프랭커스 제공

2025-03-31

공연·전시계 소식

경주 전시 2025 경주솔거미술관 ‘경북작가 공모전’- 박심정훈 ‘어쩌면 그런 관계’展(3월 22일~4월 22일) 경북문화관광공사 경주솔거미술관의‘경북작가 공모전’에 선정된 작가 6명 중 첫 번째로 열리는 박심정훈 작가의 개인전이다. 이 전시는 작가가 2018년부터 이어온 ‘어쩌면 그런 관계’시리즈의 연장선으로, 작가는 10년간 다양한 시공간에서 수집한 이미지, 오브제, 사운드를 전시 공간에서 서로 관계를 맺도록 구성했다. 경주솔거미술관 기획실 1, 2관 │입장료: 무료│문의: 054-740-3990 안동 클래식 클래식마스터시리즈 - 백건우와 모차르트 (4월 4일 오후 7시 30분) 2024년 5월, 생애 첫 모차르트 앨범 발매와 동시에 13여개의 전국 투어를 성황리에 마친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두 번째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을 만난다. 그는 이번 프로젝트에 자신의 79년 음악 여정을 빗대어 담아내고 있다. 모차르트 음악을 통해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발견한 순수함의 세계를 가까이 들여다볼 수 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웅부홀│입장료: 1만원~3만원│문의: 054-840-3600 전시 기획전시 [글로컬 아트 네트워크 Ⅱ] (4월 8일~5월 17일) 안동 출신으로 국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볼 수 있다. 작가들이 활동했던 국가의 문화 예술 속 ‘현대성’, ‘정체성’, ‘미래전망’을 경험과 작품을 통해 본 지역과 연결고리를 이어주는 소통의 장을 느낄 수 있다. 안동문화예술의전당 상설갤러리, 5갤러리│입장료: 무료│문의: 054-840-3613 대구 클래식 피아니스트 최희연 베토벤 전곡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 ‘Testament’ (4월 2일 오후 7시 30분) ‘베토벤 스페셜리스트(전문적인 연주자)’로 불리고 있는 피아니스트 최희연이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전곡 음반 발매 기념 리사이틀’을 선보인다. 그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뿐만 아니라 피아노 트리오 전곡 연주 등을 통해 베토벤을 집중 탐구해왔다. 베토벤에 관한 깊은 음악세계를 엿볼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이 될 것이다. 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3만원~7만원 (학생 50%)│문의: 02-780-5054 전시 고관호 전(展) 좌대와 고무통 / Pedestal rubber bucket (4월 2~6일) 전시될 작품은 ‘Aporia -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 난제와 모순’의 답을 찾는 과정에 있다. 작가가 뚫은 구멍은 개별 사물에 부여된 기능과 역할에서의 해방이며 개별 사물로서 의미 부여되기 이전 본래의 존재 상태로 돌아가는 방편이다. 봉산문화회관 2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전시 한·일 입체 조형展 KOREA·JAPAN Tree-Dimensional Exchange Exhibition (4월 8일~13일) 대구에서 접하기 어려운 한국과 일본에서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조각가들의 전시가 펼쳐진다. 한국과 일본의 조각 현주소를 가늠하며 향후 양국 조각가들의 활발한 교류의 장이 시작될 것으로 기대된다. 봉산문화회관 2전시실│입장료: 무료│문의: 053-422-6280 무용 2025 미술관 라이브 ‘대구시립무용단 - 대구 무지개’ (4월 5일 오후 3시) 대구시립무용단은 1981년에 창단된 국내 최초의 국.공립 현대무용단체이다. 뛰어난 안무자와 함께 수준 높은 창작 작품을 선보인다. 대구를 넘어 아시아, 유럽 등과 활발히 교류하며 세계 무대에서의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1층 중정홀│입장료: 무료│문의: 053-430-7600 /박정은 객원기자

