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기획ㆍ특집

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⑽ 영덕호박고구마 영농조합법인 대표 이문석씨

동굴속에 고구마를 저장해두었다가 출하시기를 조절하며 제값을 받고 파는 기발한 아이디어로 귀농에 성공한 주인공이 있다.영덕군 달산면 대지2리에 `동굴 속 호박 고구마`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는 귀농인 이문석(61)씨.그는 남들이 생각지 못한 아이디어로 고향 주민 그리고 고구마 생산농민들과 윈윈하며 귀농의 삶을 살고 있다. 그는 작년에 경북농어업인 대상 농수산물 가공 유통분야 대상까지 수상할 만큼 능력을 인정받는 귀농인이다.달산면 사무소에서 2km정도 떨어진 곳에 살고 있는 그를 찾아 간 기자에게 “안녕하십니까. 이문석입니다”라며 두툼한 큰 손을 내밀었다. 햇빛에 그을려 피부는 검게 탔지만 탄탄한 몸이 청년처럼 느껴졌다.영덕호박고구마 영농조합법인 대표인 이 씨는 “품질이 일정한 고구마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에 모든 것을 걸었다”고 말문을 열었다.“원래는 제가 건축업을 했습니다. 대전에서 한 30년 열심히 벌었는데, 고향이 그립길래 그 길로 내려왔습니다. 처음에는 고향에서도 건축업을 했는데, 여동생이 어느 날 고구마 한번 키워 보라고 하길래 얼떨결에 시작했다가 이만큼 왔습니다”이 씨는 우연찮게 시작한 고구마 생산이 천직이 됐다고 웃었다. 이 씨는 고향에 내려온 2002년 동생이 안면도에서 구해온 고구마 종자 30상자로 출발했다. 당시만 해도 건축업을 함께 하고 있었던 터라, 농사일에만 집중하기 어려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400평에서 시작한 농사가 2년만에 1천600평으로 늘어나자, 방법이 없었다. 그 길로 그는 사업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본격적으로 고구마 농사에 매달렸다. “고구마는 잘 크는데, 문제는 보관이었습니다. 모든 농가들이 고구마를 한꺼번에 출하하게 되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기 때문에, 출하조정을 위해서는 보관문제가 해결돼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고구마는 너무 추우면 썩어버리고, 더우면 싹이 나버리기 때문에 온도유지와 수분조절이 매우 중요합니다”일반 창고에서 온도와 습도를 맞추는 일이 쉽지 않았기에 그의 고민은 커져만 갔다. 그때 그의 머리를 스치고 지나간 것이 농장 주변의 폐광. 이 곳에 시험삼아 고구마를 보관했다가 보관성과 맛이 뛰어나다는 것을 확인한 이씨는 주변 농가에 이 사실을 알렸다. 농민들은 이씨가 대표로 영덕 고구마를 수매해 동굴에서 보관 한 뒤 수요시기에 맞춰 출하해줄 것을 제의했고, 사업은 일사천리로 진행됐다. 영덕군도 우수한 지역 브랜드의 탄생을 반기며 예산 7억원을 인공동굴 건립에 투입했다. 개당 100평에 달하는 인공동굴 3개소가 지어지자 매년 20억원에 달하는 농가 수익이 보장됐다.인공동굴은 이씨의 아이디어가 그대로 녹아있다. 30년 넘게 건축업을 한 기술자답게 인공동굴을 자연동굴처럼 재현해냈다. 우선 동굴 내부의 온도유지를 위해 들숨과 날숨의 원리가 적용된 공기구멍을 만들었다. 또 섭씨 13~14도의 적정한 온도유지를 위해 2m가 넘는 흙무덤을 쌓았다. 이렇게 수분과 온도를 정확히 잡아낸 `동굴속 호박 고구마`는 현재 전국에서도 입소문이 날 만큼 유명해졌다.요즘 이씨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는 좋은 고구마 생산을 위한 교육. 고구마 생장에 가장 적합한 비료를 적용하고, 일정한 크기의 상품을 만들기 위해 최적의 심는 간격을 찾아냈다. 이 가운데서도 이씨는 육묘관리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상주 등 경북지역 각지에서 육묘관리 교육을 받으러 이곳에 올 정도로 그의 육묘관리 실력은 남다르다.“고구마 생산도 중요하지만, 고구마의 생장 기반이 되는 육묘사업이 더 중요합니다. 제가 생산한 육묘가 튼튼한 고구마로 자라 농민들의 소득을 올려준다는 생각만해도 절로 기분이 좋아집니다. 육묘 생산이 갖는 부가가치를 알기에 이 분야에 보다 많은 공부를 해볼 생각입니다”이 씨는 올해 600평의 육묘장을 조성해 전국 고구마 농가에 `동굴속 호박 고구마`의 씨를 뿌릴 계획이다. 그는 우리네 식탁에 건강하고 맛있는 고구마를 올리기 위해 하루도 연구를 게을리 할 수 없다며 미소를 지었다.그는 대전에서 도시생활을 마치고 귀농한지 11년차 농부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게 서툴다. 도심에서 익숙한 생활로 농촌실상이 힘들고 어려웠지만 그나마 고향에 친지 가족들이 있어 쉽게 적응 할수 있었다. 이 씨는 특히 가족들 보다 더 잘 챙겨주는 이웃 사촌들로 인해 모든 일들이 순탄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농촌 인심은 각박한 도심에서 볼 수 없는 정겨운 사람 냄새 나는 삶의 터전이 자리잡고 있다며 그 때문에 여기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전했다.하지만 농촌에는 일손이 크게 모자라 농사를 짓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농촌은 인구감소로 노동력 부족이 하루가 다르다고 말한다. 적극적인 귀농·귀촌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개발로 도시에서 농촌으로 많은 사람들이 유입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많은 젊은 사람들이 돌아와 일할 수 있게 안정적인 농촌 환경을 만드는게 시급하다는게 이 씨의 생각이다.고령화된 노동력으론 농촌의 발전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기때문이다.힘든 농촌일에 연세 많은 어르신들이 일하는 것을 보면 자연히 마음이 안타까워 진다고 말했다.한편 영덕군은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에게 안정적인 농촌생활정착을 돕고 농촌지역에 유용한 일자리를 창출하고, 경영능력을 갖춘 타 산업의 우수인력을 양성하고 전문화된 교육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농업인이 지역사회에 성공적 정착을 위한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영덕/이동구기자 dglee@kbmaeil.com

