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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신용카드 할부항변권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최근 신용카드 할부항변권 민원이 늘고 있으나 행사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보상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적지않다.할부항변권은 할부거래업자가 재화·서비스 등을 계약 내용대로 제공하지 않는 경우 잔여 할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는 소비자의 권리를 말한다. 신용카드 할부거래 시 △할부금이 20만원 미만인 거래 △할부기간이 3개월 미만인 거래 △상행위를 위한 거래 △할부금을 이미 완납한 거래 등에 대해서는 할부항변권을 주장할 수 없다.특히 상행위를 위한 거래는 수익금 배당 등 영리를 목적으로 한 거래도 포함될 수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재화·용역거래를 가장해 신용카드 할부결제를 유도하는 유사수신 사기가 성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경우 영리(상행위) 목적 거래라는 이유로 항변권 행사가 제한될 수 있다. 해외에서 신용카드를 사용할 때 유의사항도 알아두는 게 좋다. 해외여행·직구 시에는 카드사에서 제공하는 해외결제 방지서비스를 활용해 부정사용을 사전예방할 필요가 있다. 출입국정보 활용동의 서비스를 신청하면 카드사가 회원의 출입국정보를 제공받아 귀국 이후의 해외결제 승인을 제한해 부정사용 피해를 막을 수 있다. 가상카드 발급서비스의 경우 해외직구 시 소비자가 정하는 기간 또는 횟수만큼만 유효한 카드로 결제를 진행해 실물카드 정보 유출을 방지한다.또 해외에서 신용카드 거래할 때에는 원화가 아닌 현지 통화로 결제를 진행해야 한다. 원화로 결제하면 원화결제서비스 이용수수료(결제금액의 약 3~8%)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슬기로운 경제생활을 위해선 해외에서 신용카드 사용하는 법에 대해서는 꼭 알아두는 게 좋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30

미친 물가

런치(lunch)와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신조어가 생겼다. 코로나19 이후 나타난 물가상승으로 직장인의 점심값 부담이 크게 늘어난 상황을 빗댄 표현이다. 인터넷 커뮤니티에는 폭등한 점심값 부담을 호소하는 직장인의 글들이 속출하고 있다. 편의점 가는 직장인이 늘어나는가 하면 일부 직장인은 도시락으로 점심을 해결한다고도 한다.인플레이션으로 인한 고물가 현상이 각 나라 경제를 괴롭히고 있다. 미국과 영국의 물가상승률이 40년만에 최고로 치솟았고 주요국의 물가 상승률이 무려 8∼9%에 이른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다. 통계청은 4월중 우리나라 물가상승률이 글로벌금융위기인 2008년 이후 13년 반만에 4.8%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특히 서민층의 생활필수품인 쌀, 라면, 달걀 등으로 구성된 생활물가지수는 전년보다 5.7%가 올랐다.지난주 한국은행은 수정경제 전망을 하면서 올해 소비자 물가상승률을 4.5%로 잡았다. 실질적으로 5%대 상승을 정부가 공식화한 것이다. 물가는 그 사회의 상품가치를 총체적으로 평가한 수치다.경제학자들은 물가가 서서히 올라가는 것은 경제가 상승세를 탄다는 긍정적 신호로 본다. 반면에 물가가 급등하면 돈의 가치가 떨어져 국민 모두가 힘들어진다고 설명한다. 그렇다고 물가가 지속적으로 내려가면 올라가는 것보다 경제가 더 나빠 지옥 상태에 이른다고 한다. 나라 경제가 잘되려면 물가를 적정 수준으로 유지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는 뜻이다.냉면값이 1만원을 넘었다. 삼겹살은 값이 너무 올라 금겹살이라 부른다. 미친듯 오르는 물가를 잡아야 서민경제가 살고 국민이 편하다. 새 정부 경제팀의 역량 평가가 미친 물가 손에 달렸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5-29

대구근대골목길

우정구 논설위원 역사학자 에드워드 카가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로 규정했듯이 역사란 항상 과거와의 연결점에 있다. 우리가 지금 이 시간 만나는 역사의 현장이 신비롭기도 하고 흥미로운 것은 다시 되돌아갈 수 없는 과거에 머물러 있기 때문일 것이다.대구근대골목은 대구시 중구 일대에 조성된 테마 골목길이자 관광코스다. 19세기 후반에서 20세기 초반 대구시내에 세워졌던 건물과 흔적 등을 관광 상품화한 것이다. 서문시장과 약전골목, 계산성당, 제일교회, 3·1 만세운동길, 대구 최초의 근대백화점인 무영당 등을 중심으로 골목골목마다 숨겨져 있던 당시의 모습과 이야기들을 들춰내 재미있게 엮은 관광코스다.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이다.2008년부터 시작해 지금은 다섯가지 코스로 역사 탐방길을 만들었다. 한국관광 100선에도 여러 번 선정됐다.특히 투어 길마다 이 지역을 대표하는 인물들이 거쳐갔던 장소와 그들의 정신과 흔적을 볼 수 있게 꾸민 것도 재미를 더해준다.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민족시인 이상화 고택 그리고 국채보상운동의 주역 서상돈 선생의 고택도 만날 수 있다. 대구가 낳은 천재화가 이인성이 계산성당을 배경으로 그린 100년 된 이인성 나무(감나무)도 현장에서 마주한다.‘동무생각’을 작곡한 박태준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있는 청라언덕과 삼성그룹 창업자인 이병철이 살던 고택과 그가 설립한 삼성상회의 옛터도 관광 중에 만난다.‘세계가스총회’에 참석했던 윤석열 대통령이 일정에 없던 대구근대골목길을 찾았다. 옛 추억이 있던 대구에서의 향수를 느끼며 다녀간 그 길은 현직 대통령의 발길이 닿음으로써 또 하나의 역사적 의미가 더해졌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5-26

