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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3월 고속도로 과속사고 사망자 최다⋯“봄철 나들이 감속운전과 안전거리 확보 하세요”

한국도로공사가 최근 3년간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3월에 승용차 과속으로 인한 사망사고가 연중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봄철 나들이 차량 증가와 함께 운전자들의 경계심이 느슨해지면서 과속과 졸음운전, 2차사고 위험이 커지고 있어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한국도로공사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3월 고속도로 교통사고를 분석한 결과, 최근 3년간 3월 교통사고 사망자는 총 43명으로, 이는 2월 사망자 45명과 비슷한 수준이지만, 승용차 원인 사고 사망자는 23명으로 전체의 53%를 차지해 2월(36%, 16명)보다 크게 증가했다. 특히 3월 승용차 사망사고의 주요 원인은 과속이다. 전체 승용차 사망자 23명 가운데 12명(52%)이 과속운전으로 목숨을 잃었다. 시간대별로는 자정부터 오전 3시 사이가 6명(50%)으로 가장 많았고, 오후 9시부터 자정 사이도 3명(25%)으로 뒤를 이었다. 기온 상승으로 도로 여건이 개선됐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야간 시간대 과속 사례가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사고 사례도 잇따랐다. 2025년 3월 서해안선 서평택분기점 인근에서는 과속으로 주행하던 승용차가 갓길 가드레일과 CCTV 지주를 들이받은 뒤 법면 아래로 추락해 화재로 전소되면서 4명이 숨졌다. 같은 달 세종포천선 갈현터널에서는 차로 변경 중 과속으로 앞 차량을 추돌한 사고로 1명이 사망했다. 3월에는 과속뿐 아니라 졸음운전과 2차사고 위험도 높다. 최근 3년간 3월 졸음운전 사고 사망자는 10명, 2차사고 사망자는 9명으로 상반기 중 가장 많은 수준을 기록했다. 교통 여건 변화도 사고 위험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힌다. 하루 평균 교통량은 1~2월 477만 대에서 3월 499만 대로 5% 증가했고, 도로 공사 등 작업차단 건수도 월 3600건에서 6200건으로 72% 급증했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3월은 교통량과 작업차단이 늘고 졸음운전까지 겹쳐 승용차 사고 위험이 높아지는 시기”라며 “감속운전과 충분한 안전거리 확보, 휴게소 및 졸음쉼터에서의 휴식 등 기본적인 안전수칙을 반드시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한국도로공사는 고속도로 전광표지(VMS)와 현수막 등을 활용해 과속운전의 위험성을 집중 홍보하고, 이동식 과속단속 장비 재배치와 시선유도시설 정비 등 교통안전 관리 대책을 강화하고 있다. /김락현기자 kimrh@kbmaeil.com

2026-03-04

“봄에는 역시 봄동이지”⋯‘두쫀쿠’ 밀어낸 초록빛의 역주행

봄기운을 가득 머금은 봄동. 그 위로 노른자가 톡 터지는 계란프라이를 올리고 고소한 참기름을 두른다. 최근 소셜미디어(SNS) 피드를 점령한 주인공은 화려한 디저트가 아닌 투박한 ‘봄동 비빔밥’이다. 한때 오픈런을 부르던 ‘두바이 쫀득 쿠키(두쫀쿠)’ 열풍이 잦아들자 그 자리를 제철 채소인 봄동이 꿰찼다. 4일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봄동’ 키워드의 검색량 추이는 지난 1일 기준 최고치인 ‘100’을 기록했다. 이는 한 달 전보다 7배, 1년 전보다 무려 11배나 폭증한 수치다. 이러한 열풍의 기폭제는 의외의 곳에서 터졌다. 18년 전 KBS 예능 ‘1박 2일’에서 개그맨 강호동이 봄동 비빔밥을 먹던 과거 영상이 알고리즘을 타고 ‘역주행’하기 시작한 것. 해당 장면을 편집한 숏폼 콘텐츠는 조회수 500만 회를 넘어서며 젊은 층의 식욕을 자극했다. 관심이 급증하면서 최근에는 ‘봄동 품귀 현상’까지 빚어지고 있다. 대형 마트 기준 2000~3000원이던 큰 봄동 한 단의 가격은 6000~7000원대로 치솟았다. 비싸진 금액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은 여전히 이를 ‘알짜 식재료’라고 입을 모은다. 최근 퇴근길에 마트를 찾은 직장인 이모 씨(27·포항시 남구 인덕동)는 “봄동 가격이 오르긴 했어도 디저트 쿠키 한 개 값과 비슷하다”며 “자극적인 단맛에 질려가던 차에 신선한 채소로 직접 차려 먹으니 가성비와 건강을 모두 챙기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현장 분위기도 뜨겁다. 포항시 북구 죽도동에서 반찬가게를 운영하는 박모 씨는 “예전에는 봄동을 주로 어르신들이 사 가셨는데 요즘은 젊은 손님들이 먼저 찾는다”며 “들여놓기가 무섭게 팔려나간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열풍이 단순한 계절적 유행을 넘어 ‘디지털 환경에 최적화된 새로운 소비 양상’을 보여준다고 짚었다. 권상욱 경북대 경제통상학부 교수는 시세 급등의 배경으로 정보의 전파 속도에 주목했다. 권 교수는 “인공지능(AI) 마케팅과 소셜미디어가 개인의 취향을 정밀하게 공략하면서 구매 욕구의 파급력이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기민해졌다”며 “폭발적인 수요를 공급이 미처 뒷받침하지 못하는 수급 불균형이 단가 상승을 견인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그는 또 “2030 세대는 선호하는 대상에 대해서는 비용 부담이 늘어도 지출을 유지하려는 ‘비탄력적 구매 성향’이 뚜렷해 유통 주체들이 판매가를 높게 책정할 수 있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박은아 대구대 심리학과 교수는 현대인의 동조 기제와 이색적인 자극에 대한 갈망을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박 교수는 “한국 사회 특유의 타인과 보조를 맞추려는 심리가 SNS를 매개로 전례 없이 빠르게 공유되고 있다”며 “기성세대에게는 지극히 일상적인 봄동이 젊은 층에게는 오히려 ‘힙한 신상품’이나 신선한 체험으로 재발견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4

경북경찰청, 개학기 교통안전 점검 강화…어린이보호구역 1175곳 대상

경북경찰청이 개학기를 맞아 교통안전시설을 일제 정비하고 어린이보호구역을 중심으로 주요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단속을 강화한다. 경북경찰청은 6일부터 5월 15일까지 지자체와 도로관리청, 한국도로교통공단 등 관계기관과 합동으로 교통안전시설 전반에 대한 점검과 개선 작업을 실시한다. 점검 대상은 노후되거나 훼손된 교통표지판과 노면표시, 불합리한 신호주기 등 교통시설 전반이다. 경찰은 시설 상태를 확인하고 교통 흐름과 안전을 저해하는 요소를 찾아 정비를 추진할 계획이다. 특히 개학기를 맞아 어린이 통학 안전 확보에 중점을 두고 어린이보호구역 1175곳에 대해 민·관 합동 점검을 실시한다. 신호등과 교통표지판, 노면표시, 방호울타리 등 안전시설을 집중적으로 살피고 미흡한 부분은 관할 지자체와 협력해 신속히 보완할 방침이다. 교통법규 위반 행위에 대한 현장 단속도 강화한다. 경찰은 신호·지시 위반과 속도위반, 이륜차 법규 위반을 중점 단속하고 어린이 등·하교 시간대에는 교통경찰을 집중 배치해 어린이보호구역 내 보행자 보호의무 위반과 인도 주행 등 위험 행위를 연중 단속할 예정이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잘못됐거나 불합리한 교통시설을 발견하면 경찰관서 유선이나 경북경찰청 홈페이지를 통해 적극적으로 신고해 달라”며 “서행 운전과 신호 준수, 보행자 배려 등 성숙한 교통문화가 정착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3-04

