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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데드크로스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데드크로스(Dead Cross)는 주식 시장에서 주가나 거래량의 단기 이동 평균선이 장기 이동 평균선보다 하향하는 것을 이르는 경제용어로, 주식 시장이 약세로 접어들었다는 신호다. 반대말인 골든크로스는 단기 이동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을 아래에서 위로 돌파해 나갈 때를 가리킨다. 상승장으로 전환되는 시점으로 풀이된다.주식시장에서 주로 쓰이던 이 용어가 최근 정치권으로 진출해 널리 쓰이고 있다. 여론조사기관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부정평가가 절반을 넘어 긍정평가보다 높게 나왔다는 사실이 최근 발표됐다. 이른바 ‘데드크로스’ 현상이다. 집권초반 대통령의 국정수행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는 이례적 상황이 발생한 데 대한 분석이 제각각이다. 최근 연달아 발생한 정책 혼선 논란 및 여당 내부의 난맥상 등이 원인이라는 지적이 많다. 예를 들어 주 52시간제 개편 혼선, 치안감 인사 번복 논란,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회동설 논란 등‘당정청 엇박자’가 국정지지율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윤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갖고 있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본다. 즉, 역대급 비호감 대선의 여파가 지금도 계속되면서, 본래부터 정통적인 보수층의 충성도가 약해졌고, 대선 당시 지지층이었던 2030 세대가 정치 무관심층으로 대거 빠져나간 것이 데드크로스의 직접적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정통 보수층의 충성도를 회복하기 위해선 확실히 보수·진보 진영을 가르는 정치를 하거나, 국민통합적 행보를 보여야 한다. 아울러 연금개혁·규제개혁 등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의 비전을 확실히 보여줘야 골든 크로스를 맞이할 수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29

도어스테핑 딜레마

도어스테핑(doorstepping)은 정치인 혹은 주목받는 인물이 집앞 등에서 예정에 없는 즉흥 인터뷰를 하는 것이다. 미국과 일본에서는 이미 잘 알려진 약식기자 회견 방식이다. 우리나라는 윤석열 대통령이 처음 도입했다.언론은 출근길 회견 혹은 약식 기자회견 등의 표현을 쓴다. 윤 대통령의 출근길 기자회견이 언론에 자주 등장하면서 “신선하다” “심사숙고 돼야” 등 다양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알다시피 도어스테핑은 대중과의 활발한 소통과 다양한 정보가 공개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터뷰함으로써 주요 기관장의 발언이 실수로 이어지거나 큰 파장을 부를 수 있는 단점도 있다.윤 대통령은 취임 후 현재까지 48일 동안 21차례 도어스테핑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비교해 대국민 소통이라는 측면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긍정적 평가가 많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답변에서 부작용도 여러 번 나왔다. 국기문란 발언이나 노동부의 주52시간제 근무 개편추진에 대한 대통령의 답변은 적절치 못했다는 지적도 받았다. 답안지가 없는 상황에서 어떤 질문이 나올지 예측할 수 없어 대통령실 관계자들은 항상 긴장을 풀지 못한다고 한다.문제는 도어스테핑에 대한 긍정 평가와는 달리 지지율이 따라오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윤 대통령의 업무 수행평가가 취임 6주만에 데드크로스를 그었다. 과거에도 대통령의 언론 노출은 긍정보다는 부정에 무게가 더 실렸다. 잘해야 본전이라는 것이다.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의 도어스테핑을 두고 “대통령의 입이 가벼우면 안 된다”고 말했다. 윤 정부의 도어스테핑이 딜레마에 빠지는 건 아닐까. 향후 대응이 주목된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28

낙뢰사고 예방법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최근 기후변화로 인해 낙뢰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낙뢰는 뇌운(雷雲)과 지표면 사이에서 벼락이 발생해 지표면으로 떨어지는 현상, 또는 벼락을 뜻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에서만 12만4천447회 낙뢰가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0년보다 51% 정도 증가한 수준이다. 시기별로는 6∼8월에 전체 낙뢰의 71.5%가 집중됐다. 낙뢰가 한번 떨어질 때의 순간 전압은 무려 10억 볼트 이상이며, 최소 5만 암페어의 전류가 흐른다. 벼락을 맞고 사망할 확률은 약 10% 정도로 생각만큼 사망률이 높지는 않다. 하지만, 벼락을 맞게 되면 나뭇가지 모양의 흉터가 남고, 후유증으로 신경계 이상이나 기억 상실, 성격 변화 등이 따라오는 경우가 많다.한국전기연구원(KERI)이 최근 발표한 ‘대국민 낙뢰 위험 예방 행동요령’을 보면 낙뢰가 예상되거나 발생할 경우에는 가급적 외출을 피하고, 야외활동 중인 경우에는 높고 뾰족한 구조물(나무, 가로등, 전봇대 등)로부터 가급적 멀리 떨어져 있어야 하며, 우산, 낚싯대, 골프채 등을 머리 위로 드는 행동을 삼가야 한다. 부득이하게 이동해야 한다면, 제방이나 목초지와 같은 지역을 벗어나 한쪽 발만 땅에 접촉하면서 짧은 보폭으로 걷거나 뛰어간다. 운전 중이라면 안전한 곳에 자동차를 멈추고 차에서 내리지 말아야 한다. 산에서 대피할 때는 절벽에서 튀어나온 바위 아래 동굴이나 암벽 아랫부분이 비교적 안전하다. 야외 캠핑 시 텐트와 캠핑카 사이에 금속선을 설치하지 말아야 하며, 낙뢰가 칠 경우에는 금속 재질의 텐트 지지대나 캠핑카로부터 최소 1m 이상 떨어져 있어야 한다. 여름철 안전사고는 아무리 주의해도 지나치지 않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27

