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문화

안동시, 문체부 선정 ‘2026년 동아시아 문화도시'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11일 ‘동아시아 문화도시 선정 심사위원회’를 개최하고, ‘2026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경북 안동시를 선정했다고 18일 밝혔다. 한국, 중국, 일본 3국은 제4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2012년) 합의에 따라 2014년부터 매년 각 나라의 독창적인 지역문화를 보유한 도시를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해 다양한 문화교류와 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2026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정된 안동시는 ‘평안이 머무는 곳 마음이 쉬어가는 안동’이라는 표어(슬로건) 아래 인문정신문화 등 지역문화를 바탕으로 2026년 한 해 동안 중국과 일본의 동아시아 문화도시와 함께 문화행사를 기획하고 교류하면서 아시아를 잇는 문화도시를 조성할 계획이다. 개·폐막 문화행사와 함께 동아시아 인문가치 포럼, 동아시아 탈 전시와 체험, 한·중·일 청소년 기후위기대응 인문·예술캠프, 동아시아 전통·현대 음악 교류 축제, 동아시아 종이·문자 비엔날레 등 다양한 문화교류·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지역의 문화사업과 연계해 지속 가능한 문화교류 기반(플랫폼)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아울러 한·중·일 3국은 올해 중국에서 열릴 예정인 ‘제16회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통해 3국의 ‘2026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를 공식적으로 선포할 계획이다. 문체부 김현준 국제문화정책관은 “경북 안동시는 하회마을, 도산서원 등 다양한 세계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하회별신굿탈놀이 등 지역의 고유하고 독창적인 이야기와 문화예술 콘텐츠가 풍부한 도시이다. 한·중·일 3국의 동아시아 문화도시 간 다양한 문화교류·협력 사업을 통해 서로의 문화를 존중하며 이해도를 높이고, 각 지역이 문화교류의 거점이 되어 국제교류를 확대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8

대구미술관,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 개최

전시포스터./대구미술관 제공 대구문화예술진흥원 대구미술관은 2025년 국제전 ‘션 스컬리: 수평과 수직’을 3월 18일부터 8월 17일까지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현대 추상회화의 거장 션 스컬리(Sean Scully, 1945~ , 아일랜드/미국)의 한국 국공립미술관 최초 개인전으로, 1960년대부터 최근까지 작가의 작품세계 전체를 아우르는 작품들이 대거 출품된다.1945년 아일랜드 더블린에서 태어나 현재 미국과 유럽을 기반으로 활동하고 있는 션 스컬리는 지난 수십 년간 현대 추상회화를 은유와 영성, 휴머니즘으로 이끄는 데 선구자적 역할을 한 동시대를 대표하는 예술가로 평가받고 있다.회화, 사진, 조각, 판화 등 다양한 장르를 다루는 작가는 특히 풍부한 색채와 기하학적 형태에 기반한 독자적인 화풍으로 잘 알려져 있다. 물감이 채 마르기 전에 여러 겹으로 덧칠함으로써 얻어지는 풍부하면서도 미묘한 색채감과 강한 공간감은 그의 회화를 대표하는 특징으로 꼽힌다.작가는 1989년과 1993년 두 차례 터너상 후보에 올랐다. 현재 그의 작품은 세계 주요 미술관에 소장돼 있으며, 동시대 가장 중요한 현대미술가 중 한 명이다.이번 전시에는 1960년대에서 현재에 이르기까지 시기별 대표작과 신작을 아우르는 회화, 드로잉, 조각 등 70여 점을 전시해 그의 예술적 여정을 전체적으로 조망한다.작가를 대표하는 ‘빛의 벽 Wall of Light’, ‘랜드라인 Landline’ 연작을 비롯하여 작가 활동 초기인 1960년대의 구상작품, 정밀한 선들이 교차하는 구성의 1970년대 구조적인 격자(Supergrid) 회화, 캔버스 패널 안에 또 다른 패널을 배치하는 인셋(inset) 기법을 활용한 1980년대의 대형 회화, 그 밖에 수채화, 연필 드로잉, 디지털 프린트 등 작가의 작품세계에 다층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다양한 작품들이 소개된다.특히 이번 대구미술관 전시를 위해 제작한 4m 높이의 기념비적인 대형 철 조각 ‘대구 스택(Daegu Stack)’과 작가 특유의 풍부한 색채로 도색한 알루미늄 프레임을 층층이 쌓아 올린 ‘38’을 미술관 야외 공간과 어미홀에 각각 설치해 처음으로 선보인다.대구미술관은 “이번 전시는 션 스컬리의 깊이 있는 예술세계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자리”라며 “현대 추상회화의 역사를 만들어 가고 있는 거장 션 스컬리의 풍부한 색채, 구조, 그리고 시적 감수성이 어우러진 작품 세계를 경험하는 좋은 기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5-03-18

문화캘린더(3월 17∼23일)

포항 클래식 채움아트커뮤니케이션 ‘꿈 채움’- 예술꿈나무 장학기금 마련 연주회 (3월 29일) 포항문화예술회관 소공연장│입장료: 전석 1만원│문의: 010-9042-5774 전시 꿈틀로 작가전 ‘아홉번째 봄’ (3월 6일~3월 31일) SPACE 298│입장료ㅣ무료│문의: 054-289-7872 안동 전시 배리어프리 초대기획전 ‘안아줄게요’ (2월 14일~3월 22일)안동문화예술의전당 상설갤러리│입장료: 무료│문의: 054-840-3600 공간활성화지원사업 ‘솔묵회 한국화전-안동팔경전을 그리다’ (3월 19일~3월 29일) 안동문화예술의전당 34갤러리│입장료: 무료│문의: 054-840-3600 구미 클래식 2025 신춘음악회 KBS대구 포시즌 특집 ‘봄’ - 2025 구미 아시아 육상경기 선수권 대회 성공개최 기원 (3월 22일) 구미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 │초등학생(만7세) 이상 입장가능 │무료 공연(온라인 예매 시 수수료 2000원 발생)│예매문의: 054-480-4567, 공연문의 054-480-4565 대구 클래식 금난새의 11시 데이트(3월) (3월 18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입장료: 전석 1만원│문의: 053-430-7667~8 신창용 피아노 리사이틀 (3월 2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챔버홀│입장료: 전석 2만원│문의: 053-430-7700 합창 대구시립합창단 제174회 정기연주회 ‘칸타타, 호모 심비우스’ (3월 20일)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입장료: 1만원~1만6천원│문의: 053-430-7743 오페라 대구오페라하우스 2025년 첫 시즌 공연 메타오페라 ‘Amopera(아모오페라)’ (3월 22, 23일) 대구오페라하우스│입장료: VIP 7만원, R석 5만원, S석 3만원, A석 2만원│문의: 1661-5946 * 주최 측의 사정에 따라 취소, 연기, 변경될 수 있습니다. * 입장료는 정가 기준으로 표기되어 있습니다. 할인 금액 등은 주최측에서 확인해 주시길 바랍니다. /박정은 객원기자

2025-03-17

1960~70년대 문인들의 삶과 문학세계

한국 현대사를 관통해 온 원로 문학평론가 염무웅(84) 영남대 명예교수가 포항에서 독자들과 만나는 시간을 갖는다. 포항 문학전문 서점 책방 수북(포항 북구 장량로 174번길 6-15·대표 김강)은 오는 27일 오후 5시 문인 초청 강연회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 행사의 스물네 번째 순서로 염무웅 영남대 명예교수를 초청해 문학과 삶에 관해 평론가와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한다.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 행사는 2022년 12월부터 매달 문단에서 주목받고 있는 작품의 작가를 초청해 작가와 문학 그리고 사회에 대한 담론을 북토크와 강연회 형식으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까지 소설가 정지아, 백가흠, 천운영, 방현석, 박지음, 장정희, 안보윤, 시인 문태준, 임재정, 이산하, 고명재, 김해자, 김민정, 박연준, 번역가 김석희, 서평가 김미옥 등 문단에서 쟁쟁한 작가들이 다녀갔다. 이번에 만날 염무웅 평론가는 1964년 경향신문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으로 데뷔한 뒤 창작과비평 대표, 민족예술인총연합 이사장,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을 역임하며 2021년 제2회 이육사 상을 비롯해 2018년 은관문화훈장, 2011년 대산문학상, 2005년 현대불교 문학상 등을 수상한 한국문학계의 거장이다. 작년 12월에는 비평 활동 60년을 기념하는 평론집 ‘역사 앞에 선 한국문학’(창비)을 펴냈다. 9년 만에 상재한 이 평론집에는 1960~70년대에 작품 활동을 시작한 문인들의 궤적을 함께 따라오며 곁에서 지켜본 그들의 삶과 문학 세계와 함께 민족문학작가회의 이사장, 겨레말큰사전남북공동편찬사업회 이사장, 국립한국문학관 초대 관장 등을 역임하며 품어온 사유들을 명징하게 기술하고 있다. 염무웅 평론가 김강 책방수북 대표는 “이번 ‘작가와 함께 수북수북’은 한국의 대표적인 지성이자 우리 문학 비평의 살아있는 역사인 염무웅 평론가가 비평 활동 60년을 기념해 출간한 새 평론집 ‘역사 앞에 선 한국문학’으로 독자들과 만나는 자리”라며 “그가 9년 만에 선보이는 이번 평론집은 단순히 작가와 작품에 대한 경의를 넘어서, 한국문학에 대한 깊은 애정과 치열한 탐구, 그리고 애정 어린 경륜이 담긴 책이다. 이를 통해 많은 독자들이 염무웅 평론가의 이야기를 직접 들을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김용락 시인의 사회로 진행되는 이번 행사에서는 ‘역사 앞에 선 한국문학’을 주제로 염무웅 평론가는 우리 문학사에 획을 그은 사건들을 현장에서 경험한 일과 출판계와 문단의 생생한 일화를 관객들에게 직접 들려줄 예정이다. 자세한 내용은 책방 수북 카카오톡 채널과 도서출판 득수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며 사전 접수 후 참여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7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 동참 다음 주자로 경북연구원 지명

