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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당권파 출당` 통진당 환골탈퇴 전기 삼아야

등록일 2012-05-29 21:10 게재일 2012-05-29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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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진보당이 28일 당기위원회를 열어 구 당권파 이석기·김재연 비례대표 당선자 등을 당에서 내쫓기 위한 절차를 시작했다. 하지만 실제 제명이 이뤄지기까진 넘어야 할 산이 많다. 징계 절차가 끝나려면 2심을 거쳐야 하는 등 한 달 정도 걸리는 데 오는 30일 19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되면 두 당선자는 국회에 입성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정당법상 소속 의원을 제명하기 위해서는 소속 의원 과반의 찬성이 필요해 또 다른 변수가 될 수 있다. 어렵게 출당이 이뤄지더라도 두 당선인은 무소속으로 국회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새누리당 일각에선 국회 차원의 제명으로 의원직을 박탈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으나 현행법상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한다. 구 당권파의 국회 입성을 막을 방도가 없는 것이다.

구 당권파 국회의원이 탄생하더라도 이들을 국민의 대표로 인정하는 국민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구 당권파는 민주주의 기본 질서를 훼손하는 부정 경선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그 책임을 묻기 위한 중앙위원회를 폭력으로 무산시켜 또다시 민주주의 절차를 파괴했다. 당의 자진사퇴 결정에 이은 출당조치도 무력화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무조건 끝까지 버텨 국회의원 자리만은 반드시 지켜내겠다는 막무가내식 태도다. 이처럼 민주주의의 가치와 질서를 어긴 사람들의 국회 입성이 국민의 눈에 곱게 비칠 리 만무하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계기로 진보 중엔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사이비 진보도 있다는 사실을 많은 국민이 알게 됐다. 진보라고 다 같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이 큰 수확인 셈이다. 진보세력을 제도권 정치로 끌어들인 덕택이기도 하다.

구 당권파의 종북 이미지를 씻어내는 과제도 무겁게 받아들여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28일 라디오연설에서 북한보다 `종북주의자`를 더 큰 문제라고 비판했다. 야권의 반발이 예상되는데도 이 대통령이 강한 수위로 종북세력을 비판한 것은 최근 통진당 사태가 연일 관심의 초점이 되면서 종북주의에 대한 국민의 시각이 싸늘해지고 있는 것과 관련이 있어 보인다.

최근 혁신비대위가 `새로나기 특별위원회`를 구성해 남북관계와 한미관계 등에 대한 인식전환 등 혁신과제를 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통진당이 국민 신뢰를 다시 회복하려면 국민 눈높이에 맞춘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이 점에서 남북관계와 한미관계에 대한 인식전환을 통해 종북 의혹을 씻어내려는 시도는 혁신의 방향을 제대로 잡은 것으로 판단된다. 통진당이 구 당권파 출당을 환골탈태의 전기로 삼아 국민의 눈높이에서 새로운 진보정치의 시대를 열어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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