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경찰 수사는 `윗선 개입` 의혹에 대한 실마리를 찾지 못한 채 마무리됐다. 어차피 10일간의 수사로는 확실한 물증은커녕 계좌추적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등 사건 전모를 밝히기 어려운 현실적 한계가 있었다고 경찰도 시인했다. 때문에 경찰의 수사결과를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 같다. 치밀한 사전준비가 필요한 디도스 공격을 20대 후반의 말단 수행비서가 술에 취해 우발적으로 결정했다거나 국회의장 전 비서가 만류했는데도 공격을 감행했다고 하는 등 국민의 눈에서 보면 `의문투성이`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에서조차 “혼자 했다는 것은 도저히 납득하기 어렵다”(남경필 의원)라고 의문이 제기될 정도다. 당장 민주당은 대여 공세를 이어갔다. 김진표 원내대표는 “경찰이 깃털만 건드리고 몸통은 비켜가겠다는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이처럼 경찰은 공 씨와 주변 인물들의 입만 바라보다가 `윗선 개입` 등 의혹은 파헤쳐 보지도 못하고 검찰에 사건을 송치하게 됐다.
이제 사건의 실체적 진실 규명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검찰은 사건의 진상을 철저히 밝혀내 국민의 불신을 말끔히 없애길 기대한다. 그것만이 추락한 검찰의 신뢰를 회복하는 길임을 명심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