(재)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은 최근 보건복지부와 한국보건복지인재원이 주관하는 ‘인구문제 인식개선 릴레이 캠페인’에 참여했다. 이번 캠페인은 저출생·고령화 등 인구문제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높이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진행되는 전국적인 캠페인으로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경상북도개발공사의 지목을 받아 동참했으며 다음 주자로 경북연구원을 지명했다. 경북여성정책개발원은 올해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해 온종일 돌봄 환경을 조성하는 사업과 일과 생활이 조화를 이루는 문화 정착을 위한‘일·생활균형지원센터’의 개소를 추진하고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정책과 사업을 통해 아이를 낳고 키우기 좋은 환경을 마련하고, 경력 보유 여성의 경제활동 참여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또한, 경북도의‘저출생 부담 타파 4대 문화 운동’에 적극 동참하는 방안으로 다양한 가족 형태를 존중하는 문화 조성, 육아에 친화적인 직장 환경 구축, 일·생활 균형 실천 확산 등 사회적 인식 개선에도 앞장서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을 이어가고 있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이번 캠페인을 통해 지역민들이 인구문제에 대한 인식을 더욱 높이도록 힘쓰고, 저출생 극복을 위한 실효성 있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나가겠다”며 “앞으로도 돌봄과 일·가정 양립을 지원하는 다양한 사업을 통하여 인구문제 해결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7

‘2025 꿈의 무용단’ 공모 선정 포항문화재단 5년간 4억 확보

(재)포항문화재단(대표이사 이상모)이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이 주관하는 ‘2025 꿈의 무용단 운영 사업’ 공모에 선정돼 5년간 총 4억 원의 사업비를 확보했다. 꿈의 무용단은 단순히 춤을 가르치는 것을 넘어, 아동·청소년들이 춤을 매개로 자신의 내면을 탐색하고, 서로 협력하며 공동체성을 함양하도록 돕는 문화예술 교육 사업이다. 포항문화재단은 이번 선정을 통해 지역 아동·청소년들에게 수준 높은 무용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창의적인 예술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운영 13년 차를 맞이하며 지역 사회에 큰 감동을 선사해 온 꿈의 오케스트라에 이어 꿈의 무용단을 새롭게 출범시키며, 꿈의 예술단 내 오케스트라와 무용단 두 개를 동시에 운영하는 경북 최초의 기관으로서 문화예술 교육 분야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됐다. 이는 포항 지역 문화예술 교육의 위상을 한층 더 높이는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김성한 꿈의 무용단 포항 무용감독 이번 꿈의 무용단 포항은 학업과 경쟁에 지친 아동·청소년들이 자신의 내면을 표현하도록 돕는 교육에서 시작할 예정이다. 자아 존중, 자기 이해, 소통, 공동체 의식 함양을 목표로 청소년의 능동적 성장과 문제 해결 능력 향상을 지원한다. 김성한 무용감독은 프랑스 니스 대학원과 성균관대학교 대학원에서 무용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으며, 2002년부터 세컨드네이처 댄스컴퍼니를 통해 다수의 공연을 제작해왔다. 다년간 꿈의 댄스팀, 꿈의 무용단 총괄 책임자를 역임하며 청소년 예술 교육에 헌신해 온 김성한 감독은 폭넓은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이번 꿈의 무용단 포항을 이끌 예정이다. 이상모 포항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꿈의 무용단 선정은 포항 지역 아동·청소년들의 숨겨진 예술적 잠재력을 발굴하고, 그들의 건강한 성장과 행복한 미래를 지원하는 데 실질적으로 기여할 것”이라며 “앞으로 5년 이상 지속될 이번 사업을 통해 지역 문화예술 교육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아이들이 꿈과 희망을 마음껏 펼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포항문화재단은 앞으로 ‘꿈의 무용단’을 통해 지역의 문화적 특색을 반영한 다채로운 무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지역사회와 긴밀하게 연계한 다양한 공연 및 예술 활동을 적극적으로 펼쳐나갈 예정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6

‘격변의시대’ 변화와 갈등을 담아내다

이강소, 박현기, 최욱경, 변종곤 등 오늘날 실험미술의 거장으로 불리는 작가들의 작품이 대구미술관에서 열리는 기획전시 ‘대구미술 1980-1989: 형상의 소환’을 통해 선보이고 있다. 오는 6월 22일까지 2, 3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1980년대 대구미술의 다양한 활동과 작품을 통해 당시의 문화적 변화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1980년대 한국 사회는 정치적 격변기를 겪으며 민주주의의 발전과 경제 성장을 이뤘고, 이로 인해 다양한 갈등과 변화가 나타났다. 대구 미술계는 회화 분야에서 두드러진 변화를 보였으며, 은유, 비유, 상징, 표현 등의 다양한 방식을 통해 예술과 삶이 소통하는 새로운 조형 의식과 소통 방식이 형성됐다. 이번 전시는 대구미술관 개관 10주년을 기념해 시작된 주제 발굴전인 대구포럼의 네 번째 전시로서, 1980년대의 사회적 전환기에 주목한다. 당시 대구 미술계가 펼친 다양한 활동을 당시 지역에서 제작되고 발표된 작품들과 함께 살펴보며, 형식주의와 개념미술이 주도하던 국내 화단에 ‘형상’을 통한 상징과 표현으로 영감과 활기를 불어넣었다. 당시 대구미술은 단순한 예술적 표현을 넘어, 시대의 변화와 갈등을 담아내는 중요한 매체로서 기능했으며, 이는 오늘날에도 큰 의미를 지니고 있다. 1980년대는 유신정권 종식 후 신군부가 등장했으나, 수많은 희생을 대가로 민주주의가 발전했다. 동시에 경제 성장과 개발이 가속화되면서 사회 내부에는 다양한 갈등과 변화가 존재했다. 이번 전시는 ‘실험과 행위’, ‘비판과 은유’, ‘표현과 상징’의 세 개 섹션으로 구성된다. ‘실험과 행위’(3전시실)에서는 1970년대 집단운동의 열기가 가라앉은 이후, 1980년대에 실험미술의 정신과 태도가 성숙하고 개성적인 양식으로 발전해 나간 과정 속 작품들을 선보인다. 이강소와 박현기의 작업에서 시각과 지평의 확장을, 최욱경과 권영식의 작업과 황현욱의 전시 기획에서는 지역 미술계의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자세를 확인할 수 있다. ‘비판과 은유’(2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초반 민중미술과 신구상미술 등 정치적, 사회적 메시지를 은유적 형상으로 풀어낸 작품들을 조명한다. 노원희, 박용진, 송광익, 양호규, 정하수 작가가 참여한 이 섹션은 현실 비판을 상징적 방식으로 표현한 작품을 통해 당시 사회의식을 고찰한다. ‘표현과 상징’(2전시실)에서는 1980년대 대구미술의 창작 태도와 조형 방법에서의 다양하고 폭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준다. 김광배, 김창영, 노태웅, 박일용, 변종곤, 이국봉, 정병국, 정일, 홍창룡은 기성세대와 달리 시각적인 사실성을 추구하면서도 주제 의식의 측면에서 뚜렷하게 리얼리즘을 추구하는 성향을 드러냈다. 이들의 공통적인 관심사는 눈앞 삶의 현장에서 인간과 실존의 진실을 찾고자 하는 것이었다. 이번 전시는 회화, 판화, 영상 등 70여 점의 작품과 함께 관련 아카이브, 1980년대 주요 역사 및 대구 미술계 연표를 소개한다. 전시에 객원 큐레이터로 참여한 김영동 미술평론가는 “이번 전시는 1980년대 대구 미술계의 흐름을 조명하며, 당시 작품들이 전국적 상황과 어떻게 다른지 비교하고 지역 미술의 자산과 자생력을 확인하는 기회를 제공한다”면서 “다양한 표현 방식을 통해 미술의 지평을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6

“시와 밥 사이를 헤매며 혹독한 지금을 뚫고 나가는 희망의 불사조”

신경용사진 시인의 첫 시집 ‘시간의 강 위에 피어난 불꽃’(북랜드)이 출간됐다. 신 시인은 계간 ‘문장’을 통해 작품 활동을 시작했으며, 자신만의 개성적인 감각과 체험의 깊이가 담긴 내용과 직선적이고 단순한 형식을 추구하며 고유한 시 세계를 구축해 왔다. 현재 사회복지법인 금화복지재단 이사장인 신 시인은 지난해 5월 수필가로 먼저 문단에 등단해 수필집 ‘금화의 노래’를 펴낸 바 있다. 이번 시집에서는 신 시인의 유년 시절의 슬픈 이야기와 사모곡, 성공과 좌절 속에서도 교육사업을 일으킨 노정, 비슬산을 둘러싼 수필가, 시인으로서의 따스한 시선에 대한 인간적 정서가 아름다운 시어에 녹아 있다. 특히 감성적 서정시의 빼어난 형상화는 주목할 만한 성취를 이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시인의 시는 설움과 고통과 외로움이 흥건하지만, 오뚝이 정신으로 다시 일어서서 걸어가는 힘이 있다. 모호하지 않고 단순하며 직유적임에도 오히려 이런 점이 주제를 명료하게 해 공감이 더 깊고 울림이 크다. 직선적인 시적 기술로 농밀한 시어를 통해 타인과의 공감을 끌어내는 강한 힘이 신경용 시의 장점이다. 김동원 문학평론가는 신 시인의 시를 “국밥처럼 뜨거운 김이 오르는”, “외로운 울음소리가 들리는”, “찬 겨울 골목을 서성이는 붉은 노을의 시”라고 평가했다. 또한 “눈물 젖은 빵을 먹은 자의 설움이자, 생의 쓸쓸함을 너무 일찍 알아버린 고독한 시”라며, “꿈과 욕망이 뒤엉켜 현실로 드러나는” 신 시인의 시는 “시와 밥 사이를 헤매며 혹독한 지금을 뚫고 나가는 희망의 불사조”라고 말했다. 신 시인은 시집의 표제작인 ‘침몰하지 않는 배’에서 “나는 침몰하지 않는 배/실패의 능선을 넘어 검은 구름을 지나/폭우가 쏟아져도 뚫고 나가리/군데군데 피 맺힌 상처들 만나도/꺼꾸러지지 않으리/슬픔과 고통을 모두 안고 생을 건너리”라며 어떠한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는 강인한 의지를 표현했다. 신 시인의 시는 오랜 체험과 농밀한 시어로 생활과 정서를 잘 버무려 타인과의 공감을 목적으로 하며, 좋은 시는 리듬이 중요하듯 그의 변주는 음악적이다. 최근 그의 시작(詩作)의 경향은 익숙함에서 새로운 비밀을 찾는 쪽으로 옮겨가고 있으며, 단순하고 심플한 구도에서 시의 요체가 드러난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인은 드라마틱한 시인의 인생 역전을 노래한 61편의 시편을 1부 ‘늘푸른실버타운’, 2부 ‘어릴 적 나는’, 3부 ‘비슬산 참꽃’, 4부 ‘가을 당신’, 5부 ‘지혜의 문’등 총 5부에 나눠 생생하게 실었다. /윤희정기자

