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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하나

등록일 2012-09-14 21:24 게재일 2012-09-14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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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대선 불출마 종용 협박`의혹의 장본인인 새누리당 정준길 전 공보위원이 거짓말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정 전 의원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측의 금태섭 변호사와 전화통화를 할 당시 택시를 타고 있었다는 택시기사의 주장을 강하게 부인해오다 “내가 착각한 것 같다”고 뒤늦게 시인한 뒤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의 질문에 대답하는 과정에서 엉겁결에 승용차를 직접 몰고 출근했다고 말했다”고 변명했다.

하나가 거짓말이면 나머지는 모두 거짓말로 비치게 된다. 자신의 차량을 운전하다가 교통사고로 부상해 생방송을 펑크낸 것을 두고도 동정론보다 이런저런 말들이 나오는 것도 정 전 위원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특수부 검사 출신으로 새로운 정치를 꿈꿔온 정치인이라면 해서는 안 될 거짓말이었다. 정 전 위원은 이제라도 사건의 전말을 소상히 밝히고 국민에게 사과해야 할 것이다.

이렇게 되고 보니 금 변호사의 폭로를 안철수 원장측의 “고도로 계산된 구태정치”로 반격했던 새누리당과 박근혜 후보의 모양새만 우습게 됐다. 이번 사안이 정 전 위원의 개인 차원의 거짓말로 치부하고 끝나면 좋겠지만 이런 일들이 쌓이면 원칙과 신뢰의 박근혜 후보 이미지에 생채기가 날 수 있다. 큰 둑도 작은 구멍에서 물이 새면서 무너지는 법이다. 지금이라도 새누리당과 박 후보는 진상을 파악해서 국민에게 알리고 그에 걸맞은 조치를 할 필요가 있다.

박 후보의 인혁당 관련 발언 사과를 둘러싼 혼선도 헤프닝으로만 여겨지지 않는다. 지난 11일 인혁당 사건과 관련한 박 후보의 발언으로 큰 파문이 일자, 새누리당 홍일표 대변인이 브리핑을 통해 “박 후보의 표현에 일부 오해의 소지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사과한다”고 밝혔으나 박 후보가 직접 부인하고 나서는 일이 벌어졌다.

당시 홍 대변인은 “박 후보의 직접 발언은 아니지만, 당에서 이런 발표를 하는 것을 박 후보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박 후보는 홍 대변인의 브리핑 소식을 접하고 “홍 대변인과 그런 얘기를 나눈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는 게 이상일 공동대변인의 설명이다. 공당의 대변인이 어떻게 당사자와 상의도 하지 않은 채 공식 브리핑을 할 수 있는지 당혹스러울 뿐이다. 이런 일련의 사태들을 보면서 새누리당이 `박근혜 대세론`에 안주한 나머지 기강이 해이해진 게 아닌가 하는 의구심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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