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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ㆍ특집

남다른 청렴성·생생한 행정경험 `검증된 리더십` 앞세워

2017년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조기 대선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인용에 따라 대선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헌재가 180일 이내 탄핵을 인용한다면 `벚꽃 대선`이 현실화된다. 더구나 대구·경북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 있는 보수여당인 새누리당이 26년 만에 분열되면서 4당 체제로 바뀌었다. 특히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바른정당 입당 가능성을 내비치면서 대선 판도는 요동치고 있다. 경북매일신문은 2017년 대선 정국을 맞이해 대구·경북 대선 주자들에 대한 분석을 싣고 있다.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 김관용 경북지사에 이어 마지막으로 새누리당 김문수 비대위원의 대선 경쟁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학생·노동운동가 출신에 국회의원·경기지사 등 `다양한 이력`지자체 중 경제분야 최대실적 입증 등 국가경영에 자신감 충만보수 텃밭 TK서 고배 `반면교사` 삼아 `새누리 명성 회복` 앞장새누리당 김문수 비상대책위원은 스토리가 있는 정치인이다. 험한 학생운동과 노동운동의 길을 걸었고, 국회의원, 경기도지사 이력까지 갖췄다. 명실상부한 사회주의자이자 노동운동의 지도자였지만 사회주의 붕괴를 지켜보며 보수 세력의 한복판에 뛰어들었다.◇ 사연 많은 김문수김 비대위원은 고3때 3선 개헌 반대를 주도하다 무기정학을 받았고, 대학생활에 실망해 사화과학동아리인 `후진국사회연구회`에 가입해 활동했다. 광주 대단지 등 빈민 대상 사회조사를 하면서 사회현실에 실망했다. 그는 대학 2학년 때부터 학생운동에 적극 참여했다가 제적당했다. 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은 “박정희 전 대통령이 전국적으로 190명의 대학생을 제적시켰고, 나도 그 중 하나였다. 당시 장티푸스에 걸려 시골 가서 40도가 넘는 고열에 연일 피를 쏟고 누워있을 때 제적이 됐다”고 회상했다.학교에서 제적당한 김 지사는 고향에서 야학과 농민운동을 펼쳤지만 쉽지 않았다. 동네 어른들을 상대로 농촌계몽운동을 하다보니 어느 누구도 인정해주지 않는 분위기가 강해 서울로 올라왔다. 그리고 고(故) 김근태 전 장관 등의 영향으로 노동운동에 뛰어들었고, 김 전 장관의 주선으로 구로공단에 취직했다. 또 청계천 노조 간부들에게 노동법을 가르치며 노동현장 분위기를 익히기도 했다.하지만 노조활동으로 인해 남영동 치안본부 대공분실로 끌려가 모진 고문을 당하기도 했다. 사회로 나온 김 비대위원은 혼란스러웠고, 진로에 대한 고심도 더욱 깊어졌다.결국 민중당을 결성, 합법적인 정당운동에 나서기로 결심했다. 결과는 좋지 않았다. 단 한 석도 얻지 못해 `김문수의 첫 번째 도전`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그런 그에게 손을 내민 인사는 바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다. 그에게 영입되어 보수정당에 본격적으로 발을 디딛게 됐고, 국회의원과 경기도지사를 지내면서 보수정당의 대표적인 대권 잠룡으로 성장하게 됐다.◇ 김문수만의 대선 경쟁력경기도지사 시절 그가 보여줬던 행정능력은 대권 잠룡으로 급부상하는 계기가 됐다. 김 비대위원도 이 점이 자신의 강점이라고 말한다. 그는 경북매일과의 인터뷰에서 “차기 대통령의 자질이 매우 중요하다. 세계 10위권 경제대국, 선진국 진입을 앞둔 대한민국 국가 리더십은 우선 유능한, 검증된 리더십이 최우선이어야 한다. 선진국인 미국은 대통령들이 거버너(주지사)들에서 가장 많이 나온다”며 “미국은 검증된 행정 경험을 중시한다. 국가 리더십은 똑똑해야 하고, 최소한 지방자치단체 등 작은 정부를 이끈 경험이 있어야 시행착오를 겪지 않는다. 대한민국은 지금 경제위기, 안보위기, 인구위기 등에 갇혀 있다. 시행착오를 겪을 시간이 없다. 검증된 리더십이 차기 국가 리더십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 비대위원은 “일자리 창출, 기업 유치, 투자 유치 등으로 대표되는 경제살리기는 검증된 리더십이 가장 필요하다. 이론보다는 생생한 경험을 기반으로 한 실전이 절실하다. 정치인 출신들은 이론만 난무하다. 실전과 이론은 너무 다르다. 민생 경제 살리기도 역시 실전, 즉 해본 사람이 더 실질적인 일자리를 늘린다”며 “저는 대한민국의 최대 지자체인 경기도를 8년간 이끌어 보았다. 특히 일자리, 기업·투자유치 등 경제분야에서도 국내 지자체 중 최대 실적을 거둬 보았다. 이론과 말이 아니라 실천과 실적으로 검증받았다”고 자평했다.청렴하다는 점도 김 비대위원만이 가진 강점이다. “청렴영생 부패즉사(淸廉永生 腐敗卽死): 깨끗하면 영원히 살고, 부패하면 즉시 죽는다”라는 말을 만들었을 정도다. 이 덕분일까. 경기도지사 시절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실시한 공공기관 청렴도 측정에서 경기도가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청렴을 강조해왔다.