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라톤과 경보 코스는 도심을 순환하는 루프코스였다. 덕분에 대회기간 내내 도심을 제대로 통행할 수 없는 자가용 운전자들은 “큰 대회에 이런 정도의 불편은 감수해야 하는 것”이라며 오히려 대회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시내버스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시민들도 기꺼이 불편을 이해하고 인내했다.
입장권의 단체 판매가 많아 `사표(死票)`가 될 것을 우려했던 조직위원회가 뒤늦게 표를 구해달라는 요청에 시달렸다는 즐거운 고민도 나왔다. 마지막 날 마지막 대회까지 관중석을 메운 관중들은 세계를 향해 대구가 이만큼 자랐음을 보여주는 증표로 충분했다.
흔히 대구를 이야기하면 GRDP(지역총생산) 등 경제지표를 들어 침체되고 낙후됐다고 몰아붙인다. 거기엔 보수적이고 폐쇄적인 시민의식을 들곤 한다. 그러나 이번 대회를 통해 대구가 발전하고 성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였다. 지하철과 시내버스를 이용해서 외곽지에 있는 대구스타디움까지 가는 수고를 마다하지 않고, 세계 최고 기량의 선수들을 열렬히 환호하고, 뒤처진 선수들에게도 아낌없이 격려의 박수를 보내준 시민들. 시민들이 역대 최고 대회를 만든 주인공이다. 이런 저력으로 대구 발전을 견인해가야 한다. 2011대회에 쏟은 시민의 열정을 대구 발전에 쏟아야 한다. 여기엔 대구시가 앞장서야 한다. 대구시는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의 성공 여세를 몰아 `POST2011-글로벌대구 프로젝트`를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미 투자유치와 대구 업그레이드 등 프로젝트도 선정했다. 대구시민들이 대구시를 믿고 힘을 보태기 위한 마당이 펼쳐지는 것이다. 2011 대구대회에서 보인 대구시와 대구시민의 호흡이 대구시의 POST2011프로젝트에서도 맞춰지기 위해서는 대구시의 지도력이 필요하다. 대구시민들의 열정을 아우를 수 있는 대구시의 지도력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