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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게임스톱 사태의 본질

미국 주식시장에서 벌어진 게임스톱 사태의 본질은 공매도 세력과 개미투자자들간의 한판 승부다. 1차전은 미국의 개미투자자, 일명 ‘로빈후드’가 이겼다. 사태의 전말은 이렇다.게임스톱은 가정용 콘솔게임기 프로그램을 파는 소규모 점포들의 체인 스토어로, 미국내에 약 6천여곳의 점포를 갖고있다. 미국인 대부분이 알 만큼 친숙하지만 사양업종에 해당하는 이 업체는 우리나라에서 책 대여점이 사라졌듯 경영이 악화돼 주가가 2~4달러 까지 떨어졌다. 첫 출발 테이프는 미국의 커뮤니티사이트인 ‘월스트리트 뱃’이란 게시판 이용자들이 끊었다. 추억의 장소인 게임스톱 주식이 앞으로 온라인방식으로 전환하니까 주가가 많이 오를 것이라고 매수를 독려하면서부터였다.약 2달전 10달러이던 주가가 40달러까지 올랐다. 주가가 크게 오르자 공매도 세력들이 이유없는 주가상승이라며 곧 반값으로 떨어질 거라고 예고하며 공매도에 나섰다. 그러자, 개미투자자들이 똘똘 뭉쳐서 공격적인 매수에 나서 주식가격을 500달러까지 올려버렸다. 실제로 이번에 공매도세력이 개미투자자들의 반격으로 입은 피해는 22조원에 이른다. 공매도는 주식을 빌려서 주식을 판 다음에 나중에 주식을 사서 되갚아야 하기에 주가가 아무리 많이 올라도 강제적으로 사야되는 ‘숏스퀴즈’상황이 벌어진다. 개미투자자들이 뭉쳐서 계속 주가를 끌어올려 공매도세력이 숏스퀴즈 상황에 몰리게 한 게 바로 게임스톱 사태의 내막이다.우리나라에서도 공매도 잔고 1위인 셀트리온이 1일 현재 약 15% 가까이 폭등해 한국판 ‘게임스톱’이 아니냐며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게임스톱 사태는 기관투자가들을 중심으로 한 공매도 세력이 개미투자자들에게 패배한 증시 역사상 초유의 사태여서 항후 여파가 궁금해진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2-01

묵식(默食)

“침묵은 금”이라는 것은 말을 많이 하면 실언을 할 수 있으니 신중히 하라는 뜻이다. “말 한마다로 천냥 빚을 갚는다”는 우리 속담처럼 말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격언이다.말은 말하는 사람의 마음을 드러내는 것이어서 그 사람의 교양과 인격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잘못된 말 한마디로 망신을 당하는 일도 흔하게 발생한다. 말을 잘못함으로써 상대에게 상처를 주고 때로는 그 말로 인해 명예가 훼손돼 법적 다툼도 한다.불교에서는 말로 짓는 죄를 반성한다 하여 묵언수행을 한다. 아무런 말도 않고 참선하여 스스로의 마음을 정화하는 불가에서 행하는 수행 중 하나다. 마음속으로 묵묵히 기도하는 것을 묵상이라고 표현한다.말을 신중히 해야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요즘처럼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힌 세상에 자신의 생각을 분명하게 밝혀야 할 때가 있는데, 무조건 말을 아낀다고 다 좋은 것도 아니다.특히 식사문화는 음식을 먹는 것과 동시에 상대방과의 대화를 중요한 가치로 여기는 생활양식이다. 대화없는 음식문화는 앙꼬 없는 찐빵과 비슷하다. 음식을 사이에 두고 주고받는 대화만큼 훈훈한 분위기도 잘 없다.코로나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일본에서는 묵식식당이 등장했다. 코로나로 고객이 감소한 식당 주인이 감염병 예방 차원에서 고안한 고육지책이다. 식사 도중 침방울이 튀는 것을 막고 고객의 보건 안전을 최대한 보장하겠다는 의도다.말을 못해 불편할 것 같았던 묵식식당이 의외로 고객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한다. 관광협회가 홈피에 묵식 안내문을 올리고 식당마다에 권장도 한다. 코로나가 많은 분야에서 우리의 일상을 바꾸고 있지만 말않고 먹는 묵식의 등장은 충격이다. 말 없는 식사문화는 비정상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1-31