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의 작품으로 유명한 김진명 작가는 “전 이 나라의 모든 지도자, 모든 정치인을 만나봤지만 그 중 가장 훌륭했던 분은 김문수라 확신한다. 그는 현재는 물론 과거를 통틀어서도 이 나라에서 가장 청렴한 정치인이다”라고 평가하기도 했다.이에 대해 김 비대위원은 “검증된 리더십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바로 청렴이다. 대한민국 역대 정권은 어김없이 대통령 또는 측근 비리로 얼룩져 왔다”며 “아무리 검증된 리더십을 가져도 대통령 또는 그 주변이 썩었으면 국가경영이 잘 될 리 없다. 대통령부터 `청렴영생, 부패즉사`의 청렴도가 요구돼야 하며 대통령이 깨끗하면 그 주변에 흙탕물이 일 수 없다”고 피력했다.◇ 보수로부터 외면 당해 내리막길지난해 4월 그는 대도박을 시도했다. 수많은 지역구 중 국민적 관심이 큰 대구지역 총선출마를 선택했다. 총선 승리를 넘어 대권 가도에 불을 지피겠다는 의도였다. 여권 잠룡으로 꾸준히 오르내렸던 김 비대위원이 승리한다면 야권 차기 대권 주자를 눌렀다는 존재감과 동시에, 보수의 심장을 지켰다는 상징성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 대구 수성갑에 도전장을 내밀었다.그러나 일부는 `여당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대구를 선택한 것을 비판했고, 총선 내내 수도권 차출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에 김 비대위원은 수성갑이 험지라며 절대 쉬운 지역이 아니라고 반박했다.결과는 참담했다. 차기 대권 주자로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에서 야권의 잠재적 대권 후보인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에게 패하면서 정치적 책임론이 쏟아졌다.이와 관련, 정치권 관계자들은 “경북 영천 출생으로 경북고를 나왔으니 대구와 무관하지는 않지만 대구지역에서의 기반이 없다”며 “오랫동안 지역 표심을 다진 김부겸 의원에 비해 김 비대위원은 국회의원 지역구도 모두 경기도 부천이었고, 경기도지사를 2번 연임하는 등 경기도에서 주로 활동했다. 특히 수도권 규제완화론 등 경기도지사 시절 보여줬던 행보도 지역에선 마이너스가 됐다”고 지적했다.김 비대위원 역시 “최근 총선에서 떨어진 게 지지도 하락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평생 시험이나 선거에서 떨어져본 적이 없다”며 “겪고 나니 많은 점을 깨닫게 됐다. 더 겸손하게 민생과 국가적 어려움에 내 목소리를 내면 국민들이 다시 주목해 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출발점에 다시 서다그런 그가 다시 한 번 뛰기 시작했다. 새누리당을 구할 비상대책위원회 비대위원으로 임명됐다. 인적쇄신 등 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개혁하도록 목소리를 낸다면 다시 한 번 주목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대선 후보로서도 재도약할 수 있다.또 보수의 텃밭인 대구·경북의 민심을 회복하는 것도 관건이다.대구·경북(TK)의 민심을 얻지 못하고는 대선에서 승리할 수 없다는 점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게 김 비대위원이다.이와 관련해 그는 “지금 1년 6개월째 대구 수성구에서 아내와 살고 있다. 지난 총선을 거치면서 고향 대구·경북에서 많은 것을 배웠고, 대구·경북의 미래를 위해 많이 고심 중”이라며 “보수의 심장 대구경북에서 집권여당 새누리의 명성을 회복하겠다”고 밝혔다.그는 이어 “23년 간 오로지 공천심사위원장, 보수혁신위원장 등 새누리에서만 올곧게 개혁 정치를 해온 만큼 비대위원으로서 인적 청산, 정책 혁신을 이뤄 대구·경북에서 새누리의 자존심을 반드시 우뚝 세우겠다”며 “이 당 저 당 옮겨다니는 정치인이 대구·경북의 정치 혁신을 이루겠다고 말을 하면 신뢰할 수 있겠는가. 신의를 매우 중시하는 대구·경북민들에겐 언감생심일 것”이라고 덧붙였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끝

2017-01-23

`민선 6선의 경륜` 앞세운 풀뿌리 정치로 승부수 던진다

2017년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조기대선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인용에 따라 대선의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헌재가 180일 이내 탄핵을 인용한다면 `벚꽃 대선`이 현실화 된다. 더구나 대구·경북을 주요 지지기반으로 삼고있는 보수여당인 새누리당이 26년 만에 분열되면서 4당 체제로 바뀌었다. 경북매일신문은 2017년 대선 정국을 맞이해 대구·경북 대선 주자들에 대한 분석을 싣고 있다. 유승민·김부겸 의원에 이어 세 번째로 김관용 경북지사의 대선경쟁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시장·도지사 `풍부한 경험` 바닥민심 아우를 장점으로… 새누리 지지층 결집 활동에 힘 쏟아부으며 勢 확장 나서◇흙수저 출신 공무원에서 3선도지사로김관용 경북지사는 요즘 말로 대표적인`흙수저`로 태어났다. 