2025-03-30

빠르게 흐르는 현대사회, 스킵된 이야기들

영천 시안미술관(관장 변숙희)은 오는 4월 4일부터 2025년 첫 특별기획전 ‘사라진 이야기’를 개최한다. 4일부터 6월 22일까지 본관과 1, 2, 3전시실에서 개최되는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시각예술창작산실 지원사업에 선정된 기획전이다. 박나래, 박선경, 이용학 등 대구경북 지역 대학을 마친 뒤 올해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신진 큐레이터 3명의 창의적이고 실험적인 신선한 예술감각을 만나볼 수 있다. 큐레이터들은 실무 경험이 풍부한 시안미술관 큐레이터와 매칭돼 전시의 완성도를 높이고 신선한 시각을 유지할 수 있도록 지원받았다. 큐레이터들은 현대인의 문제를 미묘한 감정과 순간에서 포착해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0명의 회화, 사진, 설치, 영상 작가들과 함께 오늘날 삶 속에 내재된 다양한 사회적 이슈를 깊이 있게 탐구한다. 현대 사회는 ‘빠른 스킵’, ‘사이다 패스’, ‘릴스 및 쇼츠 중독’ 등 용어가 상징하듯, 이야기가 빠르게 전개되고 자극적인 결말을 추구하는 문화로 변모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서사의 밀도와 풍부함을 초 단위로 편집되거나 빠른 클릭으로 넘길 수 있는 대상으로 만들며, 이는 우리 시대가 점점 더 많은 이야기를 생략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흐름 속에서 ‘사라진 이야기’ 전시는 점차 우리의 시야와 정신에서 멀어지는 대상과 순간에 주목한 작가들의 시선을 담고 있다. 참여 작가들은 소외된 대상과 현상, 잊힌 흔적을 탐색하거나 빠른 속도에 맞추기 어려운 사회에서 고민하는 자아의 모습을 작품으로 표현하고 있다. 전시는 작가들의 다양한 시선을 통해 현대인이 놓치고 지나치는 순간과 대상, 그리고 과정 속에서 사라져가는 요소들에 대한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 이를 통해 ‘사라진 이야기’전은 단지 느린 템포의 이야기를 강조하는 데 머무르지 않고, 우리가 무심코 ‘건너뛰기(skip)’하며 상실한 삶의 깊은 지점들을 드러내며 관객들에게 총체적인 경험을 제안한다. 고재욱 작가는 ‘모범적인 조연들’을 통해 게임 ‘더 라스트 오브 어스 2’의 유색인종 조연을 조명하며 서구 중심 서사를 전복하고 객체와 주체의 위계를 전환해 새로운 서사를 탐색한다. 박수연 작가는 인간의 불완전함과 삶의 불안정성을 초현실적 자연 풍경으로 표현하며, 삶의 변곡점에서 세계와 생의 의미를 찾는 내적 여정을 담고 있다. 송민규 작가는 풍경 속 운동 현상과 에너지를 기호로 변환해 효율성과 속도로 인해 생략되는 기록과 사건을 붙잡고 경험의 밀도를 복원하려 한다. 양인아 작가는 외부 요인으로 축적된 개인적 감정을 회화적으로 표현하며, 감정 교류 과정에서 불완전성을 드러내고 타자와의 관계를 조명한다. 이을 작가는 언어의 한계와 정체성의 변형을 탐구하며, ‘Don’t Believe Me, I‘m Eul’ 퍼포먼스를 통해 실체와 허구의 경계를 흔들며 현대 사회의 구조를 비판한다. 장입규 작가는 디지털 매체와 이미지가 인간 세계관에 미치는 영향을 탐구하며, 디지털과 현실의 혼성적 시공간을 연구한다. 장시재 작가는 낡고 거친 재료를 사용해 불안정한 풍경을 표현하며, 불확정성이 지닌 가능성과 미의식을 탐구한다. 정문경 작가는 일상 사물을 변형해 인간의 내면과 사회적 맥락을 탐구하며, 개인과 사회의 복합적 관계를 시각화한다. 조희수 작가는 신체와 공간의 관계를 중심으로 인간 존재를 탐구하며, 강남역에 육상 트랙을 설치해 도시 공간을 새롭게 점유한다. 홍보미 작가는 미술관 청소부 경험과 취재를 통해 예술의 본질을 찾고, 예술과 비예술, 제도와 일상의 경계를 체화하며 예술의 사회적 담론을 활성화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30