2025-03-13

어느날 이름이 도망쳤다… 존재권을 상실한 인간

이정희 위덕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 현대 일본 문학을 대표하는 작가 중 한 명인 아베 코보(1924∼1993)의 출세작 ‘벽’(이정희 번역, 마르코폴로)이 새롭게 복간됐다.‘벽’은 25년 전 소량 번역 출판돼 희귀본이 된 1951년 제25회 아쿠타가와상 수상 작품집이다. 지난 2000년 한국어판으로 처음 나왔으나 오랫동안 절판 상태였다가 이번에 재발간이 결정됐다. 출판에 앞서 알라딘이 북펀딩을 시작해 단 며칠 만에 목표액을 달성한 것을 봐도 국내 아베 코보 팬들이 복간을 얼마나 간절히 원했는지 알 수 있다. 역자인 이정희 위덕대 일본언어문화학과 교수는 이번 복간에서 수록 작품 중 화자의 말투를 오리지널 원서에 가깝게 경어체로 환원시키는 오류를 바로잡았다고 말했다. ‘S. 카르마씨의 범죄’의 주인공은 어느 날 아침 갑자기 자기 이름이 도망친 것을 알게 된다. 이 순간부터 그는 관습으로 포장된 현실 세계에서 존재권을 상실한다. 존재권을 상실한 인간, 그것은 현실 세계에선 범죄자가 아니면 미치광이 외에는 없다. 주인공은 당연히 읽는 독자들의 시선에 따라 세상으로부터 그 존재를 모두 강탈하려고 하는 흉악 범죄자나 미치광이로 비치게 된다. 존재권을 상실해 어디에도 귀속되지 못한 주인공의 눈에는 현실 세계가 더없이 기상천외하고 부조리한 덩어리로 비친다. 자신과 타인이 서로 각각 또 하나의 자신 혹은 타인으로 변신하는 주인공은 현실 세계 속에서 살고 있으되 자신의 명함이나 번호로 존재하고 사랑하는 소녀는 마네킹 인형으로 변신한다. 이것은 카프카 이상으로 카프카적인 그로테스크한 세계다. 이 때문에 아베 코보는 ‘일본의 카프카’로 평가되기도 한다. 그러나 아베 코보는 카프카의 아류가 아니다. 아베 코보의 독창성을 알기 위해선, 독자는 꼭 카프카와 아베 코보를 비교해 본질적인 차이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 아마도 카프카에 비해 아베 코보의 작품이 훨씬 가볍고 밝은 인상을 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아베 코보의 가벼움 내지 밝음은 그의 주인공이 현실 세계의 존재권을 상실해도 그다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는다는 것에 있으며, 주인공은 상실에 대해 그 어떤 향수도 느끼지 않는다. 사람들은 우연한 계기로 저마다 벽의 세계로 들어간다. 그곳은 인간의 생활과 우주의 법칙이 교차되는 장소이지만 어느 순간 벽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베 코보가 ‘마법의 분필’로 벽을 그리면 벽은 존재한다. 작품집 ‘벽’에는 ‘S. 카르마씨의 범죄’, ‘붉은 누에고치’, ‘홍수’, ‘마법의 분필’, ‘바벨탑의 너구리’, ‘사업’ 등 모두 6편의 중단편이 수록돼 있으며, 책의 말미에 역자 이정희 교수의 ‘일본 현대문학의 기수, 아베 코보의 문학 세계’가 실려 있어 독자의 소설 읽기를 돕는다. 역자인 이정희 교수는 일본 쓰쿠바대학에서 아베 코보 연구로 석사, 박사학위를 취득한 한국 최초 아베 코보 연구자다. 아베 코보의 장편소설 ‘타인의 얼굴’을 번역하기도 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3

경북여성정책개발원, '2025 경상북도 양성평등정책 지원사업' 실시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 /경북여성정책개발원 제공 경북여성정책개발원(원장 하금숙)이 양성평등 문화 확산과 저출생 문제 해결을 위한 ‘2025 경상북도 양성평등 정책 지원 사업’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 이번 사업은 경북도 내 양성평등 의식을 제고하고 도농 간 인식 격차를 해소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으며, △‘경북 한 바퀴 찾아가는 양성평등교육’△‘풀뿌리단체 양성평등 활동 지원 사업’ ‘농촌 특화 다양성 존중 교육’ 등 세부 프로그램으로 구성됐다. ‘경북 한 바퀴 찾아가는 양성평등교육’은 기존의 획일적인 교육 방식을 탈피해 생애 주기별 맞춤형 교육을 도입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올해는 아동을 주요 대상으로 선정해 조기 교육을 강화함으로써 양성평등 의식을 아동기부터 형성할 수 있도록 하고, 향후 점진적으로 교육 대상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풀뿌리단체 양성평등 활동 지원 사업’은 지속 가능한 양성평등 사회 구축을 목표로, 지역 내 풀뿌리단체의 역량을 강화하고 실질적인 변화를 이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올해는 경북도의 ‘저출생과의 전쟁 시즌 2’에 발맞춰 지원 규모를 확대하고, 성과가 우수한 단체를 선정해 시상함으로써 동기 부여를 강화할 예정이다. ‘농촌특화 다양성 존중 교육’은 경북 농촌지역 내 양성평등문화 확산과 인식 개선을 위한 맞춤형 프로그램으로, 이장, 청년 농부 등 농업 관련 직업군을 대상으로 양성평등인식 개선 교육, 다문화 이해 교육, 세대통합 교육 등을 체계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의 신청 접수는 14일부터 시작되며, 세부 사항은 경북여성정책개발원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하금숙 경북여성정책개발원장은 “저출생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전반의 양성평등의식 향상이 무엇보다 중요하며, 특히 농어촌지역에서의 양성평등문화 확산이 더욱 요구된다”며 “이를 위해서는 지역사회의 자발적 참여와 함께 체계적인 교육, 지속적인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3

또 하나의 해학… ‘안동 하회탈 판화전’

안동 하회탈은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그 웃음 뒤에는 깊은 슬픔과 한이 서려 있다. 하회별신굿에서는 이 탈을 쓰고 양반들의 위선과 부패를 비판하고, 서민들의 삶의 희로애락을 표현했다. 이처럼 탈은 단순히 표정을 가리는 도구가 아니라, 그 안에 날카로운 비판과 풍자가 내재돼 있다. 이러한 한국적인 해학은 익살스러움을 통해 사회 모순을 지적하며, 우리 민족 고유의 감정과 문화를 나타낸다. 안동 하회세계탈박물관(관장 김동표)이 10일부터 26일까지 특별전시실에서 ‘일곱 번째 안동 하회탈 판화전’을 열고 있다. 이번 전시는 안동시의 사립 박물관 운영 지원 사업으로 진행되는 전시다. 김상구, 다미아노 박, 민경아, 이언정, 정승원, 홍승혜 등 작가 6명이 칼로 목판에 하회탈을 새긴 한국 풍경을 해학적으로 재해석한 작품 35점을 내걸었다. 목판화 기법, 실크스크린 기법 등을 활용한 색다른 하회탈 작품들이다. 서울·경기, 광주, 프랑스에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작가들은 안동 하회마을을 직접 찾아 하회별신굿 탈놀이를 관람하면서 각자의 시각으로 하회탈을 해석했다고 한다. 하회탈의 아름다움과 특별한 조형미를 작가의 눈으로 재창조해 또 하나의 예술품으로 승화했다는 평가다. 판화 전문 작가 김상구 작가는 1960년대 판화에 입문해 50여 년간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회탈과 한국 전통 건축물 단면을 간결하고 탄력적으로 구성해 조형의 내면을 들여다본다. 이번 전시에서도 한옥과 탑, 하회탈 특징을 압축한 목판화를 선보인다. 하회마을 입구에 위치한 하회세계탈박물관은 1995년에 개관한 한국 최초의 탈 전문 박물관이다. 하회마을에서 전승되는 하회별신굿탈놀이 탈뿐만 아니라 국내외의 여러 가지 탈들을 수집, 전시하고 있다. 상설전시실 5개 관과 특별전시실 1개 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전시실 내에는 탈 써보기, 탈 트릭아트, 탈 캐릭터 본뜨기, 포토존, 탈 도장 모으기 등 무료 체험 공간도 마련돼 있어, 박물관을 좀 더 즐겁고 풍성하게 즐길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1

포항문화원 상반기 문화학교 개강 “시민 문화향유 기회 확대”

포항문화원(원장 박승대)이 지역 주민들의 문화 향유 기회를 확대하기 위해 2025년 상반기 문화학교 강좌를 개강했다. 이번 문화학교에서는 전통과 현대를 아우르는 15개 강좌가 운영되며, 시민들에게 다양한 배움의 기회를 제공한다. 포항문화원 문화학교는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화학교의 지역문화학교로, 매년 상·하반기로 개최되고 있다. 문화원 측은 시민들을 대상으로 우리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를 높이기 위해 올해로 33년째 다채로운 사회문화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호평받고 있다. 이번 상반기 강좌에는 한문서예, 한글서예, 판소리와 남도민요, 논어, 한문으로 배우는 포항문화, 명심보감 등 전통문화 강좌를 비롯해, 미술, 캘리그라피, 스마트폰 활용, 노래교실, 하모니카, 숲 이야기 등 현대적인 예술 강좌도 포함된다. 또한, 건강과 여가를 위한 요가테스, 라인댄스 등의 강좌도 개설돼 시민들이 다양한 취미와 관심사를 탐색할 수 있도록 했다. 박승대 포항문화원장은 “문화학교를 통해 시민들이 생활 속에서 문화를 가까이하고, 배움을 통해 삶의 질을 높일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수강생 최현석(71·포항시 북구 용흥동)씨는 “이번 문화학교 강좌를 통해 제가 몰랐던 새로운 분야를 배울 수 있어서 매우 만족스럽다. 또, 같은 관심사를 가진 사람들과 교류하면서 사회적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 있는 시간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포항문화원에서 진행되는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여하여, 제 자신의 역량을 강화하고, 문화예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싶다”고 말했다. 강좌는 3월 4일부터 6월 30일까지 진행되며, 수강 신청은 포항문화원 홈페이지 및 방문 접수를 통해 가능하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1

