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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조삼모사 정책

중국 고사에 나오는 조삼모사(朝三暮四)는 송나라 때 원숭이를 키우는 저공(狙公)의 이야기에서 유래됐다. 원숭이 키우는 것을 워낙 좋아했던 저공은 원숭이와 소통은 물론 원숭이의 눈빛만 보아도 상대의 마음을 알 수 있을 정도였다.그러나 원숭이 숫자가 불어나면서 먹이 문제가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가족의 식량을 줄여 나눠주어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이번에는 원숭이를 불러 모아 이렇게 설명했다.“앞으로 너희들한테 아침에 도토리 세 개, 저녁에 네 개를 주겠다. 괜찮으냐”고 물었더니 원숭이들이 심하게 반발을 했다. 그러자 저공은 그러면 “아침에 네 개, 저녁에 세 개를 주겠다”고 하니 원숭이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조삼모사에 얽힌 유래다.당장의 차이에 신경을 쓰지만 매한가지라는 의미다. 또는 잔꾀로 남을 농락하는 것을 말할 때도 쓰는 말이다.조삼모사와 비슷한 말로 조령모개(朝令暮改)와 조변석개(朝變夕改)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법을 자주 고쳐 일관성이 없고 갈팡질팡한다는 뜻이다. 우리 속담에 변덕이 죽 끓듯 한다고 할 때 비유해 쓰는 말이다.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이 17일 또 다시 발표됐다. 이번 정부 들어 21번째 부동산 규제 정책이라 한다. 그동안 20번이나 규제책을 발표하고도 집값을 안정시키지 못했다는 뜻이기도 하다.서울에서는 강남지역 집값을 잡으려다 서울 전체 집값만 올렸다는 비판도 나온다고 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 30여 차례 부동산 규제책을 발표하고도 집값을 잡지 못했던 경우가 재차 반복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매번 헛발만 짚어 왔다는 비난을 보면서 조삼모사 고사가 새삼 생각난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6-18

국가경쟁력

국가경쟁력은 기업의 경쟁력을 높이는 국가의 총체적인 능력, 주어진 국제 경제 환경 속에서 한 나라의 경제 주체들이 다른 나라와 경쟁하여 이길 수 있는 총체적인 능력을 모두 국가 경쟁력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회간접자본 외에 국제화, 경영능력, 금융과 같은 경제의 소프트웨어도 포괄한다.지난 95년부터 스위스의 국제경영개발대학원(IMD)와 세계경제포럼(WEF)에서 1년에 한 번씩 각국의 국가경쟁력 보고서를 내놓고있다.최근 스위스 국제경영개발연구원(IMD)은 한국의 국가경쟁력을 총 63개국 중 23위로 평가했다. 지난 해 28위에서 5계단 상승함으로써 30위에서 34위로 추락한 일본을 넘어섰다.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효율적으로 관리한 게 순위 상승의 배경으로 알려졌다.이는 역대 최고치인 22위(2011~2013년)에 근접한 수준이다. 인구 2000만명 이상 국가(총 29개국) 중에선 8위다. 국민소득 3만달러-인구 5천만명 이상 국가 중에선 4위다. IMD의 4대 평가 분야 가운데 경제성과(27위)는 그대로였고, 정부효율성(31→28위), 기업효율성(34→28위), 인프라(20→16위)에서 순위가 올랐다. 경제성과에서는 양호한 경제성장(28→27위), 경제회복력(40→30위), 낮은 소비자 물가상승률(17→7위) 등에서 순위가 오른 반면 실업률(18→20위), 공공부분 고용 비중(9→12위) 등에선 순위가 하락했다. 국가경쟁력 1위는 싱가포르로,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1위를 유지했다. 덴마크, 스위스, 네덜란드, 홍콩이 뒤를 이었고, 지난해 3위였던 미국은 10위로, 중국은 14위에서 20위로 떨어졌다. 코로나 사태가 국가경쟁력 순위까지 흔들어놓고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6-17

야시장의 위기

야시장은 저녁부터 자정까지 영업하는 포장마차다. 음식과 일상용품 등을 파는 노점상들이 자연발생적으로 모여 형성한 야간 시장을 말한다.굳이 유래를 따지자면 중국에서 발전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1926년 서울 종로 보신각부터 종로3가까지 전차가 다니던 길의 북쪽에 형성된 야시장이 최초의 야시장이라 한다.해외여행 붐이 일면서 야시장은 그 나라 문화를 몸으로 체험할 수 있는 장소로 각광을 받으며 동남아국가에서 야시장이 많이 만들어졌다. 대만의 한 야시장은 200년 넘는 역사를 자랑하기도 한다.우리나라도 지역상권을 살리고 관광자원화 하려는 취지로 야시장들이 도시마다 특성에 맞게 많이 생겼다. 서울의 동대문이나 남대문 시장처럼 대구에서는 서문시장 야시장이 2016년 6월 처음 문을 열었다.350m에 이르는 80여 매대에서 판매하는 각종 음식과 생활용품 등은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개장 첫날 10만여 인파가 다녀갈 정도로 인기를 모았다. 서문시장 야시장의 인기에 편성해 지난해 11월에는 칠성시장 야시장도 개장했다. 대구의 새로운 명소가 될 것이란 기대감도 안겨주었다.그러나 코로나19가 창궐하면서 이들 야시장은 된서리를 맞았다. 우선 몇 개월의 휴장기간을 가져야 했고 그로 인해 방문객의 발길도 자연 줄어들었다. 서문시장 야시장의 경우 하루 방문객이 지난해보다 60%가 줄었다. 매대 운영자도 절반이 떨어져 나간 상태다. 칠성시장 야시장도 비슷하다.상인들은 예전 같은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지 걱정이 태산이라 한다.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한 폐해가 야시장까지 마수의 손길을 뻗치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모여야 장사가 되는 야시장의 운명이 바람 앞의 촛불같아 안타깝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6-16