워낙 가난했던데다 초등학교 2학년 때 부친이 돌아가시는 바람에 집안 형편은 말이 아니었다. 모친이 마을의 온갖 궂은 일을 도맡아 끼니를 때울 수밖에 없었던 가난 속에서 자랐다.김 지사는 “하도 배가 고파 술도가의 술지게미를 한 움큼 집어먹고 학교에 갔다가 술기운에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라 선생님한테 호되게 야단을 맞았던 기억, 끼니도 제대로 잇지 못하는 우리 집안 형편을 안타까워하던 이웃에서 나를 꼴머슴으로 달라고 했을 때 눈물을 보이셨던 어머니 모습이 지금도 눈에 선하다”고 회상했다. 그림을 좋아해서 미술대학에 가는 게 꿈이었지만 형편이 안 돼서 가지를 못했고 가난을 벗어나야겠다는 생각에 취직이 확실한 사범학교로 갔다. 19살에 구미초등학교 교사로 갔는데, 출세했다고 동네 자랑이 대단했다. 아이들을 가르치는 교사생활이 의미있고 보람도 컸지만 또 다른 무엇인가를 이루고자 하는 마음이 늘 있었다. 그래서 영남대학교 야간대학에 입학하여 낮에는 아이들을 가르치는 선생으로, 밤에는 학생으로 구미에서 대구까지 열차를 타고 다니며 공부를 했다. 그러면서 그는 교육현장을 지키는 일도 중요하지만 나라를 위해 일할 수 있는 정책입안 같은 큰 일을 할 수 있는 공무원이 좋겠다 싶어 고시공부를 했고 교사생활 10년만인 나이 서른에 합격했다.공직에 입문한 후에는 병무청, 국세청, 청와대를 거치면서 국가운영이 무엇인지, 또 어떻게 나라를 이끌어 가야하는지 여러 가지 경험을 했다. 특히, 구미세무서장으로 재직하면서 고향 발전에 대해 많은 고민을 하게 됐고, 친구들의 적극적인 권유에 따라 95년 초대 민선 구미시장에 출마해 당선된 후 내리 3선을 했다. 2005년 민선4기 경북도지사에 도전했을 때는 치열한 당내경선에서 많은 사람들의 예상을 깨고 한나라당 후보로 당당히 뽑혔다.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3등이었지만, 구미시장으로 일한 성적표를 갖고서 꾸준히 도민들을 설득한 것이 주효했다. 그 이후 중앙 정치권의 유혹도 여러 차례 있었지만, 지방의 사정을 잘 아니까 떠날 수가 없어 자연스럽게 도지사 3선에 이르렀다.◇다양한 행정 경험 등이 경쟁력“저처럼 초등학교 교사로 출발해서 병무청, 국세청, 청와대를 거쳐서 민선자치단체장에 이르기까지 이렇게 다양한 분야에서 일해 본 분들도 많지는 않을 겁니다. 또 20여 년을 주민들과 함께 부대끼다 보니, 소통의 방법을 알겠더라고요. 정치기술은 좀 모자라도 진정성이 있고 바닥 민심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고 많은 분들이 인정을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민선 지자체장으로서 20여 년을 우직하게 봉사해 온 김관용 경북도지사가 대권도전의 꿈을 시사하면서 밝힌 자신의 경쟁력이다. 그의 다양한 행정경험과 민선 6선의 경륜은 정치지도자로서 너무나 소중한 자산이다. 그는 공무원으로서 행정경험을 쌓았고, 3선 구미시장에 이어 3선 경북도지사로서 대구·경북 현장을 지켜왔다. 도정과 국정은 크게 다르지 않다. 경북은 전국에서 가장 면적이 넓고 인구도 전국 6위의 규모이니 작은 국가나 마찬가지다. 선진국에서는 주지사가 대선에 나서는 것이 아주 자연스럽다는 점을 감안하면 민선 6선 지방자치단체장으로서 경륜을 쌓은 김 지사의 경쟁력은 중앙정치인과 비교해서도 흠잡을 데 없다.또한 김 지사는 `흙수저`로 태어나 3선 구미시장에 이어 쉼 없이 3선 도지사에 이르기까지 감동적인 스토리가 넉넉하다. 대선후보 경선 흥행에 돌풍을 불러올 다크호스가 될 수 있다는 게 김 지사 측의 설명이다.◇낮은 인지도·열악한 당내 기반 극복과제하지만 김 지사는 아직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다른 지역의 일반 국민들에게는 대권후보로서 그리 이름이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과 중앙정치에서 떨어져 있었기에 당내 기반이 약하다는 게 최대 아킬레스건이다. 그래서 김 지사 측은 일단 대권 도전보다 보수층의 집결이 우선임을 앞세우며 새누리당 지지층을 결집하기 위한 활동에 힘을 쏟아왔다. 얼마전 새누리당 분당과정에서 보수당의 분열을 막기위해 `혁신과 통합 보수연합` 공동대표로 나선 것도 이같은 맥락이었다. 또 낮은 인지도 극복을 위해 김 지사의 대권도전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벌써 움직이기 시작했다. 지난달 경북도청 북카페에서 열린 기자회견 시점을 전후해 김 지사를 지지하는 `용포럼`(사이트는 젊음을 상징하는 `YOUNG 포럼`)과 `미래보수포럼`이 등장했다. 김 지사의 이름을 딴 용포럼은 등장 2주 만에 전국 각지에서 회원 2만여명을 모으며 빠른 속도로 확장되고 있으며 이르면 이달, 늦어도 다음달에 창립식을 할 예정이다.이와 별개로 교수와 변호사 등 여론주도층 100여명이 중심을 이루는 미래보수포럼이 발족을 준비 중이다. 창립 취지문에는 `시대 요구를 담아내지 못한 보수가 국민으로 외면받고 있어 보수 정체성을 재정립하고 국민 눈높이에서 새로운 길을 개척하고자 한다`란 내용이 담겼다. 용포럼은 팬클럽 역할을, 미래보수포럼이 자문모임 역할을 각각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밖에 정치권 일각에서 나이를 문제삼기도 하지만 문제될 게 없다는 반응이 많다. 김 지사는 1942년 11월생으로 올해 나이가 만 75세다. 