‘작지만 가까운 별들: 별밤’ 포항시민합창단 공개방송

노래를 사랑하는 포항시민들로 이뤄진 순수 아마추어 혼성합창단인 포항시민합창단(단장 박규환·지휘 김상권)이 오는 15일 오후 5시 경상북도교육청문화원 대공연장에서 ‘작지만 가까운 별들 별밤 공개방송’이라는 제목으로 제3회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40여 년간 세대를 초월해 사랑받아 온 MBC 문화방송의 라디오 심야 음악 프로그램 ‘별이 빛나는 밤에’의 공개방송 형식을 차용해 기획됐다. 이를 통해 출연자와 단원 간의 거리를 없애고, 관객과 단원들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새로운 양식의 공연문화를 선보일 예정이다. 포항시민합창단은 그간 첫 번째 정기공연 ‘가족이라는 이름, 첫 번째 가족사진’, 두 번째 정기공연 ‘인생’ 등 두 번의 정기연주회를 기획해 발표했다. 가족과 사람, 사랑, 그리움 등 평범한 사람들의 삶과 사랑을 주제로 따뜻하고 유쾌한 공연을 해왔다. 이번 세 번째 공연 역시 청춘과 그리움, 삶과 사랑 등 우리 주변의 소소하지만 따뜻한 이야기들을 노래극 형식의 공연으로 담을 예정이다. 노래와 소통이 어우러진 라디오 공개방송 ‘별이 빛나는 밤에’의 작은 미니 콘서트 형식을 차용해 DJ 역할인 ‘별밤 지기’로는 포항시립연극단원 하지희 배우가, PD에는 김민철 배우가 출연한다. 박규환 포항시민합창단장 공연에서는 참여한 단원들과 공연 당일 관객들이 직접 보내온 사연들을 소개하며, 잔나비(최정훈)의 ‘작전명 청춘’을 시작으로 조용필, 이문세, 김광석, 송창식, 이상우 등 당대를 풍미했던 가수들과 요즘 세대들이 사랑하는 다비치, 하림의 노래 ‘사랑이여’, ‘단발머리’, ‘그녀를 만나기 100m 전’ 등을 연주곡으로 선정해 무대를 구성했다. 또한, 당대를 살아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사연과 연극이라는 형식에 담아내어 모든 세대가 함께 공감하고 즐길 수 있는 알찬 연주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박규환 포항시민합창단장은 “7080세대에게는 아련한 추억을, 레트로 감성을 즐기는 MZ 세대에게는 신선한 감동을 전할 수 있는 무대를 준비했다”며 “잠시나마 마음의 여유를 찾는 시간이 되시길 바란다”라고 전했다. 포항시민합창단은 음악을 사랑하는 시민들로 구성된 아마추어 합창단으로서 2017년 창단 이후 정기 공연을 비롯한 크고 작은 공연에서 아마추어 합창단 이상의 무대를 보여주고 있으며 20대부터 60대까지 다양한 세대 40여 명이 활동하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1

쇼팽의 ‘에튀드’ (기술과 예술을 동시에 다루는 피아노 필수곡)

박정은 객원기자 쇼팽의 ‘에튀드’는 피아노 전공생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할 필수 곡이다. 예술학교와 대학 입시곡, 콩쿠르 지정곡 등에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며, 피아노 전공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에튀드’는 프랑스어로 ‘연습곡’이라는 뜻으로, 기술적으로 매우 어렵고 실력에 대한 변별력이 확실하여 각종 실기시험에서 활용된다. 17세기 이전부터 존재했던 에튀드는 초기에는 단순히 악기의 기교 숙달을 위한 목적이었지만, 쇼팽의 ‘에튀드’는 연습곡이면서도 표현력을 키워주는 예술성을 겸비했다. 이로 인해 ‘에튀드’는 독립적인 연주곡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아 연주회 프로그램으로도 손색없는 레퍼토리가 되었다. 이후 등장한 ‘에튀드’들도 쇼팽의 영향을 받아 연습용보다는 연주용으로 작곡되어 섬세한 분위기나 감정의 표현력을 요구하게 되었다. 쇼팽의 ‘에튀드’는 총 27곡으로 이루어져 있다. Op(작품번호).10의 12곡과 Op.25의 12곡, 그리고 3개의 작은 에튀드들로 총 세 묶음으로 나뉜다. Op.10의 곡들은 1829년부터 1832까지 작곡이 되었고, 1833년 출판되었으며, 당시 친한 친구였던 프란츠 리스트에게 헌정되었다. Op.25의 연습곡들은 1832부터 1836까지 작곡되어 1837년에 출판되었고, 리스트의 애인인 마리 다구에게 헌정되었다. 3개의 작은 에튀드는 1839년에 작곡되어 1840년과 1841년에 출판되었으며, Opus 번호 없이 비교적 연주빈도가 낮아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이다. 쇼팽의 에튀드는 평론가나 음악가들이 만든 부제가 널리 쓰이는데, 이 부제들은 쇼팽의 작곡 의도와 무관하다. 그러므로 연주자는 부제 대신 작품 번호를 쓰는 게 바람직하다. 물론 부제의 시도가 완전히 의미 없다고는 볼 수 없다. Opus.10의 12번째 곡에 붙여진 ‘Revolutionary’(혁명)라는 부제는 세계적으로 오래전부터 사용됐는데, 당시 평론가들이 작곡된 시기에 폴란드 혁명의 영향을 받았으리라고 짐작해서 붙인 이름이다. 이처럼 세계 공통으로 사용되는 부제들에는 Opus.10의 8번 곡 ‘햇빛’, Opus.25의 9번 곡 ‘나비’, Opus.25의 11번 곡 ‘겨울바람’, Opus.25의 12번째 곡 ‘대양’ 등이 있다. 놀랍게도 한국에서만 통용되는 부제들도 있다. Opus.10의 첫 번째 곡 ‘승리’, Opus.10의 4번째 곡의 ‘추격’이 그러하다. 이렇게 한국에서만 사용되는 별칭은 놀랍게도 2004년 한 네티즌이 임의로 작성한 것으로 밝혀졌다. 정작 본인은 개인적으로 업로드한 부제들이 통용되는 줄을 2010년대까지 모르다가 뒤늦게 알게되어서 놀랐다고 한다. 그렇기에 당연히 해외에서는 이러한 별칭들을 들어본 적도, 이해할 수도 없다. 한국에서만 이 별칭들로 의사소통하는데 문제가 없을 뿐이다. 하지만 작품번호나 조성으로 곡을 칭하는 것이 어색하고 어려울 수밖에 없는 비전공자들에게는 통용되는 부제를 사용하는 것은 한국 클래식 음악의 대중화에 크게 도움이 되기도 한다. 쇼팽 ‘에튀드’는 비전공자들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소위 말하는 ‘흑건’, ‘승리’, ‘혁명’은 어느정도 실력이 되는 비전공자들에게도 자주 연주되는 곡들이다. 많은 사람들이 쇼팽 ‘에튀드’의 입문곡을 궁금해한다. 다수의 피아니스트들이 난이도를 매기긴 했지만, 통상적으로는 Opus.10의 3번과 9번이 느린 템포이기에 비교적 쉬운 편에 속한다. 헨레(독일의 원전악보 출판사) 공식 홈페이지에서 쇼팽 ‘에튀드’ 책을 찾아 들어가보면 헨레에서 자체적으로 붙인 난이도표를 볼 수 있다. 곡의 난이도는 연주자들 손의 신체적 특징이나 실력 등의 이유로 다 다르고 주관적일 수밖에 없지만, 이러한 자료들이 에튀드를 연주하고자 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개인적으로 Op.10-5, 이른바 ‘흑건’과 Op.25-12, ‘대양’을 추천하고 싶다. 두 곡 모두 기술적인 도전 요소가 있지만, 그만큼 아름다운 표현력과 감정이 담겨 있어 연주자들에게 큰 만족감을 안겨준다. 피아노 전공자든 비전공자든, 쇼팽의 ‘에튀드’를 연주해보는 것은 피아니스트로서 음악적 여유와 역량을 확장하는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다.