핵 그림자 효과

핵그림자 효과는 직접적으로 핵공격 위협을 가하지는 않지만 자신들이 핵을 갖고 있음을 인식하고 있는 상대를 위축시키고 이를 통해 전략적 우위를 갖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특히 한반도에서 북한은 핵무력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주도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실제로도 이같은 효과를 상당부분 거두고 있는 게 사실이다. 핵그림자 효과와 달리 핵우산은 “북한이 핵무기로 한국을 공격하면 미국이 핵으로 응징한다”는 것과 같은 미국의 공약을 가리킨다. 미국의 핵전쟁 억제의 기본개념은“미국에 핵공격을 가하면 반드시 핵으로 보복한다”는 것인데, 이같은 핵우산 개념에 더해 한국에 대한 핵공격을 미국에 대한 핵공격으로 간주한다는 의미로 쓰인다. 문제는 핵우산이 북한의 핵사용을 억제하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핵그림자(Nuclear Shadow)’까지 차단해 주지는 않는다는 데 있다. 이는 핵무기의 특성때문이다. 핵무기는 일단 사용되면 엄청난 파괴와 살상 효과를 나타내는 군사적 무기지만, 사용하지 않고 보유한 상태에서도 상대를 주눅들게 만들어 각종 이익을 챙길 수 있는 심리전 수단이자 정치·외교적 무기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걸핏하면“궁극무기의 맛을 보여주겠다”“불벼락을 내리겠다” 는 등의 핵공갈(Nuclear Blackmail)을 남발하고 있는 것도 이같은 핵그림자 효과 때문이다. 북한이 저지른 천안함·연평도 도발 역시 핵그림자 효과와 무관하지 않다.북한의 핵사용 가능성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한반도에 핵 그림자를 드리운 채 남북관계를 지배하려는 북한의 의도를 차단하는 일도 매우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점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6-15

호모스펙타쿠스

그 시대의 취업난 풍경을 잘 반영한 것 중 하나가 취업 준비생이 만든 신조어다. 그 말 속에는 취업을 제때 못한 젊은이의 애절한 심정이 담겨져 있을 뿐 아니라 취업 세태도 반영하고 있다.촌철살인이 따로 없다. 취준생의 표현에는 구구절절 정곡을 찌르는 날카로움이 녹아 있다.코로나 사태가 젊은이의 취업난을 가중시키고 있다. 우리나라 청년실업률은 2020년 현재 10%를 넘었다. 2000년대 들면서 청년취업난은 거의 만성화 수준이다. 통계청 자료에 의하면 지난 5월 중 우리나라 실업률은 20년 이래 최고다. 실업자 수도 127만 명에 달해 역대 최고다. 이대로 가면 우리경제가 제대로 돌아갈지 걱정이다.젊은이가 부모세대에 얹혀사는 것을 두고 캥거루족이라 한다. 비슷한 빨대족이라는 신조어도 있다. 30세가 넘어서도 부모한테 의존해 사는 세대를 이르는 말이다. 금수저는 좋은 가정에서 태어나 취업 걱정을 안 해도 되는 젊은이다. 반대로 흙수저가 있다.취직이 안 돼 연애와 결혼, 출산을 아예 포기한 세대를 N포세대라 한다. 20대 태반이 백수라는 뜻의 이태백도 있다. 인구론은 인문대 출신 졸업생의 90%는 논다는 뜻이다.취직이 어렵자 대한민국을 지옥과 비교해 헬조선이라 부르기도 했다. 한 때 취업 3종 세트가 유행했다. 학벌과 학점, 토익점수만 잘 받으면 취업이 되던 시절 나온 유행어다. 그러나 이것도 지금은 자격증, 어학연수 등이 추가돼 취업 9종 세트로 바뀌었다.호모사피엔스에 스펙을 붙여 호모스펙타쿠스라는 말도 등장했다. 스펙이 중시되는 취업 현실을 표현한 말이다. 지금의 실업률을 놓고 보면 취업을 위한 정부 그간 대책은 매번 헛발질했다. 젊은이를 실업의 공포에서 해방시킬 묘안은 없을까 안타깝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6-14