이는 1944년생인 반기문 전 총장이나 취임 당시 만 74세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의 사례와 비교하면 별반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보수를 다시 세워 국민 품으로 돌려 드리겠다”-3선 도지사로서 대권도전에 나서려는 동기는 무엇인가.△보수가 무너져가고, 나라가 위기에 처한 이런 국면에서 개인의 입지를 고민한다는 것은 성급하다. 지금으로서는 보수를 다시 세워 국민의 품으로 돌려 드리는 일에 몰두하고 싶다. 그러한 과정에서 국민의 부름이 있고, 또 다른 역할이 부여된다면, 그건 그때 가서 고민할 문제라고 본다.-대선에 나서려면 경선을 통과해야 하는 만큼 새누리당 내의 지지기반이 필요한데, 준비는 어떤가.△ 만약 대권에 나선다면, 국회의원보다는 직접 당원들께 정책과 소통으로 파고드는 풀뿌리 정치, 현장 정치로 승부할 생각이다. 그런 면에서는 자신 있다. 20년간 현장에서 도민들과 함께해 온 경험을 살려서 직접 당원을 만나고, 진정성을 갖고 설득해 낸다면 당원들께서도 마음을 열어줄 것으로 믿는다.- 개헌에 찬성한다고 들었다. 개헌은 언제 어떻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나.△대선보다도 개헌이 더 중요하다. 개헌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그나마 다행스럽게도 얼마 전 국회 내에 개헌특위가 꾸려져 가동에 들어갔는데, 관건은 속도다. 87년 만들어진 현재의 헌법체제로는 국가발전과 사회변화를 수용하는데 한계가 있다는 것이 드러난 이상 서둘러야 한다. 더 이상 정략적, 정치공학적 접근은 안된다. 오로지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는 그런 사명감으로 이 문제에 접근해야한다.- 권력구조나 정부형태 등에 대한 의견은.△무엇보다 대통령 한 사람에게 모든 것이 집중되는 통치구조를 바꿔야 한다. 이러한 통치구조는 이원집정부제든 내각제든 4년중임제든 국민들이 답을 줄 것이다. 더욱 중요한 것은 지방분권형 개헌이다. 권력의 분산도 중요하지만, 권한의 이양도 그에 못지않게 중요하다. 세계는 이미 도시국가로 가고 있다. 그런데도 우리는 아직도 중앙집권만을 고집하고 있어 답답하다. 이번 개헌을 할 때 지방분권 이념을 반드시 헌법에 명시하고, 자치단체의 종류도 헌법으로 규정해야 한다. 아울러 지역대표 상원제를 도입해 지방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는 헌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하고, 자치입법권과 자치재정권도 헌법으로 풀어내야 한다./김진호기자 kjh@kbmaeil.com

2017-01-16

지역주의 타파 상징성, 대선서도 우위 확보할지가 `관건`

2017년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조기대선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탄핵소추안 인용에 따라 대선의 시기가 결정되기 때문이다. 헌재가 1월 말 탄핵을 인용한다면, 4월 `벚꽃 대선`이 현실화 된다. 이에 따라, 일각에서는 `바람 선거`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여야 모두 대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 이런 가운데 26년 만에 보수진영인 새누리당이 분열되면서 4당 체제로 정계개편이 시작됐다. 대선을 앞둔 정계 빅뱅의 시작이다. 경북매일신문은 2017년 대선 정국을 맞이해 대구·경북 대선 주자들에 대한 분석을 싣는다. 유승민 의원에 이어 두 번째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의 대선경쟁력을 살펴봤다. /편집자주 보수텃밭 대구서 `무모한 도전` 4년 5개월만 결실인간적인 신뢰감·공존과 통합의 철학 등도 강점타 주자들과 이미지 차별성 없어 지지율은 답보◇ 꼬리표처럼 따라 다닌 `한나라당 출신`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의원은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출신이다. 과거 한겨레민주당에 입당해 꼬마민주당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를 거치며 한나라당에서 처음 금배지를 달았다. 그럼에도 그는 2003년 한나라당이 추진했던 대북송금특별검사법에 유일하게 반대했고, 당시 당내 의원들은 “평양에서 고맙다고 전화 받았느냐”고 비판했다.결국 김 의원은 2003년 이우재, 이부영, 김영춘, 안영근 전 의원 등과 함께 한나라당을 탈당했다. 당시 이들을 이른바 `독수리 5형제`라고 불렀다. 이후 민주당 탈당 의원들과 함께 열린우리당 창당에 합류하면서 지금의 더불어민주당에 몸을 담았다.하지만 김 의원에게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다녔다. 김 의원이 정치적으로 성장하려 할 때마다 당내에서는 “한나라당 출신”이라며 늘 외면했다. 실제로 민주당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지만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벽을 넘지 못했고, 손학규 전 대표가 당대표를 역임하던 시절 유력한 사무총장 출신으로 거론됐으나 당내에서 “한나라당 출신이 당을 장악한다”는 비판 때문에 배제됐다.결국 그는 안방과도 같았던 군포를 떠나 대구에서 제2의 정치인생을 이어나가고자 했다. 