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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머니의 품은 인성교육의 출발

등록일 2012-02-16 22:00 게재일 2012-02-16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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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학교폭력 문제로 나라 전체가 술렁이고 있다. 정부와 교육당국이 연일 학교폭력대책을 발표하지만 뾰족한 해결책은 아직 없는 것 같다.

교육정책의 부재와 대학입시위주의 성적중심 학교 교육, 학생인권을 지나치게 강조한데 따른 교권위축, 바람직하지 못한 가정교육, 학력을 중시하는 사회풍토 등 여러 가지 원인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런 와중에 학교폭력의 해법을 가정교육, 특히 할머니 교육에서 찾으려는 시도가 있어 주목을 받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이 민족문화 전승사업의 하나로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을 벌이고 있다. 과거 조부모들이 손자, 손녀들을 무릎에 앉히고 이야기를 통해 인성 교육을 했던 전통을 되살려 조손 세대 간의 문화를 소통, 유아의 인성을 함양한다는 것이다.

2009년부터 대구·경북권에서 시범적으로 시작된 이 사업은 현재 전국으로 확대됐다. 올해는 제주도를 포함한 전국에서 600명을 선발해 6개월간 전문 교육과정을 거쳐 거주 지역의 유아교육기관 등지에서 할머니의 따뜻한 품을 내어준다고 한다.

이 사업은 요즘 학생들의 남을 괴롭히며 만족을 얻는 폭력성, 타인을 배려하지 않는 이기심, 웃어른이나 상대를 대하는 예의범절 및 사회성의 부재 등이 조부모교육의 단절에서 비롯됐다는데서 출발하고 있다.

전통가정에서 조부모는 가정교육의 중심이었다. 아이들은 아버지 어머니가 조부모에게 대하는 것을 보면서 어른 공경과 예의범절을 배웠다. 할머니의 따뜻한 품은 아이들의 감성 교육의 현장이었다. 손주들이 저지른 어떤 행동도 칭찬으로 받아 주며 무한사랑을 베풀었다. 사랑도 많이 받아 본 사람이 사랑을 베푼다고 했다. 할머니의 무한 사랑을 통해 사회와 이웃에게 사랑을 베풀 수 있는 풍부한 감성을 배웠다.

산업화와 핵가족화로 조부모는 어느새 우리 가족의 개념에서 떨어져 나갔다. 어머니들까지 생활전선에 내몰리면서 집에 혼자 남겨진 아이들에게 행동 규범을 가르쳐줄 가정교육의 주체가 없어졌다. 더욱이 하나 낳기 세대로 형제도 없이 혼자 자란 어린이들은 더욱 그렇다. 어디서도 `야단맞을` 일이 없기 때문에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자란다고 할 수 밖에 없다. 어찌 보면 `왕따`를 만들어내고 별 두려움 없이 폭력에 가담하는 것에 죄의식을 못 느끼는 것은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안동에서 시작된 이야기 할머니가 무너진 학생들의 인성을 바로 잡고 학교폭력을 해결하는 원동력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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