대구치맥페스티벌

우정구 논설위원 코로나19 사태로 중단됐던 대구치맥페스티벌이 다음달 6일부터 10일까지 대구 두류공원 일원에서 열린다. 치킨과 맥주관련 100여개 업체가 200여개의 부스를 차려놓고 치맥의 즐거움을 선사하게 되는 이 행사가 벌써부터 뜨거운 관심이다.2013년 시작한 이 행사는 첫해에 27만명의 사람이 다녀갈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얻었다. 행사 개최 4년만에 축제를 찾은 인파가 100만명을 돌파했고. 해마다 100만명이 찾는 축제로 자리를 잡으면서 대구치맥페스티벌은 명실공히 대한민국 대표축제가 됐다.올해도 추억의 치맥포차, 치맥 댄스파티, 아이스볼링, 치맥클럽 등 다양하고 이색적인 프로그램으로 고객을 맞을 준비에 나서고 있다고 한다.맥주와 치킨은 하늘이 내린 최고의 조합이라 부른다. 특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화끈한 푸드 아이템으로 인기가 높다. 치맥과 대구의 유별난 더위가 왜 조합이 잘되는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무덥기로 소문난 대구에서 열리는 치맥페스티벌이 벌써부터 대한민국 젊은이의 호기심과 관심을 자극하고 있다.대구의 치킨산업은 역사와 정통성이 있다. 대구경북은 한국전쟁 후 피폐해진 국민에게 다양한 육류 제공을 위해 계육산업이 발전했다. 1970∼80년대는 전국 규모의 부화장과 도계장이 5군데나 있을 정도로 전성기를 누리기도 한 곳이다.이를 기반으로 대구에서는 한 마리 닭을 조각 튀김한 후 마늘간장 소스를 발라 내놓는 제품이 개발되고 이후 한국 최초의 양념치킨도 개발된다. 전국적 명성의 치킨 프랜차이즈업체도 대구가 가장 많이 배출하게 된다.대프리카에서 3년만에 개최되는 대구치킨페스티벌이 또한번 전국을 들끓게 할지 궁금하다. 축제의 성공을 기원한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26

‘원숭이 두창’ 경계령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원숭이 두창은 1950년대 아프리카 원숭이에서 처음 발견된 인수 공통감염병을 말한다. 1958년 연구를 위해 사육된 원숭이들에서 수두와 비슷한 질병이 발생했을 때 처음 발견돼 ‘원숭이두창’이란 이름이 붙여졌다.증상은 두창과 유사한데, 감염되면 수두와 같은 발진이 손과 얼굴에 나타나며 발열, 근육통, 임파선염, 오한, 피로감 등의 증상을 동반한다. 치사율은 변종에 따라 1~10% 수준이다. 원숭이두창을 일으키는 바이러스는 천연두 원인인 두창바이러스(variola virus)와 비슷한 것으로 알려졌다.초기 증상도 기존처럼 열부터 나는 게 아니라 입과 항문 등에서 발진이 시작돼 다른 부위로 번지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감염은 주로 성관계 등 밀접한 신체 접촉을 통해 이뤄지며, 감염자가 이용한 옷이나 침구·수건을 만지거나 감염자의 기침 등을 통해서도 전염될 수 있다.1970년 콩고민주공화국에서 처음 보고됐으며, 이후 가봉, 나이지리아, 중앙아프리카공화국, 코트디브아르, 콩고공화국, 카메룬 등 중·서부 아프리카 국가에서 풍토병화됐다.그러나 2022년 5월 이후 스페인, 영국, 이탈리아 등 유럽을 중심으로 발생하기 시작, 미국 등 풍토병이 아닌 국가에서 이례적으로 발생함에 따라 우리나라는 지난 6월 원숭이두창을 2급감염병으로 지정하고 감시를 강화하고 있다.지난 22일 방역당국은 원숭이두창 의사환자(의심자)인 외국인 1명과 내국인 1명에 대해 검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혀 ‘원숭이 두창’ 경계령이 내려졌다. 특히 신생아, 어린이, 면역저하자 등에서는 심각한 증상으로 진행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22

