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1년만 근무하면 울릉도를 떠난다. 이 탓에 주민들은 울릉군 보건의료원을 상처 치료, 감기 등 간단한 병이나 고치는 동네 의원으로 치부해왔다.
그러나 46세의 젊은 노총각 김영헌 원장이 울릉군 보건의료원을 맡으면서 확 달라졌다. 원장이 직접 진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신뢰를 얻었고 공중보건의사들이 친절해 지고 환자에 대한 사명감도 높아졌다.
이후 환자가 크게 늘었고 육지병원으로 나가는 환자는 많이 줄었다. 맞춤의사가 있다면 울릉군 보건의료원장에 김 원장이 딱 맞춤형일 게다.
김 원장의 나이가 만 46세. 욕심이겠지만 정년인 60세까지 보건의료원에 근무한다면 울릉군 내 성인병환자는 물론 병원을 찾는 모든 환자들의 얼굴만 보면 병을 꿰뚫어 볼 수 있을 게다.
서울의 유명 종합병원 입구에는 의사들의 얼굴과 함께 `당신들이 대한민국 국민의 평균 나이 1살 높이고 있다`고 적혀 있다. 김 원장이 울릉도주민들의 평균 나이 1살을 높이고 있는지 모른다. 아니 10년 뒤쯤에는 분명히 그럴 게다.
그런 김 원장이 7일 3년 임기가 끝난다. 김 원장은 3년전 공모를 통해 모셔왔다. 자신이 운영하던 병원을 버리고 울릉도를 찾은 만큼 3년 전에는 사명감과 의욕이 넘쳤을 것이다. 하지만 잠시나마 울릉도를 떠날까 망설였고 고뇌 끝에 다시 3년 더 일하기로 울릉군과 계약했다. 울릉군민들로서는 참 다행스럽다. 김원장은 3년 전 경쟁을 통해 어렵게 원장을 맡았다. 연임은 큰 어려움 없이 할 수 있지만 썩 내키지 않은 눈치였다.
3년 전보다 의료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졌고 이제 환자들이 의료원을 신뢰하고 원장을 믿고 찾는다. 이 사실은 누구보다도 김 원장 자신이 더 잘 안다. 의사는 수입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을 간절히 필요로 하는 환자가 있다는 것이다. 김 원장은 3년 전 의욕적으로 일해보겠다며 울릉군 보건의료원을 지원한 자신을 되돌아 보며 더욱 분발해 주기 바란다.
울릉군도 김 원장이 3년 전 의욕과 의지가 왜 꺾였고 떠날까를 망설였는지 반드시 알아야 한다. 그리고 그가 끝까지 의료원을 지키도록 도와줘야 한다. 그것이 울릉군민 평균 수명을 2살을 끌어올릴 수 있는 길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