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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ㆍ연예

“최고는 아니어도 최선다해 후회 없죠”

두 소녀가 연쇄살인범 앞에서 목숨을 건 가위바위보를 한다.주먹만을 내밀던 두 소녀의 생사는 한 소녀가 엉겁결에 보를 내면서 갈린다.보를 낸 소녀는 죄책감과 분노, 자기혐오로 어른이 돼도 과거를 떨쳐내지 못한다. 그녀는 결국 연쇄살인범 `갑동이`를 잡기 위해, 과거를 벗어나기 위해 다시 사건의 중심으로 뛰어든다.배우 김민정은 미제로 남은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모티브로 삼은 tvN 드라마 `갑동이`에서 말간 얼굴과 단아한 흰 가운 뒤로 어두운 기억에 갇혀 사는 정신과 여의사 오마리아 역을 맡았다.최근 드라마를 끝낸 배우 김민정을 지난 24일 오후 서울 강남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김민정은 화면 속 오마리아를 연기했던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발랄한 모습이었다.김민정은 “촬영을 사흘 정도 남겨뒀을 때 저 자신에게 어떤 마음인지 물어봤다. 돌아보니 최고는 아니었다고 해도 최선을 다했기 때문에 후회가 없었다”면서 “오마리아를 연기하면서 마음을 쓸 것을 다 쓰고 눈물을 흘릴 것은 다 흘렸다”고 말했다.오마리아는 연쇄살인범죄 피해자이고 범인의 유일한 목격자이지만 한편으로는 치료감호소 정신과 수련의다. 사건의 직접 당사자이면서도 한편으로는 거리를 두고 사건을 바라봐야 한다.아역배우 출신으로 긴 연기경력을 가진 김민정에게도 복잡한 감정 연기가 쉽지 않았을 법하다.김민정은 “작가 언니도 오마리아 캐릭터가 `갑동이`에서 가장 어려웠던 캐릭터였던 점은 인정한다고 말했다”면서 “저는 피해자로서의 마음과 제3자인 의사로서의 마음 간극이 크지 않았으면 했고 연기할 때 그 점을 가장 염두에 뒀다”고 말했다.김민정은 “오마리아는 누가 (연기를) 조언할 수 있던 캐릭터가 아니었다. 저는 그냥 전적으로 저 자신을 믿었다. 현장에서 감독님과도 많이 이야기했다”고 덧붙였다.무서운 영화나 드라마는 말할 것도 없고 무서운 이야기를 듣는 것도 정말 싫어한다는 이 배우가 이렇게 시종일관 어두운 드라마에서 녹록지 않은 역할을 선택한 이유는 무엇일까.김민정은 “솔직히 이렇게 작품이 무거울 줄, 이렇게까지 오마리아가 아프게 끝나는 캐릭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하지만 1~4부 대본을 읽어본 다음 재미가 가시지 않아 잠을 못 이룬데다 조수원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는 점이 작품을 선택하도록 했다는 게 김민정의 설명이다. “내 연기 장르에 스릴러를 넣겠다”는 욕심도 작용했다.브라운관으로 전해졌던 팽팽한 긴장감과는 달리 오히려 촬영 현장은 `사람 냄새 폴폴 나는` 배우 윤상현(하무염 역) 덕분에 밝았다고 김민정은 전했다.김민정은 윤상현에 대해 “상현 오빠는 자신이 배우라고 해서 그걸 몸으로 표현하거나 폼을 잡는 사람이 아니다”면서 “이건 매우 좋은 표현인데 무척 `사람` 같았다”고 설명했다.갑동이 카피캣으로 사이코패스인 류태오 역할을 맡아 연기 호평을 받은 이준과의 연기 호흡은 어땠을까.김민정은 “이준씨와 호흡이 잘 맞았다. (연기경력이) 오래된 배우는 아니지만 연기를 할 줄 알고, 소통을 할 줄 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평가했다.김민정은 다음 작품에서 어떤 모습으로 찾아올까.“다음에는 밝은 역할을 하고 싶어요. 뭔가 심각한 캐릭터는 벗어나서 제 나이에 맞는 사랑스러운 캐릭터나 아예 독특한 캐릭터를 하고 싶어요.” /연합뉴스