R의 공포

우정구 논설위원 우리나라 경제가 I의 공포에서 R의 공포로 넘어간다는 경고가 언론에 보도되기 시작했다. 물가는 오르고 화폐가치는 떨어지는 인플레이션(Inflation) 단계를 넘어 우리 경제가 경기침체(Recession) 국면으로 접어든다는 뜻이다. 특별하게 인플레이션의 I와 경기침체의 R 뒤에 공포를 붙인 것은 그 정도가 심각함을 강조한 것이다.코로나19 사태와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로 나라마다 경제상황이 악화일로다. 한국도 예외 없이 어렵다. 오일쇼크 후 50년만에 스태그플레이션을 겪는다는 분석도 나왔다. 경제부총리가 “경제전쟁의 대장정을 시작하자”고 언급할 정도니 경제 사정이 긴박한 건 분명하다.윤석열 대통령도 “세계 경제가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며 민생 안정을 주문하고, 여론조사에서도 국민의 상당수가 우리 경제를 비관적으로 본다는 결과가 나와 모두가 걱정이다.지난달 19일 스리랑카가 국가부도를 선언했다. 국가부도의 직접적 원인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유가와 식량 가격이 급등하면서 국가와 기업, 가계가 이를 감당하지 못했기 때문이다.우리 경제는 기초체력이 괜찮아 스리랑카처럼 갈 일이 없을 것이라 한다. 그러나 국가채무가 1천조를 넘고 가계부채가 국가 총생산보다 많아 금리가 인상되면 취약층을 중심으로 빚을 갚지 못할 사태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는 전망이 있다. 간과할 일은 아닌 것 같다.정부의 물가 잡기 노력에도 빠르면 이달 물가상승률이 6%를 넘을지도 모른다고 한다. 경기침체에 대한 두려움 이른바 R의 공포가 서서히 엄습하는 분위기다.서민가계가 걱정이다. 경제 불황의 시작은 본래부터 없는 집에서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21

지구촌 ‘블랙아웃’ 위기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낮 기온이 섭씨 40도를 육박하는 유례없는 폭염이 미국과 유럽, 인도 등 지구촌을 덮쳐 지구촌이 블랙아웃 위기에 빠졌다.올해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과 코로나19 등의 여파로 에너지 수급이 불안정한 와중에 냉방 수요 폭증이 겹쳐 에너지대란이 벌어질 것이기 때문이다.이미 스페인과 프랑스 등 유럽은 때 이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스페인 동부 발렌시아는 지난 17일 최고기온이 섭씨 39도에 육박했다. 1950년 이후 6월 기온 중 사상 최고치다. 프랑스 남부 르벨(40.2도), 피소스(41.7도)의 기온이 40도를 돌파하는 등 도시 수십 곳이 역대 6월 최고기온 기록을 줄줄이 경신했다.미국에선 고기압이 한 지역에 정체돼 뜨거운 공기가 갇히는 ‘열돔 현상’이 발생, 기록적 폭염이 예고됐다. 지난 3월 122년 만에 최악의 폭염이 닥친 인도에선 지난달에도 수도 뉴델리의 기온이 49도를 넘어섰다.열돔 현상은 화석연료 사용 증가로 심각해지는 지구 온난화가 제트 기류에 영향을 주면서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더 큰 문제는 폭염에 따른 전력난이 심각해지고 있다는 점이다.프랑스에선 전체 전력의 70%를 생산하는 원자력발전소 중 일부가 가동 중단에 들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폭염으로 강물 수온이 급격히 높아지면 원전 냉각수로 끌어다 쓸 수 없기 때문이다. 스페인도 수력발전이 전체 전력의 10%를 차지하는데, 가뭄으로 강물 수위가 낮아지면서 비상이 걸렸다. 미국에선 대규모 블랙아웃 가능성까지 점쳐진다. 오하이오주에선 지난 15일 18만 가구에 전력 공급이 일시 중단됐다.지구온난화의 재앙을 막기 위한 지구적인 노력이 필요한 때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20

경제 회생에 사활 걸어야

우정구 논설위원 대통령 지지율은 현 정권에 대한 사회 구성원의 평가를 종합적으로 반영한 것이라 항상 국민의 관심 앞에 놓여있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평가를 국민이 긍정적으로 보느냐 그렇지 않느냐 하기 때문에 정부 정책을 판단하는 자료로도 유용하다.대통령의 지지율은 대체로 임기 초에는 높게 나오고 임기 말이면 떨어지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새 대통령에 대한 국민적 기대감과 취임 이후 나타난 국민적 실망감 등이 반영된 결과로 해석한다.최근 미국의 바이든 대통령의 지지율이 비록 오차범위 내지만 전임인 트럼프 전 대통령에 뒤지는 여론조사가 나와 눈길을 끈다. 야후뉴스와 여론조사기관 유거브가 미국인 1천541명을 상대로 조사한 결과 차기 대선 가상대결에서 바이든은 응답자의 42%, 트럼프는 44%의 지지를 얻었다. 두 사람 다 2024년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여서 이번 여론조사가 더 흥미롭게 전파되고 있다.전문가들은 바이든이 뒤진 것을 두고 코로나19 대유행으로 미국 내 공급망이 붕괴되고 우크라이나 전쟁의 장기화, 유가폭등 등 미국 물가불안정 등이 원인이라 분석했다. 실제로 여론조사에서도 61%의 응답자가 바이든의 경제정책을 반대한다고 답했다.대통령 지지율에 경제가 미치는 영향은 날로 커진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환경이 발전하고 경제에 대한 국민의 인식과 반응이 과거에 비해 월등히 높아진 탓으로 분석한다.퍼펙트 스톰(초대형 복합위기)을 우려하는 등 국내경제가 최악의 위기로 몰리고 있다. 한 여론조사기관은 응답자의 절반 이상이 국내경제를 비관적으로 본다는 결과도 내놨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이 처음으로 50% 아래로 떨어졌다. 경제 회생에 사활을 걸어야 할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19