공중보건과 에너지 절약

매년 8월 22일은 에너지의 날이다.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리고 미래에 대비한 에너지 절약을 홍보하기 위해 제정한 날이다.2003년 8월 22일 국내 전력소비가 역대 최대치를 기록한 날을 기념해 만들었다. 이날은 ‘전국 동시5분 소등’ 행사가 벌어진다. 전국의 지자체가 중심이 돼 저녁 9시에 5분간 실내 전등을 끄는 행사다. 에너지 절약을 국민이 직접 실천하고 또 에너지의 소중함도 체험케 한다.에너지 절약은 지구온난화 속도를 감소시키고 기후 변화에 대한 피해를 줄이는데 큰 역할을 한다. 에너지 절약운동은 아무리 많이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범국민적 캠페인이다.에너지 당국은 여름철에 과다 사용되는 전력을 줄이기 위해 에어컨 설정온도 2℃ 올리기와 같은 각종 절약 캠페인을 매년 벌인다. 집안에서 사용하지 않는 전자제품의 플러그 뽑기나 엘리베이터 사용 자제, 에너지 효율 등급품 사용 등이 그런 운동의 일환이다. 특히 여름철이 되면 문 열고 냉방영업을 하는 행위에 대해서는 엄중 단속을 벌여 왔다.날씨가 갑자기 더워지면서 실내 냉방과 코로나 감염증 발생과의 상관관계가 관심을 받고 있다. 밀폐된 공간에서 공기순환 없이 지속적으로 냉방을 한다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 아니냐는 논란이다.실내공기 환원차원에서 문을 열어놓는다면 에너지 낭비가 많아지는 것은 당연하다. 최근 산자부는 매년 단속하던 문 열고 냉방영업에 대해 단속여부를 고민하고 있다고 한다. 밀폐된 작은 공간에서 문 닫고 영업하는 것 자체가 위험하다는 생각 때문이다.공중보건을 생각하면 문 열고 냉방을 허용해야겠지만 에너지절약 차원에서 본다면 낭비 규모가 너무 커 이래저래 고민이라는 소식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6-11

QR코드

QR코드는 요약 바코드보다 훨씬 많은 정보를 담을 수 있는 격자무늬의 2차원 코드를 말한다.사각형의 가로세로 격자무늬에 다양한 정보를 담고 있는 2차원(매트릭스) 형식의 코드로, ‘QR’이란 ‘Quick Response’의 머리글자다. 1994년 일본 덴소웨이브사(社)가 개발했으며, 덴소웨이브사가 특허권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선언해 다양한 분야에서 널리 활용되고 있다.QR코드는 숫자 최대 7천89자, 문자(ASCII) 최대 4천296자, 이진(8비트) 최대 2천953바이트, 한자 최대 1천817자를 저장할 수 있으며, 일반 바코드보다 인식속도와 인식률, 복원력이 뛰어나다.바코드가 주로 계산이나 재고관리, 상품확인 등을 위해 사용된다면 QR코드는 마케팅이나 홍보, PR 수단으로 많이 사용된다.QR코드는 스마트폰이 보급되면서 활용도가 높아졌다.스마트폰 사용자들은 무료로 제공되는 QR코드 스캔 애플리케이션을 다운받은 후, 스마트폰으로 광고판·홍보지·포스터·잡지·인터넷 등에 게재된 QR코드를 스캔하기만 하면 각종 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 있다.예를 들어 스포츠 경기나 영화 포스터의 QR코드를 스캔하면 홍보동영상 및 사진 정보, 할인권 및 입장권 정보, 영화관 또는 경기장 정보 등을 받을 수 있는 식이다.코로나19사태를 맞아 접촉자 추적 및 역학조사 등에 필요한 정보를 빠르게 수집하는 데, QR코드의 사용은 필연적 귀결이다.노래연습장과 클럽, 헌팅포차 등 감염병 전파 위험이 높은 고위험시설 출입자는 반드시 개인신상 정보가 담긴 QR코드를 찍어야 한다니 QR코드에 대한 활용도가 크게 높아질 전망이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6-10

여행 유감

여행을 하고나면 보통 몇 가지 여행의 유익함을 느낀다. 타향에 대한 지식을 알게 됐다는 점. 또 내 고향에 대한 애착을 느끼게 한다는 점. 그리고 나 자신에 대한 발견의 시간을 가짐으로써 인생의 묘미도 한번쯤 느껴볼 수 있다는 것 등이다.그래서 여행은 즐거움 이상의 가르침이 있다고들 한다. 인생의 맛을 느끼기에 여행만 한 것도 드물어 사람들은 기회가 되면 여행의 길을 다시 찾아 나선다.그러나 장기화되고 있는 코로나 사태로 여행을 즐길 기회가 점차 사라져 아쉬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고 있다. 물론 코로나 사태가 수습되면 다시 여행의 기회가 생기겠지만 당분간 여행은 자제돼야 할 일상의 하나가 되고 말았다. 특히 해외여행은 정상을 되찾기까지는 상당기간이 걸릴지도 몰라 이래저래 아쉬움이 커지는 모양이다.한 여행전문 리서치기관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은 앞으로 1년간 여행 지출을 대폭 줄일 것으로 응답했다고 한다. 특히 해외여행은 응답자의 59%가 향후 1년 동안 지출을 줄이겠다고 답해 여행과 관련한 산업 전반이 전례 없는 불황을 겪을 전망이다.여행은 사람들에게 신선하고 유익한 경험을 안겨준다는 측면에서 날이 갈수록 각광받는 산업으로 뜨고 있다. 생활이 윤택해진 현대사회에서 여행은 대중화된 문화의 한 장르가 됐다. 웬만하면 1년에 한 두번씩 해외여행을 즐기는 것이 요즘의 대세다.국가적 관점에서 볼 때도 여행업은 주목받는 산업이다. 관광산업을 굴뚝 없는 공장이라 부르는 것은 제품을 생산하는 공장이 없어도 고용창출 효과를 낼 수 있는 고부가가치 산업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즐기기에 좋은 계절이 됐으나 마음같이 움직이지 못해 아쉬움이 더 크게 느껴지는 요즘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6-09