2014-06-26

“제게 `스케치북`은 뭔가 지키고픈 첫 모습”

매주 금요일 자정을 넘긴 시각에 찾아오는 KBS 2TV의 음악 토크쇼 `유희열의 스케치북`(이하 스케치북)이 올해로 다섯 돌을 맞았다.유희열은 생일을 두어달 넘긴 지난 23일 서울 여의도에서 진행된 `스케치북` 5주년 특집 기자간담회에서 “제게 스케치북은 뭔가 지키고 싶은 첫 모습”이라고 밝혔다.재치 넘치는 입담의 유희열은 `스케치북`이 5년을 이어올 수 있었던 일등 공신이다. `스케치북`이 매주 새로운 음악과 이야기들을 내보내는 동안 유희열 자신도 미처 알지 못했던 모습을 선보였다.유희열은 과거 `스케치북`의 첫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치북(진행)이 제 한계이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던 자신이 어느새 방송에서 신동엽과 `19금 콩트`를 주고받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고 이날 고백하기도 했다.`스케치북`은 5주년을 맞아 KBS 대표 음악 프로그램들의 장수 비결을 배운다는 콘셉트에 따라 `전국노래자랑`과 `열린음악회`, `뮤직뱅크` MC들과 함께 하는 방송을 최근 녹화했다. 5주년 특집은 오는 27일 밤 12시20분에 방송된다.- `스케치북`이 주는 의미는.◆ 제게 스케치북은 뭔가 지키고 싶은 첫 모습이다. 제가 여기서 흔들리거나 지치면 정말 많은 부분이 달라질 것 같다. 가끔 정체된 것은 아닌지 많이 반성한다. 꼭 지켜 나가면서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하고 싶다.- `스케치북`이 5년간 계속된 비결을 꼽으면.◆ (대중음악계가) 아이돌 중심으로 재편되다 보니 `스케치북` 같은 프로그램이 살아남기 힘들어진 것은 사실이다. 어려움을 이기면서 프로그램을 지킬 수 있었던 건 제가 굉장히 회식을 많이 하기 때문이다. (하하하) 독특한 특집 방송은 모두 근처 호프집에서 회식하면서 농담을 주고받다 나온 것이다.- `스케치북` 시청률에 대한 고민은.◆ `스케치북`이 심야 시간대에 편성돼 많은 분이 즐기지 못하지만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한다. 밤 11시 대는 편성 전쟁터가 됐다. 지금(밤 12시20분)보다 이른 시간에 편성된다면 `스케치북`은 아마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오히려 약간의 무관심이 `스케치북`을 지켜준 게 아닌가 하고 생각한다.- 꼭 섭외하고 싶은 가수와 하고 싶은 기획이 있다면.◆ 대한미국 대중음악의 가장 큰 산인 조용필 선배님을 꼭 모시고 싶다. `스케치북`에서 계속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또 서태지 씨가 곧 새 음반을 낸다고 하는데 예전보다 좀 더 동글동글해진 서태지 씨 모습을 `스케치북`에서 봤으면 한다.또 악기 중심의 프로그램을 기획하고 싶다. 사람들이 정보 면에서 재미있어 하는 것 같아서 최근 고민하고 있다.- 유희열이 스케치북에서 하는 역할은. 앞으로의 정체성을 규정한다면.◆ `스케치북`이 매주 늘 재미있고 (반응이) 터져야 한다는 생각은 전혀 하지 않는다. 매주 버티는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연애에 비유하자면 여자친구 생일이나 만난 지 1주년, 2주년 때는 남자친구가 이벤트를 잘 해야 한다. 그게 `유희열의 스케치북` 특집과 같은 느낌이다. 특집을 만들 때는 정말 제작진들과 많은 고민을 한다. 특집에서 정체성이 드러난다는 생각에 최선을 다하지만 결국 `스케치북`의 정체성은 매주 지키고 있는, 지루한 매주 (방송)인 것 같다.- 유희열도 지난 5년 사이 일종의 주류에 들어온 것 아닌가 하는데.◆ 처음에 `스케치북` MC를 제안받았을 때 TV 매체에 대한 두려움에 고사했다. 그러나 제가 당시 음악 소개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는데 `스케치북`은 더 많은 사람에게 소개하는 장이 될 것 같아서 결정했다. 첫 기자간담회에서 “스케치북이 제 한계이지 않을까요”라고 말했는데 어느새 (tvN `SNL코리아`에서) 신동엽 씨와 앉아서 `19금 콩트`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전략적으로 해야겠다거나 그런 건 전혀 없고 주어지는 일들에 대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할 때 선택한다. /연합뉴스

