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늦게 화력발전소 유치결의안을 통과시킨 일이나 포항철강공단 내 동일산업의 부지매입비 인센티브 문제를 놓고 늑장부리다 경주로 공장을 빼앗길 위기에 놓인 일 등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기 때문이다.
특히 포항시의회의 뒷북의정 때문에 동일산업 페로망간(Fe-Mn)신규 공장을 경주시(강동일반산업단지)로 넘겨준다는 것은 참으로 한심한 일이다. 기업하나를 유치하려면 얼마나 힘이 드는지 누구보다도 잘 알 것 아닌가. 속이 타는 건 회사뿐만 아니라 포항시도 마찬가지다. 부지매입비 인센티브 지원건은 시 기업유치과가 이미 지난 2월 시의회에 넘긴 사안이다. 몇 개월째 질질 끌어오다 결국 경주시만 웃게 만들었다. 총 사업비 1천520억원에 150명의 고용창출, 연간 1천460억원의 매출을 올리게 돼 6억2천만원 이상의 지방세를 내게 될 사업이다. 이런 공장을 고스란히 경주시로 넘겨주게 되다니 참으로 안타깝다. 전반기에 거론된 사안이라 후반기 의장단이 책임질 일이 아니라고 할 셈인가. 시급을 다투는 문제는 의장단이 긴급회의를 소집해서라도 논의하고 결정해야 할 게 아닌가.
포항시의회는 아직도 사태의 심각성을 모르고 있다. 이 문제를 놓고 최근 포항상의 회장단과의 가진 간담회에서도 원론적인 입장만 고수했다. 의장이 독단적으로 처리할 수도 없고, 해당 상임위원회가 새로 구성됐으니 다음 회기 때 정식 논의해서 결정하겠다고 한다. 그 때까지 기다려 줄 기업이 어디 있겠는가.
화력발전소 문제도 마찬가지다. 진작부터 서둘러야 할 때는 뒷짐만 지고 있다가 뒤늦게 시의회가 몽땅 책임을 뒤집어 쓸 상황이 되서야 면피용으로 결의안을 통과시킨 인상이 짙다. 유치결의안이 통과된 지금도 발전소 사업 재추진은 산 넘어 산이다. 현대건설이 이미 사업포기를 포항시에 통보해 이번 결의안 자체가 무효고, 가결 또한 의미가 없다는 주장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MPC가 홀로 사업주체가 돼 화력발전소를 유치한다는 것은 행정절차상에도 문제가 될 수 있다.
이런 일련의 사태를 통해 포항시의회를 지켜보는 시민들의 눈길은 차갑다. 시의회가 스스로 시민의 대의기관임을 포기한 것은 아닌가. 시의회는 깊이 반성하고 포항시민들에게 사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