자동차 온라인 판매시대

화려한 쇼윈도에 자동차를 전시해놓고 팔던 시대가 지나고, 온라인으로 판매하는 시대가 다가왔다.일론 머스크가 2003년 창립한 테슬라가 비대면(언택트) 자동차 판매 선두주자다. 테슬라코리아는 온라인 판매만 고수하고 있는데도 올해 1분기 총 4천70대의 차량을 고객에게 인도하며 전년 동기 대비 231% 성장했다. 테슬라는 지난해 9월 기존 오프라인 영업을 대거 감축하고 온라인에서 전기차를 판매하겠다고 선언한 이후 국내에서 100% 온라인 판매만 하고 있다.테슬라가 온라인 판매를 강화한 것은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판매에서 발생하는 다양한 부대비용을 절감해 차량 가격이 평균 6% 가량 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슬라는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최초 예약하고 나서 출고까지 철저한 비대면으로 이뤄진다. 전기차 보조금을 받기 위한 서류를 우편으로 보내는 것 외 모든 서류작성 역시 온라인으로 진행된다.자동차 데이터 연구소 카이즈유에 따르면 테슬라의 전기차 모델3는 지난 3월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를 제치고 전기차로서 국내 최초로 월간 신차등록순위 1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해외 시장에서는 자동차 온라인 판매 활성화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중국 길리자동차는 코로나19로 인해 자동차 판매가 급감하자 지난 2월부터 온라인 판매 서비스를 시작했다.이외에도 중국 내 BMW, 벤츠 등 많은 수입차가 중국에서 온라인 판매에 나섰다.현대·기아자동차도 올해 들어 해외시장에서 온라인 판매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국내 시장에선 판매노조의 반대에 발목이 잡혀 온라인 판매를 하지 못하고 있다. 노조의 이해관계에 얽매여 국산차 소비자만 독박을 쓰고 있는 꼴이다. /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6-08

코로나와 대프리카

대프리카는 대구의 여름철 대명사다. 아프리카만큼 덥다고 해서 붙여진 대구의 별명이다. 대구가 전국에서 가장 더운 이유에 대해서는 대체적으로 분지 지형이라는 지형적 특성을 배경으로 설명하고 있다. 대구는 1천m가 넘는 팔공산과 비슬산이 북쪽과 남쪽을 가로막아 서 있는 산지에 둘러싸인 분지도시다. 산을 타고 불어오는 바람은 푄현상에 의해 산맥을 넘어오면서 건조하고 더운 바람으로 변한다. 대구에 들어온 더운 바람은 분지형 도시에 갇혀 대구 도심의 온도를 끌어올리게 된다는 것이 대구가 더운 이론적 설명이다.대구는 1942년 전국 최초로 여름철 온도 40도를 기록했다. 해방이후에도 더위로 명성을 떨치다 1994년 7월 39.4도로 해방 이후 또다시 최고 기온을 갱신했다.아스팔트에 계란을 깨뜨려 후라이를 해도 될 만큼 대구의 여름철 한낮 더위는 덥다. 숨이 헉헉 막힐 정도다. 여름철만 되면 대구의 더위는 전국의 뉴스거리가 된다. 대프리카라 하면 이제 누구나 알 정도로 대구 더위가 유명해졌다.대구시가 이런 도시의 특징을 모티브로 해 만든 것이 대구치맥페스티벌이다. 전국 최고의 축제 중 하나로 성장했다. 해마다 전국에서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이 찾아오고 있다. 지난 4일 대구와 포항 등 경북 일부 지역의 기온이 35도를 넘어섰다. 6월초 때이른 기상청의 폭염 특보 발령으로 전국에서는 대구의 대프리카가 시작됐다는 네티즌의 얘기가 오갔다.그러나 진작 대구시민의 걱정은 다른데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으로 마스크 생활을 일상화하고 있는 시민에게 찾아온 대프리카는 마스크와의 새로운 전쟁을 예고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시민의 코로나와의 전쟁은 올 여름이 고비가 될 것 같아 보인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6-07