열섬현상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지구온난화가 전 세계적으로 해결해야 할 과제가 되고 있는 가운데 5월 대구의 한낮 기온이 33℃까지 올라가는 열섬현상이 화제다.열섬 현상은 인구의 증가·각종 인공 시설물의 증가·콘크리트 피복의 증가·자동차 통행의 증가·인공열의 방출·온실 효과 등의 영향으로 도시 중심부의 기온이 주변 지역보다 현저하게 높게 나타나는 현상을 말한다.도심의 기후가 주변지역과 다른 독특한 현상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것은, 1927년 오스트리아의 기상학자 W. 슈미트가 수도 빈의 기온분포를 조사해 도심으로 갈수록 온도가 높아진다는 사실을 확인한 이후부터다. 도심을 중심으로 동심원상의 기온 분포를 나타내며, 열섬의 강도는 여름보다 겨울에, 낮보다는 밤에 현저하게 나타난다.기상청에 따르면 올여름 한반도에서는 4가지 요인에 따라 열섬현상이 더욱 강하게 나타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첫째 평년보다 강력한 티베트 고기압이다. 티베트 고원의 눈이 많이 녹아서 땅이 가열되고 있는데, 이 열기가 열돔을 강화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두번째는 동태평양의 수온이 평년보다 차가워지는 라니냐현상이다. 라니냐는 서태평양 아열대 지역에 비구름을 집중시키는 반면, 우리나라 주변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을 강화해 열기를 더한다.세번째와 네번째 요인은 인도를 강타하고 있는 강력한 폭우구름과 북대서양에 나타난 변칙적인 수온이다. 현재 인도 북동부에는 강력한 폭우구름이 발달하고 있으며, 수천Km 떨어진 한반도의 폭염을 강화하고 있다.열섬현상을 유발하는 지구온난화 문제는 한반도뿐 아니라 전 지구적으로 공동대처해야 할 과제라는 사실을 다시한번 명심해야 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25

WHO의 경고

우정구 논설위원 팬데믹(Pandemic)은 세계보건기구(WHO)가 선언하는 감염병 최고 경고 등급이다. 세계보건기구는 감염병의 위험도에 따라 다음과 같이 6단계로 등급을 구분한다.1단계는 동물에 한정된 감염, 2단계는 동물간 전염을 넘어 소수 사람에게도 전염된 상태. 3단계는 사람들 사이에서 감염이 증가한 상태다. 4단계는 사람들 감염이 급속히 확산된 경우고 5단계는 감염이 2개국 이상에서 유행하는 상태며 6단계는 다른 대륙국가에서도 유행을 보이는 상태일 때를 말한다.인류 역사상 팬데믹에 속한 질병은 14세기 중엽 유럽을 휩쓴 흑사병과 스페인 독감, 홍콩독감 등이 있다.살이 썩어 검게 되는 흑사병은 당시 유럽 전체 인구의 30∼40%를 몰살시키는 등 중세 유럽을 초토화한 질병이다. 1918년 발생한 스페인 독감도 전 세계 인구의 5천만명 이상을 숨지게 했다. 1968년 발생한 홍콩독감으로는 10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세계보건기구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75차 세계보건총회에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은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종식되지 않는 한 어떤 곳에서도 끝난 게 아니다”라고 말했다.그는 “거의 70개국에서 신규 확진자 수가 증가하고 있다”며 가장 큰 위험 요소로 저개발국의 코로나19 백신 예방접종률이 저조한 것이라 했다.거리두기 해제로 코로나 경계심을 풀고 있는 우리에게 그의 발언은 주의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는 점에서 새겨들을 만하다. 국내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1만명대 밑으로 떨어졌으나 재유행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히 많다. 유비무환의 정신이 필요한 때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5-24