2025-03-10

대구, 한·중·일 ‘클래식 음악’으로 물들다

대구콘서트하우스(DCH)가 직접 초청한 일본의 ‘더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 공연과 중국의 ‘상하이 콰르텟’ 공연이 오는 15일과 16일 오후 5시에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열린다. 이는 대구콘서트하우스 상반기 최대 축제인 ‘DCH 앙상블 페스티벌’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DCH 앙상블 페스티벌’의 부제인 ‘Dear. Amadeus(디어 아마데우스·친애하는 아마데우스 모차르트’에 따라 더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는 모차르트의 오페라 서곡을, ‘상하이 콰르텟’은 ‘현악 사중주 19번 C장조, K.465’를 연주한다.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 앙상블은 일본 최초의 클래식 콘서트 전용 공연장인 오사카 심포니 홀 개관 40주년을 기념해 2022년 창단된 금관 앙상블이다. 오사카와 간사이 지역을 대표하는 연주자들이 ‘음악의 힘을 재발견하자!’, ‘어른과 어린이가 함께 즐길 수 있는 콘서트를 만들자!’라는 뜻을 모아 결성한 단체다. 오사카 심포니 홀의 극장장이자 음악 감독을 맡고 있는 지휘자 히로요시 키’는 공연마다 애니메이션, 뮤지컬, 영화음악, 클래식 등 다양한 테마를 선정해 전 세대가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선보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로부터 ‘놀랍도록 격렬하고 빛나는 공연’이라는 평가를 받은 상하이 콰르텟은 1983년 상하이 음악원에서 결성돼 41년이라는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앙상블로, 우아하면서도 인상적인 테크닉을 선보인다. 바이올리니스트 웨이강 리와 비올리스트 홍강 리가 중심으로 창립됐으며, ARD 국제 음악콩쿠르 입장자와 예후디 메뉴힌 국제 바이올린 콩쿠르 우승자를 비롯한 실력파 현악 연주자 네명으로 구성돼 전 세계에 깊은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더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 공연에서는 희극, 오페라의 서곡뿐만 아니라 영화음악 모음곡과 한국·일본의 민요를 편곡한 작품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1부를 슈트라우스 2세의 희극 ‘박쥐’의 서곡으로 문을 연 뒤, ‘모차르트 음악 세계의 총집합체’라고 불리는 오페라 ‘후궁으로부터의 도주’와 ‘극장 지배인’의 서곡을 통해 그의 교향곡이나 협주곡과는 또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이어 고창수가 한국·일본 민요를 편곡한 ‘아리랑과 고추잠자리’와 일본 작곡가 코야마의 ‘관현악을 위한 대만가(大挽歌)’가 연주될 예정이다. 인터미션 후에는 다나카의 ‘We are!’, 미우라 편곡 ‘데몬 슬레이어(DEMON SLAYER)’ 메들리, 영화 ‘사운드 오브 뮤직’ 모음곡을 통해 클래식을 어렵게 생각했던 청중들도 함께 즐길 수 있는 무대를 선사한다. 상하이 콰르텟은 극적인 대비를 통해 심리적 변화를 강조한 베토벤의 ‘현악 4중주 6번 B♭장조 Op.18’로 1부를 시작한다. 이후 ‘DCH 앙상블 페스티벌’을 위해 특별히 선보이는 모차르트의 ‘현악 사중주 19번 C장조, K.465’를 연주한다. 이 곡은 ‘불협화음’이라는 별칭으로 불리는 작품으로, 모차르트가 하이든에게 헌정한 이후 하이든의 작곡에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날 연주에서는 특히 서정적이고 부드러우면서도 섬세한 표현력이 돋보이는 2악장이 펼쳐질 예정이다. 1부의 마지막은 중국 민속 음악 모음곡으로 장식된다. 2부에서는 감정을 더욱 직접적으로 표출하며 인간 존재의 불안과 운명에 대한 철학적 고찰을 담은 낭만주의적 걸작으로 평가받는 슈베르트의 ‘현악 4중주 14번 d단조, D.810 죽음의 소녀’를 연주할 예정이다. 각 단체는 이번 ‘DCH 앙상블 페스티벌’ 축제에서 일본과 중국 출신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이며 각국 예술가의 성장과 문화예술 발전 및 음악창의도시 대구의 국제적 면모를 높이는 데 기여한다. 특히, 공연을 펼치는 심포니홀 슈퍼 브라스 앙상블과 상하이 콰르텟은 대구콘서트하우스가 직접 초청한 실내악 단체로 이번 축제 공연 이후에도 동아시아 3개국의 클래식 예술 발전을 위해 대구콘서트하우스와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갈 예정이다. 박창근 대구콘서트하우스 관장은 “한국, 중국, 일본과 직접 교류하며 최고의 클래식 연주자들의 공연을 대구콘서트하우스에서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이번 공연을 시작으로 대구시립교향악단이 일본 오사카, 히로시마, 후쿠오카에 방문해 공연을 선보이는 등 지속적인 교류로 대구가 세계적 클래식 음악 중심지로 자리매김하도록 힘쓰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10

예술인들 지방 소멸위기 극복 맞손… ‘공익을 위한 나눔展’

65세 이상 어르신 비율이 50%에 달하는 경북 의성군은 전국에서 지방소멸 위험도가 가장 높은 지역으로 꼽힌다. 인구 감소를 막기 위한 다양한 노력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예술인들과 대구백화점이 의성군의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해 손을 맞잡아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백화점이 운영하는 대백프라자갤러리는 의성 신평중학교 총동창회와 함께 의성군의 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예술인들의 첫 번째 공익 후원 행사를 기획했다. ‘지방소멸 위기 극복 프로젝트; 공익을 위한 예술 나눔’ 전시가 오는 11일부터 16일까지 대백프라자점 10층 대백프라자갤러리 전관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는 의성 신평중학교 총동창회(회장 권혁대)가 주최하고 (주)대구백화점이 주관, 경북도·의성군·대구미술협회·경북미술협회·갤러리 희가 후원한다. 의성군의 인구 감소와 지역 쇠퇴 문제를 대외적으로 알리고, 귀농·생활 인구 확대 및 관광객 유치를 위해 마련했다. 전시에서는 고은희, 권우석, 김광한, 김명숙, 김성호, 김재성, 박동조, 박두봉, 박소정, 박영교, 박인주, 서규식, 송선일, 신민주, 안정희, 오승아, 오은희, 옥지난, 이은주, 이태경, 이현주, 장개원, 장민숙, 장예주, 정민재, 조정이 등 26명의 작가가 10~30호 크기의 풍경, 정물, 추상과 도예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총 130점을 전시한다. 행사 기간 중 ‘100만 원 특가전’도 함께 열려, 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신평중 총동창회는 작품 판매를 통해 후원금을 마련해 의성군 ‘고향올래(GO鄕 ALL來) 사업’의 성공적인 추진과 다양한 콘텐츠 개발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이번 전시는 대구에서 시작해 3월 19일~4월 6일 안동 갤러리 희, 4월 12~27일 의성 청학정보화마을센터 등 순회 전시를 이어간다. 권혁대 신평중학교 총동창회장은 “이번 전시를 통해 지방 도시의 위기 해결을 위해 국가 차원의 종합적인 정책이 필요하다는 점을 공론화하고자 한다”면서 “민간 차원에서 지방 도시를 재생할 수 있는 방안을 제시하는 것이 이번 전시의 핵심 목표”라고 말했다. 김태곤 대백프라자갤러리 큐레이터는 “이번 기획 전시는 지방 소멸 지역의 위기를 극복하고자 하는 예술인들의 첫 번째 공익 후원 행사”라며 “작가들의 따뜻한 마음과 지방소멸 극복을 위한 염원이 담긴 이번 전시에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전했다. 전시를 주최하는 신평중학교(의성 신평면 왜가리길 1448) 동창회는 1974년 개교 이후 2007년 폐교까지 5800여 명의 졸업생을 배출한 학교의 동창회로, 고향 사랑과 지역 발전을 위한 자율적 실천을 이어오고 있다. 한편 전시 개막일인 11일 오후 5시 30분부터 갤러리에서는 ‘애플 재즈밴드’의 축하 공연이 열린다. /윤희정기자

2025-03-09

‘디즈니 인 콘서트 :비욘드 더 매직’ 경주 온다

‘디즈니 인 콘서트’가 경주를 찾아온다. ‘겨울왕국’, ‘인어공주’ 등 디즈니의 환상적인 OST(오리지널 사운드트랙)를 오케스트라와 국내 최고 뮤지컬 배우들의 노래로 즐길 수 있는 무대다. 경주문화재단에 따르면, 이번 공연은 4월 30일 경주예술의전당 화랑홀에서 ‘디즈니 인 콘서트:비욘드 더 매직’이 열리며, 한국수력원자력(주)과 경주문화재단이 주최·주관하는 ‘한수원과 함께 하는 문화가 있는 날’의 일환으로 진행된다. 대형 LED 스크린에서 펼쳐지는 사랑스러운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과 함께 환상적인 음악을 감상할 수 있다. ‘디즈니 인 콘서트’는 2021년 첫 선을 보인 이후 꾸준한 사랑을 받아 온 디즈니 공식 라이선스 콘서트로, 대형 스크린에 펼쳐지는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과 국내 최정상급 뮤지컬 배우 4인, 그리고 수준 높은 오케스트라의 완벽한 하모니가 어우러진 라이브 공연으로 매 공연마다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다. 이번 공연은 ‘비욘드 더 매직(Beyond the Magic)’이라는 제목 그대로 디즈니의 마법, 그 이상의 감동을 선사한다. ‘인어공주’, ‘라이온킹’, ‘알라딘’, ‘미녀와 야수’ 등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아온 클래식 명작부터 ‘코코’, ‘모아나’, ‘겨울왕국’ 등 최근 개봉 후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작품까지 디즈니·픽사의 대표 주제곡들이 연이어 펼쳐진다. 특히 2024년 개봉 후 약 36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신드롬을 일으킨 ‘모아나 2’의 대표곡이 라이브 무대로 최초 공개된다. 이번 무대에는 화려한 출연진이 함께 한다. 뮤지컬 ‘오페라의 유령(2023)’의 여주인공 ‘크리스틴’ 역으로 실력과 매력을 모두 입증한 송은혜, 2024년 ‘디즈니 인 콘서트’에 이어 ‘모아나 2’ OST로 강렬한 인상을 남긴 독보적인 목소리의 소유자 이아름솔, 다양한 작품에서 활약하며 뮤지컬계 라이징 스타로 주목받는 김경록, 2023, 2024년 ‘디즈니 인 콘서트’에서 폭발적인 무대 매너로 관중을 사로잡은 이종석이 출연한다. 각기 다른 매력과 개성을 지닌 이들이 하나의 앙상블로 만들어낼 특별한 무대가 관객들을 찾아간다. 연주는 디토 오케스트라가 맡는다. 디토 오케스트라는 지난 2008년 창단한 전문 연주단체로, 장한나, 스티브 바라캇, 유키 구라모토 등 세계적인 아티스트와 호흡을 맞추며 클래식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공연 티켓은 경주문화재단 홈페이지와 티켓링크에서 예매할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09

한동대 환동해지역혁신원 주민 맞춤형 강좌 ‘손끝에서 완성되는 한지찻상’ 성료

한동대학교 환동해지역혁신원이 지역주민들을 위해 마련한 복합문화공간인 파랑뜰에서 진행한 ‘손끝에서 완성되는 한지찻상’ 강좌가 성황리에 마무리됐다. 환동해지역혁신원은 파랑뜰 아카데미를 통해 주민 맞춤형 강좌와 문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한지찻상 강좌 역시 지역혁신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한지찻상 강좌는 글로컬 대학의 자원을 지역 사회와 공유하고 시민들에게 평생교육의 기회를 폭넓게 제공하기 위한 사업으로서 지난 2월 13일부터 3월 6일까지 4회에 걸쳐 시민 15명을 대상으로 한지공예 체험교육을 제공했다. 포항시와 한동대가 지역 밀착형 상생 공간으로 운영 중인 복합문화공간인 환동해지역혁신원 제1캠퍼스 파랑뜰에서 진행된 이번 강좌는 한동대가 주최해 고정숙 한지공예 명인이 강의를 맡았다. 고정숙 명인은 이번 강좌에 참여한 시민 15명에게 전통 공예인 한지공예를 활용해 조선시대 소반(小盤)을 모티브로 한 찻상을 제작하는 과정으로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이번 수업에서는 한지를 활용해 전통 소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작품을 제작했다. 특히 이번 강좌에서는 최근 넷플릭스에서 화제가 된 공기놀이 장면에서 사용된 찻상과 유사한 디자인이 도입돼 전통 공예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윤희정기자