데드크로스 시대

우리나라 인구는 작년말 기준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처음으로 앞질렀다. 이른바 인구의 데드크로스 현상이 나타났다. 우리나라 인구가 자연감소를 시작했다는 뜻이다.한국의 출산율은 세계 187개국 중 꼴찌다. 인구를 국가 경제력의 상징으로 계산한다면 우리나라 경제는 이제 위험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보아야 한다.데드크로스(Dead Cross)는 주식시장 장세의 흐름을 가늠하는 지표다. 주가의 단기이동 평균선이 중장기 이동평균선 아래로 뚫리는 현상이다. 장세가 나빠짐을 예고하는 지표다. 이와 반대되는 현상을 골든크로스라 부른다.선거판에서 1.2위 후보자의 지지율이 역전되는 상황도 골든크로스 또는 데드크로스라 부른다. 대통령의 지지율이 부정평가가 긍정평가를 앞서면 데드크로스고 그 반대면 골든크로스다. 요즘 우리 사회는 데드크로스 현상이 부쩍 많아졌다. 대학이 학생 수 감소로 전전긍긍이다. 대학교의 신입생 정원보다 대학 지원자 수가 적어져 신입생 데드크로스 현상이 생기고 있다. 아파트도 공급이 수요를 못 따라가 집값이 폭등 하는 아파트의 데드크로스 현상도 걱정이다. 대통령의 국정 수행 지지율도 데드크로스 선상에 있다.코로나19가 극성을 부린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율이 -1%다. 외환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표다. 마이너스 성장이란 중소기업인, 소상공인 등 수많은 경제 주체의 노력이 성과를 못냈다는 뜻이다. 그들의 고통과 눈물이 컸다는 의미도 있다. 코로나 속에 이 또한 데드크로스적 현상이다.정부가 우리 경제의 역성장 폭이 선진국보다 낮아 선방했다는 표현을 썼다. 적절치 않다. 꿈보다 해몽이 좋다. 지금은 자랑보단 경계심을 높일 때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1-28

주식리딩방

주식리딩방은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 등을 통해 자칭 투자전문가가 투자자문을 해주고 수수료를 받는 행위를 하는 것을 말한다.이들은 금융감독원의 규제를 받지않으면서 일반인을 대상으로 방송 등을 통해 대가를 받고 단순 투자조언을 하는 유사투자자문업으로 분류된다.주식리딩방으로 인한 금전적 피해를 호소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이들은 우선 카톡방 회원들의 투자성공담이라며 수익이 난 계좌정보 등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엄청난 투자수익에 귀가 솔깃해진 투자자가 가입 또는 투자 문의를 하면 고액의 회원가입비를 요구하거나 위탁투자를 해주겠다고 나선다. 회원 가입비를 요구하는 주식리딩방의 경우 수백만원에서 1천만원에 이르는 가입비를 요구한다. 가입하고 난 뒤 주식리딩방이 지시한 대로 주식거래를 해도 좀처럼 수익을 내지 못한다. 그제서야 납부한 회비를 돌려달라고 해도 상대방은 환불을 거부한다. 위탁투자를 위해 돈을 보낸 경우는 더 심각하다. 이들은 자체적으로 만든 홈트레이딩 시스템이나 홈페이지를 통해 돈을 입금하게 하고 수익이 발생한 것처럼 속인다. 가령 개인투자자가 리딩방이 알려준 주식 사이트로 2천만원을 입금하면 얼마 후 1억원이 넘는 수익을 냈다는 연락이 온다. 하지만 개인투자자가 투자한 돈과 수익금을 돌려받겠다고 하는 순간 본색을 드러낸다. 돈을 환급받으려면 수수로 등으로 인해 오히려 8천만원을 더 내야 환급이 가능하단다. 만약 요구한 돈을 만들어 보낸다면 더 큰 피해를 입는다. 돈을 환급해주기는 커녕 또 다시 “돈을 더 넣어야 돈을 돌려줄 수 있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때서야 사기임을 알아차리지만 때는 늦었다.주식에 왕도는 없다. 특히 주식시장에서 과욕은 패망의 지름길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1-27

경찰과 거짓말

사실이 아닌지 알면서도 상대방에게는 사실인 것처럼 믿게 하려는 거짓말에도 여러 종류가 있다. 남에게 해가 되지 않는 선의의 거짓말을 우리는 ‘하얀 거짓말’이라 부른다. 또 뻔히 드러날 만큼의 터무니없는 거짓말을 ‘새빨간 거짓말’이라 한다.사람은 살아가면서 불가피하게 거짓말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예쁘진 않으나 칭찬을 해줌으로써 상대가 희망이나 격려를 받을 수 있다면 선의의 거짓말은 얼마든지 할 수 있다.또 곤란한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서도 종종 거짓말을 하는 사람도 있다. 이처럼 거짓말은 상황에 따라 필요악으로 쓰일 때도 있다는 것을 사람들은 모두가 인정한다. 그러나 거짓말을 고의적 혹은 상습적으로 하면 주변의 눈총을 받게 된다. 그런 거짓말로 인해 범죄가 성립되는 경우도 흔하다.미국에서는 법정에서의 거짓 증언은 중범죄로 다스린다. 워터게이트 사건의 닉슨 대통령이 도청보다 거짓 증언 때문에 정치 생명에 치명타를 입은 것은 유명한 일화다.우리 경찰이 또 한번 궁지에 몰렸다. 이용구 법무부 차관의 택시기사 폭행 사건과 관련해 경찰의 부실수사가 도마에 오른 것이다. “블랙박스 영상을 확보하지 못했다”며 내사종결한 사건의 핵심 증거인 블랙박스 영상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나 경찰의 사건 은폐 의혹이 커진 것이다.경찰이 고의적으로 거짓말을 했는지는 이제 수사를 통해 진실이 드러날 것이다. 현재까지 정황으로 봐 경찰의 증언이 합리적 의심을 받을만한 거짓으로 보인다. 언론도 경찰이 거짓으로 수렁에 빠졌다고 비판한다.거짓말이 영원히 감춰지길 바란다면 오산이다. 거짓말은 더 큰 거짓말을 낳는 속성이 있다. 진실을 거짓으로 덮으려 한다면 경찰의 신뢰는 일시에 무너질 수도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1-26