사라지는 꿀벌

꿀벌이 사라지고 있다. 꿀벌 실종 현상은 21세기에 들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군집 붕괴 현상의 하나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난 1월 제주특별자치도에서 시작돼 3월까지 전라남도, 경상남도, 경상북도, 충청북도까지 북상하며 발생했고, 4월 들어 경기도 고양시에서도 관찰되는 등 전국적 사건이 됐다.전국적으로 77억여 마리의 꿀벌이 사라지면서 양봉업계가 심각한 타격을 받았다. 21세기에 들어 양봉 농가는 등검은말벌과 같은 외래 천적의 침입, 낭충봉아부패병과 같은 질병, 폭염과 집중호우가 반복되는 여름과 점점 더 더워지는 겨울의 특징을 보이는 기후 변화 등으로 꿀벌 개체 감소와 꿀 생산량 급감을 겪어왔다. 올해 꿀벌 개체 감소는 유례없이 큰 규모로 여러 원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이런 가운데 일부 국내 기업들이 꿀벌 생태계 복원 사업에 나섰다. 한화그룹은 태양광 전력을 활용한 탄소저감벌집,‘솔라비하이브’를 개발해 꿀벌 4만 마리를 관리하기로 했다. 태양광으로 생산한 전력을 통해 벌통 안의 온도와 습도, 먹이 현황을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꿀벌의 천적이 나타나면 이를 감지해 침입을 차단하는‘보호 기능’까지 탑재했다. KB금융그룹도 사회적기업과 손잡고 꿀벌에게 먹이를 주는‘밀원숲’을 조성하기 위해 강원 지역에 헛개나무, 백합나무 등 10만 그루를 심기로 했다.과학자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멸종하면 인류도 4년 안에 사라진다”고 경고했다. 농작물의 꽃가루를 옮겨주는 꿀벌이 없으면 식량도 사라진다는 의미로, 꿀벌이 생태계에 갖는 의미를 강조한 말이다. 기후변화로 인한 꿀벌의 실종은 궁극적으로 인류에 재앙을 가져올 수 있는 심각한 일이다. 국가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23

풀뿌리 민주주의

우정구 논설위원 풀뿌리 민주주의란 의회제에 의한 간접 민주주의에 대칭되는 개념으로 주민이 직접 정치에 관여하는 참여 민주주의를 뜻한다. 1935년 미국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이 말이 처음 사용됐다. 우리나라는 민주주의 기초로서 지방자치를 의미하는 뜻으로 주로 사용된다.우리나라는 1952년 지방자치를 처음으로 시작했으나 5·16 군사정변으로 중단됐다. 이후 30년만인 1991년 군의회와 시도의원에 대한 선거가 다시 시작됐고, 1995년부터는 기초단체장, 시장·도지사 선거가 시작되면서 전면적 지방자치가 부활했다.6·1 지방선거가 9일 앞으로 다가왔다. 전국에서 17명의 광역단체장 및 교육감, 기초단체장 226명, 광역의원 779명, 기초의원 2천602명을 뽑게 된다. 그야말로 지방의 살림살이를 맡게 될 지역일꾼에 대한 지역민의 선택이 있을 예정이다. 새롭게 뽑힐 지역일꾼들이 지역을 위해 어떻게 일하느냐에 따라 지역의 미래도 달라질 수 있다. 풀뿌리 민주주의를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지방선거가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하지만 이번 지방선거는 전례없이 무투표 당선자가 많이 나와 김빠진 선거가 됐다. 대구와 경북에서도 3명의 기초장과 40곳의 시도 광역의원이 무투표 당선됐다. 그들의 공약이나 자질을 검증할 여지조차 없어 풀뿌리 민주주의 의미가 많이 퇴색됐다는 평가도 나온다.특히 대통령 선거가 끝난 지 80여일 만에 열리는 지방선거가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동시에 실시됨으로써 대선 연장전 성격마저 짙어 지방선거의 참뜻이 제대로 반영되지 못할까 걱정하는 사람도 많다.지역주민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칠 풀뿌리 민주주의의 참뜻을 살릴 지역민 현명한 선택이 있어야 겠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5-22

훈민정음 넥타이

우정구 논설위원 넥타이는 남성 정장패션의 완성이다. 특별하고 중요한 날이면 남성은 넥타이를 매야 상대에 대한 최상의 예를 갖추는 게 된다는 것이 통상의 인식이다.넥타이는 1600년대 루이 14세를 호위하기 위해 프랑스 왕궁으로 간 크로아티아 용병들이 목에 착용했던 비단 천 조각인 크라바트(cravat)에서 이름이 유래했다고 한다. 지금도 이탈리아어로 넥타이를 크라바트라 부른다.당시 용병들의 목에 맨 크라바트는 전쟁에서 무사 귀환할 것을 바라는 아내와 혹은 애인이 부적처럼 목에 걸어주었던 천이다. 루이14세가 관심을 보이면서 프랑스에서는 어느덧 유행처럼 번져 옷 장식이 됐고, 영국으로 건너가서는 심플한 디자인으로 바뀌어 넥타이로 불렸다고 한다.한동훈 신임 법무장관이 취임식 날 매고 등장한 넥타이를 두고 네티즌 사이에 화제다. 깔끔한 그의 옷차림과 잘 매치된다며 넥타이 제품에 대한 품평도 이어졌다. 그가 맨 넥타이는 조선 세종 때 훈민정음으로 쓴 최초의 작품인 용비어천가의 한 구절이 디자인된 제품이다. 시중 유사제품 가격이 9천원짜리로 알려지면서 온라인에서는 “명품 부럽지 않다”는 댓글까지 달리며 화제를 낳았다.전 정권 아래서 네 번이나 좌천당했다는 한 장관에 대한 관심은 넥타이 말고도 그의 취임식 동영상 조회에서도 입증됐다. 장관 취임식 조회 100만회는 아주 이례적이다.특정인의 넥타이 하나에도 네티즌이 열광하는 것은 온라인 문화의 특성이다. 그러나 한 장관에 대한 관심은 특정인에 대한 관심을 넘어 사회적 기대감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앞으로 그의 향후 움직임에 따라 나타날 네티즌의 반응이 사뭇 궁금하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5-19