식량위기의 엄습

우크라이나는 동유럽의 내륙에 위치한 나라다. 면적은 남한의 약 6배 크기다. 산지가 별로 없고 토질이 매우 좋다. 국토 대부분이 지력이 풍부해 비료가 필요없는 비옥한 땅을 가진 나라다.예로부터 세계적인 곡창지대로 유명하며 2011년에는 곡물수출량이 세계 3위를 마크했다. 유럽의 빵공장이라는 별명도 가졌다.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100일을 넘기면서 우크라이나 곡창지대가 심각히 붕괴되고 공급망까지 막히면서 전세계적 식량위기를 불러오고 있다. 특히 밀을 주식으로 하고 있는 유럽과 아프리카 국가들은 지금의 상태가 지속되면 식탁에서 빵이 사라질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에 휩싸여 있다고 한다.최근 우크라이나 키이우경제연구소는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침공으로 자국의 농지, 농기계, 가축 등의 피해액이 43억달러(약 5조5천억원)에 달한다고 발표했다. 농업피해의 절반은 지뢰와 포탄 잔해 등으로 토양오염과 수확하지 못한 작물이며, 피해액의 4분의1 정도는 농기계 파괴로 인한 것이라고 밝혔다. 우크라이나 농림부도 경작지의 25%가 상실됐다고 밝힌 바 있다.유엔세계식량계획(WFP)과 식량농업기구(FAO)는 공동으로 분쟁과 폭염, 홍수 등과 같은 기상이변으로 식량 가격이 폭등해 세계 수십개국 수백만명이 빈곤과 굶주림에 몰리고 있다고 했다. 이들 단체는 에티오피아, 소말리아 등 아프리카 6개국을 재난에 직면한 최고 경계국가로 꼽았다.우크라이나에는 현재 2천만t의 곡물이 저장돼 있지만 러시아의 항구 봉쇄로 제대로 수출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장기화할수록 세계는 식량난이란 큰 위기를 맞게 될 전망이다. 한국도 예외일 수는 없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16

택시합승제

15일부터 택시합승제가 시행돼 40년 만에 택시 합승이 가능하게 됐다. 국토교통부는 플랫폼택시 합승 허용기준을 마련하는 ‘택시운송사업의 발전에 관한 법률 시행규칙’ 개정안이 이날부터 시행된다고 발표했다.현재 서울에서는 지난 2019년부터 규제샌드박스 제도를 활용해 코나투스가 심야시간대에 ‘반반택시’를 운영하고 있어 앞으로 ‘반반택시’는 정식 서비스가 가능하게 됐다. 우선 합승 중개는 승객 모두가 플랫폼을 통해 신청한 경우에 한해서만 이뤄질 수 있다.신청한 승객의 본인 확인을 거친 후 합승을 중개해야 한다. 즉 길거리에서 임의로 합승 승객을 태울 수 없다는 의미다. 또 합승하는 모든 승객이 합승 상대방의 탑승 시점과 위치를 알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앉을 수 있는 좌석 정보도 탑승 전에 승객에게 알려야 한다.동성(同性) 간의 합승도 시행된다. 경형·소형·중형택시 차량을 통한 합승은 같은 성별끼리만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단 대형택시의 경우 성별 제한이 적용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차량 안에서 위험 상황 발생 시 경찰 또는 고객센터에 긴급신고 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춰야 하며, 신고방법을 탑승 전에 승객에게 알려야 한다.만일 기존의 플랫폼가맹 또는 플랫폼중개사업자가 합승 서비스를 운영하려는 경우에는 승객 안전·보호 기준을 갖춰 관할 관청에 사업계획변경을 신청해야 한다. 플랫폼가맹 사업자의 경우 합승 서비스를 1개 시·도에서만 하려는 경우에는 해당 시·도, 2개 이상 시·도인 경우에는 국토교통부에 신청하면 된다.단 플랫폼중개사업자는 합승 서비스 운영지역과 상관없이 국토교통부에 신청해야 한다. 플랫폼 택시 서비스에 합승이 허용되면 심야택시 승차난을 일부 완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15

“지방근무가 싫다”