색채와 구도의 혁신… 전통 민화를 넘어 현대 예술로

대구 대백프라자갤러리는 오는 30일까지 전관에서 대구에서 활동 중인 현대 민화 작가 26명을 초대해 ‘대구 현대 민화 대표작가 초대전: 전통 민화를 넘어 현대 민화’를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협회 및 여러 미술 단체, 공모전 수상 중견작가들이 참여해 전통 민화의 기법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새로운 작품들을 선보인다. 현대 민화 작가들은 다채롭고 강렬한 색상으로 널리 알려진 전통 민화를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색채 조합이나 과감한 색상 사용을 통해 현대적 감각을 소화해내고 있다. 또한, 형태의 자유로움을 강조하면서 전통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구도와 선의 변형을 통해 기존 민화의 틀을 넘어서려는 시도도 지속 하고 있다. 현대 사회에서 대중문화의 중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민화가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민화는 소박하고 순수한 민족의 정서를 담고 있으며, 서민들의 그림으로서 우리 문화에 큰 의미를 지닌다. 최근 젊은 예술가들은 전통문화의 계승과 발전을 위해 노력하며, K-ART의 전통을 잇는 중요한 사례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전시에서는 전통 민화의 상징적 의미와 색채, 구성을 현대적 요소와 결합한 작품 100여 점이 선보일 예정이다. 화조화나 영모화의 형태를 현대적 추상 기법으로 풀어내거나, 새로운 소재와 기법을 사용해 재구성한 작품들이 전시된다. 이를 통해 작가들은 전통 민화의 소박함과 순수성을 현대 사회의 이슈와 연결해 표현하며, 인간과 자연, 사회적 가치에 대한 깊은 성찰을 담아낸다. 또한, 전통 색채의 아름다움을 계승하면서도 새로운 색채 조합과 과감한 색상을 사용해 현대적 감각을 추가한다. 전통적인 구성에서 벗어나 추상적이고 실험적인 구도와 선의 변형을 통해 기존 민화의 틀을 넘어서려는 시도도 보여준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전통과 현대의 만남을 통해 새로운 문화적 흐름을 제시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 미술의 발전과 국제적 교류를 촉진하는 중요한 시도”라며 “26명의 작가들은 K-아트로서 민화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한국적 요소를 현대적이고 국제적인 언어로 변형시킴으로써 국제적인 예술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5

매화향 그윽한 초봄, 수묵화 여행 떠나볼까

‘탈사군자적 대나무’ ‘목가·전원풍’ ‘맑음-淸’ ‘고절한심(苦節寒心)’ 등 해마다 동양화의 변주(變奏)를 거듭해온 석경 이원동사진이 올해는 ‘수묵화 잔치’로 관객들을 맞는다.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으로 유명한 석경 이원동의 33번째 개인전이다. 이 전시회는 25일부터 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제11전시실에서 열린다. 올해로 서화 입문 52년째인 이원동의 ‘수묵화 잔치’에는 전시장 정면 벽을 메운 폭 10m, 높이 2.4m의 고매도(古梅圖)가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등장한다. 작년에 짙은 홍염(紅艶)의 매화가 여심을 흔들었다면, 올해는 400인치 묵직한 백매(白梅)가 남성들의 춘심을 저격한다. 대작과 더불어 130호 크기의 난초, 대나무, 국화, 노송이 당당한 자태를 뽐내는가 하면, 1호 크기 작품 330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비구상의 대형 묵화가 다수 출품돼 작가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어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칼을 차고 총을 든 사람과 꿇어앉은 사람 모두가 고개를 꺾고 놀라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옆에는 군중 속에 둘러싸인 개인의 고독을 표현했는가 하면, 줄타기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했다. 이전에 비해 확연히 정형(定型)에서 벗어난 화풍은 그가 구상에서 탈피해 추상의 영역으로 몰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더욱 깊어진 화의(756B意)는 혼미한 현재의 정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1호 크기의 사군자에는 눈 덮인 산을 뒤로 하고 핀 매화, 둥근 달을 배경으로 삼엄한 설죽(雪竹), 깊은 계곡 낭떠러지에 핀 난초 등을 표현해, 작지만 깊은 울림으로 대작에 못지않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1호 작품의 대량, 전시는 이번 전시회의 테마이자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석경은 300점이 넘는 작품은 “매일매일 작품에 정진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라며 “부처님 손바닥에 삼라만상이 담기듯 17㎝ 수묵화 속에도 화두와 사유(思惟)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석경 이원동은 그동안 수묵 사군자뿐만 아니라 석채(石彩)로 그린 포도나 비파, 금니(金泥)를 입힌 불화, 화강석으로 쪼아낸 불상, 도자기 판에 양각으로 새긴 선승 등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전시회에 앞서 석경은 “이번 전시에서는 장자 소요유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처럼 ‘아무것도 없는 경지의 무위자연’을 노래하고 싶었다”면서 “탑과 매화 그림의 화제 ‘잔잔하게 바람 부는 날 달빛 좋은 밤, 다만 응답이 없어 돌아섭니다’는 그런 담담함의 세계에 중점을 두고 붓을 잡았다”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3-24