2014-06-25

“한글 세계화 도움 되고파”

방송인 서경석과 한국 홍보 전문가인 서경덕 성신여대 교수가 2014 월드컵 개최국인 브라질 상파울루시의 한인복지회가 운영하는 `한글 공부방`에 교육 물품을 지원했다.지난해부터 전 세계를 돌며 재외동포가 직접 운영하는 한글 교육 시설을 후원하는 이들 콤비는 이번에도 상파울루를 직접 찾아가 책상·걸상·칠판·책장 등을 기증했다.일본 교토를 시작으로 베트남 호찌민, 태국 방콕,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필리핀 마닐라, 러시아 모스크바에 이어 7번째다.서 교수는 24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브라질 월드컵처럼 세계적인 행사가 열리는 도시에 우리의 문화를 알리는 일은 굉장히 중요하다”면서 “상파울루는 올해 초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 지원한 모스크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도시”라고 설명했다.특히 한류 바람이 거세게 부는 브라질에서도 한글을 배우려는 현지인이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지원은 의미가 있다.서경석은 “지난해 5곳에 이어 올해도 5곳을 지원할 예정이며 앞으로 20년 동안 전 세계 100곳의 한글 공부방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라고 의욕을 내비친 뒤 “한글 세계화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한글 공부방` 지원에는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씨가 재능기부로 동참, 공부방의 한글 간판을 디자인해 주고 있다. 온라인 오픈마켓인 G마켓도 이들의 프로젝트를 후원하고 있다. /연합뉴스

2014-06-25

K-팝 페스티벌 내달 25일 캄보디아서 개최

캄보디아 K-팝 페스티벌이 다음 달 25일 캄보디아 왕립프놈펜대학 내 한캄협력센터(CKCC)에서 열린다.주캄보디아 한국대사관이 주최하는 이 페스티벌은 오는 10월 경남 창원에서 열리는 `K-팝 월드 페스티벌`의 캄보디아 대표 선발전을 겸한다.K-팝 월드 페스티벌은 한국과 한국 음악을 사랑하는 전 세계 K-팝 팬들이 한자리에 모여 각자의 기량을 뽐내고 우정을 쌓는 축제로, 대한민국 정부 주관으로 올해 4회째 열린다.지난해에는 43개국 58개 도시에서 4천대 1의 경쟁을 뚫은 참가자가 모여 실력을 겨뤘다. 공연 실황은 KBS 월드를 통해 전 세계 2억 명의 시청자에게 소개됐다.캄보디아 선발전 우승자에게는 본선 참가 기회와 함께 갤럭시 휴대전화, 한국 왕복항공권, 디지털카메라 등의 부상이 주어진다.신청자는 오는 7월16일까지 자신의 노래 또는 퍼포먼스를 촬영한 비디오 파일을 이메일(cambodia@mofa.go.kr)로 보내거나 직접 방문해 제출하면 된다. 연령과 성별에 제한을 두지 않고 K-팝에 관심 있고, 노래나 퍼포먼스로 자신의 끼를 알릴 수 있으면 누구에게나 문이 열려 있다.대회가 열리는 CKCC는 한국국제협력단(코이카)이 750만 달러를 들여 세운 인재개발센터로, 도서관·세미나실·강당 등을 갖추고 있다./연합뉴스