국회의원의 도덕성

공자의 논어 학이편은 배움의 즐거움을 가르치는 장이다. 그러나 배움이란 인간의 근본을 가르치는 것이므로 배움의 궁극적 목표는 결국 사람다움에 있다는 것이 공자의 철학이다.그래서 공자는 군자가 가장 경계해야 할 태도로 “듣기 좋은 말과 행동으로 상대방을 현혹시키는 일”이라 했다. “교활한 말과 아첨하는 사람은 어진 사람이 적다”는 그의 말이다. 교언영색(巧言令色)이란 표현이 여기서 나왔다. 자신을 변명하거나 자신의 잘못된 주장을 내세우기 위해 억지를 부린다는 뜻이다.비슷한 말로 견강부회(牽强附會)가 있다. 가당치 않은 말을 억지로 끌어대면서 자기주장의 조건에 맞추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지나치게 자신의 의견만을 고집하면서 다른 사람의 견해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는 사람을 가리킬 때 쓴다.아전인수(我田引水)도 비슷하다. 자기에게만 유리하도록 해석하고 행동하는 사람을 빗댄다. 목불인견(目不忍見)은 어이가 없어 참고 볼 수 없다는 뜻이다. 어불성설(語不成說)이나 자가당착(自家撞着)도 자기의 언행이 모순될 때 하는 말이다.당선자에서 국회의원으로 변신한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을 바라보는 국민의 눈은 어떨까. 앞서 열거한 견강부회나 아전인수, 자가당착 같은 말로 국민들은 그를 바라보지 않을까.끝없는 의혹과 논란으로 그는 국회의원으로서 품격을 이미 상당히 상실했다. “그의 사퇴에 동의한다”는 국민여론 70%는 그가 법적인 자격의 국회의원 이전에 도덕적 기준에 적합하지 않다는 국민의 뜻이다.윤 의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은 검찰에 의해 밝혀지겠지만 여당 대표와 여당의원들이 굳이 그를 감싸야 할 이유가 무얼까.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은 법적 요건보다 도덕적 기준이 더 앞서야 하는 법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6-04

디지털 지갑

디지털 지갑은 디지털화된 가치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기기상에 구현한 전자 지불 시스템의 한 종류로, 영어로는 ‘e-Wallet’이나 ‘Digital Wallet’이라고 한다.신용 결제뿐 아니라 멤버십·포인트· 쿠폰 등 다양한 결제 방식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기 때문에 스마트폰 혁명이 초래한 모바일 경제 시대의 새로운 결제 방식으로 각광받고 있다.한국에서도 디지털 지갑의 주도권을 놓고 카드사, 통신사, 은행, 스마트폰 제조사, 유통사 등이 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신한카드의 ‘신한 스마트월렛’, 삼성카드의 ‘삼성m포켓’, SK플래닛의 ‘스마트월렛’, KT의 ‘모카’ 등이 그런 경우다. 최근에는 카카오 블록체인 자회사 그라운드X가 모바일 지갑 서비스 ‘클립(Klip)’을 출시, 블록체인 서비스 대중화에 시동을 걸었다.국민 대다수가 이용하는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안에 디지털 자산 지갑 ‘클립’을 탑재한 것이다. 클립은 카카오톡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디지털 자산 지갑 서비스다.디지털 자산이란 온라인 환경에서 자산으로 인식될 수 있는 모든 종류의 정보 및 데이터를 말한다. 게임 아이템이나 가상 포인트 등이 대표적이다.특히 최근 블록체인 기술의 발달로 과거에는 가치를 매기거나 소유권을 주장할 수 없었던 온라인 활동 데이터와 개인 제작 콘텐츠 등도 자산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클립은 사용자들이 스마트폰에서 쉽게 디지털 자산을 접해 볼 수 있도록 개발됐다. 별도의 앱 설치 없이 카카오톡 모바일 앱 우측 하단의 ‘더 보기’탭 내 ‘전체 서비스’ 메뉴에서 이용할 수 있다. 회원가입과 로그인 역시 카카오 계정을 그대로 이용하면 된다.디지털 시대의 진화가 눈부시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6-03

대구독립운동기념관

올 초 대구에서도 독립운동기념관을 건립하자는 뜻있는 인사들의 움직임이 시작됐다. 지난 2월에는 대구광복회와 독립운동정신계승사업회 등이 중심이 돼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추진위를 발족시켰다.지난 4월에는 일제 강점기 독립운동을 하다 두 차례나 무기선고를 받았던 독립운동가 백산 우재룡 지사의 장남 우대현씨가 동구 용수동 소재 땅 4만7천㎡를 기증하면서 건립 운동은 더욱 탄력을 받았다.그러나 코로나19의 확산으로 발기인 대회 및 학술대회 등 추가적인 건립운동에 대한 제동이 걸리면서 아직은 건립운동이 제대로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추진위 측이 밝힌 대구독립운동기념관 건립에 대한 당위성은 여러 가지다. 국채보상운동의 중심도시이자 일제하에서 가장 활발하게 독립운동이 펼쳐진 곳이라는 점이다. 대구는 159명의 독립유공자를 배출해 인구비례로 볼 때 서울의 1.6배, 부산의 3배, 인천의 5배가 된다고 한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독립운동가 묘원인 국립 신암선열공원이 있다는 것도 건립의 배경이다.서울과 부산, 광주뿐 아니라 김포, 밀양, 나주 같은 중소도시에도 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돼 있다는 현실에 비춰볼 때 대구의 건립은 당연하다. 인구 250만 명 도시에서 일어난 국난극복의 정신을 알리고 대구시민의 자긍심을 키운다는 면에서 당위성은 충분하다.대구와 경북은 독립운동의 성지다. 다른 도시에서는 도저히 따라올 수 없는 역사적 사료가 이를 입증한다. 독립유공 포상자만으로도 압도적이다.안동에 있는 경북 독립운동기념관과 함께 대구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된다면 국난극복의 중심도시로서 우리지역의 위상은 더 높아질 수 있다. 호국보훈의 달이라서 기념관 건립의 성공적 추진이 더 간절해진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6-02

