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태권도 발상지에서 홀대해선 안된다

등록일 2012-10-19 22:25 게재일 2012-10-19 23면
스크랩버튼
제7회 경주 코리아오픈 국제태권도대회가 오는 25일 태권도 발상지인 경주에서 개최된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 창시돼 세계화된 국제공인 스포츠이자 국기(國技) 종목인 태권도가 `발상지`에서 홀대받고 있다는 지적이다.

신라 천년고도 경주는 태권도 발상지다. 이를 입증할 수 있는 것은 옛 문헌과 유적에서도 나타나고 있고, 국립경주박물관에 소장된 동조 금강역사상의 공격과 방어자세를 비롯, 경주지역 곳곳에 흔적이 남아 있다. 그러나 국내 현실을 보면 태권도가 확대 발전되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퇴보하거나 정체되고 있는 모양새다.

특히 이번 경주 대회를 보면 태권도가 `과연 국기가 맞나`하는 의문이 든다. 대회 규모는 국제대회지만 내용적인 측면이나 예산 면에서 보면 졸렬하기 그지없고, 급조된 모양새를 떨쳐 버릴 수 없다는 것이다. 30여 개국 2천여 명의 선수들이 참가하는 이 대회 `예산`이 고작 8억여원에 불과하다. 이 마저도 국비·도비·시비 등이 포함된 것이며, 대부분 외국 선수단 경비와 행사 관련 부분에 소요된다.

이 대회가 급조됐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것은 준비기간이 지나치게 짧았다는 점에서다. 경주시가 지난 1월 대한태권도협회에 권위있는 대회 유치를 건의한 이후 지난 3월 경주시·대한태권도협회 대회 유치 MOU 체결, 6월 대회준비 TF팀 구성 및 대회홍보, 8월 조직위원회 창립총회 및 제1차 집행위원회 개최 등으로 이어지는 과정을 보면 국기 관련 행사를 치르기에는 허술하기 그지없다. 적어도 국제대회를 치루려면 수년 전부터 준비를 하고, 대내외적으로 홍보하고, 점검 또 점검해 행사를 개최해야 마땅하다. 그런데 이 대회는 불과 4개월 만에 뚝딱 치르려고 하니 주최 측이 원천적으로 `부실대회`를 자초한다는 비난을 피할 수 없다.

더욱이 경주시나 조직위 측은 우리나라 `국기`를 사랑하는 외국인들에게 태권도 발상지의 역사성 등을 제대로 전달할 준비는 전혀 없어 보인다. 조직위 측은 “태권도 종주국 대한민국,태권도 발상지 경주의 이미지 홍보와 역사 문화 첨단과학 스포츠 도시 경주의 위상제고를 하겠다”고 하지만 절차나 준비상황을 보면 행사 치르기에 급급한 모습이 역력하다.

적어도 국제대회라면 `격`에 맞는 선수들이 참가해야 하는데, 국내외 태권도 환경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 국내를 보면 전국체전이 16일 끝났고, 이어 도민생활체전이 19일부터 시작된다. 더욱이 올 7월 영국 올림픽 개최 등 국내외 A급 선수들이 각종 대회에 참가했기에 이 대회에 과연 기량이 뛰어난 선수들이 참가할 지 의문이다. 경주시와 태권도 관련 기관은 태권도 발상지의 위상을 위해서나 국기의 격을 높이기 위해서 향후 국제대회를 개최할 때는 심사숙고해 추진해야 할 것이다.

기자수첩 기사리스트

더보기
스크랩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