2014-06-24

“나에게 소중한 것… 노래로 담았죠”

“엄청 감개무량해야 할 것 같은데 사실 조금 정신이 없어요. 혼이 나간 거 같아요. 지난 6년간 트레이닝복을 입고 살다가 이런 걸(무대 의상) 입으니 `아, 내가 연예인이었구나`라는 생각이 듭니다.(웃음)”`마왕`이 돌아왔다. 뛰어난 음악 실력과 무대위의 거친 카리스마, 화려한 언변으로 많은 마니아 팬을 보유했던 신해철이 오랜 공백을 깨고 솔로와 밴드로 화려한 `부활`의 날개를 편다.최근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공연장에서 열린 솔로 6집 `리부트 마이셀프`(Reboot myself) 쇼케이스에서 그를 만났다.노래 가사나 곡 설명에서 독설은 여전하지만 여유로운 해학이 완충재처럼 감쌌고, 세상을 향한 날카로운 시선도 가족에 대한 사랑이 섞여 조금은 부드러워진 모습이었다.6집은 지난 2008년 넥스트 6집 `트릴러지(Trilogy) 파트Ⅰ` 이후 6년 만의 신보이며, 솔로로는 지난 2007년 재즈를 접목한 5집 `더 송스 포 더 원`(The Songs For the One) 이후 7년 만의 정규 앨범이다.“저는 유행가를 만드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들이 들었을 때 크게 부담 가지 않을 곡을 담았습니다. 내용적으로는 그동안 `자아`에 대해 이야기했다면 이번에는 가족 등 내게 중요한 것들에 대해 노래했죠.”먼저 앨범 제목으로 2집 `마이셀프`를 `리부트`(재시동하다)한다는 의미를 택한 것이 눈에 들어온다.“`재즈카페`가 있는 솔로 2집이 `마이셀프`입니다. 음악적으로 봤을 때 그 앨범이 지닌 위치에서 다시 스스로에 대해 고민해보겠다는 의미입니다.”그는 이어 앨범 `마이셀프`의 의미에 대해 “90년대 뮤지션 상당수가 상업적으로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재밌는 노래를 만들고 자리를 굳히면 독한 노래로 이동하는 길을 걸었는데 마이셀프는 그 앞선 절차의 마지막 앨범”이라며 “음악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얘기할 수 있는 노래가 담겼었다”라고 설명했다.쇼케이스에서는 선공개곡인 `A.D.D.A`를 비롯해 `캐치 미 이프 유 캔`, `프린세스 메이커`, `단 하나의 약속`까지 앨범 수록곡을 하나씩 들어보고 그가 설명하는 순서도 마련됐다.펑크와 솔, 디스코 등 여러 장르가 혼합된 곡들은 유쾌하면서 몸을 들썩일 정도로 흥이 났다. 