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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태권도協 전무 자살

김영태·최원준기자
등록일 2011-06-21 21:24 게재일 2011-06-21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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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태권도협회 간부가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비리 수사와 관련해 전국에서 유력 인사들이 목숨을 끊는 일이 잇따르는 가운데 발생한 사건이어서 경위를 두고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20일 새벽 1시께 영천시 교촌동 한 태권도체육관에서 경북태권도협회 전무이사 최모(48·구미)씨가 목을 매 숨져 있는 것을 119구조대가 발견했다.

구조대는 최씨가 귀가하지 않는다는 가족들의 신고에 따라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체육관을 찾았다.

최씨는 구미에 살지만 경북도협회사무실은 영천의 이 체육관에 있다.

최씨는 체육관 바닥에 A4용지 2장 분량의 유서를 남긴 점으로 미뤄 경찰은 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최씨는 유서에서 “돈한번 만져보지 못하고 책임을 피할 수 없구나, 조성하고 챙기고 먹고 재주부린 사람 따로 있고 모함과 이간으로 업무를 제대로 보지 못해 지쳤다”고 밝혀 자살 배경의 궁금증이 커지고 있다.

이에 앞서 대구지검 김천지청은 협회 운영비 중 지자체 보조금과 현수막 설치비, 홍보비 등 수 천 만원을 빼돌린 혐의로 경북태권도협회에 대해 내사를 벌여왔다.

검찰은 지난 5월 11일 경북도협회 사무실을 압수수색해 회계장부와 컴퓨터 등을 확보하고 경북태권도협회 직원 등을 소환해 횡령 여부를 조사했다.

숨진 최씨는 각종 대회를 준비하면서 지자체 보조금과 현수막 설치비, 홍보비 등 협회 운영비를 빼돌린 혐의로 지난 달 2차례에 걸쳐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 소환조사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씨에 대한 혐의 사실을 상당 부분 확인하고 조만간 기소할 예정이었다.

최씨의 유서에는 또 “이간과 모함으로 업무 한번 제대로 해보지 못했다. 할 수도 없고 안 할 수도 없고 힘이 들어 더 이상 견디지 못하겠다. 나를 음해하고 공격하는 등 부정한 짓을 저지른 사람들의 면모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써 최씨의 자살에 얽힌 문제들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어 파문이 예상된다.

경북도태권도협회 간부 A씨는 “각종 대회 광고물제작을 비롯한 대회운영을 놓고 임원들간에 사소한 말다툼이 있어던 것은 사실이지만 자살을 할만큼 심각한 갈등은 아니었다”며 “안타까운 일이 생겨 당황스럽고 지역 태권도인들이 한뜻으로 힘을 모아 슬기롭게 대처해 나가도록 노력하는 중이다”고 말했다.

한편 경북도태권도협회는 20일 오전 임시 운영위원회를 열어 사고수습 및 장례절차 등을 논의했다.

/김영태·최원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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