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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상비약 편의점 판매 무산 위기

등록일 2012-03-02 21:33 게재일 2012-03-0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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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들이 고대해온 가정상비약의 약국외 판매가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는 국회 때문이다. 국회는 지난 27일 법제사법위원회를 열었으나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약사법 개정안 등 일부 안건의 통과가 무산됐다. 이에 따라 감기약 등 편의점 판매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약사법 개정안은 표류가 불가피해졌다. 법사위 측은 3월 초에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차질없이 통과시키겠노라고 했지만 이 또한 가봐야 알 일이다. 설사 법사위를 통과해도 본회의가 열리지 못하면 만사휴의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국회가 해온 걸로 봐서 본회의 통과까지 이를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지극히 회의적인 전망이 많다. 여론의 뭇매를 맞아도 시원치 않은 18대 국회의 자화상이다.

총선을 코앞에 두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지금의 국회는 너무 심하다. 엊그제 법사위 무산은 소속 의원들이 `지역 일정`을 이유로 들어 법안 심사 자리에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야기되지 않았던가. 입으로는 국리민복을 외치지만 몸으로는 자기안위를 도모하기 급급하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다. 물론 총선이 임박했다는 점에서 제 코가 석 자라는 현실을 이해 못할 바는 아니나 백보 양보하더라도 제게 주어진 일은 우선적으로 처리해야 마땅하다. `지역 일정으로 바빠서`라면 국회 내 의정활동은 부차적인 일일뿐이라는 얘기인가. 그동안 약사법 개정안 상정에 마뜩지 않은 듯 미적지근한 자세를 취해오던 의원들이 애초부터 처리할 뜻이 없었던 것 같다는 의심과 푸념은 그래서 나온다.

누차 강조하거니와 국회는 국민의 의사와 이익, 편의를 무엇보다 우선하여 고려해야 한다. 민의존중이 첫 번째라는 것이다. 여기서 벗어날 때 국회는 자기존재를 스스로 부인하는 셈이 되고 만다. 실제로는 민생을 외면하면서 길거리에서는 한 표를 달라고 호소한다면 이는 후안무치(厚顔無恥)요 면후심흑(面厚心黑)이다.

제 할 일을 제대로 한 연후에 다시 한번 밀어 달라고 요청하는 게 당연한 도리 아니겠는가. 정부의 예정대로 오는 8월부터 가정상비약을 국민들이 편의점에서도 살 수 있도록 지금부터라도 국회가 소임을 다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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