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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 뒷북 수사 논란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1-12-29 21:02 게재일 2011-12-29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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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생 폭력 ·자살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경찰이 언론의 보도 이후에야 이와 비슷한 수사결과를 발표하는 뒷북수사를 하고 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28일 대구 수성경찰서는 사건 브리핑을 통해 CCTV 분석 결과 3명의 가해 학생이 더 있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를 한다고 했지만 이는 사건 직후 인근 주민들이 밝힌 “권군이 사는 아파트 라인에는 해당 학교 학생이 1명뿐인데 평소 4~5명 이상이 출입을 했다”는 내용의 재탕에 불과하다.

또 가해 학생이 더 있다는 언론 보도 이후에야 중간수사발표라며 가해 학생들과 함께 또다른 1명이 출입했다고 발표하는 등 뒷북 수사의 표본을 보였다.

특히 지난 27일 브리핑에는 가해 학생 부모측이 `신상정보 공개`와 `청소년 수사시간` 등에 대해 항의를 한 적이 있는냐는 질문에 “그런 적이 전혀 없다”면서 모르쇠로 일관하다가 일부 개인적인 접촉을 통해서야 겨우 확인해주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반해 대구 경찰은 28일 이번 사건과 관련 포털사이트에 속칭 `가해 학생 신상털기`를 통해 정보를 올린 20여건의 글을 확보하고 이중 신원이 확인된 9명에 대해서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혀 그 동안의 수사 관행과 다른 발빠른 행보를 보여 대조를 보였다.

이미 취했어야 할 조치인데도 불구하고 `정보통신망이용촉진 및 정보보호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를 적용해 처벌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 발표해 경찰의 뒤늦은 신상보호 처분이라는 비난을 면키 어렵게 됐다.

이어 지난 7월 권군과 같은 학교의 박모(13)양이 왕따와 괴롭힘을 당한 친구를 옹호하는 편지를 담임교사에게 전달했다가 밀고자로 몰려 압박을 받다가 자살한 사건에 대해 부모가 사건의 진상을 제대로 밝혀 줄 것을 요구했으나 당시 증거자료 및 근거 부족 등을 이유로 사건을 단순 자살로 종결짓고 수사를 하지 않기로 했다.

하지만 박양 부모측은 “학교 성적도 우수했고 의협심이 강한 딸이 자살할 당시 입은 옷에는 `날 해친 아이들`과 `구한 아이들`의 실명이 적힌 쪽지가 들어 있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히고 있어 또 다른 뒷북 수사가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경찰의 뒷북 수사와 관련해서 대구 수성경찰서 형사 총괄팀장과 담당 형사 2팀장 등 관계자들의 해명을 듣기 위해 수차례 전화를 했으나 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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