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중국이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을 위한 협상에 들어간다고 공식 선언했다. 두 나라는 2일 베이징에서 각기 박태호 통상교섭본부장과 천더밍(陳德銘) 상무부장을 수석대표로 한 회담에 이어 기자회견을 열어 쌍무 FTA 협상 개시를 선언했다. 양국 FTA 협상은 민간 공동연구를 시작으로 7년간 준비해온 끝에 시작된 것이라고 한다. 박 본부장은 FTA 협상 개시는 “양국 모두에 역사적인 일”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천더밍 상무부장은 양국 FTA가 2년 안에 체결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는 이달 중순 베이징에서 열리는 한·중·일 정상회담에 앞서 쌍무 FTA 협상 개시를 공식 확인할 것이라고 한다. 한중 FTA는 다자간 무역협상 체제가 약화하고 양자 FTA 체결이 활발해지는 국제 무역환경에서 어쩌면 불가피한 선택이다. 무역 의존도가 유달리 높은 우리 처지를 고려하면 더더욱 그렇다. 한-EU(유럽연합), 한미 FTA에 이어 한중 FTA까지 체결되면 우리나라는 전 세계 경제영토의 3분의 2를 차지하는 셈이라고 한다. 하지만, 협상 과정에서 조급증은 금물이다. 지름길을 찾아 서둘러 매듭지으려 하지 말고 득실을 꼼꼼히 따져 추진해주기 바란다. 어차피 현 정권에서 마무리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려면 치밀한 준비가 선행되어야 한다.
한중 FTA가 체결되면 관세 혜택에 힘입어 중국 시장에서 우리 제품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져 그만큼 공산품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한다. 국내 소비자들도 중국에서 수입되는 제품을 더욱 싼 값에 살 수 있는 혜택을 누릴 것으로 보인다.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지정 역외가공지역에서 생산되는 제품에 특혜관세를 부여하겠다는 대목이다. 개성공단 등 북한의 특정지역을 역외가공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게 된다고 한다. 우리가 양자 FTA 협상에 들어가기도 전에 한반도 안의 역외가공지역에 특혜관세를 부여하자는 데 합의하기는 처음이라고 하니 남다른 의미가 있다. 정부는 한중 FTA에 이런 역외가공지역 지정 조항이 들어가면 남북 경협과 평화 정착에 이바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모쪼록 그렇게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우선 협상 과정에서 국내 농어업계의 우려가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빈틈없는 전략을 짜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