포항북부소방서, 339억 투입해 2029년 새 둥지

포항 북구 지역의 안전을 책임지는 포항북부소방서가 지은 지 39년 된 낡고 비좁은 청사를 떠나 오는 2029년 새 청사로 이전한다. 포항북부소방서는 지난 2월 27일 경상북도개발공사와 ‘청사 이전·신축 사업 위탁·대행 협약’을 체결하고 본격적인 건립 절차에 돌입했다고 3일 밝혔다. 올해 본예산에 사업비 9억 원이 편성되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게 됐다. 1987년 문을 연 현재 청사는 시설 노후화가 심각한 상태다. 특히 2017년 11월 포항 지진 여파로 건물 곳곳에 균열이 생기는 등 피해를 입었다. 부지 또한 협소해 소방 차량 주차 공간은 물론 대원들의 훈련 장소조차 마땅치 않아 ‘골든타임을 지키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 끊이지 않았다. 신청사는 총사업비 339억 원(도비)을 투입해 부지 5049㎡, 연면적 7260㎡ 규모로 건립된다. 옛 포항북부경찰서 부지에 터를 잡을 예정이다. 추진 일정에 따르면 오는 10월까지 건축설계 공모를 마치고 내년 말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를 완료한다. 2028년 1월 기존 건물 해체와 함께 첫 삽을 떠 2029년 12월 준공한다는 계획이다. 새 청사는 단순한 공공기관 건물을 넘어 첨단 재난 대응 전진기지 역할을 하게 된다. 효율적인 출동 동선을 확보하고 시민들을 위한 소방 서비스 공간도 대폭 확충한다. 김장수 포항북부소방서장은 “2022년부터 공들여온 이전 계획이 결실을 맺게 되어 뜻깊다”며 “쾌적한 근무 환경에서 시민들에게 더 수준 높은 안전 서비스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3

“더는 서울 안 가도 된다”⋯ 대구회생법원 개원, 지역 맞춤형 ‘회생 모델’ 본격화

영남권 기업과 개인의 ‘패자부활전’을 전담할 대구회생법원이 3일 오후 개원식을 열고 본격적인 항해를 시작한다. 서울·수원·부산에 이어 비수도권에서는 대전·광주와 함께 문을 여는 대구회생법원은 지역 경제의 ‘응급실’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대구회생법원은 이날 오후 4시 대구법원종합청사 5층 대강당에서 서경환 대법관과 이재화 대구시부의장, 박윤경 대구상공회의소 회장 등 내외빈이 참석한 가운데 개원식을 개최했다. 행사는 법원기 전수, 현판 제막식, 청사 순시 순으로 진행됐다. 그간 대구·경북 지역은 소상공인 비중이 높고 고금리·경기 침체의 직격탄을 맞아 도산 사건이 비수도권 중 최대 규모로 집중돼 왔다. 지난해 대구지법의 개인파산 접수 건수는 4167건으로 서울과 수원을 제외하면 전국에서 가장 많았다. 특히 사건 처리 속도가 전국 평균(298일)보다 1.5배 이상 느린 464일에 달해 지역 채무자들이 ‘원정 회생’을 떠나는 등 큰 불편을 겪어왔다. 대구회생법원 출범으로 이러한 업무 과부하는 획기적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초대 법원장에는 심현욱 전 울산지법 수석부장판사가 임명됐으며, 도산 사건 베테랑 판사들이 합류해 전문성을 높였다. 특히 주식·코인 투자 실패 등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실무준칙 적용과 취약계층을 위한 ‘신속 면책 제도’ 도입도 가속화될 것으로 보인다. 심 대구회생법원장은 “대구회생법원은 경제적 위기에 처한 지역민과 기업의 신속한 회복과 재기를 지원하는 도산전문법원으로 역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 대법관은 “대구회생법원이 경제적 위기에 놓인 국민과 기업에 신속하고 전문적인 회생 기회를 제공해 재기의 기반이 되고, 지역경제 회복을 이끄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길 기대한다”고 전했다. 한편 법원은 우선 범어동 대구지법 신관 4층 임시청사에서 업무를 본 뒤, 오는 2027년 9월 달서구 이곡동 옛 대구식약청 자리에 마련될 신청사로 이전할 계획이다. 연면적 3260㎡에 지상 5층·지하 1층 규모이며, 법원장실 1개, 판사실 14개, 법정 2개 등이 들어서게 된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3

대구노동청, 건설현장 규모별 맞춤형 감독 실시

대구지방고용노동청이 지역 내 건설현장 사망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건설현장 규모별 맞춤형 감독을 연중 실시한다. 이번 감독은 공사금액 50억원 이상 건설현장에 대해서는 공장·물류창고 신축공사 및 도로철도 등 장비 사용이 많은 현장과 지난해 사망사고가 다수 발생한 건설사 시공 현장을 대상으로 사망사고 다발 12대 핵심 위험요인을 중심으로 안전 점검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공사금액 50억 원 미만 소규모 건설현장은 지붕공사, 근린생활시설, 단독·다세대 주택 신축 등 추락사고 위험이 높은 현장을 중심으로 점검한다. 특히 안전난간, 작업발판, 개구부 덮개 등 추락방지 시설에 대한 관리와 설치 여부를 집중 점검한다. 대구노동청은 건설현장에 자율점검표를 배포해 유해·위험요인을 사전 개선하도록 유도하고, 이후 불시감독으로 안전조치가 미흡한 현장은 사법조치와 과태료 부과 등 엄벌한 방침이다. 황종철 청장은 “자율점검을 통한 사고 위험요인 개선으로 건설현장 근로자의 안전을 적극적으로 확보해 주길 바란다”면서 “불시감독 시 확인된 법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엄중 조치하고 개선이 완료될 때까지 철저히 관리하겠다”고 말했다. /황인무기자 him7942@kbmaeil.com

2026-03-03

졸업생 3366명 잇는 ‘막내’⋯전교생 13명 월포초의 1인 입학식

봄비가 내리며 하늘이 낮게 가라앉은 3일 오전, 포항시 북구 월포초등학교 도서관은 바깥의 서늘한 기운 대신 훈훈한 온기로 가득 찼다. 1950년 개교해 지난 2월 제76회 졸업식에서 4명의 졸업생을 배출하며 누적 졸업생 3366명을 기록한 이 학교의 올해 신입생은 하지윤 양(7), 단 한 명이다. 궂은 날씨 탓에 운동장 대신 아늑한 책 향기가 배어 있는 도서관에서 열린 입학식은 오직 ‘지윤이’만을 위한 특별한 무대였다. 도서관 문을 열고 들어선 지윤 양을 향해 나란히 앉아 있던 재학생 선배 12명과 교직원, 마을 어른들이 환한 미소로 인사를 건넸다. 입학 허가 선언이 이어지자 지윤 양은 수줍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권석광 교장은 환한 미소로 지윤 양의 작은 손을 맞잡으며 힘차게 ‘하이파이브’를 나눴다. 3366명 선배의 이름이 새겨진 졸업 대장 옆에 지윤 양의 이름이 새로 적히는 순간, 도서관 안은 숙연하면서도 벅찬 감동으로 물들었다. ‘마을의 막내’를 위한 지역 사회의 온정도 이어졌다. 총동창회와 행정복지센터가 장학 증서와 선물을 전달하며 지윤 양의 입학을 축하했다. 지윤 양은 “언니, 오빠들이 반갑게 맞아줘서 정말 좋다”며 “학교에서 재밌게 공부하고 놀고 싶다”고 수줍게 소감을 전했다. 이번 입학식을 준비한 권석광 교장은 전교생 1000명이 넘는 도심 대형 학교를 뒤로하고 임기 마지막을 이곳에서 보내기로 한 교육자다. 권 교장은 입학식 내내 소규모 학교가 가진 ‘작지만 강한 힘’을 강조했다. 그는 “요즘 아이들은 아파트와 학원, 차, 그리고 손안의 스마트폰까지 온통 ‘네모난 박스’에 갇혀 지낸다”며 “초등학교 시절만큼은 드넓은 운동장과 바다를 곁에 두고 직접 감자와 수박을 키우며 생명의 변화를 관찰하는 체험을 선물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특히 권 교장은 월포초만의 지리적 환경에 강한 자부심을 보였다. 그는 “해수욕장을 정원처럼 끼고 있는 학교는 포항에서 우리 월포가 유일하다”며 “수박 모종의 솜털이 사라지는 것을 관찰하며 ‘수확의 때’를 스스로 깨우치듯, 바다를 보며 호기심을 키운 아이들은 어떤 난관도 스스로 헤쳐 나가는 단단한 힘을 갖게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3