풍부한 색채와 공간감의 세계

아일랜드 출신인 현대 추상회화의 거장, 션 스컬리(80)의 개인전이 국내 국공립 미술관 중 처음으로 대구미술관에서 열린다. 션 스컬리는 선과 블록 모티프를 중심으로 추상을 탐구해온 작가로서, 그의 작품에는 수평, 수직 등 벽돌 같은 모양들이 불규칙하게 배열된 기하학적인 패턴이 특징적으로 나타난다. 대구미술관은 오는 8월 17일까지 어미홀 및 1전시실에서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이라는 제목의 션 스컬리 회고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가의 작품 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된다. 1945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션 스컬리는 지난 수십 년간 현대 추상회화를 은유와 영성, 휴머니즘으로 이끄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동시대 대표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 회화, 사진,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그는 특히 풍부한 색채와 기하학적 형태에 기반한 독자적인 화풍으로 유명하다.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여러 겹으로 덧칠하여 얻는 풍부하면서도 미묘한 색채감과 강한 공간감은 그의 회화를 대표하는 특징이다. 작가는 1989년과 1993년 두 차례 터너상 후보에 올랐다. 현재 그의 작품은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고, 광범위하게 전시를 하고 있는 동시대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가 중 한 명이다. 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대표작과 신작을 아우르는 회화, 드로잉, 조각 등 70여 점을 전시해 그의 예술적 여정을 전체적으로 조망할 수 있다. 대표적인 ‘빛의 벽’, ‘랜드라인’ 연작을 비롯해 작가 활동 초기인 1960년대의 구상작품, 정밀한 선들이 교차하는 구성의 1970년대 구조적인 격자(Supergrid) 회화, 캔버스 패널 안에 또 다른 패널을 배치하는 인셋(inset) 기법을 활용한 1980년대의 대형 회화, 그 밖에 수채화, 연필 드로잉, 디지털 프린트 등 작가의 작품 세계에 다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 특히 이번 대구미술관 전시를 위해 제작한 4m 높이의 기념비적인 대형 철 조각 ‘대구 스택(Daegu Stack)’과 작가 특유의 풍부한 색채로 도색한 알루미늄 프레임을 층층이 쌓아 올린 ‘38’을 미술관 야외 공간과 어미홀에 각각 설치해 처음으로 선보인다. 노중기 대구미술관장은 “이번 전시는 션 스컬리의 깊이 있는 예술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다. 현대 추상회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거장 션 스컬리의 풍부한 색채, 구조, 그리고 시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3