빈틈없이 꽉 찬 사운드가 그의 내공을 보여줬다.1천개 이상 녹음 트랙에 목소리만 중복 녹음해 만든 `장인정신`이 느껴지는 원맨 아카펠라 곡 `아따`에 대해 그는 “보름 정도 입술이 부어서 터질 정도로 고생하며 녹음했다”면서 “길게 보면 아카펠라 앨범 하나를 통째로 낼 수 있을 정도로 1년 반 이상 녹음하고 그걸 기반으로 만든 것”이라고 설명했다.`나에게 쓰는 편지`와 비슷한 느낌의 `단 하나의 약속`은 앨범에서 가장 귀에 쉽게 들어오는 곡이다. 아내와 만남을 시작하던 시절 만든 마지막 러브송으로 15년간 틈틈이 손질하다 이번에 내놓았다 한다.이날 신해철은 6년만에 재결성한 밴드 넥스트의 형태도 공개했다. 흡사 `축구팀`이 연상되는 형태다.“가을부터 움직이는 넥스트는 전과는 다른 형식입니다. 가칭이 넥스트 유나이티드에서요. 일종의 오케스트라 시스템입니다. 기타리스트 정기송 씨가 수석으로 전체 밴드를 조율하고 각 파트별로 여려명이 있는거죠. 1~4군에 청소년 넥스트도 만들 거예요. 다 모이면 유나이티드가 되는 거죠. 지금 멤버가 20명을 넘어섰어요.그는 특히 “`노바소닉`의 보컬 이현섭씨를 넥스트의 다른 보컬로 영입했다”면서 `투 리드 보컬` 체제로 팀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살짝 들어본 새로운 넥스트의 노래는 마치 `라젠카` 시절처럼 파워풀하면서도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를 갖고 있었다.신해철이 오랜만에 복귀하면서 친한 다른 뮤지션과의 교감도 화제가 됐다. 월드스타 싸이는 그의 `아따` 뮤직비디오를 트위터에 소개하며 `역시`라고 감탄의 메시지를 남겼다. 새 음반을 준비중인 서태지와도 곡작업 과정에서 교감이 있었다는 소식도 전해졌다.“태지가 `아따`를 타이틀로 골랐어요. 다른 곡들은 `형은 편안하다고 생각하는데 결코 쉽지 않아`라고 조언했죠. 태지가 더 쉽게 하라고 저의 `엉덩이`를 많이 때렸죠. 가을에 그 친구 앨범이 나오니 `누가 음악을 그만둘지 모르지만 승부하자. 끝장을 내자`라고 얘기해뒀어요.”1988년 대학가요제 이후 26년간의 뮤지션 생활과 그동안 가장 길었던 지난 6년간의 공백은 그에게 어떤 깨달음을 줬을까.“제 나이가 마흔여섯입니다. 아직도 살 빼라는 요구를 받는다는 것이 기쁜 일이라고 생각해요. 나이보다 젊어 보이기보다 나이에 어울리는 모습의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그동안 음악적 목표를 달성하려 주위 사람을 힘들게 한 부분도 있는데 이제는 제 음악적 식탁에 앉는 사람들이 더 편안할 수 있도록 하려 합니다.” /연합뉴스