UAM(도심항공 모빌리티)

UAM은 Urban Air Mobility의 줄임말로 도심항공 모빌리티란 뜻이다. 즉, 드론, 로봇택시, 플라잉카 등 다양하게 불리고 있으며, 하늘을 떠다니는 운송수단들을 가리킨다.영화에서나 나올법한 궁극의 교통수단이지만 머지않아 현실에서 볼 수 있게 됐다. 당초 취미용 드론으로 발전되기 시작한 도심항공 모빌리티 기술은 점차 적재하중을 높여 택배용과 화물용 배달서비스로 진화했고, 안전성과 효율성이 검증되면 일부 노선에 한정된 고가의 이동수단으로 승객용 도심항공 모빌리티로 시작, 점차 택시요금 수준까지 요금이 내려가면 대중교통수단으로 자리잡을 전망이다.사람과 건물, 자동차가 뒤섞인 복잡한 2차원 공간에서 더이상 효율을 높이기 어려워 3차원 공간을 이용하는 UAM은 메가시티 교통문제를 해결할 훌륭한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수직이착륙 형태의 UAM은 활주로가 필요없고, 최소한의 이·착륙공간만 있으면 충분히 비행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현재 주로 취미와 영상용 소형 드론은 가성비에서 압도적인 경쟁력을 가진 중국이 앞서 있으며, 최첨단 기능 장착 및 적재하중 높은 고가 군용드론은 미국, 유럽, 이스라엘이 높은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엔진, 모터의 회전력, 프로펠러 비틀림각에 의한 양력, 앞으로 빠르게 나가는 추진력에 기반하는 산업의 특성상 세계 각국의 전통 항공제작사부터 전기차 기술을 축적한 자동차 업체까지 UAM사업에 뛰어들고 있다.우리나라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이 그룹의 미래 방향성으로 자동차 50%, 도심항공모빌리티(UAM) 30%, 로보틱스 20%를 제시해 관심을 끌고있다. 미래의 대중교통수단이 될 UAM, 인류에게 또 하나의 산업혁명을 불러올 것이란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1-25

바이든의 메시지

미국은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나라다. 인구의 60% 정도가 백인이지만 히스패닉, 흑인, 한국과 중국 등 아시아인 분포도 40%에 달한다. 미국 역사를 말하면서 인종차별의 역사를 빼놓고 이야기할 수는 없다. 남북전쟁은 그 대표적 사례다.남북전쟁 이후 인종 문제는 표면적으로 많이 개선되기도 했지만 미국내는 여전히 인종차별의 사회 문제가 쉼없이 발생한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백인 우월주의 정책으로 인종차별의 문제를 정치 쟁점화했지만 결과적으로 그는 재선에 실패했다. 인종차별의 문제는 아직도 미국내 남은 뿌리깊은 숙제다.미국의 18대 대통령 에이브러햄 링컨은 남북전쟁이라는 희생을 감수하고 흑인을 노예에서 해방시켰다. 그는 1863년 1월 노예해방선언에 서명하면서 “내 이름이 역사에 남는다면 그것은 이 조치 때문일 것”이라 말했다. 링컨은 건국 정신을 지키려다 암살이라는 불운 겪었으나 그가 서명한 노예해방선언이 있은지 140여년 지난 2008년 미국에서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버락 오바마)이 탄생했다.미국 46대 대통령 조 바이든은 취임사에서 미국이 직면하고 있는 많은 문제를 언급하면서 이에 대응하는 메시지로 ‘통합(unit)을 내세웠다. 그는 취임사에서 통합을 11번, 우리(we)를 106번 언급했다고 한다. “미국의 통합에 영혼을 끌어모아 하나로 뭉치겠다”고 말했다. 인종과 종교, 정치적 성향에서 서로 다른 사람끼리 배척하는 미국 사회의 분열상을 통합으로 이끌겠다는 뜻이다.민주주의가 다양성을 장점으로 하지만 다양성을 통합으로 이끌 때 민주주의가 완성될 수 있다. 갈등과 분열로 갈라진 지금의 우리 정치도 통합의 정신이 절실하다. 우리 정치권이 귀담아 들을 대목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1-24