매화향 그윽한 초봄, 수묵화 여행 떠나볼까

‘탈사군자적 대나무’ ‘목가·전원풍’ ‘맑음-淸’ ‘고절한심(苦節寒心)’ 등 해마다 동양화의 변주(變奏)를 거듭해온 석경 이원동이 올해는 ‘수묵화 잔치’로 관객들을 맞는다. ‘1998년 대한민국 미술대전 대상’으로 유명한 석경 이원동의 33번째 개인전이다. 이 전시회는 25일(화)부터 30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2층 제11전시실에서 열린다. 올해로 서화 입문 52년째인 이원동의 ‘수묵화 잔치’에는 전시장 정면 벽을 메운 폭 10m, 높이 2.4m의 고매도(古梅圖)가 작년에 이어 다시 한번 등장한다. 작년에 짙은 홍염(紅艶)의 매화가 여심을 흔들었다면, 올해는 400인치 묵직한 백매(白梅)가 남성들의 춘심을 저격한다. 대작과 더불어 130호 크기의 난초, 대나무, 국화, 노송이 당당한 자태를 뽐내는가 하면, 1호 크기 작품 330점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특히 이번 전시회에서는 비구상의 대형 묵화가 다수 출품되어 작가의 삶의 철학을 엿볼 수 있어 감상하는 재미를 더해준다. 칼을 차고 총을 든 사람과 꿇어앉은 사람 모두가 고개를 꺾고 놀라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옆에는 군중 속에 둘러싸인 개인의 고독을 표현했는가 하면, 줄타기를 하는 현대인의 모습을 그려내기도 했다. 이전에 비해 확연히 정형(定型)에서 벗어난 화풍은 그가 구상에서 탈피해 추상의 영역으로 몰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그의 더욱 깊어진 화의(畫意)는 혼미한 현재의 정치 상황이 반영된 것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한 1호 크기의 사군자에는 눈 덮인 산을 뒤로 하고 핀 매화, 둥근 달을 배경으로 삼엄한 설죽(雪竹), 깊은 계곡 낭떠러지에 핀 난초 등을 표현하여, 작지만 깊은 울림으로 대작에 못지않은 보는 재미를 더한다. 1호 작품의 대량 출품, 전시는 이번 전시회의 테마이자 관객들에게 던지는 메시지로 풀이된다. 석경은 300점이 넘는 작품은 “매일매일 작품에 정진하겠다는 자신과의 약속”이라며 “부처님 손바닥에 삼라만상이 담기듯 17cm 수묵화 속에도 화두와 사유(思惟)를 담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 석경 이원동은 그동안 수묵 사군자뿐만 아니라 석채(石彩)로 그린 포도나 비파, 금니(金泥)를 입힌 불화, 화강석으로 쪼아낸 불상, 도자기 판에 양각으로 새긴 선승 등 소재에 구애받지 않는 다양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석경 이원동 전시회에 앞서 석경은 “이번 전시에서는 장자 소요유 ‘무하유지향(無何有之鄕)’처럼 ‘아무것도 없는 경지의 무위자연’을 노래하고 싶었다.”면서 “탑과 매화 그림의 화제 ‘잔잔하게 바람 부는 날 달빛 좋은 밤…다만 응답이 없어 돌아섭니다’는 그런 담담함의 세계에 중점을 두고 붓을 잡았다.”고 말했다. /한상갑기자 arira6@kbmaeil.com

2025-03-23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 예술총감독에 엠마뉘엘 드 레코테 선임

올해로 20주년을 맞이한 대구사진비엔날레가 프랑스의 세계적인 사진 전문가를 예술감독으로 선임해 국제적인 위상을 한층 더 강화하게 됐다. 대구문화예술회관(관장 김희철)은 제10회 대구사진비엔날레의 예술총감독으로 엠마뉘엘 드 레코테(57·사진)를 임명했다고 밝혔다. 레코데 예술총감독은 프랑스 파리 4대학에서 미술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프랑스 국립현대미술관 퐁피두 센터와 파리사진미술관에서 큐레이터로 활동했다. 또한 그는 매년 11월 파리에서 열리는 대규모 사진 축제인‘포토 데이즈(PhotoDays)’의 설립자이자 예술감독으로서 국제적으로도 활발히 활동하고 있다. 올해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생명의 울림(The Pulse of Life)’을 주제로 9월 18일부터 11월 16일까지 대구문화예술회관 미술관 전관에서 열린다. 지난해 9월 총감독 선임 이후 전시 주제 ‘The Pulse of Life(생명의 울림)’를 설정하고 명망 있는 국내외 큐레이터로 기획팀을 구성해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레코데 예술총감독은 “동시대 사회적인 이슈와 현대사진의 주요 경향을 반영한 주제를 선정하고 나아가 AI시대를 맞아 사진매체의 급격한 변화에 따른 사진예술의 정체성과 역할을 살펴볼 것”이라고 밝혔다. 전시 주제는 ‘공생세(Symbiocene·호주의 환경철학자 글렌 앨브렉트가 제안한 개념으로, 인간이 자연을 지배하는 시대인 인류세(Anthropocene)를 넘어, 모든 생명체가 상호 협력하고 공생하는 새로운 지질 시대를 의미)’라는 개념을 바탕으로 모든 생명체 간의 상호 연결성을 성찰하는 ‘생명’이란 무엇인가? 라는 철학적 질문을 제기한다. 올해 20주년을 맞은 대구사진비엔날레는 주제와 조화를 이루도록 포토북전시, 국제사진심포지엄, 포트폴리오 리뷰 등의 부대 행사를 예술총감독의 총괄하에 구성했다. 2006년 10월에 시작해 국내 유일 및 아시아 최대의 사진축제인 대구사진비엔날레는 2021년 문화체육관광부 평가결과 최고 등급을 받은 바 있다. 김희철 대구문화예술관장은 “대구사진비엔날레가 10회를 맞아 세계적인 행사로 도약하기 위해 유럽 사진계에서 경험이 풍부한 엠마뉘엘을 예술총감독으로 초빙했다”며 “이번 행사는 매우 기념비적이며, 총감독과 큐레이터 등 모두가 최선을 다해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준비 중”이라고 전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21

