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세계 주요국가들의 정상회의에서 또다시 주요 의제로 등장했다. 주요 8개국(G8) 정상들은 19일 미국 워싱턴시 인근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정상회의를 가진 뒤 북한의 `도발적인 행동`에 깊은 우려를 표시했다고 한다. 이들은 공동성명에서 “북한이 국제 의무사항을 준수하고 모든 핵 및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증명 가능하게, 그리고 되돌릴 수 없는 방법으로 포기할 것을 주장한다”고 말했다. 공동성명은 또 “탄도 미사일 발사나 핵 실험 등 북한이 추가 행동을 하면 대응 조치를 위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를 소집하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이번 G8 정상회의의 가장 중요한 의제는 그리스발 경제위기에 대한 해법찾기였다. 그러나 G8 정상들은 다급하게 경제위기의 해법을 논의하는 가운데에도 북한 문제를 빼놓지 않고 비중있게 다뤘다. 북한의 핵실험 등 도발 가능성이 그만큼 세계 주요국 정상들의 큰 골칫거리가 된 것이다. G8 정상들은 지난해 회의에서도 북한의 도발행위를 비난하고 6자회담의 조속한 재개를 위해 북한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바 있다.
이번에 G8 정상들이 우려한 것은 핵실험 뿐만이 아니다. 이들은 북한 당국에 의한 외국인 납치와 북한내 정치범 상황을 포함한 북한의 인권 침해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G8 정상회의 기자회견에서 “북한은 국제 공동체에 다시 동참할 길이 있지만, 지난 몇달간 보여준 것처럼 도발적인 행동을 계속한다면 그 길은 열리지 않을 것이며 목적 또한 달성할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북한 김정은 체제가 지난해 12월 출범한 이후 외부 세계는 북한이 변화의 기미를 보이기를 기대했다. 그러나 북한은 그런 기대를 저버리고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뒤 핵실험 가능성까지 시사했다. 세계는 다시 우려의 눈으로 북한을 주시하고 있다. 북한을 국제사회에서 옹호해주던 중국도 이제는 유엔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등 변화의 조짐을 보인다. 북한이 3차 핵실험을 강행한다면 국제사회는 대북제재를 한층 더 강화할 것이며 북한은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을 것이다. 가난한 변방국가가 국제사회에서 고립되고 제재까지 받는 상황에서 핵무기만 갖고 언제까지 무너지지 않고 버틸 수 있을 지 의문이다. 북한 지도부는 지금이라도 핵개발을 포기하고 개혁 개방의 길로 나서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