우정구 논설위원 우리 속담에 “등굽은 나무가 선산을 지킨다”는 말이 있다. 곧고 잘자란 나무는 쉽게 목수 눈에 띄어 통째로 베어져 건물의 기둥으로 사용되는 데 반해 등굽은 나무는 쓸모가 없어 누구도 거덜떠보지 않아 고향산천을 지키고 있다는 뜻이다. 잘난 자식은 출세를 위해 도시로 떠나고 못난 자식만이 고향에 남아 늙은 부모를 봉양하는 세태를 풍자한 표현이다.언제부턴가 “말은 나면 제주도로 보내고 사람은 서울로 보내라”는 말이 생겨났다. 사람은 서울로 가야 제대로 된 출세를 할 수 있다. 서울은 사람과 돈과 권력이 모이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에서의 출세야 말로 진정한 출세라는 뜻이다.국토 면적의 12%에 불과한 수도권에 인구의 절반 이상이 몰려 살고 있다. 한 나라 수도에 인구가 몰리는 것은 당연한 추세지만 우리처럼 인구 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은 곳은 세계적으로 드물다.1970년대만 해도 나라 인구의 28% 정도가 수도권에 살고 나머지 72%는 지방에 분산해 살았다. 그러나 도시화 과정을 거치면서 지난 50년 내내 지방의 인구는 수도권으로 몰려와 지금과 같은 언밸런스가 생겼다. 지금도 매년 수만명의 젊은이가 직장을 찾아 수도권으로 상경한다.수도권은 더이상 발디딜 틈이 없을만큼 복잡하다. 주거공간이 부족하고 교통 혼잡은 물론 비싼 물가로 생활하기도 버겁다.대한상의가 수도권 청년 구직자(24∼34세)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했더니 응답자의 73%가 “지방근무는 싫다”고 대답했다. 회사 선택의 기준도 연봉과 근무지역을 가장 중시했다. 청년들의 마음을 붙잡을 묘책이 나오지 않는 한 지방도시 소멸 문제는 요원한 숙제일 것 같다. 안타깝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14

장수마을의 9가지 생활습관

전 세계에서 가장 건강하게 오래 사는 사람들이 모인 장수마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갈까.인구 통계학적 연구를 통해 장수의 비결을 밝히고 건강 장수를 추구하는 ‘블루 존’프로젝트 창시자 댄 뷰트너에 따르면 장수하는 사람들은 9가지 특정 생활 습관이 있다. 자연스럽게 움직이기, 목적의식, 단순한 생활, 80%만 먹기, 채식, 하루 와인 한 두잔, 신앙심, 가족 우선, 올바른 관계 맺기 등이다. 특히 블루 존에서 공개한 전 세계 장수마을 가운데 이탈리아 반도 서쪽 바다에 위치한 사르데냐는 면적 2만4천89㎢로 약 164만명이 살고 있다. 2004년 블루 존 연구팀에 의해 최초로 장수 비결 연구가 시작된 곳으로, 이 곳 사람들은 매우 활동적이고 낚시와 농사를 직접 지으며 살아간다. 현지에서 수확한 식재료로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지역 사회 결속력도 중요하다. 마을 사람들이 모여 함께 웃고 떠들며 식사를 하는 풍경을 흔히 볼 수 있다. 사르데냐 사람들의 장수 비결은 ‘가족 우선주의’, ‘산책하기’, ‘노인 공경’, ‘하루 한두잔 레드 와인 마시기’, ‘친구와 함께 웃기’, ‘산양유 마시기’ 등이었다. 95~107세 장수 노인들을 대상으로 성격 검사를 한 연구에 따르면 이들은 항상 유머 감각을 유지하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특징을 보였다. 늘 웃고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것이 장수의 지름길이란 얘기다.끝으로 장수에 도움 되는 식사법은 △매일 25g 이상의 섬유질을 섭취하도록 하고 △간식은 호두나 피스타치오 같은 견과류로 하며, △오메가-3가 풍부한 생선을 일주일에 2~3차례 먹고, △저지방 요구르트(요거트)를 매일 먹는 것이다. 장수비결은 세계 어디서나 누구에게나 대등소이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13

안동호의 쇠제비갈매기

우정구 논설위원 멸종 위기등급 관심대상인 쇠제비갈매기는 도요목 갈매기과로 제비를 닮은 조류다. 몸길이는 22∼28㎝ 정도로 작다. 이름에 쇠자가 붙은 것은 갈매기 종류 가운데 크기가 가장 작다는 뜻이다.몸의 윗면은 회색이며 아랫면은 흰색이다. 부리는 노란색이고 끝이 검다. 주로 바다나 강가에 서식하며 물고기를 먹이로 삼는 철새다. 호주와 필리핀 등지에서 겨울을 보내고 1만km가 넘는 거리를 날아 우리나라 낙동강 하구에서 여름 한철을 보낸다. 그러나 낙동강 하구가 훼손되면서 10여년 전부터는 이들 개체 수가 크게 줄어들었다. 제대로 된 번식지를 찾지 못한 새들이 뿔뿔이 흩어진 때문으로 짐작이 간다.2013년 5월 이런 쇠제비갈매기가 경북 안동호 쌍둥이 모래섬에 그 모습을 드러냈다. 본지는 전국 최초로 내륙지방에 정착하기 시작한 쇠제비갈매기의 생태과정을 수년간 추적 보도하면서 학계는 물론 사회적으로도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KBS가 본지의 보도에 이어 ‘안동호 쇠제비갈매기의 비밀’이란 제목으로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내보내기도 했다.안동호에 서식한 쇠제비갈매기가 올해도 어김없이 안동호를 찾았다. 벌써 10년째다. 안동시는 매년 수위가 높아지면서 사라질 위기에 있는 쌍둥이 모래섬 대신 쇠제비갈매기 보호를 위해 2019년에 인공섬 두 개를 새로 만들었다.안동시의 이런 노력으로 멸종위기에 있는 쇠제비갈매기가 매년 새로운 안식처인 안동호를 찾게 됐고 안동호 쇠제비갈매기는 이젠 안동호의 새 명물로 등장한 것이다. 안동시는 현재 안동호에는 새끼를 포함해 180여 마리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자연생태계 보호를 위한 노력이 안동호의 새로운 볼거리까지 만들었으나 일거양득한 셈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12