경북경찰청, 신학기 학교폭력 예방 집중활동 돌입

경북경찰청이 학교폭력 저연령화와 사이버폭력 증가 추세에 대응해 3일부터 4월 말까지 두 달간 신학기 학교폭력 예방 집중활동에 들어간다. 학기 초 분위기에 편승한 폭력 발생을 차단하고, 변화하는 학교폭력 유형에 선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경찰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중심으로 담당 학교를 모두 방문해 생활부장교사와 핫라인을 구축하고 학교폭력 특별예방교육을 한다. 학생과 학부모를 대상으로 SPO 제도와 117 학교폭력 신고센터 역할을 알리며 신고 접근성도 높일 계획이다. 특히 초등·중학생을 대상으로 언어폭력과 디지털 성범죄 예방 교육을 강화한다. 최근 어린 연령층으로 폭력이 확산되고, 온라인 공간에서의 갈등이 현실 폭력으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는 점을 고려한 조치다. 사이버도박과 마약 등 신종 유형에 대해서도 첩보 수집을 강화한다. 경찰은 117과 112 신고, 전체 소년사건을 상시 모니터링하고 가해·피해 학생에 대해 맞춤형 면담과 선도·보호 활동을 병행한다. 사안이 중대하거나 재범·재발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집중면담 대상자로 지정해 관리할 방침이다. 폭력서클, 성폭력, 성착취 영상 촬영 등 중대 범죄는 신속한 수사로 엄정 대응하고, 비교적 경미한 사안은 회복적 경찰활동을 통해 피해 회복과 관계 개선에 중점을 둔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학교폭력 유형이 다양해지고 양상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며 “학기 초부터 예방과 대응을 병행해 학생들이 안심하고 학교생활을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도훈기자 ldh@kbmaeil.com

2026-03-03

정지영 대구지검장 “보완수사 제한 땐 사건 73% 지연”⋯수사공백 우려

검찰의 보완수사 기능 축소 논의와 관련해 대구지검이 사건 처리 지연과 수사 공백을 우려하고 나섰다. 정지영 대구지검장은 3일 대구지검 2층 선화당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보완수사는 검찰의 권한이 아닌 책무”라며 “제한될 경우 절차 지연과 피해자 보호 공백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대구지검이 2025년 10월부터 12월까지 처리한 송치 사건 1만 375건을 분석한 결과,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수행한 비율은 6640건(64%)에 달했다. 경찰에 보완수사를 요구한 경우는 939건(9%), 별도 보완이 필요 없었던 사건은 2886건(27%)이었다. 검찰은 직접 보완수사가 금지될 경우 현재 검찰이 처리하는 64%가 경찰로 넘어가면서 보완수사 요구 비율이 최대 73%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현재보다 약 8배 늘어나는 수준이다. 보완수사 필요 사건 7579건 가운데 87.6%는 검찰이 직접 처리하고 있으며, 경찰 보완 요구는 12.4%에 그친다. 특히 전체 사건의 45.2%는 10쪽 이내 소규모 보완수사로, 피해자 의사 확인이나 양형자료 수집 등 신속 처리가 필요한 사안이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사건이 경찰로 이관될 경우 처리 지연도 불가피하다. 2025년 상반기 기준 보완수사 요구 사건의 평균 회신 기간은 53.2일이며, 62.4%는 30일을 초과했다. 최장 처리 기간은 381일에 달했다. 대구지검은 실제 사례를 통해 보완수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생후 42일 영아 사망 사건의 경우 경찰은 과실치사로 판단했지만, 검찰 보완수사를 통해 살해 고의를 입증해 아동학대살해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또 경찰이 무혐의 판단한 39억 원대 전세사기 사건 역시 계좌 분석과 피해자 전수 조사 등을 통해 기소로 이어졌다. 지난해 말 미신고 붕어빵 노점상 사건에서는 검찰은 생계형 피의자들의 사정을 보완수사로 확인해 직업훈련 조건부 기소유예 처분을 내리는 등 사회적 약자 보호에 활용했다. 이와 함께 친고죄 요건 확인, 피해 회복 여부 점검, 형사조정 의사 확인 등 일상적 보완수사도 사건 처리의 필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정 지검장은 “검찰이 직접 보완수사를 하지 못하면 간단한 사건도 수개월씩 지연될 수 있다”며 “실체적 진실 발견과 국민 권익 보호를 위해 보완수사 기능은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글·사진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3

대구의 3·1절 거사는 3월 8일

1919년 3월 1일 서울 파고다 공원에서 시작된 3·1운동은 삽시간에 전국으로 퍼져 나갔다. 대구가 거사를 시작한 것은 일주일 뒤인 3월 8일 서문시장 장날 오후 3시다. 강씨네 소금가게 앞에서 사람들이 모이기로 했다. 대구의 3·1 운동은 기미독립선언문에 서명한 민족대표 33인 중 한 사람인 대구 출신 이갑성(33인 중 최연소자로 청년 대표·세브란스 의학전문대학교 졸업)이 1919년 2월 24일 이만집 목사(현 제일교회로 당시 시무)와 김태련 조사(남산교회에서 선교사를 돕는 직책을 맡고 있었음)를 만나 계획했고, 대구지역 기독교 지도자와 계성학교 백남채, 김영서, 신명여학교 이재인 등 지역의 교사들이 앞장섰다. “3월 8일, 집결지는 서문큰장 강씨네 소금가게 앞입니다” 란 말을 남긴 이갑성은 서울로 향하고, 3월 2일 이만집 목사는 이용상(세브란스의학전문하교 학생)으로부터 독립선언문을 건네받고, 비밀리에 계획을 실행했다. 계성학교 아담스관 지하실에서 독립선언문을 등사하고 집에서 태극기를 몰래 만들었다. 이날 거사에는 계성학교, 신명학교, 대구고보, 동산성경학당 학생들이 참여했다. 당시 청라언덕에는 소나무 숲이 울창해 일본 경찰의 눈을 피해 집결 장소인 서문시장으로 이어주는 지름길이 되었고 비밀통로가 되었다. 지금 숲은 사라지고 ‘90계단 길’이 만세운동길로 불린다. 만세운동길 90계단에는 지금도 365일 태극기가 걸려 있다. 3·1운동이 전국으로 확산되면서 대구에서도 일본의 감시는 더욱 강화되었고, 거사를 앞두고 4일과 7일 각각 홍주일 교구장과 백남채 교사가 구속된다. 그러나 포기는 없었다. 3월 8일 운명의 날, 전날 봄비가 내렸지만 당일은 화창해 하늘도 돕는 듯했다. 거사에 동참하려는 학생들이 삼삼오오 교실을 빠져나왔다. 계성학교 학생들은 한복을 입은 장꾼으로 변장하고, 신명학교 학생들은 빨래하러 가는 척하며 만세운동길을 지나 거사 장소로 향했다. 만세운동에 계성학교 46명, 신명학교 50명, 대구고보 학생 200여 명, 동산성경학당 강습생 20여 명이 참여했다. 1919년 3월 8일 오후 3시 800여 명이 모이고, 쌀가마니 등으로 만든 임시 연단 위에서 독립선언서를 김태련 조사가 읽고, 숨겨 온 태극기를 꺼내서 목이 터져라, 만세를 불렀다. 끝날 때는 1000여 명 이상 모여 만세를 부르며 강씨 소금가게에서 남성정(현 감영공원길)을 지나 대구경찰서(현 중부경찰서)로 향하면서 만세를 불렀다. 일본 경찰이 완강하게 저지하자 농민 안경수가 태극기를 꽂은 깃대로 기마경찰이 탄 말의 엉덩이를 찔러서 말이 중심을 잃고 도망치자 그 길로 선두 행렬이 헤치고 나갔다. 만세시위 대열이 경찰서를 지나 달성 군청 앞에 이르렀을 때, 기관총 5, 6대로 무장된 일본 헌병 및 경찰에 의해 시위대는 저지되었다. 그리고 이때 157명에 이르는 사람들이 체포되어 108명이 옥고를 겪었다. 3월 8일 서문시장에서 시작된 시위는 10일과 30일 덕산동과 동문시장 4월 15일에는 대명동, 26일과 28일에는 팔공산 미대동에서도 시위가 이어졌다. 강씨네 소금가게는 지금의 대구시 중구 섬유회관 건너편, 오토바이골목 입구다. 지금 여기에 표지석이 있다. 이제 날씨도 따뜻해졌다. 107주년 삼일절을 맞아 만세운동길을 찾아 그날의 정신을 새겨보는 것도 의미 있는 일이다. 90계단길에서 만난 대구문화유산지킴회 박희대(79)씨는 “만세를 부르고 3·1절 노래를 부르니 그날의 독립운동가가 된 기분”이라고 좋아했다. /안영선 시민기자