키오스크와 ‘디지털 디바이드’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코로나 여파로 인해 비대면서비스가 당연시되면서 각종 매장, 상업시설에서 키오스크의 등장과 사용이 증가함에 따라 ‘디지털 디바이드’현상이 심화하고 있다.‘디지털 디바이드’는 1990년대 중반 미국에서 처음 사용하게 된 용어로, PC와 휴대폰의 본격적으로 보급되던 시대에 나타난 계층간 정보격차 현상을 가리킨다. 주로 고령층의 노인들이 디지털 기기 조작 미숙으로 정보격차를 느끼며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에 직면하게 된다.특히 웬만한 식당이나 매장에 설치된 키오스크는 이런 정보격차 현상을 피부에 와닿게 한다. 말로 하는 주문이 익숙한 50대 장년층 이상에게 키오스크는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 자칫 우물쭈물하다가는 타인에게 민폐를 끼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고, 일부 고연령층은 주문을 하지 못한 채 다시 줄의 맨 뒤로 가는 불이익을 감수해야 할 경우도 있다. SNS에서도 키오스크 사용에 애를 먹었다는 내용의 글들이 부쩍 늘었다. 어떤 이는 “어머니가 ‘내가 이제 햄버거도 혼자 못살 정도로 나이가 들었나?’라고 속상해하며 눈물을 보였다”고 토로했다.실제로 국내 민간분야 키오스크 운영수는 2019년 8천587대에서 지난 해 2만6천574대로 3배 넘게 증가했다. 그만큼 언택트 바람을 탄 키오스크 도입은 대세가 된 셈이다. 이에 따라 접근성이 좋은 주민센터 등에 키오스크를 설치하고, 정기적인 교육을 늘리는 등 지자체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자체가 고령층을 대상으로 디지털 교육을 실시해 디지털 디바이드 현상을 해소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건 당연하다. 문명발달에 따른 소외현상은 현대사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정보격차 역시 마찬가지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18

노잼 선거

우정구 논설위원 노잼은 no+재미의 뜻으로 재미없다는 말의 신조어다. 반대말로 예스잼이나 꿀잼, 유잼이 있다.다음 달 1일 실시되는 지방선거에서 무투표로 당선되는 후보가 전국적으로 496명이나 된다. 전체 등록후보 7천616명의 6.5% 수준이다. 최근 20년 이래 가장 많은 무투표 당선자가 나와 비판 여론이 거세다. 특히 대구와 경북, 광주와 호남지역에서 무투표 당선자가 집중 몰려 눈총을 받고 있다.두 지역 다 특정 정당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곳이다. 광역의원의 경우 전체 의원 수 가운데 대구는 69%, 경북은 31%가 무투표 당선자다. 광주는 55%, 전남은 47%가 무혈입성한다고 하니 선출 없는 선출직의 대거 탄생이란 말이 맞다.우리나라 공직선거법 275조에 따르면 무투표 당선이 되면 후보 신분은 유지하나 선거기간 동안 선거운동을 못한다. 선거가 끝나면 바로 당선이 확정되는 것이다.투표를 해야 하는 유권자 입장에서는 투표권을 행사할 수 없게 된 모양새이니 선거 재미가 없다. 그래서 이번 지방선거를 노잼 선거라 부른다.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무투표 당선자가 선거운동을 못하니 후보자의 공약이나 자질검증이 사실상 불가능하다. 또다른 한편으로는 특정정당에서 자기 사람을 심거나 줄을 세우고 계파정치 행세를 할 소지가 커 선거가 왜곡될 수 있다.지역의 일꾼을 뽑아야 할 지방선거 본래의 의미가 훼손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 지방자치 발전의 독이 될 가능성도 있다. 특정정당에 대한 편향성이 낳은 부작용이기도 하지만 우리 정치의 후진적 단면이라 할 수 있다. 기초의원 정당공천제 폐지 등 지방선거 전반에 대한 혁신적 변화가 필요하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5-17