2025-03-09

“12일 엄마까투리 생일파티 오이소”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은 오는 12일 안동 대표 캐릭터 ‘엄마까투리’의 생일을 축하하는 특별행사를 개최한다. ‘엄마까투리’는 고(故) 권정생 작가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애니메이션이다. 진흥원은 지난 2011년 3월 12일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처음 공개한 날을 기념해 캐릭터들 생일로 축하하고 있다. 현재 엄마까투리는 국내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최근 시즌6가 제작돼 EBS를 통해 매주 수, 목요일 오전 7시 30분에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댓글 이벤트와 진흥원 4층 라키비움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온라인 댓글 이벤트는 행사 당일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엄마까투리 공식 홈페이지(www.katuri.co.kr)에서 진행한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회원가입 후 소통마당-이벤트 페이지에서 엄마까투리 생일 축하 메시지를 댓글로 남기면 된다. 댓글 중 선착순 200명에게 엄마까투리 캐릭터 인형(4종 중 랜덤) 1개씩을 증정하며 당첨자에게는 개별 안내를 통해 등록된 주소로 경품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흥원 4층 라키비움에서 ‘엄마까투리와 함께하는 생일 파티’도 열린다. 행사에는 엄마까투리 ‘꽁지’ 인형이 깜짝 등장해 방문객들과 함께 생일 축하 세리머니를 진행하고,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기념 떡을 나눠준다. 참여자들은 ‘꽁지’와 사진도 찍고 캐릭터 밴드 등 작은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06

‘비폭력 저항’이 세상을 바꿀 희망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4년이 흘렀지만, 세계 곳곳에서는 여전히 전쟁과 무력 충돌로 인한 무고한 희생이 계속되고 있다. 군사주의가 지배하는 시대, 힘으로 갈등을 해결하려는 시도는 오히려 더 큰 폭력을 불러오고 있다. 한국 역시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지난 5년간 국방비 예산이 정부 재정의 12~14%를 차지해왔다. 그러나 이러한 군사주의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평화는 여전히 멀리 있다. 이제는 다른 방법을 모색해야 할 때다. 역사 속에서 비폭력으로도 평화를 수호한 사례가 있지 않을까? 덴마크 출신 사회학자 마이켄 율 쇠렌센이 쓴 ‘전쟁 없는 세상’(오월의봄)은 바로 그 해답을 제시한다. 평화주의, 비폭력 시민 저항에 관한 회의론자와의 이 짧은 대화록인 이 책은 군사주의 아닌 평화주의에, 폭력 수단이 아닌 비폭력 수단에, 지배자의 논리를 따르지 않는 시민 저항에 정말로 힘이 있느냐는 가슴속 깊은 우리의 의심을 하나하나 해소해준다. 저자는 200쪽이 채 되지 않는 짧은 분량 안에 비폭력 시민 저항의 이론적 토대와 역사적 사례, 현재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평화주의적 관점, 그리고 구체적인 대안과 실천 방안을 압축적으로 담아냈다. 회의론자의 현실적인 질문들2014“이런 시기에 어떻게 평화주의자가 될 수 있습니까?” “우크라이나에 무장 방어가 아닌 다른 대안이 있습니까?” “비폭력 저항으로 점령자를 몰아낼 수 있습니까?”2014에 대해 저자는 한 사람의 평화주의자로서 차근차근 답변하며, 독자들에게 평화주의와 비폭력 시민 저항을 현실적으로 이해하도록 돕는다. 특히, 이 책은 도덕주의적 차원을 넘어 실용주의적 차원에서 비폭력 저항의 가능성을 탐구한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도 이미 비폭력 저항이 실천되고 있으며, 한국의 평화운동 역시 한국산 무기의 우크라이나 수출 반대,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 반대 등 다양한 연대 활동을 통해 비폭력 저항에 힘을 보태고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그리고 제3국의 시민들이 이미 비폭력 저항을 실천해왔다. 저자는 그러한 저항의 사례들을 함께 아우르며 이러한 움직임이 잘 알려지지 않았을 뿐이라고 짚는다. 전쟁이 어떠한 결말을 맞게 될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전쟁을 마주한 당국의 시민들이 아니더라도 비폭력 저항에 힘을 보탤 다양한 연대 활동의 방법들이 있다. 실제로 한국의 평화운동은 한국산 무기의 우크라이나 수출 및 이전에 반대하는 한편,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에 따른 한국군의 우크라이나 파병 가능성에도 반대 목소리를 높여왔다. 러시아의 병역거부 난민들을 지원하는 활동도 전개 중이다. ‘전쟁 없는 세상’은 군사주의에 대한 믿음을 돌아보고, 비폭력 저항이 만들어낸 과거와 현재의 변화, 그리고 앞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변화들을 알려준다. 폭력에는 폭력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오래된 환상에 균열을 일으키며, 군사력 증강이 평화 수호로 이어지는지, 아니면 폭력의 악순환을 초래하는지 고민하게 한다. /윤희정기자

2025-03-06

나 누굴 살아온 걸까?… 중년의 위기 넘어 진정한 자기찾기

인간 심리를 의식과 무의식의 상호작용 속에서 해석한 카를 구스타프 융은 “마흔이 되면 마음에 지진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중년의 위기는 겉으로는 안정된 삶을 사는 듯하지만 내면은 불안하고 공허한 시기를 의미한다. 이러한 중년의 위기를 ‘진정한 자기를 찾으라는 초대장’으로 해석하며 의미 있고 충만한 삶을 찾아가는 방법을 제시하는 책이 출간됐다. 바로 세계 최고의 융 권위자로 불리는 제임스 홀리스 미국 세이브룩대학교 교수의 ‘마흔에 읽는 융 심리학’(21세기북스)이다. 저자는 마흔 즈음에 찾아오는 위기를 ‘진정한 내가 되라는 내면의 신호’로 해석하며, 이를 무시하지 말 것을 제안한다. 그의 안내를 따르면 타인의 기대나 사회문화적 압박, 트라우마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 진정한 자기 자신을 만날 수 있다. 마흔 이후의 삶은 둘로 나뉜다. 지금껏 살던 대로 살면서 우울한 잠에 취해 있거나, 불안하더라도 진정한 자신을 발견하고 다시 한번 성장을 선택하거나. 내면의 초대에 응답하면 치유의 길을 통과해 더 큰 본연의 나를 만날 수 있다. 인생의 전반부는 외적 성취를 좇으며 자아의 만족을 최우선 순위에 두기에 내면을 돌아볼 여유가 없다. 하지만 자아 아래에는 무의식을 포함한 더 큰 전체로서의 ‘자기(Self)’가 있으며, 이 자기는 마흔 즈음부터 ‘이게 정말 내가 원한 삶이었나?’ 하는 의문을 제기한다. 이러한 의문은 혼란, 우울, 무기력, 실망 등으로 찾아오지만, 이는 재난이 아니라 더 큰 ‘자기’가 보내는 초대장이다. 이 초대는 의식과 무의식, 빛과 그림자를 모두 포용하는 전일성(wholeness)을 향한 첫걸음이다. 융은 “나는 나에게 일어난 일이 아니라 내가 되기로 선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지금껏 나에게 일어난 일, 축적된 낡은 역사는 자기를 만나는 길을 막아선다. 이제 진정한 성장을 이루고 온전한 나를 만나기 위해 다른 선택을 해야 할 때다. 인생 후반기에는 용기 있는 선택으로 자기 인생의 각본을 스스로 써야 한다. 완벽해지려고 애쓰는 대신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받아들이는 것, 이것이 진정한 자유의 시작이다. 내면에서는 매일 전진과 퇴행이라는 쌍둥이가 대화를 나눈다. 자아는 안전한 자리에 머물라 하지만, 영혼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라며 재촉한다. 저자 제임스 홀리스는 이 갈림길에서 “이 선택이 나를 확장시킬 것인가, 아니면 축소시킬 것인가?”라는 질문을 던져보라고 제안한다. 진정한 성장의 시작은 두려움을 내려놓고 내면에 귀 기울이며 조금 더 큰 신발을 신어보기로 마음먹는 순간 비롯된다. 이 여정을 이어가며 더 풍부한 경험과 더 넓은 시야, 더 깊은 의미를 만나게 될 것이다. 이것이 우리에게 주어진 가장 아름다운 모험이자 의미로 가득한 충만한 삶의 비밀인 것이다. /윤희정기자

2025-03-06

현재의 기원을 미래에 놓는 새로운 철학적 접근

오스트리아의 대표 철학자인 아르멘 아바네시안의 ‘미래’에 대한 개념을 완전히 뒤집고 현재의 기원을 미래에 두는 독특한 시각을 제시한 신간 ‘미래의 형이상학’(한울엠플러스)이 출간됐다. 아바네시안은 이 책에서 미래가 우발적이며, 가능성과 필연성의 양태로 이미 현재에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원초적인 과거 역시 우발적인 기원을 허용한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미래로부터 현재를 바라보며 문제를 파악하고 도전하며, 어떤 미래를 실천할지 선택할 수 있다고 강조한다. 예를 들어 기후 위기나 난민 위기는 이미 도래한 미래로서, 인류의 생존과 새로운 지정학 및 정치 주체의 형성 등 해결책에 대한 구상이 시급하다고 주장한다. 아바네시안은 현재의 기술적, 사회적, 정치적 변화 속에서 형이상학이라는 철학의 핵심 분야를 통해 미래를 분석하며, 독자들에게 새로운 차원의 사유를 제시한다. 형이상학은 존재, 세계, 지식의 근본을 탐구하는 철학의 한 분야다. 아바네시안은 실체와 우유성, 형상과 질료, 진리, 사변 등 형이상학의 중심 개념들을 동시대인들이 마주치는 다양한 문제들에 접목하여 설명한다. 인공지능, 빅데이터, 소셜 미디어, 과학기술, 전쟁, 좌우 갈등, 난민, 기후 위기 등 현대 사회의 주요 이슈들과 이에 대한 형이상학적 사고들을 비판적으로 고찰한다. 그는 나쁜 형이상학이 항상 나쁜 정치에 봉사한다고 경고하며, 형이상학의 언어를 통해 미래를 분석함으로써 독자들에게 철학적 상상력을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옮긴이(한정라)는 ‘미래의 형이상학’을 통해 아바네시안이 의미하는 ‘미래’가 미리 정해진 고정된 이상향이 아니라, 허구이기에 어디에도 속하지 않으며, 예상치 못한 것과 낯선 것에 항상 열려 있는 미래임을 짐작할 수 있었다고 말한다. 또한, 이 미래는 인식론적으로 계속 탈주하고 형이상학적 사변의 힘으로 끊임없이 구상돼야 하며, 실천을 통해 실재가 되는 허구로서의 미래라고 설명한다. 나아가, 이 미래는 기후, 동물, 해양, 지적 기계와 같은 비인간 행위자들뿐만 아니라, 비가시적인 난민들, 아직 존재하지 않은 후손들, 우리에게 낯설게 다가오는 것들을 새로운 정치 주체로 참여시키는 미래라고 강조한다. 아바네시안이 제시하는 미래는 다분히 이질적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06

