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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 적조 공포

등록일 2012-08-23 21:45 게재일 2012-08-23 1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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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동해안에 적조 공포가 엄습하고 있다.

경남 거제시 일운면에서 남해군 미조면 해역에서 지난달 27일 적조가 처음 발견돼 30일 적조주의보, 지난 7일 올해 첫 적조경보가 발령됐다. 이후 지난 19일 경남 거제시 일운면에서 전남 완도군 군외면 해역까지 적조 경보가 추가로 발령되는 등 계속 확산추세에 있다.

우리나라 연안은 제주도에서 남해를 거쳐 동해로 북상하는 쿠로시오 난류가 흐르고 있어 남해안에서 발생한 적조는 거의 예외없이 동해로 밀려 오게 된다.

올해 동해안은 가뭄과 고온현상이 지속하고 수온도 지난해보다 평균 4℃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어 적조 발생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적조는 바닷물에 영양염류가 대량으로 유입되면서 동물성플랑크톤이 과다 증식해 바닷물이 붉게 변하는 현상을 일컫는다. 육지에서 유입된 오염물질의 양이 바다가 가지고 있는 자정작용의 한계를 넘어섰다는 위험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적조생물은 어패류의 아가미에 들러붙어 호흡작용을 방해한다. 결국 어패류의 집단폐사 및 수중 생태계를 교란, 각종 어업활동마저 못하게 해 막대한 피해를 입힌다. 특히 동해안은 그동안 수차례 발생한 적조로 양식어장의 어류가 전멸되다시피했던 끔직한 경험이 있어 적조 발생 소식만으로도 어민들을 긴장시킨다.

경북도는 지난달 30일 남해안 적조 발생 즉시 적조대책상황실을 설치한 데 이어 지난 20일부터 22일까지 경북동해안 4개 시군에 적조 피해예방을 위한 합동점검반을 편성해 황토적치장, 전해수 황토살포기 관리상태 점검과 함께 해상 예찰활동을 강화하는 등 적조 발생에 대비하고 있다.

적조는 인류 문명의 발달과 비례해 발생빈도가 높아지고 있으나 대책은 아직도 원시수준에 그치고 있다. 적조의 원인 물질인 육지 오염원을 차단하는 것이 가장 근본적인 대책이지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적조가 발생한 뒤 대처하는 방법밖에 없고 여전히 적조의 밀도를 희석시키는 황토살포에 의존하고 있다. 적조 연구를 통해 처리기술도 일부 개발돼 있으나 경제성 문제로 실용화단계까지 이르지 못하고 있다. 지구촌 전체적으로 바다 오염물질 배출은 계속 증가하고 있어 적조 발생 빈도도 더욱 커질 전망이다. 경북동해안은 적조 피해 위험을 안고 살고 있는 셈이다. 지구의 허파기능을 하는 바다를 보존하고 어민들의 생계터전을 지켜내기 위한 종합적인 해양 연구와 지원 대책을 모색해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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