북핵과 스텔스 전투기

스텔스 전투기는 상대의 레이더, 적외선탐지기, 음향탐지기 등 모든 탐지 시스템에 포착되지 않는 은폐기술을 갖춘 최첨단 전투기를 말한다.세계 최초의 스텔스기는 1974년 미국이 개발한 F-117기다. 나이트호크라 불리는 이 전투기는 1989년 미군의 파나마 침공 당시 처음 실전에 투입됐다. 이후 1991년 걸프전에 모두 44대가 참전하여 단 한 대의 손실도 없이 혁혁한 전과를 올린 것으로 유명하다.B-2는 스텔스폭격기고 F-22와 F-35는 스텔스전투기다. 우리는 2018년 3월 세계 최강 성능의 스텔스기인 F-35를 처음 도입했다. F-35는 최대 속도 마하 1.8로 전투반경만 1천93km 거리다. 공대공 미사일 등 엄청난 파괴력도 보유하고 있다.유사시 북한의 방공망을 피해 내륙 깊숙한 지역까지 은밀히 침투해 핵과 미사일을 정밀 타격할 수 있어 북한의 김정은이 가장 두려워하는 전투기로 알려져 있다.지난 7일 한미공군은 북한의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도발에 대응해 F-35 스텔스 전투기 등 20대를 동원해 서해 상공에서 대북 연합무력공중 시위를 벌였다. 합동참모본부는 “한미연합 방위능력과 태세를 보여줌으로써 북한의 어떠한 도발도 신속하고 정확한 타격을 할 수 있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 했다.북한의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한반도에서의 긴장감도 높아진다. 스텔스기로 무장한 한미연합 무력시위가 북한의 무모한 도발 행위를 얼마나 억제할지 알 수 없다. 다만 핵과 미사일에 집착하는 북한의 생각을 바꾸게 하는 강력한 수단이 된다면 다행이다. 새 정부는 스텔스기로 무장한 훈련을 통해 강력한 대북 정책의 일단면만 선보인 셈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09

스키터 증후군

여름철 모기가 나타나기 시작하면 괴로워지는 사람들이 바로 스키터 증후군 환자들이다. 스키터 증후군은 모기에 물렸을 때 남들보다 훨씬 심하게 피부가 부풀어 오르고 화끈거려 고생하는 증상을 가리킨다.모기는 흡혈하면서 자신의 타액을 우리 몸에 남기는데, 우리 몸속 면역세포는 모기의 타액을 위험한 외부 물질로 인식하면서 가려움을 유발하는 면역 반응을 유도한다.스키터 증후군을 앓는 사람들은 이 알레르기 반응이 매우 심하게 나타난다. 모기 물린 자국을 보고 스키터 증후군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부기, 지속 기간, 물집 발생 여부 등을 비교해보면 된다. 살짝 붓고, 가려움이 1~2일 사이에 가라앉는다면 스키터 증후군이 아니다.그러나 스키터 증후군이라면 물린 자리가 심하게 부풀어 오른다. 손등에 물리면 손 전체가 새빨개지고, 발목에 물리면 부종이 있는 사람처럼 다리가 붓는다. 제때 치료하지 않으면 10일 이상 증상이 이어진다. 성인보다 면역체계가 미숙한 어린이에게 더 빈번하게 나타난다.특히 모기에 물렸을 때는 가렵더라도 긁으면 안 된다. 내부 조직이 손상돼 염증 반응물질이 분비되면서 가려움이 더 심해지기 때문이다. 냉찜질하면 가려움증을 완화할 수 있다. 모기에 물렸다면 낫기를 기다리지 말고 병원을 찾는 것이 안전하다. 숨이 차거나 어지러우면 바로 병원에 가야 한다.아나필락시스 쇼크로 목숨이 위험할 수 있다. 병원에서는 증상에 따라 항생제 연고, 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해 증상을 완화한다.모기를 피하려면 밝은색이나 긴 옷을 입고, 선풍기를 틀어서 모기를 쫓는 게 좋다. 허브오일이나 모기 기피 스프레이를 뿌리거나 외부 활동 후에 땀을 바로 씻는 것도 도움이 된다. 건강은 아무리 조심해도 지나치지 않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08