경북콘진원, 12일 ‘엄마까투리’ 첫상영 기념 이벤트 개최

경북문화재단 콘텐츠진흥원(원장 이종수)이 오는 12일 안동 대표 캐릭터 ‘엄마까투리’의 생일을 축하하는 특별행사를 개최한다. ‘엄마까투리’는 고(故) 권정생 작가의 동화를 원작으로 한 인기 애니메이션이다. 진흥원은 지난 2011년 3월 12일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처음 공개한 날을 기념해 캐릭터들 생일로 축하하고 있다. 현재 엄마까투리는 국내외에 많은 사랑을 받고 있으며, 특히 최근 시즌6가 제작되어 EBS를 통해 매주 수, 목요일 오전 7시 30분에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이번 행사는 온라인 댓글 이벤트와 진흥원 4층 라키비움에서 열리는 오프라인 행사로 나눠 진행할 예정이다. 우선, 온라인 댓글 이벤트는 행사 당일 오전 9시부터 밤 12시까지 엄마까투리 공식 홈페이지(www.katuri.co.kr)에서 진행한다. 우리나라에 거주하는 남녀노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홈페이지에 회원가입 후 소통마당-이벤트 페이지에서 엄마까투리 생일 축하 메시지를 댓글로 남기면 된다. 댓글 중 선착순 200명에게 엄마까투리 캐릭터 인형(4종 중 랜덤) 1개씩을 증정하며 당첨자에게는 개별 안내를 통해 등록된 주소로 경품을 보낼 예정이다. 한편, 같은 날 오후 4시부터 한 시간 동안 진흥원 4층 라키비움에서 ‘엄마까투리와 함께하는 생일 파티’도 열린다. 행사에는 엄마까투리 ‘꽁지’ 인형이 깜짝 등장해 방문객들과 함께 생일 축하 세리머니를 진행하고, 현장을 찾은 관람객들에게 기념 떡을 나눠준다. 참여자들은 ‘꽁지’와 사진도 찍고 캐릭터 밴드 등 작은 선물도 받을 수 있다. 이종수 진흥원장은 “엄마까투리의 생일을 맞아 아이들에게 즐거운 추억이 될 수 있는 작은 선물과 행사를 준비했다”며 “이번 행사를 통해 많은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엄마까투리 이야기를 지은 고 권정생 선생님과 애니메이션의 산실인 ‘안동’을 기억해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06

경주핫플 황리단길 옆 신상 미술관 연다

오는 4월 1일 경주 황리단길 인근에 오아르미술관(관장 김문호)이 경주시의 새로운 사립 미술관으로 첫 개관을 앞두고 있다. 오아르(OAR)미술관은 ‘오늘 만나는 아름다움’이라는 뜻이 있으며 경주 출신의 컬렉터(미술품 수집가)인 김문호 관장이 2005년부터 수집한 개인 소장품 600여 점을 가지고 설립한 사립 미술관으로, 약 4년여 간의 준비를 마치고 이달 준공 예정이다. 경주시 노서동 고분군 공원 부지에 위치한 오아르미술관은 연면적 909㎡에 지하 1층~지상 2층으로 지어졌다. 국내 유명 건축가인 유현준 건축가가 설계했으며 미술, 자연, 사람, 건축물이 어우러지는 개방된 공간을 지향한 이머시브(Immersive) 미술관이다. 특히 미술관 정면에 위치한 고분을 미술관의 건물 안에 담아내, 미술관 자체를고분을 나타내는 작품으로도 볼 수 있다. 총 3층으로 구성되는 미술관에는 컬렉터가 모아온 현대 미술 작품들과 미술관이 발굴한 국내외 신인 작가 작품으로 채워져 경주시, 나아가 세계와 소통하고자 하는 미술관의 비전을 반영한다. 4월 1일 개관 행사를 기점으로 오아르미술관은 건축물 층별로 각기 다른 주제와 작가 작품으로 첫 개관전시를 선보인다. 1층 전시장에는 20년간 수집해온 관장의 소장품을 선별한 소장품전, 2층 전시장에는 글로벌 미술계가 주목하고 있는 일본의 에가미 에츠 작가의 ‘Echoes of the Earth’기획전, 지하전시장에는 한국 현대 미술을 대표하는 미디어 아트작가 ‘문경원전준호’ 듀오의 몰입형 설치 작업물의 ‘Phantom Garden’이라는 주제의 소장품 전시가 준비돼 있다. 특히 이번 개관전에서는 글로벌 작가 에가미 에츠의 미공개 신작 17점의 작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 오아르미술관은 개관 전시 외에도 매월 아티스트 토크, 건축가 토크, 작가 연구 세미나, 어린이 워크숍 등 다양한 문화 교육 프로그램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특히 경주 황리단길과 인접해 있어 경주에서 지역민뿐만 아니라 관광객 등 누구나 쉽게 예술을 접하고 향유할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준비하고 있다. 김문호 오아르미술관장은 “경주 지역의 찬란한 문화 유산의 창조적 계승과 지역 문화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고 평생 수집해 온 작품들을 시민들에게 공개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라며 “앞으로 우리 미술관은 감각적이고 혁신적인 예술 문화를 기반으로 신인 작가를 발굴하고 지원하며, 경주 시민들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새로운 플랫폼의 역할을 맡으려고 한다”고 전했다. 4월 첫 개관 전시를 기점으로 오아르미술관은 경주의 새로운 예술적 랜드마크로서 경주시민과 경주를 찾는 관광객들이 역사를 느끼고 세계적인 수준의 현대미술을 감상할 기회를 마련해 지역의 문화예술 발전과 경주의 관광산업에 새로운 활력을 더해줄 것으로 기대된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05

대구시향이 선물하는 ‘러시아 클래식’의 금빛 선율

대구시립교향악단이 러시아의 클래식 곡들로 구성된 ‘제513회 정기연주회’를 오는 14일 오후 7시 30분 대구콘서트하우스 그랜드홀에서 개최한다. 상임지휘자 백진현이 이끄는 이번 공연은 ‘골든 레전드’를 주제로, 이국적인 러시아 선율과 화려한 관현악법으로 황금빛 전설의 세계를 선보일 예정이다. 첫 무대에서는 스트라빈스키의 ‘불새 모음곡’ 중 ‘마왕 카셰이의 지옥의 춤’을 연주한다. ‘불새’는 러시아 발레단 공연을 위해 작곡된 곡으로, 이반 왕자가 불새의 도움으로 마왕에게 잡힌 공주를 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특히 ‘마왕 카셰이의 지옥의 춤’은 불새 모음곡 중 가장 극적인 긴장감을 선사하는 작품으로 꼽힌다. 이어지는 무대에서는 바이올린 정원영, 첼로 주연선, 피아노 임효선의 협연으로 베토벤의 ‘삼중 협주곡’을 선보인다. 이 작품은 세 대의 독주 악기가 활약하는 협주 교향곡 형식이로, 피아노 3중주에 관현악을 더해 베토벤의 위풍당당한 면모와 화려한 앙상블의 매력을 보여준다. 대구시향 악장을 역임한 바이올리니스트 정원영은 현재 국립창원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 대구시립교향악단, 광주시립교향악단, 독일 노이에 필하모니 베스트팔렌 등과 협연하며 국내외에서 활발한 연주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첼리스트 주연선은 서울시립교향악단 첼로 수석을 역임했으며, 현재 중앙대 교수로 재직 중이다. 콰르텟K 및 첼리스타 첼로앙상블의 수석으로도 활동하며 뛰어난 연주력을 인정받고 있다. 피아니스트 임효선은 비오티 국제콩쿠르에서 2, 3위 없는 1위를 차지하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으며,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5위를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권위 있는 대회에서 뛰어난 성과를 거뒀다. 연주회 마지막 무대는 림스키코르사코프의 ‘황금 수탉 모음곡’으로 꾸며진다. 이 작품은 러시아의 대문호 푸시킨의 시 ‘황금 수탉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3막 오페라다. 차르도 돈은 점성술사에게서 적의 침략을 알리는 황금수탉을 선물받고 답례로 소원을 들어주겠다고 약속한다. 그러나 도돈은 소원을 거절하고 점성술사를 죽인다. 이에 분노한 황금 수탉이 도돈을 쪼아 죽인다는 이야기로 인간의 욕망과 나약함이 가져오는 파멸을 보여주는 비극적 풍자극이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05