루나 포비아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코인의 폭락으로 가상화폐 생태계가 위기에 처했다. 16일 기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업비트에서 루나 코인의 가격은 개당 1원이 채 안된다. 이른바 ‘루나 포비아’다.테라USD와 루나 코인 생태계는‘차익거래’로 가격을 유지한다. 테라 알고리즘은 테라 1개를 루나 1달러어치로 교환하도록 설계돼 있다. 테라 1개 가격이 0.9달러로 떨어지면, 알고리즘은 테라 1개를 1달러어치 루나로 바꿔준다. 테라 10개(0.9*10=9달러)를 루나 코인 10달러 어치로 바꿔준다. 시장에 있던 테라 개수가 줄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테라 가격이 다시 오르게 된다.반대로 이번엔 테라 1개 가격이 1.1달러가 됐다고 가정해보자. 사람들은 1달러어치 루나를 테라 1개로 바꾼다. 루나 10달러어치로 테라 10개(1.1*10=11달러)를 사게 되니 1달러를 벌 수 있다. 이번엔 시장에 있던 테라 개수가 늘고, ‘수요와 공급’의 원리로 테라 가격이 떨어진다. 한 때 테라는 전 세계 시총 3위, 루나는 10위를 기록했다.그런데, 지난주 문제가 생겼다. 테라 1개 가격이 무려 0.6달러 안팎으로 폭락했다. 원래대로라면 테라를 루나로 바꿔주면서 테라 수량을 줄여야 하지만 테라 가격이 너무 떨어지다 보니 너도나도 내던졌고, 시장엔 루나 코인이 넘치게 됐다.테라 가격이 올라야 루나 코인 개수를 줄일 수 있는데, 테라의 신뢰가 깨졌으니 루나 코인 개수는 계속 늘어났다.결국, 가상화폐 테라와 루나 생태계는 시장의 신뢰를 잃었고, 회복은 불가능해 보인다.‘루나 포비아’로 빚어진 가상화폐의 신뢰성 위기가 어디까지 번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16

미스터리의 북한 코로나19

우정구 논설위원 2020년 2월 이후 한 명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없다던 북한에서 지난달 25일 있은 조선인민군 창건 9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대규모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해 귀추를 모으고 있다.북한의 조선중앙통신은 13일 하룻동안 17만여명의 발열자가 발생했고 21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4월 말부터 지금까지 52만여명의 발열환자 발생했으며 현재 28만여명이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김정은 위원장이 “건국이래 대동란”이라 말한 것으로 미뤄보아 상황이 매우 심각한 것으로 짐작이 된다. 우리의 방역전문가들도 북한의 열악한 방역시스템을 감안할 때 코로나 상황이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북한은 코로나19가 전 세계적 위험병으로 떠오르고 세계보건기구가 팬데믹을 선언함에도 코로나19 청정지역임을 자부했다. 북한의 발빠른 국경 봉쇄와 사회주의 의료체제의 특성 등을 고려할 때 수긍이 가는 면도 없지는 않았다.그러나 이번 코로나19의 발생은 북한에게는 치명적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북한은 2018년부터 시작된 국제사회의 경제제재로 2020년 북한의 경제성장률은 마이너스 4.5%를 기록했다. 1997년 고난의 행군 이후 23년만에 최저치다.특히 코로나19 이후 북한은 보건 방역을 강화하면서 경제와 방역의 이중고를 겪는 것으로 전해진다. 유엔 북한인권특별보고관도 북한 주민이 코로나19 공포와 굶주림 사이에서 시달린다는 보고를 낸 적이 있다. 우리 정부는 북한의 코로나19 사태와 관련, 북한의 미사일 발사 등 위협적 안보상황과 별개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을 밝혔다.장막속에 가려진 북한의 코로나 대응에 국제적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5-15

노익장 만세

건강 100세 시대를 맞아 요즘 노익장(老益壯)을 과시하는 사람이 부쩍 많아졌다. 젊은이 못지않게 힘이 넘치는 노인의 증가로 각종 대회에서 그들의 노익장이 자주 회자된다.작년 도쿄올림픽에서는 호주의 승마대표인 메리 해나다 선수가 66세의 고령에도 출전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부터 무려 6번이나 올림픽에 출전한 노익장이다. 58세의 룩셈부르크의 니 시아렌(58)은 도쿄올림픽에서 41살 연하의 우리나라 탁구 신동 신유빈 선수와 겨뤄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올해 열린 베이징 동계올림픽에는 50살의 독일 선수 페히슈타인은 3천m 스피드스케이팅에 참가해 주목을 끌었다.충청도의 마라토너 김모 할아버지는 2019년 83세의 나이로 마라톤풀코스를 400회 완주하는 공식기록을 세웠다. 그는 2009년도에는 한해 동안만 마라톤풀코스를 105회나 완주해 세계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했다.노익장이란 노인이지만 청년 못지않게 힘이 넘치는 모습을 뜻하는 말이다. 중국 후한서 마원전에서 이 말이 유래했다. 후한서에 등장하는 마원은 대장군으로 기백이 넘치는 장사다. 그는 평소 “대장부가 뜻을 품었으면 궁할수록 더욱 굳세고 늙을수록 더욱 기백이 넘쳐야 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고 한다. 여기에 나온 노당익장(老當益壯)의 표현에서 노익장이 유래한 것이다.올해 실시된 검정고시에서 60세 이상 고령자가 대거 합격했다. 대구는 80세, 경북은 77세 노인이 최고령 합격자다. 대구만 60세 이상 고령 합격자 140명이 나왔다. 고령의 나이에도 상급학교 진학을 꿈꾸는 그들의 열정에서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라는 말이 새삼 실감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5-12