‘옻 회화’ 세계 개척 채림 작가 초대展

프랑스 조형예술저작권협회 회원이자 독창적 옻칠 세계를 개척한 채림 작가의 개인전 ‘자연의 노래’가 오는 31일까지 경주 라우갤러리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에서는 ‘자연의 노래’를 주제로 한 옻칠 회화 작품 20여 점을 선보인다. 채림 작가는 옻칠의 순수 회화 가능성을 보여주는 ‘옻칠 풍경화’와 옻칠과 오브제를 결합한 ‘조형적인 회화’를 병행하고 있으며, 이번 전시회에서는 두 작업을 모두 만나볼 수 있다. 채림 작가는 전통 옻칠인 나전칠기와 같은 전통 공예의 조형미에 착목해 나무에 40여 회의 지난한 수공적 반복 과정을 거쳐 색채와 광택, 질감을 건져 올린다. 옻칠의 농도와 채도에 따라 화면은 천변만화의 표정을 드러낸다. 액체가 번져 흐르듯 유동적인 구성과 바람이 불듯이 속도감 넘치는 붓 터치, 청정한 수면처럼 매끈한 질감, 저 먼 기억 속의 희미한 풍경처럼 몽롱한 파스텔 톤, 안개가 낀 듯 경계가 모호한 스푸마토(Sfumato) 등 다양한 표현이 가능하다. 채림 작가의 ‘옻 회화’는 20세기 초에 두드러지게 나타난 유화의 마티에르(mati00E8re) 효과를 연상시킨다. 나무에 여러 번 반복한 옻칠에서 생산된 모호한 윤기는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스푸마토 기법을 연상시키는 몽환적이고 자극적인 회화성을 지니고 있다. 녹색이나 짙은 푸른색, 붉은색, 검정색을 타고 상승하는 듯한 곡선들은 흡사 초서체로 휘갈겨 쓴 서예의 상승기류를 보는 듯하다. 채림의 작품에는 짙은 녹음의 숲과 조용한 연못이 있고, 어스름한 저녁 풍경이 등장한다. 수줍은 듯 살짝 고개를 내민 야생화들도 볼 수 있다. 들꽃과의 눈인사, 입맞춤에 이어 숲과의 속살거림이 화면을 채운다. 작가는 붓과 물감 대신에 옻칠과 자개, 순은을 사용해 이색적인 풍경화를 만들어 낸다. 평소 숲과 나무를 좋아하는 작가는 모네의 불후의 명작 ‘수련’의 장소로도 널리 알려진 지베르니 정원을 방문하면서 영감을 받았다고 한다. 그의 작품을 보면 꽃과 열매를 비롯해 호젓한 숲속의 분위기를 차분히 실어내고 있다. 자연을 주제로 한 서양의 회화가 ‘대상지시적’이거나 ‘자아투사적’이라면, 그의 작품은 ‘자연의 관조’에서 오는 ‘맑은 기운’을 오롯이 살려냈다는 점에서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화면 곳곳에 덩굴인지 나뭇잎인지, 또는 나뭇가지인지 뚜렷하지 않은 선들이 서로 교차하고 엉키고 겹치며 미끄러지는 등 여러 표정을 짓는다. 처음에는 아주 작은 것에서 출발해 점차 반경을 넓혀가며 급기야 거대한 흐름으로 바뀐다. 이용우 미술이론가(상하이대학 교수)는 “채림의 ‘옻 그림’은 전통의 뿌리를 튼튼하게 가진, 그러면서 더욱 새롭고 다양한 진화과정에 있다. 그의 예술은 세련된 옻을 다루는 기술, 그리고 보석디자인 기술의 완성도가 뒷받침하는 공예적 전통과 그것을 다시 현대미술과 만나게 하는 적응력이 매우 주목을 끈다”면서 “현대미술이 실험적이고 도전적인 개념과 물질, 비물질, 행위, 아방가르드의 전복적 가치들이 연대하여 만들어낸 자극적인 퓨전 요리라면 채림의 예술은 옻칠이 빚어낸 감칠맛 나는 시적, 감성적 풍경화”라고 평가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8