2014-06-24

“조미료 없어도 맛있는 그런 드라마죠”

결말은 익히 잘 알고 있다. 정도전은 이방원의 손에 죽는다. 그런데도 시청자는 그 바뀔 수 없는 결말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KBS 1TV 대하사극 `정도전`의 힘이다. 종영까지 이제 단 3회 남았다.정도전을 연기하는 조재현(49)을 최근 인터뷰했다.“결과적으로 정도전은 방심한 거에요. 이방원이 자신을 향해 칼을 간다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그 아버지(이성계)의 존재가 너무 크니까 감히 게임이 되지 않는 상대로 여긴 겁니다. 그런 이방원한테 당했으니 방심한 거죠.”드라마 `정도전`은 꺼져가던 정통사극의 불씨를 다시 살려내며 안방극장에 반가운 기운을 불어넣은 수작이다. 예상치 못했던 `이인임 신드롬`에서 시작해 북방 사투리를 구사하는 구수한 이성계와 사모의 정이 뚝뚝 묻어나는 정몽주, 늑대와 같은 이방원을 잇달아 `스타덤`에 올리더니 이제 주인공 정도전의 최후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방영도중 드라마에서 정작 정도전은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지적은 오히려 반대로 조재현이라는 베테랑 배우가 정도전을 안정적으로 연기 해줬기 때문에 다른 인물들이 살 수 있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논란이 있었던 것을 왜 모르겠냐”며 웃은 조재현은 “하지만 우리 드라마 자체가 잘 만들어진 것으로 만족한다. 조미료를 안 넣어도 맛이 있음을 보여줬다는 점에서 고무적이고 박수칠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극 중 정도전은 많은 어록을 남겼지만 그 중에서도 최근 회자가 되는 말 중 하나는 “임금의 소임은 듣는 것, 참는 것, 품는 것입니다.”이성계가 왕이 하는 일에 사사건건 반대하는 신하들에 대해 불평하자 정도전은 “신하의 소임은 간쟁하는 것입니다. 시끄러운 것이 당연합니다. 가장 이상적인 정치는 천하가 모두 간쟁에 나서는 것입니다. 공론은 나라의 원기와도 같은 것이니 나랏일로 궐 안팎이 떠들썩한 것은 그만큼 이 나라가 건강하다는 증좌입니다”라며 이성계를 차분하게 설득한다.드라마 전개과정에서 정도전이 보여준 모습은 대부분 이렇듯 신실하고 어진 충신의 모습이었다.조재현은 정도전에 대해 “절대로 사리사욕은 없었던 인물”이라고 단언했다.“정도전은 폭군과 선군의 출현에 따라 나라가 어찌 달라지는지를 보면서 정치는 그 시절 가장 똑똑한 사람들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 겁니다. 절대로 왕이 혼자서 할 수 없고 똑똑한 재상들이 정치를 하는 시스템을 만들어야한다고 여긴거죠. 그것을 이방원은 받아들일 수 없었던 거고요. 정도전은 개인적으로 권력에 욕심이 있었던 게 아니라 제대로 된 조선의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꿈이 있었던 겁니다. 하지만 결국 그 때문에 조선 개국 6년차에 이방원의 손에 죽게 되죠.”하지만 정도전에게 경계할 대상은 이방원만이 아니었다.조선 개국과 함께 정도전의 힘이 나날이 커지자 정도전의 아내조차 그에게 “사람들이 임금은 허수아비고 대감이 임금이라고 한다. 이인임이 살아 돌아왔다고도 한다”며 독설을 퍼부었다. 이에 정도전이 “집안 민심을 보니 저자 민심은 보나마나겠구만”이라며 씁쓸해하는 모습이 그려지기도 했다.개혁에 드라이브를 거는 것은 고금을 막론하고 어려운 것이며, 사리사욕 없는 마음도 남의 눈에는 다르게 비칠 수 있음을 지적한 대목이다. 그런데 거기서 끝이 아니다. 정도전은 명나라에서도 살생부에 올랐다.조재현은 “정도전의 최종 목표는 요동정벌이었다. 언제까지 조선이 대국의 신하 노릇을 해야 하냐는 회의가 든 것”이라며 “그러니 주원장의 눈 밖에 날 수밖에 없었고 결국 그런저런 이유들이 모여 그가 결국 죽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조재현은 드라마 `정도전` 열풍에 대해 “시청률 이상의 뜨거운 관심을 뚜렷하게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그는 드라마에서 그리는 여말선초의 모습이 지금의 시대상과 비슷한 점도 드라마 인기의 한 원인이라고 분석했다.“요즘 1970~80년대보다 더 살기 힘든 사람이 많아졌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 않습니까. 잘살게 됐는지는 모르겠지만 삶의 질이 떨어졌다는 얘기죠. 우리에게도 지금 변화와 개혁이 필요한 게 아니냐는 생각들을 하게 된 겁니다. 세월호 참사도 그렇고, 잘못된 시스템을 정비하고 부패를 뿌리 뽑을 수 있는 누군가가 나와주기를 간절히 바라는 거죠.”조재현은 “대중문화는 다양해야하는데 최근 드라마를 보면 특히 지상파 드라마에는 다양함이 부족했다”며 “드라마 `정도전`은 다양성을 확보하면서 동시에 매우 건강한 작품이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강조했다.그는 “온가족이 함께 보면서 국가의식과 철학을 논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한 것이다. 앞으로 우리는 어떤 미래를 그려나가야 하는지 서로 생각해보게 했다”면서 “드라마 이상의 역할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2014-06-23

