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전당대회는 18대 국회들어 모두 3차례 있었다. 전대 때마다 후보들이 수십억원씩 썼다는 얘기가 돌았고, 누가 어떤 지역에서 얼마를 뿌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고 한다. 또 일부 의원들이 후보들이 돌린 돈봉투를 배달하는 작업까지 했다는 얘기도 나돌았다. 이러한 소문의 일부가 고 의원의 폭로를 계기로 드러난 것이다. 비대위가 폭로 하루 만에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것은 그만큼 사태가 심각하다는 것을 말해준다. 황영철 대변인은 “고 의원이 언론에 밝힌 내용이 정당법 제50조의 `당 대표 경선 등의 매수 및 이해유도죄`에 해당한다고 보고 바로 절차를 밟아 검찰에 수사를 의뢰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고 의원은 “검찰 수사가 시작돼 나를 부를 경우 당당히 수사에 응하고 정치발전을 위해 내용을 소상히 밝히겠다”고 말했다. 이제 돈봉투 사건은 검찰의 손으로 넘어갔다. 잘못된 금권선거 구태를 뿌리 뽑기 위해서도 검찰은 성역없이 철저히 수사해야 할 것이다. 고 의원에 이은 제2, 제3의 `자기고백`이 이어지길 기대한다. 또 검찰 수사 결과 돈봉투에 관련된 인사들이 드러나면 지위 고하를 가리지 말고 출당과 제명 등 강력한 조치를 취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야말로 뼈를 깎는 자정 노력을 보여주지 않는다면 한나라당은 `차떼기 당`의 오명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당장 4월 총선에서 국민의 외면을 받을 수밖에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