2013-03-08

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9) (주)강쇠 송백지주 김동엽·이도경 부부

팔공산 자락 나즈막한 돌담길따라 걷노라면 어릴적 오랜 친구가 기왓집 대문을 박차고 나와 반갑게 맞아줄것만 같은 한밤마을이 있다. 이 마을은 4km가 넘는 돌담길 너머로 웅장한 고택이 즐비하게 들어서있는 곳. 돌담이 많아 제주도를 연상케해 일명 육지의 제주도라고 불린다.팔공산을 배경으로 동산계곡과 송림과 국보109호 삼존석굴, 휘찬려사 목판, 오도암 등 많은 문화재를 간직한 천년의 역사를 간직한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 마을로 한밤전통마을이다. 이곳 마을 초입에 지난 2008년 귀농한 김동엽(47), 이도경(46)씨 부부가 터전을 일구며 살고 있다. 두 사람은 농업법인 (주)강쇠 송백지주라는 상호를 달고 우리쌀 100%와 화강암반 지하수로 아스파탐을 쓰지 않고, 천연감미료 효소처리스테비아를 사용해 막걸리를 만든다. 다소 생소한 이름이기도 한 `행복한밤 생(生) 막걸리`와 국내 최초 돼지감자 막걸리 특허출원 상표로 등록한 `생 뚱딴지(돼지감자) 막걸리`를 개발한 이들 부부를 만났다.2년 연구끝 개발한 `생뚱딴지 생막걸리` 원료제한 복병 만나 정부기관 수없이 드나들며 법까지 개정 `특허출원` 성사다양한 전통주 개발 억대부농 대열에… `집장` 개발에도 심혈군위군 소보면이 고향인 부부는 소보중학교 동기로 중학교 졸업후 대구로 나가 고등학교와 대학을 졸업하고 서울, 대구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고향을 떠난지 30년만인 지난 2008년 군위군 부계면 대율리로 귀농을 했다.남편인 김동엽씨는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했고 부인 이도경씨는 한방자원학을 전공한 이들 부부는 평소 농가공식품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김동엽씨는 한 때 서울에서 농산물인터넷쇼핑몰과 내고향농산물팔아주기 운동본부를 운영하기도 할 만큼 농산물에 대한 관심과 애착이 남달랐다.두 사람이 2008년 귀농을 결심하게 된 계기는 농민들이 어렵게 생산한 농산물을 싼값으로 판매하고 그것도 농산물 생산철이 아니면 판매를 할 수 없는 어려움을 알고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사계절 판매할 수 있는 농가공 식품을 개발해야 겠다는 일념에서 비롯됐다.특히 약용작물에 관심아 많았던 김씨는 당뇨, 관절, 성인병 예방과 변비에 좋다는 이곳 부계면 지역특산물인 뚱딴지(돼지감자)를 이용한 발효주를 개발하면 좋겠다는 생각에 2년간의 연구를 거듭한 끝에 `생뚱딴지 생막걸리`를 개발했다. 그러나 개발의 기쁨도 잠시, 특허출원을 하기 위해 관련 연구결과를 특허청에 제출했지만 `돼지감자를 이용한 막걸리는 제조. 판매 불가`라는 답장을 받게 됐다.이유는 돼지감자가 의약품 허가 고시인 `기성한의서`(방약합편, 동의보감, 향약집성방, 광제비급, 제중신편, 약성가, 사상의학, 의학입문, 경악전서, 수세보원, 본초 강목) 11종에 등재된 원료가 아니면 허가를 낼 수 없다는 것이다.돼지감자가 막걸리를 만드는데 원료의 제한이 있는 줄 몰랐던 부부는 그후 농림수산식품부와 기획재정부, 국세청 등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며 질의와 건의 끝에 막걸리 원료로 기존의 `과채류`로 명문화 되어있던 법조항을 과채류와 `뿌리채소`까지 포함하는 법개정을 하기에 이르렀다.결국 지난해 7월 `생 뚱딴지 막걸리`가 전국에서 처음으로 돼지감자를 원료로 한 전통막걸리로 특허출원해 상표등록을 받는 기쁨을 맛봤다.이후 부계 한밤마을 명칭을 활용한 기존의 쌀100%막걸리인 `행복한밤 막걸리`와 돼지감자와 쌀을 원료로 한 `생뚱막걸리`, 그리고 `생뚱 동동주`를 개발해 소비자들에게 선보이며 판로 개척에 힘을 쏟고 있다.판매처는 인터넷과 대구, 안동 등 도내 막걸리 페스티벌과 농산물 축제에 참여해 연간 1억여원의 소득을 올리고 있다여기에 만족하지 않고 이들 부부는 앞으로 한련초와 대추, 산수유, 쌀을 원료로 한 증류주인 고급전통주 `대력왕주(大力王酒)`를 개발해 애주가들에게 선보일 계획으로 연구에 연구를 거듭하고 있다.이들 젊은 부부의 연구와 노력은 끝이 없다. 김씨의 부인 이도경씨는 향토전통음식을 만드는게 꿈인데 바로 `집장`이 그것이다.어린 시절 엄마가 해줬던 그 집장의 맛을 아직도 잇지 못하는 그는 지금 그 엄마의 맛을 찾기 위해 열정을 쏟고 있다. `집장`은 조선시대부터 각 지역별로 나름의 방식으로 전해져 내려오고 있는데 만드는 방법과 재료도 무궁무진하다.때문에 만드는 방법에 정석이 있다고 하기 보다는 맛의 취향이나 상황에 따라 원하는 재료와 방법을 택하면 된다.이도경씨는 이곳 팔공산에서 나는 산야초를 이용한 집장을 개발해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맛보인다는 당찬 계획을 갖고 있다.공부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지난해 경북도에서 운영하는 농민사관학교(군위군 효령면 마시리 소재)에 입학해 1년간의 교육과정을 우수한 성적으로 마쳤다.교육과정 우수 수료자에게 주는 CEO기반구축 사업비 1억8천만원을 덤으로 받았다.부부는 이 돈으로 사업장 설비투자와 전통주 체험장을 만들어 한밤마을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또 하나의 체험과 볼거리를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새 정부가 들어서면 농민을 위한 배려로 농가공식품 사업에 많은 지원을 해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각종 우리농산물을 활용한 향토전통주를 개발해 농산물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이를 통해 부농으로 이어지는 꿈을 일구며 살아가는 김동엽, 이도경씨 부부의 두 눈에는 희망의 빛이 가득하다.군위/김대호기자 dhkim@kbmaeil.com

2013-02-15

사업부도 아픔 딛고 귀농 전도사 대 변신

“귀농은 은퇴자들이 꿈꾸는 전원 휴양지를 찾는 것이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에 다시 서는 것이다” 유국선 칠곡군 북삼 친환경연구회 회장(52)은 봉화에서 태어나 대구에서 학업을 마치고, 사업 중 거래처 부실과 원청업체 부도로 사업을 접었다. 다시 영업직으로 도전했지만 도저히 미래가 안보여 부모님이 먼저 와계시는 칠곡군 북삼읍 오평리에 94년 귀농을 했다.귀농 16년째인 지금은 70대인 노부모님과 아내 노승열(51)씨, 그리고 대학생인 자녀 둘과 함께 경상북도 농업기술센터의 강사로 귀농인 현장실습 을 지도하며 살고 있다. 유 회장은 귀농 후 지금까지 경북도와 칠곡군 농업기술센터에서 실시하는 농업비지니스대학, 친환경대학, 농민사관학교 등 수많은 영농교육을 이수하고 첨단농업기술을 몸소 체험했다.또한 고암농장을 경영 하면서 지역사회에 공헌한 농업인으로 인정받아 농립부장관, 경북도지사, 칠곡군수 등의 표창과 함께 성공한 귀농인의 한사람으로 꼽힌다.참외 전문재배로 연간 억대 매출 농사꾼으로인근 농가 17명과 협력 인터넷 쇼핑몰사업 결실도“농사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어리석은 생각 버려야”□ 귀농계획귀농에서 성공 하려면 미리 준비하고 배워 가야한다. 유 회장은 귀농을 선택하기에 앞서 오랜 준비기간과 영농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그는 “무작정 도시생활이 싫어서 농촌을 택한다면 십중팔구는 실패 한다”며 공부도 해야 하고, 경제적 여건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그리고 무엇보다 땅에 애착을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귀농은 휴양지가 아니라, 치열한 삶의 현장이다. 농사를 짓기 시작했다고 해서 곧바로 수익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점도 반드시 고려해야 한다. 귀농은 자연에서 삶이 주는 특별한 행복과 낭만이 있지만, 농촌의 삶 역시 치열한 생존투쟁의 현장이란 점을 간과해서도 안된다”귀농 선배로서 유 회장이 후배 귀농인들에게 주는 충고다. 유 회장의 조언은 이어진다. 또한 진짜 귀농하려면 먼저 지역을 잘 선택해야 한다. 왜냐면 지역민과의 융화가 첫째 조건이기 때문이다. 홀로 농사짓는 것은 귀농이 아니라 휴양이기 때문이다. 두 번째로 그 지역 특산물을 이용한 틈새시장과 아이디어를 갖고 가야한다. 막연히 가서 열심히 하면 되겠지는 실패할 확률이 99%다. 세 번째는 정신력이 확고해야 한다. 농촌의 낭만도 없고 실패의 쓴잔도 마시게 되고 넘어야할 산이 많다. 이것을 이기려면 자신의 의지력과 주변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어려울 때 필요한 멘토가 있어야 하고 부지런한 성품과 지역사회와 융화가 필수적이라는 것도 덧붙였다.유 회장이 참외 1만㎡(약3천평), 벼 4만5천㎡를 재배하면서 지금은 연간 1억5천만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성공한 농사꾼으로 변신한 데는 아내의 내조가 없었더라면 불가능 했다. 귀농을 시작할 때 농사의 `농(農)`자도 모르는 아내에게 시골생활을 해야 한다는 얘기를 미안해서 못했는데 눈치 빠르게 알아서 묵묵히 도와준 아내에게 그 공을 돌렸다.원조 귀농인으로 유 회장의 멘토 역할을 한 현 송석록(58) 북삼농협 조합장의 역할도 빼놓을 수 없다. 송 조합장도 30년 전 부산에서 회사에 다니다가 귀농해 고향 오평에서 참외농사로 성공을 하고 있을 때 귀농한 유씨가 당시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도움을 주었던 조력자다.유 회장은 “귀농에 있어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은 지역사회와 얼마나 융화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혈연과 학연으로 똘똘 뭉친 지역사회가 귀농자를 쉽게 받아들여주질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해결책을 나처럼 들고 가야한다고 말했다. □ 귀농 성공기오직 혼자 농사만 지으면 농촌에서 살아가는 데는 한계가 있다. 지역의 특성을 잘 파악하여 그곳의 특산물을 이용하여 시대의 변화에 따르고 같은 종류의 농사를 함께 하여야 한다는 사실이 중요하다. 유씨가 진정한 농촌사람으로 뿌리내린 것은 귀농 후 8년이 지난 200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IMF 외환위기로 귀농한 자신과 처지가 비슷한 사람끼리 만남이 이뤄지면서부터다.유 회장은 이들과 함께 이지역의 농토에 맞고 인근지역에서 성공하고 있는 참외를 전문적으로 재배, 직접 판매하기로 하고 뜻이 맞는 인근농가 17명이 모여 `북삼친환경참외연구회`를 결성해 서로 돕는 협력농업을 시작했다. 한 푼의 경비라도 아끼기 위해 회의실은 60만원을 주고 구입한 중고 컨테이너를 이용했다. 그곳에서 참외 출하작업이 없는 매주 토요일이면 함께 모여 서로의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귀농 성공의 꿈을 키워 갔다. 그리고 회원들과 유회장이 흘린 땀은 `북삼폴리페놀참외축제`와 `칠곡장e네` 인터넷쇼핑몰사업으로 결실을 맺기 시작했고 이것이 그토록 그리던 부농의 꿈이 실현되는 출발점이 되었다.유 회장은 귀농하면 정부와 자치단체가 지원도 하고 관리도 하겠지 하고 생각하면 큰 오판이며, “농사는 아무나 할 수 있다는 생각도 어리석은 착각”이라고 말한다. 귀농은 가족들의 화합된 응집력과 엄청난 자기 노력과 결정력, 경영마인드가 가미된 비즈니스 능력을 갖춘 `뉴 슈퍼맨`이 되어야 성공할 수 있다고 단언한다.유 회장은 농사일을 배우는 데는 끝이 없다고 했다. 현재도 칠곡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업교육을 빠짐없이 참여하고 첨단IT기술과 농업기술을 융합하는 방법과 경영노하우를 복합적으로 터득하고 있다고 했다.그는 회원들이 있었기 때문에 혼자 넘어가지 못할 실패의 산도 넘을 수 있었다고 했다. 늘 흙에 애정을 가지고 자식 같은 작물과 대화도 할 수 있는 애정이 있어야 농촌에서 아름다운 삶을 만들어 갈 수 있음을 잊지 말아야 한다는 점을 누누이 강조했다.칠곡/윤광석기자 yoon777@kbmaeil.com