2026-03-03

(이 사람) 반세기 대를 이어온 ‘노블레스 오블리주’

대구 시내 500여 개 안경원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수십 년째 선두 그룹을 지키며 고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곳이 있다. 바로 대구 서구의 터줏대감인 ‘동산안경원’이다. 이곳의 김석미 원장 자매는 ‘나눔’을 경영 제1 원칙으로 삼아 대구 안경 업계의 화제를 모으고 있다. 김 원장은 아버지가 일궈온 20년의 역사에 자신의 30년 세월을 보탰다. 50년 동안 동산안경원을 대구의 강소매장으로 안착시켰다. 그가 불경기에도 흔들림 없이 전진할 수 있었던 두 가지 비결은 무엇일까. 동산안경원의 가장 큰 자산은 ‘충성 고객’이다. 40~50년 전 아버지 대부터 인연을 맺은 손님들이 이제는 자녀와 손주 손을 잡고 이곳을 찾는다. 3대를 잇는 단골의 비결은 손해 보는 경영 철학에 있다. “우리 매장에서 나간 안경이라면, 부속품 하나까지 끝까지 책임지는 것이 노하우입니다.” 코 패드, 나사, 안경닦이 등 소모품 부속들은 매장 입장에서는 비용이다. 하지만 김 원장은 웬만한 수리는 무상으로 제공한다. ‘돈이 들더라도 끝까지 책임진다’는 게 원칙이다. 당장의 금전적 이익은 작을지 모르나, 고객의 감동이 입소문을 타고 구전되면 “신뢰의 자본”이다. 그 무엇보다도 강력한 매출 성장 동력이다. ‘박리다매’를 신조로 한 경영철학이 업계 선두대열에 서게 한 비결이다. 김 원장의 경영 노하우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은 사회적 책임이다. 생전 아버지가 ‘나눔의 집’과 ‘천사의 집’ 등에 정기적으로 쌀과 기부금을 보내며 헌신했던 모습은 김 원장 자매에게 가장 큰 가르침이었다. “아버지가 30년 넘게 거래하던 쌀가게 사장님께서 아버지의 선행에 감동해 본인도 봉사에 동참하셨던 말이 기억납니다. 그 정신을 잊지 않기 위해 저 역시 지역 봉사 단체와 보육원에 정기 후원을 이어 가고 있습니다” 특히 ‘저소득층 학생 지원 사업’에 적극 참여한다. 직원들에게도 늘 ‘이익을 떠나 우리보다 어려운 이웃을 돕는 안경사가 되자’라고 당부한다고 한다. 김 원장에게 직장은 단순한 일터 이상이다. 함께 고생하는 8명의 안경사 동료와 그들의 가족들, 즉 열 식구의 삶을 책임져야 하는 ‘거룩한 터전’이다. 아버지가 물려주신 이 소명을 지키기 위해 김 원장은 매일 새벽 무거운 책임감 앞에 무릎을 꿇는다. 선친의 유지를 받들어 대를 이어온 50년의 정직함. 그리고 그 너머에 신앙심. 어떤 경제 위기 속에서도 도중하차하지 않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김 원장의 다짐에서, 단순히 안경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희망을 보게 하는 동산안경원의 미래를 엿볼 수 있다. /유무근 시민기자

2026-03-03

대구, 문학으로 도시의 품격을 세운다

문학은 한 도시의 정신을 형성하는 근원이다. 문학이 시민의 일상에 스며들 때 비로소 진정한 문화로 완성된다. 이러한 인식 아래 지난달 27일 오후 대구문화예술회관 달구벌홀에서 열린 ‘대구문학공원과 복합문학관 조성 공청회’는 도시의 정체성과 문화적 품위를 새롭게 세우려는 뜻깊은 행사라 할만하다. 여성 최초의 대구문인협회 안윤화 회장은 문학이 인간을 품격 있게 만들고 도시를 빛나게 한다는 점을 강조하며, “문학공원과 복합문학관이 조성되면 시민들이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문학을 향유하고, 대구가 문화와 품격이 조화를 이룬 도시로 거듭날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그는 자립 의지와 지속 가능한 운영 방안을 다 각도로 준비 중이라며, ‘살아 움직이는 문학의 집’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김성문 추진위원장은 폐교를 활용한 문학공원 조성을 현실적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는 “유휴 공간을 문화적 자산으로 재탄생시켜 시민과 문학이 만나는 열린 플랫폼을 만들자”고 제안하며 창작·출판·공연·전시가 유기적으로 순환하는 문화 생태계를 통해 대구 문학의 미래를 확장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김동원 대구시인협회 회장은 ‘대구 문인의 염원’을 주제로, 문학과 다른 예술 장르의 융·복합이 대구 문학 르네상스의 핵심 열쇠가 될 것이라 역설했다. 그는 시·소설·수필·평론·낭송을 아우르는 복합문학관 구상과 함께, 세계 문인대회를 유치해 대구를 세계 문학의 중심지로 성장시키자는 비전을 제안했다. 서정길 대구수필가협회 회장은 실천적 접근을 강조하며, 문학관의 성공적 운영을 위한 다섯 가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역사적 당위성, 콘텐츠의 차별성, 폐교 활용의 경제성과 상징성, 지역경제 활성화, 그리고 구체적 운영 체계 확립 등을 핵심 요소로 꼽으며, 문학관 조성을 구상 단계에서 실현 단계로 이끌 구체적 지침을 제시했다. 또한 신노우 대구문인협회 수석부회장은 책자를 통해 복합문학·예술공간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전달했다. 김종헌 김성도기념사업회 이사는 지역 문학사 계승의 의의와 김성도문학관의 필요성을 역설했고, 오철환 현진건기념사업회장은 대구문학관이 지역 정체성의 구심점이 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최규목 이상화기념사업회 고문은 상화문학관을 중심으로 ‘문학 클러스터’ 구축의 비전을 내세우며 문학적 네트워크의 중요성을 제시했다. 공청회 후반부 질의응답 시간에는 손수여 회원이 시민 서명 추진 방안을 구체적으로 제시했으며, 이규석, 김복근, 서기화, 노병철, 류시경, 김경 회원 등이 운영 모델, 재정 확보, 시민 참여 확대 등 실효성 있는 방안을 제안해 청중의 큰 호응을 얻었다. 이번 공청회는 단순한 문학관 조성 사업이 아니라 도시의 정신과 문화를 되살리는 장기적 문화 비전이다. 문학이 다시 시민의 일상 속으로 들어설 때 대구는 문화적 품격과 예술의 생명력을 함께 갖춘 문학 르네상스의 도시로 도약할 것이다. /김윤숙 시민기자.