온라인 공채시험

포스트코로나 시대의 풍속도로 새롭게 온라인 공채시험이 떠오르고 있다. 대한민국 1위 재벌그룹인 삼성그룹이 지난달 30·31일 양일간 온라인으로 공채시험을 치르면서 온란인공채시험이 뉴노멀로 우리 사회에 자리잡기 시작했다는 방증이 되고 있다.학교고사장을 빌려 대규모로 시험을 봤던 과거와 달리 응시생들은 집에서 컴퓨터로 문제를 풀면서 시험보는 모습을 스마트폰으로 촬영했다. 삼성은 부정행위를 막기 위해 삼성SDS의 최신화상회의솔루션 시스템을 도입, 감독관 한명이 응시생 9명을 스마트폰으로 감시해 부정행위를 차단했다.삼성은 온라인 시험응시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정보보호용 신분증 가리개와 스마트폰 거치대, 영역별 문제 메모지 등 시험에 필요한 도구들을 담은 꾸러미(키트)를 제공했고, 응시자들은 지원회사의 시험날짜에 맞춰 응시프로그램에 접속해 시험을 치렀다. 이틀간 4회로 나눠 치러진 온라인 시험은 일부 전문가들과 응시생들이 우려했던 서버오류나 부정행위 등의 말썽없이 마무리됐다는 평가다.이미 코로나 여파로 면접만큼은 화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기업들이 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최근 응시자들을 직접 대면하지 않고 화상으로 면접을 치렀다. CJ는 이번 상반기 그룹 공채에서 코로나예방을 위해 웹캠을 통한 비대면 면접을 추진하기로 했다.SK이노베이션도 코로나 여파로 잠정중단했던 채용을 시작하면서 화상면접을 도입했고, LG전자와 카카오 등도 경력직 또는 상시채용 지원자에 대해 화상면접을 진행했다. 삼성의 온라인공채시험은 면접뿐 아니라 대규모 필기시험도 온라인으로 치를 수 있다는 성과를 보여준 것으로 머지않아 온라인 필기시험이 기업채용에 새로운 트렌드가 될 것이란 분석이 유력하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6-01

홍콩 엑소더스

탈출이라는 뜻의 엑소더스(Exodus)는 많은 사람이 동시에 특정장소를 떠나는 상황일 때 사용하는 용어다. 모세가 이스라엘 민족을 이끌고 이집트에서 탈출한 내용의 출애굽기에 나온 표현이다. 요즘은 증권가에서도 투자금이 한꺼번에 빠져나갈 때 엑소더스라는 용어를 사용한다.홍콩 대탈출이 시작됐다는 외신이다. 중국이 홍콩보안법을 통과시키면서 홍콩 전역에서 홍콩을 떠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소식이다. 홍콩의 환전소에는 홍콩 달러를 미국 달러로 바꾸려는 사람들이 연일 줄을 잇고 있다 한다.홍콩에서 반중시위가 격화된 작년 6월 이후 대만으로 이주한 홍콩사람은 전년보다 41%나 늘었다. 대만은 아예 홍콩시민의 이주를 돕겠다고 나서는 분위기다. 영국도 홍콩 내 영국의 해외 시민여권을 보유한 31만 명의 홍콩인에 대해서 이주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싱가포르 등지에도 홍콩인의 이민 문의가 느는 등 바야흐로 홍콩인의 엑소더스가 세계적 관심사가 되고 있다. 동양의 진주로 불리며 에너지 넘쳤던 홍콩의 앞날에 짙은 안개가 드리운 셈이다. 중국의 홍콩보안법 통과로 일국양제(한나라 내 두 체제)가 흔들리고 자유와 민주의 가치가 크게 훼손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홍콩을 떠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이제 미국도 홍콩에 부여했던 특별지위권을 박탈하겠다고 나섰다. 아시아 금융허브인 홍콩의 경제는 바람 앞의 등불처럼 위태로운 상황에 빠졌다.19세기 아편전쟁을 통해 영국의 지배를 받아야 했던 홍콩의 얄궂은 운명이 또한번 역사적 시련기를 맞고 있다. 자유와 민주를 위해 싸울 것인지 사회주의 체제인 중국에 굴복하고 말 것인지 결정의 시기가 다가오고 있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5-31

