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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여중생 자살 재수사해야”

김영태기자
등록일 2012-01-02 19:27 게재일 2012-01-02 7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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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박양 차례다.

같은 반 친구들의 지속적인 괴롭힘으로 투신한 권군 사건이 구랍 31일 가해학생 2명의 구속 수감으로 일단 마무리되자 이젠 지난해 7월 같은 학교 같은 학년이었던 박모(13)양의 자살 사건도 경찰이 재수사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특히 박양은 지난해 7월 자살 당시 입었던 옷에서 발견된 A4용지 1장에 `날 해친 아이들`5명과 `날 구하려 했던 아이들`7명의 실명이 있었음에도 당시 경찰은 단순 자살로 사건을 종결지어 축소 수사라는 비난과 함께 사건을 고의 은폐한 배후가 있다는 의혹을 사고 있다. 유서에서 발견됐음에도 경찰이 적극적으로 수사를 하지 않은 것은 형평성의 원칙에 어긋난다는 것이 박양 유족들의 지적이다.

심지어 박양의 고모(43)는 “조카가 사망했을 때 경찰과 학교에서 제대로 수사를 했다면 권군 자살 사건은 막을 수 있었을 것”이라면서“권군도 조카처럼 죽음에 무기력하게 대응을 한 학교측에 절망하지 않았겠느냐” 고 반문했다.

의협심이 강했던 박양은 지난해 7월11일 같은 반의 몇몇 친구들로부터 괴롭힘을 당하는 친구의 어려움을 담임교사에게 편지로 전달하고 이를 해결해 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격분한 담임교사는 수업시간중에 반 학생 모두를 책상 위에 무릎을 꿇리는 단체 벌을 주었으나 같은반 학생들은 “누가 이런 고자질을 해서 죄없는 나까지 벌을 받게 하느냐”며 반발했다.

이어 박양은 밀고자로 찍혀 하교를 한뒤 집에서도 자신의 아버지에게 `학교가기가 두렵다`, `괴로워 죽겠다`는 불안감을 보였고 “친구집에 잠시 다녀오겠다”고 집을 나선 후 이날 오후 7시40분께 건너편 아파트 13층에서 뛰어 내렸다.

그러나 경찰은 박양의 유서가 구체적이지 않고 집단 괴롭힘에 대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며 수사를 하지 않아 배후설 등 온갖 억측을 사고 있다.

수성경찰서의 관계자는 “현재 유족들은 경찰 수사보다는 학교측의 태도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 “재수사 요청이 있을 때는 언제든지 수사할 수 있다”고 말해 재수사시 파장이 예상된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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