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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허하게만 느껴지는 `입양의 날`

정상호 기자
등록일 2011-05-12 21:36 게재일 2011-05-12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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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양이란 아주 어린 시절부터 부모를 잃게 된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정을 찾아주는 참으로 의미있는 일이다. 자칫하면 부모와 가정이 결여된 열악한 경제·정서적 환경에 버림받아 정상적인 사회진입을 하지 못하게 될지도 모를 유약한 생명을 긴 시간에 걸쳐 보호하고 양육해주는 것으로 사랑과 인륜의 집약이라고 할 수 있다. 6·25 전쟁 이후에는 한동안 전쟁고아들이 많이 국외입양됐고 지금도 미혼모나 이혼 등 여러가지 이유로 입양대상 아동이 한해 대략 1만명에 이른다고 한다. 그러나 실제 입양이 이루어지는 건수는 해마다 전체적으로 줄고 있고 입양 후에도 절반 이상이 파양되는 등 입양사업이 여전히 제자리를 못찾고 있어 입양의 날을 맞은 11일 더욱 안타깝고 씁쓸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가 2007년부터 국외입양을 줄이고 국내입양을 늘리기 위해 국외입양 아동수를 해마다 10%씩 줄이는 쿼터제를 도입했으나 별 효과를 얻지 못하고 있다. 제도 시행 첫해인 2007년에는 국내입양자 수가 1천388명으로 전년보다 4% 늘었으나 2008년 1천306명으로 오히려 줄었고 그후 2009년 1천431명, 2010년 1천462명으로 이렇다 할 증가를 보이지 않고 있다. 반면 국외입양의 경우 쿼터제 영향을 받아 2007년 1천264명으로 전년보다 30% 이상 줄어든 이후 매년 10%씩 감소해 올해는 900명대로 떨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고 한다. 아동수출국이란 오명을 벗기 위해 국외입양 쿼터제를 도입했지만 국내입양이 기대만큼 실현되지 않아 전체 입양아 수만 고스란히 줄어드는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이다. 2000년까지는 입양대상 아동의 40% 이상이 새로운 부모의 품을 찾았지만 2007년 이후엔 20% 대로 크게 떨어졌다고 한다.

이 시점에서 입양정책을 전반적으로 새로이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된다. 아무리 좋아 보이는 정책도 사회적으로 수용할 준비가 돼있지 않으면 좋은 정책이라 할 수 없다. 실효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쿼터제의 경우만 하더라도 국외입양 감소분을 국내입양으로 흡수한다는 것을 전제로 하고 있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한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국내입양의 경우 절반 이상이 양부모로부터 버려지는 파양을 겪는다는 사실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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