지역주의·기득권 타파와 함께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꼬리표를 떼기 위한 승부수였던 것이다. 당시 김 의원의 당선 여부에 대해 대부분은 부정적이었다. “보수의 텃밭이다”, “겉으론 김 의원을 지지해줄지 몰라도 투표장에 가서는 새누리당 후보를 찍을 것”이라는 현실적 얘기를 꺼냈다. 또 “의도가 있는 정치적 행보”라며 대권으로 가기 위한 하나의 쇼라고 비판하는 이들도 있었다.◇ 지역주의 타파 상징으로 우뚝 선 김부겸하지만 김 의원의 무모한 도전은 4년 5개월 만에 그 결실을 맺었다. 야당 출신으로 31년 만에, 그것도 대구의 심장부라 불리는 `수성갑`에서 새누리당 잠룡 중 하나였던 김문수 전 경기지사를 물리치고 당선됐다. 이는 김부겸이라는 정치인을 대중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됐다. 이로 인해, 당내에서 한나라당 출신이라는 말이 쏙 들어가게 됐다. 대외적으로는 정치적 위상이 수직상승해, 대권주자로까지 급부상하게 됐다.더불어민주당 중진의원실 한 관계자는 “새누리당 대권주자였던 김 전 지사와의 맞대결에서 승리했다는 점을 예의주시해야 한다. 보수의 텃밭인 대구지역이 그를 선택했다는 것은 지역주의로 인해 더 이상 피해를 보지 말라는 것과도 같다. 이는 곧 지역주의의 벽, 기득권의 벽을 넘었을 뿐만 아니라 영호남 화합의 정신으로 유효할 수 있다는 얘기다. 그가 만약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로 링 위에 오른다면 여권은 굉장히 긴장해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그러나 민주당에서는 다른 시각도 존재한다. `지역주의 타파`에 대한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당내의 조직력이 약하기 때문에 본선까지 오르기는 힘들 것이라 예측한다. 실제 `문재인 대세론`에 이어 당내에는 친문세력들이 주도권을 잡고 있다. 이에 반해 김 의원을 따르는 동료의원들이 없을 뿐 아니라 세력화할 수 있는 조직이 없다는 평가가 즐비하다.이와 관련해 김 의원은 경북매일과 가진 인터뷰에서 “10년 이상 나와 함께 해 온 동지 같은 선후배들이 있다. 풍찬노숙을 같이 해왔다”며 “질적으로는 어디에도 뒤지지 않는다”고 밝혔다.김 의원은 이어 “이러한 동지들을 초석으로 한 조직이 나름 전국적으로 건설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조기 대선이 되는 바람에 시간이 부족할 따름이다. 그래서 지금 문재인 전 대표 외에는 모든 대선 주자들의 조직이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만이 가진 강점은그렇다면 김 의원의 대선 경쟁력은 뭘까. 크게 세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먼저 대구의 심장부라 불리는 수성갑에서 그를 선택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고 정가는 입을 모으고 있다. 호남과 수도권을 지지 기반으로 둔 민주당 소속으로 보수의 텃밭인 대구에서 인정받았다는 것은 김 의원만의 최대 강점이다. 특히 김 의원이 호남을 등에 업는다면 `제2의 노무현 효과`를 다시 한 번 일으킬 수도 있다.이에 대해 민주당 한 관계자들은 김 의원을 “신선하다”, “새로운 리더십을 창출할 수 있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민주당 한 당직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지난 2001년 대선 후보 전국 순회 경선 때 광주·전남 지역에서 1위로 치고 올라와 이인제 후보를 따돌릴 수 있었다. 호남이 영남후보를 내세워 대선 경쟁력을 높였던 대표적인 결과였다. 이는 비주류였던 노 전 대통령이 대권 후보로 당을 접수한 케이스”라며 “김 의원도 호남과 수도권을 기반으로 한 지역에서 지지를 받는다면 대권 후보로서의 경쟁력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김 의원도 “대구·경북에서 30여년 만에 당선된 민주당 의원”이라며 “가장 열악한 곳에서 당선된 만큼, 민주당의 누구도 가져올 수 없는 표를 가져올 수 있다. 그래서 예선만 통과하면 본선에서는 가장 경쟁력이 있는 후보가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두 번째, `인간적인 신뢰감`이 강점이다. 주변의 모든 사람들이 넉살 좋다고 말한다. 특히 너무나도 진지하게 타인의 말을 듣고, 어떤 사람에 대해서도 폄하의 발언을 삼가할 뿐 아니라 새누리당은 물론 개혁보수신당(가칭) 국회의원들과도 매우 깊은 신뢰감을 구축해왔다. 이런 점이 대구 시민들에게 크게 어필했다. 또 19대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20대 총선까지 세 번에 걸쳐 대구에서 도전해, 지역주민들로부터 `뚝심 있는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갖게 됐다. 혹자는 이 도전이 “신뢰감 있는 이미지를 높였다”고 평가한다.김 의원 스스로도 이 점을 인정하고 있다. 그는 “정치인의 책임윤리를 가장 중시한다. 책임질 수 있는 만큼만 말을 하고자 한다”며 “남을 속이지도, 거짓말도, 배신도 안했다. 이념과 노선을 떠나 손해 볼 때는 손해도 봤고, 내려놓아야 할 때 내려놓았다”고 설명했다.