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사회복지법인 어린이재단과 남산복지재단에도 2억8천만원과 2억5천만원을 건넸다. 이렇게 기부한 돈이 합계 11억7천만원에 달했다.
손씨는 겨우 세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혼자가 된 뒤 온갖 허드렛일을 해가며 모은 재산이란다. 평생 제대로 입지도 먹지도 않고, 동전 하나 허투루 쓰는 법 없이 억척같이 모은 재산을 남김없이 사회에 돌려주고 간 아름다운 기부 천사였다.
기부의 뜻은 공공을 위해 돈이나 물건, 노력 따위를 아무런 대가 없이 내어 놓는 것으로 풀이돼 있다. 자본주의 시대에 누구나 부자를 꿈꾸며 부를 축적하는데 익숙하다. 축적한 부를 대가 없이 내어 놓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비록 가난하지만 성실과 근검절약으로 모은 `부`를 지혜롭게 베풀고 사는 삶이 더 가치가 있고 존경을 받는다.
지난해 영국의 자선구호재단과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세계 기부지수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호주와 뉴질랜드, 캐나다, 아일랜드, 스위스, 미국 등이 상위권을 형성했다. 조사대상 153개국 가운데 한국은 81위였다. 그나마 일본 119위, 중국 147위보다 앞선 것이 위안이 된다. 이들 기부 선진국들은 오래전부터 민간차원의 기부문화가 활성화해 왔고 국민 생활의 일부로 인식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점차 시민사회의 기부문화가 활성화하고 있는 추세다. 이명박 대통령의 재산 환원과 재벌총수들의 통근 기부, 자신은 셋방에 살면서 수백억원을 사회에 내놓은 가수 김장훈 등 유명인들의 기부도 있고 손영자씨와 같은 가난한 서민들의 기부도 이어진다. 돈이 없는 사람들은 다양한 형태의 노력 봉사로 기부문화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은 멀어 보인다. 현재 우리나라의 개인 기부는 35%선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개인 기부 비율이 80%를 넘는 기부 선진국 미국의 절반 수준이다. 부자의 기부는 나라의 운명을 바꾸고, 서민의 기부는 나라를 아름답게 한다고 했다. 부자든 서민이든 기부는 모두 아름다운 것이다. 이웃을 배려하는 진정성과 나눔문화가 더욱 확산되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