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과부는 현행 상대평가 방식이 학생 간 과도한 내신 경쟁을 유발하는데다 최근 강화하는 창의·인성 수업을 활성화하려면 절대평가가 필요하다고 폐지의 이유를 들고 있다. 원칙적으로 옳은 지적이란 점에서 교과부의 절대평가 전환방침이 일단 방향은 맞는다고 우리는 판단한다. 실제로 1~2점 차이로 등급이 달라지는 현행 평가방식 아래서 고교 교실은 모든 친구를 잠재적인 적으로 만드는 삭막한 전쟁터로 변질해 있다. 우수한 학생이 모인 학교에선 실력이 있어도 내신성적이 좋지 않아 원하는 대학에 들어가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하지만 절대평가도 부작용이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학교 간 내신 부풀리기가 다시 성행할 가능성이 크다. 교과부는 각 학교의 평균점수가 공개돼 있어 성적 부풀리기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교육정책이나 입시제도가 조령모개식으로 자주 바뀌는 것도 문제다. 현행 상대평가도 내신 부풀리기의 부작용으로 2006년 시행한 지 고작 5년에 불과하다. 이처럼 잦은 개혁으로 교육정책이 누더기가 된 사례도 비일비재하다. 대체로 바뀔 때마다 개선은커녕 수험생과 학부모만 고생시킨다는 원성이 높았다. 모두가 공감하는 제대로 된 정책을 내놓을 자신이 없으면 현 제도를 그대로 두는 것이 가장 낫다는 지적을 교육 당국은 다시금 진지하게 되새겨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