1회용 컵보증금 제도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1회용 컵 보증금제도는 커피 전문점 등에서 음료를 주문할 때 1회용 컵에 일정금액의 자원순환보증금을 부과하고, 소비자가 사용한 컵을 반환하면 보증금을 그대로 돌려주는 제도다. 버려지는 1회용 컵을 최소화하기 위해 시행되는 이 제도는 오는 6월 10일부터 본격 시행된다.코로나팬데믹으로 배달이나 포장판매 증대로 급격히 늘어난 플라스틱 용기와 1회용 컵을 적극 회수해 재활용하거나 줄이기 위해서다. 1회용 컵들은 폐기되면서 온실가스를 발생시키고, 지구온난화를 유발하는 환경오염의 주범중 하나다. 이 제도의 적용대상 1회용 컵은 플라스틱 컵과 종이컵 모두 포함되며, 재사용되는 다회용 플라스틱 컵이나 머그컵은 제외된다.1회용 컵 보증금 액수는 300원으로 책정됐다.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와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의 텀블러 할인혜택금액이 300원 내외인 점 등을 고려해 책정됐다. 1회용 컵 보증금 제도의 대상사업자로는 매장이 100개 이상인 프랜차이즈 사업자 등이 포함된다. 흔히 이용하는 커피전문점이나 베이커리 매장, 패스트 푸드점 등이 모두 1회용 컵 보증금제도의 대상사업자에 포함돼 있다. 길거리에 버려진 1회용 컵들도 반환하면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다. 1회용 컵에는 바코드 등을 새겨 보증금이 중복으로 지급되는 것을 방지한다.보증금은 소비자가 원하는 방식으로 지급받을 수 있다. 현금지급이나 계좌이체 등 소비자가 선택한 방식으로 지급된다. 계좌이체의 경우 매장 보증금시스템 금융기관 간 전산처리로 이뤄지며, 곧 출시될 1회용 캅 보증금앱을 통해 본인계좌로 입금된다.1회용 컵보증금 제도, 환경보호와 자원재활용을 위해서라도 꼭 필요한 제도라 여겨진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11

보복소비

우정구 논설위원 보복소비(revenge spending)란 원래 배우자에게 과소비로 보복하기 위해 사치품 등을 흥청망청 사들이는 행위를 뜻하는 용어였다. 그러나 근래 와서 코로나19와 같은 재난적 상황으로 억눌렸던 소비가 보복하듯이 분출하는 현상을 두고 일컫는 말로 바뀌었다.일부 학자들은 강압적으로 소비를 억제한 적도 없는데 보복이란 표현은 과하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고, 일부서는 보복보다는 보상이 적절한 표현이라 주장도 한다.이유야 어찌됐던 지난달 18일부터 거리두기가 사실상 해제되면서 우리 주변에는 보복소비가 봇물처럼 터져 나오고 있다. 백화점의 매출이 거리두기 해제 직전보다 2∼3배 가량 늘고 전국의 관광지나 놀이공원, 호텔 등에는 보복소비를 하려는 인파로 넘쳐나고 있다.억눌렸던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면서 코로나로 영업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자영업자들은 모처럼 살아난 경기에 살맛이 난다. 소비는 경제활동에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소비가 제때 이뤄져야 생산과 분배로 이어지는 경제의 선순환 구조도 가능하다. 또 소비가 진작되면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지게 마련이다.2년여 만에 나타난 폭발적 소비현상이 우리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지 관심이다. 아직은 끝나지 않은 코로나19가 어떻게 심술을 부릴지 알 수 없어 걱정스러운 면도 외면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특히 스태그플레이션 조짐이 나타나는 우리 경제에 보복소비가 경기변화에 긍정적으로 작용할지 기대도 거나 아직은 의문이다. 일본은 예상했던 보복소비가 일어나지 않고 있다. 물가 상승이 소비심리를 위축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금 우리경제에 나타난 보복소비가 경제회복의 단초가 되길 기대해 본다. /우정구(논설위원)