코로나 1년

코로나 발생 1년 동안 인류가 겪은 삶은 가히 충격적이다.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새로운 일상에 적응해야 하는 인간의 고통과 불편함은 삶의 의욕을 꺾기에 충분했다. 생사를 위협하는 질병 앞에 인간의 한계를 뼈저리게 느끼게 한 지루하고 답답한 시간이기도 했다.코로나 블루는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생기는 우울감을 표현한 신조어다. 최근에는 우울감이 점차 쌓여 폭발상태에 이르는 것을 코로나 레드라 하고, 화병이나 스트레스를 넘어 암담한 상태에 빠진 것을 두고 코로나 블랙라고 부르는 신조어도 생겼다.한국트라우마스트레스학회 조사에 의하면 작년 12월 기준 국민 5명 중 1명이 우울 위험군에 포함돼 전년보다 5배나 높아졌다고 한다. 또 자살을 생각하고 있는 비율도 전년보다 크게 증가해 국민 정신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것으로 분석된다.또 통계청 가계동향 조사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가계에서 소비된 주류와 담배 소비지출이 2003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많았던 것으로 밝혀졌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국민이 받은 충격과 스트레스를 단적으로 보여준 통계라 생각든다.코로나 이후의 인류의 생활 패턴을 두고 뉴노멀(New Normal)이라 부른다. 중국에서는 신창타이(新常態) 즉 새로운 정상상태라고 한다. 우리 삶의 새로운 기준과 표준이 등장할 것을 예측한 표현이다.지난 20일은 국내에서 첫 코로나 환자가 발생한 지 꼭 1년 되는 날이었다. 이른바 뉴노멀 시대에 우리의 행동은 어떻게 할 것인지 되돌아 볼 시간이다. 세계적 저명 학자들은 지구상의 이상기온 변화가 있는 한 더 심각하고 또다른 바이러스 공격이 있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뉴노멀 시대를 살아갈 인류의 지혜가 절박하게 요구되는 시기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1-21

공매도

공매도는 주식시장에서 쓰이는 용어로, 특정종목의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주식을 빌려 매도주문을 내는 투자전략을 가리킨다.주로 초단기 매매차익을 노리는 데 사용되는 기법이다. 예를 들어 A 종목 주가가 1만원이고, 주가하락이 예상되는 경우 A 주식을 갖고 있지 않더라도 일단 1만원에 공매도 주문을 낸다. 그리고 실제 주가가 8천원으로 하락했을 때 A 종목을 다시 사서 2천원의 시세차익을 챙기는 것이다. 주식 공매도는 특정 주식의 가격이 단기적으로 과도하게 상승할 경우 매도 주문을 증가시켜 주가를 정상수준으로 되돌려 증권시장의 유동성을 높이는 역할을 한다. 반면 증권시장에서 시세조종과 채무불이행을 유발할 수 있다. 만약 투자자 예상과 달리 주식을 공매도한 후에 주가가 급등하면 큰 낭패다. 손실부담이 증가해 빌린 주식을 제때 돌려주지 못하는 채무불이행이 발생한다. 주식공매도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1969년 2월 이며, 2008년 금융위기때 외국인 공매도가 전체 물량의 90%를 넘자 2008년 10월부터 2013년 11월까지 5년간 금융주에 대한 공매도를 전면금지한 바 있다. 이후 2020년 코로나19의 세계적 대유행으로 폭락장이 이어지자 2020년 3월16일부터 9월15일까지 6개월간 전체 상장종목에 대한 공매도가 금지됐고, 이후 2021년 3월15일까지 6개월 연장됐다. 올들어 주식시장이 3천포인트를 넘어 고공행진하면서 3월15일 공매도 재개여부를 결정할 금융위원회의 결정이 초미의 관심사가 되고있다.기관투자가들에게 훨씬 유리한 주식공매도 영구금지를 요구하는 동학개미들의 요구가 과연 받아들여질지 관심거리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1-20

포항 한라봉

제주도 한라봉을 한국에서 나는 귤과 오렌지를 교배한 품종으로 오해하는 사람이 꽤 있다. 그러나 제주 한라봉은 1972년 일본 농림성 과수시험장에서 육성한 교잡종 감귤이다. 우리나라에는 1990년께 들어와 처음에는 ‘데꼬봉’이라는 일본 이름 그대로 사용되었다.제주도에서 생산을 시작하고 자리를 잡으면서 한라봉으로 이름을 바꾸었다. 꼭지 부분이 마치 한라산 봉우리 모양과 비슷하게 생긴데 착안해 붙인 이름이라 한다.제주도에는 천혜향, 레드향, 황금향 등 수 많은 감귤의 교배종이 있으나 제주도의 이미지를 잘 결합한 것으로 한라봉 만한 것이 없다.아열대 작물의 국내 재배가 이젠 빠르게 보편화되는 단계에 이르고 있다. 기후 온난화로 한반도 남쪽지방에서는 바나나와 파파야, 망고, 감귤류 등의 생산이 매년 이어지고 있다.제주도에서 나던 감귤이 대구에서도 생산되고 있으니 지구온난화를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변화들이다.최근 제주도의 한라봉이 포항에서 재배 4년 만에 첫 수확을 거뒀다. 중량과 당도 등 품질면에서 한라봉 못지않은 고품질의 상품이라고 한다. 포항의 한라봉 말고도 경북도내서는 경주에서 경주봉, 신라봉이라는 이름으로 한라봉이 생산되고 있다. 한라봉의 캐릭터를 지역 특성에 맞게 이름을 바꿔 제주도산에 대한 도전장을 던지고 있는 것이다.지구온난화로 우리나라 작물의 판도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현재 남쪽지방 중심으로 재배되는 아열대 작물이 2080년에는 중부내륙지방까지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재배면적도 현재 10%에서 60%까지 늘어날 것으로 예측한다. 지구온난화가 가져 온 과일시장의 판도 변화 우리는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우정구(논설위원)

2021-01-19

ASMR(자율감각 쾌락반응)