2013-02-14

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⑺ 영농법인 바람햇살농장 박도한 대표

경산지역은 귀농과 귀촌이 어려운 지역으로 손꼽힌다. 도시기능이 강해 귀농과 귀촌에 필요한 농지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아 정착에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이러한 여건에도 귀농에 성공하고 선진농민으로 자리 잡은 영농법인 바람햇살농장의 박도한(45·압량면 강서리) 대표는 귀농의 모범적인 사례로 지역에서 거론된다.대학을 졸업할 당시 사과를 재배하던 아버지를 도와 농사를 짓고 싶었으나 흙을 만지기보다는 넥타이를 맨 자식의 모습을 더 바랐던 아버지의 뜻을 따라 자영업을 시작했던 박 대표는 그러나 2002년 귀농한다. 농사일을 반대하던 아버지가 병을 얻으며 과수원을 이어받을 사람이 필요했고 자연스럽게 소원이었던 농부의 길을 돌아왔다. 그동안 사과 과원은 대추농장으로 변해 있었다. 박 대표는 젊은 혈기와 노력으로 시행착오를 겪으며 대추에 대한 지식을 쌓아 부농의 꿈에 다가간다. 생산에만 그칠 것이 아니라 부가가치를 높이는 가공과 유통에도 적극적으로 나선다. 박 대표는 전문지식을 갖춘 리더가 있으면 농업노동력의 노령화에 대한 고민을 어느 정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해 경북농민사관학교 지도자과정을 거쳤다. 젊은 농군답게 홍보와 판매를 인터넷 홈페이지(바람햇살농장)와 블로그, 트위터 등을 적극 활용하고 단순한 자연주의 생활에 안주하지 않고 농촌이 더욱 잘 살 수 있는 길은 없는지 끊임없이 연구하고 노력했다.연간 26t 대추 생산… 건대추·진액 가공 직거래로 수억대 소득 올려전통가옥 민박으로 고쳐 가족단위 체험객 유치, 농촌관광 활성화 기여“성공 농민을 멘토 삼아, 가족과 함께, 3년이상 인내해야” 3대원칙 조언□생산에서 유통까지박 대표는 현재 2만7천225㎡(9천 평)의 대추농장에서 `복조`를 주 품종으로 연간 26t의 대추를 생산해 시기성과 상품성이 높은 생대추로 7t을 출하하고 남은 대추는 건대추와 진액(즙)으로 가공해 직접 유통하고 있다.농장 내에 거품 세척과 선별, 건조를 해결하는 1차 가공시설과 물품 배송실, 진액을 생산하는 2차 가공실을 갖추고 있다.대추씨까지 포함한 통 대추를 가공한 진액은 한번 맛본 소비자의 주문이 계속 이어지고 있어 연간 수억원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소비자를 위해 소포장 용기를 직접 디자인하기도 했던 박도환 대표는 “농민을 대표해야 할 농협의 대추 구매단가가 상인과 차이가 없는 것은 생산자(농민)의 처지에서 보면 안타깝다”고 했다.이어 “농협은 소포장 판매보다는 대용량 판매처를 확보해 농민이 부가가치가 높은 소포장 판매를 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유통에 대한 나름 대안을 제시했다.목초액을 이용한 액비사용으로 재배한 친환경 대추는 명절과 선물용으로 인기가 높다. 박 대표의 바람햇살농장 제품은 1kg(건대추)에 1만7천원과 2만2천원에 판매되고 있으며 자신 있게 추천하는 선물세트는 3만8천원과 5만원이다.선물세트에는 건대추 1kg과 진액 10봉이 들어 있다.□가족이 즐기는 체험 공간박도환 대표는 남보다 한발 빠른 사업 시작으로 성공의 발판을 마련했다.도시 사람이 농촌을 찾아 흙을 밟으며 가족과 함께 휴식을 취하는 사례가 늘어날 것을 미리 예측, 어른들이 생활하던 전통가옥을 민박으로 고쳐 가족단위 체험객을 유치하고 학교와 단체의 교육생에게 선진농가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지난해 900여 명의 체험객을 유치했던 박 대표는 계절에 따른 대추 따기와 대추가공(즙) 체험프로그램과 민박 마당을 이용한 농악공연으로 농장을 찾는 방문객에게 잊지못할 추억을 선물하고 있다.하지만, 농촌관광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숙박문제가 먼저 해결돼야 한다는게 박 대표의 지론이다.농장 민박 수용 인원은 20명으로 제한돼 있는 반면 단체와 학교의 1박2일 코스는 대부분 40명이 넘어 인근 숙박업소에서 숙박을 해결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실정이다. 농가보다는 숙박업소의 이익이 높아지는 비효율성이 농촌 관광 활성화의 발목을 잡고 있는 셈이다. □최소한 3년은 버터야자치단체들의 귀농과 귀촌에 대한 대책 마련은 반갑지만 단시간에 성공을 거두려는 욕심은 버려야 한다고 조언한다. 최소한 3년은 버틸 수 있는 인내가 필요하고 아무런 준비 없이 사업비를 신청해 농지를 구입 하는 것은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귀농과 귀촌은 엄연히 다른 개념으로 귀농과 귀촌을 생각하는 지역에 조언자나 땅이 없다면 포기해야 한다며 귀농·귀촌의 3대 원칙을 이야기했다.첫째 멘토를 잘 만날 것. 주변에 성공한 농민이 있어 조언을 구할 수 있는지를 잘 살피고 특히 현장보다는 이론을 중시하는 교수를 멘토로 삼지 말 것을 강조했다.둘째 가족의 합의로 귀농과 귀촌을 결정하고 귀농과 귀촌의 여건이 조성되었다면 가족이 헤어지기보다는 함께 움직여 힘을 모아야 한다.셋째 최소한 3년은 버텨야 한다. 농지를 융자금으로 사들이기 전에 1~2년 체험하고 결정해야 후회를 최소한으로 줄일 수 있으며 다른 결정도 내릴 수 있다는 견해다.“보조사업은 움직이고 있을 때 속도를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지 제자리에 서 있을 때 보조사업비는 어깨에 큰 짐으로 작용한다”며 “보조사업비도 엄연한 빚이라는 것을 망각해서는 안되고 부농의 꿈이 결코 쉬운 것”이 아님을 강조했다.박 대표는 자신의 농장에 조성한 건조시설과 가공시설을 주변 농가에도 제공해 함께 잘사는 농촌실천에 앞장서고 있다.대부분 농촌이 고령화로 1차 생산에 그치는 경우가 많아 수익이 한정돼 있었지만, 가공시설을 이용하면 장기 유통도 가능해져 부가가치를 높인다는 것이다.어머니와 부인, 직원 2명과 자동화 기기로 바람햇살농장을 운영하고 있는 박 대표의 꿈은 대추를 이용한 요리를 정착시키고 알이 굵고 무기질이 풍부해 해장·해독 효과가 좋은 경산대추를 전국적으로 알리는 것이다.“경산은 사토질 토양에 일조량이 풍부해 천혜의 대추산지인 만큼 충북 음성대추에 밀릴 이유가 없습니다”경산/심한식기자 shs1127@kbmaeil.com