‘민족어의 보석’ 조지훈의 시 29년 만에 전집으로 재출간

“꽃이 지기로소니/바람을 탓하랴//주렴 밖에 성긴 별이/하나둘 스러지고//귀촉도 울음 뒤에/머언 산이 다가서다” - 조지훈 시 ‘낙화’ 부분 ‘지조와 멋의 시인’ 조지훈(1920∼1968)이 남긴 모든 시 작품들을 망라한 전집이 29년 만에 다시 출간됐다. 조지훈은 ‘승무’, ‘낙화’, ‘고풍의상’, ‘바위송’ 등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과 서정을 담은 여러 시를 발표했다. 박목월·박두진과 함께 시집 ‘청록집’을 발표해 ‘청록파’로 불리기도 했다. 출판사 나남이 펴낸 ‘조지훈 시전집’은 1996년 출간된 ‘조지훈 시 전집’의 30주년, 2000년 제정된 지훈상 25주년을 앞두고 조지훈 시를 온전히 한자리에 모은 신간이다. 시집은 1996년의 ‘조지훈 전집’을 기반으로 조지훈의 모든 시 작품들만을 새롭게 한 권에 엮은 전집이다. 이번 전집은 시집과 발표지 원본, 시인이 남긴 육필원고를 검토해 시의 정본을 만들고, 기존의 한자 표기도 한글로 바꿨다. 지훈상 운영위원장이자 박목월, 윤동주, 이육사 시인의 시집을 엮었던 이남호 고려대 교수의 책임 편집 하에 오늘날의 어법을 존중하면서도 조지훈만의 시적 언어를 보존하고자 했다. 뿐만 아니라, 조지훈이 생전에 시에 대한 자신의 이론과 감상을 담은 글인 시론 ‘나의 시의 편력’과 새로이 만든 시 연보 등도 수록했다. 한편 조지훈 시인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의 아버지다. 경북 영양 출신인 조지훈(1920 ~1968)은 한국 현대시의 주류를 완성함으로써 20세기 전반기와 후반기의 한국 문학사에 연속성을 부여해 준 큰 시인으로 평가받는다. 박두진, 박목월 시인과의 3인합동 시집 ‘청록집’을 포함해 총 5권의 시집을 출간했고, 시론집 ‘시의 원리’, 수필집 ‘지조론’ 등을 펴냈다. 그가 남긴 시집들은 모두 민족어의 보석으로 평가되며, 전통적인 운율과 선의 미학을 현대적인 방법으로 결합한 것이 조지훈 시의 특색이다. 현대의 선비였던 조지훈은 진리와 허위, 정의와 불의를 준엄하게 판별하고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를 엄격하게 구별했다. 특히 1960년에는 잡지 ‘새벽’에 ‘지조론’이라는 논설을 발표해 당시 정권을 준엄하게 꾸짖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조지훈 시인은 사라져 가는 것들에 대한 애수를 바탕으로 우리 민족의 전통과 자연에 대한 서정을 그려냈다. 또한 혼란의 시대에는 첨예한 언어로 현실을 직시하며 역사 속 상실과 고뇌를 생생히 기록했다. 본명은 조동탁(趙東卓)이며 1920년 경북 영양에서 태어났다. 1939년과 1940년에 ‘문장’지의 추천을 받아 등단했다. 혜화전문학교(현 동국대학교)를 졸업한 후, 월정사 불교강원 강사를 지냈으며 조선어학회 ‘조선말 큰 사전’ 편찬 위원으로도 일했다. 1948년부터 고려대 문과대학 교수로 재직했으며, 종군 문인으로서 6·25 전쟁을 겪었다. 이후 고려대 민족문화연구소 초대 소장으로 국학 연구의 기틀을 마련하고 ‘한용운 전집’ 간행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다양한 저술 및 편찬 활동을 펼쳤다. 조지훈 시인은 한국 문학사에 큰 족적을 남긴 인물로 평가받으며, 그의 시와 수필은 오늘날에도 많은 사람들에게 사랑받고 있다. /윤희정기자

2025-03-05

국내 최장수 실내악단 ‘관록의 하모니’

올해로 창단 60주년을 맞이한 국내 최장수 실내악단인 코리안챔버오케스트사진가 대구 무대에 선다. 대구콘서트하우스는 8일 오후 5시 그랜드홀에서 개최하는 ‘DCH 앙상블 페스티벌’에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참여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연에서는 국내 최장수 실내악단의 관록을 선보일 예정이다. 1965년 서울바로크합주단이라는 명칭으로 창단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올해로 창단 60주년을 맞이했다. 1980년 음악감독 김민의 취임 이후 폭넓은 레퍼토리 확장과 한국을 대표해 온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전 세계 주요 페스티벌에 초청받아 활발히 활동 중이다. 특히 룩셈부르크 에히터나흐 페스티벌, 오스트리아 쇼팽 페스티벌, 러시아 크라스노야르스크 실내악 페스티벌 등에서 141회 공연을 펼치며 국내 챔버 오케스트라 중 최다 해외투어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김민 음악감독은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올리니스트이자 지휘자로, 국립교향악단과 KBS교향악단 악장을 역임했다. 이후 서울대 음대 학장, 국립심포니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서울국제음악제 예술감독을 거쳐 1980년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구 바로크 합주단)를 재창단하고 현재까지 45년간 음악감독으로 활동하며 국내 음악계 최장 기록을 세우고 있다. 이번 공연에서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는 축제 주제에 맞춰 모차르트의 음악부터 봄을 만끽할 수 있는 드보르작의 세레나데, 그리고 대구에서 처음 선보이는 아놀드의 작품까지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인다. 김민 음악 감독의 지휘 아래,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악장이자 경북대 교수인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과 계명대에 출강하며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 정단원으로 활약 중인 바이올리니스트 나윤아가 협연한다. 공연은 모차르트의 세레나데 13번인 ‘아이네 클라이네 나흐트무지크’ 전 악장으로 시작된다. 이 곡은 전체적으로 밝고 경쾌한 분위기의 작품으로 파티나 사교모임의 배경음악이나, 영화 음악으로 자주 사용될 만큼 명랑하고 우아한 선율로 구성돼 있다. 이어지는 곡은 말콤 아놀드의 ‘두 대의 바이올린과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협주곡’이다. 이 곡은 대구에서 처음 연주되는 곡으로 바이올리니스트 한경진과 나윤아가 협연자로 나설 예정이다. 이 곡은 협주곡의 전통적인 형식인 3악장 형식을 따르며, 각 악장에는 바이올린 두 대의 대화처럼 들리는 대조적인 요소들이 녹아있다. 관객들은 바이올린의 빠르고 복잡한 선율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탁월한 기교를 감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마지막으로 2부에서는 체코 작곡가 드보르작의 ‘현악 오케스트라를 위한 세레나데’로 마지막 무대를 장식한다. 5악장으로 구성된 이 작품은 짧고 강렬한 리듬과 함께 짧은 악절을 반복하는 체코 민속 선율의 특징을 뚜렷하게 드러낸다. 특히, 고전적이고 간결한 구조 속에서 보헤미아 민족의 감정과 정서를 엿볼 수 있어, 국내 최장수 실내악단인 코리안챔버오케스트라가 어떤 해석으로 곡을 선사할지 기대를 모으고 있다. /윤희정기자 hjyun@kbmaeil.com

2025-03-04

향토연극, 그 긴 여정과 도전의 기록

최일영극단 아라떼(아라떼소극장) 대표 20대 중반, 우연히 접한 연극 한 편이 내 인생의 방향을 바꾸었다. 직장 생활 속에서 연극을 향한 창작 활동을 시작한 지 벌써 35년이 넘었다. 그 긴 시간 동안 직업과 취미의 균형을 잡으며 이어온 연극에 대한 열정은 결코 쉽게 얻어진 것이 아니다. 초창기에는 연극 포스터를 붙이기 위해 매장을 찾을 때마다 이방인 취급을 받았다. 연습이나 무대 준비로 직장 회식에 불참했을 때는 동료들의 핀잔과 따돌림을 감내해야 했다. 기성세대 중에 롤 모델을 찾기 어려웠던 당시, 직장과 연극 사이에서 마음고생을 하며 직장인으로서의 시간과 연극인의 시간을 철저히 분리해 관리할 수밖에 없었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격변기를 지나 21세기에 들어서며 문화예술이 화두가 되었다. 포항 지역에서도 학교의 재량 수업과 특별활동에 연극이 편성되었고, 정부의 문화예술교육사 자격 제도를 통해 예술강사가 배출되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포항의 연극 인프라는 조금씩 나아졌고, 극단 수도 10여 개로 늘어나며 다양한 색채의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게 되었다. 어린이 인형극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이 월 1회 이상 열리면서 지역 문화의 활기를 불어넣었다. 그 당시 소극장을 운영하던 극단들도 하나둘씩 늘어났고, 이는 지역 연극계의 성장 가능성을 보여주는 중요한 신호였다. 2009년에는 직장 동료들과 함께 극단 ‘아라떼’를 창단하게 되면서 활동에 새로운 활로를 모색했다. 초기에는 기존 극단과 협업을 통해 작은 공연을 제작했지만, 점차 자체 인력을 키우며 무대를 올리게 되었다. 2014년에는 ‘아라떼 소극장’을 개관하며 나만의 색채를 입히기 시작했다. 매년 한두 편의 작품을 꾸준히 무대에 올렸고, 원로 희곡작가 노경식 선생님, 연출가 김성노 선생님, 코미디언 전유성 선생님 등의 방문은 단원들에게 큰 힘이 되었다. 코로나 시기에도 빈 무대를 바라볼 수만은 없었다. 단원들과 함께 지역을 탐방하며 창작 활동을 이어갔고, 그 결과물로 탄생한 작품이 바로 창작극 ‘실루엣’이다. 포항 연극계는 한때 부흥기를 맞이했지만 경제적 어려움을 극복하지 못한 극단들이 문을 닫기 시작했다. 현재는 간신히 명맥을 유지하는 극단조차 공연 소식을 전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연극은 무대라는 특수성을 기반으로 하는 예술이다. 배우는 관객과의 만남 속에서 성장하고, 최소 보름 이상의 공연이 이루어져야 진정한 배우술을 습득할 수 있다. 그러나 경제적 한계로 인해 무대가 한정적이라면 이는 단발성에 그칠 수밖에 없다. 향토연극을 보존하고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생업과 취미 활동 간의 균형 유지가 필수적이다.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공공기관이나 지역사회 차원의 지원도 필요하다. 무엇보다 시민들이 향토연극에 관심을 가지고 작은 무대라도 찾아주는 것이 큰 힘이 될 것이다. 긴 시간 동안 이어온 나의 연극 여정처럼, 포항의 향토연극이 다시금 활기를 되찾기를 바란다. 연극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지역의 문화적 정체성을 담아내는 소중한 예술이다. 그 가치를 지키고 발전시키기 위해 앞으로도 끊임없이 노력할 것이다.

2025-0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