그러면서 그는 “우리가 못 생겼지만 질박한 뚝배기에 식탁의 메인 요리인 탕이나 찌개를 끓이듯이 김부겸이란 정치인이 화끈하고 섹시하지는 않지만 그 질박하고 순수한 인간미에 언젠가는 정을 주시리라 믿는다”고 덧붙였다.공존과 통합의 철학 역시 김 의원의 어깨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현 정치권은 새누리당 VS 바른정당, 민주당 VS 국민의당으로 갈려 협치는 실종된 상태다. 더 세부적으로 들어가면 각 계파간의 갈등이 난무하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친문 대 비문 간의 계파갈등이 한창인 가운데 통합의 방향으로 선회할 수 있는 유일한 카드다. 특히 김부겸 카드는 대구·경북 지지층 약점을 보완하는 동시에 당 내외적으로 새로운 정치적 흐름을 만들 수 있다는 게 정치권 관계자들의 대체적인 시각이다.이는 김 의원에게 유리한 대목이다. 김 의원은 이에 대해 “이 상처를 누군가는 한 번 기우고 치유해야 한다”며 “지난 30년 정치 여정을 일관되게 상생과 공존을 추구해왔다”며 “언젠가는 나의 장점이 한국 정치를 위해 필요한 때가 올 것으로 믿는다”고 자부했다.그러면서 그는 “지금까지는 부산·경남 지역을 가져와서 집권하는 데 한 번 성공했다. 그러나 18대 대선에서는 먹하지 않았다”며 “이번 19대 대선에선 대구·경북지역에 표를 가진 김 의원이 본선 후보로 오른다면 정권교체를 확실히 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는 분들도 많다”고 강조했다.◇ 극복해야 할 과제는…그런데 김 의원의 업그레이드된 경쟁력도 아직까지는 빛을 발하지 못하고 있다. 먼저 대선 주자들의 지지율만 봐도 쉽게 알 수 있다. 지난 5일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주자 지지율 여론조사에서 문재인 전 대표와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반면, 김 의원은 이재명 성남시장,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 안희정 충남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에게조차 밀렸다.게다가 대구·경북 내에서 지역기반이 공고한 것도 아니다. 경북매일신문이 지난해 12월 30일 여론조사전문기관인 폴스미스에 의뢰해 경북도민 1천4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진보진영 대선 후보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가 13.2%를 기록했고, 이재명 성남시장이 10.8%로 나타났다. 이외에 김 의원이 9%,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 8.1%, 안희정 충남지사 5.2%, 안철수 국민의당 전 대표 5.1%, 박원순 서울시장 2.9% 순이었다. 특히 지역주의 타파라는 상징성 외에는 다른 대선주자들과 차별성이 없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김 의원은 민주당의 볼모지인 대구에서 민주당 후보로 출마해 당선된 정치인지만 개헌론 등에서는 별다른 색깔을 보이지 못했다. 그저 국민들은 “김 의원도 개헌파”라는 정도로 생각할 뿐 이슈를 끌고 가지 못하고 있다는 게 민주당 내 관계자들의 분석이다.여기에 민주당 텃밭인 호남지역의 지지도 역시 아직은 불투명한 상황이다. 민주당 지지층이 김 의원이 아닌 문 전 대표 등을 지지하면 김 의원은 본선 후보로 링 위에 오르기조차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김 의원은 본격적으로 호남 공략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른바 `달빛동맹` 전략을 구사한다는 얘기다.김 의원은 이에 대해 “대구와 광주는 두 가지 공통점이 있다. 하나는 지역총생산(GRDP) 꼴찌와 꼴찌에서 두 번째라는 경제적 낙후다. 두 번째는 지난 30년 간 내내 한 당만 밀어오다가 지난 20대에서 처음으로 광주는 완전히, 대구는 일부 지지 정당을 바꾸었다”며 “나는 대구에서 민주당으로 당선되었기 때문에 정치적 지역주의와 경제적 낙후를 공유하는 대구와 광주의 속사정을 누구보다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구·경북과 광주호남이 손잡고 지방경제를 일으키고, 산업화 민주화 세력이 다시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보자는 호소를 할 것”이라며 이것이 바로 달빛동맹 전략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대구·경북 주민들에게 힘을 실어달라고 호소했다. 김 의원은 “그냥 외면할 수도, 버릴 수도 있었던 저, 김부겸을 여러분이 돌아봐주셨고, 일으켜 세워주셨다”며 “저에게 대구·경북민이 힘을 좀 실어 달라. 여러분이 한 번 밀어주시면 대한민국을 한 번 새로 바꾸는 일을 하고 싶다”며 “열심히 그리고 겸허하게 앞만 보고 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박형남기자

2017-01-09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개혁적 보수 선봉장