코로나 인재상

얼마 전 미국 고교에 재학 중인 한인 여학생이 미국 최고의 명문대학인 프린스턴대와 하버드대에 동시에 합격해 교민사회에 화제가 됐다. 그 여학생이 특별하게 공부도 잘했지만 뉴스의 초점이 된 이유는 선천적 시각장애인이었다는 사실 때문이다. 항상 안내견을 데리고 다니는 그녀는 주변의 축하 소식에 대해 “앞으로 더 열심히 노력해서 세상에 ‘긍정의 힘’을 전파하고 싶다”고 말했다.그녀에게 긍정의 힘이란 시각 장애라는 신체적 어려움을 극복하고 이룬 성과를 말한다. 긍정이란 말은 “사실대로 인정한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그녀의 말은 시각장애를 불평등하다거나 차별로 인식 않고 있는 대로 받아들이면서 극복했다는 뜻이다.사람마다 사물을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 컵 반잔의 물을 보고 ‘물이 반 컵 밖에 남지 않았다’는 사람이 있나하면 ‘반 컵이나 남았네’ 하는 사람도 있다. 사물을 긍정적으로 보느냐 그렇지 않느냐의 차이다. 현실을 희망적으로 바라볼 때 우리의 삶도 좋은 쪽으로 흐르게 된다는 것이 긍정적으로 보는 삶의 관점이다.긍정이 나쁜 것도 무조건 좋게 받아들이자는 것은 아니다. 진정한 긍정은 나에게 일어난 상황을 수긍하고 다른 방법으로 해결책을 모색하는 것이다. ‘긍정적 사고방식’의 저자 노먼 빈센트 필은 “작은 생각의 차이가 성공적인 인생과 행복을 약속한다”고 했다.한 취업 포털에서 불황기에 필요로 하는 인재상에 대한 조사를 벌였더니 기업의 인사담당자들은 ‘긍정적 인재상’을 최우선으로 손꼽았다. 평소 가장 많이 선호했던 ‘성실한 인재상’보다 앞섰다고 한다.코로나19로 기업이 어려움에 처하자 기업의 인재상도 불황 극복형으로 바뀌고 있다는 뜻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5-28

인슈어테크(InsureTech)

인슈어테크는 ‘보험(Insurance)’과 ‘기술(Tech)’을 결합한 신조어로 보험산업에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등 정보기술(IT)을 접목해 상품 개발, 계약 체결, 고객 관리 등 보험업무 전반에 정보기술(IT)을 융합하는 것을 뜻한다.인슈어테크가 도입되면 전체 가입자에게 동일하게 적용하던 보험료율을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다르게 적용하거나 사고 후 보상 개념인 기존 보험과 달리 사고 전 위험관리 차원으로 접근하는 서비스가 가능하다.또 보험 상담 업무도 로봇이 대행할 수 있고, 빅데이터 관리를 통한 보다 효과적인 영업과 블록체인 등을 이용한 안전한 결제 시스템 등을 구축할 수 있다.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보험사가 도입한 인슈어테크는 크게 △IoT △빅데이터 △AI △블록체인 등으로 나뉜다.우선 보험 가입자들에게 가장 친숙한 인슈어테크 기술은 IoT다. 스마트기기로 사용자 정보를 실시간 수집·전송해 보험료 할인 등에 활용하는 방식이다. 자동차보험에서 많이 볼 수 있는‘운전습관 연계보험(UBI)’이 대표적 사례다.빅데이터를 마케팅과 계약 심사 등에 활용하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소비자에게 비슷한 연령·직업·소득 수준에서 많이 가입한 상품을 추천하고, 신규 계약의 사고 발생 위험을 예측해 위험이 낮으면 자동으로 계약을 받아들인다.1 대 1 채팅 방식의 AI 기반 챗봇(채팅 로봇)을 도입한 보험사도 늘고 있다. 삼성생명, 라이나생명 등은 AI 기반 챗봇으로 계약 조회, 대출 접수·상환, 보험금 청구·조회 등 업무를 연중무휴 24시간 처리한다.인슈어테크 시대의 본격화는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사회에 가져온 변화상의 한 단면일 수 있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5-27

뉴욕타임즈

‘뉴욕타임즈’는 뉴욕에서 발행되는 미국의 대표적 일간지다, 1851년 창간된 이 신문은 세계적으로도 전통 깊은 유력지로 손꼽힌다. 뉴욕타임즈에 실린 기사와 논평 등은 지금도 많은 외신들이 인용, 보도하고 있다.신문 산업이 첨단 미디어 산업의 발달로 그 위상이 예전 같지 않다는 세평에도 신문의 전통을 꾸준히 이어가는 세계적 유력지란 점에서 주목받는 신문이다. 신문 산업의 쇠퇴 속에서 뉴욕타임즈가 명성을 이어가는 이유는 다름 아닌 뛰어난 취재력과 정확한 보도 때문이다.1912년 4월 타이타닉호 침몰사건 때 온갖 위험을 무릅쓰고 다각적인 취재보도를 해 신문사의 권위를 높였던 사실은 잘 알려진 일이다. 또 세계대전 때도 신속 정확한 보도로 명성을 날렸다. 강대국 미국 내 최고 일간지라는 이유로도 큰 영향력을 행사하지만 신문사 자체의 보도내용만 놓고 보아도 권위가 있을 만하다.주로 미국인에게 수여되지만 퓰리처상만 100회 이상 수상했다. “인쇄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뉴스다”는 사시에서도 신문 매체로서의 자부심을 느끼게 한다.최근 뉴욕타임즈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사망자 1천명의 이름과 짤막한 부고로 가득채운 기발한 내용의 1면 기사를 내보내 화제를 일으켰다. “미국 사망자 10만 명 육박 막대한 손실”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숨진 그들이 바로 우리였다”는 말로 코로나 희생자 추모와 코로나 피해의 심각성을 새로운 시각으로 알리려 했다.빌게이츠는 지구가 망할 때까지 살아남을 유산 중 하나로 신문을 손꼽았다. 비록 뉴미디어의 공세에 떠밀리고 있지만 신문만이 줄 수 있는 감동을 기획한 뉴욕타임즈의 기자정신이 놀랍다. 우리 언론이 본받을 타산지석이다./우정구(논설위원)