2013-02-08

삶에 지친 도시인들에 진정한 `休`(휴)를 선사하다

지난 2005년 영양군 일월면 용화리 대티골로 귀농한 풀누리 대표 권용인(57)·이은주씨 부부.두 사람의 귀농동기는 특별하다.삶에 지치고 힘든 도회지 사람들이 농촌으로 와서 휴식을 취하고 지친 심신을 치유해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자는 데서 출발했다.부부의 정착지는 경북에서 가장 높은 일월산을 뒷산으로 하고 있는 해발 500m에 위치한 영양군 일월면 대티골. 영양읍내에서 차량으로 30분 걸리는 곳이다.권씨는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근무했다. 그러던 중 1998년 발해 건국 1300년을 기념,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일본까지 뗏목으로 24일간 항해에 나섰다. 하지만 그 와중에 동료 4명을 잃는 불의의 사고를 겪고 방황의 세월을 보냈다. 사고의 충격으로 지친 권씨는 도시 생활을 접고 귀농을 선택했다. 평소 야생화와 전원생활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영양군 일월면 용하리 대티골이토종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적지로 판단해 부인과 함께 들어왔다.2005년 귀농한 권씨는 대티골을 문화와 먹을거리, 생활이 한데 조화를 이룬 휴식의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고 싶었다. 그러나 대티골 32가구 중 20가구가 수 십년째 고추 농사로 생계를 잇고 12가구는 은퇴 노인이 살고 있는 여건에서 권씨가 꿈꾸는 `자연치유생태마을`을 만들기 위해 주민들을 설득하기는 쉽지 않았다. 꽁지머리를 묶고 수염을 기른 대티골 탈바꿈의 주역을 맡은 산 사나이 권씨는 포기 하지 않았다. 주민들과의 소통을 위해 오로지 동네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는 등 묵묵히 뚝심을 발휘한 끝에 주민들의 마음을 바꿔놓았다. 뜻을 모은 주민들과 마을 앞 도랑을 청소하고 숲길을 정비했다.농가마다 생활하수를 자연 정화하는 시설도 갖췄다. 덕분에 3차 정수기능을 하는 각 농가의 연못은 올챙이가 살 정도로 깨끗해지는 등 마을의 변화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그는 산림자원을 활용한 마을주민 공동사업을 착안하고 망설임 없이 추진했다. 울릉도 등 일부에서만 재배했던 토종 산마늘 200만 포기와 두메부추 등 야생 그대로의 산나물을 10여가구 마을 주민들과 재배했다.수확한 산나물을 서울 양재동 하나로마트에 납품 고소득을 올리기 시작하면서 그의 귀농꿈은 영글기 시작했다. 도시 시장에서는 살 수도, 맛 볼 수도 없는 진귀한 토종 산나물을 자연 그대로 재배해 특성화 한 것이 성공 비결이다. 이제는 산마늘 재배면적만 약 7천평에 달한다.영양고추가 자라던 고추밭이 산마늘 밭으로 변화한 것이다. 그 안에 자라는 산마늘 모종만도 약 300만 포기나 되며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권씨는 산마늘을 단순히 잎으로만 판매하지 않고 소비를 확대시켜가고자 노력한다. 산마늘 효소, 산마늘 김치 등 먹는 법을 다양하게 개발했다.그리고 본격적으로 이곳 대티골을 찾는 사람들을 위해 들과 산에서 나는 각종 풀들로 가득 차린 생명밥상, 즉 비료 한 알, 농약 한 방울 안 들어간 무공해 채소를 자연에서 그대로 채취해 만든 밥상 `풀누리 소반`을 대접했다. 밥 한끼에 2만5천원이나 한다. 비싸다. 하지만 비싸지 않다. 갑자기 들이닥쳐 밥을 달라고 해도 줄 수 없다. 한겨울이라도 햇볕 드는 곳에서 낙엽 아래 숨 쉬는 나물을 캐서 찬거리를 마련하기 때문이다. 그 정성과 노력을 감안하면 `생명밥상`은 비싸다고만 할 수 없다. 산나물 샐러드를 만드는 재료도 직접 효소를 발효시켜 만든다.그는 또 함께 씨 뿌리고 나물 뜯고, 산채 음식을 만드는 `풀누리농촌교육농장`을 운영하고 있다.마을 안에 자리한 풀누리교육농장을 찾으면 권용인 부부와 함께 몸풀기 체조를 한 뒤 풀누리 교육농장 소개와 금강초롱, 미스킴라일락 등 우리꽃 이야기와 단군신화로부터 내려오는 마늘(산마늘) 이야기 등 온가족이 함께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 계절의 변화에 따라 월별로 이루어지는 체험이 모두 다른 것이 특징이다 특히 권씨 부부는 황토방을 매개로 도시인들과 소통하려 하고 있다.농가 옆에 한 동식 지어 놓고 손님을 받는 이유도 마음으로 손님을 맞기 위해서다.마을을 끼고 한 바퀴 트레킹 할 수 있는 약8km의 아름다운 숲길은 대티골의 자연자원 중 당연 으뜸이다. 숲길을 걷느라 약간 피곤한 몸을 내려놓을 수 있는 곳도 있다. 바로 대티골 황토구들방이다.몸에 좋은 황토와 금강소나무를 사용해 짓고, 나무를 이용해 난방하는 자연주의 숙박시설이다.마을주민들은 여행객들에게 보다 편안한 휴식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기꺼이 장작으로 불을 지펴야하는 일을 감수하고 있다.권씨는 풍경이 아름답고 공기가 맑은 이 마을이 진정 도시인들이 지친 심신을 달랠 수 있는 `자연치유생태마을`로 거듭나기 위해 황토 구들 민박 9가구를 운영한다. 매출의 10%를 마을기금으로 적립해 농사를 지을 기력이 없는 노인들에게 일정액을 기부하고 마을행사 운영비로 활용하고 있다.이 같은 권용인씨의 노력의 결과, 대티골은 2008년 경북도가 지원하는 `부자마을 만들기사업`에 선정됐고, 2009년 생명의 숲이 주최한 `아름다운 숲길` 공모에서 어울림상을, 환경부로부터 `우수생태마을`로 선정되기도 했다. 지금은 `외씨버선길`코스 중 가장 인기 있는 길로 입소문나면서 하루 수십명의 사람들이 `자연치유생태마을`에서 진정한 휴(休)를 취한다.권씨는 “대티골은 아름다운 야생화가 마을을 감싸고, 사계절 빼어난 자연경관을 느낄 수 있는 작은 마을이어서 연간 1만여 명이 찾고 있다”며 “사람들을 끌어들이는 것은 크고 화려한 시설이 아니라 작고 소박해도 따뜻한 사람 냄새”라고 말했다. 그리고 “자신은 귀농의 성공과 실패를 떠나 이렇게 아름다운 숲길을 걸으며 놓고·버리고·비워내는 연습을 한다”며 “욕심도 근심도 모두 내려놓고 참 나를 발견할 수 있는 좋은 시간을 갖는 것이야 말로 인생 2막 귀농인으로서 삶에 있어 너무 소중한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권씨 덕분에 영양을 `오지`(奧地)라 생각하는 도회지 사람들에게 이제 영양은 나를 알아가는 `오지`(五智)로 자리잡고 있으며 작고 소박해도 사람냄새 나는 이 곳이 인생 2막 힐링캠프가 되고 있다.영양/장유수기자 jang7775@kbmaeil.com