2026-03-03

(시민기자 단상) 의사 증원 논란, 집단 반발은 과연 바른 선택인가

대한민국에서 의사 수 증원 문제는 더 이상 의료정책의 한 항목이 아니다. 그것은 생명과 신뢰, 직역(職域)의 공공성, 전문성과 책임이 뒤엉킨 사회적 갈등의 상징이 되었다. 몇 해 전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대한 의료계의 집단 반발은 환자들에게 불안과 혼란을 안겨주었고, 국민 다수에게는 깊은 상처와 불신을 남겼다. 그 기억이 채 가시기도 전에, 새 정부의 증원 방침에 대해 또다시 집단 반발을 예고하고 있다. 이 문제를 단순히 “의사들의 이기주의” 혹은 “정부의 밀어붙이기”로 재단하는 것은 사태의 본질을 가리는 일이다. 의사의 숫자, 지역 간 의료격차, 필수의료의 붕괴는 부정하기 어려운 현실이다. 동시에 의사들이 제기하는 교육여건, 수련 시스템, 의료수가(醫療酬價), 법적 책임 문제 역시 가볍게 넘길 수 없는 점이다. 의사는 직업 이전에 공적 기능을 수행하는 존재이다. 의사가 집단으로 진료를 멈추면 생명이 위태로워진다. 바로 이 점이 의료 직역을 다른 어떤 직종과도 구별되게 만든다. 사회가 의사(醫師)에게 높은 신뢰와 존경을 부여해 온 이유도, 그만큼의 공공성을 기대했기 때문이다. 의사의 집단행동은 곧바로 생명권과 충돌한다. 여기에서 국민 다수가 느끼는 불편함과 분노가 비롯된다. 그렇다면 정부의 의사 증원 정책은 바른가? 선진국 대비 의사의 수, 지역의료 격차, 필수의료 분야 등 구조적 왜곡은 단순히 의사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의료수가와 법적 위험, 근무환경이 만들어낸 기형적 합산물이기도 하다. 여기에서 다시 묻게 된다. 해법은 무엇인가. 증원을 반대하기 위해 진료를 중단하는 것이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가? 사회는 이제 의사들에게 묻고 있다. 전문직의 권리 이전에 전문직의 책무를 먼저 보여줄 수는 없을까? 정부 역시 성찰해야 한다. 의사를 단순히 ‘숫자’로만 보아서는 안 된다. 의사 양성에는 긴 수련 체계와 교육 인프라가 받쳐주지 않으면 의료의 질은 떨어질 수 있다. 증원이 핵심이 아니라 왜 필수 의료가 무너졌는지, 왜 지방 의료가 공백인지, 왜 의사들이 특정 분야를 기피 하는지에 대한 구조적 처방이 함께 제시되어야 한다. 의사가 국민의 신뢰를 회복하지 못하고 정부가 의료계의 신뢰를 얻지 못하면 어떤 정책도 현장에서 작동하기 어렵다. 의사 증원은 필요하지만 능사는 아니다. 의사들의 우려도 타당하다. 그러나 집단 진료 거부는 바른 선택이 아니다. 의사는 환자 곁에 남아 있으면서 말해야 하고, 정부는 의료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면서 정책을 설계해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이 다시 의료를 신뢰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신뢰 위에서만, 의사 증원도, 필수의료 회복도, 지역 의료 정상화도 가능해진다. 지금 우리 사회가 의사들에게 바라는 것은 그저 예전처럼, 아픈 사람 곁에 서 있는 모습을 다시 보여달라는 것이다. 그 모습이야말로 어떤 주장보다 강한 설득력이 있기 때문이다. /석종출 시민기자

2026-03-03

박대기 포항시장 예비후보 “포항, SMR 소부장 허브로 조성”

박대기 6·3 지방선거 국민의힘 포항시장 예비후보는 3일 “포항을 대한민국 무탄소 산업 수도로 만들겠다”라면서 “SMR(소형모듈원전) 소부장(소재·부품·장비) 허브로 조성해 미래 제조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수출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발표했다. 그는 “포항의 대표 산업인 철강에 수소, AI(인공지능)을 결합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박 예비후보는 “탈탄소는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이고, 철강 산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무탄소 전력 공급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수소환원제철 전환 과정에서 기존 대비 5~6배에 달하는 전력이 필요하며, 이는 안정적이고 탄소를 배출하지 않는 전원 확보 없이는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 또, AI 데이터센터 등 첨단 산업 역시 대규모 전력 수요를 동반하기 때문에 무탄소 전력 기반 확보가 미래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인프라라고 밝혔다. 그는 SMR을 단순한 발전 설비가 아닌 ‘고부가가치 제조 산업’으로 규정했다. 특수강, 특수합금, 압력용기, 배관, 열교환기 등 고난도 제조 기술이 집약되는 산업 구조를 고려하면 기존 산업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갖춘 포항이 최적지라는 설명이다. 박 예비후보는 “포항은 최고의 SMR기술력을 갖춘 포스코이앤씨, 최고의 원자력 연 구력을 갖춘 포스텍, 수소환원제철 실증을 해야하는 포스코 제철소와 영일만항 등 수요처와 실증처를 동시에 가진 대한민국 유일의 SMR 테스트베드”라며 “2050년 1000조 원 시장이 열릴 차세대 먹거리 선점을 위해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박 예비후보는 SMR 소부장 허브 조성을 위한 구체적 실행 과제로 △SMR 특수강 고도화 △SMR 소부장 집적단지 조성 △SMR 소부장 연구센터 설립 △영일만항 글로벌 수출 전진기지화 △SMR 기반 수소환원제철 실증 △전문 인력 양성 트랙 신설 △동해안 SMR 광역 클러스터 구축 등 7대 전략을 제시했다. 이를 통해 무탄소 제조도시 모델을 완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박 예비후보는 이번 발표 공약을 ‘영일만회의’ 1호 안건으로 제시했다. 영일만회의는 포항의 미래를 기획하고 발전 방향을 논의하는 격 없는 원탁 테이블 회의 다. 그는 “취임 즉시 신성장 동력 추진에 시동을 걸겠다”며 “취임 1개월 내 영 일만회의를 발족하고 SMR 소부장 허브 조성을 1호 안건으로 상정하겠다”고 말했다. /배준수기자 baepro@kbmaeil.com

2026-03-03

두류은빛복지관, 정월대보름 맞아 ‘윷놀이 한마당’ 개최

두류은빛복지관(관장 김진홍)은 지난달 27일 복지관 평생학습실에서 지역주민 17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정월대보름 윷놀이 한마당’을 개최했다. 이번 행사는 정월대보름을 맞아 한 해의 무사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고, 주민 화합과 공동체 결속을 다지기 위해 마련됐다. 기념식에는 이태훈 대구달서구청장, 정창근 달서구의회 부의장, 윤재옥 국회의원 등 지역 인사와 주민들이 참석했다. 내빈들은 덕담으로 주민들의 건강과 지역 발전을 기원했다.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박 터뜨리기 퍼포먼스’였다. 정월대보름의 전통 풍속에서 착안한 이번 퍼포먼스는 묵은 액운을 떨쳐내고 새해의 복을 맞이하자는 의미를 담아 진행됐다. 참석자들은 “부럼 깨져 액운 가고”, “박 터져 복이 오고”, “달 밝아 소원 이루니”, “운수대통, 만사형통”을 함께 외치며 2026년의 희망찬 출발을 다짐했다. 기념식 이후 김세화 소리마당 풍물단이 신명나는 가락과 함께 무대에 입장해 축제의 흥을 한껏 돋우었다. 본격적으로 주민들이 참여하는 윷놀이 한마당에서는 ‘윷이야’, ‘모야’ 하는 흥겨운 추임새와 함께 전통 놀이를 즐기며 소통과 화합의 시간을 가졌다. 김진홍 관장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주민들과 함께 웃고 소망을 나눌 수 있어 뜻깊다”며 “앞으로도 지역 주민과 가까이 소통하며 활력 있는 지역공동체 조성에 힘쓰겠다”라고 했다. 유병길 시민기자

2026-03-03

늘푸른실버타운 신경용 원장,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 수상

사회복지법인 금화복지재단 늘푸른실버타운의 신경용 원장(사진)이 노인장기요양제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보건복지부 장관 표창을 수상했다. 보건복지부는 매년 노인복지 증진과 장기요양제도의 내실화에 헌신한 유공자를 발굴해 포상하고 있다. 이번 시상식은 지난달 25일 개최됐다. 현장 지키며 서비스 질 향상을 주도한 신 원장은 지난 2009년 늘푸른실버타운을 설립한 이래, 약 17년간 장기요양서비스의 전문성을 강화하고 현장 중심의 돌봄 체계를 구축하는 데 앞장서 왔다. 특히 ‘어르신을 섬기고 존중하는 돌봄’이라는 운영 철학을 바탕으로 ▲시설 운영의 투명성 확보 ▲장기요양 서비스의 질적 개선 ▲현장 종사자 처우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하며 모범적인 시설 운영 모델을 제시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노인복지의 공공성을 강화한 신 원장은 현장 운영뿐만 아니라 제도적 환경 개선에도 힘을 쏟았다. 노인요양시설을 포함한 사회복지시설의 ‘사설 안내 표지판 설치 대상 확대’를 위한 법적 근거 마련에 기여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를 통해 장기요양기관에 대한 시민들의 접근성을 높이고 시설의 공공성을 강화하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 원장은 “이번 표창은 현장에서 묵묵히 어르신들을 위해 헌신해 온 모든 직원과 함께 받은 상이라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어르신의 존엄성을 지키고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을 최우선 가치로 삼아, 지역사회와 상생하는 노인요양시설이 되도록 정진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방종현 시민기자

