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의 원유 수출이 봉쇄되면 국제유가가 또 춤출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국제유가가 일시적으로 20~30% 상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다른 산유국이 이란 공급 부족분을 충분히 보충하지 못하면 충격이 예상보다 더 커질 수 있다는 경고도 덧붙였다. 살인적인 고유가는 한국경제에 치명적이다. 국내 기름값이 덩달아 치솟을 것임은 두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나라가 지난해 들여온 이란산 원유는 8천700만배럴로 전체 원유 수입량의 9.4%를 차지한다. 정부는 최근 이란산 수입비중을 조금씩 줄이고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 등으로 수입선을 전환해 수급에 큰 차질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대체 수입선이 완벽하게 확보되지 않으면 기름값 상승을 막기는 어려울 것이다. 이란산 원유 공급이 전면 중단되면 국내 유가가 10~20% 오르고 휘발유는 ℓ당 200원 정도 상승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물가 상승, 소비 부진과 투자 기피, 서민의 고통 등 경제 전반에 또 다시 `한파'가 몰려올 듯하다.
더 큰 문제는 중소기업이다. 이란에 수출하는 국내 기업들은 국내 정유사가 이란에 지급해야 하는 원유 수입 대금과 맞바꾸기 형태로 수출 금액을 받고 있다. 따라서 원유 수입이 중단되면 수출 대금을 받지 못하게 된다. 지금 잔고로는 3~4개월 밖에 버틸 수 없다고 한다. 원유 수입 중단이 장기화하면 중소기업들의 줄도산이 우려되는 까닭이다. 지난해 이란 수출기업 가운데 무려 85%인 1천820개가 수출 대금 100만달러 이하의 중소기업이다. 이들로서는 이란산 원유수입 중단이 생존을 위협하는 엄청난 위기인 것이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