ASMR은 ‘자율 감각 쾌락 반응(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 ASMR)’을 가리키는 말로, 주로 청각을 중심으로 하는 자극에 반응해 나타나는, 형언하기 어려운 심리적 안정감 등의 감각적 경험을 일컫는다.힐링을 얻고자 하는 청취자들이 ASMR의 소리를 들으면 이 소리가 기분 좋게 소름 돋는 느낌을 갖게한다. 2010년 무렵 미국 등지에서 시작했으며, 국내에서도 팟캐스트, 유튜브 등을 통해 접할 수 있다.사람에 따라서는 긁는 소리, 구깃구깃하는 소리, 두드리는 소리, 바람 부는 소리, 연필 사각거리는 소리 등의 환경소음을 통해서 ASMR을 느끼기도 한다.ASMR을 느끼게 하기 위해 역할놀이를 하는 영상 및 오디오가 제작되기도 한다. 역할 놀이 상황으로는 미용실, 병원, 마사지, 귀청소 등이 있으며, 심상치료 요법과 유사한 방식으로 이루어진다.한국에서 ASMR을 최초로 상업적으로 사용한 것은 가수 서태지의 뮤직비디오 ‘MOAI’이다. 물방울 소리, 영사기 소리 등과 함께 실제 이스터섬에서 녹음된 바람소리, 파도소리를 사용했다.최근 코로나19의 대유행으로 집안에서만 갇혀있다보니 편안한 소리로 심리적 안정을 찾는 사람들이 크게 늘면서 ASMR을 찾는 사람도 많아졌다.바람이 느껴지는 자연의 소리나, 음식을 조리하는 소리, 장작 타는 소리, 심지어 공부하는 소리까지 나왔다.한국문화재재단이 명주 짜기 과정을 촬영한 영상은 베틀 소리, 누에가 뽕잎 먹는 소리는 큰 호응을 얻어 조회 수 250만 회에 육박했다니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ASMR은 코로나 시대가 주목받게 만든 새 문화의 부산물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1-18

자라 보고 놀란 가슴

포항시민에게 지진은 악몽이다. 2017년 11월 포항에서 발생한 5.4규모 지진은 포항시민에겐 엄청난 충격으로 아직 남아 있다. 한 여론조사에서 포항시민 3명 중 2명이 “포항을 떠나고 싶다”고 응답했으니 포항지진이 안겨준 트라우마의 위력이 놀랍다 하겠다.2008년 5월 중국 쓰찬성의 규모 8.0 강진은 7만명의 사망자와 40만명의 부상자를 냈다. 450만동의 건물이 파괴되고 도로붕괴, 교통마비, 통신두절 등 그야말로 도시 전체가 아비규환의 현장으로 돌변했다.지진이 일어난 후 “지진 전 두꺼비떼 대이동을 목격했다”는 소문이 나돌아 쓰찬성 대지진의 전조가 미리 있었던 것 아니냐는 후일담도 나돌았지만 사실 여부는 밝혀지지 않았다. 2011년 쓰찬성 청두에서는 실제로 두꺼비 대이동이 도심에서 발견돼 또한번 대지진이 일어나는 것 아니냐는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속설에는 지진 전조현상으로 개미, 두꺼비 등 동물의 이동이 일어나고 땅 울림이 있다든가 산사태나 단층에 있던 가스가 갑자기 새어나오면서 냄새가 나는 것 등을 근거로 제시한다. 경주지진 이후 2016년 7월 부산과 울산시내 곳곳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가스 냄새가 난다는 신고가 들어와 지진 전조현상이라는 괴담이 돌았다.20세기 전 과학적 감지기술이 없던 시절에는 이런 현상을 전조현상으로 보고 지진에 대비했다. 그러나 일부는 과학적 근거가 없어 지금은 괴담정도로 취급된다.지난 14일 강원도 고성군 해안에서 매오징어 떼죽음이 발견되면서 누리꾼 사이에 “지진징후 아니냐”는 논란이 일었다. 코로나 사태 등 지구상 이상징후가 곳곳에서 등장하자 요즘 우리 심정은 “자라 보고 놀란 가슴”처럼 돼 버린 것 같다. 씁쓸한 기분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1-17

