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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엔 프로배구 승부조작 충격

등록일 2012-02-09 21:41 게재일 2012-02-0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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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터졌다. 이번엔 프로배구다. 프로축구계 승부조작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프로배구계에서 유사사건이 발생해 어안이 벙벙해진다. 대구지검은 2009-2010년 프로배구 V리그 당시 승부조작에 가담한 혐의(국민체육진흥법 위반 등)로 전직 배구선수 염모씨와 브로커 강모씨 등 2명을 구속했다. 프로배구계가 승부조작에 휘말린 건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다른 선수들도 승부조작에 가담했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염씨가 소속됐던 팀의 선수들을 상대로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전개에 따라 일파만파로 번질 개연성도 안고 있는 것이다. 경기장에서 그동안 환호작약해온 관중들로선 무척 당혹스러울 수밖에 없다.

이번에 적발된 승부조작도 프로축구의 경우처럼 매우 음습하다. 경기장 안에선 페어 플레이를 외치면서 경기장 밖에서는 불법 범행을 저지르고 있었던 것이다. 구속된 염씨와 강씨는 승부를 조작하기로 사전 모의한 뒤 염씨는 결정적 순간에 고의로 실수를 저질러 상대팀에 점수를 내주고 강씨는 불법 스포츠 도박사이트에 거액의 베팅을 해 수익금을 손쉽게 따냈다. 그 수익금을 서로 나눠 가진 것은 물론이다. 이는 국가대표급 선수들과 신인선수들이 대거 승부조작에 가담해 그 대가로 거액을 챙긴 2010년 프로축구 K리그를 떠올리게 한다. 선수들로선 경기장 안팎에서 `한 몸 두 마음`으로 뛰며 관중들을 감쪽같이 속여온 것이다.

프로스포츠계에는 이런 유혹과 함정이 항존한다. 이 같은 행태를 사전에 막고 강력히 다스리기 위해서는 사정당국의 추상같은 철퇴가 필요하다. 조작의 실상을 낱낱이 밝혀내고 그 가담자들에 대해선 일벌백계의 각오로 엄하게 징치함으로써 스포츠계 풍토를 맑게 유지하고 관중들의 실망감도 줄여주어야 한다. 아울러 공공연히 활개치는 불법 도박사이트들에 대해서도 단속을 강화해야 한다. 이에 앞서 무엇보다 프로스포츠계 구성원들의 각성과 다짐이 요구된다. 물론 극소수의 일탈이긴 하나 유사 사례가 재발하지 않도록 경계심을 늦추지 말아야 할 것이다. 한탕주의가 만연한 세태라고 하나 페어 플레이 정신을 구현하는 대표적 분야인 스포츠계만은 공정게임을 함으로써 사회에 모범이 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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