2013-02-04

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⑸ 안동 파파야 농장주 황순곤씨

베이비부머 세대들의 은퇴시기와 맞물려 귀농·귀촌을 원하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제2의 인생을 시작한다는 각오로 농촌에 안착하기 위해 개인마다 나름대로 농업에 대한 기초 지식 습득은 기본이고, 작물을 재배할 토지에다 농작물의 선정, 주변의 교통과 편의시설 등 어느 하나 소홀할 수가 없다.15년전 취미로 감귤분재 가꾸기 시작하며 열대과일 매력에 `흠뻑`3년전 안동 정착… 여름엔 노지, 겨울엔 시설하우스 재배로 고소득“처음부터 수입에 집착한 무리한 투자는 금물” 충분한 예비기간 강조선택하는 농작물도 약초와 같은 특용작물에서 오이, 토마토, 딸기 등 다양하다.안동에서 제주도서나 수확이 가능할 정도로 고온다습한 기후에 적합한 열대작물 `파파야`가 무럭무럭 자라는 곳이 있다면 믿을 수 있을까.겨울철 안동은 지형적 영향으로 유난히 추운 탓에 열대작물 재배는 엄두를 내지 못한다. 파파야를 여름에는 노지에서, 겨울엔 시설하우스에서 전천후로 재배하면서 고소득을 올리는 50대 귀농인이 주목받고 있다.안동에 정착하기 전 보드빌더 겸 트레이너로 여느 도시민들처럼 살아가던 황순곤(52·안동시 와룡면 이상리)씨가 주인공.체육대학을 나와 스포츠맨에서 귀농맨으로 180도 변신한 황씨가 파파야를 재배하게 된 동기는 감귤 1그루를 분재하던 그의 취미에서 시작됐다.15년 전 30대 중반의 황씨는 제주도로 전지 훈련을 갔던 대구 모 프로야구 구단 선수들로부터 선물로 받은 감귤나무는 그를 특별한 농사꾼으로 바꾼 결정적 계기가 됐다.분재에 달린 앙증스런 감귤에 홀딱 빠진 그는 그 후로 바나나, 망고 등 10여년 간 취미로 기른 열대작물 종류만 해도 수십 가지나 됐다.수많은 분재로 가득 채워진 그의 자택은 아예 온실이나 다름 없을 정도. 하나, 둘씩 취미로 모은 열대작물은 베란다를 비롯 거실, 안방까지 빼곡히 차지했고, 온도와 습도를 맞추기 위해 시도 때도 없이 보일러를 돌리다가 아내의 따가운 눈총을 받기도 했다. 실패도 거듭했지만 관련서적을 뒤져 원인을 파악할 정도로 매니아가 됐다.그렇게 열대작물에 푹 빠진 황씨는 3년 전 안동에 정착하면서 약 3천㎡(1천평)의 노지에 결국 그가 꿈꾸던 파파야 농장을 차렸다.황씨가 유독 파파야를 택한 이유는 열매를 수확하기까지 4~5년 걸리는 다른 과수와는 달리 파파야는 성장속도가 빨라 씨를 심은 뒤 5개월 만에 열매가 열리는데다 완숙까지 1년이 채 안 걸리기 때문이다. 다소 생소한 이름의 파파야는 익지 않은 열매조차 식재료로 쓰이고 잎과 어린 열매를 고기와 함께 찌면 고기가 연해지고, 볶아 먹으면 죽순 맛이 날 정도로 부드럽다. 또 꽃과 속을 함께 채소로 활용하고 종자는 독특한 맛으로 향신료로 쓰이기도 한다. 잎 추출물로 만든 차도 항암효과가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태국이나 필리핀 등 다문화 가정에서 조리용으로 많이 찾는 등 파파야 소비는 꾸준히 늘고 있다.“어떤 작물을 재배하든 간에 먼저 귀농해서 자신이 선택한 작물을 어떻게 재배해서 주 고객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는 매우 중요합니다”이처럼 파파야의 장점이 우수하더라도 판로가 없다면 모든 것이 무용지물. 농장을 차리기에 앞서 황씨는 다양한 판로를 미리 개척해 놨다. 파파야의 판로가 비교적 다양하다는 사실을 안 그는 단순히 열매만 파는 것이 아니라 묘목도 팔고, 관상용 분재로도 판매한다.농장 오픈 초기 단순히 식용 재료나 열매를 파는 정도에서 관상용이나 교구교재용으로 판매할 정도로 규모가 확대됐다. 시장에서 손쉽게 사 먹을 수 있는 과일을 소비자가 직접 기르는 데에 초점을 맞춰 부가가치를 높인 것이다.판매루트도 인터넷 카페, 페이스 북, 트위터, 블러그 등 사이버 공간을 적극 활용했다. 인터넷 카페를 만들면서 전국 1천여 명의 회원도 확보했다.시장으로 출하되는 묘목은 판매량에 따라 파파야, 몽키바나나, 용과(선인장 열매), 황금 연꽃 바나나 등 4가지 순이다. 이 가운데 파파야와 비교적 2m 내외로 자라는 몽키바나나가 그해 열매를 수확할 수 있어 인기 품목으로 꼽힌다.어린 묘목 1본 가격은 4천~6천원 선이지만 묘목이 성장한 상태에 따라 5만원에서 10만원 대에도 판매될 경우도 있다. 특히 관상용으로 호평받는 파파야 나무의 경우 기르기 쉽고 심은 뒤 5개월 후면 열매가 맺어 필요에 따라 다양한 가격을 보장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농장 수입도 4년 전 처음 시작할 당시 보다 최근에는 연 억대 매출을 기록하는 등 해마다 매출신장 폭이 3배 가까이 늘어났다.특히 여름이면 노지에서 자란 열대작물들을 직접 보기위해 단체 방문객이 줄을 잇는다.입소문을 타면서 지난해에는 농업진흥청 기후대처 담당공무원들과 전라도 농업기술원 소속 모니터 직원 20여명이 이 농장을 방문하기도 했다. “귀농·귀촌 성공을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자신의 확고한 의지입니다. 전원생활에 대한 막연한 동경이나 쉽게 돈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충분한 준비 없이 섣불리 시작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도 있습니다”황씨는 최근 농장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한꺼번에 묘목 500본을 주문한 한 고객에게 애써 50본으로 줄여 판매하면서 충고한 일화다.그는 처음부터 수입에 집착해 무리한 투자를 경계할 것을 예비 귀농인들에게 주문했다. 자신은 취미로 시작해 이미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지만 귀농 희망자들은 충분한 예비기간을 두고 차근차근 실천 해나갈 것을 주문했다.주변의 반대를 무릅쓰고 실패에 실패를 거듭하며 결국 결실을 일궈낸 귀농 3년차 황씨. 보드빌더에서 파파야를 유달리 사랑하는 남자로 변신한 그는 오늘도 자신의 미래 희망이 될 파파야 씨앗을 심고 있다.안동/권광순기자 gskwon@kbmaeil.com

2013-01-28

계사년 신년 화두는 `귀농·귀촌` ⑷

영주시의 귀농인을 위한 정책 마련과 후원으로 영주에 정착하는 귀농인이 매년 증가 추세를 보여 지난해 9월까지 귀농 농가 수가 908가구에 달한다. 그러나 알려진 귀농인의 성공 사례 못지않게 실패 사례 또한 적지 않다. 영주시에 귀농해 성공한 김재광(58) 씨와 고원국(41)씨는 귀농은 머리로 그려내는 꿈과 희망이 아니라 철저한 사전 준비와 계획, 농업에 대한 이해, 현지답사, 관련 기관을 통한 교육, 경쟁력을 위한 마케팅 전략 만들기가 무엇보다 우선 돼야 한다고 조언한다.경기도 일산서 통학하며 철저한 사전준비 인터넷·직판 등 판매처 다변화 노력유통 과정 소비자 피해도 크게 줄여영주 사과원 김재광씨는 경기도 일산에서 영주시로 귀농해 성공을 거둔 귀농인이다. 7년 전 귀농을 위해 영주시를 방문할 당시만 해도 사과재배에 대한 기본 지식조차 없었다.김씨는 대도시 생활을 청산하고 귀농하는 대부분 사람이 아름다운 전원생활을 꿈꾸며 막연하게 귀농을 선택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잘못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먼저 어디서 무엇을 할 것인가를 생각하고 생계유지 가능성, 경쟁력, 농업에 대한 기초 상식 등을 바탕으로 영농 행위를 통한 소득이 발생할 수 있는지 여부를 잘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특히 김씨는 귀농에 실패하는 주요 요인으로 농촌 현실에 대한 이해 부족, 막연한 전원생활에 대한 동경에 따른 무모한 투자 심리 등을 꼽았다.김씨가 영주시로 귀농 결심한 동기는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때 선물로 제공된 영주 사과에서 비롯됐다. 귀농을 위해 김씨는 일산에서 영주까지 1년간 통학을 하며 영주시 농업기술센터가 운영한 애플 스쿨 강좌 등을 듣는 등 사전 준비를 철저히 했다.귀농 후 사과원 조성을 마음 먹은 김씨는 사과원내에 임시 거주형 막사를 거처로 삼아 소득 기반이 되는 사과원 조성에 모든 노력을 쏟아 부었다.김재광씨는 현재 영주시 이산면 원리에 있는 3천 평 규모의 사과원에 묘목 1천200주를 식재해 지난해에는 한그루당 사과 22.5kg을 생산하고 올해에는 50kg 생산을 목표로 세웠다.또, 유통 과정에서 발생하는 소비자 피해를 줄이고 농가 소득을 증가시킬 수 있는 인터넷 판매 및 직판형 판매 등 판매처를 다변화 해나가고 있다.대도시 소비자 겨냥 일산시에 저장시설 마련친환경 인증·상표등록 등 소비자 인지도 높여전량 농협 납품, 대금 현금결제 이끌어내고원국씨는 2대 양계 인으로 귀농해 대성농장을 운영 중인 성공한 귀농인이다. 철저한 농장 관리와 차별화된 판매 전략, 현행 유통과정의 문제점을 개선한 운영으로 연간 29억 원의 매출을 올리는 모범적 귀농 사례로 소개되고 있다.고원국씨는 자신의 농장에서 생산되는 계란의 차별화를 위해 친환경 인증, HACCP인증, 상표등록, 특허 출원 등을 통해 소비자의 인지도를 높이고 대도시 소비자를 향한 마케팅 전략으로 경기도 일산시에 저온저장 시설 및 배송 업무를 담당하는 GP 센터를 운영하고 있다.이런 노력의 결과로 대성농장의 양계 7만 6천 수 중 6천 수에서 생산되는 유정란은 농협중앙회에 전량 수매되고 계란 관련 농협중앙회 전국의 납품 업체 14개 가운데 한 곳으로 성장했다.고 대표는 귀농 성공 비결에 대해 “최대 투자 비율을 차지하는 사료 구매 부분에 투자대비 생산율에 대한 철저한 검토로 투자비 절감, 판매 전략에 대도시 소비자들의 구매 심리 향상을 위해 각종 인증 획득, 친환경을 통한 우수한 제품 생산에 대한 노력이 성공의 밑거름이 됐다”고 말했다. 특히 고 대표는 납품 대금에 대해 유가 증권이 아닌 현금 대금 결제 방식을 도입한 것이 특징이다.납품대금의 현금 결제 방식은 현행 거래 구조상 보기 어려운 사례로 대성농장 생산시설의 현대화, 농장 관리 시스템의 청결도, 친환경 시스템 도입을 바탕으로 우수한 제품을 생산해온 덕분이다.고 대표는 귀농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많지만, 모두가 다 성공하는 것은 아니라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방만한 계획과 과다 투자, 외형 중심의 투자, 정책 이해의 부족, 잘못된 현행 유통 과정의 답습은 귀농 성공의 가장 걸림돌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귀농인에 대한 지자체의 지원책과 정책, 교육, 행정 지원이 다양해 투자 규모에 맞는 현실성 있는 경영 방안을 마련한다면 귀농이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라는 그는 현실성 있는 계획 수립을 마련, 귀농을 해 줄 것을 당부했다.영주시 귀농인 시책전국최초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 건립희망자에 조기 정착교육 등 다양한 지원영주시는 은퇴시기 도래 및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도시민 증가에 따라 귀농 귀촌 인에 대한 농업교육, 현장체험 및 실습 시스템을 구축한 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를 80억 원의 예산을 들여 전국 최초로 올해 건립한다.체류형 농업창업지원센터는 영주시뿐만 아니라 인근 안동, 봉화, 예천 등 지역에 귀농·귀촌을 희망하는 지원자를 대상으로 1년간 센터 입주를 통해 귀농 조기 정착과 농업에 대한 정보 전달 등 다양한 교육을 실시한다.영주시는 귀농·귀촌인을 위해 올해 귀농 귀촌 페스티벌, 박람회 참가, 예비 귀농인 영주 알리기 초청 투어, 귀농 일기장제작 지원, 귀농 아카데미, 귀농정착 지원사업, 귀농자 주택수리비 지원, 귀농인 자녀 학자금 지원, 귀농인 생산농산물 직판사업 지원, 귀농인 한마음대회, 귀농인 교육운영, 귀농인 실습지원 등 다양한 사업을 펼칠 계획이다.영주/김세동기자 kimsdyj@kbmaeil.com