2017년 새해 정치권의 시선은 온통 조기대선 성사 여부에 쏠리고 있다. 헌법재판소가 박 대통령 탄핵 심판에 속도를 내자 정치권에선 3월 조기 대선 얘기가 흘러나오고 있다. 헌재가 1월 말에 탄핵을 인용하면 60일 후 바로 대선을 치러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바람 선거`가 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여야 모두 대선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까닭이다.이런 가운데 26년 만에 보수진영인 새누리당이 분열되면서 4당 체제로 정계개편이 시작됐다. 대선을 앞둔 정계 빅뱅의 시작이다. 경북매일신문은 2017년 대선 정국을 맞이해 대구·경북 대선 주자들에 대한 분석을 싣는다. 첫회로는 대구·경북 내 대표적 잠룡으로 거론된 데 이어, 최근 새누리당을 탈당해 개혁보수신당에 몸을 담은 유승민 의원의 대선경쟁력을 살펴봤다.원내대표시절 박 대통령과 충돌 후 대선후보 급부상직설적 화법으로 오해 받고 친화력 부족 지적 받아따뜻한 보수의 개혁 실체 보여줘야 `대망론` 가능성“유승민 의원이 대통령 후보로서 어떤가?”기자의 질문에 정치권 인사들의 대답 중 하나는 “집안이 좋다”였다. 하지만 그 이상의 대화는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유 의원 집안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지만 막상 그가 `대통령 후보로서는 어떨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제 출발선에 섰다”며 말을 아꼈다.◇아버지로부터 현실정치 배운 유승민사실 유 의원은 남들보다 유복한 집안에서 자랐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다. 유 의원의 아버지는 판사 출신의 변호사, 그의 형은 서울대 법대를 나왔다. 유 의원 역시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위스콘신대로 유학길에 올랐다. 1987년 한국으로 돌아와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이 됐다. 이를 계기로 그는 경제학자로 살았고, 정치권에 몸 담은 뒤로는 `경제통`으로 불렸다.특히, 유 의원의 정치 입문 배경에는 아버지 유수호 전 의원(1988년과 1992년 총선에 대구 중구에 출마해 당선)의 영향이 컸다. 유 의원은 틈틈이 아버지의 선거를 도왔고, 유 의원을 비롯한 친척들이 총동원되기도 했다. 이런 과정을 겪으면서 유 의원은 자연스럽게 현실정치를 배우게 됐다. 이로 인해 유 의원에 따라붙는 꼬리표 중 하나가 `2세 정치인`이다. 또 일부에선 `금수저`라고 말하기도 한다.이는 유 의원을 비판하는 세력들의 공격 소재가 됐다. 유 의원이 친박 지도부 사퇴론을 주장했을 때 새누리당 이정현 전 대표는 “탯줄 잘 묻어서 좋은 곳에 태어나 정말 그렇게 4선도 하고…”라고 쏘아붙였다. 또 다른 친박계 인사들은 “온실 속의 화초처럼 자랐다”고 비판했다.이에 대해 유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은 “어릴 때 가난하진 않았지만 그렇다고 부유하지도 않았다”며 “다른 2세 정치인은 낙하산이지만 유 의원은 정치경력을 쌓은 뒤 비례를 받았고, 1년 만에 금배지 떼고 당락이 불투명한 보궐선거에 투입돼 사투를 벌인 끝에 당선됐다”고 항변했다.◇실패로 끝난 보수개혁, 그러나 대권주자로 우뚝 서다그는 대표적인 개혁적 보수주의자로 통한다. 새누리당 관계자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2007년 대선 경선 패배 이후 유 의원은 `참모 유승민`에서 개혁적 보수주의자 `정치인 유승민`으로 변했다”고 말한다.실제 유 의원은 2011년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가 돼서 용감한 개혁을 하겠다”며 `따뜻한 보수, 정의로운 보수` 슬로건을 내세워 최고위원직을 얻었다.이를 입증하듯 그는 원내대표 자격의 4월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2012년 새누리당 대선공약집 속 134.5조 원의 공약가계부를 더 이상 지킬 수 없다”며 “증세 없는 복지는 허구임이 입증되고 있다”고 주장했다.이 연설은 박 대통령의 대선 공약인 `증세 없는 복지`를 정면으로 비판하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야당의원들로부터 “우리나라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 명연설”이라고 찬사를 받았다. 이 여파로 여전히 야권 내에서는 “유 의원이 가장 대선 경쟁력이 있고, 파괴력이 있다”는 말이 나오고 있으며 야당 내에 이른바 `유빠`가 있을 정도다.하지만 보수개혁은 또 다시 물 건너갔다. 박근혜 대통령은 여야가 합의한 국회법 개정안에 거부권을 행사한 뒤 유 의원을 배신자로 지목,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나게 했다. 그러나 이 사건이 빛을 발했다. 여야 의원들은 “원내대표 시절 현재 권력인 박 대통령과 충돌한 것이 대선주자로 우뚝 서게 된 계기”라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박 대통령이 유 의원을 대권주자 반열에 올려놨다는 게 대다수의 평가다.