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신마비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70) 박사의 런던 장애인 올림픽 개막식 연설이 전 세계에 감동을 주고 있다.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호킹 박사는 컴퓨터 음성인식기를 통해 “중요한 건 우리가 창조의 능력을 가졌다는 것이다. 삶이 아무리 어려워 보일지라도 언제나 우리는 할 수 있고, 성공할 수 있는 일이 있다”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패럴림픽 게임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인식을 바꾸는 것”이라며 세계 각국 패럴림픽 참가자들에게 도전 정신을 호소했다.
`지구상에서 가장 위대한 장애인`으로 소개받은 호킹의 연설은 가슴뭉클하다. 그는 21세에 루게릭병 진단을 받고, 2년 시한부 인생을 통보받았다. 옥스퍼드 대학시절 조정선수로 활약할 만큼 건강했던 그였지만 온 몸이 마비돼 손가락, 발가락 하나 움직일 수 없게 됐다. 눈동자와 얼굴근육 움직임을 컴퓨터로 인식해 연구와 의사소통을 이어왔지만 최근엔 안면근육마저 움직이기 어려운 상태라고 한다. 그런데도 호킹은 이 모든 시련에 굴하지 않고, 우주에 대한 연구를 계속해 마침내 아인슈타인 이후 최고의 이론 물리학자로 칭송받고 있다. 휠체어에 의존한 채 손가락 발가락 하나 꼼짝할 수 없는 호킹. 70세 고령에 병세가 깊어진듯 이전보다 더 야윈 모습의 호킹은 그래도 “발밑을 보지 말고 별을 보라”고 외쳤다.
호킹의 패럴림픽 개막 연설은 대회 참가자들에게 커다란 힘과 용기를 불어넣어줬음에 틀림없다. 사상 최대규모인 166개국 7천여명의 선수단이 참가한 가운데 열리는 런던 패럴림픽에서는 이제 한계를 뛰어넘는 인류의 도전이 펼쳐질 것이다. 숱한 고난과 장애를 극복한 감동의 휴먼 드라마가 이어지길 바란다. 호킹의 말처럼 세상에 대한 장애인들의 인식을 바꾸고 장애에 대한 사람들의 인식을 송두리째 바꾸는 기적이 다음달 10일까지 이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두드러지게 펼쳐지길 기대한다. 호킹의 연설은 우리에게도 교훈을 준다. 지금 한국 사회엔 육체적, 정신적으로 좌절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치열한 경쟁에서 낙오해 절망하고, 일자리를 못구해 낙담하는 사람들도 너무 많다. 그 중 일부는 은둔형 외톨이로 전락해 범죄자로 돌변하는 사회병리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호킹의 메시지는 이런 우리와 한국 사회에도 똑같이 적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