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와 신일본제철은 지난 40여년간 형제와 같은 끈끈한 우정을 이어왔다. 초기에는 사실상 스승과 제자 사이나 다름없었다. 지난 1970년대 초 고(故)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지휘 아래 포항제철소 1·2기 고로(용광로)를 지을 당시 신일본제철은 기술을 이전하고 제철소 건설과 설비 구매 등을 적극 도왔다. 양사는 지분도 서로 보유하고 있다. 포스코는 현재 신일본제철 지분 3.5%, 신일본제철은 포스코 지분 5%(해외 주식예탁증서 형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서로 상생하고 경영권 안정도 지원하는 `백기사`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그런 신일철이 이제 와서 느닷없이 이런 `앙심`을 품는 이유가 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신일철이 개발한 `방향성 전자강판`의 제조기술을 포스코가 부정 취득했다는 주장은 억지논쟁에 불과하다. 포스코의 철강제조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철강업체들이 인정하듯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자체 개발한 파이넥스 공법 등은 일본과 미국, 유럽의 철강업체 기술을 능가하고 있다. 그런 포스코가 왜 기술력이 뒤처지는 신일철의 전자강판 기술을 몰래 취득하겠는가.
신일철의 이 같은 억지주장은 글로벌 철강경기 침체로 경영부진을 면치 못하자 위기를 돌파하기 위한 `꼼수`로 해석할 수밖에 없다. 신일철이 세계 전기강판 시장의 20% 이상을 점유하고 있고, 포스코가 20%대에 육박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전기강판 분야에서 기술·제조·판매 등에서 포스코의 위협을 받고 있는 신일철이 포스코를 견제하기 위한 마케팅 전략으로 보고 있다. 신일철은 그동안 우위를 지켜오던 조강생산량이 포스코에 뒤처지자 40년의 우정을 스스로 깬 것이다. 위기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포스코는 이번 신일철의 어처구니없는 생트집에 대해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 국내외의 모든 법적인 대응방안을 강구해 다시는 엉뚱한 소리를 못하도록 본때를 보여줘야 한다. 툭 하면 독도를 자기네들 땅이라고 우기는 심보와 마찬가지로 신일철의 `생떼`를 그냥 넘겨서는 안 된다. 이번 사태는 비단 포스코만의 문제가 아니다. 53만 포항시민의 자존심이 걸린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