국민고기 삼겹살

우정구 논설위원 삼겹살은 돼지의 갈비 부근에 붙은 돼지고기 부위다. 비계가 세겹으로 겹쳐 보여 삼겹살이라 부른다. 대한민국 국민이면 누구나 즐겨 먹는 대표 고기다.지방의 함량이 높고 단백질은 적지만 지방의 고소한 맛과 육단백질의 구수한 맛이 조화를 이뤄 모든 사람의 입맛을 사로잡는다. 주로 구이로 많이 먹지만 김치찌개로도 잘 먹는다.고기의 신선도 유지가 어려웠던 과거에는 보통 고기를 삶거나 찌거나 국으로 끓여 먹었다. 삼겹살을 구이로 먹게 된 것은 그리 오래전 일은 아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외식문화의 등장으로 육류소비가 많이 늘어난 1970년대 중반 이후로 보는 것이 보통이다.삼겹살이 국민고기로 사랑 받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비싼 고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기쁠 때, 슬플 때 혹은 힘들 때도 소주 한잔과 곁들여 언제나 먹을 수 있는 만만한 음식이기 때문이다. 항상 서민 곁에서 위로해 줄 소울푸드인 셈이다.삼겹살이 금겹살로 불린 적도 여러 번 있다. 서민과 친숙한 삼겹살이 가격이 올라 행여 서민 곁을 떠날까 봐 걱정해서 그렇게 불렀다. 최근 삼겹살 가격이 1근에 2만원 육박한다는 소식이다. 생삼겹살을 사먹기가 부담스러워져 냉삼겹살을 사먹는 사람도 늘고 있다고 한다. 삼겹살이 또다시 금겹살로 둔갑할 모양이다.최근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돼지고기 등 축산물 가격이 전년에 비해 대폭 올랐다.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급등한 곡물가격이 가축사료 값을 끌어올린 탓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 나돌고 1년 중 돼지고기 가격이 가장 비싼 값을 형성하는 7∼8월을 앞두고 있어 삼겹살 가격이 얼마나 더 뛸지 모두가 걱정이다. 국민고기 삼겹살 가격을 지킬 대책이 필요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07

골드번호 받는 법

골드번호는 번호 4자리가 똑같거나(0000), 연속되는 숫자(1234), 또는 특정 지역(4000)이나 단어가 연상되는 2424나 0404 같은 기억하기 쉬운 번호를 가리킨다.특히 전화번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는 행운의 번호로 알려진 7이 4번 반복되는 ‘7777’같은 번호를 가진 분들을 보면 이런 번호를 어떻게 받았을까 궁금해 하는 사람들이 많다. 또 이삿짐 센터의 경우 예외없이 2424번을 사용하는 데, 실제로 번호가 외우기 쉬워서 그런지 문의전화가 더 많이 오는 게 사실이라고 했다.2010년대 중반까지 이런 ‘골드번호’는 개인 간에 사고파는 것도 가능했는데, 특정 번호는 수억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하지만 그 이후에는 정부가 이런 번호를 ‘국가자원’으로 규정하면서 개인 간 거래는 금지됐고, 불법 거래할 경우 최고 수천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이에 따라 이동통신 3사는 매년 이른바 ‘골드번호’ 5천 개를 내놓고 공개 추첨으로 배정하고 있다.공개추첨은 매년 6월과 12월 두 차례 진행되는데,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다. 올해는 KT가 8일까지, LG유플러스는 12일까지 공식 대리점이나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1인당 최대 3개의 희망 번호 접수를 받고 있다.골드번호를 영업이나 마케팅에 활용하고 싶은 이들은 이 기간에 신청해 행운을 기다리면 된다. 다만 외우기 쉬운 번호일수록 사업에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보이스피싱 등에 노출될 가능성도 높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는 게 업계관계자의 경고다.세상만사가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법이니 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랴. 골드번호에 도전하고 싶은 이들은 즉각 신청을 서두르시라./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06

경산 자인단오제

오늘이 음력으로 5월 5일 단오날이다. 단오날을 맞아 경북 경산시 자인면 계정숲에서 열리는 경산 자인단오제는 지역행사로서는 독특한 면이 있어 관심이 쏠린다.신라시대 때부터 전승돼온 민속행사라는 것만으로 주목되는 일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마을단위 민속축제며, 축제 내용이 비교적 온전하게 전수돼 지역성을 잘 간직하고 있다는 것도 볼거리다. 또 자인면 주민들이 잘 단합해 지금까지 축제를 이끌어왔다는 것도 매우 흥미롭다.단오행사는 지역마다 독특한 분위기를 연출하는 특성이 있다. 단일행사로 가장 큰 규모는 강릉단오제다. 강릉단오제는 국가무형문화재 제13호로 지정돼 있으며, 2005년에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됐다. 경산 자인단오제도 국가무형문화재 44호로 지정받아 지금은 단오제로서는 강릉단오제와 더불어 우리나라 대표 축제로 인정을 받는다.자인단오제는 신라시대 한장군을 섬기는 제례 행사에서 유래했다. 한 장군의 실존 여부는 알 수 없으나 오래전부터 한장군은 자인면의 수호신이다.신라시대 자인면 부근에 있던 왜구들이 자주 마을로 침범해 주민을 괴롭히자 한장군은 여동생 등과 함께 여장을 하고 춤을 추면서 그들을 유인한 뒤 모두 섬멸했다는 전설이 있다.한장군에 대한 고마움으로 마을 주민이 그의 사당을 짓고 제례를 올리면서 연 축제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그 당시 왜구를 유인하기 위해 추었던 춤인 여원무를 비롯 한장군묘 제례와 창포물에 머리감기, 그네뛰기, 씨름, 단오굿 등 각종 민속 연희가 이날 단오제 행사에서 재현된다. 우리 지역서 열리는 축제도 이 정도면 볼만하다. 오늘부터 3일간 열린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6-02