2013-01-21

“귀농에도 조건이 있고 농사에도 호봉이 있죠!”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 귀농·귀촌과 전원생활을 꿈꾸는 시대에 살고 있으며, 귀농·귀촌은 삶의 질과 행복을 높이는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귀농·귀촌을 생각하는 사람들이 막연히 가고 싶어하는 곳 중의 하나가 경북 봉화다. 태백산맥과 소백산맥이 갈라지는 곳에 있는 봉화는 자연재해가 비교적 적고, 깨끗한 자연환경과 저렴한 땅값으로 귀농·귀촌을 꿈꾸는 사람들에게 매력적인 귀농 대상지로 주목받고 있다. 봉화군에는 무엇보다 전원생활학교와 현장실습형 귀농교육, 귀농 인력양성 전문교육 등 귀농 단계별 체계적인 교육프로그램이 돋보인다.귀농희망자, 귀농준비자 및 초보 귀농인을 대상으로 귀농 전부터 정착 이후까지 단계별 교육과정 운영으로 도시민들이 농업과 농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바탕으로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이끈다는 계획이다.봉화군은 귀농인들의 안정적인 정착을 돕고자 이사비용, 빈집수리비, 교육훈련비, 정착장려금, 정착지원보조사업 등 다양한 사업비지원과 함께 예비귀농인에게 상담과 현지안내 등을 도와주는 귀농 간사제도를 운용하고 있으며, 도시민유치지원센터, 귀농인의 집 등의 편의시설을 운영하고 있어 예비귀농인들에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봉화군은 `파인토피아 봉화 텃밭 퀵서비스 사업`을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텃밭 퀵서비스 사업`은 봉화의 청정농산물을 꾸러미로 구성하여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사업이다.봉화군 소천면 분천리 여우천에 가면 누구하고도 비교하지 않는 자신들만의 행복 만들기, 희망 만들기에 빠져 사는 귀농 10년차 박상욱·김현희씨 부부을 만날 수 있다.좁지만, 정감 넘치는 농로 길을 따라 일년내내 마르지 않는다는 여우천이 흐르고, 냇가를 경계로 울창한 산림이 빙 둘러싸 녹음이 짙고 깊다.참나무, 소나무, 떡갈나무를 비롯한 아름드리 나무들이 바람을 맞으며 자연의 노래를 들려주고, 햇살 가득 품은 산등성이에 민들레, 지칭 개, 물푸레, 이름 모를 야생화와 약초가 사방에 널렸다.박상욱·김현희씨 부부를 만나러 가는 봉화로의 길은 가파른 듯 정감 있고, 비탈진 듯 평화롭다.부부는 2003년 5월에 처음 이 길을 걸었고, 지금은 아이들과 함께 매일 이 길에 서 있다. 추리소설을 6편이나 출판한 작가로, 국문학을 전공하고 시민단체 상담전문가로 여느 도시민처럼 살아가던 그가 왜 봉화까지 왔을까.작품구상을 위해 심산유곡을 여행하던 중 여우천을 만난 박상욱 씨는 아내에게 여우천 찬가를 입버릇처럼 불렀고, 부모님의 투병과 이별을 겪으면서 삶과 행복에 대한 가치를 진지하게 생각하다 봉화로 귀농을 선택했다는 것. 그때가 2003년으로 요즘처럼 귀농이라는 단어조차 생소하던 시절이었다.“귀농에 조건이 있고 농사에도 호봉이 있습니다”농사꾼으로 변모한 박상욱씨의 부인 김현희 씨의 말이다. 귀농 10년차인 부부는 봉화군에서 귀농멘토로 활동할 만큼 전문 영농인이 다됐다.“사람 사는 곳은, 그곳이 도시든 시골이든 살아가는 원칙은 차이가 없습니다. 성공적인 귀농을 위해서는 가장 먼저 마음가짐이 매우 중요합니다. 성실하고, 겸손하며, 남 말에 귀 기울이고, 이웃과 교류에 먼저 발벗고 나서는 적극성이 좋습니다. `한때 잘나갔는데`, `옛날에 이름 꽤 알아줬는데` 식으로 과거를 내세우거나 집착하는 분은 실패하거나 정착하는 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다음으로 차근차근 배워가며 적응할 때까지 예비기간을 둘 것을 권했다.농사에도 호봉이 있다고 강조하는 부부는 처음부터 잘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며한 호봉 한 호봉 올라간다고 마음을 먹으면 몸도 마음도 농사꾼으로 적응하기가 한결 쉬워진다고 했다.특히 처음부터 경제적인 투자를 무리하게 하고 수입에 집착하는 것은 경계할 것을 주문했다.자신의 경험이 아닌 느낌과 주변의 권유로 토지를 능력 이상 사들이고, 농기구, 주택 등 환경개선에 무리한 투자는 후유증이 크다는 것. 2~3년 예비기간을 두면서 자신이 직접 경험한 후 자신이 할 수 있는 범위만큼 투자하고, 점차 그 범위를 넓혀나가라고 조언했다.셋째 자기신념이 중요하다는 점을 들었다. 농사는 힘들고, 농사꾼의 삶은 여유롭지 않으며, 육체적 고단함도, 겨울철 추위도, 여름철 더위도, 자녀의 교육 등등 어느 것 하나 만족스럽지 못할 때도 수시로 있다는 것.그럴 때마다 우리 가족이 왜 봉화를 선택했는지, 처음에 어떤 마음가짐으로 시작했는지를 기억해야 합니다. 다른 사람, 가족과 비교는 하지 말고 스스로 신념을 확고히 하는게 중요하다고 했다.최근 몇 년 사이 봉화가 귀농으로 전국적인 주목을 받는 탓에 귀농상담도 매우 많다. 박상욱·김현희씨 부부의 농장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상담하는 건수도 매월 20여 건에 달한다.부부는 귀농 초기에 2~3년 정도 고추농사를 지었고, 농사품목을 변경해오다 몇 해 전부터 오미자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며 그 밖에도 산나물, 두릅, 콩, 고추농사는 유기농 친환경재배로 가꾸고 있다.부부의 집 앞마당은 야생 꽃이 빙 둘러싼 테두리 안으로 100여 개의 크고 작은 장독이 나란히 줄지어 있다. 귀농 10호봉 아내의 미래비전이 담긴 산야초 효소 장독대이다.처음에는 산에 나는 풀들이 그놈이 그놈으로 구별하지 못했는데, 해를 거듭하고, 공부를 할 수록 이름과 약효, 특징이 쏙쏙 들어온다고 한다.봄부터 겨울까지 산과 들에 나는 초목과 산열매를 채취하여 발효, 숙성시켜 산야초 효소를 생산하는데 주변 분들과 조금씩 나눠 먹다가 지금은 아예 부업으로 주문판매까지 하고 있는데 인기가 좋다는 것.아이들 교육은 사실 귀농의 조건 가운데 가장 고심이 큰 부분. 아이들의 적응과 교육문제를 물어봤다. 1남2녀중 첫째는 봉화군 소천서 중고등학교를 마치고 현재 서울대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 마을에서 서울대학교 합격생 배출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한다. 둘째와 막내도 모두 성실하게 학교생활을 잘하고 있다고 한다.“봉화에 오기 정말 잘한 것 같아요”이들 가족의 배웅을 받으며 돌아 나오는 길이 상쾌하다. 크게 심호흡하며 몸을 정화하고 여우 천에 손과 발을 담근다. 농로 길로 두 아이가 재잘거리며 걸어온다. 여우천에 자리 잡은 이웃집 아이들인가 보다.아이들 웃음소리가 산울림이 되어 여우천에 울려 퍼진다.봉화/박종화기자pjh4500@kbmaeil.com

