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곳 호텔에서 혼사를 치른 한 혼주는 “포항은 왜 경주처럼 호텔다운 호텔이 없는지 그 이유를 모르겠다”며 아쉬워 했다. 그렇다고 포항사람이 비싼 돈 들여 경주까지 가서 혼사를 치를 수도 없는 처지여서 속만 탔다고 했다. 그는 경북 최고의 도시 포항에 마땅한 특급호텔 한 곳 없는 것은 수치라고 토로했다.
포항철강공단의 한 기업인은 외국 바이어나 서울 등지에서 손님이 오면 시내에 마땅한 호텔이 없다보니 북구 송라면의 모 골프텔을 호텔 대신 이용한다는 것. 이 골프장의 회원권이 있다보니 예약하기도 쉽고 가격도 적정하고 무엇보다 주변경관이 일품이라는 것. 이곳을 이용했던 바이어가 `원더풀`을 연발하며 최고의 호텔이라고 칭찬했다고 한다. 그 기업인이 포항시내에 그럴싸한 특급호텔이 있었다면 그들을 그 곳까지 안내했을까.
포항에는 300~400명의 대규모 인원이 모여 국제행사를 개최할 만한 마땅한 컨벤션센터가 없다. 포스코국제관도 그렇고, 포항 유일의 필로스호텔은 더더욱 그렇다. 포항에서 개최할 수 있는 국제행사를 경주로 빼앗길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포항시가 그동안 특급호텔 유치를 위해 많은 공을 들이고 있지만 아직까지 뭐하나 진척된 게 없다. 서울 소재 ㈜트러스트에셋매니지먼트가 지난 2007년부터 추진해 온 북구 두호동의 복합상가호텔은 지난 4월 건축허가가 났지만 여전히 착공조차 불투명하다. 달봉씨오엔이 지난 2006년부터 추진해온 송도동 디비팰리스호텔 역시 5년째 답보상태로 방치되고 있어 안타깝다.
급기야 발등에 불이 떨어진 포항시는 최근 특급호텔 유치를 위해 기발한 아이디어까지 내놓고 있다. 투자자가 특급호텔을 지어주면 그 보상으로 선물(골프장 부지)을 얹어 주겠다는 것. 시가 오죽하면 이런 발상까지 내 놓게 됐을까. 이렇게 해서라도 잘 됐으면 좋겠다. 포항에 특급호텔이 너무나 촉박하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