2026-03-03

대구회생법원 3일 오후 4시 공식 개원...초대 심현욱 법원장 임명

대구회생법원이 3일 오후 4시 대구지방법원 신별관 5층 대강당에서 개원식을 연다. 1일부터 개원한 대구회생법원은 독립 법원으로 출범하며, 초대 법원장에는 심현욱 전 울산지방법원 부장판사가 임명됐다. 소속 판사는 법원장을 포함해 총 9명이다. 회생법원은 대구 이외에 광주와 대전에도 추가로 설치됐다. 이에 따라 국내 회생법원은 기존 서울 부산 수원 중심에서 전국 권역별 대표 법원 체계로 가동된다. 대법원은 고금리 고물가 등 경제난에 시달리면서 채무 해결에 어려움을 겪는 개인과 기업의 사법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회생법원 확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개원식에는 서경환 대법관, 주호영·윤재옥 의원과 이만규 대구시의회 의장 등이 참석한다. 대구회생법원은 임시 청사에서 우선 운영에 들어간다. 청사는 대구 수성구 범어동 대구지법 청사 4층 기존 도서관 자리에 우선 마련한 뒤 달서구 이곡동 옛 대구식품의약품안전청 건물을 리모델링해 내년 9월쯤 신청사로 활용한다. 지난해 대구지법에 접수된 개인 회생은 1만2304건, 개인 파산은 4167건으로 각각 전년 대비 10%, 1.4% 증가했다. 법인 회생도 105건으로 전년보다 19.3% 늘었다. 심현욱 초대 대구회생법원장 “지역 기업과 개인 도산 사건을 전담 처리하고, 기업 구조조정과 소상공인 재기 지원에 중점을 둘 계획“이라고 운영 방침을 밝혔다. /김재욱기자 kimjw@kbmaeil.com

2026-03-03

대구·경북 3일 흐리고 강풍 동반 비·눈⋯동해안 풍랑 주의

대구·경북은 정월대보름인 3일 대체로 흐린 가운데, 동풍을 타고 유입된 하층운의 영향으로 월식을 관측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 오후까지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에는 비 또는 눈이 내린다고 예보했다. 경북 내륙과 울릉도·독도는 아침까지 비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경북 북동 산지의 예상 적설량은 1㎝ 안팎, 예상 강수량은 5~10㎜다. 그 밖의 지역은 경북 동해안 5~10㎜, 울릉도·독도 5㎜ 안팎, 경북 내륙 1㎜ 안팎의 비가 예상된다. 낮 최고기온은 7~13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이날 경북 동해안에는 순간풍속 시속 70㎞(20㎧)를 웃도는 강풍이 불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북쪽에 고기압, 남쪽에 저기압이 자리한 ‘북고남저’ 기압계에서 두 기압계 간 거리가 좁혀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현재 영덕·울진 평지·포항·경주·울릉도·독도에는 강풍주의보가, 동해 남부 북쪽 안쪽·바깥 먼바다에는 풍랑경보가, 동해 남부 앞바다에는 풍랑주의보가 발효 중이다. 동해 남부 해상은 4일까지, 동해 중부 해상은 5일까지 바람이 시속 30~70㎞(9~20㎧)로 강하게 불고 물결이 2~4m로 높게 일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비와 눈이 내린 뒤 기온이 떨어지면서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나타날 수 있다”며 “강풍과 풍랑으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3

30년을 한결같이···부드러운 탕수육 올려 먹는 간짜장 맛집

‘진아’반점은 이름부터 좋았다. 오래 함께한 ‘철학의 위안’ 독서 모임에 진아라는 이름을 가진 회원이 두 명이라서 그랬다. 어디서나 행동이 엽렵한 이진아 선생님, 깊은 독서를 하며 깜찍한 김진아 선생님. NAVER에서 우리 집 근처 반점을 검색하니 진아 반점이 제일 가까웠다. 별점 점수도 높아서 아들에게 소문이 어떠하냐고 물으니, 이미 예전부터 맛집으로 알려진 집이라 했다. 첫날 시킨 모든 음식이 다 맛있었다. 그렇게 7년 가까이 단골이 되었다. 요즘엔 반점이라는 말을 쓰지 않고 중국집이란 표현도 드물다. 초등학생 수업에서 중국집 자주 시키는 메뉴 적기 해보자 하니, 그게 뭐냐고 되물어 짜장면 파는 집이라 하니 알아들었다. 세대에 따라 자주 부르는 명칭도 다르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커피숍이라 하던 것을 카페라고 한다. 반점은 飯(밥) + 店(가게)로, ‘밥을 파는 가게’라는 뜻이 기본 어원으로 중국식 식당·숙박시설을 가리키는 말로, 중국 음식을 파는 식당이다. 중국의 전통적 여관이 밥도 함께 팔았기 때문이다. 동유럽 여행 전 오늘 저녁은 한국적인 식사로 중식을 정했다. 짜장면과 탕수육은 중국 음식이라기보다는 한국인에게 사랑받는 한식이라고 할만하니까. 진아 반점은 간짜장 맛집이다. 하지만 오늘은 옛날식 짜장면을 먹고 싶어서 기본 짜장면과 탕수육과 밥을 좋아하는 아들을 위해 잡채밥을 시켰다. 30분 후 사장님이 직접 우리 집 벨을 눌렀다. 은색의 철가방이 아닌 벽돌색 철가방에서 음식을 꺼내놓았다. 계산은 포항사랑카드로 결재했다.(나중에 계산서를 자세히 보니 천 원을 덜 받으셨다. 다음번 주문에 꼭 말씀 드려야지.) 가장 마음에 드는 사실은 담아 온 그릇이 일회용이 아니라 다회용이었다. 요즘 배달 음식은 대부분 플라스틱이나 스티로폼 그릇에 담겨 온다. 음식과 함께 분리수거 해야 할 쓰레기가 함께 오는 것 같아 다회용기를 쓰는 가게가 드물어 더 반가웠다. 카드를 돌려주고 사장님께 장사를 시작한 지 얼마나 되었느냐고 여쭈니, 30년이 넘었다고 한다. 몇 달 전 가게를 이전했고, 가게에 직접 방문해서 먹을 수는 없고 배달이나 포장만 가능하다고 했다. 배달비는 없다. 식탁에 술 한 병과 함께 상을 차렸다. 짜장면을 먼저 비볐다. 그 전에 위에 올려진 달걀을 먹었다. 반이던 것이 4분의 1쪽이다가 달걀값이 치솟자, 오늘은 6분의 1 크기였다. 머지않아 짜장면 위에 달걀이 사라질 수도 있겠구나. 배달 속도에 따라 떡이 되어 한 덩어리가 되면 비벼지지 않는데 신속하게 달려온 사장님 덕에 술술 잘 버무려졌다. 한 입, 달달한 맛이 중학교 졸업식 날에 엄마가 시내에 나가 사 주시던 그 맛이었다. 노란 단무지를 곁들이니 그저 그만이다. 아들 앞에 놓인 잡채밥을 한 숟가락 떴다. 잡채 면은 부드럽고 짜장 소스에 밥까지 잘 어우러졌다. 짝꿍인 달걀국은 비린 맛 없이 후루룩 넘어갔다. 서비스로 준 만두도 맛있었다. 탕수육을 맛 볼 차례, 찍먹이냐 부먹이냐 따질 시간에 한 점이라도 더 먹자는 의견에 한 표 던지며 바쁘게 젓가락질의 속도를 높였다. 어떤 집은 너무 바삭해서 입천장이 긁히기도 해서 몇 점을 탕수육 소스에 담궈 놓았다가 눅진해지면 먹었는데 진아 반점의 탕수육은 부드러워서 그럴 필요가 없다. 바삭파라면 실망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기를 신선한 재료를 사용하는지 돼지고기 특유의 냄새는 전혀 없어서 좋았다. 순식간에 그릇을 비웠다. 아들이 다음엔 이 집의 시그니처 메뉴인 간짜장과 국물에 별거 없는 거 같은데 깔끔하고 시원한 짬뽕을 시키자고 했다. 진아반점 경북 포항시 북구 삼흥로100번길 54 가동 1층 107호 (054)248-9434. /김순희 시민기자