2013-01-14

경제력 규모 맞게 시작하면 실패 줄인다

“요즘은 귀농귀촌교육을 많이 해줍니다. 정착자금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귀농하시는 분들은 이런 교육들을 잘 이용하고 경제력에 맞는 규모부터 시작해야 실패를 줄일 수 있습니다”고령 한팜농원 류재천(50세) 대표는 준비된 자만이 성공한다며 귀농인들 간에 교류를 자주 갖고 의지할 인맥구축도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여성분들은 새마을 부녀회 등 여러봉사단체를 통해 사람도 사귀고 취미활동도 하면 좋은 정보를 얻고 정착과정의 외로움을 줄일 수 있는 길임을 강조했다. 물론 취미활동을 곁들이면 더 좋다. 그는 농민들에게 가장 어려운 과제로 농산물유통을 꼽았다.친환경으로 농사만 잘 지으면 제값 받고 팔 수 있는 줄 알았지만 그렇지 않다는 것이다.이제 농사만 잘 지어서는 안 되며 판매도 잘해야 살 수 있으며 앞으로는 SNS를 통한 마케팅을 적극 활용 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했다.내가 생산한 농산물은 확신을 갖고 내가 판매하겠다는 그런 마음, 제대로 된 물건만 팔겠다는 그런 자세와 마음 가짐도 제대로 된 친환경농산물 유통구조가 확립되지않으면 어렵다는 것을 분명히 했다. - 귀농 동기는.고령군 덕곡면으로 2004년 아내 박순선씨와 자식 3명과 함께 귀농한 한팜농원 류재천(50세) 대표는 시설하우스 1천300평에서 생산하는 토마토, 오이 등은 모두 유기농산물인증을 받았고 또 토마토 쨈, 딸기 쨈은 농산물 유기가공식품인증을 받아 고소득을 올리고 있는 성공적 귀농인이다. 류 대표는 대구에서 태어나 자라오면서 항상 전원생활을 꿈꾸고 있었다며 농대 졸업 후 농업과 관련된 미생물 제조회사인 (주)한바이오 회사에 근무하며 어려움에 처한 농촌현장을 직접 경험했다. 농가에서 친환경농업을 성공적으로 재배하기 위해서는 병해충에 대한 예방과 치료에 많은 어려움을 겪은 배 대표는 대학원에 진학해 생명공학(논문: 식물병해 방제용 미생물농약의 제제 화에 관한 연구)을 전공하고 그 해결책을 찾아 많은 농가들에게 유기농산물 인증을 받도록 기술 지도를 했다.그동안 미생물관련분야에서 근무한 경험을 토대로 친환경농산물을 생산해 `농민이 생산한 농산물은 농민이 가격을 결정한다는 소신으로 소비자에게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신선한 농산물을 생산 공급과 제값을 받아 혼자만이 아닌 주변농가와 농촌도 잘 살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 귀농을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귀농준비, 실행, 정착 시 어려움 어덯게 이겨냈나. 류 대표는 귀농준비를 하는 3년동안 어려움도 많았다. 귀농 준비 당시 귀농에 대한 자료가 별로 없었고 앞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귀농을 결심한 뒤 영천에서 유기농산물을 재배하는 농가에 6개월간 출퇴근과 숙식을 하며 경운기, 관리기, 트랙터 등 농기계 사용법과 시설내의 이랑 만들기, 모종심기, 물 관리 및 작물수확 등 작물재배에 관해 사전에 충분히 습득했다. 그러나 막상 귀농 첫 해 농사를 지으면서 이론과 현실은 너무 다른 것을 몸으로 체험했으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 주변에 같은 작물을 재배하는 농가를 찾아다니며 `모르는 것은 창피한일이 아니다, 알려고 노력하지 않는 것이 어리석다`는 생각으로 궁금한 점을 묻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그 결과 영농법을 하나하나 체득을 하여 해가 거듭할수록 실패 요인이 줄어 현재는 안정적인 단계에 접어들었다.-지역주민들과 관계 형성 비법 있나.사돈이 논사면 배 아프다는 말이 있듯이 처음에는 주변의 농민들이 경쟁의 눈빛으로 지켜보지만 마을 일에 항상 솔선수범하여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수시로 동네 어른들이 계시는 노인정을 찾아 인사드리는 노력이 필요하고 작목반이나 영농조합법인에 조합원으로 가입해 자신 말보다는 다른 사람의 말에 귀 기울이는 자세와 희생하는 정신으로 주민들에게 다가서는 노력이 필요하다.- 귀농을 통해 얻은 것과 잃은 것은.귀농해 얻은 것으로 류 대표는 우선 빠르게 돌아가는 도심에서 찌든 마음의 여유를 가지고 안전한 먹거리를 생산한다는 자부심을 가지게 된 점을 들었다. 류 대표는 농민도 열심히 하면 잘 살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되었으나 농사일은 생물이다 보니 작물이 있을 때는 항상 붙어 있어야하기 때문에 도심의 친구들과의 교류가 줄어들고 이제는 도시보다는 현재의 나의 농촌이 생활의 터전이고 모든 생활의 중심이 됐다고 말했다.-안정적 귀농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것을 든다면.많은 기대를 가지고 귀농한 뒤 첫 농사를 지어보면 이상과 현실의 차이에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으나 좌절하지 않고 끊임없는 노력과 인내가 필요하다.또 하나하나 헤쳐 나가면 농사의 참맛을 알 수 있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부딪쳐 나아가면서 매일 영농일지를 적어가면 시간이 지날수록 훌륭한 농사지침서가 되고, 주변의 선도농업인을 찾아다니며 궁금증과 어려운 점을 부끄러워하지 말고 상의하며 자문을 구해 나의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귀농후 가장 두려운건 뭔가.귀농 후 2번의 재해를 경험한 류 대표 부부는 힘들게 쌓아온 재산과 시설물들이 재해로 인해 한꺼번에 떠내려 갈 수 있다며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몸서리가 쳐 진다고 했다. 태풍 산바때 피해복구을 도와주신 곽용환군수, 기술센터신노우소장, 김길수과장, 임유호덕곡면면장, 이호현상담소장, 많은분들께 다시 한번 정말 감사를 드린다.-농산물을 가공하게 된 이유는.안전한 유기농산물을 생산하면 판로는 문제없는 줄 알았는데 친환경농산물을 직접경매하는 공판장이 없어 직거래 하고남은 농산물을 가공유통하기 위해 시설을 갖추고 딸기, 토마토 쨈과 쥬스를 생산하고 있다.- 귀농 희망자들에게 한마디 하면…. 귀농 투자자금은 많든 적든 정해져 있으므로 농업으로서의 소득이 보장되기 전에는 한정된 자금에서 지출만 이뤄지고 귀농후 계획한 일을 확대하고자할 때 자금이 소진돼 부족한 경우가 많이 발생하므로 한정된 자금을 아껴 두었다가 필요한 시점에 효율적인 집행을 하는게 중요하다.- 현재 도움이 필요 한 것은.앞으로 농업은 이상기후 때문에 시설재배에 의한 과학영농이 되어야하기 때문에 재배환경에 적합한 새로운 연동하우스가 필요하다는 류 대표는 많은 비용이 소요돼 새로운 개념의 시설도입을 위해 고령군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부가가치 창출을 위해 농산물 가공사업 기술축적으로 대외적으로 유기가공식품인증으로서의 인지도와 대형유통에서 납품의뢰를 받지만 열악한 시설로 인해 구매를 꺼린다며 수출과 대형유통 등에 판매할 수 있도록 HACCP 가공시설의 지원이 절실하다 것을 빼놓지 않았다.수입 하겠다는 의향을 비쳤던 일본바이어도 현장 실사로 무산되고, 서울 롯데 백화점서 유기토마토쨈,딸기쨈을 전시판매하겠다는 제의가 들어왔지만 열악한 시설 때문에 또 무산될 위기에 놓였다. HACCP 시설이 아니라는 이유다. 아무리 제품이 마음에 들어도 시설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수출과 백화점 전시판매는 어렵다는 이유다.류 대표는 HACCP 시설투자로 가공공장도 번창하고 체험농장도 제대로 활용 할 수 있기를 기원했다.고령/전병휴기자 kr5853@kbmaeil.com