2022-05-10

노화방지기술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과학과 의학기술의 발달로 인간의 평균수명이 늘어나면서 노화방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하지만 노화는 현대의학의 최대 난제다. 노화방지기술, 이른바 ‘역 노화 기술’ 개념은 지난 2012년 노벨생리학상을 수상한 일본 교토대학교 야마나카 신야 교수가 처음 제시했다. 이미 분화된 세포를 역분화시키는 4개의 전사인자를 일시적으로 발현시켜 노화세포를 젊은 상태로 되돌리는 것이다. 다만 이 기술은 노화된 세포가 젊은 세포로 되돌아갈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지만 유전자 돌연변이로 암세포가 생기거나 상처가 났을 때 조직재생을 더디게 하는 부작용이 있어 부작용을 배제할 수 있는 정교한 제어가 난제로 남아있다.이런 가운데 국내 연구진이 노화된 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逆) 노화 원천기술을 개발해 화제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바이오 및 뇌공학과 조광현 교수 연구팀은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 역 노화 초기 원천기술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밝혔다. 우리 몸안의 세포 분자를 조절하면 세포의 상태를 바꿀 수 있다. 개발중인 역 노화 기술은 노화세포를 없애는 항노화 기술과 다르게 노화세포를 정상으로 되돌려 암과 같은 노인성 질환의 발병을 늦춘다.연구팀은 시뮬레이션 분석을 통해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젊은 세포로 되돌리는데 필요한 핵심 인자 ‘PDK1’를 찾아냈다. 연구팀은 PDK1을 억제함으로써 노화된 인간 진피 섬유아세포를 다시 정상적인 젊은 세포로 되돌릴 수 있음을 분자 세포실험 및 노화 인공피부 모델 실험을 통해 입증했다. 조만간 이 기술을 적용한 화장품도 출시될 예정이란다. 나이를 먹어도 늙지않는 노화방지기술이 손에 잡힐 듯 다가왔다니 자못 기대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09

정치와 치킨게임

우정구 논설위원 손자병법은 시대를 초월해 병서로써만 아니라 일반인의 처세학으로도 자주 회자되는 책이다. 누구에게나 잘 알려진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나 승패 병가상사(勝敗 兵家常事)라는 말이 여기에서 나왔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번 싸워도 위태롭지 않다”는 것과 “한번 이기고 한번 지는 것은 병가에서는 흔히 있는 일로서 지더라도 너무 낙담할 필요는 없다” 는 이 말은 진리처럼 회자되는 표현이다.어느 군사전문가는 “정치도 전쟁의 연장선”이라 말했다. 전쟁이란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속성이 있기 때문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다. 그러나 민주정치가 국민의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있다면 전쟁이란 수단이 필요할지는 의문이다.맹자는 “정치는 민중의 마음을 얻기 위한 일련의 과정과 행위”라고 말했다. 민중의 마음을 얻지 못하면 위임된 정치권력은 회수되는 것이 마땅하다는 사상이다.치킨게임은 1950년대 미국 젊은이 사이에 유행한 자동차 게임에서 유래한 용어다. 두 명의 경쟁자가 각각 도로 끝에서 서로 마주보고 정면으로 돌진하다가 충돌 직전에 먼저 핸들을 꺾는 사람이 패자가 되는 게임이다. 여기서 핸들을 먼저 꺾는 사람을 치킨(chicken)이라고 불렀는데, 이는 겁쟁이라는 뜻이다.마주보며 달려오는 기차가 부딪치면 타고 있던 승객 수백명의 목숨이 위태로운 것은 당연한 이치다. 정치를 치킨게임처럼 할 수는 없다. 어느 한쪽의 승리가 아니고 모두가 공멸하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국가와 국민이 입는 피해는 말할 것도 없다. 정치에 대화와 협상이 반드시 필요한 이유다.지금 강대강 대결구도의 우리 정치가 행여 치킨게임처럼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몹시 걱정스럽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5-08

1인가구 시대

우정구 논설위원 행안부 주민등록인구 통계에 의하면 2021년 9월 우리나라의 1인 가구수는 940만명이다. 전체 가구수의 40.1%다. 가구형태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이다. 2인 가구가 23.8%로 다음으로 많았다.부족사회에서 씨족사회로, 대가족사회에서 핵가족사회로 바뀌어 오던 종전의 가족 형태와는 완전히 다른 새로운 패턴의 가족개념이 1인가구다. 부모나 형제없이 혼자 사는 사람이다.1인 가구가 늘어난 이유는 다양하다. 결혼보다 자신의 삶을 즐기겠다는 시대적 흐름과 경제적 이유, 이혼율 증가, 고령화에 따른 노년인구 증가 등을 손꼽을 수 있겠다.이런 1인가구 증가는 미국, 일본 등 외국에서도 나타난 신조류다. 일본은 1980년쯤 등장해 1990년대에 와서는 보편화된 사회현상이다. 이후 1인가구로 살다가 혼자죽는 고독사가 늘면서 사회적으로 큰 충격을 던지기도 했다.우리나라는 1990년대에 이르러 본격 등장한다. 1997년 IMF 외환위기가 자극제가 됐고 이후 개인주의가 확산되면서 그 수가 늘었다. 지금은 증가 속도가 가팔라 머지않아 일본을 앞지를 것으로 보고 있다.뉴욕대 에릭 클라이넨버그 교수는 1인가구 증가에 따른 변화를 솔로 이코노미(Solo Economy)라고 불렀다. 혼자사는 싱글족을 겨냥한 새로운 시장경제의 흐름을 일컫는 말이다. 실제로 1인가구를 위한 소비상품은 이제 대중화됐다. 전기밥솥이나 초소형세탁기 등 혼자 쓰기 편리한 가전제품이나 가구는 물론 쪼개 파는 소포장 단위 식품과 1인가구를 위한 식당도 있다.1인가구가 새로운 트랜드임을 부인할 수는 없다. 오늘날 우리사회가 이를 어떻게 수용할지는 숙제다. 가정의 달을 맞아 한번쯤 생각해 볼 문제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5-05