2026-03-02

류운룡 선생 작은 기도단, 430년 동안 보존되어오다

겸암 류운룡 선생은 서애 류성룡 선생의 형으로, 임진왜란(1592년) 당시 피난을 내려왔다가 1601년에 세상을 떠났다. 그러나 정유재란(1598년)까지 이어진 전쟁 속에서 그는 노모와 100여 명의 식솔을 이끌고 약 4년간 봉화 춘양면 감동골에 머물며 나라를 구하기 위한 기도를 올렸다. 현재 그곳에는 그의 기도단이 사과밭 한가운데 보존되어 있다. 이 기도단은 밭 소유주와 마을 주민들의 순수한 정성으로 400여 년 동안 지켜져 왔다. 겉보기에는 소박하지만, 오랜 세월 이어져 온 희생과 노력의 가치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기도단은 비만으로 쉽게 사라질 듯한 모습이지만, 50cm 높이의 비석 돌이 세워져 있고 그 앞에는 술잔을 올릴 수 있는 편평하고 납작한 돌이 제단처럼 놓여 있다. 사방을 2m 정도 작은 돌들로 둘러쌌으며, 단의 형태를 유지하고 있다. 백두대간의 한 줄기인 문수산 자락에 자리한 이 마을은 태백산, 구룡산, 옥석산에서 발원한 운곡천이 흐르고, 사방이 1200m 이상의 고봉들로 둘러싸인 산골짜기이다. 그럼에도 마을 앞에는 넓은 경작지가 있어 피난민들이 잠시 머무르기에 적합했다. 풍수지리에 밝았던 류운룡은 정감록에 언급된 십승지 중 하나인 봉화 감동골을 은신처로 삼았을 것이다. 당시 동생 류성룡은 좌의정(도체찰사), 영의정의 자리에 있었으나, 노쇠한 어머니 봉양과 전쟁 구호를 위해 해직을 청하고 고향을 떠나 감동골로 피난했다. 이곳에서 그는 ‘징비록’(국보 132호) 집필을 시작했다. 왜군 모리 요시나리는 조선 선조가 한양을 버리고 떠난 뒤 강원도 삼척까지 진격해 원주를 눈앞에 두고 있었다. 류성룡 일가가 봉화로 피신했다는 첩보를 입수한 그는 전쟁 승기를 잡기 위해 두 갈래 군사를 보냈다. 한 부대는 소천면 고선리에서 현동천을 따라 남하했고, 다른 부대는 소천면 현동을 거쳐 화장산으로 향하며 류운룡 일가를 포획하려 했다. 이에 봉화 의병장 류종개는 600여 명의 의병을 모아 살피재에 매복시켰다. 왜군 선발대가 살피재를 지날 때 의병은 활과 창으로 공격해 1000여 명을 사살하고 깃발과 말을 빼앗는 전과를 올렸다. 그러나 이틀 뒤 3000여 명의 본진이 도착하자 조총 앞에 의병은 장렬히 전멸했다. 이 전투로 왜군은 류성룡 일가 포획과 안동 진출 계획을 포기하고 울진으로 퇴각했으며, 류운룡 선생과 식솔은 구사일생으로 화를 면했다. 당시 움막 생활 중이던 류운룡 선생이 심은 세 그루의 감나무 중 두 그루는 지금도 열매를 맺고 있으며, 그가 사용한 샘물도 여전히 흐르고 있다. 감동골 입구 도로변에는 20여 년 전 문중에서 세운 겸암 류운룡 유적비(文敬公謙菴柳先生道心村遺蹟碑)가 역사를 알리고 있다. 사과밭 한가운데 자리한 기도단은 마을 주민 외에는 알기 어렵다. 평범한 돌로 세워졌지만 430년 동안 지켜온 정성과 류운룡·류성룡 선생의 효심, 구국 정신은 후대에 전할 가치가 크다. 관에서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관리해 역사의 산 교육장으로 활용할 방안을 모색했으면 한다. /류중천 시민기자

2026-03-02

자식이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

지난 화요일은 3월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둘째 아이의 예비 소집일이었다. 이날은 1월 중학교를 졸업하고 아이가 공식적으로 처음 학교 문을 들어선 날이기도 했다. 며칠 전에는 중학교 전화번호가 아닌 새로운 학교의 전화번호로 예비 소집일에 대한 안내 문자가 도착했다. 이 새로운 전화번호에도 익숙해져야지 하고 내용을 훑었다. 아침부터 시간에 늦지 않게 준비했다. 준비한 새 교복을 챙겨 입고 가방도 확인했다. 학교 정문에 도착하니 안내해 준 시간이 많이 남았음에도 벌써 많은 수의 아이들이 부모님 차에서 내리거나 삼삼오오 걸어서 교문을 들어서고 있었다. 급히 택시를 타고 온 아이의 모습도 보였다. 아이를 정문에서 내려주고 뒷모습을 바라본다. 벌써 이렇게 자랐나 싶기도 하고 학교에서의 3년을 잘 꾸려가기를 미리 응원했다. 그리고 아이의 방학 생활이 스친다. 방학이고 예비 고등학생이라 학원도 평소보다 가는 날이 늘었다. 같은 시내권이어도 집에서 30분 거리다. 방학이라 차량 운행을 하지 않으니 먼 거리를 매일 아이를 태워 주고 태워 왔다. 차에서 내리는 아이에게 잘 다녀오라 말하지만 아이는 밝은 대답 대신 큰 반응 없는 무덤덤한 표정이다. 학원 가까이 도착하면 손가방을 들고 거리를 오가는 아이들의 분주한 발걸음이 눈에 들어온다. 초등학생부터 그보다 더 덩치 큰 중·고등학생들까지 부지런히 발걸음을 옮기고 있다. 아파트를 마주한 상가에는 대부분이 수학과 영어 학원이 자리를 채우고 있다. 어느 날은 입구의 그리 크지 않은 상가의 학원 수를 세어보니 수학학원만 다섯 개다. 그 사이를 방학임에도 아이들은 쉼 없이 학원을 오가고 있었다. 아이들의 바쁜 걸음 속에는 부모들의 한 가지 생각도 분명 들어 있을 것이다. 아무래도 내 자식이 남들보다 잘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수업을 마치고 온 아이와 대화하다가 친구 이름을 대며 일주일의 시간표를 비우고 서울 강남의 입시컨설팅 업체에서 상담을 받고 왔다고 전했다. 명문대라는 입시의 성공을 위해서였다. 내 자식이 이름만 다 들으면 아는 좋은 학교, 좋은 직장에서 좀 더 나은 위치에 있기를 바라는 부모의 기대를 아이들은 받고 있다. 아이의 친구도 마찬가지였을 터다. 예비 소집일이 마치는 시간이 가까워지니 아이들을 다시 태우러 온 부모님들의 차량이 주차장으로 부지런히 올라오고 있다. 어느새 주차장은 금세 가득 찬다. 가운데 이중 주차까지 이어진다. 그리고 모두 차 안에서 아이를 기다렸다. 익숙한 자신의 아이가 나오길 목을 빼고선. 아이가 나오기를 기다리는데 먼저 차를 발견하고 안으로 들어온다. 오늘 인사한 같은 반 아이들과 선생님이 어땠는지 먼저 물었다. 담임 선생님은 여자 수학 선생님이라고 전하며 같은 반이 된 중학교 친구들과도 인사를 했다고도 했다. 새로 받은 교과서를 강당에서 3층인 교실까지 옮기느라 시간이 걸렸고 급식소도 좀 멀다고 말했다. 교문을 지나가며 3년간 이 길을 함께 해야 하는구나 싶다. 아침 일찍 길을 나서야 하고 밤늦게 아이를 마중 나가야 한다. 교문을 수없이 드나들어야 하는 시간 속에서 아이의 앞날이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이 함께 얹혔다. 그러면서 자식은 부모의 뒷모습을 보고 자란다는 말을 떠올렸다. 내 자식이 잘되기를 바란다면 일상의 삶에서 보여 주는 수밖에 없지 않을까 한다. 세상에 큰 인물은 되지 못해도 해를 끼치지 않는 부모의 뒷모습을 말이다. /허명화 시민기자