유 의원은 원내대표 사퇴 기자회견 당시 “평소 같았으면 진작 내던졌을 원내대표 자리를 끝까지 던지지 않았던 것은 지키고 싶었던 가치(법·원칙·정의)가 있었기 때문”이라며 “정치 생명을 걸고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임을 천명한 우리 헌법 1조 1항의 가치를 지키고 싶었다”고 박 대통령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가 대선 후보 반열에 오른 데는 현직 대통령에게 직격탄을 날린 것이 크게 작용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행보는 “자기소신이 강한 유 의원의 스타일 때문”이라는 게 여권 관계자의 전언이다.새누리당 한 의원은 “유 의원은 과거 박근혜 대표 시절, `박근혜 비서실장` 제의를 받고선 거절했다. 세 번 만에 제의를 받아들이면서도 그는 `비서실장을 해도 할 말은 다 해도 되겠느냐`는 조건을 달고, 비서실장을 맡았다. 그만큼 꼿꼿한 성품과 직설적 화법이 유 의원의 매력”이라고 설명했다.또 다른 의원은 이러한 유 의원의 성품에 대해 “까칠할 정도로 자기소신이 강하다”며 “자기소신 때문에 현직 대통령과 맞붙을 수 있었던 것이고, 그 덕에 그가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앞서 언급한 원내대표 사퇴 당시 대한민국 헌법 1조 1항을 거론했던 유 의원은 새누리당이 공천발표를 미루며 막다른 길에 다다르자 또 다시 헌법 1조 2항을 강조하며 탈당을 선택했다.탈당할 당시 유 의원은 특유의 직설화법으로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헌법 1조 2항을 언급한 뒤 “어떤 권력도 국민을 이길 수 없다. 제가 두려운 것은 오로지 국민뿐이고 제가 믿는 것도 국민의 정의로운 마음 뿐”이라고 강조했다. 당시 유 의원을 알지 못했던 국민들에게 “유승민”이라는 이름을 각인시킨 계기가 됐다.◇유승민을 둘러싼 오해들유 의원의 이 같은 성격은 동전의 양면과도 같다. 직설적인 화법으로 인해 많은 오해를 받아왔기 때문이다.심지어 대구·경북 지역 내에서도 “유 의원은 친화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다. 대구·경북 내 유일한 대권주자인 유 의원이 대구·경북 세력을 주도적으로 이끌고 탈당하지 못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혹자는 개혁보수신당 창당 과정에서 나경원 의원이 탈당을 보류했던 상황과 연결시키기도 한다. 나 의원이 유보 결정을 내린 것은 이른바 `유승민표` 정강정책 때문이었다.사실 유 의원은 안보는 보수, 경제는 개혁을 강조하며 두 번이나 실패했던 보수혁신을 외치고 있다. 유 의원은 “신당은 기존 새누리당과 달라야 한다. 나는 안보는 친박보다 더 보수다”면서도 “다만 경제·복지·노동·교육 부문은 기존 새누리당보다 더 개혁적으로 가야 한다. 그래야 중도층을 끌어안을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이러한 주장에 개혁보수신당 내 모두가 고개를 끄덕이는 것은 아니다. 개혁보수신당이 당의 노선을 결정할 정강·정책 수립을 하는 과정에서 마찰을 빚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유 의원을 비롯한 경제통 의원들이 재벌 개혁 등에서 `좌클릭`을 지향하는 반면, 이에 동의하지 않는 보수적 색채의 의원들 숫자도 만만치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나 의원이 탈당 공식 선언 첫날인 12월 27일, 갑자기 탈당을 보류한 것도 이러한 노선 갈등과 무관치 않다.일련의 과정을 봤을 때 정치권 인사들은 “유 의원이 좀 유연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정치권 안팎에서 “유 의원이 조금만 유연해진다면 개혁보수신당이 잘 될 것”이라는 얘기가 나오는 것 역시 그냥 넘길 사안은 아닌 듯하다.◇대권도전하려는 유승민더구나 그는 지금 개혁보수신당이란 옷을 입고 대권에 도전하려고 한다. 유 의원은 `대선 출마 선언을 준비 중인가`라는 질문에 “언제 어떻게 할지 마지막 고민 중이다. 시간이 그리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치권은 지금까지 원내대표 사퇴 및 탈당과정에서 보여줬던 정치인 유승민의 소신과는 차원이 다른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과거 유 의원의 한 측근이 “박근혜 비대위 체제에서 자신을 위해 살신성인한 유승민에겐 아무런 일도 맡기지 않았고, 오히려 공천에서 탈락시키려는 시도도 있었다”며 “황제가 보기엔 노예들끼리의 싸움은 별 관심 없고 의미 없는 일이다. 노예 중에서도 `입안의 혀`처럼 굴고 용비어천가를 부르는 노예만을 별생각 없이 쓰는 것”이라는 발언을 되새길 필요가 있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유승민이라는 대권주자는 개혁보수신당으로선 분명 괜찮은 카드다. 그가 보수의 아이콘으로 등장해 보수 개혁을 주도할 것으로 기대한다. 하지만 당 관계자들이 대권후보로서의 평가를 유보하는 까닭은 현재 권력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내면서 대권후보로 주가가 상승했지만 정작 실세들의 핍박으로 인해 보수개혁의 실체를 보여주지 못했고, 유 의원에 대한 부정적 요소도 있기 때문은 아닐까. 이제는 그가 부정적인 부분을 보완하고, 보수개혁 실체를 보여줘야 할 때다. 그래야만 유승민 대망론이 실현될 수 있다./박형남기자 7122love@kbmaeil.com

2017-0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