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7명 구속… 정몽규 총재 “팬들에 사죄 재발방지 약속”
경찰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신사동 프린세스호텔의 한 객실에서는 30일 오후 1시40분께 프로축구 챌린저스리그 서울유나이티드 정종관(30) 선수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정씨의 시신 옆에서 “승부 조작의 당사자로서 부끄럽다”는 내용의 A4크기 종이 한장과 메모지 4장으로 된 유서가 발견됐다. 현재 3부리그 격인 챌린저스리그에서 뛰고 있는 정 선수는 K리그 전북현대에서 2009년까지 미드필더로 뛰었었다.
이와 관련해 창원지검은 정 선수가 승부조작 수사 대상 중 한명이었다고 확인했다. 정 선수가 선수들과 브로커를 연결해 준 혐의로 지난 25일 체포영장이 발부됐으나 잠적한 상태였다는 것이다.
정 선수는 승부조작에 참여할 선수를 포섭하기 위해 대전시티즌 미더필더 박모(26)씨와 광주FC 골키퍼 성모(31)씨에게 1억2천만원과 1억원을 건넨 혐의로 지난 21일 구속된 브로커 김모(27)씨와 또다른 브로커 김모(28)씨와 같은 고등학교 축구부 선후배 사이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지난 6일에는 서울 구간 경부고속도로 만남의 광장에 주차돼 있는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인천유나이티드 골키퍼 윤기원(24) 선수가 숨진 채 발견됐다. 이 사건 때도 주변에서는 승부조작 사건에 희생됐을 가능성을 제기했었다.
한편 프로축구 승부조작 사건을 수사 중인 창원지검 특수부는 지금까지 프로축구 선수 5명과 브로커 2명 등 총 7명을 구속했다.
29일 경우 돈을 받고 자신이 뛴 경기에서 승부조작을 한 혐의로 신모(26) 양모(25) 김모(27)씨 등 대전시티즌 현역선수 3명이 구속됐으며, 이들은 4월6일 열렸던 `러시앤캐시컵 2011` 대회 대전시티즌-포항스틸러스 전에서 승부를 조작하는 대가로 같은 팀 미드필더 박모(26·구속)씨로부터 1천만~4천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승부조작이 알려지면서 프로축구 자체의 존립 기반이 흔들리는 상황이 닥치자 정몽규(49) 한국프로축구연맹 총재는 30일 팬들에게 사죄하고 재발 방지를 약속했다.
정 총재는 이날 오후 서울 축구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사건은 30년 간 지속해 온 K리그는 물론 한국축구의 근간을 흔드는, 절대 일어나서는 안 될 일이라는 점을 깊이 인식한다”고 말했다. 정 총재는 정부 및 대한축구협회와 협력해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서 K리그의 승부조작을 근절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그는 “어떤 어려운 상황이 발생하더라도 경기는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승부조작의 주요 표적인 리그 컵대회의 존폐 논란에 대해서는 “예선부터 토너먼트로 치르거나 상위권 팀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주는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며 “충분히 경쟁력 있는 대회로 만들면 불법 승부조작이 끼어들 여지가 훨씬 줄어들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견장에 동석한 안기헌 사무총장은 “몇몇 선수가 불법 베팅에 참여하고 있으나 과거보다는 상당히 줄어들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선수들은 스포츠토토를 해서는 안 되지만 불법 사설 토토가 더 문제”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정철화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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