구룡포 과메기

구룡포에서 생산되는 과메기는 전국 생산량의 90% 이상을 차지한다. 포항을 대표하는 별미 음식이다. 과메기는 꼬들꼬들한 식감에 미역에 감싸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 감칠맛 때문에 겨울철만 되면 미식가들이 즐겨 찾는 음식이다.과메기 유래에 대해서는 정확하게 알려진 것은 없다. 1918년 서울의 신문관(출판사)에서 발행한 소담집에 나온 내용은 이렇다.동해안의 한 선비가 과거를 보러 가던 중 우연히 청어가 눈이 꿰인 채 얼말려 있는 것을 발견하고 배가 고파 먹었더니 그 맛이 너무 좋아 고향으로 돌아와서도 청어 눈을 꿰어 얼말려 먹었다는 것이 유래가 됐다고 전한다. 아마 동해안 어촌에서 자연발생적으로 개발된 먹거리가 아닌가 싶다.‘관목(貫目) 청어’란 꼬챙이 같은 것으로 청어의 눈을 뚫어 말렸다는 뜻이다. 구룡포에서는 목을 메기라는 사투리로 불렀는데 처음에는 관메기로 불리다가 ‘ㄴ’자가 날아가고 과메기로 정착한 것으로 본다. 과메기는 원래 청어를 원료로 생산했으나 1960년대 이후 청어 생산량이 줄면서 꽁치가 그 자리를 차지했다.꽁치를 덕장에 달아놓고 바닷바람에 냉동과 해동을 반복해서 말린 자연의 손길 탓인지 과메기의 영양상태는 그 어떤 음식보다 좋다. 등푸른 생선으로 불포화 지방산인 DHA와 EPA, 오메가3가 풍부하여 노화를 예방해주고 뇌세포를 활성화 시킨다고 한다. 특히 동맥경화 등 심혈관 질환 예방과 피부미용에도 좋다고 한다.포항시가 코로나 사태로 소비가 주춤해진 과메기의 소비 촉진에 팔을 걷어붙였다고 한다. TV 등을 통한 홍보와 함께 쇼핑몰을 통한 파격 할인행사도 한다. 포항의 별미 구룡포 과메기의 소비 진작을 기대해본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1-14

공포지수

공포지수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에서 거래되는 SP500 지수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를 가리키며, SP 500 지수옵션에 대한 향후 30일간의 변동성에 대한 투자기대 지수를 나타낸다. 영어로는 ‘VIX(Volatility Index)지수’로 표기한다.1993년 미국 듀크 대학의 로버트 E. 웨일리 교수가 미국 주식시장의 변동성을 나타내기 위해 처음 개발했다. 주로 시장상황에 대한 정보, 수급과 함께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 중의 하나인 투자자들의 투자심리를 수치로 나타낸다. 예를 들면 VIX 30(%)이라고 하면 앞으로 한 달간 주가가 30%의 등락을 거듭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투자자들이 많다는 뜻이다. 변동성 확대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자들의 심리가 불안하다는 것을 의미하므로 흔히 VIX지수를 ‘공포지수(fear index)’라고도 부른다. 이 지수가 높아지면 주식시장의 변동이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 많다는 것이고, 증시에서 주식을 팔고 빠져나가려는 투자자가 많다는 것을 보여주며, 이후 주가는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VIX지수는 보통 20∼30 정도 범위가 평균 수준이고, 40 이상 50에 근접하면 바닥권 진입의 징조로 해석돼 주가 반등이 이뤄진다.우리나라에서는 옵션 가격에 반영된 향후 시장의 기대 변동성을 측정하는 지수인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를 공포지수로 여긴다. 1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3천고지를 넘어 강세를 보이는 가운데 ‘공포 지수’가 7개월만에 최고치인 35.65를 기록하는 이변이 일어났다. 상승장속에 공포지수의 급상승은 그만큼 투자자들이 흥분한 증거이니 ‘묻지마 주식투자’를 삼가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조언을 귀담아 들어야 할 듯 싶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1-13

화수분

이솝우화에 나오는 ‘황금알을 낳는 거위’는 어느 농부가 농장에 들어온 거위를 잡아먹지 않고 집 기둥에 묶어 놓았더니 거위가 다음날 황금알을 낳기 시작해 부자가 됐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욕심이 생긴 이 농부는 어느 날 한꺼번에 황금알을 얻겠다는 생각으로 거위의 배를 칼로 가른다. 그러나 거위는 황금알은 커녕 보통의 거위처럼 죽고 말았다.이를 각본한 또다른 이야기가 하나 있다. 한 아주머니가 집으로 굴러들어온 황금거위에게 사료를 많이 주면 황금알을 더 많이 낳을 거로 생각하고 먹이를 잔뜩 주었다. 그런데 거위는 살이 너무 많이 쪄 알을 하나도 낳지 못하게 됐다는 내용이다. 두 이야기는 지나치게 욕심을 내면 되레 일을 망친다는 교훈을 우리에게 주고 있다.화수분은 재물이 계속 쏟아져 나오는 보물단지를 가르키는 말이다. 중국 진시황이 만리장성을 쌓을 때 만든 거대한 물통을 하수분(河水盆)이라 했다. 너무 커서 수십만 군사가 먹을 황하의 물을 담고 써도 물이 줄지 않았다고 한다. 하수분에서 재물이 자꾸 새끼를 치는 화수분으로 바뀌었다고 한다.필요한 물건을 화수분에 넣으면 그 안에서 새끼를 치고 다시 재생산되는 화수분은 오래전부터 가난한 사람의 소망 단지다. 서양에서 소원을 빌면 무엇이든 다 들어준다는 알라딘의 요술램프와 비슷한 이야기다.4월 보궐선거를 앞두고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살포해야 한다는 여당 지도부의 의견에 홍남기 경제부총리가 반기를 들었다고 한다. 국가 빚이 천문학적인데 “재정을 화수분처럼 봐서는 안 된다”는 경제관료의 소신 발언이다. 문제는 국민 세금인 국가재정을 아직도 화수분으로 생각하는 정치인이 많다는 것이다. 그의 소신이 관철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1-12

