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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인덕산 `베일` 방치해선 안된다

등록일 2012-04-23 21:12 게재일 2012-04-23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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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공항 항공기의 원활한 이착륙을 위해 깎아냈던 인덕산 정상이 포항시가 생활폐기물을 압축 포장한 `베일`을 쌓아두는 바람에 다시 3~4m 정도 높아졌다고 한다. 현재 이곳 산 정상에 쌓아 놓은 베일은 대략 2만5천여개인데 매일 200여개 정도가 쌓인다고 하니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포항시가 생활폐기물 압축포장시설에서 6개월 동안 뽑아 낸 베일의 수량이 이 정도인데 앞으로 3~4년 정도 더 뽑아낸다면 그 수량은 대략 19만~20만개(하루 200개 기준)에 이르게 된다. 더욱 큰 문제는 이곳 외에 베일을 마땅히 쌓아 둘 장소가 없다는 것이다. 매일 200여개의 베일이 쏟아져 나와 이곳 인덕산 정상에 쌓여 진다면 2~3년 후에는 과연 어떻게 되겠는가. 벌써 인덕산 북쪽 장애봉 정상에 쌓아놓은 베일 더미의 높이가 육안으로 보기에도 3~4m를 훌쩍 넘어 불안감을 주고 있다. 또 다른 걱정거리는 베일을 소각처리할 폐기물고형연료화(RDF)시설이 3~4년 안에는 완공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공사에 따른 중앙부처와의 협의도 어렵지만 당장 시설공사를 맡은 포스코의 입장이다. 올 1분기 영업이익이 반토막 난 포스코가 신규 투자를 전면 보류하는 분위기 때문이다. 1천353억원의 사업비 가운데 70% 정도를 부담해야 하는 포스코가 선뜻 나설 수 있겠는가. 설사 RDF시설공사가 내년에 시작된다 하더라도 공사기간인 30개월을 넘겨 오는 2015년6월께 완공될 것으로 보인다.

해발 90m인 인덕산은 지난 2004년 포항공항 활주로 활공각을 위해 30여m를 깎아내 현재 높이는 대략 60m로 추정된다. 이런 추세로 베일이 계속해서 쌓이게 된다면 머지않아 산정상의 높이는 5~6m 정도 더 높아질 것이다. 당장 포항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에는 지장이 없겠지만 앞으로가 문제다. 항공기 이착륙에 절대적인 영향을 주는 활공각도가 다시 높아진다면 어떤 문제를 일으킬지는 예측할 수 없다. 항공기 사고는 일단 터졌다 하면 대형 참사로 이어지기 때문에 우려스럽다.

우리는 포항공항 항공기 이착륙의 안전문제를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 포항시도 최선의 방법을 찾아야 한다. 눈에 잘 띄지 않는 곳이라 해서 그냥 어물쩍 넘어가려 해서는 안 된다. 하루에 200개씩 발생하는 베일을 어느 장소 어떤 방식으로 보관해야 하는지를 지금부터 심각하게 고민해야 한다. 사고는 항상 예측할 수 없는 곳에서 발생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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