2013-01-07

은퇴 후 제2의 인생 `그린라이프` 신바람 분다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생)의 본격적인 은퇴 시기와 맞물려 귀농.귀촌이 사회적 화두가 되고 있다.우리나라의 귀농·귀촌 가구는 지난 2001년 880호에서 2011년 1만500여호를 넘었고 지난해는 2만여호에 이를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다. 베이비부머 세대는 우리나라 산업화와 민주화 등 현대사의 주역이자 흔히 `낀세대`라 불리는 숙명을 타고났다.이들 세대는 대다수가 농촌 시골마을에서 태어나 찢어지게 가난한 어린시절을 보내고 근대산업사회를 쫓아 탈농촌한 세대들이다. 어릴 때부터 보고자란 부모 부양의 책임에다 도시문화속에 자란 자식 뒷바라지로 눈코 뜰새 없이 50여년의 세월을 앞만 보고 달려왔다. 이들이 이제 여우도 죽을 때는 자기가 살던 굴쪽으로 머리를 둔다는 수구초심(首丘初心)의 심정으로 조용한 휴식을 희망하며 농촌 전원생활을 갈구하는 또 하나의 사회세력으로 등장했다.이들의 나이는 공자(논어 위정편)가 말한 하늘의 뜻을 깨닫고 남의 말을 들으면 이치를 아는 지천명(知天命)과 이순(耳順)에 걸쳐 있다. 농촌인구의 감소와 도시인구의 과밀 및 일자리 부족, 베이비부머 세대의 본격 은퇴, 여기에 각 지자체의 인구 늘리기 시책이 맞아 떨어져 귀농·귀촌은 우리 사회 전반에 걸쳐 비중 있는 과제가 되고 있다. □왜 귀농·귀촌이 화두인가귀농·귀촌이 화두가 되고 있는 것은 무엇보다 귀농·귀촌 수요의 증가가 가장 큰 이유이며 이것이 도시와 농촌, 고령화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기 때문이다.농촌인구의 지속적인 감소와 고령화, 부녀화는 농업 노동력 부족과 노임상승으로 이어져 농업경쟁력을 현저히 떨어뜨리면서 농촌지역 소득양극화, 유휴농지 증가, 식량자급률 저하 등의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여기에다 20호 미만 과소화 마을 증가와 함께 기초생활서비스 취약, 대중교통운행 감소, 마을단위 생산자조직 미흡 등으로 공동체사회의 붕괴를 불러오고 있다. 또 도시지역의 과도한 인구 집중과 도농간의 격차 심화는 돈과 기술, 인적 네트워크를 가진 경험 있고 유능한 인적자원을 농촌지역으로 유입시켜야 한다는 당위성까지 요구받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산업의 추축을 감당하고 있는 712만 베이비부머 세대는 은퇴 후 인생 2모작을 자연생태적인 다양한 삶에서 찾고자 한다.이 뿐만 아니라 1, 2차 산업에 머물고 있는 농촌을 향토음식 개발과 농가민박, 농촌체험 등 관광·레저, 문화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현장 지도자와 고급인력의 충원이 절실하다. 이는 시대 추이로 볼 때 안정적인 소득 보장과 함께 귀농·귀촌인의 삶을 보다 풍요롭게 할 수 있다는 기대감까지 더하고 있기 때문이다.□귀농·귀촌의 실태귀농ㆍ귀촌 인구는 전국적으로 2001년 880호, 2005년 1천240호, 2010년 4천67호 , 2011년 1만503호로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2012년 상반기에만 이미 8천706호에 달했고 아직까지 정확한 집계가 나오지 않았지만 지난 연말까지 2만여호에 이를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연령별로는 50대가 32%, 40대 24.4% 등 60세 이하가 75%로 귀농ㆍ귀촌 연령대가 점차 낮아지고 있는 추세이다. 귀농ㆍ귀촌의 목적은 전원생활 74%, 농업의 본격적 경영 22%, 기타 4%로 나타나고 있다.기존 농어촌 주민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마을 인구와 활력 유지 31%, 땅값 등 주민 재산가치 상승 6%, 영농종사 인력 확보 19%, 지역을 위해 일할 인재 확보 12%, 지역의 세수 증대 2%, 별다른 긍정적 변화 없음 29%, 기타 1%로 70%가 지역 경제에 도움이 된다 생각하고 있다. 특히 귀농ㆍ귀촌 후 정착을 못하고 떠나는 이유로는 일자리 부족 34.6%, 사업자금 조달 15.4%, 이웃 주민과의 갈등 3.8%, 부족한 소득 26.9%, 영농기술 부족 3.8%, 기타 15.4%로 나타나나 귀농ㆍ귀촌인들의 일자리와 소득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됐다.2010년 전국에서 가장 많은 귀농·귀촌인이 정착한 상주시의 경우 이들이 가장 선호하는 작목은 곶감, 포도, 시설오이 등 단기간내에 소득 창출이 가능한 것이어서 일자리와 소득의 중요성을 새삼 느끼게 한다. □귀농·귀촌 정책 및 시책귀농·귀촌과 관련한 2013년도 정부 정책 및 시책의 기본방향은 중앙정부, 지자체, 민간기관 등 각 기관의 특장점을 활용해 역할을 구분하고 기관간 연계, 협력을 통해 정책 시너지 효과를 높이면서 초보 농업인에 대한 맞춤형 지원을 하는데 맞춰져 있다.특히 국회에서도 귀농·귀촌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지난해 10월 26일 `귀농어업인 농어촌정착지원에 관한 법률`을 발의한 바 있다. 그 내용은 5년마다 귀농어업인 종합계획을 수립하는 것을 비롯해 귀농어업인 실태조사, 일자리알선 및 농어업경영 지원, 조세감면 등이다.귀농·귀촌 시책의 좋은 사례로는 `귀농·귀촌 1번지`로 통하는 상주시에서 찾아 볼 수 있다. 상주시는 2010년 귀농·귀촌인 육성 지원조례를 제정해 지원 근거를 마련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해 4월에는 전국 최초로 `귀농귀촌특별지원팀`과 `귀농귀촌 서울사무소`를 개설해 적극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성공적인 귀농 준비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귀농 전, 후의 단계적 준비가 필요하다. 귀농전에는 가장 먼저 마음다지기와 가족의 동의 얻기가 선행돼야 한다. 충분한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귀농문제를 신중하게 생각한 후 자신감과 확신이 생길 때 결심을 굳힌다. 2단계는 정보와 기초지식 습득이다. 농사를 짓기 위한 정보를 철저히 수집하고 지자체 등의 상담창구를 방문하거나 귀농교육에 참가한다. 3단계는 영농교육 사전이수와 영농체험·현장견학 등을 해야 한다. 농업을 체험하거나 농업 기초지식을 몸에 익히면서 텃밭농사나 주말농장부터 시작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4단계는 자신의 여건과 적성, 기술수준, 자본능력 등을 고려해 농업의 목표를 정하는 것이다. 선택작목과 생활조건 등을 감안해 귀농후보지를 검토하고 현지를 직접 찾아가 농지·주택·연수기관·농업 및 농촌 관련 정보를 수집해야 한다. 5단계는 목표하는 농업에 필요한 기술과 노하우를 몸에 익히는 것이다. 6단계는 자금 확보다. 농업에 필요한 자금과 생활이 안정될 때까지의 생활자금을 융자할 가능성까지 포함해 검토해 본다. 7단계는 농지관리와 영농에 적합한 주택을 확보하는 것이다. 8단계는 영농계획 수립인데 생산계획과 판매계획, 자금계획을 명확히 해야 한다.농산물을 생산하는데 적게는 6개월, 길게는 4~5년이 소요되므로 자신있는 작목, 가격변동이 적은 작목, 기술과 자본이 적게 드는 작목을 선택해 귀농 첫해의 어려움을 피해나가야 한다.마지막으로 영농규모에 맞는 기계나 시설을 확보하는 것인데 시군농업기술센터에서 운영하는 농기계 임대사업장을 이용할 수도 있다. □귀농 후 성공적인 정착 귀농 후 준비해야 할 사항으로는 1단계로 제2의 인생 설계를 해야 한다. 실패하지 않는 귀농을 위해서는 체계적인 계획을 통한 선행학습이 필수 조건이다. 2단계는 현실 적응하기로 농촌을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귀농의 장밋빛 환상만을 가지기보다 농촌이라는 공간을 현실적으로 이해하고 그에 적응하려는 노력이 중요하다. 3단계는 성공할 수 있는 조건 만들기다. 생활공간을 옮긴다는 것은 가족의 삶에 큰 변화를 가져오므로 가족의 동의와 이해가 절대 필요하며 마을 주민들과의 관계 맺기도 성공적인 정착을 위한 중요 요소로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녹아드는 자세가 필요하다. 4단계는 전문 영역을 최대한 살리는 것으로 농촌생활을 하면서도 도시에서의 경험과 전문성을 살려 반농반사를 하는 귀농인도 많다. 5단계는 친분관계와 소비자 네트워크를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다.도시생활에서 쌓았던 사람과의 관계는 농촌생활에서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삶을 위한 자양분으로 활용될 수 있다.6단계는 블루오션을 찾아야 하는데 새로운 소득원을 창출하기 위해 농업을 단순한 1차 산업으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2, 3차 산업과 연계해야 한다. 교육농장, 치료농장, 농가숙박, 농가맛집 등이 좋은 사례다. 끝으로 상황에 가장 적합한 방법을 모색하는 것이다. 귀농에 정석은 없다.귀농·귀촌은 인생의 또 다른 페이지를 의미하기 때문에 저마다의 해법을 만들어 나가려는 의지가 필요하다. 어떻게 접근해야 할지 막막하다면 지자체에서 제공하는 맞춤형 귀농·귀촌 지원 서비스를 이용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귀농 유의사항귀농은 제2의 인생을 시작하는 것인 만큼 무엇보다 철저한 사전준비가 필수이다. 무작정 귀농은 실패하기 십상이다. 귀농의 목적과 목표가 구체적이고 독창적이어야 하며 차별화된 아이템도 있어야 한다. 처음부터 넓은 토지에 집착하거나 욕심을 내면 안된다. 땅이 남는 장사라는 투기적 발상은 절대 금물이며 빈집, 임차농지 등을 활용해 최소비용으로 출발해야 한다.지나치게 부푼 꿈을 자제하는 한편 영농설비도 최신식으로 한방에 해결한다는 생각은 말아야 한다. 자본보다 기술과 경험이 더 중요하다는 예기다. 농촌에 왔으니 목가적 생활을 즐기겠다는 사고는 소득에도 영향을 미치지만 지역주민로부터 빈축을 살 수 있고 이웃의 도움도 기대하기 어렵다. 특히 잘난 척, 배운 척, 있는 척하는 3척은 절대 환영받지 못하며 정착에 실패하는 가장 큰 요인이 되고 있다. 사소한 일이라도 이웃과 함께 친분을 쌓아가며 희생적 화합을 도모할 때 비로소 원주민의 반열에 합류할 수 있다.상주/곽인규기자 ikkwack@kbmaeil.com

2013-01-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