2020-05-26

융합가전 열풍

융합형 가전제품은 개별 제품을 한데 묶어 시너지를 내거나, 각기 다른 기능의 제품을 하나의 제품으로 새롭게 만든 가전제품을 말한다. 예를 들어 세탁과 건조를 함께 하는 세탁건조기, 정수기와 냉장고를 합친 정수기 냉장고, 가습기와 공기청정기를 합친 가습공기청정기 등이다.세탁건조기는 최근 아파트 주방과 발코니가 확장되면서 세탁과 건조를 위한 공간이 줄어드는 현상에 주목해 개발됐다. 보통 건조기와 세탁기를 위아래로 설치하는데, 이를 일체형 제품으로 만들어 공간 활용도를 높였다. 별도 받침대 없이 세탁물을 넣고 뺄 수 있고 필터도 손쉽게 관리 가능하게 만들어져 인기를 끌고있다.정수기 냉장고도 대표적 융합 가전이다. 삼성전자, LG전자, 위니아딤채는 일제히 올해 신제품 정수기 냉장고를 출시했다. 정수기와 냉장고를 따로 두기 보단 한 개 제품에서 구현해 주방 공간 활용성을 높인 게 특징이다. 가습기와 공기청정기 기능을 한데 합친 가습 공기청정기도 인기다. 대표적으로 LG전자, 다이슨 등이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로봇쿠커 역시 밥솥, 죽마스터같은 자동조리기 기능의 핵심들을 융합해 탄생한 새로운 융합형 가전이다. 쿠첸과 쿠쿠·휴롬·신일산업 등이 선보인 멀티쿠커도 대표 융합 가전이다융합 가전제품은 수익성도 높다. 일반 가전 제품보다 가격이 비싸 가전업체의 프리미엄 전략에 활용된다. 융합 가전 시장은 앞으로도 꾸준히 수요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소비자 라이프 스타일이 다양해지면서 보다 섬세한 기능과 편의성을 융합 제품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필요는 발명의 어머니’란 격언이 그대로 적용되는 분야다./김진호(서울취재본부장)

2020-05-25

기부문화의 위기

미국 최초의 근대 자본가로 손꼽히는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미국 기부문화의 선구자로 통한다. 그는 “인생의 전반기는 부를 획득하는 시기이고 후반기는 부를 나누는 시기여야 한다”고 말한 인물이다. 그는 실제로 그의 말대로 실천한 기업가로 기억되고 있다.미국과 영국에 3천개의 도서관을 건립하고 미국의 과학발전을 위해 카네기 연구원을 설립했고 박물관 등도 지었다.미국은 세계에서 기부문화가 가장 발달한 나라다. 2017년 한해 미국인이 기부한 금액이 4천100억 달러(약 462조원)로 당시 우리나라 예산보다 많았다. 빌 게이츠나 마크 저그버그, 워렌 버핏 등 세계적인 기부천사가 수두룩하다.미국의 기부문화가 발달한 것은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으나 특히 기부금 운용의 투명성을 우선 손꼽을 수 있다. 미국의 한 여론조사에서 고소득층은 기부의 이유로 자선단체에 대한 신뢰를 최우선으로 들었다 한다. 미국의 자선단체는 남이 준 돈에 대해 사회적 책임을 통감, 모든 돈의 사용에는 반드시 사회적 동의를 얻는다.이에 반해 우리나라 사람은 기부를 안 하는 주요 이유 중 하나로 기부단체에 대한 불신을 손꼽고 있다. 2016년 어금니 아빠 사건과 2017년 새희망 씨앗 기부 사기사건 등으로 드러난 기부금의 횡령은 불신의 골을 키웠다. 통계청에 의하면 2019년 1년간 기부경험이 있다고 조사된 사람의 비중이 25.6%로 8년 전(36.4%)보다 되레 낮아졌다.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돕기 위해 설립된 정의기억연대와 그 단체의 윤미향 전 이사장을 둘러싼 기부금 횡령의혹이 점입가경이다. 기부금 용처만 밝혀도 끝날 문제가 불필요한 정치적 소모전으로 치달아 국민을 짜증나게 한다. 논란이 길어질수록 우리의 기부문화는 후퇴할 뿐이다. /우정구(논설위원)

2020-05-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