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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신항 물류이탈이 걱정이다

등록일 2012-10-22 20:19 게재일 2012-10-22 2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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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신항으로 가야할 철강 물류가 부산으로 대거 빠져 나가고 있다. 포항신항에는 철강제품을 야적할 창고가 없고, 선적과 출하의 낮은 생산성이 그 원인이라고 한다.

파이프를 부산항을 통해 북미지역으로 수출하는 넥스틸에 이어 포스코도 자사에서 생산하는 선재·코일·후판 일부를 부산항을 통해 수출하기로 결정했다고 한다.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코 앞에 수출항을 두고도 먼 부산항으로까지 철강제품을 옮겨야 하는 화주들의 심정은 오죽하랴. 이대로 둬선 안된다. 이참에 포항신항과 영일만항의 이용률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당장 창고부터 신축해야 한다. 포스코는 한진·세방 등과 부산신항 창고를 이용해 수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포항신항에 제품을 쌓아 둘 창고가 없기 때문이다. 포스코가 부산항을 통해 수출하는 물량은 내년 7월까지 월 5~7만t 정도, 금액으로는 약 400~600억 원어치다. 포스코가 이런 결정은 내린 데는 현재 증축 중인 3부두 공사때문이기도 하지만, 근본적인 원인은 재고 유지를 위한 창고 부족과 신항의 낮은 생산성때문이다.

물류업체들도 속이 타들어 간다. 한 업체 대표는 “현재 신항과 영일만항의 창고에는 물량이 가득 차 있다. 더 이상 제품을 쌓아둘 곳이 없어 지하 주차장까지 창고로 이용하고 있다”고 하소연 했다. 이런 사태가 오기까지는 철강경기 부진이 주요 원인이다. 제품을 생산해도 팔리지 않아 재고만 쌓이고 있다. 차량 제작에 쓰이는 CHQ 선재는 올 상반기까지만 해도 없어서 못 팔았지만 지금은 판매량이 저조하다 보니 포스코 원자재 재고도 덩달아 넘쳐나고 있는 것이다.

더욱 시급한 사안은 포항신항의 낮은 생산성을 높이는 문제다. 현재 출하와 선적에서 엇박자를 보이고 있는 항만 물류작업 구조를 과감히 개선할 필요가 있다. 출하와 선적에서 효율성을 높인다면 부산으로 가는 물량을 어느 정도 막을 수도 있다는 게 선사업계의 주장이다. 화주·운송업체·항운노조가 머리를 맞대 고민하고 풀어야 할 문제다. 선사에게는 시간이 곧 `돈`이다. 선적을 얼마만큼 빨리하느냐에 따라 수익이 좌우된다. 현재 포항신항의 작업 속도만 놓고 보면 부산항의 3분의 1 정도라고 하니 선사들의 속이 타들어 갈만하다. 이번 사태를 계기로 항운노조도 예전의 관행에서 벗어나 선적에 속도를 내 부산항과 견줄 수 있도록 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번 포스코의 제품이 부산항을 이용해 수출할 경우 포항에 들어 올 현금 30억원이 부산으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다. 배 1척이 입항하면 대략 1억5천만원을 쓰고 간다는 데, 모두 15척 정도가 부산으로 간다고 하니까 포항의 손실이 이만저만 아니다. 이제 더 이상 남의 일처럼 구경만 하고 있어서는 안된다. 추가적인 물류이탈은 막아야 한다. 포항시와 포스코, 항만 관계자 모두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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