검은 코끼리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검은 코끼리는 지구온난화를 불러일으키는 무분별한 환경파괴를 경고하기 위한 용어로,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것을 알고있지만 모른 척하면서 해결하지 않는 문제를 의미한다. ‘검은 백조’와 ‘방 안의 코끼리’를 합쳐서 만든 말로, 뉴욕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이 기후변화를 검은 코끼리에 빗대어 표현함으로써 널리 쓰이기 시작했다. 프리드먼은 자신의 저서 ‘늦어줘서 고마워요(Thank you for being late)’에서 무분별한 환경 파괴로 인한 기후 변화를 검은 코끼리에 빗댔다. 무분별한 환경파괴로 인한 기후변화가 큰 위기로 다가올 것을 알면서도 모두들 외면한다는 것이다.이 용어의 어원에 쓰인 ‘검은 백조(Black Swan)’는 절대 일어나지 않을 것 같은 일이 일어나 큰 충격을 주는 상황을 의미한다. 미국의 투자전문가 나심 탈레브의 저서 ‘The Black Swan’에서 처음 언급된 용어로, 서브프라임 모기지 시대를 예언하면서 점차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게 됐다. ‘방 안의 코끼리’란 용어 역시 비유적 표현이다. 누구나 알고 있지만 그 누구도 먼저 이야기를 꺼내지 못하는 크고 무거운 문제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즉, 방 안에 코끼리가 있는 위험한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코끼리를 보지 않은 척하며 이를 이야기하지 않는 것을 가리킨다. 이와 같은 현상이 벌어지는 이유는 명백한 문제 또는 위험으로 다수가 반대할 것 같은 상황에서 괜히 먼저 말을 꺼냈다가 오히려 부정적인 결과를 일으킬 것 같은 불안감 때문이다. 환경파괴가 전지구적인 재앙을 불러일으킬 것을 알면서도 모두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있는 경우를 가리킬 때 쓰인다. 지구온난화는 인류 모두가 함께 힘을 모아 대응책을 세워야 할 문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6-01

여성 장차관

유리천장(Glass ceiling)은 보이지는 않지만 결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란 뜻으로 사용되는 용어다. 충분한 능력과 자질을 갖추고 있음에도 조직의 관행과 문화 등에 막혀 고위직으로 승진이 차단되는 상황을 비판적으로 표현한 말이다.원래는 여성의 고위직 진입을 막는 조직 내 장애라는 의미로 사용됐으나 이제는 여성뿐 아니라 흑인이나 소수민족에까지 확대 적용되는 상황에도 이 말을 사용한다. 유리천장 지수라는 게 있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가 2013년부터 OECD 국가를 대상으로 직장 내 여성차별 수준을 10가지 지표로 가중 평균해 발표한 수치다. 지수가 낮을수록 여성차별이 심하다는 뜻이다. 10가지 지수에는 간부직의 여성 비율, 성별 간 경제활동 참여율, 성별 간 임금격차, 남·여성의 육아휴직 등이 포함돼 있다.우리나라는 2013년부터 7년 연속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렀다. 핀란드, 아이슬란드, 스웨덴, 노르웨이 등 북유럽국가가 상위권이다. 미국은 102년 전부터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나라다. 그럼에도 아직 여성 대통령이 한 번도 나온 적이 없는 아이러니를 지니고 있다. 그러나 조 바이든의 대통령 당선으로 그가 부통령으로 지명한 카멀라 해리스는 백악관 내 유리천장을 깬 최고위직이 됐다. 여성이자 흑인이며 아시아계, 이민자의 딸이라는 장벽을 모두 넘어선 것이다.여성의 사회진출이 자유롭게 허용되는 나라가 당연히 선진국이다. 한미정상회담 때 “새 정부 내각에 남자가 많다”고 한 외신기자의 지적이 따갑게 들렸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를 의식한 지는 모르나 최근 4명의 장차관을 여성으로 발탁 인사했다. 외신에서 보는 눈총을 따갑게 느끼기 전에 여성 중용의 인사기조를 찾아가는 게 선진국으로 가는 길 아닐까./우정구(논설위원)

2022-05-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