챗봇 이루다

이루다는 스타트업 기업인 스캐터랩이 지난 달 선보인 20살 인공지능(AI) 챗봇 캐릭터로, 출시 한 달도 안 돼 이용자 40만 명을 모았다.이루다는 스케터랩이 지난 2016년 내놓은 ‘연애의 과학’앱에 이용자들이 집어넣은 카톡 대화를 데이터 삼아 개발됐다. 연애의 과학은 연인 또는 호감 가는 사람과 나눈 카카오톡 대화를 집어넣고 2천∼5천원 정도를 결제하면 답장 시간 등의 대화 패턴을 분석해 애정도 수치를 보여주는 앱이다.실제 인공지능으로 카톡 대화를 분석해 줘 유료인데도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만 10만명이 넘게 다운로드받을 정도로 인기였다. 이루다가 어느 챗봇보다도 자연스러운 말투였던 것도 실제 연인의 대화를 기반으로 했기에 가능했다.이루다가 논란이 된 건 인종, 성소수자와 장애인에 대한 혐오와 차별을 표출하면서부터다. 국내 온라인 커뮤니티에 따르면 한 사용자가 이루다와의 대화에서 레즈비언과 게이에 대해 질문하자 “진심으로 혐오한다. 진짜 화날라 그래”라고 대답했다. 또 다른 사용자가 “흑인이 왜 싫은데”라고 묻자 이루다는 “모기같다. 징그럽게 생겼다”고 했고, ‘미투 운동’에 대해서는 “오 절대 싫어 미치지 않고서야”라고 답했다. ‘여성전용헬스장’에 대해선 “시러 거기 여자들 다 줘패고 싶을 듯”이라고 대답했다.논란이 커지자 업계 전문가들은 기본적으로 차별과 혐오는 걸러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스캐터랩측에서는 “출시 이후 사용자들의 부적절한 대화를 발판으로 삼아 더 좋은 대화를 하는 방향으로 학습을 시키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해명했다.그러나 인공지능이 아직 사람처럼 자연스런 대화를 잇기 어렵다는 사실에 왠지 안도하게 되는 게 필자만의 감상일까./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1-11

주객 전도된 경찰

“손님이 오히려 주인 행세를 한다”는 주객전도(主客顚倒)의 사례는 흔하게 볼 수 있다. 10원짜리 동전 주화 중 구리 함량이 많은 2006년 이전 발행 동전의 경우 액면가는 10원인데 발행 비용은 무려 40원이다. 주객이 전도됐다는 논란이 한동안 일었다.밥값 아끼고 비싼 커피 마시는 것이나 물건값보다 배송비가 더 많이 더는 경우 등등 우리 생활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주객전도 현상이다. 비슷한 말로 “도둑이 도리어 매를 든다”는 뜻의 적반하장(賊反荷杖)이나 “배보다 배꼽이 크다” “방귀 뀐 놈이 성 낸다” “도둑이 도둑이야 한다”는 등의 속담이 있다.경찰 조직은 국민의 재산과 생명, 사회질서를 유지하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공권력 기관이다. 나라마다 국민의 재산과 안녕질서를 위해 경찰 형태의 제도를 오래전부터 만들어 사용해 왔다. 국가의 기강 유지를 위해서 경찰제도는 예나 지금이나 필수적이다.조선시대에는 포도청을 만들어 도둑을 잡고 사회질서를 바로잡았다. 포도청의 포도대장 직급은 지금의 차관급인 종2품으로 했다. 민생의 안전을 담당하는 업무의 중요성을 인정한 것이다. 경찰을 민중의 지팡이라 부르는 것은 서민생활 보호와 직결된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이다.경찰이 복면을 쓰고 금은방을 털었다는 뉴스는 충격이다. 상상을 할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국민들 뇌리에는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겼다”는 생각이 먼저 스쳐 간다. 적반하장이고 주객전도다.경찰 한 사람의 범죄라기보다 경찰 전체의 이미지에 먹칠한 나쁜 소식이다. 입양아 정인이 사건으로 경찰의 불신이 커진 데 덮친 소식이다. 민중의 지팡이로서 거듭날 경찰의 뼈 깎는 각오와 반성이 있어야 한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1-10

출산 장려금

로마가 멸망한 이유에 대해 여러 가지 학설이 있으나 그 가운데 인구감소도 한가지 요인으로 손꼽힌다. 로마제국 최초의 황제인 아우구스투스는 미혼여성에게 독신세를 물리고 공직 등용시에는 능력이 비슷하면 다자녀 가구에 우선권을 주는 등 적극적 출산장려책을 썼다고 한다.인구는 국력이라는 말이 있다. 한 국가가 외국의 의존없이 자국내 경제활동만으로 살아가려면 적어도 1억명 정도의 경제인구가 있어야 한다고 한다. 인구 15억의 중국은 내수 경제로만 200년 이상 끄덕없이 버틸 수 있다고 말하는 학자도 있다.무역의존도가 높은 한국경제는 인구 5천만명에 불과해 국제경기 변화에 민감하다. 인구수가 뒷받침되지 않아서 불황이 닥치면 국내경제 사정이 급격히 나빠질 수 있다. 인구수를 늘리는 것은 국가 차원에서도 다급한 문제다.한국은 전세계에서 출산율이 가장 낮은 국가다. 187개국 중 187위다. 2020년 합계출산율이 0.8명이다. 가임여성 1명이 1명의 자녀도 낳지 못하는 상황이다. 게다가 작년 연말 기준으로 사망자 수가 출생자 수를 앞질러 인구의 자연감소도 본격화됐다.인구감소 충격이 밀어닥친 지방도시들이 새해 들면서 출산장려금을 앞다퉈 올리고 있다. 경남 창원시가 전국에서 가장 큰 1억원의 출산장려금을 내걸었다. 결혼한 부부가 1자녀를 낳으면 1억원에 대한 이자를 면제해 주고 2자녀면 원금의 30% 탕감, 3자녀는 전액 감면해주는 정책이다. 이밖에도 전국의 많은 도시들이 새해 들어 출산장려금을 대폭 올리는 출산정책을 잇따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출산장려금 지급이 출산율 증가로 이어질지 알 수 없으나 인구감소에 따른 지방도시의 위기감이 표출된 정책이다. 정부 차원의 대책이 아쉽다. /우정구(논설위원)