올 여름 극장가, 사극대첩 펼쳐진다

“어떻게 하면 한 시기에 사극이 이렇게 몰릴 수 있을까요? 올해에는 사극의 성적에 따라 한국영화의 전체 성적이 달라질 것 같아요.”한 영화 홍보사 대표의 말이다. 그의 말처럼 극장가 최대 성수기인 7~8월 시장을 놓고 `사극` 대첩이 벌어진다.전통의 강자 쇼박스, 부동의 업계 1위 CJ 엔터테인먼트, 업계 1위를 노리는 롯데엔터테인먼트에서 각각 200억 원 가까운 거금을 투입한 대규모 작품들을 선보인다.한국 영화계를 쥐락펴락하는 이들 세 투자배급사가 일주일 간격으로 대작을 선보이는 건 처음이다. 기획력, 배급력, 캐스팅 등의 관점에서 박빙의 승부가 예상되는 이유다.포문을 여는 건 다음 달 23일 개봉하는 `군도: 민란의 시대`다. 순제작비만 135억 원, 총제작비까지 포함하면 170억 원 가까운 금액이 든 대작이다. 캐스팅은 그야말로 화려하다.`충무로 대세남`으로 자리를 굳힌 하정우와 제대 후 4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강동원이 `적`으로 만나 연기 대결을 펼친다. 이성민·조진웅·마동석·김성균·정만식 등 충무로의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조연으로 출연한다.`범죄와의 전쟁: 나쁜 놈들의 전성시대`(2011)로 상업영화 가능성을 인정받은 기대주 윤종빈 감독의 작품이라는 점도 눈길을 끈다.영화는 양반과 탐관오리의 착취가 극에 달했던 조선 철종 10년을 배경으로 백성의 편에 서고자 했던 도적들의 이야기를 담았다.최근하 쇼박스 홍보팀 과장은 “하정우·강동원이 함께 나오는 데 따른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윤종빈 감독에 대한 믿음도 크다”며 “이제까지 볼 수 없는 액션 활극을 보여줄 것”이라고 흥행을 자신했다.`군도`보다 한 주 늦게 개봉하는 `명량`(30일 개봉)은 임진왜란 말기 이순신 장군이 혁혁한 공을 세운 명량해전을 배경으로 한 영화다. 최민식이 이순신 장군으로 분했으며, 류승룡이 왜군 장수 `구루지마` 역을 맡았다. 조진웅·진구·이정현 등이 주연 배우와 호흡을 맞췄다.`최종병기 활`(2011)로 주목 받은 김한민 감독의 사극 액션 3부작 중 두 번째 작품이다. 하루 동안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으며 해전 전투신이 영화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순제작비는 150억원. 총제작비는 19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CJ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의 윤인호 팀장은 “예고편을 공개했는데 반응이 뜨거웠다”며 “스펙터클한 전쟁 장면이 많다. 일단 만듦새는 자신있다”고 말했다.8월6일 개봉하는 `해적: 바다로 간 산적`은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바다의 여자 해적단과 육지의 남자 산적단의 대립을 그렸다. 고래 뱃속으로 들어간 조선의 국새를 되찾기 위해 양쪽이 경쟁하며 분투하는 이야기다.손예진과 김남길이 주인공으로 나선다. 유해진·오달수·박철민·이경영 등의 조연진도 막강하다. `댄싱퀸`(2012)의 이석호 감독이 연출했다. 이 영화의 순제작비는 135억원이며 총제작비는 170억원에 이른다.롯데엔터테인먼트 홍보팀의 임성규 팀장은 “`해적`은 칸영화제 마켓에서도 한국 영화 중 가장 많이 팔린 작품”이라며 “`명량`과 `군도`보다는 좀 더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가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군도` `명량` `해적`은 총제작비가 150억~2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세 편의 손익분기점은 적어도 500만명 이상일 것으로 예상된다. /연합뉴스

2014-06-20

전지현·김수현, 中 생수광고모델 발탁 “업계 최고대우”