대구미술관,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 개최

전시포스터./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미술관은 2025년 국제전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을 3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추상회화의 거장 션 스컬리(Sean Scully, 1945~ , 아일랜드/미국)의 한국 국공립미술관 최초 개인전으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가의 작품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된다.1945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션 스컬리는 지난 수십 년간 현대 추상회화를 은유와 영성, 휴머니즘으로 이끄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한 동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회화, 사진,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작가는 특히 풍부한 색채와 기하학적 형태에 기반한 독자적인 화풍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여러 겹으로 덧칠함으로써 얻어지는 풍부하면서도 미묘한 색채감과 강한 공간감은 그의 회화를 대표하는 특징으로 꼽힌다.작가는 1989년과 1993년 두 차례 터너상 후보에 올랐다. 현재 그의 작품은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으며, 동시대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가 중 한 명이다.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대표작과 신작을 아우르는 회화, 드로잉, 조각 등 70여 점을 전시해 그의 예술적 여정을 전체적으로 조망한다.작가를 대표하는 ‘빛의 벽 Wall of Light’, ‘랜드라인 Landline’ 연작을 비롯하여 작가 활동 초기인 1960년대의 구상작품, 정밀한 선들이 교차하는 구성의 1970년대 구조적인 격자(Supergrid) 회화, 캔버스 패널 안에 또 다른 패널을 배치하는 인셋(inset) 기법을 활용한 1980년대의 대형 회화, 그 밖에 수채화, 연필 드로잉, 디지털 프린트 등 작가의 작품세계에 다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특히 이번 대구미술관 전시를 위해 제작한 4m 높이의 기념비적인 대형 철 조각 ‘대구 스택(Daegu Stack)’과 작가 특유의 풍부한 색채로 도색한 알루미늄 프레임을 층층이 쌓아 올린 ‘38’을 미술관 야외 공간과 어미홀에 각각 설치해 처음으로 선보인다.대구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션 스컬리의 깊이 있는 예술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라며 “현대 추상회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거장 션 스컬리의 풍부한 색채, 구조, 그리고 시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18