2021-01-07

앱테크

앱테크는 애플리케이션과 재테크의 합성어로, 스마트폰 앱을 활용해 돈을 버는 새로운 재테크 풍조를 일컫는 용어다.앱을 통해 광고 시청, 특정 상품 관련 퀴즈 맞추기, 사이트 회원 가입, 앱 다운로드, 잠금화면에 팝업 광고가 뜨는 만보기를 설치하기 등의 행동을 통해 모바일 가맹점에서 현금처럼 사용하거나 실제 자신의 계좌에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는 포인트를 모으는 재테크 방식이다.예컨대 앱 ‘캐시워크’ 팝업 광고를 보며 매일 1만 보를 걸으면 최대 100포인트를 적립해주는 앱을 활용하면 2달 후엔 약 6천캐시로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한 잔을 구매하는 식이다. 스마트폰만 휴대하면 어디에서든 간편한 방법으로 재테크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여러 단체에 필요한 단순 반복적인 작업을 모바일로 해주고 노동의 댓가를 받는 미션형 앱도 존재한다.또 온라인 쇼핑몰이나 대형마트 그리고 편의점에서 물건을 구입한 후 전자나 종이 영수증과 바코드를 등록해 포인트를 적립 받는 ‘캐시카우’앱도 인기다. 상품별로 각각 지급 포인트 금액과 한도가 달라 하루에 몇 건, 몇 포인트, 상품 몇 개를 포인트로 지급받을 수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구매일 포함 6일 이내의 영수증이면 앱에 등록할 수 있고, 5천포인트 이상 모으면 현금으로 바꿀수 있다. 앱테크가 인기를 끌면서 인터넷에는 각종 리워드앱의 특징과 포인트를 얻는 방법 등을 연구하는 카페동호회도 속속 생겼다.최근에는 주요 리워드앱의 특징 등을 소개하면서 이를 이용해 벌 수 있는 금액까지 알려준다. 앱테크는 기업입장에서 마케팅 수단이나 비지니스 모델로 유용하지만 소비자 입장에선 그저 일상생활 속에서 생활비를 절약할 수 있는 팁으로 사용하면 제격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1-01-06

복권의 꿈

일반적으로 복권은 경기가 나쁠 때 잘 팔리는 불황형 상품이라 한다. 경기가 어려울수록 일확천금의 요행을 바라는 심리가 잘 일어나기 때문이다.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해 상반기 국내 복권 판매액은 2조6천여억원으로 2005년 이래 최고 판매액을 기록했다고 한다. 코로나19 때문인지 이유는 정확히 알 수는 없으나 어려운 환경 속에서 복권당첨을 희망으로 삼았던 사람이 꽤 많았음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새해 첫날 영국에서는 유로밀리언 복권추첨에서 한화로 약 591억원의 돈벼락을 맞은 사람이 나왔다고 한다. 신년 운수가 정말로 대통한 사람이다. 일확천금을 얻어 단숨에 부자 행렬에 들어섰다.복권이 불황형 상품이라 부르는 배경에는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모순적 현상인 상대적 박탈감을 이유로 보는 것이 보통의 견해다.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의 양극화 등이 이런 경우다.작년처럼 집값이 폭등하면 집이 없는 서민에겐 상대적 박탈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몇 달 사이에 수억씩 오르는 집값을 바라보면 일할 의욕조차 생기지 않는다. 요즘처럼 활황을 보이는 주식시장도 상대적 박탈감을 안겨주는 분야다. 하루 먹고살기에 바쁜 서민에겐 그림의 떡과 같은 존재인 주식을 해서 몇억씩 벌었다는 소문은 패배감과 무력감만 안겨줄 뿐이다. 그래서 그들에겐 복권이 유일한 희망일지 모른다. 당첨확률로 보면 거의 불가능하지만 그들에겐 희망의 등불이다.올 초 첫 로또복권 당첨자가 발표되고 13명의 1등 당첨자에게 19억원의 당첨금이 돌아간다고 한다. 해가 바뀌면서 복권당첨을 꿈꾸는 사람이 많아진 건 아닌지 모르겠다. 올해는 복권보다 경기가 확 풀려 열심히 일한 사람에게 대가가 돌아가는 세상이 되길 희망해 본다./우정구(논설위원)

2021-01-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