2026-03-02

대구·경북 2~3일 비·눈⋯북동 산지 최대 30㎝ 이상 폭설

대구·경북은 2일 대체로 흐린 가운데 3일 오후까지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 대구지방기상청은 이날부터 3일 오후까지 대구·경북에 비 또는 눈이 이어지겠다고 예보했다. 예상 적설량은 경북 북동 산지 10~20㎝(많은 곳 30㎝ 이상), 경북 북동 내륙 3~8㎝, 경북 서부 내륙과 북부 동해안 1~5㎝다. 예상 강수량은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 10~40㎜, 그 외 대구와 경북 내륙, 울릉도·독도 5~20㎜로 예보됐다. 눈이 내리는 지역에서는 가시거리가 급격히 짧아지고, 눈이 쌓인 뒤 얼어 빙판길이 되는 곳이 많겠다. 많은 눈으로 축사와 비닐하우스, 약한 구조물 붕괴 등 시설물 피해가 우려되며, 도로 결빙으로 차량 고립 가능성도 있는 만큼 사전에 교통 상황을 확인해야 한다. 이날 낮 최고기온은 6~9도로 예상된다. 미세먼지 농도는 청정한 동풍 기류 유입과 강수 영향으로 ‘좋음’ 수준을 보이겠다. 동해 앞바다의 물결은 1.0~3.5m, 동해 안쪽 먼바다의 파고는 1.0~3.5m로 전망된다. 3일은 흐린 가운데 대구·경북 내륙은 아침까지, 경북 동해안과 북동 산지는 오후까지 비 또는 눈이 이어지겠다. 울릉도·독도는 아침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보인다. 아침 최저기온은 0~7도, 낮 최고기온은 7~13도로 예보됐다. 미세먼지 농도는 청정한 북동풍 유입으로 ‘좋음’ 수준이 예상된다. 동해 앞바다의 물결은 1.0~3.5m, 동해 안쪽 먼바다의 파고는 1.5~4.5m로 일겠다. 4일과 5일은 가끔 구름이 많겠고, 경북 동해안과 울릉도·독도는 대체로 흐리겠다. 4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3도, 낮 최고기온은 9~14도의 분포를 보이겠다. 5일 아침 최저기온은 영하 4~4도, 낮 최고기온은 9~15도로 예상된다. 6일에는 다시 비 또는 눈이 내리겠다. 아침 기온은 영하 4~6도, 낮 기온은 8~14도로 평년(최저기온 영하 2~3도, 최고기온 10~14도)과 비슷하겠다. 7일 오전에는 흐리다가 오후에 대체로 맑아지겠다. 아침 기온은 영하 4~3도, 낮 기온은 8~12도로 예보됐다. 동해 남부 해상의 물결은 오전에 1.0~3.0m로 다소 높게 일겠다. 기상청 관계자는 “기압골의 발달과 위치, 이동 속도 등 주변 기압계 변화에 따라 강수 구역과 시점, 강수 형태가 달라질 수 있다”며 “앞으로 발표되는 최신 예보를 참고해달라”고 말했다. /장은희기자 jangeh@kbmaeil.com

2026-03-02

107년 전 ‘일제 심장부’ 뒤흔든 사자후⋯포항 육거리에 되살아나다

1일 오전 10시, 포항시 북구 육거리 광장. 3월의 꽃샘추위가 살을 에고 잿빛 구름이 낮게 내려앉았지만, 광장을 가득 메운 태극기의 기세는 꺾이지 않았다. 시민들의 머리에 둘러진 ‘대한독립’ 머리 끈은 107년 전 일제가 ‘특별 관리 지역’으로 선포할 만큼 삼엄했던 포항의 심장부를 다시금 일깨웠다. 포항 중앙동개발자문위원회가 주관한 ‘여천 3·1만세운동 재현 문화제’는 단순한 기념식을 넘어선 ‘역사의 복원’이었다. 하얀 두루마기를 입은 시민 200여 명은 1919년 당시 일본인 거주 비율이 25%에 달하고 헌병대와 경찰서가 밀집했던 ‘일본 통치의 본거지’ 여천 장터(현 소망교회 자리)를 향해 발을 내디뎠다. 당시 여천 만세운동은 기록이 증명하는 ‘경북 최초’의 거사였다. 장두대 행사추진위원장은 기념사에서 “주민 6500명 중 2400명이 참여해 40명이 숨지고 280명이 투옥된 처절한 사투였다”며 “일제의 총칼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던 그 무명의 민초들이 오늘 우리가 누리는 자유의 뿌리”라고 강조했다. 행렬 속에서 목이 터져라 만세를 외치던 정두경 씨(66)는 붉게 상기된 얼굴로 태극기를 흔들었다. 정 씨는 “날씨가 춥지만, 나라를 되찾으려던 선조들의 절박함에 비하면 이 정도 추위는 아무것도 아니다”라며 “포항이 이토록 뜨거운 항일의 성지였다는 사실이 오늘따라 유독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대열의 한 축을 담당한 영일고등학교 3학년 안유람 군(19)의 눈빛도 사뭇 진지했다. 안 군은 “교과서로만 보던 역사를 하얀 두루마기를 입고 직접 걸어보니까 느낌이 진짜 묘하다”며 “우리가 당연하게 누리는 일상이 선조들의 엄청난 희생으로 만들어진 선물이라는 걸 오늘 친구들과 제대로 배우고 간다”고 전했다. 행진이 이어지는 동안 중앙상가 일대는 거대한 태극기 물결로 뒤덮였다. 회색빛 하늘과 대비되는 하얀 두루마기 물결은 도심의 삭막한 풍경을 압도했다. 길을 가던 시민들은 잠시 발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숙이거나 함께 주먹을 쥐며 화답했다. 종착지인 소망교회 앞마당에서 터져 나온 마지막 만세 삼창은 빌딩 숲을 지나 영일만 앞바다까지 닿을 듯 강렬했다. 이창우 포항시 북구청장은 “우리가 딛고 선 이 땅은 선열들이 목숨을 짚풀처럼 버려가며 지켜낸 고귀한 터전”이라며 “오늘 육거리에 울려 퍼진 숭고한 함성은 과거의 기록에 머물지 않고 포항의 미래를 깨우는 거대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3-01

10cm 주저앉았던 죽도시장 ‘동빈교’, 543일 만에 다시 열렸다

“천천히 진입하십시오!” 28일 오후 2시 정각, 포항시 북구 죽도시장의 핵심 관문인 ‘동빈교’. 현장을 통제하던 주황색 라바콘이 일제히 치워졌다. 지난 2023년 8월, 노후화로 인한 상판 침하 사고로 통행이 전면 금지됐던 동빈교가 543일 만에 시민의 품으로 온전히 돌아온 순간이다. 개통과 동시에 동빈교는 전 구간에서 원활한 흐름을 보였다. 포항시는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지난해 9월 1차 구간을 임시 개통한 데 이어, 이날 남은 2차 구간 공사까지 모두 마무리했다. 현장에 배치된 모범경찰의 능숙한 수신호가 이어지자 차량들은 칠성천 복개 구간과 죽도시장 방면으로 막힘없이 뻗어나갔다. 평소 죽도시장을 자주 찾는다는 오모 씨(70)는 “그동안 다리가 막혀 좁은 골목으로 뱅뱅 돌아오느라 장 보러 오기가 참 번거로웠다”며 “오늘 길이 열리는 걸 직접 보니 십 년 묵은 체증이 내려가는 것처럼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동빈교는 동빈내항과 칠성천 복개 구간이 만나는 지점으로 죽도시장 물류와 관광객 이동의 핵심 동선이다. 1989년 준공된 옛 다리는 사고 당시 4개 차로 중 3개 차로가 약 10cm가량 가라앉으며 붕괴 우려를 낳았다. 시는 시민 안전 확보를 위해 교량 전체를 철거하고 길이 20.6m, 폭 18.0m 규모의 새 교량을 튼튼하게 다시 세웠다. 그동안의 공사 과정은 상인들에게 인고의 시간이었다. 죽도시장에서 점포를 운영하는 상인 박모 씨(44)는 “그동안 차선이 좁아 통행이 불편하고 공사 소음도 심해 손님 발길이 예전보다 뜸했다”며 “이제 번듯한 관문이 새로 생겼으니 멀어졌던 손님들이 다시 기분 좋게 시장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다”고 기대를 전했다. 포항시는 이번 전면 개통으로 우회 운행에 따른 교통 불편이 상당 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시 관계자는 “장기간 공사 불편을 감내해 준 시민들께 감사드린다”며 “전면 개통 이후에도 주변 도로 침하 여부와 시설물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해 안전사고 예방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혔다. 글·사진 /단정민기자 sweetjmini@kbmaeil.com

2026-02-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