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내자면 신라 천년고도인 경주시를 경제논리로 접근된 도시 통합 추진은 자칫하면 경주시민사회로부터 큰 반발을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동국대 측은 지난 21일 경주 ·포항 통합시 구축의 필요성과 통합방안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배경은 전통적 역사문화·예술 기반의 경주시와 한국 최대의 철강 산업 기반의 포항시를 `역사문화와 철강의 융합 도시`로 통합해 상호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발전 방안을 모색하자는 것이었다.
박병식 사회과학대학원장은 “포항과 경주는 최근 3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매우 낮은 반면 인근 울산은 높은 성장률을 보이고 있다”며 “앞으로 경주·포항의 경제, 산업, 문화 등 전반적인 부문이 울산으로 예속될 수 있다”며 통합론을 주장했다.
또 “경주·포항의 철강, 에너지, 역사문화 등 다양한 산업의 높은 성장을 이루기 위해 통합시 구축을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부산권, 울산권 발전에 공조할 수 있는 경북 동남권의 재구축이 필요하다”며 “역사문화·에너지중심도시인 경주시와 세계적 철강산업도시 포항시가 통합돼 상호보완적 도시발전을 추진하면 영남권은 물론 한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경주시민사회는 이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시대흐름상 재정효율성이나 선진화된 지방행정체계 구축해 행정비용 절감 효과를 위해 거대도시 조성은 필요하기도 하다.
하지만 경주가 갖는 도시 브랜드와 특수성을 뒷전으로 한 채 경제논리를 바탕으로 도시 통합 필요성을 제기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와 갈등만 양산시킬 우려가 있다. 현실적으로 경주 경제가 인근 포항이나 울산과 비교하면 상대적으로 빈곤한 것은 분명하다. 그런데 경주는 신라 천년고도이자 역사문화관광도시다. 시민사회 정서 또한 자존심이 강해 이같은 논의에 대해 아주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다.
종전에도 문화계나 정치권에서 경주는 `문화특별시`로 조성돼야 한다는 방향이 제시되기도 했다. 그럼에도 진척이 없는 등 시민들 불만이 누적되고 있다.
도시 통합은 정서나 역사, 경제구조가 동질성이 띠어야 만이 가능하다. 그런데 두 도시간 정서는 역사와 문화가 큰 차이가 있기에 통합에 대한 논의나 접근이 신중해야 한다. 그리고 여론 떠보기가 지자체 간 갈등만 발생시킬 우려도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