한류스타 전지현과 김수현이 중국 대기업인 헝다(恒大)그룹의 생수 광고모델로 나란히 나선다. 19일 광고업계에 따르면 두 배우는 헝다그룹이 세계 생수시장 공략을 위해 야심차게 내놓은 백두산(중국명 창바이산·長白山) 광천수의 광고모델로 발탁돼 최근 촬영을 마쳤다. 전지현은 이달 초 중국에서, 김수현은 최근 국내에서 각기 따로 해당 광고 촬영을 진행했다.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가 중국에서 열풍이 불면서 현지 광고 시장을 휩쓸고 있는 전지현과 김수현은 이번 헝다그룹 생수 광고를 통해 업계 최고 대우의 모델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현재 특급 광고모델의 경우 계약기간 1년에 모델료는 10억원선이다.전지현과 김수현이 `별에서 온 그대` 이후 광고에 동반 출연하는 것은 중국 삼성전자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특히 헝다그룹 생수의 기존 모델이 세계적 스타 청룽(성룡·成龍)이라는 점에서 중국 내 전지현과 김수현의 인기가 얼마나 높은지 실감할 수 있다.중국의 유명한 부동산 재벌로 지난해부터 백두산 광천수 생산을 본격화한 헝다그룹은 지난달 20일 영국, 프랑스, 독일, 러시아 등 유럽 13개국의 43개 판매상과 광천수 제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헝다그룹은 이번 유럽 수출계약을 시작으로 곧 미주, 아시아 각국의 판매상과도 공급계약을 맺을 계획이다.앞서 중국 관영 통신사인 중국신문사는 지난달 27일 헝다그룹의 소식을 전하면서 “그동안 낮은 브랜드 인지도와 품질로 수출 실적이 거의 없는 대표적인 생수 수입국이던 중국이 백두산 광천수를 앞세워 먹는 물 수출국으로서 이름을 알리게 됐다”고 평가했다.헝다그룹은 전지현-김수현이라는 빅 카드를 이용해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 광천수의 인지도와 선호도를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인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2014-06-20

올 여름 극장가 동성애 영화 잇따라

뜨거운 여름, 극장가에서는 동성애를 소재로 한 다양한 장르의 영화들이 잇달아 개봉해 눈길을 끈다.장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차승원이 주연한 `하이힐`은 트랜스젠더를 소재로 한 장르영화다. 누아르 장르라는 외피를 걸쳤지만, 남자와 남자의 사랑이 영화의 밑바닥을 관통한다.아드레날린 넘치는 남자인 줄 알았던 형사가 실은 트랜스젠더를 꿈꾸는 여성성 강한 남자라는 상상에서 영화는 출발한다. 그러나 대기업의 자본이 투입된 상업영화여서 그런지 노골적으로 동성애 장면을 조명하진 않는다.프랑스에서 건너온 외화 `이브 생 로랑`(26일 개봉)은 `하이힐`보다는 훨씬 더 LGBT(성소수자) 영화에 가깝다. 20세기 프랑스 최고의 디자이너 중 한 명인 이브 생 로랑의 격정적인 삶을 그린 극영화다.영화는 괴팍한 천재였던 이브 생 로랑의 주변을 살핀다. 특히 영화의 가장 중요한 부분 중 하나는 평생의 파트너였던 피에르 베르제와의 관계. 자릴 라스페르 감독은 로랑과 베르제의 관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며 동성애적인 코드를 영화에 심었다. 로랑은 베르제의 외도에 분노를 표하기도 하고, 다른 남자와 자유롭게 잠자리를 갖기도 한다.스테이시 패튼이 메가폰을 든 `커피 한 잔이 섹스에 미치는 영향`(26일 개봉)은 동성애를 다룬 세 편의 영화 중 가장 밀도 깊게 동성 간의 성에 대해서 말하는 작품이다.케이트와의 잠자리가 뜸해지고, 두 자녀가 극성맞은 나이가 되면서 조금씩 삶의 권태로 내몰린 애비. 그녀는 지인의 소개로 매춘에 나서면서 생의 즐거움을 되찾는다.영화는 동성 매춘이라는 자극적인 소재뿐 아니라 시몬 드 보부아르의 `제2의 성` 같은 고전적인 페미니즘 텍스트를 인용하며 중년을 맞아 헛헛해진 레즈비언 커플의 일상을 담는다. 노골적인 성애 장면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수위 높은 침실 장면이 이어진다.세 편의 영화는 모두 청소년관람불가 등급을 받았다. /연합뉴스

2014-06-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