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주 중 메모 남기는 여유도<br>탈출 경로·범행 등 집중 추궁
속보=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 탈주범 최갑복이 도주 6일만인 지난 22일 오후4시57분께 경남 밀양시의 한 아파트 5층 옥상에서 검거됐다.
검거전 최는 지난 21일 오후부터 22일 오전 사이 경찰의 삼엄한 검문 망을 뚫고 경남 밀양의 한 농막에서 라면을 끓여 먹고 과도 한자루를 훔친 뒤 `죄송합니다. 비강도자 최갑복`이라는 메모까지 남기는 대범함을 보여 경찰의 수색망을 무색케 했다.
이어 지난 22일 오후 4시7분께 경남 밀양의 개인 주택에 침입한 후 `도둑이야`라고 소리치는 여주인 등에게 들켜 곧바로 인근의 동명고와 주택 2채의 담을 넘어 100m정도 떨어진 모 아파트 5층 옥상에 숨었다. 마침 농막에서의 메모를 단서로 밀양에 내려와 있던 동부서 경찰관들이 밀양 주민이 신고한 것을 토대로 출동해 검거하게 됐다.
검거 당시 최갑복은 옥상 보일러실 안에 있던 3개의 빈 라면박스 중 1개를 뒤집어쓰고 숨어 있었고 며칠 동안 세면을 못한 탓인지 덥수룩한 수염에 헝클어진 머리, 피곤한 모습이 역력했다는 것.
재수감전 최갑복은 탈주 이유에 대해 “살아오면서 사람을 해친 적이 없는데도 경찰과 피해자라고 주장하는 사람이 나를 강도로 몰아 죄를 뒤집어 씌웠고 이 억울함을 벗기 위해 달아났다”며 탈주전 유치장에 남긴 `누명은 벗어야 하기에 선택한 길`이라는 이유서와 같은 대답을 해 경찰의 강압수사 여부에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동부경찰서로 압송된 최는 자신이 달아났던 유치장에 재수감됐고 지난번처럼 탈주하지 못하도록 원래 갇혔던 3호실이 아닌 배식구 크기가 가로 102.5㎝에 세로 11㎝인 투명한 유치장 2호실로 배정됐다.
곧바로 저녁식사를 한 최가 그동안의 피로도로 인해 곯아떨어져 경찰은 밤사이 조사를 진행하지 못했고 23일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까지 녹화 진술실에서 집중적으로 조사를 벌였다.
이날 경찰은 최를 상대로 지난 17일 오전 5시께 탈출한 경로와 대구에서 경북 청도를 거쳐 경남 밀양까지 갈 수 있었는지와 주거침입 및 승용차·지갑 절도, 밀양의 주택 무단침입 등 추가 범행에 대해 강도높은 조사를 벌였다.
경찰은 추가 범행이 확인될 경우 지난 12일 동구 효목동 상가 주인 침입과 강도상해 혐의로 경찰에 검거된 것과 함께 단순도주(징역 1년 이하) 혐의를 추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김영태기자 piuskk@kbma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