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최근 내놓은 올해 3분기 제조업의 실질 국내 총생산(GDP) 자료를 보면 전년 동기 대비 1.3% 성장하는데 그쳤다. 반면 서비스업 성장률은 2.4%로 제조업의 약 두 배다. 제조업 성장률이 서비스업에 역전당한 것은 금융위기 직후인 지난 2008년 4분기~2009년 2분기 이후 처음이다. 그 당시 제조업은 -7.1%, 서비스업은 0.4% 성장해 둘 간의 차이는 무려 7.5%p나 났다. 제조업 성장률은 금융위기 직후 2009년 3분기 1.8%를 기록한 이래 2011년 1분기까지 9.5~13.1%의 고공행진을 했다. 그러나 2011년 2분기 7.5%로 뚝 떨어지더니 올해 1분기 4.1%, 2분기 2.6%에 이어 3분기엔 1.3%를 기록했다. 급기야 0%를 향해 추락하는 형국이다. 같은 기간 서비스업 성장률은 2009년 2분기 0.4%, 2009년 3분기 1.0%에서 2009년 4분기~2012년 2분기 2.5~4.9%로 큰 변동이 없었다.
국내 제조업의 성장 부진 이유는 외국 공장에서 생산하는 제품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은에 따르면 국내 대표 수출품인 스마트폰은 올 1분기 현재 80%가 국외에서 만들어졌다는 것. 2010년 16%에 불과하던 것이 2년만에 70%이상이 국외로 빠져 나간 것이다. 자동차 역시 올 상반기 현재 73%가 국외에서 생산되고 있다. 자동차 노조의 파업 등 특수요인도 어느 정도 작용한 것으로 본다.
걱정은 이뿐만 아니다. 대기업의 투자가 준다는 점이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내놓은 자료를 보면 지난 9월 국내 기업의 설비투자는 작년 같은 기간보다 8.2% 축소됐고, 국내 건설수주도 14.8%나 줄었다. 유로존 위기와 미국의 `재정 절벽` 등 불확실성으로 삼성, 현대, 포스코 등 대기업들이 투자에 선뜻 나서질 않고 있다. 이대로 가다간 `한국호`의 항해에 차질이 생길지도 모른다. 제조업이 살아나야 한국경제도 살아난다. 정부나 기업인 모두 이제부터라도 제조업 살리기에 적극 나서야 할 시점이다.