‘격변의시대’ 변화와 갈등을 담아내다

이강소, 박현기, 최욱경, 변종곤 등 오늘날 실험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대구미술 1980-1989: 형상의 소환’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오는 6월 22일까지 2, 3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80년대 대구미술의 다양한 활동과 작품을 통해 당시의 문화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80년대 한국 사회는 정치적 격변기를 겪으며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뤘고, 이로 인해 다양한 갈등과 변화가 나타났다. 대구 미술계는 회화 분야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으며, 은유, 비유, 상징, 표현 등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예술과 삶이 소통하는 새로운 조형 의식과 소통 방식이 형성됐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주제 발굴전인 대구포럼의 네 번째 전시로서, 1980년대의 사회적 전환기에 주목한다. 당시 대구 미술계가 펼친 다양한 활동을 당시 지역에서 제작되고 발표된 작품들과 함께 살펴보며, 형식주의와 개념미술이 주도하던 국내 화단에 ‘형상’을 통한 상징과 표현으로 영감과 활기를 불어넣었다. 당시 대구미술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시대의 변화와 갈등을 담아내는 중요한 매체로서 기능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80년대는 유신정권 종식 후 신군부가 등장했으나, 수많은 희생을 대가로 민주주의가 발전했다. 동시에 경제 성장과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사회 내부에는 다양한 갈등과 변화가 존재했다. 이번 전시는 ‘실험과 행위’, ‘비판과 은유’, ‘표현과 상징’의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실험과 행위’(3전시실)에서는 1970년대 집단운동의 열기가 가라앉은 이후, 1980년대에 실험미술의 정신과 태도가 성숙하고 개성적인 양식으로 발전해 나간 과정 속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강소와 박현기의 작업에서 시각과 지평의 확장을, 최욱경과 권영식의 작업과 황현욱의 전시 기획에서는 지역 미술계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비판과 은유’(2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초반 민중미술과 신구상미술 등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은유적 형상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조명한다. 노원희, 박용진, 송광익, 양호규, 정하수 작가가 참여한 이 섹션은 현실 비판을 상징적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의식을 고찰한다. ‘표현과 상징’(2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대구미술의 창작 태도와 조형 방법에서의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김광배, 김창영, 노태웅, 박일용, 변종곤, 이국봉, 정병국, 정일, 홍창룡은 기성세대와 달리 시각적인 사실성을 추구하면서도 주제 의식의 측면에서 뚜렷하게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성향을 드러냈다. 이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눈앞 삶의 현장에서 인간과 실존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번 전시는 회화, 판화, 영상 등 70여 점의 작품과 함께 관련 아카이브, 1980년대 주요 역사 및 대구 미술계 연표를 소개한다. 전시에 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한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는 1980년대 대구 미술계의 흐름을 조명하며, 당시 작품들이 전국적 상황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지역 미술의 자산과 자생력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6

또 하나의 해학… ‘안동 하회탈 판화전’

안동 하회탈은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깊은 슬픔과 한이 서려 있다. 하회별신굿에서는 이 탈을 쓰고 양반들의 위선과 부패를 비판하고, 서민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이처럼 탈은 단순히 표정을 가리는 도구가 아니라, 그 안에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내재돼 있다. 이러한 한국적인 해학은 익살스러움을 통해 사회 모순을 지적하며, 우리 민족 고유의 감정과 문화를 나타낸다. 안동 하회세계탈박물관(관장 김동표)이 10일부터 26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일곱 번째 안동 하회탈 판화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안동시의 사립 박물관 운영 지원 사업으로 진행되는 전시다. 김상구, 다미아노 박, 민경아, 이언정, 정승원, 홍승혜 등 작가 6명이 칼로 목판에 하회탈을 새긴 한국 풍경을 해학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35점을 내걸었다. 목판화 기법, 실크스크린 기법 등을 활용한 색다른 하회탈 작품들이다. 서울·경기, 광주, 프랑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은 안동 하회마을을 직접 찾아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관람하면서 각자의 시각으로 하회탈을 해석했다고 한다. 하회탈의 아름다움과 특별한 조형미를 작가의 눈으로 재창조해 또 하나의 예술품으로 승화했다는 평가다. 판화 전문 작가 김상구 작가는 1960년대 판화에 입문해 50여 년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회탈과 한국 전통 건축물 단면을 간결하고 탄력적으로 구성해 조형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번 전시에서도 한옥과 탑, 하회탈 특징을 압축한 목판화를 선보인다.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한 하회세계탈박물관은 1995년에 개관한 한국 최초의 탈 전문 박물관이다. 하회마을에서 전승되는 하회별신굿탈놀이 탈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여러 가지 탈들을 수집, 전시하고 있다. 상설전시실 5개 관과 특별전시실 1개 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시실 내에는 탈 써보기, 탈 트릭아트, 탈 캐릭터 본뜨기, 포토존, 탈 도장 모으기 등 무료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어, 박물관을 좀 더 즐겁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