팬데믹 예언

우정구논설위원 코로나 발생 전 인도의 14살 소년 예언가가 2019년 11월부터 전 세계적으로 전염병이 유행할 것이란 예언을 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아비냐 아난드라는 이름의 이 소년은 올해 초 “5월부터 마스크를 벗는다”고 예언하면서 그의 예언 적중이 또다시 회자되고 있다. 그는 비트코인 폭락을 예고했고, 최근에는 세계 3차대전 가능성도 예언해 세계의 주목을 끌었다.마이크로소프트 창업주인 빌게이츠가 코로나에 이어 또다른 팬데믹이 닥칠 것을 예고했다. 그는 미국 한 방송사와의 인터뷰에서 “코로나19의 위험이 현격히 감소했지만 전염성이 더 강하고 치명적인 팬데믹이 올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인류가 전염병을 극복하는 데 공동의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빌게이츠는 2015년 한 강연에서 “전염병 확산은 전시 상황이다.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미사일이 아니라 미생물”이라고 말해 전염병 유행을 예고한 적이 있다. 그는 그때 “만약 앞으로 몇 십년간 무엇인가가 1천만명이 넘는 사람을 죽인다면 그것은 아마 전쟁이 아니며 전염병이 강한 바이러스일 것”이라고 말했다.지금 우리 앞에 벌어지는 코로나 사태를 보면서 우리는 그의 예측이 거의 적중되고 있음에 공감한다. 그는 코로나 전염병 대처를 위해 자선단체를 통해 10억달러 이상을 기부하는 등 또다른 전염병 확산 방지에도 노력하고 있다.실외지만 마스크 벗기가 허용되면서 팬데믹이 엔데믹으로 갈거라 느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빌게이츠의 말대로 우리 인류는 아직도 알 수 없는 바이러스와 끝없는 전쟁을 벌여야 할지 모른다.20세기 초 스페인 독감으로 5천만∼1억명이 희생됐다. 바이러스와 전쟁은 아무도 알 수 없는 예언의 영역인가 싶다./우정구(논설위원)

2022-05-03

마스크 착용의무

김진호 서울취재본부장 코로나 팬데믹 이후 1년여 넘게 지속돼온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가 2일부터 해제됐다. 방역당국은 다른 사람과의 거리가 1m 이상 되고, 자연 환기가 잘 이뤄지는 실외에선 전파 위험이 실내보다 낮다고 판단해 마스크를 벗기로 결정했다. 하지만 사람과의 거리가 좁고 군중이 몰리는 곳, 대화와 함성이 이어지는 곳 등에선 실외여도 마스크 착용 의무가 유지된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안내에 따르면 2일부턴 실내에선 마스크를 쓰고 실외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다만 마스크를 벗을 수 있는 환경을 판별하는 기준은 자연환기가 지속적으로 이뤄지는 곳인지 여부에 따라 달라진다. 예를 들어 버스·택시·기차·배·항공기 등 대중교통, 트럭 등 운송수단, 외부와 차단된 건물 내부 등에선 마스크를 착용해야 한다. 또한 50명 이상이 모여 함성·대화과 밀접 접촉이 등이 빈번하게 이뤄지는 집회·공연·행사·경기장 등에서도 감염을 막기 위해 마스크를 써야 한다. 놀이공원·해수욕장 등 야외에 노출된 환경이라도 사람과 사람 사이에 1m 이상 거리를 둘 수 없을 정도로 인구밀집도 높은 곳에선 마스크 착용을 권고한다는 게 중대본 관계자의 설명이다. 따라서 밀폐·밀집·밀접 시설이나 요양병원·요양원 등 감염에 취약한 시설에선 KF80 이상 되는 마스크를 꼭 착용해야 한다. 마스크 착용의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부과한다. 하지만 학교 운동장에서 학급단위 체육수업, 두 면 이상이 열려있는 실외 전철 승강장, 다른 사람과 1m 이상 거리를 둬 움직일 수 있는 공원 등에선 마스크를 벗을 수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의무 해제가 너무 반갑지만 아직도 대중교통이나 건물 내부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의무화돼 있다는 점을 꼭 명심해야겠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2-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